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강권해서 고민이에요 ”

기사입력 2017-12-14 10:34 기사수정 2017-12-14 10:34

조카며느리로 부터 고민상담을 들은 이야기다. 조카가 다니는 직장에 새로 낙하산으로 내려온 부장이 엄청난 술꾼이여서 조카가 많이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직장상사가 술이 얼마나 센지 같이 마시다가는 기억 필름이 끊겨 도대체 집을 어떻게 찾아왔는지 기억도 없고 눈치껏 조금 먹으려고 하면 술잔을 완전히 비웠는지 확인까지 한다고 한다. 조카가 부장과 같이 술 먹는다는 전화가 오면 조카며느리는 불안해서 안절부절 못한다. 마음 같아서는 부장을 만나 이거 뭐하는 짓이냐고 한 대 갈겨주고 싶지만 그럴 수도 없다. 조카에게 술을 이길 만큼만 마시고 더 이상 못 먹겠다고 상사에게 말을 하라고 조언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것이다. 칼자루를 쥐고 있는 상급자의 술에 관한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고쳐지기 어렵다.

    

남자세계는 본능적으로 경쟁심이 있다. 다른 남자에게 이기려고 한다. 직장에서도 상사라는 우월적 지위로 부하 직원에게 술을 먹이고 나보다 술이 약해 쓰러지는 것을 보고 희열을 느낀다. 부하직원 입장에서도 평소 위계질서 상 어쩔 수 없이 당신의 부하지 저녁에 술자리에서만은 당신에게 지지 않겠다는 오기가 발동한다. 그러다보니 서로가 술이 과해서 서로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해서 분위기가 어색해지고 술에 취하면 크고 작은 사고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술의 주량은 사람마다 다 다르다. 삼국지에 나오는 장비는 말술을 먹었다고 한다. 영화나 만화에 보면 장비가 술이든 커다란 항아리를 들고 통째로 마셔버리는 모습을 많이 묘사한다. 장비의 호탕함과 넘치는 힘을 과시하는 장면이다. 술이 강한 사람은 술 해독 능력이 남들보다 앞선다는 것이지 이것이 무슨 대단한 능력이나 되는 것으로 착각하고 술 잘 먹는 사람이 일도 잘한다고 큰소리치고 있다.

    

윗사람일수록 부하 직원에게 술을 강권하는 기업문화를 과감히 깨뜨려야한다. 회식하는 날이나 어떤 술을 먹을 것이냐는 대부분 윗사람이 결정한다. 적당하게 마시고 기분 좋게 헤어지는 음주 문화를 만드는데 상급자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담배의 해악을 선전하듯 술의 해악도 알려야 한다. 술로 인해 경제적 손실은 말할 것도 없고 국민건강도 해친다. 국가가 대대적으로 절주운동에 앞장서야 한다.   

    

젊어서 술을 즐기던 대부분의 사람이 늙어서 술의 역습을 받는다. 남들보다 더 빨리 노화가 찾아와서 신체 이곳저곳이 아프고 안타깝게도 단명을 한다. 유전인자가 같은 형제 중에도 술을 즐기던 사람은 동생임에도 먼저 저세상으로 갔다. 술을 이기는 장사가 없다. 술은 마약과 같은 중독성이 있다.  

   

우리나라 악습 중 고쳐져야 할 첫 번째가 술을 강권하는 것이다. 대학 입학생들의 동아리 모임에서 선배들의 폭압적인 분위기에 의해 못 먹는 술을 받아먹고 목숨을 잃은 사고가 해마다 되풀이된다. 이것도 사람이 죽었으니 보도가 되었지 못 먹는 술을 먹고 토하거나 밤새 고생한 경험이 남자들이 라면 거의 다 있다. 술을 인사불성이 되도록 함께 먹고 어께동무를 해야 유대감이 생겨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야만인이나 할 행동이다.

    

술을 먹고 범죄나 나쁜 일을 저지르면 심신이 미약한 상태에서 저질러진 잘못이라고 관대하게 대해주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의식도 못 마땅하다. 오히려 가중처벌을 해야 근절이 된다. 음주운전단속을 위해 밤마다 얼마나 많은 경찰관이 고생을 하지만 근절되지 않고 있다. 벌금을 상향조정하고 습관 범은 교도소로 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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