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포도는 육사 시에서 중의적 의미를 갖는다. (이인숙 동년기자)
내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밑 푸른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멱으면
두손을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수건을 마련해 두렴.
이육사는 일제 강점기 말기의 민족시인이다.
청포도는 조국해방을 기다리고 염원하며 지은시이다. 당시 국문학사속의 모든시는 조국광복을 염원했던 의식이 시속에 녹아있지만 <이 육사>님의 청포도는 유독 간절하게 와닿는다. 그러나 더 크게는 '미래지향적인 기다림을 위해서 준비하는 마음의시'라고 해석 해본다.
고등학교에 다닐때 국어시험을 볼때는 기다림의 대상으로 조국해방을 표시하지 않으면 오답이 되니까 다른 생각을 해보지도 않았겠지만 이제는 청포를 입고 찿아올 손님중 하나로 ‘조국해방'도 넣어본다면 이 육사님에게 허락을 받아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