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진은 앵글에서 나온다

기사입력 2018-02-14 17:41 기사수정 2018-02-14 17:41

▲로우 앵글로 만든 평창올림픽 트레일 코스 자작나무(변용도 동년기자)
▲로우 앵글로 만든 평창올림픽 트레일 코스 자작나무(변용도 동년기자)
세계적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라즐로 모흘리 나기(헝가리 출신)는 미래의 문맹을 “사진기와 펜을 사용할 줄을 모르는 사람”이라 말한다. 사진기는 꼭 다룰 줄 알아야 하는 문명의 이기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사진이 일상에 필요한 콘텐츠로 사진을 멀리할 수 없는 시대임을 강조한 말이다. 카메라와 사진은 이미 대중화했다. 스마트폰에 장착된 카메라의 기능이 급속히 발전됨으로써 사진 대중화의 견인차 구실을 하고 있다. 침팬지도 사진을 찍을 수 있을 정도로 촬영 도구가 편리해졌고 사진은 취미를 넘어서 일상생활이 됐다. 누구나 쉽게 촬영할 수 있어서 평범한 사진으로는 시선을 끌 수 없다. 사진을 취미나 전문 직업, 어느 쪽으로 하든지 남의 시선을 끄는 사진을 남기고 싶어 한다. 어떻게 하면 그런 사진을 만들 수 있을까? 사진을 하는 사람들의 고민 중에 하나다.

촬영에서 여러 가지가 중요하나 남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촬영 기법으로 앵글을 꼽을 수 있다. 피사체를 바라보는 시선의 위치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의 사진을 만들 수 있어서다. 우리는 눈으로 사물을 바라보거나 카메라 뷰파인더를 통해 볼 때 대체로 키 높이에서 보게 된다. 많은 학자의 견해에 따르면 사람은 누구나 변화를 싫어한다고 한다. 어떻게 생각하면 편함을 찾는 동물이다. 사진도 같은 시각에서 바라보고 촬영하기에 함께 야외 촬영을 가게 되면 천편일률적인 형태의 사진을 찍는 게 사실이다.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려는 적은 노력이라도 기울인 사람은 분명 남다른 사진을 얻게 된다.

사진 촬영의 기본적 기법의 하나인 앵글이라고 하는 피사체를 향하는 카메라의 각도에 따라 다른 사진을 만든다. 세 가지로 구분한다. 새의 눈높이에서 바라보는 하이 앵글, 아래쪽에서 올려다보는 로우 앵글 그리고 눈높이에서 바라보는 아이 앵글이 그것이다. 자기의 눈높이를 주로 사용한다. 몸을 낮추거나 다른 방향으로의 변화를 귀찮아하기 때문이다. 쉽게 표현하면 눈에 보이는 대로 찍기 때문이다. 카메라 화면의 사각 틀에서의 균형이나 구도적 측면, 배경을 고려하지 않고 찍으려고 하는 피사체에만 시선을 집중한다. 나들이하며 손주 사진을 찍을 경우 대부분 손주한테만 신경을 쓰고 아이를 둘러싸고 있는 배경이나 색의 조화를 눈여겨보지 않는다. 아이가 입고 있는 옷의 색깔과 배경의 색이 같아 아이가 두드러지지 않음에도 셔터를 누르게 된다. 조화롭지 못한 사진이 만들어진다. 이럴 경우 위치를 바꿔보면 색다른 사진을 담아낼 수 있다.

고은 시인의 시, “그 꽃”도 시각의 변화에서 발견한 삶의 지혜를 노래하고 있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꽃 내려올 때 보았네 그 꽃” 위만 바라보고 걸었을 때 보지 못한 산자락에 곱게 피어난 꽃 한 송이, 내려오며 시선을 달리하니 보았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낮추어서 얻는 행복이다. 사진 촬영도 촬영자가 중심이 아닌 피사체를 진정한 주인공으로 여겨야 한다. 자연을 경외하듯 몸을 낮추고 올려다보면 새로운 아름다움이나 전혀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세계적 사진작가의 유명한 작품 대부분이 올려다보고 촬영한 사진이 많다고 한다. 피사체를 기준으로 시선에 변화를 주면 분명 남다른 사진이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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