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전여옥씨가 정치를 그만 두면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한 독설은 기억한다. “대통령이 될 자격도 없고 대통령이 되어서도 안 된다”고 독설을 했었다. 그러나 박근혜씨는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전여옥씨의 독설은 그대로 묻히고 말았다.
전여옥씨는 한 때는 당 대변인은 물론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당 최고위원자리까지 올랐던 사람이다. 그러나 결별 선언 이후 공천도 못 받았고 정계를 떠나 이제는 정치인도 아니라서 진솔하게 얘기를 할 수 있었다고 본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 가결을 받고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지만, 아직 권좌에 있는데 이만큼 솔직하게 책을 낼 수 있다는 점은 우리나라가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가 상당히 보장되어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방송, 신문 등 최순실 일가의 국정 농단과 박근혜대통령의 이해할 수 없는 행장에 대해 여러 얘기가 나오지만, 이 책을 읽어보면 왜 사태에 이 지경이 되었는지 금방 이해와 정리가 된다. 그만큼 전여옥씨는 지근거리에서 박근혜라는 인물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잘 안다. 같은 여자라 더욱 그럴 수 있다.
가장 가까운 사람이 돌아서면 가장 무서운 적이 된다. 그래서 대기업에서 임원이 퇴직을 해도 일정 기간 대우를 해준다. 그렇게 해줘야 이적행위를 안 하고 몇 년간 그런 대우를 받다 보면 충성심이 그대로 굳어진다.
전여옥씨는 여자로서 날카로운 감성을 가지고 있다. 전여옥씨가 독설을 퍼부으며 박근혜 사단을 떠났을 때처럼 이 책에서도 여전히 날카로운 비판을 하고 있다. 실화이고 실제 대사가 있고 실명이 등장하므로 믿을 만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 잠시 대변인을 했는데도 최순실의 존재에 대해 여러 번 언급했다. 그런데 대통령 측근에서 실세에 있었던 사람들이 청문회에 나와 최순실을 모른다고 잡아떼는 것은 파렴치한 일이다.
광화문 촛불 집회에 한 번도 안 가본 사람이라도 이 책은 읽을 만하다. 매일 채널마다 쏟아지는 이해할 수 없는 미스터리들이 이 책 한권으로 밝혀진다.
필자는 정치에는 관심이 없다. 있다고 해도 이 나이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위치도 아니다. 다만, 이 나라의 앞날이 걱정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해 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다. 그 궁금증을 이 책이 명확히 풀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