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들이 모여서 당구를 즐기고 있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대부분 말이 없고 조용한 편이다. 몸이 안 좋은 사람들도 있다. 당구를 칠 때도 사람들의 성격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얌전한 사람들은 당구도 얌전하게 친다, 당구를 치면서도 거의 말이 없다. 그래서 곁에 있었는지 조차 기억을 못할 수도 있다.
필자는 그 중에 스트로크의 힘이 좋다고 소문이 나 있다. 당구대를 한 바퀴 다 돌고도 반 바퀴를 더 돌 정도로 힘이 넘친단다. 그러다 보면 앞에서 맞추지 못한 당구가 뒤로 돌아가 맞는 경우도 생긴다. 행운의 득점이라고 한다. 4구 경기와 달리 3구 경기에서는 파울이 없으므로 마음 놓고 후려치는 것이 유리할 때가 있다. 사실 200점 이상의 고점자들이라면 그 정도의 파워는 누구나 있다. 그러나 초급자들은 그것이 부러운 것이다. 그래서 요령을 알려달라는 경우가 있다.
물론 힘 있게 치는 것이 잘 하는 것은 아니다. 재1목적구를 치고 제2목적구에 겨우 맞을 정도로 힘을 조절해서 치는 것이 잘 하는 것이라고 한다. 4구에서도 그렇지만, 3구에서도 다음 포지션을 쉽게 치기 위해 약하게 치는 경우가 더 많다. 제 1적구가 코너 근처에 있으면 되도록 거기서 머물도록 살살 쳐야 다음에 여러 경우에도 맞을 확률이 높은 빅 볼이 되는 것이다. 프로들도 세게 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일단은 세게 칠 때는 세게 칠 능력이 있어야 하고 약하게 칠 때는 약하게 쳐야 하는 것이다.
같이 즐기는 사람들에게 당구대를 한 바퀴 도는 대회전을 치라고 하면 힘이 없어 아예 시도를 안 한다는 사람도 있다. 세게 쳐도 수구가 한 바퀴를 다 못 돈다는 것이다. 그러면 거기서 더 이상 진전을 볼수 없다. 파워는 스트로크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요령의 문제이다.
일단 스트로크는 똑바로 나가야 한다. 겨냥점과 당점이 다르면 소용없는 것이다. 조금 세게 치려고 하면 큐 미스가 더 난다. 가장 기초적인 것인데 독학을 하다 보니 기초를 점검하고 굳힐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그 다음은 스트로크 방식의 문제이다. 대부분의 초급자들은 제1목적구를 맞추는데 급급하다 보니 큐의 진행이 수구가 제1목적구에 맞는 순간 거기서 끝난다. 그러나 공이 맞은 후에도 팔로우 스루로 큐가 거기서 조금 더 나가야 한다. 당구의 성질상 큐를 끊어 치면 세게 쳤는데도 공이 밀리면서 임팩트 때의 에너지가 줄어든다.
필자는 무거운 큐를 선호한다. 큐 무게를 느끼면서 스트로크를 하고 큐의 무게를 실어 스트로크를 하면 무게감 때문에 힘이 더 실린다.
얇게 치기를 활용해야 한다. 수구가 제1목적구에 두껍게 맞으면 에너지가 거기서 상당량 상실된다. 그러나 얇게 맞으면 에너지 손실이 적으므로 수구가 힘 있게 진행한다.
초급자들은 회전을 맥시멈으로 주는 것을 두려워한다. 회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공의 가장자리를 치는 것이다. 그러면 큐 미스가 날 것 같아서 못하겠다고 한다. 스트로크가 직선대로 못 가니 겨냥점대로 치지 못하기 때문에 큐 미스가 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회전은 스트로크에 힘을 더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