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블로거] 붉은 얼굴로 찾아온 봄

기사입력 2014-02-28 09:49 기사수정 2014-02-28 09:49

글ㆍ사진| 블로거 레스까페

▲레스카페(Rescape) 제공

지난 일요일 베란다 안으로 들어온 햇살이 너무 좋았습니다. 이른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에 집에 돌아오는 생활이다 보니 베란다를 꾸미는 것은 늘 아내의 몫입니다. 그런데 눈에 확 띄는 화분이 있었습니다. 출처를 묻자 지난 가을 암스테르담 꽃 시장에서 산 구근을 화분에 심었는데 그것이 꽃을 피웠다고 하더군요.

아, 너였구나!

▲레스카페(Rescape) 제공

꽃이 피면 아내를 ‘여자 문익점’으로 부르기로 했었는데, 이렇게 붉은 백합을 피워 낼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혹독하지 않은 겨울 탓에 베란다가 춥지 않았고, 때문에 화분 속에서 잠을 자고 있던 백합 구근이 봄이 온 줄 알고 서둘러 몸을 일으켰던 모양입니다. 온도로만 보면 그렇게 느낄 만도 했지요. 여행 기억이 희미해져 가는 때에 이렇게 만나다 보니 제 얼굴도 백합처럼 붉게 달아오르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가슴도 두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레스카페(Rescape) 제공

옆을 보니 히아신스도 피었더군요. 어디쯤 봄이 열심히 달려오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봄은 벌써 와서 이렇게 곳곳에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정작 저만 그것을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오늘 하루 하늘은 먼지로 가득했고 모든 것이 모호하게 보였습니다. 대신 하루 종일 백합이 눈앞에서 어른거렸습니다. 퇴근하고 베란다 문을 열자, 세상에나! 한 송이가 더 피어서 이제 세 송이가 되었습니다. 아주 붉은 백합으로 봄을 시작했습니다.

변익점, 고마워!

출처| 레스까페(http://blog.naver.com/dkseon00/140207502294)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더 궁금해요0

관련 기사

  • 자생한방병원, ‘사랑의 김장김치 나누기’ 행사 열어
    자생한방병원, ‘사랑의 김장김치 나누기’ 행사 열어
  • [카드뉴스] 초간단 신체 나이 테스트
    [카드뉴스] 초간단 신체 나이 테스트
  • 日 2050년 ‘노인 1인 가구’ 1000만 명 돌파
    日 2050년 ‘노인 1인 가구’ 1000만 명 돌파
  • 일본의 색다른 지방소멸 해법,  골칫덩이 대나무를 효자로
    일본의 색다른 지방소멸 해법, 골칫덩이 대나무를 효자로
  • 서울시, '동행일자리' 내년 상반기 6490명 모집
    서울시, '동행일자리' 내년 상반기 6490명 모집
저작권자 ⓒ 브라보마이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브라보 스페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