2026.08.26

“AI 보완하는 지름길, 경험이 알아” 주명룡 대한은퇴자협회 회장

입력 2026-08-26 07:01

청년·노년 대립시켜선 안 돼… “복지 대상에서 사회 참여 역할로 바뀌어야”

▲주명룡 대한은퇴자협회 회장.(이준호 기자)
▲주명룡 대한은퇴자협회 회장.(이준호 기자)

“인공지능(AI)을 빨리 다루는 청년층은 빨리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험을 통해 지름길을 아는 사람은 아버지 세대, 부모 세대입니다. 이 둘이 합쳐질 때 우리 사회가 더 발전할 수 있습니다.”

주명룡 대한은퇴자협회 회장은 25일 서울 서초구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에서 열린 제4회 세계시니어시티즌데이를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초고령사회의 해법으로 ‘세대 협력’을 강조했다.

그가 올해 행사의 주제로 내건 말은 ‘경험은 국가자산이다’다. 고령자의 경험을 개인이 살아온 과거로만 남겨두지 말고 일자리와 사회 참여를 통해 다시 활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주 회장은 “우리가 평생 살아오며 쌓아온 경험과 지혜는 개인의 추억으로 사장돼서는 안 된다”며 “사회와 국가를 위해 다시 쓰일 때 비로소 진정한 자산이 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경험을 활용할 통로다. 은퇴 후에도 일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 시니어가 적지 않지만 이를 받아줄 일자리와 사회적 역할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경험을 쓰고 싶어도 일할 자리와 참여할 기회가 없고, 그에 따른 정당한 보상이 없다면 경험은 세상 밖으로 나오기 어렵다”며 “많은 시니어가 아직 일할 수 있고, 배우고 싶고, 사회에 기여하고 싶어 한다”고 했다.

▲주명룡 대한은퇴자협회 회장이 25일 서울 서초구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에서 열린 ‘제4회 세계시니어시티즌데이’ 기념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주 회장은 이날 “시니어가 평생 쌓아온 경험과 지혜는 개인의 추억으로 사장돼서는 안 된다”며 경험을 국가자산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준호 기자)
▲주명룡 대한은퇴자협회 회장이 25일 서울 서초구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에서 열린 ‘제4회 세계시니어시티즌데이’ 기념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주 회장은 이날 “시니어가 평생 쌓아온 경험과 지혜는 개인의 추억으로 사장돼서는 안 된다”며 경험을 국가자산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준호 기자)

주 회장이 오랫동안 강조해 온 방향도 이와 맞닿아 있다. 대한은퇴자협회가 내세우는 ‘배벌사’, 즉 ‘배우며 벌며 사는 사회’다. 은퇴를 노동과 사회활동의 종료로 규정하지 않고, 계속 배우면서 자신의 경험과 역량을 활용해 소득과 사회적 역할을 이어가자는 개념이다.

그는 “이제 우리 사회는 복지에서 참여로, 보호에서 역할로, 은퇴에서 새로운 출발로 나아가야 한다”며 “은퇴 후에도 계속 배우고 자신의 경험과 역량을 활용해 일하면서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새로운 노년의 모습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주 회장은 초고령사회 논의가 청년과 고령자를 일자리를 둘러싼 경쟁 관계로 몰아가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초고령사회라고 하면서 청년과 노년층을 때로는 대립시키는 구조로 가고 있다”며 “그러나 노년층은 청년을 안고 살아온 부모 세대다. 서로 같이 가야만 산다”고 말했다.

AI 시대에는 이런 세대 간 결합이 오히려 더 중요해질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익히는 청년의 능력과 수십 년 동안 현장에서 축적한 시니어의 경험은 서로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 회장은 “AI를 빨리 다루는 청년은 빨리 가겠지만 경험으로 지름길을 아는 사람은 부모 세대”라며 “젊은 세대의 새로운 기술과 시니어의 경험이 합쳐져야 사회가 더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에게 시니어의 사회 참여는 노년층에게 일자리를 하나 더 제공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빠르게 늘어나는 고령인구를 계속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만 규정할 것인지, 축적된 경험을 사회의 자원으로 다시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에 가깝다.

주 회장은 이날 환영사를 통해 참석자들에게 “여러분의 경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경험은 대한민국이 다시 써야 할 국가의 자산”이라며 “세계시니어시티즌데이가 대한민국이 시니어의 경험을 어떻게 국가의 힘으로 바꿀 것인가를 다시 생각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초고령사회의 방향은 결국 ‘나이가 들어도 역할이 끝나지 않는 사회’다.

“경험은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자산이 되지 않습니다. 일할 기회가 있고, 참여할 자리가 있고, 그에 맞는 보상이 있어야 합니다. 시니어와 청년이 서로의 강점을 합쳐 같이 가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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