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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르신들도 4차산업 기술 혁명 혜택 보아야죠”
- 스마트폰 하나면 전국 어디서든 배달이 가능하고, 택시도 부르고, 기차 예약도 하는 세상이다. 하지만 많은 어르신들이 이런 기술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누구든 4차 산업의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원더풀플랫폼이 만들어진 계기다. 원더풀플랫폼은 어르신 돌봄 서비스를 만드는 플랫폼 회사다. 원하는 종류의 디바이스를 선택해 원더풀플랫폼의 ‘다솜K’를 탑재하면 된다. 다솜은 순우리말로 사랑을 뜻한다. 꼭 스마트폰이 아니어도 어떤 기기에서든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솜이를 사용하는 전국 어르신은 약 1만 명. 2023년 10월 기준 94개 지자체와 147개 기관에 보급된 다솜이를 더 많은 어르신이 만나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원더풀플랫폼의 목표다. 어르신의 말벗 ‘다솜이’ 다솜이는 ‘다솜K’를 부르는 애칭이다.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하루를 보내는 어르신들을 위해 특화된 것이 ‘말벗 기능’이다. “보통 구글 등의 음성 명령 서비스는 기기를 부르는 ‘명령어’가 필요하고,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대답하는 것에서 끝나는데요. 다솜이는 대답 후 다른 질문을 덧붙이기 때문에 정말 대화하듯 말을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또 사용자가 부르지 않아도 먼저 말을 걸기도 하고, 한 주제로 이야기하다가 다른 주제를 물어보기도 합니다.” 정진현 원더풀플랫폼 국내영업팀 팀장은 다솜을 만들 때 ‘대화’에 강점을 두었다고 설명했다. 다솜의 또 다른 특징은 학습한다는 점이다. 사용자가 다섯 살 손자가 있다는 걸 언급했다면, 기억해두었다가 다른 대화를 할 때도 적용한다. 어르신들의 어눌한 말투나 사투리도 학습한다. 따라서 대화를 많이 하면 할수록 다솜이는 똑똑해지고 고도화된다. 누가 다솜이와 대화를 했느냐에 따라 집집마다 다솜이의 성격이 달라진다. 쓰면 쓸수록 사람처럼 진화하는, 말 그대로 ‘말벗’이 된다. 말벗 기능은 챗GPT가 오픈되기 전부터 개발하던 것으로, 이제 5년 차가 됐다. 최근에는 챗GPT도 결합해 기능을 좀 더 다양화했다. 보고 듣는 기능도 있다. 젊은이들이야 유튜브에 검색해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원하는 콘텐츠를 검색하지만, 어르신들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다솜이에게 “쫛쫛 검색해줘, 쫛쫛 노래 틀어줘”라고 말하면 된다. 음식 레시피가 궁금하면 “김치찌개 끓이는 법 알려줘”라고 하면 영상을 찾아 재생해준다. 정 팀장은 “요즘 시대에 나오는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도록 효율성을 높여드린 셈”이라면서 “무엇이든 말로 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2023년 10월 기준 다솜이를 통해 어르신들이 가장 많이 사용한 기능은 콘텐츠 재생, 날씨 정보, 화상통화다. 건강관리도 다솜이로 현재 다솜이는 지자체, 보건소, 치매안심센터 등을 통해 주로 보급되고 있다. 지자체에서 대상자를 선정하면 원더풀플랫폼에서 다솜이가 탑재된 디바이스를 댁에 방문해 설치해드리고 사용 방법을 알려준다. 원더풀플랫폼은 관리자 페이지에 대화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저장한다. 어떤 어르신이 다솜이와의 대화 중에 “오늘 다리가 아프네”라고 말하고 며칠간 이런 대화가 반복될 경우 어르신을 방문할 생활지도사나 간호사에게 ‘아픈 부위 1순위 다리’라는 정보를 제공한다. 그러면 어르신을 방문할 때 “어르신 요즘 다리가 많이 아프시다면서요?”라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또한 자주 말하는 단어를 기록하는데, 만약 죽음과 같은 부정적인 단어가 자주 보인다면, 정서적 케어가 필요하다는 것을 관리자가 확인할 수 있다. 알림 기능도 있다. 휴대폰 전용 앱을 이용하면 다솜이가 ‘어르신 오늘 보건소 방문하셔야 하는 날이에요’라는 일상 알림이나 재난 문자 등을 읽어준다. 지방의 경우 태풍이 불고 천둥이 치면 마을 방송 확성기 소리가 묻혀 잘 들리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지자체의 요청을 받아 기능을 개발했다. 다솜이에게 ‘도와줘’, ‘살려줘’라고 말하면 원더풀플랫폼에서 24시간 운영하는 관제시스템으로 연결되는 응급 기능도 있다. 직원이 상황을 파악한 후 필요한 경우 119에 대신 신고해준다. 병원에서도 다솜이를 활용하고 있다. 큰 수술을 마치고 집으로 귀가한 환자에게 위급상황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하는 것. 간호사들이 귀가 후 주의사항이나 해야 할 것들을 다솜이를 통해 알릴 수 있고, 갑자기 몸이 안 좋아졌을 때 긴급 호출을 요청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정신건강센터에서도 다솜이 이용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2024년 원더풀플랫폼이 집중하는 것은 ‘스마트 빌리지’ 사업이다. 지자체에서는 움직임이 있는 휴머노이드형 로봇을 복지관을 비롯해 어르신들이 자주 방문하는 장소에 보급할 계획을 갖고 있다. 원더풀플랫폼은 각 기관에 있는 로봇과 집 안의 로봇을 연결하고자 한다. 몸이 불편해 경로당에 나가지 못해도 경로당에 나와 있는 어르신들과 소통할 수 있고, 경로당끼리 노래방 대회 등 교류도 할 수 있도록 말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4차 산업 시대에 효과적인 기능의 혜택을 어르신들도 함께 누리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다솜이에게 ‘치약이 떨어졌다’고 말하면 치약을 대신 주문해주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어르신 곧 치약이 떨어질 때가 되었는데 주문해드릴까요?’라고 물을 수 있게 할 예정이다.
- 2024-03-26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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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퍼즐 풀고 상품 받자! ‘브라보 마이 라이프’ 독자참여마당
- 2.거리의 미관과 국민 보건 따위를 위해 길을 따라 줄지어 심은 나무. 4.압력으로 좁은 구멍을 통해 물을 위로 세차게 내뿜거나 뿌리도록 만든 설비. 흔히 공원이나 광장 한가운데 설치한다. 6.음식물이 뱃속에서 발효되는 과정에서 생겨 항문으로 나오는 구린내 나는 무색 기체. 10.과거나 미래로 시간 여행을 가능하게 한다는 공상 기계. 11.소나 돼지의 소장을 가리키는 말. 12.우리나라 대중가요의 하나. 정형화된 리듬에 일본 엔카에서 들어온 음계를 사용해 구성지고 애상적인 느낌을 준다. 14.조선 고종의 비. 성은 민(閔). 대원군의 집정을 물리치고 고종의 친정(親政)을 실현했으며 을미사변 때 피살됐다. 16.아는 것 없이 머리가 텅 빈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 17.기분 전환을 위해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일. 19.단단하고 독특한 향이 있으며, 시원한 맛이 있어 열매의 즙액은 뜨거운 물에 덴 데에 효과가 있다. 반찬거리로 쓰며, 김치를 담그기도 한다. 1.음식에 대해 특별한 기호를 가진 사람. 또는 좋은 음식을 찾아 먹는 것을 즐기는 사람. 3.재물이 계속 나오는 보물단지. 그 안에 온갖 물건을 담아두면 끝없이 새끼를 쳐 그 내용물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설화상의 단지를 이른다. 5.귓불에 다는 장식품. 7.물건을 넣어 들거나 메고 다닐 수 있게 만든 용구. 가죽이나 천, 비닐 따위로 만든다. 8.교제를 위해 만나는 일. 또는 그렇게 하기로 한 약속. 9.양복을 입을 때 와이셔츠 깃 밑으로 둘러 매듭을 지어 앞으로 늘어뜨리거나 나비 모양으로 매듭을 만드는 천. 11.고불고불하게 말려 있는 머리털. 13.중세 영국의 전설상 영웅. 포악한 관리나 욕심 많은 귀족, 타락한 성직자들의 재산을 빼앗고 응징해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자로, 당시의 문학 소재로 인기를 끌었다. 15.갑자기 성장하면서 생기는 통증. 양쪽 무릎이나 발목, 허벅지나 정강이, 팔 따위에 생긴다. 4~10세 사이에 많이 나타나고 1~2년 지나면 대부분 통증이 사라진다. 18.방송국에서 일정한 시간 안에 음악·드라마·뉴스·강연 따위의 음성을 전파로 방송해 수신 장치를 갖추고 있는 청취자들에게 듣게 하는 일. 또는 그런 방송 내용. *퍼즐을 완성하고 사진을 찍어 이미지 파일(jpg, jpeg, png)를 첨부하거나, 답안을 작성해 매 월 15일까지 담당자 이메일(hjmoon@etoday.co.kr)로 보내주세요. 전송 시 응모자의 성함, 주소, 우편번호, 연락처를 꼭 기재해야 합니다. 사진이 흐리거나 글씨가 불분명할 경우 선정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3개월 이내 중복 당첨은 어려울 수 있는 점 참고 부탁 드립니다.
- 2024-03-0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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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강 정철의 파란 만장한 삶… 강직한 기품 남아있는 진천
- 조선 가사문학의 대가이자 정치가였던 송강 정철(1536~1593)의 생애는 극적이었다. 삶 전체가 한 편의 파란만장한 인간극장이자, 장면에 따라서는 야유가 쏟아지는 별점 5개짜리 장편영화였다. 생존 당시는 물론 사후까지 부정적이거나 엇갈린 평가가 따라붙는 송강의 캐릭터는 정말이지 독특하다. 그의 문학은 빼어나 찬사가 쏟아졌지만, 정치 측면에선 잔혹해 지탄을 받았던 게 아닌가. 선조의 입에서 “송강이 조선 선비를 다 죽였다”는 한탄이 터져 나올 정도였다. 송강이 태어난 곳은 한양이며, 학문을 닦고 시심을 기른 정신적 고향은 전남 담양이다. 58세 나이로 죽음을 맞이한 곳은 강화도다. 그의 묘소는 충북 진천군 문백면 환희산 기슭에 있다. 원래 경기도 고양에 묻혔으나 1665년 성리학의 거두 우암 송시열의 권유에 따라 현재 자리로 이장하고 사당을 세웠다. 이후 세월 속에서 퇴락한 사당을 현대에 이르러 크게 중건한 게 지금의 정송강사(鄭松江祠)다. 이곳엔 송강의 영정과 위패가 봉안돼 있다. 다시 말하자면 정송강사는 송강의 넋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 분위기는 여느 딱딱한 사당과 달라 포근한 맛을 풍긴다. 산자락을 움켜쥔 입지라 배후 풍치가 밝다. 송강의 묘소는 정송강사 옆으로 난 비탈길 끝자락에 있다. 묏자리는 문외한의 눈에도 명당으로 보일 만큼 아늑하고 훤칠하다. 우암이 잡았다는 터이니 어련하랴. 우암이 송강의 묘지 이장을 주도한 건 송강의 묘소에 물이 차 고민이라는 후손의 하소연을 접하고서였다. 그런데 우암이 하필 진천을 택해 이장 작업을 한 건 어떤 이유에서일까. 여기에는 일련의 정치적 고려가 있었다. 우암은 영남계 서원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충북 지역에 서원 다수를 건립했는데, 서인의 영수 송강의 묘소를 진천으로 이장한 것도 같은 의도에서였다. 정송강사 남쪽엔 ‘송강정철신도비’가 있다. 비의 총 높이는 3m에 달해 웅장하다. 비문을 쓴 이는 우암이다. 송강은 출세가도를 달린 인물이었다. 그러나 파행이 잦은 질주였다. 당쟁의 이전투구를 조성하거나 휘말려 사실상 안심을 가지고 산 날은 그리 많지 않았다. 조선 최고의 정치적 참사로 평가되는 ‘기축옥사’ 때는 송강이 위관(委官, 재판장)을 맡아 동인 세력의 뿌리를 뽑으려는 의도로 참혹한 피바람을 일으켰다. 1000여 명에 달하는 동인 쪽 사람들을 불귀의 객으로 만들었던 것. 송강 자신 역시 당쟁에 치받혀 부침을 거듭했으며, 수차례 유배지로 쫓겨나기도 했다. 말년의 송강은 강화도에서 가난을 끼고 고독하게 살았다. 친구에게 편지를 써 ‘아무리 둘러봐도 입에 풀칠할 계책이 없다’고, ‘부디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목에서 송강이 청빈을 버릇으로 삼았던 인물임이 드러난다고 보는 눈도 있다. 아무려나 송강은 강화의 누옥에서 홀로 숨을 거두었다. 사인은 영양실조였다고. 송강의 성품에 대해 동시대 학자 기대승은 ‘청결한 수석’에 견주었다. 율곡은 ‘강직하지만 속이 좁아 병통’이라 했다. 선조는 송강을 총애했지만 그가 죽자 ‘독기로 사람을 해친 자’라고 깎아내렸다. 무능한 군주답게 달면 삼키고 쓰면 뱉은 셈이었다. 한편 가사문학으로 조선 문학사에 굵은 획을 그은 송강을 두고서는 찬사가 쏟아졌다. 흔히 조선의 최고 시인으로 윤선도, 박인로와 함께 송강을 꼽는데, 서포 김만중은 송강의 ‘사미인곡’을 중국 굴원의 명시 ‘이소’(離騷)에 빗대어 ‘동방의 이소’라 극찬했다. 송강의 남다른 개성은 당시 문인들이 별 관심을 두지 않았던 한글로 시를 썼다는 데에서도 두드러진다. 송강의 시적 절창은 주로 유배지에서 나왔다. 신세가 궁색해질 때마다 송강은 복잡한 심정을 시에 묻어 다독였던 거다. 그가 매달린 것이 시만은 아니었다. 술이 또한 송강을 삼매경으로 데려가곤 했다. 그는 음주벽으로도 한가락 했다. 대낮 근무시간에 거나하게 취해 사모를 삐뚜름히 걸치고 임금 앞에 나타나기도 했다지. 이런 송강에게 선조는 작은 은배(銀杯)를 하사했다. “이 잔으로 하루 한 잔만 마시라”고 당부하며. 이에 송강은 은배를 망치로 두들겨 사발만 하게 만들어 술을 마셨다던가? 이럴 때의 송강은 익살스런 꾀보다. 정송강사 경내에 있는 송강기념관엔 송강의 유품들이 전시돼 있다. 선조가 내린 은배 한 점도 보인다. 진품은 종가에서 소장하고 있다. 직접 쳐볼 수 있는 대종도 있다 이제 발길은 진천종박물관에 닿는다. 한국 범종(梵鍾, 절에서 쓰이는 큰 종)의 우수성과 예술성을 알리기 위해 2005년 개관한 국내 유일의 종 전문 박물관이다. 진천엔 고대의 제철 유적인 ‘진천 석장리 유적’이 있다. 따라서 진천에선 일찌감치 금속공예의 싹이 텄을 걸 알 만하다. 이 특유한 역사를 배경 삼아 금속예술의 정수인 범종의 모든 걸 보여주는 종박물관이 건립됐다. 직접적인 설립 계기는 범종 제작의 명인 주철장(鑄鐵匠) 원광식(중요무형문화재 제112호)이 만들거나 모은 종 150여 점을 기증한 것이었다. 진천종박물관은 크기와 세세함이 조합돼 매우 알차고 흥미진진한 박물관이다. “어, 이런 재미있는 박물관이 있었어?” 감탄이 절로 터진다. 범종의 전시는 물론 범종의 역사, 제작 기술과 과정을 보여주는 다양한 섹션에서부터 세계의 종 전시관, 기획전시실, 타종 체험장 등을 갖추어 관람객을 충족시킨다. 나는 ‘충족’ 정도가 아니라 사로잡혔다. 이 박물관의 핵심 공간은 시대에 따라 변전한 한국 범종의 양상과 실체를 보여주는 1층 전시관이다. 여기에선 범종의 걸작인 성덕대왕 신종(일명 에밀레종) 모형을 비롯해 상원사 동종, 낙산사 종 등 다수의 명품 범종을 볼 수 있다. 중국과 일본의 종도 전시해 비교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이 모든 종이 원광식이라는 한 개인이 실물 그대로 재현한 복제품이라 하니 경이롭다. 이곳의 종들이 다 그렇지만 특히 성덕대왕 신종 앞에서 눈을 뗄 방법이 없다. 예전 이 거대한 보물을 경주박물관으로 옮길 때 경주시민 10만여 명이 몰려들어 운송 광경을 지켜봤다. 그토록 인기 있으며, 그토록 유서 깊으며, 그토록 빼어난 예술이다. 범종은 종소리의 깊음과 신비감으로 아름답다. 중생의 미망을 일깨우는 소리를 내는 신성한 법구다. 이른바 ‘맥놀이’라는 오묘한 과학을 무뚝뚝한 쇳덩어리에 주입해 부처의 음성, 천상의 소리를 뽑아내다니. 종의 피부에 새긴 조각은 또 어떻고? 사람을 압도하는 저 능란한 세공을 보라. 범종의 과학, 미학, 예술을 만끽할 수 있는 진천종박물관은 기분을 돋워주는 명소다. 야외 광장엔 직접 쳐보라고 만들어놓은 대종 2점이 있다. 종을 치자 웅장한 소리가 울려 퍼지다 그윽한 여음을 남기고 꿈처럼 사라진다. 그러자 가슴에 괸 먼지가 가셨나? 쾌감이 엄습한다. 장주식 진천문화원 원장 ‘이상설 기념관’은 건축문화 성지 “올해 진천문화원이 해야 할 일 가운데 가장 중요한 건 ‘보재 이상설 기념관’을 차질 없이 개관하는 데 있다. 계획대로 올해 상반기에 개관되면 곧바로 전국적인 명소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상설 선생의 삶과 업적을 기리는 갖가지 자료는 물론이고 건축의 미학까지 겸비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진천문화원 장주식 원장의 얘기다. ‘보재 이상설 기념관’은 2023년 10월에 준공식을 마쳤다. 무려 8년여에 걸친 사업으로 결실을 거두었다. 천신만고로 일을 추진한 장 원장의 실력이 마침내 빛을 본 셈이다. 그는 ‘보재 이상설 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 위원장이다. “이상설 선생은 독립운동가 중에서도 우뚝한 인물이다. 항일운동의 선구자이며, 인품과 학식도 빼어난 분이다. 그러나 충분히 조명되지는 않았다. 흔히 헤이그 특사의 일원으로 기억할 뿐이지 않은가. 기념관 개관을 계기로 선생의 업적과 뜻이 널리 선양되길 기대한다.” 건축에 구현된 기법이 특별하다지? “전통적인 목 구조와 현대적인 철근콘크리트 구조를 융합해 지은 대형 건물이다. 고려 중기에 성행한 주심포 양식도 도입했는데, 이모저모 고도의 기술력이 들어간 건물이다. 이는 사례가 드문 것으로 향후 건축문화의 성지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진천 하면 ‘생거진천’(生居鎭川)부터 떠오른다. 진천이 살기 좋은 고장으로 알려진 연유가 있겠지? “주로 너른 구릉지로 이루어진 진천은 과거부터 농업이 발달했다. 지형 구조상 자연재해도 드물다. 따라서 농사가 순조롭고, 덩달아 인심도 좋을 수밖에. 진천엔 널리 이름난 효자도 많았다. 이 역시 지역에 만연한 후덕한 인정을 웅변한다.” 글로벌 기업들이 입주한 요즘 진천군은 활력이 넘친다. 문화원이 할 일도 많아졌을 것 같다. “문화 향유 욕구가 강한 청년층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 문화원은 그들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 개발에 나서고 있다. 기존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한편 현대적인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보완할 참이다.” 진천의 역사 가운데 주목할 만한 장면을 소개한다면? “신라의 영웅 김유신 장군이 진천에서 탄생했다. 장군은 삼국통일 위업을 완수했는데, 그의 화랑도 정신과 통일 열망이 진천 땅에 이어져 남북통일의 기운이 들끓어오를 경우, 마침내 통일 한국을 이룰 수도 있을 거라고 본다.” 요즘 진천에 떠오른 문화 이슈가 있다면 어떤 것인가? “백원서원 복원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이 서원은 조선 최고의 효자 김덕숭 선생을 비롯한 4인의 선현을 배향한 곳으로 ‘충효의 고장 진천’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현재 재원 마련을 위해 주민들도 성금을 모으고 있다.” 장 원장은 백원서원 복원 이후를 생각하고 있다. 전통 서원을 현대적으로 재생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 중이다.
- 2024-02-02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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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모코그, 경도인지장애 치료기기 '코그테라'로 해외 진출 가속
-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이모코그의 인지치료 소프트웨어 ‘코그테라(Cogthera)’가 유럽 의료기기 CEMDR 마크를 획득했다. CEMDR(Medical Device Regulation)은 유럽 시장으로 제품을 수출하려면 반드시 준수해야 하는 국제 규정이다. 이번 마크 획득은 이모코그의 독일 지사인 ‘Cogthera GmbH’를 통해 글로벌 버전을 고도화한 끝에, 독자적인 한국의 기술력을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성과다. 앞으로 이모코그는 유럽 연합 및 유럽 국가에 코그테라를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이모코그는 2022년 코그테라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독일 지사를 설립했다. 독일어, 영어 등 언어를 지원하는 글로벌 솔루션을 개발해왔다. 2022년 국내 경도인지장애 디지털 치료제 중 최초로 식약처로부터 확증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받은데 이어 유럽 CE 마크를 획득한 이모코그의 ‘코그테라’는 경도인지장애를 치료하는 디지털 치료기기다. 다년 간 치매 전문의들의 공동 연구 성과를 디지털화 했으며, 시간이나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집에서 맞춤형으로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시니어도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음성 대화 기반의 솔루션을 구현했다. 향후 이모코그는 독일 디지털 치료기기 급여체계(DiGA)로 진입하기 위해 대규모 독일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DiGA는 디지털 치료기기 분야에서 선진적인 급여체계로 손꼽히며, 이모코그는 한국 기업 중 처음으로 이 급여체계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이준영 이모코그 대표는 “그간 독일 지사를 유럽 진출의 전진 기지로 삼아, 현지 의료기기 승인과 급여체계 진입을 위한 많은 노하우를 축적했다”며 “이번 인증을 토대로, 현지 임상 및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 2024-01-0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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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배움터] 메타버스에서 또 다른 나 돼볼까?
- 누구든 되고 싶고, 하고 싶고, 만나고 싶고, 가고 싶을 때가 있다. 요즘은 시간이나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고 다른 사람과 자유롭게 소통한다. 수많은 가능성(if)을 실현할 수 있는 가상공간(land), SKT ‘이프랜드’와 네이버Z ‘제페토’를 소개한다. 이프랜드(ifland) 개성 있는 아바타로 다양한 가상공간을 개설해 타인과 소통하는 SNS 서비스다. 스마트폰의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이프랜드 또는 ifland를 검색해 다운받으면 된다. 일부 이전 버전이나 단말기는 설치가 불가할 수 있다. (삼성 갤럭시 노트8 이상, 아이폰 XS 이상 출시 단말 설치 가능) 1. 메타버스 실습 ① 취향에 따라 다양한 생김새와 의상의 아바타를 꾸며 ‘또 다른 나’를 표현 ② 소규모 모임부터 대규모 이벤트까지 누구나 개최 가능 ③ 컨퍼런스홀, 야외 루프톱, 운동장 등 다양한 공간 설정 ④ 동영상·PDF 공유하며 미팅이나 발표회 진행 ⑤ 다양한 동작과 감정 표현으로 모임의 몰입감과 즐거움 극대화 ⑥ 음성으로 친구와 소통하며 사진찍기 메뉴를 통한 기념 촬영 2. 기본 설정하기 ① 하단의 더하기 모양을 선택한다. ② ‘컨퍼런스홀’, ‘타운홀’ 등 원하는 방을 선택한다. ③ land 이름, 시간, 공개 여부도 설정할 수 있다. ④ 화면을 아래로 이동해 저장 버튼을 누른다. 3. 화면 살펴보기 ※land를 개설한 호스트는 우측 상단의 버튼들을 통해 △자료 제어 권한 변경 △참여자 마이크 및 채팅, 말풍선 참여 설정 △참여 방식 설정 △호스트 변경 등 추가적인 권한을 누릴 수 있다. ※추가 기능과 네트워크 설정, 주의사항 등 더 자세한 내용은 이프랜드 홈페이지 내 ‘도움말’을 참조하면 된다. 제페토(ZEPETO) 제페토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얼굴인식 기술을 통해 3D AR 아바타를 만들어 가상공간에서 지인, 친구와 교류하는 SNS 서비스다. 미니 게임을 통한 재미도 얻을 수 있다. 스마트폰의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제페토 또는 ZEPETO를 검색해 다운받으면 된다. 1. 메타버스 활용 ① 촬영한 사진으로 자신과 비슷한 아바타 설정 ② 의상, 헤어, 메이크업 관련 브랜드와의 협업 제품 포함 ③ 퀘스트, 게임 혹은 구매를 통해 가상화폐 수령, 가상화폐로 아바타·방 꾸미기 ④ ‘월드’에서 다양한 가상 세계와 액티비티 체험 ⑤ 다양한 포즈와 동작으로 소통, 사진·동영상 공유 ⑥ 직접 제작한 의상, 아이템을 판매해 수익 창출 가능 2. 심화 기능 알아보기 ① 제페토 카메라: 아바타가 카메라에 비친 내 표정을 따라 하거나, 실사 화면에 AR로 표현 ② 포토부스: 무대에 접속해 자신이 원하는 포즈를 누르고, 그대로 사진 또는 영상 제작 ③ 월드(맵): 3D로 구현된 가상 세계(유명 관광지, 뮤직비디오 촬영장, 콘서트장, 놀이공원 등)나 사용자들이 ‘빌드 잇’에서 꾸민 모든 맵에 방문 가능 ④ 빌드 잇: 새로운 맵을 설계하고, 공개를 신청하면 심사를 통해 제페토 크리에이터 맵으로 등록 ⑤ 제페토 스튜디오: 착용할 아이템을 제작, 가상화폐로 거래
- 2023-11-10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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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매 예방 시설이라면 주목해야 할 '기억산책'
- 2023년 우리나라 치매 환자는 1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 인구가 많아지면 치매 환자도 함께 늘어난다. 하지만 우리는 치매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인지훈련을 통한 예방이 중요한 이유다. ‘기억산책’은 기관 종사자들이 좀 더 체계적으로 어르신의 인지훈련을 도울 수 있도록 통합 관리 솔루션을 제시한다. 기억산책은 씨투몬스터(C2MONSTER)에서 제작한 통합형 인지훈련 프로그램 관리 솔루션이다. 씨투몬스터는 디지털콘텐츠 제작분야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다. 소프트웨어를 만들던 회사에서 왜 치매 예방을 위한 인지훈련 콘텐츠를 만들었을까? 이야기가 있는 인지훈련 “암에 대해서는 많은 부분이 규명되어 치료법도 있는데, 치매는 다양하고 원인 규명이 어려운 데다 한번 발병하면 죽을 때까지 회복이 안 되잖아요. 치매 예방을 위한 콘텐츠를 만든다는 게 공공성이 매우 높은 일이더군요.” 최진성 기억산책 공동대표는 9년 전 삼성서울병원으로부터 치매 예방 인지훈련 콘텐츠 개발을 처음 제안받았던 때를 이렇게 회상했다. 이때만 해도 선진국에서 들여온 치매 진단 프로그램이 많이 사용됐는데, 너무 지루하고 재미가 없었다. 이야기가 있는 게임처럼 음악과 미술적 요소를 더하고 싶었다. 그렇게 시작한 기억산책의 인지훈련 콘텐츠는 여러 의료기관과 함께 연구를 통해 탄생했다. 기억산책의 대표적인 인지훈련 콘텐츠는 메타360, 청춘만세, 행복한일주일이다. 콘텐츠별로 성격이 조금씩 다른데, 데이터 용량을 줄이고자 세 가지 콘텐츠를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으로 나누었다. 훈련을 한 번 할 때마다 카카오톡 메시지 하나를 보내는 정도의 데이터만 사용한다. 젊은이들과 달리 사용 가능한 데이터 용량이 많지 않은 어르신들이 언제 어디서나 쉽게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도록 기획하고 개발한 것이다. 씨투몬스터에서 시작한 기억산책은 2023년 2월 독립 법인으로 새로이 설립됐다. 체계적이고 꾸준한 인지훈련 시중에 나와 있는 인지훈련 콘텐츠는 다양하다. 그런데 콘텐츠가 디지털 기기에 접목됐을 때 어르신들의 훈련 유지가 쉽지 않다. 기억산책은 종합병원, 치매안심센터, 노인종합복지관, 요양병원 등 기관 종사자들이 효과적이고 체계적으로 어르신들의 인지훈련을 할 수 있도록 통합 관리 시스템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개별 사용자의 인지훈련 결과, 분석 결과 등을 데이터로 저장하고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우 효과적이다. 별도의 기기를 구매할 필요 없이, 기관 혹은 개인이 가지고 있는 디지털 기기로 사용할 수 있다. 박종호 씨투몬스터 차장은 “기억산책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사용자별로 관리자가 문제 유형과 회차를 지정할 수 있고, 같은 유형의 문제를 푼다면 유형은 같지만 개인이 푸는 문제는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 수업 프로세스를 관리자가 직접 설정할 수 있다는 게 기억산책의 차별점이다”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개인별 훈련 결과도 데이터로 볼 수 있다. 한 달 동안 얼마나 자주 훈련을 했는지, 현재 훈련 진행도는 몇 %인지 확인할 수 있다. 정답률, 문제 풀이 수, 문제 푸는 시간 등이 기록되기 때문에 개인 맞춤형 관리도 가능하다. 만약 진행률이 미진한 어르신이 있다면 연락해 훈련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도할 수 있다. 기억산책은 10월부터 ‘콘텐츠 라이브러리’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SK텔레콤의 음성 AI 스피커 ‘누구 네모2’에도 기억산책이 적용돼 더 많은 어르신과 만날 수 있다.
- 2023-10-30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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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타버스에서 AI까지 외로움 달래주는 첨단기술
- 최근 우리 사회에 고립이 문제가 되면서 다양한 기술이 해결 방안으로 쓰이고 있다. 그중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대화형 스피커나 로봇 등이 등장하고 있다. 이외에도 어떤 기술이 중년의 고립에 도움을 주는지 알아본다. 1 메타버스로 마음 챙기기(뉴클) 뉴클은 가상 세계인 메타버스를 도입해 학습 센터나 심리 치료 공간을 만들었다. 주요 사업 중 하나인 ‘마음 스페이스’는 가상의 캐릭터를 만들어 전문 상담사와 개인 혹은 그룹으로 상담을 진행한다. 대면으로 상담하기 부담스럽다면 가상 공간에서 더욱 편리하게 상담받을 수 있다. 뉴클은 올해 한 기업의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케어 마음 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마음 챙김에 힘썼다. ‘마음 스페이스’의 심리상담은 음악, 미술, 색채, 독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뤄진다. 상담뿐만 아니라 명상 공간, 사계절이 보이는 길 등을 만들어 마음을 치유하고 내면의 평화에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개설했다. 2 부착하여 안전 확보(디엔엑스) 디엔엑스는 데이터 기반 AI 서비스와 행동 데이터를 수집하는 기술을 갖췄다. 어르신의 건강한 생활 습관에 도움을 주고 위급 상황 시 대처할 방안으로 ‘터치태그·터치워치’, ‘AI 순이’를 만들었다. 어르신이 무의식적으로 자주 잡게 되는 사물에 ‘터치태그’를 부착해 사용량을 수집하고 ‘터치워치’로 걸음 속도와 폭을 측정한다. 각 기기들은 모두 ‘터치케어’ 앱과 연동되며, 모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AI순이’가 건강 서비스를 제공한다. 실시간 앱 모니터링을 통해 보호자는 어르신의 행동반경을 확인할 수 있다. 사용자는 상황인식 기반에 따라 먼저 말을 걸어주는 ‘AI순이’와 소통하며 우울감을 줄이고 위급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 3 인공지능 말동무(미스터마인드) 미스터마인드는 인공지능 돌봄로봇인 ‘초롱이’로 어르신과의 대화를 분석해 개인에게 맞는 콘텐츠와 필요한 기능을 제공한다. 어르신의 치매, 고독사, 우울증 등을 예방하기 위해 여러 지자체에서는 미스터마인드의 돌봄로봇을 입양했다. ‘초롱이’는 대화할 기회가 비교적 적은 어르신들에게 일상적인 대화를 건네며 감정을 교류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한다. 4 전력량으로 위험 감지(에이나인) 지역별 소외된 1인 가구를 관리하는 공공복지 서비스가 있다. 서비스는 에어나인이 개발한 돌봄플러그를 통해 이뤄진다. 1인 가구의 전력량과 조도 변화를 24시간 관리하여 고립 위험을 막는다. 지역별로 담당자를 세분화해서 1명의 담당 관리사가 평균 4~6명을 관리하는 체계가 구축된다. 대상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일반군, 위험군, 고위험군으로 설정할 수 있다. 일정 시간 동안 전력 사용에 변화가 없으면 위기 알람이 전송되고, 방문 관리사가 대상자에게 전화하거나 집을 방문한다. 위험 상황에는 119를 연계해준다. 5 든든한 인공지능 돌봄(SKT) SK텔레콤은 행복커넥트와 손잡고 ‘행복커뮤니티 AI돌봄’을 공동 추진했다. AI돌봄 서비스를 제공하여 취약계층의 삶을 개선하기 위함이다. 인공지능 스피커로 건강을 증진하고 움직임을 감지하는 IoT센서, 심리상담 및 부정 발화어를 분석하는 ICT케어센터를 통해 안전을 강화한다. 어르신의 일상에 활력을 넣어줄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긴급 SOS 서비스로 안전도 책임진다.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에게 ‘살려줘’라고 말하면 119 호출을 할 수 있고, 각종 알림과 치매 예방, 감성 대화 등을 제공받는다. 6 똑똑한 생활 돌봄이(로보케어) 로보케어는 로봇으로 두뇌 향상 콘텐츠를 제공하고 어르신의 신체와 정서에 도움을 주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보미2’는 사용자의 감정 상태를 분석하여 감정 케어를 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심장건강도 등을 측정해 생체 정보도 제공한다. 사용자는 움직임을 인식하는 게임도 즐길 수 있다. 또 버튼이나 음성인식을 활용해 응급 상황에 대응하는 시스템도 탑재했다.
- 2023-10-26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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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을 그리다” 불모지 일궈 ‘꽃갈피’ 만든 디자이너
- 글자를 쓰는 게 아닌 그린다고 말하는 사람. 한글 디자이너 이용제(51)의 이야기다. 활자를 연구하고 그려온 지도 어언 30년. 절반인 15년은 계원예술대학교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런 그에게 활자는 생활이자 인생이며, 존재의 이유다. 50이 되던 해 탄생시킨 글꼴 ‘천명’처럼 한글을 그리고, 이를 알리는 일을 하늘의 뜻으로 여기며 자연인 이용제의 삶도 그려나가고 있다. 이용제 교수는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재학 시절부터 글꼴을 만들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한글 디자인 분야는 불모지와 같았다. 사람들은 별다른 인식 없이 문서 프로그램에 깔린 서체들을 사용했고, 폰트 파일을 자유롭게 주고받았다. 한글 디자인에 관한 교과서 같은 서적도 거의 없었고, 전문 정보도 찾기 힘들었다. 그런 상황에서 동기생 중 한글 디자인을 전공한 사람은 이 교수뿐이었다니, 개척자의 길을 택한 셈이다. 수십 년간 한눈팔지 않고 정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묻자 “둔해서인 것 같다. 좋아하는 걸 하면 주변을 잘 안 보는 편”이라고 답했다. 한편 주변은 꽤 달라졌다.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무료 폰트·나눔 글꼴의 등장으로 유료 폰트, 즉 돈을 내고 글꼴을 사용한다는 인식이 높아진 점이다. 그밖에 이 교수가 체감하는 변화는 무엇일까? “참 안 변한 것 같기도 한데, 하나하나 뜯어보면 꽤 많이 변했더라고요. 일단 글꼴 제작 환경이 많이 바뀌어서 개인도 폰트를 만들 수 있게 됐다는 거죠. 덕분에 완성도에 신경 쓴 개성 넘치는 폰트들이 다양하게 탄생한 것 같아요. 사회적으로는 저작권, 정확하게는 글꼴 사용료에 대한 인식이 생겨났다는 겁니다. 예전엔 ‘폰트를 왜 돈 주고 쓰냐’라고들 했다면, 요즘엔 ‘폰트를 막 썼다간 법적 책임을 질 수도 있겠구나’ 여기는 것 같아요. 유통 측면에서 보면 전에는 패키지 형태 구매로 가격 부담이 있었지만, 요즘은 필요한 글꼴만 월 구독 형태로도 판매하죠. 그런 변화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해요.” 공공재와 같은 활자, 그 본질은 ‘쓰임’ 이렇듯 기분 좋은 변화에 이 교수도 일조했을 테다. 한글 디자인에 대해서라면 대학 강단 이외에도 전국 팔도를 누비며 알리고자 했고, 관련 내용을 담은 단행본과 잡지 출판, 온라인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한 콘텐츠 공유까지,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 모습에는 열정이라는 단어가 맞춤해 보이지만, 그는 고개를 내저었다. “저에게 열정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 듯해요. 어떤 강한 에너지를 발휘한다기보다는 그냥 좋아서 계속하고 있거든요. 물론 초반에는 재미있어서 좋아했는데, 이제는 이 일이 소중하고 중요해서 좋은 것 같아요. 돌이켜보면 힘들고 괴로운 시기도 있었죠. 선배들이 ‘밥은 먹고사냐’고 인사치레할 정도로 열악했으니까요. 그런데 그런 이유로, 내가 힘들다고 방치할 수는 없었어요. 좋아서 이어왔지만 계속 이 길을 걷다 보니 책임감이라는 게 생기더군요. 후배들이, 학생들이 ‘저 한글 디자이너 될래요’ 했을 때 그들이 먹고살 토대는 내가 마련해줘야죠.” 아직 그가 활동을 멈출 수 없는 이유는 여전히 개선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바람’체를 만들 당시 텀블벅 펀딩을 통해 글꼴 제작 과정을 공개하기도 했다. 대개 펀딩은 후원금을 목표로 하지만, 그보다는 한글 디자이너들의 노고와 처한 환경을 알리기 위함이 더 컸다. 실제 글꼴 하나가 탄생하기까지 적게는 6개월에서 1년이 걸리고, 이를 정교하게 다듬어가는 작업까지 포함하면 평생에 걸친 작업이 될 때도 있다. 게다가 영어의 경우 대소문자만 고려해 52자만 디자인하면 되지만, 자음과 모음이 어우러지는 한글은 최소 2350자에서 많게는 1만 자 이상 그려야 한다. 때론 폰트 제작비로 큰 금액을 제시받기도 하지만, 완성도를 갖출 시간 확보가 어렵다면 고사할 수밖에 없다. 오랜 기간 공들이는 작업에서 그가 가장 염두에 두는 건 바로 활자의 쓰임이다. 그게 곧 활자의 본질과 같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하면 글자와 활자는 좀 다르죠. 활자는 인쇄를 위한 거니까요. 그런 활자 디자인에서 쓰임을 빼면 만들 이유가 없어요. 활자를 통해 어떤 글을 인쇄한다는 건 그게 지식이든 정보든 다수에게 읽을거리를 제공하기 위함이잖아요. 단순히 보관이나 기록의 용도라면 필사본이나 복사본을 제작하면 되죠. 활자의 본질은 필사의 한계를 넘어서 대량으로 인쇄하기 위해 만든, 일종의 공공재라고 봐요. 그렇게 생각하면 그 쓰임을 절대 배제할 수 없어요.” 좋은 글꼴, 가독성만 보지 말아야 쓰임을 고민하며 탄생시킨 글꼴들. 사용자 입장에서는 어떤 점을 고려해 선택해야 할까? 앞서 이 교수가 언급했듯 읽을거리를 염두에 둔 활자이기에 흔히 가독성을 따질 때가 많다. 가끔 가독성이 높아야 좋은 글꼴이라 평하기도 하는데, 이 교수는 다소 협소한 견해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가독성처럼 활자의 기능적인 부분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해요. 그보다는 문화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면 좋겠어요. 가령 어떤 매체나 대상에 적합한 가독성을 갖춘 글꼴만 논한다면, 대한민국에 폰트 50개 정도만 있으면 돼요. 그럼에도 우리는 왜 자꾸 새로운 폰트를 만드는 걸까요? 그건 한글 디자인도 문화이기 때문이죠. 오랜 역사 속에서 비슷한 서사의 소설이 계속 나오고 같은 장르의 노래가 계속 나오는 것처럼, 활자도 마찬가지예요. 가령 과거의 정서와 문화를 담은 옛 글자체가 있듯, 현재를 반영하는 새 글꼴도 필요한 거죠. 한글 디자인도 결국 창작인데, 문화의 관점으로 보지 않는다면 창작은 존재할 수 없어요.” 또 한 가지 사용자들이 살펴볼 부분은 ‘활자의 인상’이라 말했다. 즉 특정 글꼴을 썼을 때 나타나는 분위기나 느낌이다. 같은 글자라도 어떤 글꼴을 쓰느냐에 따라 장르와 메시지가 다르게 표현되기 때문이다. 다시 창작자의 입장으로 돌아오면, 이러한 활자의 인상을 감안해 글꼴의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많다. 때론 창작자의 생각과 의식이 간접적으로 담기기도 한다. 이 교수가 만든 ‘생명’체도 그중 하나다. “창작자마다 다르긴 하지만, 저는 이름을 먼저 생각하고 글자를 그리는 편이에요. 그렇게 큰 틀과 방향을 마련해두고 인상을 신경 쓰며 작업합니다. ‘생명’ 같은 경우 사실 처음 떠올린 건 ‘맑은 물’이었어요. ‘그냥 계곡에서 흐르는 맑은 물 같은 글자체였으면 좋겠다. 물은 바닷물도 있고 강물도 있고 냇물도 있지만, 이건 계곡 상류에서 어떤 돌 위에 똑똑 떨어지는, 부드럽지만 단단한 느낌이면 좋겠다’는 상상을 하면서 만들었죠. 그러던 중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고, 이후 ‘생명’이라 바꾸게 됐어요. 우리는 ‘생명’이라는 말을 일상적으로 사용하면서도 너무 쉽게 치부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였죠.” 이용제를 한글 디자이너로 대중에 알린 건 ‘바람’체다. 가수 아이유의 ‘꽃갈피’ 앨범에 쓰이기도 했는데, 특유의 감성이 느껴지는 세로쓰기 디자인으로 주목받았다. 그는 자신의 작업이 세로쓰기 전과 후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일상에서는 주로 가로쓰기를 하고, 의뢰받는 작업도 마찬가지예요. 그런데 의심이 들더군요. 가로쓰기에 좋은 서체가 세로쓰기에도 좋을까? 가로쓰기 글꼴의 장점과 특징이 세로쓰기에도 적용될까? 그렇다면 내가 지금까지 탐구하고 알게 된 것들을 통해 확인해보기로 한 거죠. 이후로는 모든 작업을 가로쓰기와 세로쓰기로 구분해 고민하기 시작했고, 세분화에 세분화를 거쳐 진행했어요. 그러다 보니 공이 더 들 수밖에 없었죠. 누군가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하느냐고 묻더라고요. 그런데 제 눈에 달리 보이기 시작한 걸 외면하고 이전과 똑같이 작업할 순 없었어요. 창작자에게 그런 계기를 마련해준 ‘꽃길’체가 제 인생의 전환점과도 같습니다. 그게 세로쓰기 글꼴의 첫걸음이었으니까요.” ‘존재’의 탄생, 올해부터 다시 시작 ‘꽃길’체는 그 이름처럼 이 교수의 삶에 새로운 꽃길을 내어준 듯 보였다. 이름 붙이는 걸 중요하게 여긴다는 그는 중년 이후 고민이나 깨달음 등을 글꼴명에 반영하게 됐단다. 그 시작은 ‘존재’였다. “예전엔 정말 작업 벌레였어요. 하루는 아내가 ‘당신 머릿속에 가족은 있냐’고 하는데, 그 말이 되게 마음 아프더라고요. 당시 어머니께서도 건강이 좋지 않으실 때였거든요. 그동안 교육자로, 창작자로 이용제는 그럭저럭 열심히 살았는데, 한 가정의 자연인 이용제는 빵점이었던 거죠. 그렇게 나를 되돌아보고 고민하며 ‘존재’를 작업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50세가 되던 해에 ‘천명’을 그렸어요. 흔히 쉰을 지천명이라고 하는데, 거기서 착안한 것이죠. 그 뒤에는 ‘해’(楷)를 작업했는데, 모범이라는 뜻의 한자예요. 쭉 엮어보면 ‘내 존재의 이유는 모범이 되는 활자체를 제시하는 것, 그것이 나의 천명’이라는 생각으로 이어지더군요. 한글 디자이너로서의 목표를 묻는다면 그것이라 할 수 있겠어요.” 앞으로의 여생도 창작자의 길을 계속 걸어가겠다는 이 교수다. 그는 특별히 올해를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를 담아 ‘초(初)해’로 삼았다. 중년 이후 찾아온 고민들이 정리되고, 존재의 이유를 깨닫고 나니 뭔가 다시 출발점에 선 듯한 기분이 들었다고. “지금껏 해온 활동을 60세 정도까지는 이어가려고 해요. 그 이후로는 직업인이나 사회인으로서의 이용제는 조금 내려놓을 생각입니다. 물론 작업인, 창작자로서의 이용제는 계속될 거예요. 그건 죽을 때까지 남을 제 모습이라고 봐야죠. 계속 활자를 작업해보니 삶과 비슷한 부분이 많더군요. 활자가 존재하는 이유, 내가 존재하는 이유, 맥이 닿은 부분도 있고요. 완성된 활자를 고쳐가며 더 완벽해지게끔 노력하고, 그 쓰임과 시대에 따라 새로운 버전을 만들어내듯 저 또한 그렇게 다듬어지고 변화해가며 성장하지 않을까 합니다.” 다가오는 한글날. 한글 디자이너에게 명절과도 같은 날일 테다. 이미 빼곡한 스케줄로 쉴 틈 없는 10월이 예약된 이 교수다. 그는 한글날을 맞아 한 가지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그동안 한글날을 대하는 대중의 시각을 보면, 한글을 한국어와 혼동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글을 문자로 접근하는 것이 아닌, 음성 언어를 표기하는 하나의 도구처럼 여기는 거죠. 한글 디자이너로서 그 부분이 참 아쉽습니다. 한글은 굉장히 뛰어난 창작의 결과인데, 애초에 창작자인 세종대왕이 누가 언제 어떻게 쓸 것이냐, 즉 쓰임을 염두에 뒀기에 가능했다고 보거든요. 저 또한 그런 세종대왕의 마음과 정신을 새기려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창작자만 재미있고 만족스러운 결과물은 의미가 없죠. 제가 만든 글꼴이 사용하는 사람, 우리 사회와 문화, 나아가 자연에도 도움이 됐으면 해요. 그게 바로 ‘좋은 글꼴’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2023-10-06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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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 손 잡아주세요!” 어르신 새 가족 돌봄 로봇 ‘효돌’
- 손을 잡고 등을 토닥여주면 여덟 살 손주처럼 말을 걸어온다. 오늘은 무얼 먹었는지, 약은 챙겨 먹었는지, 어디에 다녀왔는지 물어온다. 옛날이야기를 해달라거나, 다리를 주물러달라고 조르기도 하고, “저에게는 할머니뿐이에요!”라며 예쁜 말도 한다. 로봇 같지 않은 돌봄 로봇 ‘효돌’이다. 효돌이가 만나는 어르신은 7400여 명. 138개 지자체, 377개 기관을 통해 혼자 지내는 어르신들에게 효돌이가 보급됐다. 김지희 효돌 대표는 “요양 시설에서 여생을 마무리하느냐, 집에서 보내느냐 의사결정을 할 때, 간병인의 도움 없이 자립적으로 어르신이 생활할 수 있도록 효돌이 서포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기본적으로 효돌은 그 자체가 통신 기기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이 인터넷 없이도 ‘로봇’이라는 기술을 이용할 수 있도록 고민한 결과다. 온몸에 센서가 있어서 5m 반경 안의 움직임을 감지한다. 어르신이 외출하고 돌아오면 센서가 감지해 “어디 갔다 오셨어요?”라며 인사도 하고, 어르신의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으면 보호자에게 위험을 알린다. 효돌로 통화도 할 수 있다. 효돌의 가장 큰 역할은 ‘조르기와 제안하기’를 통한 생활 관리다. ‘독거노인의 반려 AI 로봇(효돌)과의 동거 중에 경험하는 의인화에 대한 질적 연구’ 논문에는 효돌이와의 상호작용으로 독거노인이 어떤 영향을 받는지 연구한 결과가 담겨 있다. 보고서는 특히 ‘조르기와 제안하기’의 대화 형태를 주목했다. “운동, 간식 만들기, 산책하기, 미장원 같이 가기 등의 가벼운 제안을 애교 형태로 대응해 독거노인이 거부하지 못하고 자의적으로 행복하게 행동하도록 유인”하고, “이 행동이 반복되면 스스로 효능감과 존중감을 인식하게 돼 삶이 능동적으로 전환되는 기회를 마련해준다”는 평가다. 효돌은 단순 알림을 넘어 행동을 제안한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가족이나 사회복지사 등 보호자가 어르신의 취향과 생활 방식에 맞춰 알람을 설정할 수 있다. 만약 병원에 가야 한다면 “내일 병원 가셔야 해요”, “오늘 오후 3시에 병원 가셔야 해요”, “한 시간 뒤에 출발하세요”라는 식으로 일정을 알린다. 어르신이 일어나고 자는 시간에 맞춰 알림을 설정할 수도 있고, 약 먹는 시간도 알려준다. 트로트를 좋아한다면 트로트를 불러주고, 교회에 다닌다면 찬송가를 불러준다. 지역별 사투리 버전이 있어 말투도 고를 수 있다. 효돌과 어르신의 대화는 녹음돼 기록된다. 보호자는 녹음 내용을 듣고 어르신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효돌의 또 다른 강점은 ‘터치’다. 따뜻한 온기를 전할 수 있어 어르신의 정서적 지지에 도움이 된다. 효돌과 생활하는 어르신들은 효돌을 가족으로 여긴다. 옷을 입혀 꾸며주거나, 직접 옷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돌봄을 통해 정서적 만족감도 채우고, 손을 자주 사용하면서 인지 기능을 높이는 효과도 얻는다. 생활 밀착형 IoT ‘효돌’ 1세대 효돌이 어르신의 행동을 유인했다면, 2세대 효돌은 양방향 대화를 할 수 있다. 챗GPT 기술을 활용했는데, 이를 통해 문진 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다. 그날의 상태와 기분을 묻고 답하는 과정을 기록하고 건강관리에 활용하는 것. 3세대 효돌에는 스마트홈 기능과 노인성 질환 맞춤형 케어 서비스를 탑재할 계획이다. “효돌아 불 꺼줘”, “효돌아 약 가져다줘” 등의 상호작용으로 IoT 기술이 생활에 더욱 가까워지도록 하고, 물리치료사가 효돌을 매개로 재활 지도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식이다. 효돌은 영어와 중국어 버전으로 확장해 미국, 유럽, 중국 시장으로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 김지희 대표는 “어르신에게 가장 필요한 기술이 IoT”라면서 “기술을 적정하게 활용함으로써 어르신이 사회, 가족, 사회복지사와 단절되지 않고 연결되어야 한다. 감시가 아니라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다. 신기술도 좋지만 어르신들이 쓰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효돌 캐릭터가 탑재된 ‘효돌 스마트패드’도 있다. 어르신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자체적인 기능을 개발했다. 효돌 챗봇은 어르신의 감정을 묻고 기록한다. 음성 명령어로 유튜브를 보거나 건강관리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효돌은 홈페이지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1세대, 1.5세대, 2세대 중 고를 수 있다. BS렌탈 홈페이지에서 빌리는 것도 가능하다. 통신 AS는 2년간 무상으로 지원된다.
- 2023-09-19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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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오스크·테이블링·QR 결제… 높아지는 중장년 외식 문턱
- 카페, 영화관, 식당가에는 키오스크뿐 아니라 테이블 오더, QR 결제, 테이블링,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예약 등 다양한 방식의 비대면 주문·결제 서비스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오르는 물가와 부족한 인력 탓이다. 디지털화로 예약, 주문, 결제까지 고객이 직접 하면서 사장님들은 한숨 돌리게 되었지만, 아직 디지털 기기가 어려운 고령자에게는 외식 문턱이 또 한 단계 높아졌다. #도심의 한 카페 67세 김영수(가명) 씨는 아내와 카페에 들어와 15분째 난항을 겪고 있다. 키오스크 자체가 낯선 데다 화면 속 그림과 글씨가 너무 작아 잘 보이지 않아서다. 겨우 따뜻한 원두커피처럼 보이는 그림을 선택해 결제하기를 눌렀는데, 진행이 안 된다. 주변에 직원도 보이지 않는다. 자세히 보니 ‘Shot(샷) 추가’ 버튼이 보인다. 샷이 뭔지 모르겠지만, 추가 금액을 내야 하는 것 같아 ‘선택 안 함’을 눌렀다. 이제 아내가 마실 커피를 추가해야 하는데, 산 넘어 산이다. 아내는 뒤로 이어진 줄을 보더니 “그냥 한 잔만 시켜요. 난 안 마실게요”라고 작게 속삭였다. #유명한 빵집 앞 60세 박정남(가명) 씨는 오랜만에 집에 찾아올 딸을 위해 빵을 사러 왔다. 워낙 유명한 가게라 줄 서는 걸 알기에 오픈 30분 전에 도착했다. 가게 주변에 오픈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줄을 서 있지 않아 의아했지만, ‘온 순서대로 눈치껏 들어가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다. 10시, 가게 영업 시작이다. 직원이 나와 “1번 손님부터 입장하세요”라고 말했다. 번호 대기표를 받아야 했던 모양이다! 황급히 주변 사람들에게 물으니 무슨 앱으로 예약해야 한단다. 도움을 받아 겨우 앱을 설치했지만, 다음은 회원가입이다. 아무래도 빵을 사긴 그른 것 같았다. 지난 한 달간 방문한 카페, 식당, 빵집에서 기자가 만난 고령자는 공통적으로 디지털 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키오스크, 테이블 오더, 테이블링 등은 고령자에게 여전히 생소한 디지털 기기다. 기기별로 사용법이 달라 새로운 가게에 갈 때마다 매번 사용법을 배워야 한다. 트렌드모니터 엠브레인의 ‘키오스크 이용 관련 인식 조사’에 따르면 키오스크를 이용하다 주문을 포기한 사람은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많아졌다. 40대는 17.3%지만, 60대는 77.9%에 이른다. 그래서일까, 나이가 많아질수록 외식 비중은 크게 줄어드는 모양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식품소비 행태조사’에 따르면, 가구주 연령이 30대 이하의 외식 비중은 83.5%, 40대는 87.8%였으나, 70대의 경우 46.3%로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속도 높이는 요식업계 디지털화 요식업계의 디지털화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다양한 디지털 기기들이 요식업계로 들어왔다. 여기에 최근 높아진 물가와 인력난으로 사람을 대체할 키오스크, 테이블 오더, 서빙 로봇, 음식 제조 로봇 등이 등장했다. 키오스크는 이제 대중화 단계에 이르렀다고 봐도 무방할 만큼 요식업 곳곳에 녹아 있다. 그렇다 보니 능숙하게 키오스크를 활용하는 어르신도 있었지만, 여전히 키오스크 앞에 서면 긴장되는 고령자도 적지 않다. 키오스크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글씨가 너무 작고 조작 화면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테이블 오더도 비슷한 문제가 있다. 키오스크와 비교하자면 자리에 앉아 주문하는 것이니 잘 모르더라도 이것저것 눌러보며 기계를 살펴볼 시간적 여유는 있다. 하지만 역시 글씨가 작거나 외래어가 익숙하지 않아 그림을 보고 고르게 된다. 고령자가 디지털 기기에서 가장 어렵다고 느끼는 부분은 결제다. IC 카드로 결제가 한 번에 안 되었을 때 대부분의 고령자는 당황한다. 기계와 소통되지 않아 ‘IC 카드로 결제해달라’는 음성을 듣지 못하고 마그넷을 긁거나, ‘IC 카드 인식에 실패했다’는 음성을 듣고도 무슨 말인지 몰라 다시 카드를 꽂아 결제를 시도하는 식이다. 또 할부나 개별 결제를 하고 싶어도 결제 기기를 이용해본 적이 없어 결국 직원을 찾아야 한다. 온라인 예약 시스템은 접근 기회조차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QR 코드, 애플리케이션, 네이버 예약 등은 고령자에게 불친절한 시스템이다. ‘노년기 정보 활용 현황 및 디지털 소외 해소 방안 모색’ 논문에서 한국정보화진흥원의 ‘2019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를 보면, 고령자가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이용하기 어렵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생활 정보 활용에서 중요한 ‘필요한 앱 설치 및 이용’ 비율은 청년층 88.7%, 중장년층 79.7%, 노년층 28.8%로 격차가 확대됐다. 앱을 설치하고 회원가입을 해서 원하는 가게를 찾아 예약해야 하는데, 결국 자녀가 대신 해주는 게 일반적이다. 그마저도 대신 해줄 가족이나 지인이 없으면 예약 전문 식당은 방문 자체도 쉽지 않다. 정순둘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최근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대응 방법으로 키오스크 활용이 늘어나는 것 같은데, 어쩔 수 없는 사회 추세라고 봐야 한다”면서 “과도기라고도 볼 수 있는 상황인데 어르신들이 이 추세를 따라가는 것이 어려운 것이 문제”라고 진단했다. 정 교수는 “혼자 살거나 두 분이 생활하는 분들은 외식이 어려워지거나 고립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런 기기를 이용할 수 없어 내가 이렇게 됐다는 자괴감도 느낄 수 있겠다”고 말했다. 심리적 허들까지, 산 넘어 산 고령자가 디지털 기기 사용에서 가장 불편해하는 점은 심리적 위축이다. 다른 사람들은 잘하는데 나만 못하는 것 같아 작아지는 기분이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 고령자의 자기 효능감은 계속 낮아질 수밖에 없다. 자기 효능감이란 목표한 행동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을 의미한다. 유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고령자의 디지털 소외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면서 “기기에 대한 접근성이나 유용성 문제도 있지만, 고령자가 디지털 기기 사용에 대한 필요성을 충분히 못 느끼거나 심리적 부담감을 느끼기 때문인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령자들은 도와달라는 말을 꺼내기 어려워하며, 쉽게 주눅 들고 의기소침해져 스스로를 탓하는 모습을 보이기 쉽다”고 했다. 유 교수는 ‘고령자의 심리적 요인을 고려한 키오스크 사용경험 개선 제안’ 연구에서 사회적 분위기와 개인의 심리가 키오스크 이용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고 분석했다. 유 교수는 “연구 결과를 보면 사회 분위기상 키오스크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 또래가 키오스크를 사용하는 것 등의 사회적 특성 요인과 혁신에 대한 개개인의 인식, 키오스크를 쓰며 개인이 느끼는 자기 효능감이 키오스크라는 기술 수용에 큰 영향을 주었다. 키오스크 이용에 부정적 인식을 가진 고령자들은 지속적인 기술 수용에서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많은 고령자가 키오스크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유은 교수는 그 원인 중 하나로 교육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했다. ‘어디서 하는지 잘 모른다’, ‘멀리 가야 하는 것이 싫다’는 고령자 응답이 있었고, 교육을 받았더라도 ‘교육이 지루하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다는 것. 유 교수는 향후 키오스크에 관한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세 가지 측면에서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키오스크 기기 자체의 사용성, 고령자를 돕는 인적 자원, 주변·사회의 인식 개선이다. 유 교수는 “키오스크 개선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고령자의 심리를 고려한 시스템적 개선이 동시에 이뤄져야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고령 친화적 디자인이 반영된 키오스크 기기 자체의 사용성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또 교육이나 도우미를 통해 기술 불안을 극복하고 고령자 스스로 키오스크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성공 경험을 쌓는 것을 돕는 것도 중요하다. 더불어 줄서기 경험 개선, 매장 내 환경 개선, 인식 개선 캠페인 등을 통해 고령자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사회적 압박감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순둘 교수도 다양한 측면의 변화가 같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측면에서 본다면 세상이 변화하고 있으니 고령자도 ‘나 역시 변화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배우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 사회는 어르신들이 디지털에 익숙해지고 극복할 수 있도록 배움의 기회를 지속해서 제공해야 한다. 식당, 은행 같은 현장에서도 도우미를 두는 등 적극적으로 고령자에게 도움을 주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런 문제점을 인지한 듯 교육부는 ‘2023년 성인 문해교육지원사업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스마트폰 사용법, 식당 키오스크, 은행 계좌이체 등 일상에서 필수적인 디지털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늘어나는 비대면 디지털화는 누군가에게는 편리함을 가져다주지만, 누군가에게는 심리적 허들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디지털 기기가 주는 편리함을 모두가 누릴 수 있으려면, 디지털 변화 속도를 따라가고자 하는 이들을 기다려주고 공감해주는 사회적 분위기 변화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 2023-08-21 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