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초등하교 전학] (15) 오후 4시는 간식시간

기사입력 2016-09-26 09:44 기사수정 2016-09-27 08:42

아이들이 놀다가 집에 들어가는 시간이 딱 정해져 있다. 오후 4시가 되면 대강 배꼽 시간에 맞춰진, 아빠를 뺀 가족이 모이는 시간이다. 엄마의 정성으로 준비하고 있는 집으로 가서 간식을 먹는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인 것이다. 처음에 왜 4시가 되기 무섭게 그렇게 재미있게 놀다가도 얼른 장난감이나 게임기들을 수선스럽게 정리하고 ‘오쟈마시마시다~(안녕히 계십시오+잘 놀았습니다.+감사합니다가 다 합쳐진 인사말)’를 외치고 황급하게 나가는지 의문이었다. 왜 모두가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인사를 하고 부리나케 가는 거지? 이상한데 뭘까? 하는 정도로 갸우뚱하며 지냈다.

일본생활에 적응해 가는 도중에 엄마들의 설명을 듣고서야 수긍이 가면서, 아이들을 귀찮게도 하지 않으면서 즐거운 생각 속에 귀갓길을 신나게 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무엇을 해 놓았을까? 먹는 즐거움을 연상시켜가며 발걸음을 재촉하게 하는 정말 괜찮은 방법으로 역시 얄미운 족속들이라며 감탄을 했다. 가족이 이해와 사랑으로 잘 지속되어야 하는 데는 가족단란이 매우 중요하다 했다. 퇴근을 해서 집으로 온 아빠가 샤워를 하고나면 대략 8시 정도가 된단다. 아이들의 발육 상! 또 가족단란을 지키기 위해 다 모이는 저녁식사가 너무 늦어지니 그 전에 간식시간을 만들어서 아이들의 배고픔을 달래주는 취지로 정해진 일이라고 했다. 그런데 늦게 까지 집에 안 들어오는 일이 없어져 일거양득이 되었단다.

하루에 단 몇 시간이라도 가족이 오붓하게 앉아 서로가 보낸 시간들을 얘기를 나눠가며 의견교환을 한단다.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혹시 문제가 생길 때는 서로가 도와가며 해결하는 방법도 교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월급이 가까워 오면 각자 그 달에 꼭 필요한 구입품이나 돈의 액수도 부모에게 얘기하고 왜 필요한지 또는 왜 거절하는지 부모 자식 간의 소통도 된단다. 아버지의 월급은 어디 까지나 가족 공동 간에 소용되거나 필요한 것들을 위해 쓰여 지는 가족 서로의 모두의 돈이란다. 오로지 본인에게 필요한 돈은 각자 알바를 해서 벌어서 쓰게 되어 있다고 했다. 그것을 실천하는 예로 한 엄마가 골프를 배우고 싶다고 본인이 알바를 해서 그 돈을 버는데 혀를 찼었다. 저녁 식사시간은 가족회의, 소통과 단란 유지를 위해 중요한 시간이라 했다.

그 동네에 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외국회사 부사장 부인이 20년을 밍크코트를 사고 싶다고 어리광을 부려도 아직도 자긴 못 입고 있는데 한국 엄마들은 하나도 아니고 둘씩도 가지고 있는 걸 안다면서 어떤 요령이 있는 거냐며 가르쳐 달라고 해서 속으론 놀라고 겉으론 “나도 아직 한 개도 없어요~‘ 얼버무리며 웃었던 일이 생각났다. 외국 엄마들은 월급을 소중하게 전 가족을 위해 요긴하게! 잘 꾸려 가는지 전 가족이 체크하는 시간이 있음에 가슴 뜨끔했었다. 가족 사랑을 이뤄가며 치우치지 않게 가정경제를 잘 이끌어 가는 묘안들이 있음에 머리 숙여졌다. 거기엔 벌어오는 남편의 입김이 아주 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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