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초고령사회의 성장동력은 5060세대부터라고 굳게 믿으며 그들이 스스로 삶을 개척해나갈 수 있도록 돕는 이가 있다. 바로 박명희 별사탕학교 이사장이다.
“학교 이름이 왜 별사탕학교인지 궁금하시죠? 건빵 속에 들어 있는 별사탕을 생각하면서 만든 이름이에요. 건빵을 먹다 목이 메면 달콤한 별사탕을 찾게 되잖아요. 중장년 및 노인들이 일자리를 찾다가 막막하실 때, 그 답답함을 해결해주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사회에 나가기 전에 무언가를 배우는 곳이 학교잖아요. 그래서 이름을 별사탕학교로 지었습니다. 어때요, 의미가 딱 들어맞지 않나요?”
중장년 취업을 위한 사회적협동조합의 이름이라고 하기엔 너무 귀엽다고 생각되던 찰나, 그것을 간파하기라도 한 듯 웃으면서 이름을 짓게된 배경에 대해 설명하는 박명희 이사장. 그의 웃음이 별사탕학교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시작할 용기
별사탕학교는 2020년 12월 30일, 코로나19로 세상이 멈춘 것 같은 그때 새로운 세상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시작 당시는 5명이 의기투합해 설립했고, 만 3년 만에 두 배의 인원으로 성장했으며 직업상담사들로만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저를 비롯해 모두 직업상담사였어요. 남들이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직업상담사였지만,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하잖아요. 저를 비롯한 직업상담사들도 퇴직 후 일자리에 대한 고민이 많았답니다. 100세 시대인데… 그 고민의 끝에 상담사끼리 의기투합해 별사탕학교를 만든 거예요.”
이어 박명희 이사장은 “중장년은 과거에 비해 학력 수준 및 구직 욕구가 높은 편이기에 기회만 주어진다면 스스로 삶을 개척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며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능력과 열정을 가진 이들의 경험과 지혜를 다시 돌려줄 기회를 제공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학교 설립 이유를 밝혔다.
나를 위해 할 일을 찾다 보니, 결국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우리를 위한 일이 된 셈이다. 이렇게 설립된 별사탕학교는 현재 5060세대에 적합한 일자리 모델을 발굴하고, 평생교육 및 진로 개발을 위한 콘텐츠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4년밖에 안 된 신생 사회적협동조합이지만, 별사탕학교를 통해 재취업에 성공한 사례가 늘어나면서 입소문을 듣고 자발적으로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들을 위해 공공 및 민간기관, 다른 사회적기업들과 협력해 경험과 역량을 갖춘 퇴직 중장년층의 취업과 기업의 성장을 돕고, 함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많은 보람을 느낀다.
쉽지 않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
사회적협동조합은 일반 기업과 달리 이윤 추구보다는 사회적 가치를 우선시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의 목적인 이윤 추구와 사회적 책임의 균형 유지가 쉽지 않다. 이를 위해 별사탕학교는 공공 및 사회기관 등과 협력해 사회적 책임 사업을 수행하며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자 애쓰고 있다. 또한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 중이다.
지금의 별사탕학교를 만들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을 터. 박명희 이사장은 중장년이 자발적으로 별사탕학교를 찾게 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회고하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처음에는 중장년 재취업 교육이 있다고 아무리 홍보해도 ‘이 나이에 취업이 될까, 교육받는다고 될까’라는 마음에 망설이는 분들이 많았어요. 지금도 여전히 많고요. 이들을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내기 위해 여러 가지 마을공동체를 만들고,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만들면서 꾸준히 진행하는 모습을 보이려고 많이 노력했죠.”
해보지 않은 일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큰 중장년의 마음을 헤아리고, 별사탕학교를 믿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먼저 행동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학교의 문턱을 낮추는 데 집중했다. 박 이사장은 누구나 처음은 힘든 것 아니냐는 듯 담담하게 말했다.
“처음 별사탕학교를 설립할 때 저 역시 많이 움츠러들었던 게 사실입니다. 십수 년 직업상담사로 일한 게 전부니까요. 게다가 자본도 넉넉지 않았던 터라 걱정을 많이 했죠. 하지만 돈을 쫓는 일에 급급해하기보다는 취지가 분명한 우리만의 일을 하면 자연스레 이윤을 창출하고, 더 많이 베풀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에 매몰돼 주저앉기보다는 자발적으로 움직이면서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박 이사장은 활짝 웃어 보였다.
“별사탕학교는 600명 이상의 퇴직 중장년 일자리와 사회 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힘에 부치는 날도 잦은 것이 사실인데요. 그때마다 별사탕학교의 문을 두드려주시는 분들을 생각하려고 해요. 힘든 것이 10이라면 보람은 100으로 다가와요. 이 보람에 중독되었다고 할까요?(웃음)”
제2의 나를 찾아가는 과정
중장년 및 노인 일자리 전문 기관인 별사탕학교는 5060세대에 적합한 일자리 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공공과 민간 자원을 투입한 사회적기업 협력 모델, 지역사회 서비스 모델, 중소기업 매칭 모델 등을 통해 취업·창업·사회 활동 연계 및 디지털 전환 등을 지원한다.
중장년 일자리 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어느 하나 허투루 진행하는 것이 없다. 이미 경력자들이 별사탕학교의 문을 두드리기 때문에 이들의 경력 자산을 활용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그래야만 바로 현장에서 수행이 가능하고, 시너지가 높기 때문이라는 것이 박 이사장의 설명이다.
최근 별사탕학교에서 가장 주력하는 것은 생애주기 맞춤형 진로 개발이다. 이를 위해 자체적으로 교구를 제작하기도 했다.
이는 다양한 직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진로 탐색 기회를 제공하는 생애주기 맞춤형 진로 개발 교구, 잡유닛카드(Job Unit Card)다. 100세 시대 중장년에게 보드게임 같은 놀이처럼 접근할 수 있으며, 연령별로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직업 세계가 굉장히 빨리 변하잖아요. 그런데 아직도 교육 현장에서는 과거의 직업으로 수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육 현장과 직업 간의 괴리를 없애는 것은 물론, 새로운 사회적 트렌드를 익히고 자연스레 직업 역량도 키울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카드 교구를 제작했습니다. 이 교구로 특허까지 출원한 상태입니다.”
교구를 소개하는 박 이사장의 표정에서 자부심이 느껴진다. 단순히 직업 소개만 하는 카드가 아니라, 그 직업에 필요한 역량을 알아보고 내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확인하며 로드맵을 제시해준다. 중장년의 재취업, 전직을 위해 필요한 진로 탐색 카드이면서 초중고에서도 두루 사용할 수 있다.
최근 퇴직 교원을 중심으로 창의・진로 탐색을 위한 퍼실리테이터 양성을 시작했고, 이들을 통해 청소년이 스스로 진로를 결정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도록 하고 있다. 단순히 5060 중장년층의 일자리를 만드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취업을 고민하는 청년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등 자연스레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선순환의 고리로 이어진 세상을 꿈꾸다
퇴직 이후에도 일하고 싶어 하는 중장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이들이 원하는 일을 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원하는 일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
“마음을 바꿔야 해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하면서 과거의 타성에 젖어 있으면 안 돼요. 나중에는 생각이 바뀌는 분들이 많지만, 처음에는 내가 어떻게 이런 일을 하냐며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이런 분들을 보면 안타까워요.”
이러한 우여곡절을 겪으며 별사탕학교와 인연을 맺은 사람들은 충성고객이 된다. 재취업에 성공하면 끝이 아니라 한 달에 한 번 사후관리를 해주기 때문이다. 5060세대의 사랑방을 자처하는 셈이다. 이런 노력이 있었기에 매년 500~600명씩 취업 지원을 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된다.
별사탕학교의 미션은 ‘앞으로 더 많은 지역에 별사탕학교를 설립해 사회적 임팩트를 확대하고 싶다’는 것이다.
“협동조합의 설립 목적에 맞게 조합이 보유한 기술과 지식, 노하우를 자주적・자립적・자치적인 조합 활동에 활용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그간 축적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공유 가치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의 성장과 도전을 함께 응원하고 싶습니다.”
별사탕학교의 궁극적인 목표는 퇴직 중장년에게 단순히 교육과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세대 간 연결과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고, 모든 세대가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이는 별사탕학교를 통해 중장년층이 활동하며, 청년들이 그들의 지혜와 경험을 배울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다는 박 이사장의 바람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박명희 이사장은 당부의 말을 남겼다.
“별사탕학교는 시니어, 중장년 계층을 위한 일자리 창출과 재취업의 징검다리 같은 곳입니다. 50대 이상 중장년은 ‘지식’, ‘기술’, ‘태도’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고용한 기업에서도 만족도가 높습니다. 일하고 싶어 하는 어르신들이 좀 더 자신감을 갖고 나이에 대한 속박에서 벗어난다면 취업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고 자부심을 얻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거예요. 망설이지 말고 별사탕학교의 문을 두드려주세요.”
참 신기한 일이다. 실버산업, 시니어 비즈니스 분야는 오래전부터 주목받아왔다. 빠른 고령화와 늘어나는 노인 인구 탓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증가하는 소비자, 수준 높은 국내 기초기술이라는 3박자를 갖추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밖에 없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현실은 어떨까? 눈에 띄는 업계 선도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다. 고령화는 더 심해졌는데, 기업들의 동반 성장은 없었다. 산업계 전체가 잘 성장해왔다고 보기 어렵다. 그 이유를 묻기 위해 박영란 교수를 만났다.
“딱 20년 됐죠. 제가 실버산업 분야를 처음 접한 것이 2004년이고, 당시엔 곧 노인 500만 시대가 오니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 담론이었어요. 당시 금융, 보험, 제약 등 다양한 회사들이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신사업 확장에 뛰어들었죠. 정작 들어와 보니 소비자는 있지만 비즈니스 모델이 보이지 않았어요. 2000년대 중반부터 큰 기업들의 진출이 이어졌지만, 성과가 기대되지 않자 썰물처럼 빠져나갔죠.”
강남대학교에 실버산업학과가 설립된 것도 이즈음이다. 2006년 설립된 실버산업학과는 관련 분야의 인력을 공급하는 화수분 역할을 해왔다. 최근에는 학문적 접점을 넓히기 위해 시니어비즈니스학과로 명칭을 변경하기도 했다. 박 교수는 이러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시니어 비즈니스 분야 기업들이 깨달은 것이 생겼다고 했다. 바로 ‘소비자’에 대한 인식이다.
시니어의 등장이 기폭제 돼
“2012년 유한킴벌리가 이쪽 분야 활동을 시작하면서, 국내에서 ‘시니어’라는 단어를 쓰기 시작했어요. 이 시점이 국내 시니어 비즈니스 역사의 중요한 분기점이라고 봅니다. 유한킴벌리는 요실금 팬티를 주력 상품으로 삼았는데, 요양원에 누워 있는 고령자가 아닌 활동적인 시니어가 타깃이었죠. 액티브 시니어가 사회 전체에서 공감받는 단어가 됐고, 업계도 이들을 구체적인 소비자로 바라보기 시작했어요.”
액티브 시니어라는 단어는 사회 전반에 고령층도 소비자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특히 활동적인 중장년이라는 긍정적 이미지는 ‘구닥다리’나 ‘구식’이란 인상을 줄까 봐 광고 모델로 시니어를 꺼리는 기업들을 변화시켰다. 하지만 이 효과는 업계 전반에 큰 반향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인식은 변화했지만, 산업 전체의 성장에 동력이 되진 못했던 것이다. 박 교수는 그 원인 중 하나로 ‘정부의 정책적 기조’를 꼽았다.
“2006년 12월 고령친화산업진흥법이 제정됐어요. 고령 친화 제품이나 서비스, 시설 같은 노인의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하는 모든 산업을 대상으로 했죠. 당연히 정부의 지원으로 산업 전반이 발전하리라 믿었어요. 이듬해 4월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이 문제였어요. 장기요양보험 역시 노인을 대상으로 했고, 주관 부처인 보건복지부가 여기에 우선순위를 두고 정책을 펼쳐나간 거죠. 결국 고령친화산업진흥법은 유명무실해진 셈입니다.”
시니어 비즈니스의 주요 소비자로 떠오른 액티브 시니어의 연령도 문제가 됐다. 정부 입장에선 주된 지원 대상이 아니었고, 당연히 돌봄이 필요한 고령층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포괄적인 산업으로 성장하기보다는 노인장기요양보험 운영에 필요한 시설과 복지용구 제조 등의 요양 시장만 성장했어요. 시니어의 삶에 필요한 금융, 여가, 교육 등 고령 친화라는 담론이 사라져버린 것이죠. 그렇게 20년이 의미 없이 흘러갔어요.”
떠밀려온 기업들, 산업 발전 원동력 될 것
박 교수는 의미 없이 흘러간 20년 동안 우리 사회는 급격한 인구구조의 변화를 겪었고, 이제는 기업들이 엄청나게 증가한 소비자 그룹, 그러니까 시니어를 대상으로 무언가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지금이 태동기라는 이야기다.
실제로 떠밀리듯 시니어 비즈니스에 뛰어드는 기업들을 주변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영유아나 어린이가 주 소비자였던 유제품업계나 교육업계가 대표적이다. 또한 유행을 주도하기 위해 청년 세대를 타깃으로 삼아 움직였던 가전업계나 패션업계 역시 시니어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기존 사업으로는 새로운 소비자를 만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1971년 출생아는 102만 명에 달했지만, 지난해 출생아는 23만 명에 불과했다. 그렇다고 어두운 면만 바라봐선 안 된다고 박 교수는 말한다. 떠밀리듯 진출하는 기업이 많지만, 결국 이들이 제공하는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는 시니어 비즈니스 업계의 신성장 동력으로 작동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제 이 기업들이 어떻게 성장할지 새로운 게임이 시작됐다고 생각해요. 20년 전에 막연한 기대만으로 들어와 실패했던 기업들과 달리 내부적으로 충분히 검토하고 투자해서 들어오는 만큼 성공 확률이 높아졌다고 봐요. 노인장기요양보험 같은 사회보험에 의존하거나 얽매이지 않고, 민간 주도 시장으로 성장할 것인가가 관전 포인트가 됐어요. 예를 들어 요양원 사업에 뛰어든 금융기관 산하 기업들이 장기요양보험 제도 없이도 사업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이 궁금해요. 저는 긍정적으로 봅니다.”
박 교수는 기업들의 태도 변화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기업의 기존 자산만으로는 시니어 비즈니스라는 새로운 분야에서 성공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시니어 비즈니스 산업 규모가 얼마나 될지 정확하게 측정하는 자료조차 없어요. 아직도 10년 전 자료가 인용될 정도니까요. 기업들도 시니어를 소비자로 하는 사업을 시작한 만큼, 기본기부터 차근차근 다진다는 각오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그동안 아이들을 상대로 사업을 해왔으니 ‘노인들도 아이들과 비슷하겠지’라는 식으로 접근하면 안 돼요. 유아를 대상으로 한 어마어마한 교육 데이터와 노하우가 있다고 해서 그걸 활용한다는 식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시니어를 대상으로 그 어마어마한 데이터와 노하우를 새로 만들어가야 할 겁니다.”
민·관·학 각자의 태도 변화 필요
박 교수는 시니어 비즈니스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산업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시니어의 소비 성향이나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학문적인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학계의 연구 방향도 편향되었던 측면이 있어요. 노년학이라는 학문 분야에서 보건·의료나 복지 관점에서의 연구는 상당히 많아요. 노인 질환이나 자살, 치매, 영양 섭취, 운동·재활 등에 대한 것들이죠. 학술적으로 엄청난 데이터베이스가 존재해요. 하지만 경영이나 소비 같은 소비자 행동과 관련한 연구는 걸음마 단계나 다름없어요. 학문적 연구가 편향되어 있는데, 기업들은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은 채 정답을 알려줄 사람만 찾아다니는 것 같아요. 그러니 해답을 얻기 어렵죠.”
박 교수는 학계와 기업의 변화와 함께 정부 정책의 태도 변화도 강조했다. 관 주도의 정책을 펼쳐나가기보다는 공공 영역과 민간 영역이 현명하게 공존할 수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얼마 전 지자체에서 중장년 대상 여행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어요. 관련 교육도 해주고 일부 여행 비용까지 지원해주니 반응이 좋을 수밖에 없죠. 그러나 경제력이 충분한 참가자가 상당수 있다고 들었어요. 기획한 지자체 입장에선 참가자 호응이 좋은 근사한 사업을 진행한 셈이지만, 정작 정부 지원의 여행 기회가 필요한 시니어들은 이 사업의 존재조차 모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죠. 소비자 관점에서 보면 더 많은 기업이 참여해 시니어의 선택지를 넓혀야 하는데, 지자체가 민간기업이 해도 되는 사업까지 직접 하면 시니어 비즈니스 시장이 확대되기 어렵고, 소비자들의 선택지도 다양해지기 어렵죠. 그래도 최근 중장년의 여가나 교육을 사업 분야로 한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요양 서비스 스타트업 케어링이 극동대학교와 업무협약을 맺고 지역 인재 양성을 위한 산학 협력 프로그램 개발에 나선다.
양측은 케어링의 요양 인프라 기반 시니어 케어 노하우와 극동대학교의 우수 인재 양성 전문 역량을 접목해 △실무 연계형 교육 프로그램 개발 △노인복지 분야 전문 인력 양성 △현장 실습 지원 △요양 인프라 채용 연계 등에 협력할 계획이다.
케어링은 가족요양, 방문요양, 주간보호 등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요양 기업으로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52개의 주간보호센터, 요양보호사교육원 등 직영 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오는 8월에는 주간보호센터 청주 직영점이 오픈될 예정이다.
극동대학교는 충청북도 음성군 소재 사립대학으로 지역사회 복지 증진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유수의 사회복지기관, 사회복지협의회, 요양보호사교육원 등의 기관과의 활발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케어링은 이번 협약을 통해 극동대학교 재학생에게 현장 실습 기회를 마련하고, 사회복지사, 간호사, 작업치료사 등 지역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정부가 국내 대학 졸업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요양보호 분야 취업을 허용하는 특정활동(E-7) 비자 정책을 발표함에 따라, 국내 취업을 희망하는 외국인 유학생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김태성 케어링 대표는 “요양 산업 발전을 위해선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 개발, 현장 실습 기회 마련 등 우수한 돌봄 인력 양성에 대한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양질의 돌봄 서비스 제공을 위해 지역 대학과의 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 학생들의 실무 경험 기회를 제공하고, 나아가 지역 일자리 창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3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시니어 레지던스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골자를 살펴보면 실버타운(시니어 레지던스)을 세울 때 토지·건물을 소유하도록 한 규제를 풀어 토지·건물을 임대해 실버타운을 운영하는 것도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민간 사업자의 진입을 촉진한다는 취지다.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이 입주를 위해 넘어야 했던 문턱이 낮아졌다는 평가다. 형식적인 지원책이 아니라 현장의 요구가 반영됐다는 뜻이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생보사들을 중심으로 토지·건물을 사업자가 소유해야 하는 현행법에서 '임대 방식'이 허용되도록 노인복지법의 규제 완화를 요구해왔다.
시설을 설립하려면 사업자가 토지와 건물을 소유해야 한다는 제약하에서는, 초기 비용이 커 생보사들은 사업 진출을 막는 규제로 인식해 왔다. 폐교나 공공 부지에 대한 임대는 허용됐지만, 도심에서 멀리 떨어졌기에 입소 수요가 많지 않다. 서울 내 일부 폐교 사례를 제외하면 실제 활용된 사업은 드물다.
기존 제도하에서는 사업자가 토지·건물을 소유하고, 임대 방식으로만 실버타운 운영이 허용돼 일종의 ‘유사 분양’ 방식의 양산을 낳았다. 투자유치를 위해 관광 단지 등 부동산 가치가 높은 지역에 시설을 짓고, 실제 분양이 아닌 ‘임대권을 분양’하는 방식을 취했다. 때문에 소비자의 소유에 대한 걱정은 늘 따라다녔다. 일각에선 인구 이동이나 교통량이 많은 관광 단지 내 고령자 시설이 적합한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었다. 또 공급이 부족해지자, ‘완판’된 일부 시설을 제외하면 서비스 수준이 점차 낮아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겠다는 입장이다. 먼저 부지 확보에 대한 문턱을 낮춰 의료 접근성이 높고, 가족의 왕래가 편한 도심 지역에 설립을 유도하게 된다. 높은 임대료로 인해 투자가치를 따지고, 가족을 보기 위해 노후에 혼잡을 감내할 필요가 없어졌다. 또 분양형 실버타운의 설립도 허용하면서, 소유에 대한 걱정도 덜었다.
도심 내 유휴시설을 실버타운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용도 변경 허가와 용적률 완화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를 통해 지방 대학 소멸이나 노인 요양 인프라 부족 등의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또 높은 의료와 교육 시설을 갖춘 대학 내에 실버타운이 들어선다면 생활지원 서비스의 수준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 서비스 지속에 대한 걱정도 해결된다. 지금까지 실버타운은 최소 시설·인력 기준만 있었을 뿐 애초 약속했던 서비스의 실행이나 유지에 대한 관리가 되지 않았었다. 시행사에서 약속하는 서비스를 믿을 수밖에 없었고, 지켜지지 않을 경우 대비책도 많지 않았다. 때문에 정부는 서비스 전문사업자를 육성하고 관리도 직접 나서겠다는 취지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고령자 대상 민간 임대주택인 실버스테이에 60세 이상 ‘유주택자’도 입주가 가능하도록 하고, 실버타운의 경우 기존 자가주택을 활용한 주택연금 계속 수령을 허용하고, 자가주택의 임대까지 허용한다는 부분이다. 중장년들에게 자가 주택은 노후 자산을 책임지는 현금 흐름 수원지이자 자녀를 위한 상속 수단으로서 중요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시설 입주를 꺼려했던 소비자들 입장에선 매력이 높아진 셈이다.
법무법인 가온 배정식 본부장은 “갖고 있던 주택을 매각하지 않아도 되고, 집안의 물품을 처분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실버타운 대중화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하고, “상대적으로 고급 실버타운의 서비스는 더 높아지는 등 시장의 구분이 더 명확해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실버타운을 투자 대상으로 바라보는 관점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충분한 공급이 예상되는 만큼 대기 수요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이번 정책을 통해 민간 자금 진입을 위한 규제를 완화하는 대신 투기 수요 차단 방안도 함께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김동환 교수는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한 부동산 상품은 임차인 확보가 제한적일 수 있어 투자 대상으로 삼는다면 신중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제 월급은 아이들이 성장하는 걸 보는 거예요. 나를 살아가게 하는 이유죠.”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베어크릭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에게 ‘B 할머니’로 불리는 바바라 버넷(81) 씨가 플로리다 지역방송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녀는 위탁 조부모 프로그램(Foster Grandparents Program)에 참여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다양한 정책들로 고령자의 사회참여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연방정부가 주도하는 아메리코프 시니어즈(AmeriCorps Seniors)가 대표적이다. 55세 이상만 지원할 수 있으며 위탁 조부모 프로그램, 시니어 동반자 프로그램, 퇴직 봉사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1965년부터 시작된 위탁 조부모 프로그램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영역을 넓히며 더 많은 고령자의 참여를 이끌고 있다. 고령 자원봉사자와 아이들을 1:1로 연결해 주로 교육 시설에서 봉사가 이뤄진다. 고령자는 아이들이 일상에서 ‘운동화 끈 묶기’ 같은 작은 것부터 성취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정서적으로 기댈 수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주는 것이 목표다.
프로그램 자원봉사자는 일주일에 최소 15시간에서 최대 40시간까지 봉사할 의무가 있다. 현장 투입 전에는 아이들을 교육하는 데 필요한 훈련을 받는다. 이후 현장에 투입되면 사고재해보험에 자동 가입되며, 식사비·교통비 같은 부대 비용과 시간당 3달러의 활동비를 받는다.
55세 이상이면서 연간 수입이 약 2만 5520달러(약 3506만 원) 미만이어야 지원할 수 있다. 프로그램 참여로 받는 소득은 미국의 아르바이트 시간당 시급 13달러에 비하면 아주 낮은 수준이지만, 공식 소득으로 포함하지 않아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고 다른 사회보장 정책에 참여하는 데도 지장이 없다.
고령자들은 아이들과 꾸준히 시간을 보내면서 보람을 느낀다. 훈련 과정을 거치며 새로운 것을 익힌다는 성취감도 얻는다. 외로움과 고립감이 해소될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 이바지한다는 뿌듯함까지 얻어가는 것. 오프라인 활동을 할 수 없었던 코로나19 기간에는 온라인 프로그램이 개발됐다. 정부 지원으로 컴퓨터와 프로그램 활용법을 배워 장거리에서도 아이들을 지도할 수 있게 됐다. 이후 봉사활동 지원자는 더욱 늘었으며, 교육 인프라가 확충되지 않은 지역의 아이들도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연방정부는 2022년 전국 각지에서 오찬 행사를 열고 3년 넘게 일한 자원봉사자에게 특별 표창을 수여했다. 2024년 6월 뉴욕 브룸 카운티는 최근 2년간 활동한 자원봉사자들을 모아 축하하는 자체 행사를 열었다. 브룸 카운티 위탁 조부모 프로그램 책임자인 프랜시 키프(Francie Keefe) 씨는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은퇴 후 다른 일을 할 수도 있지만, 브룸 카운티 아이들을 돕는 데 헌신하는 자원봉사자들은 아이들에게 조부모와 같다”며 “지역사회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진심으로 믿는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처럼 미국에서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개발해 이들이 사회 일원으로서의 역할을 오래도록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는 또한 지역사회에 도움을 줌으로써 자연스럽게 고령자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고립감·외로움 같은 정서적 문제도 해결하고 있다.
◇민간에서 운영하는 고령자 자원봉사 프로그램
코제너레이트(CoGenerate)
글로벌 비영리기관으로, 고령자가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세대와 교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앙코르 팔로십’은 사회적 벤처기업, 협동조합 등에 고령자를 연계해 6~12개월 동안 일하게 하고 생활비를 지원한다. ‘제너레이션 서빙 투게더’는 청년, 중장년, 노년층 자원봉사자가 모여 지구 온난화, 사회적 고립 등 전 세대를 아우르는 공통 이슈에 대한 문제 해결 방법을 함께 개발하는 프로그램이다.
AARP 익스피리언스 코프(Experience Corps)
미국은퇴자협회(AARP)에서 운영하는 지역사회 기반 자원봉사 프로그램이다. 20개 이상 도시에서 3만 명 이상의 아동과 고령 자원봉사자를 연결하고 있다. 고령 자원봉사자는 아동의 읽기 능력을 키워주는 강사 역할을 한다.
은퇴경영자봉사단(Service Corps of Retired Executives)
스코어(SCORE)라 불리는 이 봉사단은 미국 전역에 걸쳐 활동하는 비영리기관이다. 현직에 있거나 은퇴한 사업주 또는 기관의 고위 임원 근무 경력이 있는 자원봉사자가 중소 자영업자나 예비 창업주에게 무료로 경영 관련 도움을 제공한다. 연령 제한을 두지는 않지만 대부분 은퇴한 사업주들이 참여하고 있다.
출처 국제사회보장리뷰 2023년 가을 26호 ‘미국의 고령자 자원봉사 프로그램 현황과 시사점’
요양 서비스 스타트업 케어링이 외국인 돌봄 인력을 양성하고 국내 채용 연계에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부동산 개발 전문 업체 SDAMC, 미국계 투자 기업 TWG 그룹과 3자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각 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한국 요양 서비스에 최적화된 △외국인 돌봄 인력 양성 △돌봄 교육 프로그램 개발 △한국어 교육 △일자리 창출 및 채용 연계 △노인복지주택 개발 등에 협력할 계획이다.
케어링은 양질의 돌봄 서비스 제공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에 집중할 예정이다. 직영 요양보호사교육원에서 차별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외국인 요양 전문 인력을 양성, 케어링의 장기요양기관과 노인복지주택 등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채용까지 연계할 방침이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에서 개발 사업을 운영 중인 TWG 그룹은 현지 네트워크 역량을 활용해 외국인 돌봄 인력 양성을 위한 한국형 요양 서비스에 특화된 전문 교육, 한국어와 한국 문화 교육, 일자리 연계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하이엔드 시니어 레지던스 VL르웨스트 개발 및 운영사인 SDAMC는 향후 노인복지주택을 개발하고 외국인 돌봄 인력 활용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김태성 케어링 대표는 “요양보호사 인력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외국인력 활용 확대 방안’ 추진에 발맞춰 선제적으로 이번 협약을 체결하게 됐다”며 “돌봄 인력 양성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마련해 향후 국내 장기요양기관과 시니어하우징의 구인난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관악복합평생교육센터가 오는 8월 60세 이상 시니어를 대상으로 시니어 스마트폰 일상활용과 컴퓨터 기초교실 무료 강좌를 연다.
시니어 스마트폰 일상활용(기초)는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지만 어떤 기능이 있는지, 어떤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아야 하는지 어려워하는 이들에게 스마트폰 기초부터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사용법을 알려준다.
길찾기, 택시 호출, 카카오톡 활용, 쇼핑까지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강좌로 오는 8월 5일부터 매주 월요일에 진행된다.
시니어 컴퓨터 기초교실은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컴퓨터 활용능력의 기초를 익히는 수업이다. 오는 8월 6일 매주 화요일에 진행된다.
서울시 관악구 낙성대로 70에 위치한 관악복합평생교육센터는 평생학습의 열린배움터로서 서울시민의 공공복리 증진을 위한 다양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강좌 참여 신청은 서울시 관악복합평생교육센터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경기도일자리재단은 ‘2024년 경기도 베이비부머 프런티어사업’의 일환으로 디지털, 기후환경, 산업안전, 돌봄 분야의 직무교육을 진행했다. 이는 지난 6월 24일부터 7월 5일까지 진행된 교육으로 377명의 활동가를 선발해 이루어졌다.
‘베이비부머 프런티어사업’은 은퇴 후 사회활동이 급격히 줄거나 단절된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자신의 경험과 능력을 활용해 사회로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사업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사회가치창출 환원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에 이루어진 직무교육은 ▲디지털에이징 지원단 ▲베이비부머 정책기자단 ▲탄소제로 실천단 ▲중대재해 산업안전지키미 ▲동화구연·돌봄도우미 5개 분야에서 진행됐다.
‘디지털에이징 지원단’은 노년층을 대상으로 안전하고 편리한 디지털 생활과 도구 활용 방법 교육으로,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고령자의 디지털 정보격차 문제 해소와 디지털 사기 예방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처음 개설되었다.
특히, 신한은행과 협력해 '청년 디지털 금융교육 어시스턴트'를 지원받아 베이비부머 디지털에이징 지원단의 직무교육을 도왔으며, 디지털에이징 지원단에 참여한 베이비부머들은 지역 내 노인복지시설을 방문하여 고령자들에게 ▲디지털 금융 교육 ▲금융사기 예방 등 시니어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을 실시해 청년과 고령자 간의 상호 이해와 협력 증진을 위한 선순환 모델을 구축할 방침이다.
윤덕룡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세대 간 조화와 협력을 이룰 수 있는 모범 사례를 제시할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지역사회의 발전과 사회적 연대감을 강화할 수 있는 모델로 상생하는 일자리 창출을 적극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캐어유가 은퇴 후 인생을 더욱 빛나고 열정적으로 보낼 수 있도록 돕는 ‘인생대학원 교수양성과정’을 개강한다.
캐어유는 ‘디지털 문해강사’ 과정을 통해 200여 명의 강사를 배출, 서울 경기권을 중심으로 어르신 대상 디지털 격차 해소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키오스크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교육용 키오스크 3종을 렌탈 및 판매하고 있다.
이번에 개강하는 ‘인생대학원’은 초고령사회에 대비해 시니어 세대가 필요로 하는 8개 과목을 5일간 학습하고 실버타운 현장 탐방을 통한 실습 기회를 제공한다. 경제, 거주, 일, 생활과 레저, 건강, 인식, 관계 및 계획과 실천의 8과목은 시니어의 은퇴 후 인생후반전에 대한 궁금증과 해결과제를 다루며, 약 1천 개의 토픽을 통해 풍부한 학습기회를 제공한다. 각 과목에는 워크북이 제공되어 학습 진도 및 주제 이해를 돕는다.
특히 이번 과정에는 ‘교수법’이 추가 과목으로 포함되어 퇴직을 앞둔 직장인이나 이미 은퇴한 사람들이 올바른 은퇴 준비와 새로운 일자리 창출, 은퇴 후 꿈꾸던 목표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수강 후에는 교수임용고시와 강의 실습, 출석 및 과제 제출 등을 평가해 ‘인생대학원 교수’로 임용되며, 우수 수료자는 캐어유의 정식 직원으로 채용될 기회도 제공된다. 또한, 수강자에게는 캐어유의 온라인 매체에 칼럼을 게재하고 소정의 원고료를 받을 수 있는 ‘시니어 칼럼니스트’로 활동할 기회도 주어진다.
수료자들은 ‘학습동아리’를 운영하여 강의 관련 정보 제공과 네트워킹 활동을 지원받으며, 월 1회 세미나를 통해 새로운 과정 관련 정보와 지식을 얻을 수 있다. 모든 수강자는 캐어유가 운영하는 시니어 커뮤니티 센터 ‘캐어랜드’의 유료 강좌 및 제품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우선 초청 기회도 제공된다.
‘인생대학원 교수임용 과정’은 8월 19일부터 22일까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되며, 점심 식사가 제공된다. 8월 23일에는 수료 및 교수 임용식이 예정되어 있다. 과정에 대한 문의는 캐어유에 전화로 문의하거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국내 중장년 정책은 최근 급진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이러한 흐름 속에 늘 새로운 정책 모델을 제안하고 발전시켜온 이가 있다. 바로 남경아 경기도 베이비부머기회과장이다. 과거 서울시 중장년 정책의 태동기부터 성장을 도모해온 인물이기도 하다. 관련 사업이 안정궤도에 접어들었을 즈음, 그는 시들시들해진 자신을 발견했다. 새로운 자극이 필요했고, 홀연히 퇴사를 결정했다. 그렇게 유유자적 시간을 보내자, 이내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다시 어떤 힘이 차올랐을 때, 경기도와의 만남이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사회에서 처음 시작된 중장년 활동은 2006년 희망제작소의 해피시니어 사업이다. 당시 남경아 과장은 4060세대의 다양한 사회공헌 일자리 모델을 발굴·육성하는 일을 담당했다. 2015년 이후로는 서울시 인생이모작지원단장,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 관장, 서울시50플러스재단 일자리사업본부장 등을 지내며 서울시 중장년 정책의 역사를 함께해왔다. 오랜 세월 수많은 중장년의 삶을 연구하고 컨설팅해왔기에, 그가 퇴직했을 때 남다른 계획이 있으리라 여긴 이가 많았다. 그러나 실제는 정반대였다. 아무 계획 없이, 무계획이 계획인 양, 그저 몸과 마음 가는 대로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빈둥거리는 일상을 보내던 중 뉴스 헤드라인에 그의 시선이 머물렀다.
“2022년 민선 8기 지방자치단체장 임기 시작을 앞두고 인수위원회별로 공약 검토 결과가 쏟아지던 시점이었어요. 그때 ‘김동연 경기도지사 청년 정책 1호는 청년 갭이어’라는 뉴스가 눈에 띄더라고요. 청년을 중심으로 먼저 갭이어를 시행하고 향후 다른 연령층으로 확대해간다는 내용이었죠. 더불어 행정을 개편해서 베이비부머기회과를 신설했는데, 이 부서를 복지나 평생교육 관련 부서가 아닌 사회적경제국으로 편제한 점도 남다르더군요. 20년 가까이 중장년 정책의 진화 과정을 본 사람으로서 흥미롭다고 느꼈어요. 그렇게 경기도의 실험이 잘 이뤄지길 응원하는 마음으로 지켜보던 차에, 올해 저도 그 여정을 함께하게 된 거죠.”
더 오래 일하기 위한 ‘잠시 멈춤’의 시간
정책의 키워드인 ‘갭이어’(Gap Year)는 입학 전이나 졸업 후 또는 사회 진출에 앞서 여행이나 자원봉사, 인턴십 등을 통해 자아를 발견하고 충전하는 시간을 의미한다. 서구 대학에서 널리 쓰인 용어로, 아직 우리 사회에서 갭이어에 대한 담론은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단편적인 프로그램에 머무르는 형편이다. 그러나 최근 해외 동향을 보면 ‘그레이 갭이어’, ‘골든 갭이어’ 등 인생 전환기 또는 이행기를 지칭하는 개념으로도 폭넓게 사용하고 있다. 경기도 또한 청년 갭이어에 머무르지 않고 중장년의 특성을 살린 프로세스와 콘텐츠를 발굴하기 위해 준비하는 단계다. 그 중심에서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남 과장은 전환기 중장년에게 갭이어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한다.
“갭이어는 개인마다 기간과 형태가 다른데요. 얼마가 됐든 갭이어 기간을 꼭 보내시면 좋겠어요. 한국 직장인은 평균 50대 초반에 퇴직하는데, 해외에 비해 그 시기가 빠른 편이에요. 여생을 고려하면 최소 20~30년은 더 일해야 하는 상황이죠. 급급한 마음에 생각을 정리하고 탐색할 시간 없이 곧장 구직활동에 뛰어들곤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새로운 일자리를 구한다고 해도 오래 못 가는 경우가 허다해요. 어쨌든 현실적으로 일을 계속하기 위해선 흔히 말하는 ‘N잡러’가 돼야 하는데, 그러려면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죠. 빨리 취업하는 것보다는 오래 일할 방법에 대해 시간을 두고 고민해보길 바랍니다. 퇴직 후엔 잠시 탐색기를 갖고, 새로운 사람도 만나면서 다양한 일자리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는 게 더 중요하다고 봐요.”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중장년 세대에게 필요한 갭이어 기간은 약 10개월인 것으로 나타났다. 욕구, 흥미, 환경 등에 따라 형태는 다양할 수 있지만 어쨌거나 핵심은 ‘탐색’이라 할 수 있다. 남 과장은 갭이어가 어렵다면 ‘갭타임’(Gap Time)이라도 보내길 권했다. 가령 최근 유행한 ‘5도2촌’(5일은 도시, 2일은 농촌에서 살기)이나, 일과 휴가를 병행하는 ‘워케이션’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실제 해외에서의 중장년 갭이어는 공간의 이동, 즉 다른 곳에서 살아보는 형태가 많은 편이다. 남 과장 역시 공간의 변화를 줄 때 가장 효과가 크다고 덧붙였다.
“퇴직 이후를 설계하는 데 에너지와 영감을 얻으려면 새로운 자극이 필요합니다. 누군가를 만나거나, 교육을 받거나, 프로그램에 참가해보는 것도 방법이지만, 일상 공간을 바꿈으로써 가장 강력한 자극을 받을 수 있다고 봐요. 공간을 이동하면 낯선 장소와 사람을 마주하게 되고, 특별히 뭘 하지 않더라도 모든 것이 새로운 자극으로 다가오죠. 한달살기도 좋지만 퇴직 전이라면 매월 1박 2일이라도 갭타임을 위한 여행을 떠나보세요. 어디로 떠나야 할지 결정하려면, 내가 뭘 좋아하고 누구와 함께하면 좋을지 등을 고민해야 하잖아요. 거기서부터 자기 탐색이 시작되는 거죠.”
당하는 교육 아닌 주체적 교육으로
남 과장은 중장년 전환기의 가장 효율적 수단으로 ‘교육’을 꼽았다. 실제 퇴직 후 늘어난 여유 시간을 알차게 채우려는 마음에 이런저런 교육 프로그램을 수강하는 중장년이 상당수다. 이미 지자체마다 중장년 대상 교육 프로그램은 차고 넘치지만, 그 효용성을 따져보면 다소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 또한 자신이 강의했던 교육 현장에서 “끊임없이 배우는데도 늘 공허하다”, “강의를 많이 들었는데 채워지는 느낌이 없다”는 참여자들의 고충을 듣곤 한다.
“현재 공공기관 등에서 이뤄지는 중장년 교육은 대부분 지식·정보 전달 중심인 특강 형태가 많아요. 그러면 막상 수업을 들을 때는 좋다고 여기는데, 뒤돌아서면 잊어버리기 십상이죠. 진정한 교육이 되려면 일종의 훈련이 뒤따라야 해요. 가령 아이들에게 ‘빨간 신호에 건너면 안 된다’는 교육을 했다면, 이것을 실전에서 연습하고 체화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처럼요. 결국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하니 공허할 수밖에 없죠. 과거 서울시50플러스인생학교 정광필 학장이 언급한 ‘교육당하지 말자’, ‘배움은 매뉴얼로 되지 않는다’는 말이 떠오르는데요. 그렇게 당하는 교육이 아닌 스스로 주체가 되는 교육이라야 전환기에도 더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봅니다.”
남 과장은 주체적인 교육 프로그램 사례 중 영국 U3A(순환적 학습 협동조합)를 일컬었다. U3A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소비하는 누군가가 따로 있기보다는, 모두 함께 참여해 서로 배우고 가르치는 순환적 학습의 장 형태로 운영된다. 일방적 강의가 아닌, 즉 선생과 학생이 따로 없는 자발적 학습 공동체인 셈이다. 이처럼 그는 학습 욕구를 가진 이들이 자연스럽게 함께 커뮤니티를 이루고 활력을 얻는 과정을 매우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무언가를 몰입해서 즐겁게 배우면 그것에 대해 누군가와 이야기하거나 감정을 교류하고 싶어지죠. 그렇게 삼삼오오 모여 커뮤니티를 만들고, 오랜 기간 활동하다 보면 언젠가는 새로운 일과 활동으로 연결되기도 해요. 소소한 커뮤니티로 시작했지만 노년기를 함께할 동료를 만나기도 하고, 언젠가는 우리 사회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킬 단체로 성장할 가능성도 있어요. 정책적으로 교육 못지않게 커뮤니티 발굴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시작된 담론, 중장년의 삶으로 증명할 때
30대부터 시작한 중장년 관련 활동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간다. 시간이 흘러 이제 그 또한 중장년 당사자가 됐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이렇게 빠른 시일 안에 정책이 확산됐다는 점은 고무적으로 여기고 있다. 최근 정책적 사안을 둘러싸고 중장년 세대에 대한 명칭, 연령의 기준 등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는 상황이다. 이 부분 또한 자연스럽고 긍정적인 흐름으로 봐야 한다는 게 남 과장의 생각이다.
“어떻게 보면 중장년이 취약계층이 아님에도 이렇게 공공정책으로 재원을 쓸 수 있게 된 것 자체가 큰 변화라고 생각해요. 오랫동안 중장년은 거대한 통계적 집단으로만 존재했죠. 한국 사회에서 약 30%를 차지할 정도로 최대 규모 인구 집단인데, 10여 년 전만 해도 그 어디에서도 주목받지 못하는 관심 밖 대상이었어요. 이제는 정치인들의 선거 공약에도 빠지지 않고, 한국 사회의 새로운 정책 어젠다로 자리매김했을 정도로 주목받고 있잖아요. 그러면서 이 세대를 규정하는 나이나 부르는 이름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말이 많은데, 과도기적 단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건강한 담론이라고 봐요. 비로소 중장년기에 대한 제대로 된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가 온 거죠.”
남 과장은 현재 중장년 정책의 전국화 속도를 볼 때 대중성은 확인된 반면, 중장년 세대를 위한 활동의 정당성은 부족한 실정이라고 해석했다. 더불어 자신을 비롯한 동년배들에게 “이제는 우리 세대 스스로가 증명해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좀 거창한 표현일 수 있지만 지금 우리 사회에서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통계에 기대지 않고도 중장년 세대의 잠재력을 증명해야 할 때가 온 거죠. 한국 사회가 공공자원을 투입해 중장년 정책을 만들고 그들의 삶을 지원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결국 우리의 삶으로 말해야 합니다. 더불어 중장년 정책은 중장년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전 세대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임을 강조하고 싶어요. 분절적 정책이 아닌, 전후 시기인 청년기와 노년기도 동시에 고려해야죠. 그렇게 서로 연계하고 조화를 이뤄 경계를 넘는 대담한 기획이 펼쳐졌으면 합니다.”
그는 전 세계적인 고령화 이슈에 핵심 키를 쥐고 있는 건 바로 현재의 중장년 세대이며, 그들이 곧 우리 사회의 미래와 같다고 내다봤다. 더욱이 나이 듦에 대한 두려움이 팽배한 한국 사회에서 좀 더 긍정적인 노년의 롤모델을 제시해야만 희망찬 미래를 그려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책과는 별개로 우리 중장년 세대가 청년들에게 보여줘야 할 모습은 긍정적 나이 듦과 세대 문화예요. 안타깝게도 우리 세대는 유례없는 고령화를 헤쳐가는 데 본보기로 삼을 만한 롤모델이 별로 없어요. 그렇다고 그 고충을 또다시 자녀 세대에 대물림하지는 말아야죠. 그런 차원에서 가장 강력한 세대 공감은 일상에서 새롭고 긍정적인 노년 문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다음 세대에 무언가를 전수할 수 있는 세대, 사회를 위해 무언가를 남길 수 있는 세대임을 몸소 보여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