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의 재발견

기사입력 2016-06-20 18:18 기사수정 2016-06-20 18:18

▲'국토정중앙배 전국당구대회' 모습. (강신영 동년기자)
▲'국토정중앙배 전국당구대회' 모습. (강신영 동년기자)
바야흐로 당구의 시대다. 예전에도 TV에서 간간이 당구 게임을 보여주기는 했었으나 지금은 아예 당구 전문 채널이 생겨 하루 종일 당구에 관한 방송을 내 보낸다. 이 방송을 보면서 당구도 이제 드디어 빛을 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간 당구장에 대한 이미지는 그리 좋지 않았다. 할 일 없는 동네 불량배들의 아지트로 인식되거나 담배 연기 자욱한 실내 분위기 때문에 인식이 좋지 않았었다. 필자 학교 다닐 때에는 고등학생은 출입에 제한될 정도로 우범지대 내지는 사행성 오락시설 취급을 받았다. 금방 배울 수 있는 것도 아니라서 당구 200 수준이 되려면 당시 소 한 마리는 팔아야 한다는 원성도 들었다. 등록금도 우골탑이라는 원성을 들을 때였으니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당구장에 드나든다는 것 자체가 부모에게 미안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TV에서 중계하는 ‘국토정중앙배 전국당구대회’를 보니, 이젠 당구도 제자리를 잡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초중고학생부와 대학부 등 학교 체육으로도 권장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선수들도 나비넥타이 등 규정 복장을 제대로 갖추고 경기에 임해 보기 좋았다.

필자가 아는 것은 여자들이 주로 즐기는 포켓볼과 프로들이 경기하는 3 쿠션 정도였는데 그 외에도 예술구, 10볼, 9볼, 스누커, 잉글리쉬 등 여러 종목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원 쿠션이라는 종목도 있다. 3구를 놓고 경기하는데 적어도 원 쿠션 이상 쿠션을 거쳐서 맞혀야 하는 경기이다. 얼핏 쉬울 것 같은데 요령이 필요할 것 같다. 볼을 모아 놓으면 다음 공을 치기가 쉽지만, 너무 붙어 있으면 치기가 어려워진다. 쿠션 먼저 맞혀서 나머지 공 2개를 맞히는 뱅크 샷 외에는 방법이 없어진다. 3쿠션 전문 선수들이 결승에 올랐으나 쉬운 공을 굳이 3쿠션으로 어렵게 맞히는 것을 보니 아직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보였다. 가장 어려운 3쿠션으로 가기 전에 기량을 익히고, 일반 4구에 식상한 경우라면 재미도 보기 위해 즐길 만한 종목이다. 파울이 없고 정해 놓은 점수를 채우면 이긴다. 단 후순위로 친 사람까지 다 치고 나서 결과를 봐야 하는데 뒤에 친 사람도 정해 놓은 점수에 도달하면 승부치기한다. 한 이닝의 결과로 승부를 가린다.

여자들의 경기도 중계했다. 3쿠션 경기였는데 여성들의 섬세한 감각이 오히려 남자들을 능가하는 것 같았다. 흔히 당구는 세게 쳐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그래서 여성들에게도 적합한 운동이다.

요즘은 동네당구장도 동호회를 환영한다. 당구장이란 곳이 원래 직장인들이 대부분 주고객인데 요즘은 퇴직한 시니어들이 많아 고객층이 넓어졌다. 오전이나 직장인이 퇴근하기 전 시간인 오후6시까지는 손님이 그리 많지 않다. 그러므로 빈 시간을 동호인들에게 할애하면 단골 고객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동호인들에게는 게임비를 할인해주거나 공짜 레슨을 해주는 등의 서비스를 한다. 시니어들은 고만고만한 또래들끼리 독학 수준으로 현재의 수준에 올랐지만, 이렇게 레슨을 통하면 금방 같이 즐길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한다.

게임비는 보통 한 시간에 1만 원 정도 한다. 4명이 함께 즐겼다면 일인당 2,500원 꼴이다. 보통은 진 사람이 게임비를 내게 되므로 이긴 사람은 공짜로 친 격이 되는 것이다. 오후 5시까지는 10분에 1000원 받는 곳도 많다.

동호회를 만들어 운영하다 보니 여성들이 주로 모이는데 그렇게 되면 운영에 한계를 보이게 마련이다. 배우는 입장이므로 레슨 때 당연히 게임비를 계산해야 한다. 그렇게 한 두시간 즐기고 나면 식사해야 하는데 또 추가 비용이 나간다. 여성들은 지출에 익숙하지 않다. 끝나고 뒤풀이를 하게 되는데 여성들은 먼저 귀가해야 하기 때문에 남자들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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