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등산 인구가 20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산을 찾는 인구는 늘었지만 산행 시 안전의식은 그다지 높지 않다. 지난 3일 50대 중반의 현직 부장검사가 도봉산 암벽에서 하강하다 로프가 풀려 추락한 뒤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사망했다. 이 사고로 로프를 제대로 매주지 않은 40대 등반가가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안전이 최우선
언젠가 10월 단풍철에 동료 7명과 함께 설악산에 갔다가 일행 중 한 명이 사고를 당해 함께 간 사람들 모두 같이 고생한 적이 있다. 백담사에서 봉정암을 거쳐 대청봉, 소청봉을 지나서 조금 쉬고 있을 때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우리 무리 중 나이가 가장 많은 사람이 조그만 바위 위에서 사진을 찍다가 젖은 돌에 미끄러져 넘어졌는데 한쪽 다리 정강이뼈가 부러졌다. 119에 신고를 했지만 “비가 오고 안개가 끼어 구조헬기가 뜰 수 없다며 대피소 부근까지는 어떻게든 내려와야 한다”고 했다. 어쩔 수 없이 나무 두 개를 베어 로프로 얼기설기 묶고 재킷 몇 장을 깔아 들것을 만들어 다친 사람을 눕힌 다음 네 사람이 한쪽씩 잡았다. 나머지 두 사람은 배낭을 나누어 짊어졌다. 환자를 들고 비탈진 산길을 내려오는데 들것이 수평을 이루지 않으면 환자가 죽는다고 통증을 호소했다. 앞에 사람들은 높이 들고 뒤에서는 낮게 내려 수평을 맞추면서 어렵게 하산했다. 희운각 대피소에서 대기하고 있던 구조대원의 도움으로 응급조치를 받은 동료는 구급차를 타고 서울로 돌아갔다. 큰 수술을 받고 병원에 두 달 정도 입원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서울시에서 2017년 발표한 바에 의하면 3년간 등반사고를 당해 구조한 사람 3627명 중 28.3%인 1,028명이 9월에서 11월에 구조되었다. 특히 구조된 10명 중 5명, 즉 50%는 51세~70세인 장·노년층이었다. 이는 가을철에 산을 찾는 사람들이 다른 계절보다 많고 사고도 자주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나이 든 사람들이 사고에 더 취약하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자료이다.
발에 잘 맞은 등산화를 골라야
필자의 경험에 따르면 산행 시 발에 잘 맞는 등산화를 골라야 한다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발이 편해야 한다. 그래야 장시간을 걷더라도 발이 아프지 않고 피로를 덜 느낀다. 그리고 어느 계절이든 산에서는 자신의 체력이나 경험만을 믿고 자만하지 말아야 한다. 욕심부려 산행목표를 자신의 체력이나 능력 보다 맞지 않게 먼 거리 혹은 너무 높은 곳에 가지 말아야 하고 시간을 여유 있게 가져야 한다. 무리한 산행을 줄여 사고를 피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몸을 움직일 때는 한눈팔지 말아야 한다. 산에는 돌부리, 나뭇가지나 등걸, 구덩이, 낭떠러지 등 사고를 유발하는 위험요소가 널려 있다. 이동 중에 지나치게 두리번거리는 것은 삼가야 한다.
산을 좋아하는 시니어라면 등산할 때 반드시 실천해야 할 안전수칙을 숙지해야 한다. 자신의 여건에 맞게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의 산행한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고 즐기는 시간을 누리고 삶의 활력을 찾아 심신의 건강을 지켜나가기를 권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