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그렇지!

기사입력 2018-01-09 16:06 기사수정 2018-01-09 16:06

필자는 얼굴피부가 좋다는 소리를 들었었다. 젊을 때는 피부가 맑아서 세수 안 해도 한 것 같다는 소리도 들었다. 필자는 세수하고 그간 아무 것도 바르지 않고 살았다.

그런데 얼마 전 지인을 만났는데 “얼굴 피부가 마른 두부 같다”는 소리를 들었다. 충격이었다. 아무 것도 바르지 않는다고 하니 지인이 갖고 있던 핸드크림이라도 우선 얼굴에 바르라고 했다. 바르고 얼마 후 정말 당장 얼굴 주름살이 누그러지면서 효과가 있었다. 그래서 여자들이 화장품 값이 비싸지만, 안 살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필자는 그간 걷기를 정기적으로 했다. 남들은 선 블록 크림이라도 바르고 오지만, 필자는 그냥 다녔다. 남자는 얼굴에 신경 쓰지 않는다는 고집 때문이었다. 그 때문에 얼굴이 좀 탔다.

필자는 동물들이 계절이 바뀔 때 털갈이를 하듯 비슷한 증상을 겪는다. 손가락 등에서 부분적으로 허물이 벗겨지는 것이다. 그때만 넘기면 별 일 없었으므로 그렇게 살았다. 최근에는 감기에 걸려 얼굴이 좀 푸석푸석해지기도 했다.

이젠 더 이상 안 되는 모양이다. 적어도 세수하고 나서 로션이라도 발라야 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습관이 안 되어 깜빡 잊고 그냥 지내는 날이 많다.

지인 중 레이저 피부 시술을 직업으로 하는 의사가 있다. 동갑인데 늘 얼굴이 윤기가 나고 피부가 탱탱하게 보였다. 사람들이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을 때마다 아무 짓도 안 했다며 시치미를 떼었었다.

그런데 이번에 필자가 얼굴 피부 고민을 얘기하니 남자도 관리를 해야 한다며 자기는 상당한 투자를 한다고 했다. 레이저 시술은 물론 보톡스 주사를 6개월마다 맞는다고 했다. 거기 더 해서 남성 호르몬 주사도 맞고 수시로 영양제 주사도 맞는다고 했다. 그 외에 오메가 3와 비타민 C도 상시 복용한다고 실토했다. 화장품도 스킨 로션은 물론 밀크 로션 등 여러 가지 비싼 남성 화장품을 바른다고 했다. 그러니 동창생들과 비교해 봐도 훨씬 나이 들어 보이는 사람들이 많아 부러움을 많이 받는다는 것이었다.

그럼 그렇지! 어쩐지 또래의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눈치는 채고 있었다. 다른 건 몰라도 보톡스는 자세히 보면 티가 난다. 얼굴 근육이 팽팽해지기는 하지만, 보톡스 맞은 부위의 얼굴 근육이 안 움직인다. 술도 안 마시고 좋은 것만 먹고 다니니 피부는 좋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필자는 그만한 투자 없이도 이만하면 큰 차이 없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나이보다 젊어 보인다는 얘기를 두 번이나 들었다. 피부도 좋다는 얘기를 들었다. 굳이 그 의사만큼 얼굴에 투자할 생각은 없다. 얼굴은 건강의 바로미터 같은 것이므로 그대로 놓고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안 좋아지면 이유가 있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는 것이다. 나이에 따라 그 나이로 보이는 것도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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