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체구에 은빛 단발을 한 여자가 바람 부는 거리에 나타난다. 아직 조금은 쌀쌀한 날씨. 길 위에 선 여자는 뭔가 투덕거리더니 마이크를 집어 들고 청중 앞에 선다. 잔잔하게 선율이 흐르면 그녀의 인생이 담긴 목소리가 터져 안기다 마음속에 녹아든다. 바삐 가던 이의 속도가 느려지고 뒤를 돌아본다. 그리고 귀 기울인다. 그녀의 마법에 하나, 둘 빠져들더니 멈
매년 봄이 오는 길목에서 이투데이 신춘음악회 '2018 따뜻한 콘서트'가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렸다. 올해는 벌써 6회 공연이지만 필자는 운 좋게도 작년 이맘때쯤에 5회 공연을 관람하고 이번에 두 번째로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송파에 살고 있는 필자는 조금 이른 시간에 아내와 함께 집을 나섰다. 퇴근시간의 지하철 9호선은 지옥철이었다.
교보문고 광화문 세미나실에서 ‘생각의 깊이 사진으로 더하다’라는 제목으로 달을 넘기며 강의한 내용이 ‘사진으로 만나는 인문학’이란 책으로 출간되었다. 나는 출판사에서 제안한 인문학이란 단어에 손사래를 쳤다. 솔직히 부담스런 제목이었다. 그런데 몽골에서 다시 인문학을 꺼내 들 일이 생겼다. 아직 추운 몽골 봄 평원에서 인문이란 단어가 푸른 하늘로 경쾌하게 피
임진왜란이 치욕의 역사였다면, 정유재란은 왜군이 충남 이북에 발도 못 붙인 구국승전의 역사다. 그 전적지는 진주, 남원, 직산 등 삼남지방 곳곳에 있지만 옛 자취는 찾기 어렵다. 뚜렷한 자취가 남아 있는 곳은 왜군이 남해안을 중심으로 농성하던 성터들이다. 주로 경남 중동부 해안에 밀집한 왜성 터들도 오랜 세월 허물어지고 지워져 갈수록 희미해져간다. 왜성이라
아침 신문을 보니 한때 잘나갔고 장래도 촉망되던 한 정치인이 미투(Me Too)운동에 연루되어 그야말로 하루아침에 나락에 빠져버렸다. 안타까운 일이다. 자고로 ‘남자는 세 끝을 조심하라’는 말이 생각난다.
하나는 혀끝, 손끝, 그리고 바지 아래 돌출물 끝을 얘기한다. 사람에 따라 해석이 다소 다르긴 하나, 혀끝은 말로 인한 실수를 뜻하고, 손끝은 도박이
시간여행이 동일한 기간 동안 반복된다는 ‘타임 루프(Time Loop)’라는 독특한 소재와 원제와 달리 기발하게 지은 제목이 돋보이는 영화이다. 뿐만 아니라 삶과 죽음에 대해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충격적인 영화이다.
작가 로렌 올리버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로서 이 소설로 데뷔와 동시에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는 물론 아마존닷컴 올해의 책으로 선
수원의 공군부대 110대대 라운지에서 근무한 지 몇 개월이 지나서 필자는 사표를 냈다. 공부하려고 백화점 일도 그만두었는데 근무가 끝난 다음에 시간을 갖는 것으로는 아무래도 양에 차지를 않았다. 그래서 전적으로 공부에만 매달리기로 결심하고 과감하게 일을 포기했다.
그런 다음 새벽에 서둔야학에 가서 혼자서 공부를 했다. 연습림의 새벽 공기는 차다. 그리고 신
폴란드 남부에 자리한 크라쿠프는 옛 폴란드의 수도다. 17세기 바르샤바로 천도하기 전까지 유럽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로 명성을 떨쳤다. 바르샤바는 세계대전 때 완전 파괴되어 온 도시를 새로 복원했지만 크라쿠프는 옛 유적지가 고스란히 남은 고도다. 구시가지는 세계유산 등재가 시작된 첫해(1978)에 지정되었다. 매력이 폴폴 넘치는 그곳엔 동양적인 것들도 남아
시간을 멈출 순 없지만, 그렇다고 소홀한 자기관리로 더 빨리 늙을 필요도 없다. 나이 들어 한두 군데 아프지 않은 늙음이 어디 있겠냐마는 몸이 옛날만 못하니 자연히 게으름을 피우게 되고 그러다 보니 빨리 늙는 나쁜 습관을 자연스레 몸에 익힌다. 하늘이 부를 시간도 다가오는데 죽어 썩어질 몸, 빨리 늙으려 애쓰기보다 게으르지 말고, 잠자는 시간 엄수하고, 웃
집에만 있지 말고 밖으로 나가보자! 지루함을 날려줄 이달의 문화행사를 소개한다.
에쿠우스
일정 3월 1일~4월 29일 장소 대학로 TOM 1관 출연 장두이, 안석환, 전박찬, 오승훈 등
라틴어로 말[馬]을 뜻하는 ‘에쿠우스’는 17세 소년이 자신이 사랑하던 말 여섯 마리의 눈을 쇠꼬챙이로 찌르고 법정에 선 엽기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연극이다. 기독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