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를 버리는 마음에 감동

기사입력 2016-08-08 16:30 기사수정 2016-08-09 17:50

일본은 ‘80년대에 가서 주재원으로 살면서도 놀라웠지만 지금도 가끔 들를 때 마다 감동하게 된다. 쓰레기를 버리는 마음이 다르다는 것에 언제나 머리가 조아려 진다. 그들은 자기들이 곱게 정성들여서 쓰던 것을 버릴 때도 우리와 다른 마음으로 버린다. 혹시라도 이 물건이 꼭 필요하지만 아직 장만할 때가 안 되었다든지 또는 무슨 연유가 있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배려에 가슴 속에 여울지는 따스함에 눈물이 고이곤 한다. 그 물건을 가져가서 쓸 수 있도록 배려하는 마음에 될 수 있으면 깨끗하게, 부끄러움 안 생기고 가져 갈 마음이 생기도록 손질해서 포장을 잘 해서 버린다.

예를 들어 아이들 운동화가 발이 커져서 버려야 할 때는 깨끗하게 빨아서 말린 다음에 비닐봉지에 버리게 된 이유를 곱게 적은 쪽지를 함께 넣어 버린다. 또 이불을 잘 건조시켜서 비닐에 넣어서 내 놓는다든지 전자제품들은 산 날짜와 약간의 고장이 어디에 났지만 수리하면 쓸 수 있다는 쪽지가 붙여져 있는 등 쓰레기로 버리는 마음에도 느껴지는 정성이 보인다. 주택가의 그런 물건들은 외국에서 온 유학생들이나 시골에서 올라온 청소년들의 좋은 필수품들로 대 환영이란다. 일부러 며칠을 그런 물건들을 친구들과 찾아다닌다는 얘기도 들었다. 버리는 사람이나 그걸 잘 사용하려는 사람 각자 버리는 물건에 대해서도 애정을 가지고 있는 그들의 고운 마음씨가 보인다. 그들은 음식물 쓰레기 같은 책임이 따르는 것에는 본인 이름을 기재한다. 가끔 몰래 남의 쓰레기 속에 자기 것을 갖다가 버린다든지 자기 구역도 아닌 곳에 가득 쌓아 놓는 수치스러운 일들을 뉴스를 통해 보노라면 마음이 착잡해지고 우린 아직 선진국 대열에는 자신 있게 설 수가 없다는 수치스러움이 느껴진다. 공원을 산책하면서 애완견들의 분 처리에도 눈살 찌푸려지니... 우리 아파트나 다른 아파트에 드나들면서 자주 느끼는 게시판의 글 중에서 쓰레기 처리에 대한 글을 읽을 때 마다 마음이 착잡해진다. 언제 저런 글귀들이 없는 날이 올까? 또 방송으로 쓰레기 버리는 일에 대해 주의를 안 하는 날이 올까. 많이 생각하게 된다.

유원지나 사람이 많이 드나드는 곳에 가면 언제나 공중 도덕을 무시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하는 어른들이 있다. 정의를 따지는 사람을 만나면 즉시 큰 소리와 함께 멱살을 잡는 소동이 벌어진다. 그런 것들도 없어지길 바란다. 예전에는 길을 가다보면 쓰레기통이 꽤 있었는데 이젠 없다. 알아보니 국민들이 넘쳐나게 버려대는 것도 문제지만, 집 쓰레기를 가지고 나와서 버린다나? 하기는 빌딩 또는 전철역 화장실에서도 가끔 ‘집 쓰레기를 버리는 자는 처벌 받습니다!’ 라고 쓰여 있는 걸 꽤 여러 번 봤다. 어느 사무실에서 ‘왜 한 번도 먹은 적이 없는 귤껍질이 한 봉지가 버려져 있을까요? 5분 전에도 없었는데 지금은 있거든요? 여기 계시는 사모님들 중에 한 분이니 이따가 가실 때에는 제발 가져가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나중에 물어 보니 아무도 안 가져가더라고 했는데 그 중 누군가가 ‘공개 할까요 전 알아요?’ 이렇게 우리는 양심을 버리고 살아가야 하는 지요? 소문이 자꾸 나다가 보니 모두가 다 알게 되었고, 그 뻔뻔한 여자는 오히려 ‘어머 직접 말해 주면 가져갔을 텐데 전 그런 말 들은 적이 없어요...’ 인간보다 CCTV가 웃을 일들이 너무 많아서... 내 양심을 똑바로 가지고 사는 세상이 되길 꿈꾸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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