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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스카의 기적’ 윤여정이 출연한 넷플릭스 영화
- 그야말로 ‘브라보’한 소식이다. 액티브 시니어를 대표하는 배우 윤여정이 최근 영화 ‘미나리’로 제93회 미국 아카데미(오스카)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한국 배우로는 사상 최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녀가 걸어온 연기 인생과 필모그래피도 재조명되고 있다. 그녀는 여배우들이 나이 들면 반강제로 얻게 되는 ‘국민 엄마’ 타이틀을 떼고, 55년간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수식이 필요 없는 배우로 거듭났다. 이번 주 브라보 안방극장에서는 아카데미라는 신대륙으로 새 ‘여정’을 떠나게 된 윤여정을 응원하며, 그녀의 출연작 세 편을 소개한다. 소개하는 작품은 모두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1. 돈의 맛 (The Taste Of Money, 2012) 1970년대, 고(故) 김기영 감독의 영화 ‘화녀’와 ‘충녀’로 연예계에 한바탕 센세이션을 일으킨 윤여정은 ‘한국의 팜므파탈’이라는 별명으로 관객들의 머릿속에 각인된다. 그로부터 40여 년 뒤, 그녀는 수십 년 연기 내공을 쌓아 다시 한번 팜므파탈로 변신한다. 영화 ‘돈의 맛’을 통해서다. ‘돈의 맛’은 대한민국을 돈으로 지배하는 재벌가 백씨 가문의 권력을 향한 집착과 욕망을 제목처럼 적나라하게 그린 작품이다. 권력을 손에 쥔 윤회장(김윤식)과 안주인 금옥(윤여정), 비서 영작(김강우), 장녀 나미(김효진)까지 네 사람의 얽히고설킨 관계가 관객들의 혼을 쏙 빼놓는다. 설정만으로 이미 충분히 파격적인 내용이지만, 영화는 윤여정의 무르익은 연기로 한층 더 농밀해진다. 붉은색 립스틱과 무언가를 관통하는 눈빛, 시니컬한 중저음 목소리. 존재만으로 압도하는 금옥을 보고 있으면, ‘윤스테이’ ‘윤식당’ 등 TV에서 접한 윤여정의 정겨운 사장님 이미지가 자동 삭제된다. 31살 연하 배우 김강우와의 수위 높은 베드신도 마다하지 않으며, 원조 팜므파탈의 위력을 입증한다. 2. 고령화 가족 (Boomerang Family, 2013) 사연 없는 집안은 없다고 하지만, 이 집은 많아도 너무 많다. 전과 5범 백수 한모(윤제문), 흥행에 참패한 영화감독 인모(박해일), 이혼이 취미인 미연(공효진)까지 이들은 모두 한솥밥을 먹는 식구다. 영화 ‘고령화 가족’은 나잇값 못 하는 자식들이 어느 날 평화롭던 엄마(윤여정)의 집에 모여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일반적인 가족과는 달리 콩가루 집안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그려진다. 서로를 향한 비난은 기본, 치고박고 싸우는 것은 일상이다. 하지만 그렇게 으르렁대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얼굴을 맞대고 함께 밥을 먹는다. 영화는 사고뭉치 세 남매를 사랑으로 품는 엄마의 모습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상기시키지만, 동시에 그간 미디어에서 다뤄온 ‘희생하는 엄마’ 역을 답습한다는 점에서 진부한 면도 없지 않아 있다. 그러나 그간 윤여정이 도회적인 이미지로 스크린에 비춰진 것을 떠올리면, ‘고령화 가족’에서의 수더분하고 모성애 가득한 모습은 그 자체로 색다르게 다가온다. 윤여정이라서, 한층 더 신선해지는 영화다. 3. 죽여주는 여자 (The Bacchus Lady, 2016) ‘죽인다’는 말은 중의적인 뜻이 있다. 무언가를 향해 감탄하는 속된 표현으로 쓰이기도 하고, 문자 그대로 살인 행위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영화 ‘죽여주는 여자’의 주인공 소영(윤여정)은 전자일까, 후자일까. 놀랍게도 두 가지 모두에 해당한다. ‘죽여주는 여자’는 종로 일대에서 나이 든 이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하는 소영이 뇌졸중을 앓고 있는 송노인으로부터 죽여 달라는 부탁을 받으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성적으로 죽이게 잘한다고 소문 난 소영이 실제로 살인을 저지르게 된 것이다. 영화는 단돈 4만원을 위해 ‘박카스 할머니’가 될 수밖에 없었던 소영의 일생을 돌아보며 노년기 빈곤, 여성에 대한 성 착취 구조 등 오늘날 우리 사회가 직면한 담론을 깊이 있게 던진다. 또 소영의 주변 인물을 통해 트랜스젠더, 장애인, 코피노 등 현실 속에서 소외된 이들에 주목하고, 그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보낸다. 윤여정은 이 작품으로 시니어 배우로서 소화할 수 있는 캐릭터의 한계를 벗어던지고,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혔다는 평을 받는다. 그녀의 ‘죽여주는’ 연기가 감탄을 자아낸다.
- 2021-03-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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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할배’ 이순재 주연의 넷플릭스 영화
- 연기 인생 66년 차, 출연 작품 300편 이상, 코믹‧멜로‧드라마‧다큐멘터리‧사극 등 장르 불문 어떤 캐릭터든 소화 가능. 배우 이순재를 두고 하는 말이다. 수십 년간 다양한 캐릭터로 안방과 스크린에 웃음과 감동을 선물한 그는 후배들의 귀감이 되는 인생 멘토이자 시니어 시청자들 마음 속의 오랜 벗이다. 이번주 브라보 안방극장에서는 국민배우 이순재의 열연이 돋보이는 영화 세 편을 소개한다. 소개하는 작품은 모두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1. 덕구 (Stand by me, 2017) 영화 ‘덕구’는 이순재가 노 개런티로 찍은 작품이다. 가족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돋보이는 시나리오가 마음을 사로잡아서다. 영화는 일흔 살 할아버지와 일곱 살 손자 덕구의 이야기를 다룬다. 덕구 할아버지는 아들을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고, 며느리도 없이 두 손자를 홀로 키우며 살아가는 어깨가 무거운 가장이다. 하지만 할아버지의 사정을 알 턱이 없는 덕구는 그 나잇대 애들답게 돈가스가 먹고 싶다며 투덜대고,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른다. 영화는 이런 평범한 서사를 반복하며 러닝타임 내내 단조로운 분위기를 유지한다. 그러나 지루하기는커녕 갈수록 눈은 벌게지고 코끝은 찡해진다. 특히 덕구 할아버지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 뒤부터는 덕구와 함께하는 평범한 순간들이 오래도록 잔상에 남는다. 눈빛만으로 먹먹함을 자아내는 이순재의 연기는 말할 필요도 없다. 시청 전 손수건 준비는 필수다. 2. 로망 (Romang, 2019) 수십 년 세월의 풍파를 견디고 황혼에 접어들 무렵 서로가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주며 살아가는 부부를 보면, 어떤 역경 일이 닥쳐도 끄떡없을 것 같은 단단함이 느껴진다. 그러나 예고 없이 찾아오는 치매는 고난에 면역력이 있는 이들도 받아들이기 힘든 시련이다. 특히나 부부가 함께 기억이 흐릿해지기 시작한다면 절망의 깊이는 배가 된다. 영화 ‘로망’은 몸도 마음도 닮아가는 45년 차 부부가 치매 판정을 받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기존 치매 영화와 달리 ‘부부동반 치매’라는 새로운 소재로 고령화 사회에 새로운 화두를 던진다. 이순재는 자신보다 더 빨리 치매가 악화되는 아내의 곁을 지키는 택시운전사 ‘조남봉’ 역을 맡아 노년기 애틋한 사랑을 절절하게 녹여냈다. 연기 경력 도합 110년이 넘는 이순재와 정영숙의 관록이 빛나는 부부 연기가 눈물샘을 자극한다. 3. 굿모닝 프레지던트 (Good Morning President, 2009) “야동 나와라, 야동!”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의 ‘야동 순재’를 기억한다면 이순재가 정극 뿐 아니라 코믹 연기의 달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의 재치와 능청은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에서도 빛을 발한다.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서로 다른 세 대통령의 사적인 고민과 삶을 유쾌하게 그려낸다. 퇴임을 앞둔 노년의 대통령 ‘김정호’(이순재)는 244억 복권에 당첨돼 어떻게 하면 자신의 신분을 노출하지 않고 당첨금을 받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미남 대통령 ‘차지욱’(장동건)은 첫사랑 앞에서 마냥 수줍은 청년이 된다. 여자 대통령 ‘한경자’(고두심)는 철없는 남편의 대책 없는 내조로 이혼을 고민한다. 영화는 대통령을 진중하고 거리감 있는 이미지로 묘사하던 기존 영화와는 달리 장진 감독 특유의 유머 코드로 캐릭터들의 인간미를 극대화한다. 울다가 웃으면 곤란하니 앞서 소개한 영화와는 다른 날에 시청하길.
- 2021-03-1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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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레는 봄, 넷플릭스 첫사랑 영화
- 오늘은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경칩이다. 새 학기 들뜬 맘으로 교정을 거닐던 기억이 떠올라서일까, 수줍게 피어나는 봄꽃이 그 시절 풋풋한 감성을 닮아서일까. 만물이 푸릇하게 싹을 틔우고, 매서운 찬바람이 기분 좋은 봄바람으로 변해갈 때면 아득한 첫사랑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이맘때쯤 들리기 시작하는 ‘벚꽃엔딩’은 옛 사랑의 기억을 더욱 부풀린다. 이번 주 브라보 안방극장에서는 이유 없이 추억을 꺼내 보고 싶은 봄날, 199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첫사랑 영화 세 편을 소개한다. 소개하는 작품들은 모두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1. 건축학개론 (Architecture 101, 2012)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유명한 속설이 있다. 난생처음으로 사랑에 빠진 상대와 한평생 함께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세월이 흘러 첫사랑과 재회해 다시 사랑에 빠지게 될 확률은 얼마나 될까. 영화 ‘건축학개론’은 ‘승민’(엄태웅·이제훈)의 첫사랑 ‘서연’(한가인·수지)이 15년 만에 나타나 집을 지어달라는 부탁을 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얼떨결에 서연과 집을 짓게 된 승민은 그녀를 만난 뒤 잊고 지내던 기억이 떠오르고, 옛 감정이 되살아나는 것을 느낀다. 199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전람회 ‘기억의 습작’을 비롯해 당시 유행하던 가요와 삐삐, 복고풍 패션 등 다양한 장치로 그 시절의 정서를 섬세하게 표현해 중장년층의 공감을 이끈다. 또 과거와 현재를 교차해 보여주면서도 20대의 풋풋한 감정과 30대의 담백한 사랑을 매끄럽게 연결해 작품의 몰입도를 높인다. 특히 이어폰을 나눠 끼고 CD플레이어를 통해 노래를 듣는 장면은 첫사랑 영화사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배우 조정석의 인생 캐릭터를 만들어준 ‘납득이’의 능청스러운 연기도 작품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2. 귀를 기울이면 (Whisper Of The Heart, 1995) ‘지브리 스튜디오 애니메이션 ’하면 떠오르는 작품들이 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이웃집 토토로’ 등이다. 그러나 세 영화가 탄생하기도 전, 1995년에 제작된 숨겨진 명작이 있다. 지브리 최초 청춘 로맨스 영화 ‘귀를 기울이면’은 문학소녀 ‘시즈쿠’(혼나 요코)가 도서관에서 빌린 책마다 ‘세이지’(타카하시 잇세이)라는 이름이 적힌 것을 발견하고, 같은 취향을 가진 소년에게 호기심을 가지며 생겨나는 일을 그린다. 그러다 우연히 골동품 가게에서 세이지를 만난 시즈쿠는 소년이 바이올린 장인을 꿈꾼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세이지에 자극을 받아 자신만의 소설을 써보겠다는 목표를 세운다. 영화는 기존 지브리 작품과 달리 판타지적인 설정도 없고 주인공이 비범한 일에 휘말리지도 않지만, 특유의 명랑하고 동화적인 연출로 두 청춘남녀의 성장 이야기를 특별하게 만든다. ‘건축학개론’이 아련한 20대의 기억을 불러일으킨다면, ‘귀를 기울이면’은 순수하고 발랄한 10대 시절의 향수를 자극한다. 그 어느 옛날, 희미하지만 잊을 수 없는 유년기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3. 나의 소녀시대 (Our Times, 2015)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청설’, ‘말할 수 없는 비밀’ 등 수많은 청춘 로맨스 영화를 흥행시킨 대만은 첫사랑 영화의 성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없던 첫사랑도 생길 것만 같은 대만의 청량하고 싱그러운 분위기는 그 자체로 낭만적이다. 그중에서도 ‘나의 소녀시대’는 첫사랑의 로망을 듬뿍 담아낸 작품이다. 영화는 1994년, 유덕화의 광팬인 소녀 ‘린전신’(송운화)과 학교를 주름잡는 불량소년 ‘쉬타이위’(왕대륙)가 서로의 첫사랑을 이어주기 위해 함께 시간을 보내다 서서히 가까워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속에는 첫사랑 영화의 클리셰라고 할 법한 모든 장치들이 들어있다. 만날 때마다 으르렁거리던 두 사람은 어느 날 서로의 진심 어린 모습에 낯선 감정을 느끼고, 꾸미는 것에 소질이 없던 여주인공은 꽃단장을 시작하고, 사고만 치고 다니던 남주인공은 여주인공을 위해 개과천선하려 노력한다. 다음 장면이 예상되어 다소 진부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점차 그 유치한 매력에 푹 빠져 끝내 포털 사이트에 주인공의 이름을 검색해보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 2021-03-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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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바람과 함께 찾아온 3월의 문화 소식
- ● Exhibition ◇유에민쥔(岳敏君) 한 시대를 웃다! 일정 5월 9일까지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장샤오강, 왕광이, 팡리쥔과 더불어 중국 현대미술 4대 천왕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유에민쥔의 국내 최초 대규모 개인전이 열린다. 1989년 발생한 천안문 사태에 혐오를 느낀 유에민쥔은 다음 해 베이징에서 화가로 등단해 특유의 시니컬한 웃음으로 그가 겪은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표현하기 시작했다. 그의 모든 작품에는 우스꽝스러운 표정으로 활짝 웃는 얼굴이 등장하지만, 이는 사회주의 붕괴를 목격한 국민으로서의 절망을 역설적이고 자조적인 웃음으로 나타낸 것이다. 국내외를 통틀어 최대 규모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유화부터 대규모 조형 작품, 최근 선보이는 꽃 형상의 얼굴 작업까지 1990년부터 이어지는 유에민쥔의 작품 세계를 총망라한다. 총 6개 섹션으로 나뉘어 진행되며, 각 섹션은 유에민쥔의 트레이드마크인 웃음 속 감춰진 의미를 삶과 죽음, 인간 사회 등 다각도로 바라본다. 전시 기간 코로나19로 인해 도슨트의 대면 해설 대신 앱 ‘도슨트’로 오디오 가이드를 제공하며, 아이돌 그룹 샤이니 온유가 따뜻한 음성으로 읽어낸다.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 일정 5월 30일까지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1934년 시인 이상은 서울 종로에 다방 ‘제비’를 열었다. 벽에는 그의 절친 구본웅의 그림과 쥘 르나르의 경구가 적힌 액자가 걸려 있었다. 이곳에서 예술가들은 미샤 엘만이 연주하는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으며, 르네 클레르의 영화를 두고 열띤 논쟁을 벌였다. 1930~50년대 격동의 시기, 장르는 다르지만 한마음 한뜻으로 시대의 전위를 꿈꿨던 문예인들의 뜨거운 연대를 엿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개막한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전은 정지용·이상 등 문학인과 구본웅·황술조 등의 화가를 통해 일제강점기 및 해방기 문학과 미술의 밀월 관계를 조명한다. 총 4부로 나누어 구성된 이번 전시는 다방 ‘제비’를 배경으로 한 공간을 시작으로 신문·잡지 등 인쇄 미술, 대표적인 문학·미술인 커플의 관계도, 화가로 알려져 있지만 문학적 재능도 뛰어났던 작가의 글까지 총 300여 점의 다양한 시각 자료로 두 장르의 지적 연대를 살핀다. 가난과 모순으로 가득 찬 시대 속에서도 정신적 풍요를 잃지 않았던 예술가들의 숭고한 세계를 엿볼 수 있다. ● Book ◇조금 알고 적당히 모르는 오십이 되었다 (이주희 저·청림출판) 50대에 들어선 저자가 여유롭고 건강한 인생 후반기를 위해 필요한 어른의 태도를 책에 담았다. 유쾌하면서도 통찰력 있는 시각으로 오늘날 중년들의 걱정 근심을 속 시원하게 풀어낸다. ◇인생이라는 멋진, 거짓말 (이나미 저·쌤앤파커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나미 박사가 황혼으로 접어든 자신과 주변의 이야기를 통해 노년의 삶을 성찰한다. 죽음과 이별 등 무거운 주제를 담담하고 소탈하게 풀어내 공감과 울림을 선사한다. ◇내가 백년식당에서 배운 것들 (박찬일 저·인플루엔셜) 셰프 박찬일이 평균 업력 64년 노포의 장사 철학을 한데 모았다. 우래옥부터 할매국밥, 청진옥까지 화려한 장사 기술과 손익 계산 없이 ‘자기다움’으로 승부하는 노포의 성공 비결을 소개한다. ● Stage ◇팬텀 일정 3월 17일~6월 27일 장소 샤롯데씨어터 연출 로버트 요한슨 출연 박은태, 카이, 전동석, 규현, 김소현, 임선혜, 이지혜, 김수 등 “세상이 무너진 이 순간, 너의 음악이 되리라.” 뮤지컬, 오페라, 발레 등 다양한 장르로 진한 감동을 전하는 뮤지컬 ‘팬텀’이 3월 네 번째 시즌의 막을 올린다. 팬텀은 가스통 르루의 ‘오페라의 유령’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흉측한 얼굴 탓에 오페라 극장 지하에 숨어 살아야만 했던 ‘에릭’의 인간적인 면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다. 1991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으며, 국내에서는 2015년 관객과 처음 만나 예상 밖의 흥행을 거두며 ‘뮤지컬의 결정판’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번 공연에서는 ‘이렇게 그대 품에’, ‘그대를 찾아내리라’, ‘그의 얼굴을’ 등 캐릭터 간 서사를 강화하는 곡을 새로 추가하고, 작품의 백미인 발레 장면의 비중을 높여 몰입도를 더했다. 어둠 속에 사는 에릭에게 빛 같은 존재인 크리스틴이 있듯이, 뮤지컬 ‘팬텀’이 힘든 시기를 보내는 관객을 봄바람처럼 따뜻하게 위로할 예정이다. ◇검은 사제들 일정 2월 25일~5월 30일 장소 유니플렉스 1관 연출 오루피나 출연 김경수, 이건명, 박가은, 지혜근 등 5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검은 사제들’이 창작 뮤지컬로 재탄생한다. 올해 초연 무대를 올리는 뮤지컬 ‘검은 사제들’은 신학생 ‘최부제’와 교단의 눈 밖에 난 ‘김신부’가 악령에 시달리는 소녀 ‘영신’을 구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원작의 서사를 유지하면서도 무대와 연출, 음악 등으로 오컬트 분위기를 극대화해 숨 막히는 긴장감과 으스스함을 선사할 예정이다. ◇마지막 사건 일정 2월 15일~5월 9일 장소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2관 연출 성재준 출연 김종구, 홍승안, 김찬종, 정민, 조풍래, 백기범 등 최고의 추리 소설 작가 아서 코난 도일과 그의 손에서 태어난 ‘셜록 홈스’의 이야기를 다룬 창작 뮤지컬이다. 의사였던 도일이 탐정물에 관심을 보이고 세기의 작가로 데뷔하기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40여 년 동안 셜록 홈스를 주인공으로 4편의 장편과 56편의 단편 소설을 쓴 도일의 강렬한 열망과 내면의 고뇌를 엿볼 수 있다.
- 2021-02-26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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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 속으로 한나절, 김포 독립운동기념관
- 멀리 떠나지 않아도 괜찮다. 이제 신종 코로나 팬데믹은 일상 속에서 즐겨볼 수 있는 여행으로 돌파구를 찾는다. 일상 속 여행. 홀로이 걸어서 다녀오기, 또는 자전거나 자동차로 한두 시간 내에 돌아올 수 있는 일종의 근교 여행, 마이크로 투어리즘이 대세인 요즘이다. 마이크로 투어라는 산뜻한 형태로 가뿐하게 즐길 수 있으니 나서는 기분도 가볍다. 이제 3월이다. 3.1절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막상 천안의 독립기념관도 함께 떠올려 보지만 선뜻 나서지 못한다. 늘 그래 왔다. 언제든 한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언제나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 거리가 멀다고 핑계 댔고 도로가 막힌다는 이유도 있었고 볼거리가 더 많은 곳이 있다 해서 밀려나기도 했었다. 독일 베를린 여행 중에 브란덴부르크 남단의 숲 쪽 방향의 추모공원 홀로코스트에 들른 적이 있다. 전쟁의 참혹함을 보여주고 자신들의 역사적 과오를 드러내며 오늘을 사는 그들의 자세가 신뢰를 갖게 했다. 그래서 독일의 현재가 있음을 느끼게 했던 곳이었다. 역사 왜곡에 안간힘을 다하는 일본의 모습이 겹쳐졌다. 이렇게 역사를 잊지 않고 개방하여 널리 알리는 베를린의 홀로코스트 메모리얼(Holocaust Memorial)까지 가보았으면서 가끔씩 이렇게 눈앞의 것을 무심히 지나치곤 했다. 우리 가까이에 있는 역사적 사실과 그 정신을 가끔씩이라도 기려볼 일이었다. 독립기념관은 천안의 목천에만 있는 게 아니다. 서울과 수도권을 기준으로 자동차로 한 시간 정도만 달리면 김포에도 독립운동기념관이 있어서 가까이서 쉽게 그 의미를 돌아볼 수 있다. 물론 규모는 많이 다르다. 그뿐 아니다. 독립만세를 불렀던 천안의 아우내 장터와 같은 김포 오라니 장터에 만세운동의 현장이 있다. 경서 지방의 대표적인 장터였던 김포 양촌리의 오라니 장터와 월곶면 군하리 장터에서 3.1 만세운동을 조직적으로 벌였다는 사실도 새롭다. 시절 탓인지 독립운동기념관은 한적하다. 전시장 입구에서 맞아주는 멋진 영상의 선명한 태극기가 반갑다. 부모님과 함께 온 어린이와 전시실을 묵묵히 오가는 어르신이 눈에 들어온다. 만세운동을 재현한 미니어처와 캐릭터들이 첨단의 세상에 사는 이들에게 지루함을 덜어준다. 독립운동기념관 건물은 지하 1층과 지상 2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기획전시실, 사료열람실, 영상실, 로비, 상설전시실로 구성되었다. 잊고 살았던 시간을 재조명해 볼 기회다. 2층의 청소년 문화의 집이나 북카페 등은 코로나의 현실로 지금은 열리지 않지만 1층의 전시실만으로도 볼거리가 쏠쏠하다. 독립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된 3.1 운동 이야기는 물론이고, 김포지역에서의 3.1 만세운동과 항일의병활동, 그 배경과 특징, 발발 과정을 음성이 포함된 영상과 함께 자세하게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김포는 독립운동가와 항일의병들이 유난히 많았다. 그리고 김포 전 지역에서 주민들의 3.1 만세운동이 전개될 만큼 큰 규모로 투쟁했던 유서 깊은 고장이기도 하다. 당시 우리나라 인구가 약 2천만 명이었는데 3.1 독립운동 참여 인원이 2백만 명이 넘었다고 한다. 일제의 총칼 앞에 목이 터져라 대한독립만세를 외쳐댔던 순박했던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비폭력 저항의 모습에 가슴 뭉클해진다. 이 모든 역사의 흔적들이 성실히 모아졌다. 당시 일본군들의 야만적이고도 처참한 만행을 볼 수 있고 독립군들의 유물을 확인할 수 있다. 전시장을 한 바퀴만 돌아도 당시의 독립을 향한 열망이 전해진다. 이렇게 체계적으로 멋지게 조성해 놓은 기념관이 우리 주변 가까이에 있음을 모르고 지냈다니 이런 무심함이 어디 이뿐일까만. 독립의 함성이 느껴지는 전시물을 감상하다 보면 나라를 구하기 위한 그분들의 아픈 과거가 눈앞에 생생히 그려진다. 특히 1910년 안중근 의사가 32세 나이로 뤼순감옥에서 사형집행을 앞두고 받은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의 편지글 앞에서는 심장이 멈추는 듯하다. “나라를 위한 죽음이라면 목숨을 구걸하지 말라. 네가 만약 늙은 어미보다 먼저 죽는 것을 불효라 생각한다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너의 죽음은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것은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것이다. 네가 나라를 위해 이에 이른즉 딴 마음 먹지 말고 죽으라. 옳은 일을 하고 받는 형벌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하지 말고 떳떳하게 죽는 것이 이 어미에 대한 효도이다. 아마도 이 글이 이 어미가 너에게 쓰는 마지막 서신이 될 것이다. 여기 너의 수의를 보내니 이 옷을 입고 잘 가거라. 이 어미는 현세에서 너와 재회를 기대치 않으니 다음 세상에서는 반드시 선량한 천부의 아들이 되어 이 세상에 나오너라.” 10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서서히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져 가고 있겠지만 이런 기념관 관람만으로도 잊고 지냈던 시간을 되짚어 만날 수 있으니 다행이다. 덕분에 저절로 호국과 애국의 DNA를 되살려보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어지는 기획전시실은 매 주기마다 다양한 주제로 기획전시를 열고 있다. 3.1 만세운동의 태극기 물결을 떠올리게 하는 전시장이다. 독립의 역사를 쉽게 이해하며 받아들일 수 있다. 그리고 우리 민족의 결집력을 보여준 태극기의 다양함이 펼쳐진다. ‘역사가 담긴 태극기’ 전의 기획전시실이었다. 태극기의 상징성과 태극문양의 의미, 독립운동의 간절함을 담은 김구 서명문 태극기와 태극기 목판 등 저마다의 의미가 담긴 태극기들, 역사와 용도가 다양한 태극기의 면면을 알아가는 게 새롭고 흥미롭다. 한 점 한 점 아프고 묵직한 의미를 담은 태극기들과의 조우가 독립을 향한 당시 우리 국민들의 3.1 운동 정신을 절절히 전한다. 기념관 주변 언덕 위로 조성된 공원이 다시 찾은 평화로움을 대신하는 듯하다. 산책하듯 걸으며 3.1 운동 기념비와 위령탑을 찬찬히 들여다보면서 자신의 삶을 온전히 바쳐 나라를 지키려고 항거했던 이들을 비로소 생각해 보는 시간이다. 기념관은 소박하지만 그분들의 숭고한 정신 속에 슬프고 안타까운 사연들이 가득하다. 기념관 가까이에 있는 오라니 장터에서는 해마다 가을이면 축제가 열린다. 그 날의 함성을 떠올리며 3.1 만세운동 퍼레이드를 하고 다채로운 행사를 한다. 그렇게 3.1 운동 100년의 기억을 되살린다. 살면서 가끔씩 잊고 지냈던 것을 모두 함께 되짚어보는 기회이기도 하다. 김포의 독립운동기념관과 주변으로는 산성이나 돈대, 다양한 갤러리와 문화시설이 포진해 있다. 봄 햇살이 따사로워지면 소풍삼아 찾아볼만 하다. 조용한 하루나들이 코스로, 역사여행으로 의미 있음을 알아차렸다면 가볍게 나서보아도 좋을 듯. 한나절이면 된다. 주변 볼거리 김포 아트빌리지 아트센터 & 김포 인삼쌀맥주 갤러리 백제 고대국가의 시원(始原)으로 추측하는 김포 모담산 운양동 자락에 위치한 김포 아트빌리지, 그곳에 수준 높은 전시를 볼 수 있는 아트센터가 있다. 쾌적하고 모던한 현대식 예술공간에서 감상하는 예술가들의 작품 전시 공간이 고퀄리티다. 훌쩍 떠나온 하루 외출에서 품격 있는 시간 획득이다. 아트센터 앞의 너른 야외 공간과 전통놀이체험마당, 주변의 전통한옥 숙박시설, 맛집 등 누구나 언제라도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용요금 무료, 주차무료. 품질 좋은 쌀과 인삼의 특산지인 김포, 김포의 6년근 인삼과 김포쌀로 빚은 인삼쌀맥주와 인삼 전시장도 둘러볼만하다.
- 2021-02-25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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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르몬의 불균형, 비만
- 흔히 ‘나잇살’이라 부르는 노인 비만의 특징은 두 가지다. 근육 감소와 호르몬의 불균형. 둘 다 노화가 진행되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를 예방하거나 치료하려면 호르몬의 원리를 알고, 자신의 상태에 맞게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노인 비만을 일으키는 여러 가지 호르몬, 비만과 헷갈리기 쉬운 쿠싱증후군, 그리고 도움이 되는 운동법을 소개한다. 참고 내 몸을 살리는 호르몬, 국민체력 100 최근 고도비만 노인이 증가했다. 대한비만학회가 발표한 ‘2020 비만 팩트시트’에 따르면, 중장년층 및 노인의 고도비만 유병률은 지난 10년 사이에 1.5~3.8배까지 올랐다. 고령사회에서 노인 비만은 장수를 방해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이른바 ‘나잇살’이라고 넘길 수도 있겠지만, 노인이 되면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각종 질환에 취약한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비만은 각종 성인병을 악화하는 주범이기에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다. 노인 비만의 특징은 근육 감소형 비만이다. 실제로 한 연구에 따르면, 노화의 영향으로 근육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략 40대 이후부터 발생해 70대까지 10년에 8%의 감소가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 이후로는 10년마다 15%까지 줄어들 수도 있다고 한다. 근육 감소에 영향을 주는 것은 바로 호르몬이다. 을지대학교 김정환 가정의학과 교수는 “노인 비만은 근육량이 줄어들면서 나타나는데, 그 원인은 성 호르몬의 감소에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노인 비만의 원인은 ‘호르몬’인 것이다. 우리 몸의 시소, 호르몬 “연예인 A 씨는 살찐 덕분에 재미난 캐릭터를 많이 만들어냈다. 살은 스트레스가 아니라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것이었다. 식욕을 주체할 수 없었던 A 씨는 매일 야식을 먹고,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끊임없이 무언가를 입에 넣었다. 하지만 어느 날 잠을 자다가 가슴이 쥐어짜듯이 아프고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아서 병원을 찾았다. 진단을 받아보니 ‘심근경색’이었다.” 위의 사례처럼 야식이 습관이 되면 돌이킬 수 없다. 야근 후 치맥은 정말 맛있지만, 건강에는 치명적이다. 야식처럼 자극적인 음식은 호르몬의 교란을 일으킨다. 일반적으로 허기를 느끼게 하는 그렐린 호르몬과 식욕을 감소시키는 렙틴 호르몬은 우리 몸 안에서 적절히 분비되면서 몸의 균형을 맞춘다. 하지만 액상과당과 트랜스지방이 있는 음식을 많이 먹으면 이 호르몬에 이상이 생겨서 살이 찔 수 있다. 호르몬은 체지방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비만의 가늠자가 되는 체지방을 늘릴 수도 있고, 줄일 수도 있다. 단순히 체지방이 늘면 나쁘고 체지방이 줄면 좋은 것은 아니다. 모든 호르몬은 우리 몸에 필요하며 서로 적절하게 균형 있게 분비돼야 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렙틴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거나 성장호르몬이 감소할 경우 비만이 생기는데, 이는 호르몬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발생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호르몬은 우리 몸 안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걸까? 신체에 영향을 주는 호르몬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비만을 일으키는 호르몬 [1] 식욕을 늘리는 그렐린 그렐린은 일명 ‘식탐 호르몬’이라 불린다. 시상하부를 자극해 식욕을 느끼게 하고 탄수화물을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게 하는 호르몬이다. 밤 10시에서 11시 사이에 가장 왕성하게 분비된다. 이 시간에 야식을 많이 먹는 이유도 바로 이 호르몬 때문이다. 식이섬유가 풍부하게 들어간 음식은 그렐린이 급격하게 분비되지 않도록 해준다. [2] 비만의 주범, 인슐린 인슐린은 살이 찌고 빠지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자에서 분비된 인슐린은 보통 식후 3시간이 지나면 활성화되는데, 너무 많이 분비되거나 적게 분비되면 생명에 큰 지장을 줄 수 있다. 장수하는 사람의 경우 대체로 인슐린 수치가 낮다고 한다. 고탄수화물 음식, 설탕, 청량음료, 트랜스지방 등을 많이 먹거나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인슐린이 과다 분비된다. [3] 여성을 살찌우는 에스트로겐 에스트로겐은 여성 신체의 특징을 만드는 호르몬이다. 폐경 이후 난소 기능이 떨어지면 에스트로겐은 체지방에서 분비된다. 에스트로겐이 많아지면 체지방이 늘어나고, 체지방이 늘면 에스트로겐도 같이 증가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때부터 복부에 살이 찌는 남성형 비만이 나타난다. [4] 포만감을 주는 렙틴 렙틴은 포만감을 주는 호르몬이다. 지방세포가 가득 차면 이 세포에서 렙틴이 분비된다. 뇌는 렙틴의 증가를 인지하고 식욕을 억제한다. 하지만 비만한 사람은 렙틴이 많아도 식욕이 억제되지 않는다. 이른바 렙틴 저항성 때문이다. 렙틴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면 고도비만으로 이어진다. [5] 활력을 불어넣는 성장호르몬 어른들도 활력을 유지하려면 성장호르몬이 필요하다. 체지방은 성장호르몬을 억제한다. 체지방과 인슐린이 많으면 성장호르몬 분비량은 줄어든다. 나이 들수록 성장호르몬 분비는 줄고 인슐린 분비가 늘면서 살이 찐다. 운동이 중요한 이유는 성장호르몬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나이 들수록 운동은 필수다. [6] 근육과 뼈를 키우는 테스토스테론 테스토스테론은 근육량, 체지방 감소, 정자의 활동, 뼈 질량에 관여한다. 많이 분비되면 에너지 대사가 활발해진다. 이 호르몬도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는데 적게 분비되면 남성도 갱년기를 겪는다. 결혼 후 남성들이 살이 찌는 경우가 많은데, 성생활을 통해 테스토스테론이 소비되면서 체지방 조절 기능이 떨어져서 그렇다. 비만과 헷갈리는 쿠싱증후군 “연예인 B 씨는 젊은 시절부터 허리 디스크가 있었다. 심한 통증 때문에 수술을 고민했지만 먹고살기가 바쁘다는 이유로 때를 놓치고 말았다. 대신 스테로이드 주사를 꾸준히 맞았다. 덕분에 통증도 줄고 컨디션도 좋아져 수술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갱년기 이후 살이 걷잡을 수 없이 찌고, 얼굴이 보름달처럼 붓더니 73kg이었던 몸무게는 93kg까지 늘어났다. 스테로이드 부작용으로 생긴 쿠싱증후군 때문이었다.” 비만과 비슷하지만 치명적인 질환도 있다. 다이어트를 아무리 해도 살이 빠지지 않는다면 쿠싱증후군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이 병은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과다하게 만든다. 코르티솔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해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기본적으로 스트레스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서 일시적으로 분비된다. 하지만 코르티솔이 과잉 분비되면 식욕을 감소시키는 호르몬 분비를 억제해 과식을 유발하고 혈당과 혈압을 상승시키기도 한다. 복부 비만의 주요원인이다. 쿠싱증후군은 코르티솔과 관련된 신체 기관인 부신이나 뇌하수체에 문제가 생기거나, B 씨의 사례처럼 스테로이드와 같은 약물을 과다 복용했을 때 발생한다. 쿠싱증후군 환자는 얼굴이 달덩이처럼 부풀어 오르고 비정상적으로 목 뒤에 지방이 축적된다. 허리 부위는 뚱뚱해지는 반면 팔다리는 오히려 가늘어지는 중심성 비만도 나타난다. 을지대학병원 오한진 가정의학과 교수는 “전체적으로 팔과 다리는 가는데, 복부비만이나 목 뒷부분이 두껍게 툭 튀어나오면 쿠싱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하며 “언뜻 비만처럼 보이지만 이 병은 방치하면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증상을 발견하면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쿠싱증후군은 위험한 질환이므로 의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스테로이드 약물 과다 복용으로 쿠싱증후군에 걸렸다면, 약물 복용을 서서히 줄이다가 중단함으로써 치료할 수 있다. 만일 부신 종양이 원인이라면 제거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로 해결할 수 없을 때는 약물 치료를 한다. 뇌하수체 종양도 없애는 것이 원칙이지만, 경우에 따라 약물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한다. 운동으로 비만 탈출 비만을 예방하거나 탈출하는 방법은 없을까? 해결법 중 하나는 바로 운동이다. 운동은 각종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한다. 이때 분비되는 호르몬은 적정한 시기가 지나면 소진된다. 하지만 분비되는 시점에서 몸의 장기를 활성화하고 컨디션을 좋게 해준다. 운동 이후 상쾌한 기분이 드는 건 이 때문이다. 적정한 운동은 호르몬을 자극해 우리 몸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스포츠 복지서비스 ‘국민체력100’ 관계자는 “식이요법으로도 다이어트를 할 수도 있지만, 노인 비만의 경우에는 운동을 통해 활력을 찾는 것이 더 건강한 삶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나이 들수록 근육량이 감소하고 기초대사율은 떨어진다. 기초대사는 신체가 생명현상을 유지하기 위해 소모하는 기본적인 에너지다. 자세 유지, 심장과 뇌의 활동 그리고 각 장기의 활동에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신체는 기초대사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는데 그중에 근육에서 소비되는 기초대사율이 평균 40%나 된다. 기초대사율을 증가시키는 제일 좋은 방법은 운동을 통해 줄어든 근육을 늘리는 것이다. 물론 젊은 시절만큼은 아니겠지만 어느 정도 증가시킬 수는 있다. 다만 운동 시 주의할 점도 있다. 운동 상담사 A 씨는 “젊은이와 비교해서 나이 드신 분들은 연골이 취약한 면이 있어, 다치지 않도록 특별히 운동시간이나 강도와 빈도를 신경 쓰면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비만 예방을 위한 운동 ① 심폐 지구력 운동 체중에 의한 허리와 하지 부담을 고려해 고정식 자전거 타기, 걷기, 수중운동(물속에서 걷기, 아쿠아로빅) 등을 추천한다. 신체에 충격이 큰 달리기, 에어로빅 등은 삼가한다. ② 근력운동 머신 및 프리 웨이트, 밴드, 물병, 의자 등의 소도구 등을 가지고 한다. 선택은 개개인의 체력적 특성 및 선호도 등에 따라서 하면 된다. 운동을 할 때는 관절에 유의하며 진행한다. ③ 유연성 운동 주 5회 정도가 적당하며, 정적 및 동적 스트레칭을 한다. 통증이 없는 범위 내에서 몸을 움직이며, 한 동작마다 30초씩 정지하며 진행한다. 운동 시 주의사항 ① 허리 및 하지 관절에 지나치게 부담을 주지 않도록 한다. ② 운동 강도는 부담스럽지 않게 점진적으로 늘려나간다. ③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을 철저하게 한다. ④ 수분을 꾸준하게 섭취한다. ⑤ 신발은 쿠션이 좋은 것을 선택해 신는다.
- 2021-02-2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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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7세 노인이 지은, 좀 기발한 ‘별서’
- 조선 중기를 소란스레 살다간 거유(巨儒), 우암 송시열(宋時烈, 1607~1689년)이 머물렀던 별서(別墅)다. 남간정사(南澗精舍)라 이름 짓고 ‘남간노인’(南澗老人)이라 자칭했다. 집으로 얻은 안심도, 쌓인 정도 많았던가보다. 파란과 질풍노도의 한세월을 통과한 말년의 핍진한 마음 한 자락 여기에 걸쳐두고 살았으리라. 우암이 돌아간 지 300여 년. 집주인 떠난 줄 모르는 대숲은 세한에도 푸르다. 남간정사로 들어서자 허옇게 언 연못부터 눈에 들어온다. 자그만 못이다. 가운데쯤엔 함지박 엎어놓은 듯 작은 섬이 있으며, 거기에 우람하게 잘 자란 왕버들 한 그루가 있다. 삼신산(三神山), 즉 신선의 세계를 상징하는 섬이다. 별서정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경물이다. 조선시대 성리학의 자연관에는 인간과 자연의 합일을 추구하는 신선사상이 내재해 있었다. 도교의 영향을 받아서다. 삼신산이 있는 저 작은 연못에서 그러한 사상의 습합과 유행 경향을 읽을 수 있다. 인간과 우주의 본성을 궁구하는 성리학의 이상향을 담은 상징 체계로 그냥 봐도 좋겠다. 우암이 벼슬을 버리고 낙향해 남간정사를 짓고 들어앉은 건 일흔일곱 나이 때였다. ‘조선왕조실록’에 가장 빈번히 등장하는 이름이 우암 송시열이라지? 3000회 이상씩이나. 명민한 석학이었으며 권력의 산정에 오르길 거듭했으니 쓸모도 많고 논란도 많은 인물이었다. “무슨 석학? 독선적인 정치가였을 뿐이다!” 그런 야박한 소리까지 들리는 걸 보면 그의 생애에 신산(辛酸)도 많았을 걸 알 만하다. 그러니 낙향엔 둔세(遁世)의 뜻도 서렸겠다. 산수 간에 마음을 풀어놓고 모처럼 노년의 영일을 구가하고 싶지 않았겠는가. 버릴 수 없는 건 학자의 본분. 그토록 배우고도 더 배우고 싶었을 테다. 그런데 노인의 공부는 서책보다 자연을 대상으로 삼아야 진국이다. 피고 지는 풀꽃 하나에서 천지간의 비밀을 보는 관조의 눈이 열리는 일. 이거야말로 노경의 참된 기쁨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우암은 자연의 일원으로 돌아가기 위해 남간정사를 지었던 것이다. 강학에도 뜻을 두었겠지만. 남간정사 일곽의 건축 구색은 조촐하다. 중앙부엔 정면 4칸, 측면 2칸에 홑처마 맞배지붕을 올린 남간정사가 있고, 뒤란의 언덕 위엔 사당인 남간사가 보인다. 대문 쪽 연못가에서 좀 궁색하게 끼어든 기국정(杞菊亭)은 저 너머 대전시 소제동에 있었던 우암의 처소로 1926년에 여기로 옮겼다. 담박하기는 정원도 마찬가지다. 인위적 손길을 가급적 배제해 조경하는 게 우리 전통 별서정원의 특징이다. 구미에 맞는 나무 몇 그루 심으면 그만이었다. 사계 따라 변전하는 자연의 드라마 감상이야 그저 주변 산야로 눈길을 던지면 충분하니까. 별서 일대의 풍광을 통째 정원으로 삼기를 낙으로 삼았을 뿐, 뭘 더 보태거나 빼질 않았다. 조경보다 차경(借景)을, 눈 호사보다 수신(修身)을 추구했다. 그런데 기발한 기법 하나가 여기에 있다. 남간정사의 대청마루 밑을 관통해 연못으로 흘러가는 물길 조성이 그것이다. 지금은 갈수기라 물이 없지만, 물이 흐를 땐 물소리로 청신해 한층 운치를 돋우리라. 여름엔 시원할 테고. 대청마루를 떠받친 나무기둥 밑에 기다란 초석을 괸 건 습기에 썩지 말라고 취한 조치다. 뒷산에서 흘러오는 물을 굳이 집의 외부로 돌리지 않았으니 오롯이 파격이자 창의다. 우암의 센스와 위트가 비친다. 우암에 대한 평가는 오늘날까지 극단적으로 엇갈린다. 그는 유능했으나 당쟁의 축이었다. 서인-노론의 우두머리로 정권을 쥐락펴락했다. 정적을 치는 데엔 비정했다. 공부는 산처럼 많아 우뚝했지만, 그가 마르고 닳도록 존앙한 주자의 경전 해석을 조금이라도 수틀리게 하는 이들을 사문난적(斯文亂賊)으로 몰았다. 과격한 돌출이 잦아 부메랑으로 돌아온 고초도 잦았다. 유배와 이배(移配)를 톡톡히 섭렵했으니. 남간정사에 살며 우암이 뿌듯하게 경청한 산야의 소식은 장강대하였을 게다. 꽃 타령인들 없었으랴. 고상한 흥이며 평정심인들 왜 없었으랴. 그러나 그는 정치를 놓고는 못 견디는 캐릭터였다. 왕세자 책봉 문제로 임금에게 저항했다가 마침내 사약을 두 사발이나 받고 운명했다. 죽기 얼마 전에 남긴 시의 요지는 구슬펐다. 말 한마디 잘못한 죄로 궁한 신세가 됐구나! 우암의 주검은 운구 과정에서 잠시 남간정사에 머물렀다지. 혼이나마 기꺼웠겠다. 답사 Tip 대전시 동구 가양동 우암사적공원 정문을 들어서면 바로 왼편에 있다. 남간정사 대청마루 아래로 난 물길 구조를 놓치지 말고 살펴보자. 우암사적공원 내 유물관에선 송시열 문집인 ‘송자대전판’(宋子大全板)을 볼 수 있다.
- 2021-01-2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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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영주, 프로듀서로 출사표를 던지다
- 2018년 초연 당시 전 좌석 매진 신화를 기록한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가 3년 만에 정동극장에 귀환한다. 초연을 함께한 뮤지컬 배우 정영주는 이번 공연에서 출연과 함께 프로듀서를 맡아 무대 안팎을 동시에 책임진다. ‘베르나르다 알바’는 그녀의 연기 인생에 첫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안겨준 작품이자, 프로듀서 데뷔작이라는 점에서 여러모로 그녀에게 뜻깊다.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된 작품에 참여한 소감은 어떨까. 배우와 프로듀서를 넘나들며 무대를 뛰어다니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베르나르다 알바’는 어떤 작품인가? 남편을 잃고 집안의 권력자가 된 베르나르다 알바가 자신의 다섯 딸에게 극도로 절제된 삶을 강요하며 벌어지는 이야기예요. 딸들의 참아왔던 본능과 욕망이 움트고 표출되면서 갈등이 시작되죠. 알바는 자신의 말과 행동이 딸들에게 어떤 비수가 되는지 모르는 채 앞만 보고 달려가요. 처절하고, 어리석다면 어리석은 캐릭터죠. Q. 여배우들만 출연한다는 점이 인상 깊다 늘 듣는 질문인데요. 다양한 인간 군상을 표현하는 작품에 여배우 열 명이 모인 것뿐이라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우리나라는 오랜 시간 휴머니즘에 대한 논의가 많이 이뤄지지 않았잖아요. 특히나 한국 공연계는 장르 편식이 심한 경향이 있죠. 그래서 여성 배우들만 출연하는 작품이라는 데 초점이 맞춰지는 게 아닐까 해요. Q. 작품 속 플라멩코의 역할은? 스페인의 정열적인 전통 안무인 플라멩코는 감각적이면서도 영리하게 인물들의 내면을 극대화화하는 역할을 해요. 안무의 한 장르가 아니라 하나의 캐릭터 같죠. 마치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에 살고 있는 여자들 같다고나 할까요. 단순히 몸짓, 춤 등으로 정의할 수 없는 존재예요. Q. 프로듀서 데뷔인데 소감이 어떤가? 초연을 하고, 한 번으로 끝나서는 안 될 공연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제작하기 쉽지 않은 작품이다 보니 용기 내주는 회사가 많지 않았죠. 운 좋게도 제가 소속된 ‘브이컴퍼니’의 황주혜·최대성 대표는 이 공연에 대한 제 열정을 알아주었어요. 대단한 설득을 하지 않았는데도 프로듀서라는 직책을 맡겨주었죠. 엄청난 책임감을 안고 있는 상황이지만, 즐기면서 버티고 있어요. Q. 배우로서 무대에 설 때와 다른 점은? 같은 공연을 다시 올리는 무게감은 배우로서 여러 번 경험해봤지만, 프로듀서로서 참여할 때는 어깨가 더 무거워지는 것 같아요. 프로듀서는 무대뿐 아니라 무대 바깥까지 모든 것을 살피고 분석해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객석을 가득 채울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하거든요. 두렵지 않은 건 아니지만, 해내지 못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Q. 작품 외에 관심 있는 서사가 있다면? 극작과를 전공해서 습작이 좀 있어요. 각기 다른 분야에서 연기를 하는 4명의 여배우 이야기, 불후의 명작에 등장하는 치열한 5명의 전사들 이야기, 만화 속에 나오는 성공하지 못한 마녀들이 조찬회동에서 벌이는 이야기 등 아이디어가 꽉 차 있죠. 어설프고 완성도도 떨어지지만, 열심히 고쳐보면 덤벼볼 만하다고 생각해요. 나중에 하나씩 자랑해볼까 해요. Q. 이루고 싶은 최종 꿈은? 무대를 놓지 않는 것이요. 배우로서든 프로듀서의 위치이든, 왠지 무대를 떠나지 못할 수도 있는 운명 같은 느낌이 들어요. 하하. 너무 거창하죠? 그냥 예술 노동가로 장수하고 싶어요. 한 239살쯤까지?(웃음) 제 무대로 많은 분이 위로받고 용기도 얻는다면 한없이 감사할 것 같아요.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 일정 1월 22일~3월 14일 장소 정동극장 연출 연태흠 출연 정영주, 이소정, 강애심, 황석정 등
- 2021-01-15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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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콕족' 위한 넷플릭스 크리스마스 영화
- 설레는 크리스마스다. 예전과 같이 사람들과 어울리며 떠들썩하게 보낼 순 없지만, 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차려놓고 가족과 담소를 나누며 오붓하게 즐기는 성탄절도 충분히 로맨틱하다. 이번 주 브라보 안방극장에서는 ‘집콕’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더해줄 영화 세 편을 소개한다. 소개하는 작품들은 모두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1. 클라우스(Klaus, 2019) 우정공사 총재를 아버지로 둔 ‘금수저’ 재스퍼는 교육 기간 중 우편물 분류도 엉망으로 하고, ‘취급주의’가 붙은 물건도 함부로 운반하며 제멋대로 행동한다. 화가 난 아버지는 재스퍼를 북쪽 마을로 보내고, 편지 6000통을 배달하라는 벌을 내린다. 하지만 재스퍼가 도착한 곳은 평범한 마을이 아닌 다툼의 고장 ‘스미렌스버그’. 매일같이 벌어지는 싸움으로 편지 한 장 오갈 일 없는 곳에서 미션을 완수해야 하는 재스퍼는 우연히 산지기 ‘클라우스’ 집에 즐비한 장난감을 발견하고, 동네 아이들을 꾀어 클라우스의 장난감을 준다는 소문을 퍼트린다. 대신 조건은 착한 일을 하고 그 내용을 편지로 쓰는 것. 발칙한 아이디어로 얼떨결에 재스퍼와 얽힌 클라우스는 편지 6000통 프로젝트에 합류하고,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나눠주기 시작한다. 넷플릭스의 첫 번째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영화 ‘클라우스’는 산타클로스의 기원을 유쾌한 상상력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산타클로스의 유래로 알려진 성 니콜라스 일화 대신 평범한 산지기 클라우스가 우체부 재스퍼를 만나 산타의 모습을 갖춰간다는 설정이다. 가상의 이야기지만 산타가 착한 아이만 선물을 주는 이유부터 루돌프가 짐꾼이 된 계기, 빨간 의상이 탄생한 배경까지 산타에 관한 궁금증을 설득력 있게 풀어나가 완성도를 높인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에게 교훈과 감동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2. 그린치(How the Grinch Stole Christmas, 2000) 크리스마스를 앞둔 후빌 마을. 사람들은 트리를 꾸미고 선물을 준비하며 기대에 부푼 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산꼭대기 동굴 속에서 외로이 사는 ‘그린치’(짐 캐리)는 다가올 크리스마스가 영 못마땅하다. 사람들의 즐거운 모습에 심술이 난 그린치는 다가올 크리스마스를 엉망으로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집사 ‘맥스’와 함께 작전에 돌입한다. 그러나 이도 잠시, 변장을 하고 마을에 내려온 그린치는 천진난만한 소녀 ‘신디’(테일러 몸슨)를 만나고 신디와 함께 일련의 소동을 겪으며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아간다. 영화 ‘그린치’는 사람들의 행복이 못마땅한 그린치가 크리스마스를 빼앗기 위해 마을로 내려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형형색색 동화 같이 꾸며놓은 후빌 마을의 풍경이 크리스마스의 설렘을 유발하며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린치를 착실하게 따르는 강아지 집사 ‘맥스’와 순박한 순록 ‘프레드’ 등 귀여운 동물 캐릭터들도 재미를 더한다. 무엇보다 미운 짓을 골라 하지만, 차마 미워할 수 없는 그린치의 어설픈 악당 흉내가 웃음을 유발한다. 고전 특유의 촌스러운 느낌이 있으나, 바로 그 점이 매력적인 영화다. 3. 폴라 익스프레스(The Polar Express, 2004) 사춘기에 접어들어 산타의 존재를 의심하기 시작한 ‘소년’(톰 행크스)은 크리스마스이브 날 밤 쉽게 잠들지 못한다. 산타를 기다리며 잘 준비를 하는 여동생의 방을 엿보기도 하고, 백화점에서 산타 분장을 한 이들이 파업을 선언했다는 신문 기사를 보며 입을 삐죽댄다. 마지막으로 북극에 생명체가 살지 않는다고 쓰인 과학책을 읽고 난 뒤 싱숭생숭한 마음으로 잠에 빠진다. 얼마 뒤, 기차의 굉음 소리가 소년의 잠을 깨우고, 집 밖으로 나간 소년은 놀라운 광경을 목격한다. 북극행 특급열차 ‘폴라 익스프레스’가 자신을 태우러 온 것. 소년은 반신반의했지만, 기차에 오르고 마침내 북극 산타 마을에 도착해 믿을 수 없는 경험을 한다. 영화 ‘폴라 익스프레스’는 북극행 특급열차를 타고 산타 마을로 여행을 떠난 소년의 이야기로, ‘모션 캡처’ 기법을 최초로 사용한 작품이다. 모션 캡처는 사람의 움직임을 포착해 이를 컴퓨터로 옮겨 재현하는 기술이다. 영화에서는 주인공 소년을 비롯해 여러 캐릭터들의 표정과 동작을 생생하게 담아내 사실감을 더욱 높였다. 어두운 밤 설원을 달리는 몽환적인 기차 소리와 산타 마을의 환상적인 풍경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달군다. 손주가 어느 순간부터 산타의 존재를 의심하기 시작했다면 한 번쯤 보여줄 만한 영화다.
- 2020-12-24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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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카페로 놀러와
- 커피를 즐기는 방식과 장소가 달라지고 있다. 이제는 꼭 카페에 가서 음료를 주문하고 진동 벨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 집에서도 얼마든지 카페 분위기를 내면서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이른바 ‘홈카페’ 전성시대다. 자판기가 보급되기 전까지 커피는 주로 다방에서 마시던 음료였다. 당시 다방은 지식인들과 문화·예술인들이 모여드는 아지트이기도 했다. 2000년대 초반 카페 ‘스타벅스’가 한국에 진출하면서 다방을 대체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20년이 지난 지금, 카페 문화가 달라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실내생활이 늘면서 카페를 방문하는 횟수가 부쩍 줄었다. 대신 커피머신 등을 구매해 집에서 커피를 즐기는 사람이 많아졌다. 단적인 예가 올해 초 유행했던 달고나 커피다. 실제로 달고나를 넣어서 만드는 커피는 아니지만, 맛과 모양이 달고나와 유사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커피 가루, 설탕, 뜨거운 물을 1:1:1 비율로 넣고 400번 정도 저어서 만드는 커피다. 맛은 있지만 그만큼 품도 많이 든다. 하지만 집에서의 무료한 생활을 달래기 위한 놀이로 안성맞춤이었고, ‘홈카페’라는 트렌드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했다. 올해 소비자들은 홈카페를 선호했다. 모바일 설문조사업체 ‘오픈 서베이’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커피 전문점 이용 현황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테이크아웃 구입 횟수 증가(46.5%)와 카페 방문 횟수 감소(41.1%)가 두드러졌다. 집에서 커피를 직접 만들어서 마시는 경우도 24.8%에 달했다. 소비자들은 카페 방문을 가급적 자제하고 있으며, 10명 중 2명은 홈카페를 즐기고 있다. 홈카페의 중요한 도구 중 하나인 커피머신 판매도 늘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업 ‘GfK’에 따르면, 2020년 2월 말 기준 국내 커피머신 매출은 약 210억 원을 기록했고, 판매 수량은 약 19만 대를 돌파했다. 각각 전년 대비 4%와 8% 오른 수치다. 반면 작년에 비해 오프라인 매출액은 49억 원으로 15% 감소했고, 온라인 매출액은 160억 원으로 11% 증가했다. 온라인으로 커피머신을 구매한 소비자가 많다는 증거다. 그렇다면 어떤 커피머신을 쓰고 어떤 레시피의 커피를 마시면 좋을까? 궁금하다면 다음의 유튜브 채널을 참고해보자. y.na_homecafe l 구독자 32만 명 평소에 아기자기한 소품을 좋아하거나, 주위 환경을 꾸미는 일에 관심이 많다면 이 채널을 좋아할지도 모른다. 에이드, 라떼부터 디저트까지 다양한 메뉴를 다룬다. 종종 한 가지 과일을 테마로 한 여러 가지 음료 레시피도 알려준다. 귀여운 소품이나 장식도 자주 등장한다. 캐릭터 모양을 본뜬 잔, 구슬 모양의 잔 등을 감상할 수 있다. 꽃, 딸기, 젤리 등 다양한 모양의 얼음을 사용해서 각 음료에 개성을 불어넣기도 한다. 음식을 직접 만들고 먹는 즐거움도 있지만, 시각적인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다. 평소에 식감을 즐기거나 음식의 시각적 요소에 관심이 많다면 이 채널을 추천한다. 바리스타 커플 ㅣ구독자 5000명 바리스타로 일하는 커플이 운영하는 채널로 알찬 정보를 제공한다.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는 홈카페 레시피가 많다. 가령 커피믹스와 같은 제품을 사용하거나 편의점 음료를 활용한 레시피를 보여준다. 바리스타답게 재료의 정확한 수량도 자막으로 제공한다. 이뿐만 아니라 라떼아트나 핸드드립 시 알아두면 좋은 정보와 노하우도 알려준다. 물론 테크닉이 필요한 일이라서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하면서 배우는 것이 제일 좋다. 하지만 수강료가 부담스럽거나 집 밖 활동이 꺼려진다면 이 채널을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실내생활이 늘어난 요즘, 홈카페 레시피로 만든 커피를 한 잔 마시면서 차근차근 배워보면 어떨까? 홈카페 세미콜론ㅣ구독자 8000명 장인은 도구 탓을 하지 않지만, 범인(凡人)은 도구라도 좋아야 기분이 좋다. 기분을 내기 위해서 홈카페 도구를 샀지만, 사용 방법을 모르면 낭패다. 이런 분들에게 이 채널을 추천한다. 운영자는 커피머신, 착즙기, 핸드블렌더 같은 도구를 직접 써본 후 생생한 후기를 들려준다. 사용할 때 어떤 점이 불편하고, 어떤 점이 좋은지 솔직하게 평가한다. 소소하지만 유용한 팁도 소개한다. 각 도구의 부속물 이름이나 고장을 예방하는 세척 방법도 알려준다. 이 밖에 금귤블랙티, 히비스커스 밀크티 같은 이색 메뉴 레시피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또 가끔씩 레시피와 함께 카페에서 들을 법한 음악도 들려줘서, 카페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달달살롱ㅣ구독자 비공개 졸음을 참으려고 커피를 마시는 건 좋은데, 자꾸 속이 쓰리고 밤에 잠을 자지 못해서 커피 대신 건강한 음료를 찾고 있다면 이 채널을 추천한다. 덧붙여 실내생활 증가로 인해 불어난 몸무게가 고민이라면 흥미로울 영상이 많다. 이 채널은 바닐라 라떼처럼 일반적인 메뉴는 물론 건강과 관련된 주스도 많이 소개한다. 가령 소화불량에 좋은 파인배주스나 체중감량에 효과적인 파인케일주스 레시피를 알려준다. 이와 함께 각 과일이 가진 성분이나 효과 등도 친절하게 설명한다. 다이어트, 미용, 면역력과 소화기능 향상 등 다양한 정보를 다루고 있어서, 자신의 관심사에 맞게 레시피를 찾아보면 된다.
- 2020-12-22 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