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공도윤 편집국장 doyoon.gong@etoday.co.kr

2026년 새 책상달력이 놓였습니다. 다이어리도 생겼습니다. 작심삼일이면 어떻습니까.
1년의 계획을 세우는 시기가 되었습니다. 계획을 세우는 행위는 자기 성장의 동기를 부여하며, 삶을 더 의식적으로 살아가도록 도와줍니다. 어떤 계획을 세울까 고민하다 집에 꽂혀있는 ‘벽돌책’들에게 시선이 갔습니다. 톨스토이 <전쟁과 평화>, 도스토옙스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제임스 조이스 <율리시스>, 제임스 클라벨 <쇼군>, 데이비드 포스터 윌리스 <무한한 농담> 등 엄청난 분량의 두꺼운 고전문학이 자극적인 OTT 콘텐츠에 밀려 먼지 아래 숨죽이고 있었습니다.
병오년은 ‘말’의 해라고 하니, 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이 마르고 닳도록 읽었다는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를 펼쳐보았습니다. 강렬한 ‘경마’ 장면이 나오기 때문이죠. 19세기 러시아 상류 사회가 배경인 이 소설은 유부녀 안나와 브론스키 백작의 불륜 이야기 통해 사랑, 결혼, 도덕, 사회 규범의 본질을 조명합니다.
안나와 불륜 관계이던 브론스키는 귀족 사회가 지켜보는 경마 대회에서 우승 직전, 무리하게 말을 몰다 말에서 떨어지고 결국 경기에 패배 합니다. 브론스키의 실수로 말은 등뼈가 부러지고, 안나는 브론스키를 향한 감정을 숨기지 못해 남편에게 불륜 관계를 들키게 됩니다. 브론스키가 말을 잃는 순간, 삶과 사랑 역시 균형을 잃고 파국을 맞게 되죠.
안나와 브론스키가 파멸하는 사랑이라면 다른 주인공인 레빈과 키티는 성장하는 사랑입니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시간이 지날수록 깊어지는 사랑을 보여줍니다. 서로 다른 두 연인 관계를 통해 소설은 진정한 사랑은 충동적 욕망이 아닌 헌신과 이해로 이뤄진다는 메시지를 보냅니다. 나아가 톨스토이는 소설을 통해 진정한 행복은 소박한 일상과 선한 삶에 있다고 말합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새해를 맞아 ‘말’을 주제로 노년의 삶을 다각도에서 조명해 보았습니다. 먼쓸리 이슈 코너에서는 2026년 새롭게 바뀌는 각종 노인정책, 연금제도, 일자리 정책을 준비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올해 계획 중 하나로 ‘벽돌책 깨기(고전 읽기)’를 정했습니다. 독자분들이 올해 세운 특별한 계획은 무엇인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