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미술관은 매력적인 요소를 두루 갖췄다. 자유롭게 개방된 화랑유원지 내부에 위치해 우선 접근이 용이하다. 자작나무 군락 등으로 조경한 공원과 호수가 있어 전원의 맛을 풍기기도 한다. 웅장한 건축물 안팎에 구현한 디테일도 볼거리다. 경기도를 대표하는 미술관으로서 옹골진 게 많은 셈이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으로 난항을 겪었다. ‘마스크프리 세상’이 머
새파란 가을 하늘 아래 녹색 공원이 있고, 호수가 있고, 산책로가 있다. 안산시 외곽 개활지에 있는 화랑유원지다. 시월 한낮의 부드러운 햇살을 받으며 산책 삼아 한가하게 거니는 이들이 많다. 이름은 유원지지만 왁자한 분위기가 아니라서 안락하다. 경기도미술관은 화랑유원지 안에 있다. 자리 한번 기차게 잘 잡았다. 풍경과 산책과 미술품 감상을 함께 즐길 수
매력과 환멸이 공존하는 도시에 마냥 정을 느끼며 살기는 어렵다. 오나가나 생기를 머금고 사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밥벌이의 피로를 면제받을 수 없으니 묵묵히 견디며 산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살며 경제활동을 했던 김완중(58, ‘내일을 여는 책’ 대표) 역시 그랬던가 보다. 언젠가는 도시를 뜰 생각을 했던 것. 그러다 쉰 살을 코앞에 두었던 2013년,
도시재생사업으로 출현한 팔복예술공장은 여느 문화 공간과 달라 새롭고 재미있다. 무의미하게 보였던 폐공장에 다양한 버전의 예술을 입혀 의미를 돋우었다. 퇴락을 거듭해 지붕조차 없이 골격만 남은 건물들은 그 자체로 예술품에 맞먹는다. 무너져가는 힘으로 간신히 지탱해온 사물들의 우중충한 풍경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퇴적된 시간의 드라마틱한 웅얼거림이 있어 감흥을
팔복예술공장은 폐허를 딛고 일어선 복합문화공간이다. 쓸모를 잃고 버려진 폐공장을 도시재생사업으로 일으켜 세운 이색 예술 공간이다. 폐공장 시절은 길었다. 25년간이나 방치되었으니까. 그러니 형상이 오죽했겠는가? 무너지거나 으스러지거나 널브러진 것들이 태반이었다. 용케 남은 건물들도 금이 가거나 비가 샜다. 뒤숭숭하기가 흉가와 맞먹었다. 이렇게 공장의 한
초록으로 꽉 찬 산기슭이다. 널따란 농장 사방에 온갖 나무들이 길차게 자라 수려하다. 터의 가장자리로는 맑은 도랑물이 흐른다. 살짝 높은 지대다. 그래 세찬 골바람이 농장을 후려칠 일이 잦을 것 같지만 산의 품에 새 둥지처럼 깃들어 끄떡없다. 경관도 안전성도 결함이 없는 입지다. 적막감마저 깊으니 온갖 꿍꿍이와 아귀다툼으로 소란한 속세를 잊고 오붓하게
박춘순 관장의 올해 나이 76세. 하산을 준비할 때다. 그렇다는 건 흔히 그런 통념을 가져서 하는 얘기다. 그러나 나이와 열정의 크기가 반드시 비례할 리가. 해든뮤지움을 설립하고 운영해온 박 관장의 행장을 보면 열정은 나이를 초월한다. ‘해야만 해서 하는 일’이 아니라 ‘하고 싶어서 하는 일’에 승선한 이에겐 무릇 난항조차 버겁되 굴복하지 않는다.
강화도 바다가 보인다. 썰물에 쓸린 오후의 싯누런 바다가 개펄 너머에서 굼실거린다. 쏟아지는 가랑비가 따가운 양 잔등을 실룩이며 수평선엔 오선지에 매달린 음표처럼 즐거운, 점점이 흩어진 작은 섬들. 섬에 왔으니 해안도로를 달려 해변 풍경부터 눈길에 쓸어 담지 않을 수 없다. 정작 목적지는 강화군 길상면에 있는 해든뮤지움이지만 한동안 해변에서 해찰한다
귀농 11년 차 김명옥(60, ‘영동구구농원’ 대표). 그는 잠자는 시간 외엔 일에 폭 파묻혀 산다. 마르크스가 말했다. ‘일에 매몰된 인생은 노예와 다름없다.’ 김명옥에게 이건 썰렁한 농담일 뿐이다. 그에게 일은 몸에 붙은 피부와 마찬가지다. 날이면 날마다 농사라는 레일 위를 열차처럼 질주한다. 그래 현재 도착한 역은 어디인가? 목적한 종착역은 여
강종권(67) 관장은 미술을 좋아하는 취향에 추동돼 자하미술관을 만들었다. 처음엔 그저 경치 좋은 인왕산 기슭에 살림집 한 채 짓고 싶었단다. 그러나 이내 생각을 바꿔 미술관을 지었다. 그의 전직은 회사원. 기업을 이끌기도 했다. 그러니 미리 길러둔 미술에의 조예와 경륜이 깊었을 리 없다. 뒤늦게야 미술과 미술관의 물정을 파고들었을 텐데, 평소의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