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1.01

어머니의 발

입력 2017-09-08 13:58

아마 지구 몇 바퀴를 걸으셨을 겁니다.

눈길, 빗길은 누구나 걷는 길이지만

제가 기억하는 길만 해도

젊으셨을 때 산비탈 나무하러 다니신 길

우리 논밭때기 하나 없어

남의 논밭 일하러 다니실 때 ​ 걸으신 논두렁 밭두렁 길...

그 길이 아직 잊혀지지 않으시는지

다시는 전원[?]생활을 하지 않으시겠다고 하십니다.

팔순을 넘기신 지 오래 되었지만

요즘 같은 폭염에도 종일 동네를 걸어 다니십니다.

젊어서 앉고서고 하는 논밭일로 무릎이 다 망가져 수술을 하신 후

걷기를 말렸지만 말로만 그러겠다고 하시고 매일 걸으십니다.

▲어머니의 발 (손웅익 동년기자)
▲어머니의 발 (손웅익 동년기자)
아침식사 하러 들렀다가 어머니의 발을 보니 참 예쁩니다.

햇빛을 못 본 신발 속 발가락 부분과 발등의 피부색이

이렇게 선명한 경계를 만들어 냈습니다.

어머니의 피부색이 짙어진 만큼 더 건강해지셨을 거라 생각하니

걷기가 더 고맙게 여겨집니다.

햇볕에 그을린 발이 창피해서 이태리타올로 아무리 지워도

안 지워지더라는 말씀에 한바탕 웃었습니다.

어머니는 여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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