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먹고 당구치기

기사입력 2018-02-19 10:51 기사수정 2018-02-19 10:51

당구는 일대일로 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편을 먹고 2:2로 치는 경우도 있다. 4명이 각각 치게 되면 빨리 끝나는 사람은 꼴찌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니 지루하다. 꼴찌 하는 사람은 4명 중 꼴찌를 하게 되면 마음이 좋을 리 없다. 일등이 나오면 바로 끝내는 방법도 있다, 그러면 나머지 사람들은 들러리 선 꼴이 되어 싱거워진다. 그래서 2:2로 치게 되면 승부가 동시에 끝나므로 여러 가지 좋은 점이 있다.

종종 6명이 한 당구대에서 편을 먹고 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소란스러워서 옆 당구대 손님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경우가 많다. 같이 치는 사람도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길어서 리듬도 깨지고 지루하다. 그래서 6명이 한 당구대를 쓴다고 하면 거절하는 당구장도 있다.

같은 편이 되는 사람들은 대개 고수 한명에 그보다 좀 낮은 사람으로 정해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때가 고수에게 배울 수 있는 기회이다. 같은 편이므로 좋은 공략 방법이나 비결을 얘기해준다. 공략하는 방법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배우는 것이다. 특히 3 쿠션 게임은 더 그렇다. 고수가 짚어준 포인트 하나가 바로 점수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일단 같은 편이 되면 동지애가 생긴다. 상대 팀에 대한 승부욕도 생긴다. 그래서 재미있는 것이다. 상대편도 지나치게 승부욕을 내세우면 곤란하다. 말 펀치로 상대방의 멘탈을 흔드는 것까지는 재미에 속하겠으나 심지어 당구대 안에서 방해 작업까지 하는 것은 금물이다. 반대로 상대방이 잘 치면 칭찬을 해주는 것이 분위기가 좋다.

그런데 고수가 코치한 것을 무시하고 치는 사람도 있다. 각자의 스트로크 방식, 파워, 당점과 회전량이 다르므로 고수가 코치한 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정반대 방향으로 친다면 팀워크가 깨지는 것이다. 일단 고수가 코치한 것과 다를 경우는 자기 방식을 제안하고, 그래도 좋다고 하면 주의 사항을 듣고 해야 실력이 는다. 그러나 혼자 알아서 치기 시작하면 굳이 편먹고 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이기면 다행인데 졌다면 같은 팀끼리 서로를 원망하게 되어 있다. 둘 중 한 사람이 결정적인 실수를 했거나 부진한 경우도 있다. 둘이 나눠서 게임비를 내는 것이 합리적이겠으나 큰돈이 아니므로 진 빌미를 제공한 사람이 게임비를 내는 것이 무난하다.

고수와 당구를 칠 때 한 수 가르쳐 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인사조로 던지는 말이다. 가르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레슨을 해주는 사람도 있으나, 같이 치다 보면 고수에게 배우게 된다. 공략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실력 차이가 많지 않으면 말로만 한수 배우겠다고 하면서 사실 배울 마음이 자세가 안 되어 있는 경우도 많다.

2017 세계 국가 대항 단체 3쿠션 당구 경기대회에서 우리나라의 최성원선수와 김재근 선수가 한조가 되어 6년 연속 우승한 당구 강국 벨기에를 물리치고 챔피언에 등극하였다. 이 때 경기 장면을 보면 최성원 선수와 김재근 선수가 둘이 공격 방법을 상의하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이 경기는 한 선수가 한번 치고 성공해도 같은 편 다른 선수가 이어서 쳐야 하기 때문에 공략 방법에 따라 다음 공의 배치가 달라진다. 고수가 코치한 것이므로 성공 가능성이 높다. 실패하더라도 상의한 것이므로 원망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팀워크가 다져진다. 개인전과 단체전은 임하는 자세부터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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