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션 넘버(NO)

기사입력 2016-08-19 17:34 기사수정 2016-08-19 17:34

▲필자가 '“The Senior 2016”에 출품한 사진. (박용덕 동년기자)
▲필자가 '“The Senior 2016”에 출품한 사진. (박용덕 동년기자)
사진은 필름이나 디지털 파일로 만들어져 있어서 언제나 컴퓨터나 스마트폰, SNS를 통하여 열어 볼 수 있다. 또한 필요한 경우 인화할 수 있다. 판화도 마찬가지다. 원판이 있어서 언제고 희망하는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해당 원판을 이용하여 한없이 찍어내거나 만든다면 작품의 희소가치는 떨어진다. 작가가 죽은 후에 그 값어치가 더 올라가는 이유는 해당 작가의 작품이 더 이상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작품 가치에 희소가치가 더해진다.

사진의 경우도 작가 자신이 보관하는 것으로 끝난다면 모르지만, 상품으로 판매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작품을 구입한 사람은 작품 자체가 좋아서 집이나 사무실에 걸어두고 그 의미를 되새기지만, 아울러 가치가 올라간다면 금상첨화이지 싶다. 판화와 마찬가지로 사진도 어떻게 보면 멀티플 아트(Multiple Arts)라 할 수 있다. 한 장의 필름이나 파일로 같은 작품을 수없이 만들어낼 수 있어서다. 마냥 끝도 수도 없이 같은 작품을 만들어 판매할 것인가? 아니면 작품성에 희소 가치를 더할 것인가? 작품의 매수가 적을수록 희소가치가 높아져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사진작가도 판매 작품에 대하여 판화와 같이 “에디션 넘버”를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작품을 구입한 사람과 맺은 판매 계약의 한 조항으로 볼 수 있다.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

같은 작품을 원하는 매수로 연속하여 찍어내는 것을 “에디션”이라고 한다. 판화에서 비롯하였다고 볼 수 있다. 작가가 시험 프린팅을 마치고 나면 에디션 넘버를 정하여 정식 프린팅을 한다. 판화 한 판에 50장 찍었다고 가정했을 때, 각 장마다 50장 중에 몇 번째인가를 숫자로 밝히도록 되어있는데 이것이 “에디션 넘버”다.. 첫 번째 찍은 것은 1/50, 두 번째 찍은 것은 2/50로 기록한다. 판화는 일반적으로 50∼100매 정도로 제작한다. 많을 때는 500매, 적게는 20매를 찍기도 한다. 에디션 넘버는 작품 제목, 제작 년도, 서명과 함께 작품 아래쪽 좌우에 적는다. 손으로 직접 그린 그림은 원본이 하나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사진은 필름, 파일이 별도 있어서 언제고 똑 같은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필자는 2016년 7월 25일 서울시청 다목적 홀에서 열린 “The Senior 2016”(사단법인 은퇴연금협회.머니투데이 방송 주최)의 초대로 사진전시회를 열었다. “카메라로 그린 수채화 10선” 주제로 10 작품을 선보였고 전시작품 모두가 팔리는 기쁨을 맛보았다. 어떤 작품은 소장 희망자가 여럿이어서 추가 제작하였다. 나는 이번 전시회에 출품한 작품 모두에 작품 당 5점을 한계로 하였다. 다시 말해 전시된 작품은 5점 이상을 팔지 않기로 정하였다. 다음의 작품은 3점이 팔렸다.

그렇다면 에디션 넘버가 1/5와 4/5 중에 어느 작품이 더 가격이 높을까? 다시 말해 번호가 빠른 것과 늦은 것의 차이는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지 싶다. 대부분의 판화는 에디션 넘버가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한 판에 찍어내는 매수가 많기 때문이지 싶다. 그러나 사진은 작품 매수를 많이 하지 않는다. 작품의 희소성이 높아진다. 그렇기 때문에 5점 중에 첫 번째 작품 보다 네 번째 작품이 희소성이 더 높아지게 된다. 같은 작품을 살 수 있는 기회는 줄어든다. 첫 번째 작품을 100만 원에 샀다면 두 번째 작품은 110만 원, 세 번째 것은 130만 원 정도로 구입가가 높아지게 된다. 마지막 한 점은 작가의 마음에 달렸다 하기도 한다. 더 이상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에 외국의 판화작가들이 매수를 5∼10매 정도로 아주 적게 찍고 넘버링이 늦을수록 따라 가격을 올리는 추세를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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