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대비의 핵심인데, 보험 체계가 흔들린다

입력 2026-02-24 07:54

고령화로 보험금 부담 증가·가입자 감소…장기 인보험 중심 구조 흔들

초고령사회 진입 이후 노후 의료비와 돌봄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보험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실손보험과 건강보험, 간병보험 등 장기 보험은 중장년층 이후 필수적인 노후 대비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고령화가 보험산업의 재무 구조 자체를 흔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보험을 노후 안전망으로 삼아온 개인의 대비 전략에도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미지=AI 생성)
(이미지=AI 생성)

한상용 한국금융연구원 보험·연금연구실 연구위원은 지난 12월 발표한 보고서 ‘인구구조 변화가 보험회사의 경영건전성에 미치는 영향 및 시사점’을 통해 저출산·고령화가 심화될수록 보험사의 총위험과 보험영업 위험, 투자 위험이 모두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재무 안정성을 나타내는 지표는 악화되는 흐름을 보였다. 고령층 증가로 보험금 지급 부담은 커지는 반면 신규 가입자는 줄어들어 보험사의 수익 기반이 약화되는 구조가 나타난 것이다.

특히 문제는 시니어·중장년 층이 집중적으로 가입한 보험 영역에서 위험이 더 크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생명보험의 보장성보험, 손해보험의 장기손해보험과 실손·간병보험 등 인보험에서 고령화의 부정적 영향이 두드러졌다. 의료 이용 증가와 장기 지급 확대가 손해율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노후 대비용 보험일수록 보험사에는 부담이 커지는 역설적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수익성 압박을 받은 보험사들의 자산 운용 전략 변화도 나타난다. 한 연구위원은 보험사들이 국공채와 예금 등 안전자산 비중을 줄이고 주식·수익증권 등 위험자산 투자 비중을 늘리는 경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는 보험사의 변동성을 높일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가입자에게도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보험사 간 체력 격차도 확대되는 흐름이다. 규모가 작고 부채비율이 높거나 특정 상품에 매출이 집중된 보험사일수록 고령화 충격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 선택 시 보장 내용뿐 아니라 보험사 재무 구조와 지속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변화는 중장년 개인의 노후 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실손보험과 간병보험 등 장기 인보험은 고령화로 보험금 지급 부담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영역이다. 향후 보험료 인상, 보장 축소, 가입 제한 강화 등 구조적 조정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보험이 여전히 핵심 노후 안전망이지만 산업 기반 자체가 변화하는 국면에 들어섰다.

초고령사회에서 노후 대비의 핵심은 보험 가입 확대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유지 가능한 보험 체계를 선택하는 문제로 이동하고 있다. 보험의 안정성을 점검하고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는 '보험 관리'가 새로운 노후 준비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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