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만추(晩秋)의 계절입니다. 울긋불긋 형형색색의 빛을 발하던 단풍도 땅에 떨어져 찬바람에 이리저리 뒹구는 깡마른 나뭇잎일 뿐입니다. 갈수록 스산함만 더해가는 늦가을 숲 속이지만, 그러나 마지막 불꽃을 태우듯 진주처럼 빛나는 영롱한 작은 꽃이 있습니다. 바로 좀딱취입니다.
꽃 찾아 전국을 떠도는 이들이 흔히 하는 말이 있습니다.
“좀딱취를 보았으니 이제 한 해 꽃농사도 끝이구나….”
그렇습니다. 이른 봄 복수초와 변산바람꽃으로 시작된 꽃 탐사의 대미를 장식하는 것이 바로 좀딱취입니다. 물론 개쑥부쟁이와 산국·감국 등 이미 9,10월에 피기 시작한, 이른바 들국화들이 늦게는 눈 내리는 초겨울까지 뒷동산을 지키겠지만, 제주도를 제외한 내륙에서 10월 이후 새로 피는 가을꽃으론 아마 좀딱취가 유일할 것입니다.
키가 작고 못난 사람을 좀팽이라고 비하하듯, ‘좀’자가 인간 세상에선 낮은 대우를 받지만, 자연계에선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시작은 미미하지만 끝은 창대하리라.’란 말처럼 키도 작고 크기도 작지만 늦가을에 피는 좀딱취는 세상을 호령하고도 남을 만큼 의연하고 당찬 모습입니다.
곰취 등 ‘취’자 식물과 마찬가지로 국화과인데, 꽃의 생김새는 단풍취와 비슷하다는 말을 듣습니다. 맞습니다. 국화과 중에서도 단풍취·가야단풍취와 함께 국내에 자생하는 단풍취속 3종 가운데 하나입니다.
여름철에 피는 단풍취와 꽃 모양이 많이 닮았지만, 전초나 꽃의 크기는 키다리와 난쟁이만큼 차이가 납니다. 때문에 ‘딱취’란 식물의 존재를 알 수 없으니, 오히려 ‘좀단풍취’라고 부르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국내의 경우 제주도 및 남부 지방에 자생한다고 하는데, 안면도 어름이 북방 한계선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주도를 비롯해, 서남해안의 섬과 내륙의 그늘진 곳에서 주로 자생한다. 사진은 충남 태안 안면도 자연휴양림 뒤 숲에서 담았다. 태안군 안면읍 중장리 안면도해물탕 주변에 주차하고 숲으로 100m 정도 들어가면 된다. 그런데 1년 전인 2014년 10월 중순 특별한 경험을 했다. 중국인들이 ‘천하제일명산’이라고 주장하는 중국 안후이성(安徽省)의 황산(黃山)을 오르내리면서 좀딱취를 줄기차게 만난 것. 안면도 숲의 그늘진 곳에서 보았던 좀딱취가 해발 1864m의 황산 등산로 주변에서 연이어 꽃을 피웠는데, 가을 황산의 대표 야생화라 일컬어도 될 만큼 개체수도 풍부했다. 황산의 경우 위도로 북위 30도가 제주도보다 3도나 낮지만 해발 1800m가 넘는 고산으로 식생이 대략 제주도와 흡사한 것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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