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커피를 너무 자주 마신다. 저녁에 술좌석에 참석하고 나면 아침에 속도 안 좋고 머리가 몽롱하다. 그럴 때 커피 한잔을 마시면 비로소 정신이 좀 드는 것 같다. 믹스 커피는 달달한 설탕 덕분에 속이 진정되는 효과가 있는 듯하다. 조금 격을 높여 편의점 커피를 마시는데 너무 맛이 써서 시럽을 많이 넣는다. 그리고 글을 쓸 때도 연신 커피를 마셔댄다. 하루에 대여섯 잔은 마시는 것 같다. 한가로운 시간에 여유를 즐기며 커피 한잔 하는 모습이 그럴싸하게 이미지가 각인되어 있는 탓도 있다.
그런데 최근 읽은 책들을 보면, 커피가 몸에 좋지 않다는 지적이 많이 나온다. 신문에서는 커피가 건강에 좋다는 기사도 가끔 나오기 때문에 어떤 말이 맞는지 혼란스럽다.
지인 중에 중년의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몸이 마르는 사람이 있었다. 커피를 좋아했다. 커피 전문점에서 파는 커피를 즐겼다. 그러더니 어느 날 커피를 끊었다고 했다. 몸이 마르는 이유를 가만히 생각해보니 커피 때문인 것 같다고 했다. 살을 빼고 싶은 사람은 귀가 번쩍 뜨일만한 얘기이지만, 커피 때문이라기보다 커피의 카페인 성분 때문에 잠을 잘 못 자기 때문인 것 같다. 인터넷 카페에 글을 쓴 시간을 보면 새벽 3시도 좋고 4시에도 글을 올리기도 했던 것이다. 잠을 못자면 큰 문제이다.
군대시절 냄비에 라면을 끓여 먹고 나서 설거지를 할 때, 비누가 없으면 분말 커피 가루를 썼었다. 그러면 기름기가 말끔히 사라지는 것이었다. 고기를 자주 먹는 서양 사람들은 그래서 커피를 마시면 입안이 개운하다고 느끼면서 커피를 상음하는 것이다.
어느 책에 보니, 사람의 뇌는 해로운 물질을 대부분 걸려내지만, 카페인, 알코올, 마약 성분은 걸러내지 못하고 그냥 통과시킨다고 되어 있었다. 그래서 자극이 빠르고 쉽게 중독이 된다는 것이다.
또 어떤 책을 보니, 커피가 우리 몸에 들어오면 거의 모든 세포에 영향을 끼친다고 되어 있다. 그 결과, 과민성 위, 과민성 방광, 소화성 궤양, 피로 불안, 두통, 우울증을 유발한다고 되어 있다.
습관적으로 마시고, 지인들이 흔히 권하고, 손님을 만나면 마시는 것이 커피이다. 이제부터는 조심해야할 것 같다. 믹스 커피도 안 좋고, 드롭 커피도 안 좋다는데 굳이 찾아가서 마실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커피 없으면 당장 큰일 날 것 같지만, 안 마시다 보면, 안 마셔도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재직 시절, 매일 커피를 대여섯 잔씩 마시다가 중국에 출장 갈 일이 있었다. 중국에서는 커피마시기가 어려울 것 같아 일부러 믹스 커피를 가져갔었다. 가는 곳마다 중국 차를 주는데 그러다 보니 굳이 커피를 마시지 않아도 문제가 없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둥글레 차나 현미 녹차로 대신해도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