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인 가을의 노래 ‘고엽’

기사입력 2018-09-06 11:46 기사수정 2018-09-07 09:24

음악이란 소리를 조화롭게 엮어 감정을 나타내는 예술이며, 이른바 ‘만국 공통어’라고들 말한다. 듣기 좋고 감미로운 노래는 거칠고 메마른 우리들의 감정을 잘 순화해준다. 훌륭한 명곡 하나로 풍요롭고 향기로운 분위기를 낼 수 있다면,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나 역시 가을이면 찾는 애창곡 하나가 있다.

우리 집 마당 뒤뜰에 울긋불긋했던 단풍이 낙엽 되어 땅 위를 뒹굴고 있을 때면, ‘고엽’의 멜로디가 내 귓가를 스치곤 했다. 그러면 어쩐지 신이 났고 즐거웠다. ‘고엽’은 사랑의 소멸을 마른 땅 위에 떨어지는 잎으로 비유한 자크 프레베르(프랑스 출신)의 시를 작곡가 조제프 코스마(헝가리 출신)의 노래로 재탄생시킨 곡이다.

'인생은 가도 예술은 남는다. 그래서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라고 하지 아니했던가? 시인은 메말라서 죽은 잎만을 보고 시작(詩作)한 것이 아닐 것이다. 한 음악가를 만나 그의 시들고 마른 잎과 같은 삶까지 생생하게 변화시켰다. 이렇게도 훌륭하고 감명 깊은 곡에 얽힌 사연을 알고 난 뒤, 나는 이 노래에 더욱 애착을 갖게 됐다. 서서히 가을이 무르익고, 흩어졌던 낙엽이 쌓이면, 시들어 뒹구는 잎사귀 하나에서도 명곡의 아름답고 달콤한 향기를 맡아 보려 한다.

언제나 가을이면 튼실한 열매가 풍작을 자랑하듯, ‘고엽’을 열창할 준비를 한다. 광맥을 따라 금광을 채굴해 나가듯, 이 명곡을 나의 애창곡으로 삼아 힘껏 불러보고 싶다. 흔들리는 나뭇잎 하나를 보고도 삶에 대한 감명을 느낄 수 있다. ‘고엽’을 부를 때면, 이 가을을 낭만과 아름다움으로 멋지게 색칠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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