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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에 떠나 봄! 여행주간에 떠나요!
- 올봄 여행주간(4.27~5.12)을 맞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전국 지자체와 여행 업계와 함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여행주간’이란 여름에만 유독 붐비는 여행 수요를 다른 계절로 분산하고 국내 여행을 활성화하기 위해 2014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여행주간 누리집(travelweek.visitkorea.or.kr)에서는 테마별, 지역별 여행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세대별, 취향별 맞춤 여행지 등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열린관광지에서 다시 만난 봄’은 65세 이상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여행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는 총 20명으로 식사나 입장료 등 여행경비가 제공된다. 단, 출발지까지 왕복교통비는 참가자가 부담한다. 오는 4월 30일 강원도 강릉시와 동해시 일대를 여행하며 2018년 열린관광지 12곳 중 하나인 망상해수욕장에도 방문한다. ‘열린관광지’란 장애물 없는 관광 환경을 만들기 위해 2015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가 시행하는 사업이다. 매년 여행지를 선정해 장애인과 거동이 불편한 시니어,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이 자유롭게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편의 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망상해수욕장의 경우 열린관광지 사업을 통해 단차 없는 통행로와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과 화장실, 기저귀 교환대를 마련했다. ‘열린관광지에서 다시 만난 봄’ 참가를 원하는 시니어는 4월 10일부터 21일까지 여행주간 누리집의 퀴즈이벤트를 통해 응모하면 된다. 이 외에 시니어가 참여할만한 프로그램으로는 ‘취향저격 마을여행단’이 있다. 국내 1호 로케이션 매니저(Location Manager, 현지촬영 감독)가 20개 마을을 엄선해 여행주간 누리집에 소개해 놓았는데 이 중 5곳을 선정해 함께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4월 29일은 60대 가족 여행자들을 위한 여행지인 강원도 고성의 왕곡 마을을 여행한다. 반드시 여행의 대표자가 60대이어야 하며 가족관계를 증명하는 서류를 준비해야 한다. 5월 7일에는 40~50대 여행자들과 제천 산야초마을에서 건강한 먹거리로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할 예정이다. 취향저격 마을여행단에 참가하고 싶다면 4월 2일부터 15일까지 여행주간 누리집에서 사연과 함께 신청하면 된다. 당첨자에 한하여 1인당 만원의 참가비를 내면 된다. 취향저격 마을로 선정된 곳 중 충북 제천 산야초마을, 경기 양평 소나기마을, 강원 삼척 나릿골감성마을, 경북 경주 교촌마을은 40~50대를 위한 여행지로, 강원 고성 왕곡마을, 인천 동구 배다리 마을, 충북 청주 수암골벽화마을, 전북 진안 원연장꽃잔디 마을을 60대를 위한 여행지로 선정해 선정 이유와 여행 정보를 소개해 놓았다.
- 2019-04-0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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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대건축물의 보고, ‘인천개항누리길’을 걷다
- 휴일 오전, 전철 1호선을 타고 종착역인 인천역으로 간다. 한산한 전철 안에서 시간여행자가 되는 상상을 한다. 인천역 앞에 있는 화려한 패루를 통과하면, 1800년대 말 인천 개항 시절의 풍경이 펼쳐지는 상상 말이다. 실제로 패루 너머에 근대건축물이 많이 남아 있다. 그곳에 새겨진 개항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의 시간을 되짚어보면, 나도 모르게 근대사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고 만다. 걷기 코스 전철 1호선 인천역▶ 제1패루▶ 차이나타운▶ 선린문(제3패루)▶ 자유공원▶ 제물포구락부▶ 청일조계지 경계계단▶ 인천 중구청(옛 일본영사관)▶ 중구생활사전시관▶ 인천개항박물관(옛 인천일본제1은행)▶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옛 인천일본18은행지점)▶ 신포시장▶ 답동성당▶ 애관극장▶ 싸리재 카페▶ 전철 1호선 동인천역 인천 개항과 함께 형성된 화교 마을 1883년 인천 개항 후 청국인, 일본인, 러시아인, 독일인, 영국인들이 앞다퉈 제물포(지금의 인천항)로 몰려왔다. 항구 일대에는 각국의 조계지가 형성되었다. 최초의 근대식 공원, 극장, 학교, 호텔, 은행과 같은 서양식 근대건축물도 세워졌다.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 철도, 시외전화, 화폐, 구두, 등대, 담배 성냥, 축구, 야구 등 해외 문물도 물밀듯 들어왔다. 이 시절의 흔적이 제물포와 가까웠던 지금의 인천시 중구에 오롯이 남았다. 그 자취를 찾으며 질풍노도 같았던 인천의 근대사를 돌아본다. 출발지인 인천역부터 특별하다. 인천역은 1899년에 개통한 우리나라 최초의 철도인 경인선의 시·종착역이었다. 인천역에서 서울 노량진까지 우마차나 수로로는 반나절 이상 걸릴 길을 열차로 한 시간 만에 갔다고 하니, 당시 사람들에게는 신세계나 다름없었겠다. 인천역 광장 맞은편에는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 시에서 기증한 패루가 화려한 단청을 뽐내며 서 있다. 패루 사이로 차이나타운의 ‘T’자형 대로가 보인다. 차이나타운 골목마다 붉은색으로 치장한 대규모 중식당과 중국 간식 상점, 기념품점이 즐비하다. 인천 차이나타운은 개항 후 중국 산둥성에서 건너온 화교들이 살기 시작한 곳이다. 이때 정착한 화교들이 중국요리점을 열고, 한국인 입맛에 맞는 자장면을 개발했다고 한다. 자장면의 대명사로 불렸던 ‘공화춘’의 우희광 씨는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1983년에 문을 닫은 공화춘은 30년 뒤인 2012년에 ‘짜장면박물관’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 옛날 공화춘의 인기는 신승반점, 만다복, 연경, 중화원 등이 잇고 있다. 차이나타운에서 중국 요리 외에 화덕 호떡인 옹기병과 월병, 홍두병, 공갈빵 같은 중국 전통 간식도 재미 삼아 먹어볼 만하다. 뜨거운 옹기병을 뜯어 먹으며, 차이나타운 중간 지점에 있는 선린문(제3패루)으로 향한다. 3개의 계단을 지나 마지막 계단 위에 우뚝 세워진 선린문은 차이나타운 최고의 포토존이다. 선린문을 통과해 다시 계단을 조금 오르면 자유공원 입구와 만난다. 왼쪽 길에 초한지 벽화 골목이 있고, 오른쪽 길은 자유공원 산책로와 연결된다. 우리가 알아야 할 인천 근대사 이야기 자유공원은 1888년 응봉산에 건립된 국내 최초의 서구식 근대공원이다. 공원 초입에 있는 석정루에 올라 인천 앞바다와 월미도를 조망하고, 한미수교 100주년(1982년)을 기리는 기념탑과 한국전쟁 영웅으로 알려진 맥아더 장군의 동상을 둘러본 뒤, 제물포구락부로 이동한다. 제물포구락부는 자유공원과 이어진 계단 중간에 있다. 이곳은 개항 당시 제물포에 거주했던 독일, 미국, 러시아, 일본인들의 사교장이었다. 하얗게 회칠한 외벽과 고풍스러운 홀이 인상적이다. 제물포구락부와 청일조계지 경계 계단도 거리가 가깝다. 이 계단은 일본과 청나라가 각각 조계지를 설정하고, 영역을 구분하기 위해 설치한 것이다. 계단을 경계로 북성동 쪽은 청나라의 차이나타운이, 신포동 쪽은 일본 건축물이 들어섰다. 계단 양쪽에 세운 석등조차 중국식과 일본식으로 구별돼 있다. 계단 상단의 공자상도 중국 쪽으로 약간 치우쳐 세워졌다. 외국인들이 조선 땅을 땅따먹기하듯 갈라놓은, 어처구니없는 역사의 현장이다. 청일조계지 계단을 내려와 왼쪽, 중구청(옛 일본영사관)으로 가다 보면, 일본 적산가옥과 일본제1은행, 구 일본18은행과 같은 근대건축물이 모여 있는 개항장 거리를 만난다. 차이나타운처럼 이국적인 분위기다. 거리 입구에 있는 중구생활사전시관은 1888년에 개업한 국내 최초의 서양식 호텔인 대불호텔의 외관을 되살려 지은 건물이다. 귀부인이 머물렀을 법한 객실과 1960~70년대 인천 중구의 의식주 생활공간을 실감나게 재현했다. 나무 전봇대가 세워진 골목길과 문방구, 백항아리집(선술집), 극장, 다방, 의상실, 이발소 등 추억을 부르는 풍경이 마냥 반갑다. 전시관 옆 개항박물관은 옛 일본제1은행을 개조한 것이다. 1883년에 건축한 르네상스풍의 석조 건물로서 일본영사관의 금고 역할을 했다. 우리나라에 최초로 들어온 우표와 우편물, 우체통, 전보와 전화기, 경인선 기관차 모형 등을 전시하고 있다. 같은 라인에 있는 근대건축전시관은 일본제18은행 건물이었다. 일제강점기 때 나가사키 상인들이 상해에서 수입한 영국 면직물을 한국에 수출해 큰 이익을 얻자, 인천에 은행 지점을 세운 것이다. 이곳에서 개항장 일대에 현존하는 근대건축물과 소실된 건축물의 모형을 볼 수 있다. 인천과 서울을 연결했던 싸리재 고갯길 개항장 거리를 지나 먹거리 성지인 신포국제시장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신포시장은 인천 개항 이후 형성된 인천 최초의 근대적 상설시장이다. 19세기 말 화교 농민들이 산둥성에서 채소 씨앗을 가져와 키워 시장에 내다 판 것이 신포국제시장의 시초라고 한다. 역사가 깊은 만큼 먹거리도 풍성하다. 쫄면의 탄생지도 신포시장이며, 신포순대, 신포만두의 고향도 이곳이다. 주먹으로 깨 먹는, 단단한 공갈빵과 매콤한 맛을 강조한 신포 닭강정의 인기는 말할 것도 없다. 닭강정을 사려는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골목 안이 새까맣게 보일 정도다. 시장 골목 끝에서 길 하나만 건너면 국내 성당 중 가장 오래된 답동성당과 국내 최초의 극장인 애관극장을 만날 수 있다. ‘보는 것을 사랑한다’는 뜻을 지닌 애관극장은 1895년에 ‘협률사’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1920년대부터 애관극장으로 불리며, 복합상영관이 주름 잡는 이 시대에도 꿋꿋하게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시설은 여느 극장과 비슷하고, 상영작도 같다. 흐뭇한 마음으로 애관극장을 구경하고, 동인천역으로 내려가는 고갯길, 싸리재를 걷는다. 옛날에 이 길에 싸리나무가 많았다고 한다. 지금은 낙후한 거리가 되었지만, 1920년대 말부터 70년대까지만 해도 병원, 한약방, 약국, 양화점, 포목점 등이 즐비했던 곳이다. 서울 명동 못지않은 상권을 자랑했다고. 옛날 양복점과 병원 건물과 기록 사진만이 싸리재의 옛 영화를 증명한다. 최근, 뉴트로 열풍에 힘입어 싸리재의 아날로그 정취가 돋보인다. 그 중심에 ‘싸리재’ 카페가 있다. 지은 지 90년 된 목조 카페에서 노부부가 커피를 내린다. 카페 안쪽에는 노부부의 100년 된 한옥 살림집이 있다. 음악에 조예가 깊은 부부는 수집한 축음기로 레코드판 음악을 들려준다. 마침 퀸의 ‘보헤미안랩소디’가 흘러나와 한껏 흥에 젖는다. 바리스타인 박차영 대표에게 메뉴 추천을 부탁하니 자신이 개발한 ‘커피봉봉’과 ‘싸리재’를 권한다. 모든 커피를 모카포트로 내려준다. 쌉싸래한 에스프레소와 달콤한 연유, 촉촉한 생크림의 조화가 감미롭다. 싸리재의 빈티지한 분위기와 포근하게 손님을 맞이하는 노부부가 두고두고 기억날 것 같다. 싸리재 카페에서 동인천역은 멀지 않다. 전철을 타기 전에 송현동 순대 골목이나 화평동 냉면 거리, 동인천 삼치 거리에서 요기를 해도 좋겠다. 주변 명소 & 맛집 신승반점과 명월옥 공화춘은 1983년에 폐업했으나 우희광 씨의 자손들이 공화춘의 손맛을 이어가고 있다. 우희광 씨의 외손녀가 운영하는 신승반점이 그곳. 신승반점의 인기 메뉴는 돼지고기와 채소를 갈아 춘장과 볶은 유니자장면이다. 달지 않으면서 감칠맛 나는 자장 소스와 부들부들한 면발이 입맛을 당긴다. 흰 자장면이 궁금하다면 만다복(032-773-3838)을, 맛있는 짬뽕을 먹고 싶다면 복림원(032-773-8778)을 추천한다. 한식은 신포시장 가는 길목에 있는 백반식당, 명월집이 잘한다. 1966년에 개업한 식당이다. 7000원짜리 백반에 밑반찬만 열 가지. 여기에 곤로 위에서 푹 끓인 돼지김치찌개와 누룽지도 양껏 먹을 수 있다. 신승반점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로44번길 31-3, 매일 11:00~21:00 명월옥 인천 중구 신포로23번길 41, 07:30~19:30(일요일 휴무) 송월동 동화마을 송월동 동화마을은 차이나타운과 이어져 있다. 2013년 마을 주거환경개선사업을 통해 세계명작동화를 주제로 마을을 예쁘게 꾸몄다. 입구의 아치문을 통과하면, 알록달록한 동화 속 세상이 펼쳐진다. 골목마다 도로시길, 빨간모자길, 전래동화길 등 테마가 있다. 동화 캐릭터 입체 조형물이 많아 곳곳이 포토존이다. 이 마을이 개항기 때 독일, 일본, 프랑스인들이 살았던 부촌이었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인천 중구 자유공원서로37번길 22(연중무휴) 짜장면박물관 1908년 차이나타운에 개업한 중식당, 공화춘의 내부를 개조해 2012년에 개관했다. 전시물을 통해 화교와 자장면의 탄생기, 전성기, 자장라면의 역사 등을 알 수 있다. 1930년대 공화춘 접객실, 1960년대 공화춘 주방을 실제 크기로 재현했다. 졸업식이나 운동회 날에 부모님과 자장면을 먹으러 갔던 추억이 떠오른다. 공화춘 건물은 중국 산둥 지방의 장인이 참여해 중국식으로 지었으며, 2006년에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로 56-14, 09:00~18:00(월요일 휴관) 걷기 Tip ❶ 차이나타운은 골목이 많으므로 인천역 앞에 있는 관광안내센터에서 지도를 받아, 갈 곳을 미리 표시해두는 게 좋다. 송월동 동화마을을 코스에 넣는다면, 맨 먼저 들르자. ❷ 신포시장까지만 걷는다면, 수인선 신포역에서 전철을 타면 된다. ❸ 개항박물관, 짜장면박물관, 중부생활사전시관, 근대건축전시관, 한중기념관 등 5개 전시관 통합관람권을 구매하면 입장료를 아낄 수 있다. 통합관람권 어른 3400원. 매달 마지막 수요일 문화의 날에는 입장료 무료.
- 2019-03-2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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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문화캘린더
- 따뜻한 봄 내음이 물씬 풍기는 3월, 이달의 추천 문화행사를 소개한다. (뮤지컬) 윤동주, 달을 쏘다. 일시 3월 5~17일 장소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출연 박영수, 신상언, 김도빈 등 서울예술단의 대표작 ‘윤동주, 달을 쏘다.’가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며 완성도 높은 무대로 돌아온다. 시인 윤동주의 치열했던 삶과 예술을 담아낸 뮤지컬로 비극의 시대에 써내려간 그의 시(詩)들이 노래와 춤으로 어우러져 감동을 선사한다. (행사) 2019 광양매화축제 일시 3월 8~17일 장소 전남 광양시 다압면 섬진강 매화마을 일원 전라남도 섬진강변 매화마을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광양매화축제는 전국에서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꽃축제다. 새하얀 눈처럼 만발한 매화와 아름다운 섬진강이 함께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산책로를 걸으며 백(白)매화뿐만 아니라 홍(紅)색, 청(靑)색 다양한 매화의 색과 향기에 취해보자. 인근 청매실농원에서 광양의 특산품인 새콤달콤한 매실도 맛볼 수 있다. (클래식) 송영훈의 클래식 큐레이터, 낭만에 대하여 일시 3월 10일 장소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출연 해설가 및 첼리스트 송영훈, 비올리스트 이신규 등 클래식 음악이 어렵게만 느껴지는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인 공연이다. 음악과 미술사의 숨은 이야기들을 대한민국 대표 첼리스트 송영훈이 이해하기 쉬운 해설과 수준 높은 연주로 풀어낸다. 차세대 클래식 아티스트들의 연주로 낭만시대와 인상주의 음악뿐만 아니라 미술작품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 일시 3월 15일~5월 12일 장소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 출연 이순재, 신구, 권유리, 채수빈 등 까칠한 성격의 고집불통 할아버지 ‘앙리’와 꿈을 찾아 방황하는 대학생 ‘콘스탄스’가 특별한 우정을 쌓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연극이다. 세대 간의 갈등을 소통으로 풀어가는 주인공들은 보는 이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2017년 초연에 이어 이번에도 내공을 자랑하는 배우 이순재와 신구가 ‘앙리’ 역을 맡았다. ‘콘스탄스’ 역에는 권유리, 채수빈이 더블 캐스팅되어 색다른 분위기가 기대된다. (행사) 제20회 구례산수유꽃축제 일시 3월 16~24일 장소 전남 구례군 산동면 지리산온천관광지 일원 산수유꽃이 만발하는 지리산에서 봄의 정취와 시원한 고로쇠 약수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꽃축제다. 행사장에서 산수유꽃으로 만든 먹거리를 맛볼 수 있으며, 산수유떡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행사와 공연도 펼쳐진다. (오케스트라) 노다메 칸타빌레 인 클래식 일시 3월 24일 장소 롯데콘서트홀 일본과 한국에서 클래식 음악 열풍을 일으킨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 이 드라마 속 정통 클래식이 오케스트라로 찾아온다. ‘한국판 노다메 칸타빌레’인 KBS ‘내일도 칸타빌레’의 연주 대역을 맡은 피아니스트 이현진과 풀 오케스트라의 라이브 연주로 클래식 음악을 새롭게 즐길 수 있다.
- 2019-03-04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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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싸한 겨울 바다를 벗삼아 걷는 길 ‘외옹치 바다향기로’
- 겨울에는 왠지 속초에 가야 할 것 같다. 눈시리도록 푸른 바다와 갯배를 타고 건넜던 청초호, 눈에 파묻힌 아바이마을, 영금정에서 봤던 새해 일출, 이 딱딱 부딪혀가며 먹었던 물회의 추억이 겨울에 닿아 있어서일까. 이번에도 속초 바닷길과 마을길, 시장길을 구석구석 누비는 재미에 빠져 남쪽 외옹치항에서 북쪽 장사항까지 걷고 말았다. 걷기 코스 속초고속버스터미널▶외옹치 바다향기로(속초해수욕장~외옹치항 왕복)▶ 설악대교▶ 아바이마을▶갯배▶속초관광수산시장▶동명항▶영금정전망대▶해돋이전망대▶속초등대(택시)▶속초시외버스터미널 바다 위를 걷는 느낌 외옹치 바다향기로 속초 도보여행 첫 코스는 전국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외옹치 바다향기로’다. 속초해수욕장부터 외옹치해수욕장을 거쳐 외옹치항까지 이어진 바닷길을 걷는다. 길이가 약 1.74km이며, 속초해수욕장 850m 구간과 외옹치 해안데크산책로 890m 구간으로 나뉜다. 천천히 걸어도 편도 1시간이면 충분하다. 속초고속버스터미널에서 속초해수욕장 정문까지는 걸어서 5분 거리. 금세 눈앞에 푸른 바다가 펼쳐진다. 코끝이 찡한 날씨에도 겨울 바다를 찾은 이가 꽤 많다. 바닷가 포토존 너머로는 가마우지들이 모여 사는 조도(鳥島)가 보인다. 삿갓 모양의 조도와 철썩이는 파도를 감상하며 모래밭 옆 산책로를 거닌다. 속초해수욕장과 연결된 외옹치해수욕장에 다다르면 외옹치 해안데크산책로 입구가 나온다. 외옹치 해안은 1970년 무장공비가 침투한 이후부터 작년까지, 65년 동안 미개방 군사 작전 지역이었다. 작년 4월 외옹치 바다향기로를 개통하면서 개방됐다. 해안데크산책로는 암석관찰길, 안보체험길, 하늘데크길, 대나무명상길 등의 주제로 나뉘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해안 철책과 초소가 있는 안보체험길을 지나면 ㄷ자형 전망대가 나온다. 송혜교, 박보검 주연의 tvN 드라마 ‘남자친구’에서 두 주인공이 우연히 만나 사랑을 싹틔운 장소다. 바다 풍광이 가장 멋진 구간은 하늘데크길이다. 지네바위, 굴바위 등 이야기가 있는 갯바위와 은비늘처럼 반짝이는 바다를 마주 보며 걸을 수 있다. 겨울철 09:00~17:00, 여름철 09:00~19:00 개방. 아날로그 감성 갯배 그리고 아바이마을 외옹치항에서 속초해수욕장으로 되돌아올 때는 바닷가 산책로 옆 해송숲길을 선택한다. 숲 분위기가 그윽해 사색하며 걷기 좋다. 해송숲을 지나 방파제와 나란히 이어지는 해안도로를 따라 걷다 보면 청호동 아바이마을을 만난다. 실향민 정착촌인 아바이마을은 한국전쟁 때 함경도에서 피란 온 실향민 다섯 가구가 백사장에 터를 잡으며 생겨났다. 마을 동쪽은 바다, 서쪽은 청초호와 접해 있다. 청초호와 바다를 연결하는 신수로를 건설하면서 마을이 남북으로 나뉜 것인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수로 위로 붉은 아치형의 설악대교를 세웠다. 설악대교를 건너기 전에 교각 아래의, 실향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아트플랫폼 갯배’에 들른다. 전시장과 카페로 꾸민 공간이다. 2층 창가에 앉아 신수로를 오가는 어선들을 바라보며 망중한을 즐긴다. 설악대교 교각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리 위로 올라가면, 진한 바다 냄새가 풍기는 아바이마을과 속초항의 풍경이 펼쳐진다. 수로를 건넌 뒤,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바로 북쪽 아바이마을에 도착한다. 주택가인 남쪽 아바이마을과 달리 이곳은 실향민들이 함경도 음식을 파는 식당가다. 좁은 골목에 아바이순대, 오징어순대, 명태순대, 가자미회냉면, 막국수 등을 파는 식당이 빼곡하다. 단천식당과 신다신식당이 함경도 음식 원조식당으로 알려져 있다. 신다신식당에서는 함경도식 육개장인 가리국밥을 판다. 아바이순대와 소고기, 대파 등을 듬뿍 넣고 얼큰하게 끓인 국인데, 소고기국밥과 맛이 비슷하다. 다음 코스인 속초관광수산시장으로 가기 위해 아바이마을 갯배 선착장으로 향한다. 갯배는 주민들이 청초호를 건널 때 이용하는 교통수단이다. 무동력 운반선이므로 중앙동 선착장과 아바이마을 선착장 사이에 걸어놓은 쇠줄을 갈고리로 잡아당겨야 움직인다. 아바이마을 주민이 탑승해 줄을 끌어당기지만, 승객들도 눈치껏 힘을 보태야 한다. 갯배 요금은 편도 500원이며 운행시간은 3분이다. 시장 골목에서 발견한 헌책방 갯배에서 내려 생선구이 골목을 지나면 속초의 명동이라 불리는 로데오 거리에 자리한 속초관광수산시장이 코앞이다. 속초를 잘 아는 이에겐 중앙시장이란 이름이 더 익숙하다. 시장 안에 수산물 골목, 청과물 골목, 순대 골목, 잡화 골목 등 취급 품목별로 골목이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다. 시장 지하에는 활어회 센터가 있다. 가장 볼거리가 많은 곳은 제철 생선을 볼 수 있는 수산물 코너다. 가게마다 몸통이 물풍선처럼 빵빵한 곰치가 좌판을 차지하고 있다. 옛날에는 어부들이 잡은 즉시 바다에 버려서 물텀벙이라 불렸던 생선인데, 지금은 금값이다. 곰치로 국을 끓이면, 곰치 살이 입안으로 호로록 들어갈 만큼 부드러운 데다가, 국물 맛이 시원해 겨울 별미로 손꼽힌다. 시장 골목을 요리조리 구경하다가 대경중고서점을 발견한다면, 보물을 캔 것과 마찬가지다. 속초에 하나뿐인 귀한 헌책방이니 말이다. 책방 안에는 천장 턱밑까지 책이 꽂혀 있다. 책 무게 때문에 등이 휜 나무 선반에서 세월이 느껴진다. 헌책방 주인장은 소녀처럼 수줍음이 많은 전경화 씨. 속초 토박이인 전 씨는 “제가 헌책방을 인수해 장사한 지도 25년이나 됐네요. 이곳 역사가 50년은 됐을걸요. 영업 이익만 생각하면 문 닫아야죠. 많은 사람이 좋아해주셔서 그 보람으로 책방을 지켜요. 우리 책방은 A급 중고 책만 취급하기 때문에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아요”라고 말하며 속초 자랑도 빼놓지 않는다. 속초 사람들이 즐겨 찾는 식당과 좋아하는 음식들을 술술 풀어놓는다. 시장 안 작은 헌책방이 오래 자리를 지켜주길 바라며 아쉬운 발길을 돌린다. 속초등대에 올라 겨울 바다 마주하기 속초관광수산시장에서 20분 정도 걸으면 동명항에 닿는다. 동명항 활어센터는 자연산 활어회만 취급하며 횟값이 저렴한 곳으로 유명하다. 건물 안에 횟감을 팔고, 손질하고, 매운탕을 끓여주는 구역이 따로 있다. 2층 상차림 식당에는 대게 철을 맞아 손님이 바글바글하다. 동명항 근처에는 속초등대, 영금정, 영금정전망대, 해맞이정자가 한자리에 모여 있다. 영금정은 속초등대와 동명항 사이 해안에 펼쳐져 있는 갯바위다. 갯바위 꼭대기에 올라앉은 영금정 전망대에 서면 바다를 향해 길게 뻗어 나간 해맞이정자가 발아래 굽어보인다. 겨울에는 해맞이정자 앞으로 해가 떠 일출 명소로 유명해졌다. 해맞이정자에서 빤히 보이는 속초등대 전망대에 오르면, 왼쪽으로 영금정과 동명항이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속초 시가지와 설악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여력이 있다면, 속초등대에서 등대해변 쪽으로 내려가도 좋다. 등대해변의 산홋빛 바다색이 아름다워, 입소문 난 횟집과 전망 좋은 카페가 바닷가에 속속 들어섰다. 호반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영랑호도 가까이 있다. 주변 명소 & 맛집 봉포머구리집 봉포머구리집은 잠수부였던 주인장이 작은 가게로 시작해 음식 맛 하나로 큰 빌딩을 세운 곳이다. 해삼, 비단멍게, 문어숙회, 광어회, 성게알, 백골뱅이 등을 소복하게 담아낸 해물 모둠물회를 보는 순간 입이 떡 벌어진다. 여덟 가지 찬과 소면 두 덩이가 밥상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새콤한 육수와 꼬들꼬들한 해산물과 아삭한 채소가 조화를 이뤄 엄지가 절로 척 올라간다. 속초시 영랑해안길 223, 033-631-2021, 09:30~21:30 칠성조선소 살롱 조선업이 쇠퇴해, 칠성조선소에서 배를 만들지 않게 되자, 칠성조선소의 3대 대표가 조선소 건물을 카페와 전시공간으로 개조했다. 배를 만들고 수리했던 허름한 조선소 건물은 전시장이 됐고, 만든 배를 바다에 띄우기 위해 설치했던 마당의 철 구조물들은 벤치 역할을 한다. 복고풍 분위기 덕에 인기 명소가 됐다. 조선소의 너른 부지에서는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린다. 속초시 중앙로46번길 45, 033-633-2309, 11:00~20:00(수요일 휴무) 문우당서림과 동아서점 문우당서림과 동아서림은 속초에서 오랫동안 뿌리를 내린 대표 서점이다. 책 파는 것을 넘어 작가와의 만남, 시 낭송회 등을 주최해 지역문화를 만들어가는 복합문화공간이라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1984년에 개점한 문우당서림은 부부와 귀향한 딸이 운영한다. 2층에 책 읽는 공간을 따로 두고, 독서 모임방을 무료 대관한다. 1956년에 개점한 동아서점은 3대가 운영하는 서점으로 유명하다. 세련된 서가 배치와 북큐레이션이 돋보인다. 대형 서점에선 볼 수 없는 독립출판물도 취급한다. 동아서림은 문우당서림 뒤쪽에 있다. 속초시 중앙로 45, 033-635-8055, 09:00~22:00 여행 정보 걷기 Tip ➊ 자가용을 이용할 때는, 외옹치항에 주차한 뒤 바다향기로를 걸으면 된다. ➋ 고속버스터미널 하차 후, 외옹치항 바다향기로 입구까지 택시로 이동하면 왕복하지 않아도 된다. 버스 이동은 추천하지 않는다.
- 2019-02-18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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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놀자 여행대학, ‘시니어 꿈꾸는 여행자 과정’ 2기 모집
- 야놀자 계열사 여행대학(대표 강기태)이 내달 7일까지 ‘시니어 꿈꾸는 여행자 과정’ 2기 수강생을 모집한다. 60~70대 시니어들 대상의 여행문화 교육 프로그램인 시니어 꿈꾸는 여행자 과정은 문화체육관광부 주최하고 한국관광협회중앙회와 야놀자 여행대학 주관한다. 행사는 우리 사회에도 점차 여가생활을 능동적으로 즐기는 ‘액티브 시니어’가 늘어남에 따라, 중장년층이 자유로운 여행 설계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고자 기획됐다. 수강생들은 7주간 총 8회에 걸쳐 전문 여행가들의 수업을 듣게 된다. 전담 멘토에게 자신의 여행계획서에 대한 첨삭 및 조언도 받을 수 있으며, 스스로 짠 프로그램으로 강사 및 동기들과 함께 자유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과정을 모두 마치면 수료증이 발급되며, 졸업여행과 여행대학 수강권이 무상 지원된다. 2기 과정은 2월 14일부터 3월 28일까지 진행한다. 강사진으로는 이문재 경희대학교 교수 겸 시인, 이영관 순천향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 겸 여행작가, 강기태 여행대학 총장 겸 트랙터 여행가, 문요한 정신과 의사 겸 여행작가 등 사회 각계 전문가가 참여한다. 60세 이상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으며, 지원동기, 참여 의지 등을 심사해 기수마다 30명씩 선발한다. 참가 신청은 여행대학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으로 접수할 수 있다. 합격자에게는 내달 11일 개별 연락 예정이다.
- 2019-01-28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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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코틀랜드의 색깔 그대로 천년고도 에든버러
- 스코틀랜드의 긴 역사가 고이 간직된, 천년고도 에든버러. 대영제국이 된 지 300년이 흘렀어도 근원은 스코틀랜드일 뿐이다. 남자들은 킬트 줄무늬 치마를 입고 길거리에서는 백파이프 연주가 흐른다. 스코틀랜드의 민족성과 풍습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외에도 스튜어트 왕가와 귀족들, 월터 스콧, 애덤 스미스, 데이비드 흄, 로버트 번스 등 세기의 작가들 흔적이 남아 있다. 회색빛의 고풍스러운 건축물에 서리서리 스며 있는 역사의 이야기는 긴 겨울밤을 하얗게 지새우게 한다. 스코틀랜드의 대문호 월터 스콧 기념탑 에든버러 공항에서 버스를 타면 시내 중심까지 한 시간이 채 안 걸린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 탓일까? 아니면 약간 구릉진 언덕 위에 자리를 잡은 고색창연한 건축물들 때문일까? 에든버러 겨울의 첫 느낌은 ‘회색빛’이다. 어쩌면 버스정류장 앞쪽에 우뚝 서 있는 스코틀랜드 대문호인 월터 스콧(1771~1832)의 기념탑 영향도 있었을 것이다. 오래된 것처럼 보이게 해달라는 스콧의 유언에 따라 시커먼 사암석으로 만든 뾰족한 탑. 61m 높이의 기념탑은 왠지 기괴하고 음산하다. 이 탑을 만들 때, 잉글랜드에 대한 경쟁심으로 영국에서 제일 높은 트라팔가 광장의 넬슨 기념탑보다 5m 더 높이 올렸다는 후일담이 있다. 287개의 계단을 올라가면 에든버러 시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지만 포기하고 스콧 기념탑 아래 프린세스 정원의 국립 갤러리, 로열아카데미를 찾는다. 모두 무료 입장이다. 관광객으로서는 매우 반가운 일. 미술관에 걸린 수준 높은 명화를 마음껏 감상하면서 미소 짓는다. 에든버러의 국교는 장로교 에든버러는 남북을 가로지르는 프린스 스트리트를 경계로 북쪽의 올드 타운과 남쪽의 뉴타운으로 구분된다. 구시가지는 15세기부터 스코틀랜드 왕국의 수도로 행정, 문화의 중심지였다. 신시가지는 18세기 이후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조성된 주택, 상업지구. 1985년, 유네스코는 신·구시가를 묶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시선도, 마음도 구시가지에 다 빼앗긴다. 무조건 ‘고성(古城)’을 기점으로 걷는다. 고성까지 걸어가는 길목에서 화폐 박물관, 뉴대학을 만난다. 대학 건물은 해묵은 향기를 뿜어낸다. 토마스 찰머스(1780~1847) 목사의 동상이 있는 이 대학은 스코틀랜드 장로교 교구가 있던 곳. 16세기경, 이곳은 매우 중요했다. 1560년, 스코틀랜드가 국교로 지정한 장로교를 잉글랜드와 미국으로 전파하는 중심지였다. 스코틀랜드-잉글랜드 격전지, 에든버러 성 에든버러 성은 오래전 활동을 중단한 화산 꼭대기(133m)에 있다. 성 뒤쪽은 거대한 바위산이 버티고 있는데 3면이 깎아지를 듯한 절벽을 이루고 있다. 딱 봐도 요새로 최적이다. 비교적 경사가 완만한 동쪽이 출입구. 이 성은 현재 영국군 사령부 역할을 하고 있는데 전통 복장을 한 두 명의 근위병이 성을 지키고 있다. 한겨울에도 킬트를 입은 채 맨살을 보여주는 근위병은 여행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정작 그들은 관광객들의 시선에 무심하다. 에든버러 성은 6세기에 지어졌다는 설이 있지만 정확한 기록은 없다. 1018년부터 조금씩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고 현재의 건물들은 16~18세기 혹은 그 이후에 지어졌다. 이 성은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격렬한 투쟁사를 보여주는 현장이다. 수 세기에 걸쳐 여러 차례 성주가 바뀌었다.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가 수많은 전투를 치르는 동안 이 성은 이긴 자의 차지였다. 스코틀랜드의 스튜어트 왕조를 끝으로 결국 잉글랜드 차지가 되어 오늘에 이른다. 성내에는 가장 오래된 12세기 초기의 건축물인 세인트 마가렛 예배당이 있는데 대부분 군사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타탄 무늬 제품의 천국 도시 에든버러의 백미는 구시가지 거리 로열마일이다. 에든버러 성과 홀리루드 하우스 궁전을 연결하는 1.6km 남짓의 도로. 과거 왕가에서 쓰던 전용 도로로서 길이가 1마일이나 되어 ‘로열마일’로 불린다. 왕족들만 다닐 수 있는 로열마일 때문에 서민들은 좁은 클로즈 골목을 이용해야 했다. 대로 옆으로 무수한 클로즈 골목이 눈에 들어왔다. 클로즈는 한국의 피맛골 거리와 엇비슷하다. 로열마일 양쪽으로는 역사를 간직한 옛 건축물들이 즐비하다. 기념품 숍, 식당, 호텔 등도 무수히 이어진다. 로열마일에서 가장 흥미로운 곳은 브로디스(Brodie’s) 클로즈다. 18세기, 낮에는 저명한 인사로 지내고 밤에는 도둑으로 살았던 윌리엄 브로디(1741~1788)의 이름을 따서 붙인 골목이다. 론마켓에서 캐비닛을 만드는 장인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낮에는 경건하고, 부유하고, 훌륭한 시민이었다. 1781년에는 시의 조합장(deacon)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밤에는 강도짓과 도둑질을 했고 도박꾼으로 방탕하게 살았다. 그는 두 번째 부인과 살면서 돈을 많이 써댔다. 1786년에는 시립은행의 열쇠를 복사해 800파운드를 훔쳤다. 또 부유한 집안에 일하러 다니면서 열쇠를 따로 복제했다. 주변 상인들도 도둑질에 끌어들였다. 기록에 의하면 그의 교활함과 뻔뻔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결국 성 자일스 교회에서 교수형을 당했다. 브로디의 이중적인 캐릭터에 영국 소설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1850~1894)이 영감을 얻어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라는 작품이 탄생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나 그 진위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다. 현재 그의 집은 카페로 이용되고 있다. 애덤 스미스 동상과 세인트 자일스 대성당 로열마일의 가장 번화한 광장에 과거 스코틀랜드 국회의사당, 청동 말과 동상으로 만들어진 버클루 공작의 기념비, 애덤 스미스의 동상과 성 자일스 성당 등이 몰려 있다. ‘국부론’으로 잘 알려진 애덤 스미스(1723~1790) 동상은 랜드마크 역할을 한다. 애덤 스미스 동상 앞에 있는 성 자일스 성당(1495년 건립)의 노르만 양식의 탑이 인상적이다. 이 교회는 스코틀랜드의 종교개혁을 이끌었던 곳. 종교개혁가 존 녹스는 프로테스탄트 동지를 규합했다. 성당 앞에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양식의 18세기 시청사가 있다. 시청사 옆 리얼 마리 킹 클로즈는 ‘귀신 나오는 골목’으로 관광 트렌드가 되었다. 이 광장에서 조금 밑으로 내려가면 콕번 스트리트를 앞두고 데이비드 흄(1711~1776)의 흉상이 있다. 흄은 에든버러 근교인 나인웰스에서 태어났지만 에든버러에서 대학을 다니는 등 인연이 깊다. 우여곡절이 많은 그의 인생 이야기가 참 재미있다. 흄은 “철학자가 되어라. 그러나 철학 가운데서도 여전히 인간이어라!”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메리 여왕이 살던 홀리루드 하우스 흄 흉상을 지나면서 길은 한가해진다. 길 끝에 홀리루드 하우스 궁전이 있다. 홀리루드 하우스는 1128년 데이비드 1세가 지은, 성 아우구스티누스회의 성당이었다. 1498년, 제임스 4세의 명에 따라 궁전으로 다시 지었고 1530년대에는 제임스 5세가 자신과 왕비인 기즈의 메리를 위해 탑을 덧붙였다. 1560년대에는 이들의 딸인 스코틀랜드의 여왕 메리가 살았다. 메리는 1565년, 이 수도원에서 사촌 단리와 두 번째 결혼을 했다. 하지만 단리가 살해되자 얼마 되지 않아 남편 살해 용의자 보스웰 백작의 아이를 임신한 채 이 궁전에서 결혼했다. 메리는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졌다. 메리와 단리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제임스 6세는 에든버러에 머물 때는 홀리루드 하우스를 이용했으나 1603년, 그가 영국으로 떠난 뒤로 이 궁전은 왕가의 방문이 있을 때만 사용되었다. 2002년에는 왕실이 소장한 예술작품을 전시하는 ‘퀸스 갤러리’가 만들어졌다. 주인의 무덤 지킨 충견, 보비 에든버러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보비의 동상이다. 존 그레이의 양치기 개 보비. 존은 보비와 여행을 하던 중 병으로 객사했다. 존의 시신은 보비가 지켜보는 가운데 에든버러 그레이프라이어스 교회 묘지에 묻혔다. 당시 두 살이었던 보비는 죽을 때까지 무려 14년간 매일 밤 존의 무덤을 지켰다. 보비의 감동적인 이야기는 스코틀랜드 전역은 물론 해외까지 퍼졌고, 에든버러의 아이들은 용돈을 모아 보비에게 목걸이를 선물했다. 보비가 집 없는 개로 오인받아 다른 사람들에게 잡혀가거나 사살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보비는 개로서는 유일하게 에든버러 시 명예시민권을 부여받았고, 죽은 뒤에는 특별허가를 받아 존 옆에 묻혔다. 보비의 동상에서 멀지 않은 곳에 ‘해리포터’의 작가인 조앤 롤링(1965~)이 즐겨 찾았다는 카페가 있다. 이혼 후 에든버러에 정착한 그녀는 아이 분유 값을 벌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동화를 쓰기로 결정한 그녀는 집 근처 카페에서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완성했다. Travel Data 항공편 스코틀랜드까지 가는 직항편이 없다. 인천→영국 런던행 직항편을 이용해 히드로공항까지 약 11~12시간 소요. 교통 런던 빅토리아 코치 역에서 에든버러까지 내셔널익스프레스 버스가 운행된다. 런던 킹스크로스 역에서는 매일 20여 회 기차가 운행된다. 시차우리나라보다 9시간 늦다. 음식 ‘하기스(Haggis)’가 유명하다. 양의 내장을 잘게 다져 곡물과 섞은 것을 양의 위장에 채워 삶은 음식. 스코틀랜드의 전통 요리로서 매시포테이토와 순무를 곁들여 먹는다. 주류 스코틀랜드를 대표하는 것 중 하나가 스카치위스키다. 몰트위스키와 그레인위스키를 섞어 만드는 블렌디드 위스키가 가장 일반적이고, 한국인들이 즐겨 마시는 종류다. 숙박 게스트하우스, 호스텔 등을 이용하면 된다. 고급 호텔은 25만 원 이상의 비용이 들지만 평균 8만~10만 원대에서 이용 가능하다. 화폐 파운드 여행 포인트 시간 여유를 갖고 북부 고지대에 있는 ‘하일랜드(Highland)’ 지역을 연계하면 좋다. 에든버러 시내 여행사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 2019-01-2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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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가본 나라 ‘네팔’ 이야기
- 히말라야 트레킹 때문에 네팔이라는 나라에 처음 갔다. 네팔은 한반도의 약 70% 정도 면적이며 인구는 대략 3000만 명이다. 인도, 중국, 부탄, 방글라데시에 둘러싸여 있는 내륙 국가다. 1인당 GDP가 2011년 기준으로 835달러에 불과한 빈국이기도 하다. 한국에 약 5만 명의 네팔 근로자가 와 있으며 한 해에 1만여 명이 입국을 대기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경쟁률이 8대 1이나 되어 한국행도 쉽지 않다고 했다. 전 인구의 90%가 농업에 종사한다. 종교는 대부분 힌두교를 믿는다. 세계 10대 고봉 가운데 8개를 보유한 산악 국가라 등산을 좋아하는 한국인이 2017년 기준 약 5000명이나 다녀갔다고 한다. 트레킹 비수기인 지금도 오가는 사람들이 온통 한국 사람이다. 이번 히말라야 트레킹 프로그램에는 네팔 시내 관광도 있었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를 찍고 3일간 하산한 후에 포카라 시와 수도 카트만두 시내를 관광했다. 포카라 시는 그나마 좀 나았으나 카트만두 시내는 그야말로 먼지구덩이 속 같았다. 1월이 건기라서 더 그랬겠지만 마치 밀가루 같은 흙이 비산하며 먼지를 일으켰다. 서울도 미세먼지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카트만두는 마스크 없이는 돌아다니지 못할 정도였다. 서울은 먼지를 쓸어내는 살수차가 다녀서 깨끗한 편이다. 그러나 카트만두는 엉망이다. 2015년 7.8도의 강진이 지나간 후 도시도 많이 파손되어 있었다. 세계문화유산들도 거의 절반이 이때 파괴되어 복구 중이다. 네팔이 행복지수 세계 3위 국가라는 사실이 내 관심을 끌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현지 가이드는 한국에서 10년간 일하면서 한국과 네팔을 비교해봤다고 했다. 네팔 사람들은 욕심이 없다고 했다. 너무 열심히 일하는 한국 사람들에 비해 네팔 사람들은 얘기하는 것을 좋아해서 일의 능률이 안 오른다고 덧붙였다. 우리 일행은 산촌의 한 학교에 컴퓨터 12대를 기증했다. 50년 역사에 컴퓨터 구경은 처음이라고 했다. 시장과 내외빈이 많이 참석했다. 그런데 공연을 포함한 축사가 무려 3시간 동안 이어졌다. 현지 가이드는 5분이면 충분할 축사를 각자 20~30분씩이나 하는 현장 사례를 들어 네팔인을 설명했다. 네팔 사람들은 순박한 편이다. 한국에 5만 명이나 와 있는데도 큰 문제 없이 조용히 일하고 있어서 우리가 잘 몰랐던 것이다. 카트만두에서 세계문화유산 중 하나인 박타푸르를 방문했다. 사원 및 여러 유적들이 있는데 이곳도 지진으로 파손되어 복구 중이었다. 좁은 골목에는 오토바이와 트랙터가 복잡하게 오가서 정신이 없었다. 시내 몇 곳을 더 다녔는데 세계문화유산이라는 것이 모두 사원이었다. 네팔인들이 이마 한가운데 그리는 빨간 점은 ‘제3의 눈’이라 한다. 부처님이 보고 있다는 의미라 했다. 누구나 그렇게 신을 믿고 사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티베트 난민촌을 돌아보고 중국이 무자비하게 티베트를 공격한 역사로 볼 때 네팔도 중국의 눈치를 많이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마음만 먹으면 네팔도 중국이 공격할 수 있는 것이다. 인도도 이웃 대국이라 눈치를 본단다. 오일 등의 공산품을 인도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르카’라는 네팔 용병은 용감하기로 유명하다. 시내에서 구르카 용병들이 사용하는 칼을 파는 가게가 많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구르카다’라는 서양 작가의 소개 글과 함께 구르카의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준다. 이들 용병들이 해외에서 번 돈으로 히말라야의 계곡에 여러 개의 다리를 만들어 기증했다는 표석도 붙어 있다. 네팔은 10년 전까지만 해도 왕정국가였다. 지금은 민주공화국이다. 반군이 10년간 산에 숨어 살며 내전을 일으키기도 했다. 워낙 고산이 많아 호랑이, 곰 등 맹수가 있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산속에 숨어 살던 반군들 덕분에 맹수가 많이 사라졌다고 한다. 히말라야 눈이 녹은 물은 당연히 1급수라 생각하고 마시고 싶었으나 풍토병이 우려되니 마시지 말라고 했다. 수력발전으로 전기를 만들고 있지만 전력 사정이 열악하다. 숙박업소인 롯지에서 휴대폰 충전료로 2000원 정도를 받고 있을 정도다.
- 2019-01-2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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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팔 히말라야 100km 트레킹 완주
- 1월 6일부터 20일까지 네팔의 히말라야 트레킹을 다녀왔다. 전남불교환경연대가 주관하고 청소년 13명이 포함된 총 27명 팀에 나도 합류한 것이다. 목표는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등정이었다. 8박 9일간의 일정에 네팔 수도 카트만두와 제2의 도시 포카라 관광도 포함되어 있었다. 네팔은 한국과 3시간 15분 시차가 나는 나라다. 남한보다는 약간 크고 인구는 약 3000만 명이다. 세계 10대 최고봉 가운데 8개의 봉우리를 보유한 산악 국가다. 히말라야에서는 해발 7000m가 넘지 않으면 ‘마운틴(mountain)’이라는 이름이 붙지 않는다. 심지어 세계 3대 미봉으로 불리는 마차푸차레도 피크(peak)로 불린다. 8박 9일간의 히말라야 트레킹은 비행기를 타고 카트만두에서 포카라로 이동하고 다시 버스로 2시간 만에 당도한 나야풀에서 시작되었다. 첫날부터 고전이었다. 4시간짜리 코스였는데 돌계단으로 된 오르막을 오르느라 땀을 뻘뻘 흘렸다. 숙소에 돌아와 땀에 젖은 옷을 말려봤으나 습도가 높아 귀국하는 날까지 마르지 않았다. 다음 날에는 7시간을 걸어 고라파니까지 갔다. 계속 오르막 돌계단이 나왔고 소똥, 말똥이 마구 방치되어 있어 냄새가 진동했다. 이날부터 체력 미달로 탈락자가 한 명 나왔다. 끝없이 이어지는 돌계단, 등에 진 짐이 부담스러웠다. 원래 짐을 날라주는 포터를 2인당 한 명씩 고용했는데 포터가 가지고 가는 짐 외에도 개인이 지고 가야 할 짐이 있었는데 그 무게가 만만치 않았다. 날씨 또한 한국의 늦가을 정도의 기온이라 내복을 입은 사람들은 진땀을 빼며 고전했다. 3일 차에는 새벽 일출을 보기 위해 푼힐 전망대에 올랐다. 우리는 이미 3000m 고도까지 올라와 있었다. 이때 가장 걱정하던 고산병 증세가 여러 사람에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여기서 버티지 못하면 목적지인 4130m의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까지 갈 수 없다고 했다. 샤워도 하지 말고 특히 머리를 따뜻하게 유지하라고 했다. 샤워는 물론 세수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털모자를 쓰고 자고 아침에 일어나면 물티슈로 눈곱만 겨우 닦아내는 고양이 세수를 했다. 남자들은 아예 면도를 포기했다. 자외선 차단제도 땀이 워낙 많이 나서 소용없었다. 무엇보다 날마다 땀에 젖어도 목욕을 못하는 것이 고역이었다. 4일 차에는 타다파니에서 촘롱을 거쳐 시누와까지 6시간, 5일차에는 도반, 히말라야 롯지, 데우랄리까지 6시간을 걸었다. 길도 가파랐지만 데우랄리는 해발 3150m라서 고산병을 적응하는 구간이었다. 도반부터는 눈길이었다. 아이젠 없이는 걸을 수 없는 겨울 날씨에 진눈깨비까지 내려 길이 사라지기도 했다. 6일 차는 디데이였다. MBC로 불리는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해발 3700m), ABC로 불리는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해발 4130m)까지 갔다가 다시 마차푸차레 캠프로 돌아와 숙박했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입구에는 트레킹 완주 축하, 환영 간판이 있었다. 그 위쪽으로 故 박영석 대장과 히말라야에서 숨진 산악인들을 추모하는 묘비가 있었다. 베이스캠프에서는 안나푸르나와 마차푸차레가 마치 서울의 인왕산처럼 마음만 먹으면 올라갈 수 있을 것처럼 바로 눈앞에 있었다. 그러나 안나푸르나는 8091m, 마차푸차레는 6993m이다. 전문 암벽 등반 기술이 필요한 구간이다. 고산병 증세가 여러 사람에게서 나타났다. 두통에 심하면 구토 증세까지 보였다. 소화도 안 되어 방귀도 자구 뀌게 된다. 약을 먹는 사람도 있었지만, 가이드 말로는 소용없는 일이라고 했다. 이날은 긴장이 많이 됐다 기대감과 동시에 두려움이 엄습해왔다. 신령한 산으로 쉽게 등정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마차푸차레가 눈앞에 다가와 있고 그 아래 양쪽으로 눈 덮인 산들과 계곡을 보고 있자니 태고에 혼자 서 있는 느낌이었다. 설산의 한기와 찬바람은 이불 안쪽까지 뚫고 들어왔다. 7일 차부터는 하산을 했다. 밤부까지 내려온 뒤 8일 차에는 촘롱에서 갈림길로 지누단다까지, 9일 차에는 나야풀까지 매일 8시간을 걸었다. 8박 9일 동안 우리는 약 23만 보, 100km를 걸었다. 히말라야는 여러 산이 겹쳐 있다. 그래서 산 하나를 넘어가려면 계곡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그다음 산을 올라야 한다. 당연히 오르막과 내리막길이 반복되었다. 급경사의 내리막길을 내려가다 보면 또다시 급경사로 오르막길을 올라가야 했다. 그마저 돌계단은 우기에 홍수와 산사태가 자주 없어진단다. 도반까지는 돌계단이 많지만 그 뒤부터는 자연스런 흙길이다. MBC에서 ABC까지는 왕복 4시간 코스. 양옆에 트인 계곡이 있어 분위기가 호젓했다. 68세의 나이로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트레킹 코스를 완주했다. 이 코스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모두 말렸다. 체력적으로도 무리일 뿐 아니라 특히 고산병이 위험하다고 했다. 그러나 위험한 상황도 없었고 고산병 증세도 겪지 않았다. 평소의 체력만으로도 젊은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같이 행동할 수 있었다. 시니어의 버킷리스트에 히말라야 트레킹이 들어 있어도 소망일 뿐 실행하기가 쉽지 않다. 이제 뿌듯한 마음으로 버킷리스트 항목 하나를 지운다. 탄탄해진 무릎 위 근육과 허벅다리 뒷 근육을 만져본다. 숙박과 숙식 롯지(Lodge)는 우리나라 민박집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숙박 시설이 열악하다. 샤워하기가 어렵다. 더운 물을 쓰려면 200루피(한화 2000원) 정도 내야 하고 방은 난방이 안 된다. 싼 건축 자재로 만들어진 건물이라 문도 틀어져 있어 바람이 숭숭 들어온다. 침낭만으로는 추위를 이길 수 없다. 수단껏 이불을 구해왔고 150 루피 정도에 뜨거운 물을 사서 물통과 핫팩을 안고 자야 했다. 식사 메뉴도 다양하지 못해 전통 음식인 달 바트를 자주 먹었다. 돈을 더 주면 한국 라면과 밥을 먹을 수 있다. 김치찌개 등 한국 음식을 파는 롯지도 있다. 화장실은 공동으로 사용하는 좌식 변기라 불편했다. 휴대폰 충전과 와이파이를 사용할 때도 100~200루피의 돈을 받는다. 높은 곳으로 올라갈수록 롯지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성수기에는 예약 없이는 숙박도 어렵다. 독방도 있지만 대부분 한 방에서 4~6명이 자야 한다. 보통 6시에 저녁식사를 마치지만 특별히 여가시간을 즐길 거리가 없어 다음날 아침 6시까지 자는 경우가 많다. 복장 1월의 날씨이지만, 카트만두는 낮 기온이 약 20℃나 된다. 그러나 고산에서는 영하 15℃까지 떨어지므로 옷을 다양하게 준비해야 한다. 아침시간에는 손이 곱을 정도로 춥고 트레킹을 하다 보면 땀이 나서 하나씩 벗게 된다. 포터가 짐을 날라주지만, 포터 짐에 더 이상 넣을 공간이 없으면 나머지 짐은 스스로 메고 가야 한다. 기온 편차가 심해 여름옷에서 겨울옷까지 갖춰야 하니 짐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포터는 여러 사람 짐을 합쳐서 지고 가기 때문에 바퀴 달린 여행 가방은 가져가면 안 된다.
- 2019-01-2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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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의 문화행사
- (전시) 로메로 브리토 : Color of Wonderland 일정 1월 3일~3월 10일 장소 3·15아트센터 제1, 2전시실 팝아티스트 로메로 브리토의 회화와 조각, 영상미디어 등 총 100여 점의 작품을 공개한다. 밝은 색상을 많이 사용하는 그의 작품에는 유쾌한 에너지가 담겨 있어 ‘힐링 아트’라는 애칭이 따르고 있다. (축제) 화천산천어축제 일정 1월 5~27일 장소 강원도 화천군 일원 5년 연속으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꼽힌 화천산천어축제가 개막한다. 올해는 산천어 수상낚시, 루어낚시, 밤낚시 등의 산천어 체험과 눈썰매, 봅슬레이, 얼음축구 등으로 구성된 눈·얼음 체험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뮤지컬) 라이온 킹 일정 1월 9일~3월 28일 장소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오페라극장 출연 느세파 핏젱, 캘빈 그랜들링, 데이션 영 등 한국에서 원어로 만날 수 있는 최초의 ‘라이온 킹’ 오리지널 팀의 공연이다. 무대 위에 펼쳐지는 아프리카 초원, 그리고 화려한 의상과 가면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영화) 그린 북 개봉 1월 10일 장르 드라마 출연 비고 모텐슨, 마허샬라 알리 등 천재 피아니스트와 망나니 매니저가 투어를 다니며 우정을 쌓아가는 이야기다. 인종차별 문제를 다루며 작품상 등 골든글로브 5개 부문 후보로 지명됐다. (공연) 레젼드 마술쇼 일정 1월 17~25일 장소 공연하닭 출연 김준표 마술사 김준표가 진행하는 ‘레젼드 마술쇼’는 관객이 참여할 수 있는 소규모의 근거리 마술 공연이다.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술을 마시면서 관람할 수 있다는 점. 50분간 믿기지 않는 마술의 세계에 푹 빠져보자. (연극) 오이디푸스 일정 1월 29일~2월 24일 장소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출연 황정민, 배해선, 남명렬 등 연극, 영화, 소설 등 다양한 장르에서 수없이 재해석되고 있는 소포클레스의 희곡 ‘오이디푸스 왕’을 무대로 옮겼다. 배우 황정민이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할 운명의 남자 ‘오이디푸스’로 변신해 기대를 모은다.
- 2018-12-28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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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현 듯 일본 여행, 집에 도착할 때까지 여행은 끝난 게 아니다
- 삼총사와 자유여행 도전! 11월 마지막 주에 삼총사 친구들과 일본여행을 떠났다.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도 하지만 비행시간이 두 시간 남짓으로 여행 가기엔 적당한 곳이다. 특히 두 친구는 꾸준히 일본어 공부를 하고 있어서 웬만한 의사소통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 편하고 좋았다. 이번에 우리는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 자유여행을 떠나보려고 했다. 그래도 비행기 표나 숙소는 역시 여행사 패키지를 따라가는 게 나을 것 같아 2박3일 일정에 하루 정도 자유 시간을 갖는 상품을 택했다. 갑자기 결정해서인지 저가 항공에 작은 호텔이라는 데도 가격이 꽤 비쌌다. 그래도 더 고를 여지가 없었다. 삼총사 중 한 친구가 돌보는 손자가 때 마침 부모와 여행을 하게 되어 좋든 싫든 우리도 그날에 맞추어 떠나야만 했다. 그래도 여행 일정은 알차게 짜였다. 한국에서 오전 8시 출발해서 돌아오는 날은 오후 8시 비행기였다. 6시 10분까지 공항에 가야 했는데 정작 비행기의 연착으로 9시로 출발이 늦춰졌다. 우리가 탄 항공은 저가라서 기내식은 제공되지 않는다더니 정말 주스 한잔이 없었다. 그저 생수 한 컵만 나와서 우리는 기내식 없는 여행은 처음이라면서 서로 웃었다. 도쿄에 도착하면 츠키지 시장에 가서 참치초밥과 맛있는 와규를 많이 사먹자며 입맛을 다셨다. 여행은 즐거웠다. 특히 가이드 없이 도쿄, 긴자거리를 누비고 다녔던 건 신나는 일이었다. 지하철도 900엔짜리 1일권을 사서 본전 뽑고 남을 만큼 돌아다녔다. 길 가다 일본사람에게 장소도 물어가며 재미있게 돌아다녔다. 유명한 츠키지 시장에선 참치 해체 식도 보았고 맛있는 참치초밥과 성게초밥 등 이번 먹방 여행의 진수를 맛보았다. 마음을 초조하게 만든 건 돌아오는 날이었다. 험난했던 집으로 돌아오는 길 일본 속의 아기자기한 차이나타운 관광을 마지막으로 8시 비행기를 타려고 공항에 왔는데 출발 때처럼 또 연착이라고 한다. 도쿄는 맑았는데 우리나라에 전날 폭설 수준의 눈이 내려서 공항 사정으로 좀 늦게 되었다는 안내가 있었다. 연착되는 시간을 계산해보니 인천공항에 도착하면 거의 10시 반이 넘을 것 같았다. 그러면 짐을 찾고 입국수속하고 나오면 11시가 훌쩍 넘어 공항버스가 다 끊어졌을 시간이다. 마침 공항철도가 11시 50분까지 있다는데 그것도 서울역까지다. 그래도 서울역까지만 가면 집까지 택시를 탈 수도 있을 테니 기대를 했다. 만일 공항버스나 공항철도가 끝날 때까지 도착하지 못하면 어떻게 할지 고민하며 우리는 머리를 맞대었다. 최악의 경우 택시를 타는 것인데 친구 하나는 작년에 이런 일이 있어 집인 상암동까지 택시비로 8만 원이 나왔다는 말을 했다. 우리 집은 상암동보다 더 멀어서 택시비가 얼마 나올지 걱정이 앞서면서 제발 공항버스가 있기를 바랐다. 요즘은 공항 근처에 찜질방도 있으니 하룻밤 자고 가야 할 지도 모르겠다며 웃기도 했다. 미리 걱정하기 않기 그러면서도 마음은 몹시 초조하고 조바심이 났다. 인천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11시 30분이 막 지난 시각이었다. 같이 돌아온 젊은 아가씨가 스마트폰으로 찾아보더니 이미 공항버스는 다 끝났다고 말해 주었다. 우리는 마지막 공항철도는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각자 자식들에게 전화를 했다. 나도 아들에게 전화해서 사정이 이러하니 서울역으로 엄마를 데리러 오라고 했더니 흔쾌히 그러겠다고 한다. 공항철도 쪽으로 가다가 안내하는 아저씨가 있어 우리 동네 버스는 끝났냐고 했더니 5분 후에 떠나는 막차가 있다고 했다. 와, 그때의 반가움이란... 대중교통이 그렇게 고마운 존재인지 처음 느꼈다. 드디어 공항리무진에 탔다. 아들이 동네 입구로 나와 주었다. 버스가 어떻게 달렸는지 30분 만에 우리 동네에 내려주었고 아들의 차로 집에 무사히 들어왔다. 비행기 안에서 고민하던 걸 생각하니 이제야 웃음이 난다. 12시가 넘은 시간 잘 들어갔는지 묻는 친구들의 카톡이 울렸다. 다들 무사히 제 무대로 돌아왔다. 항상 어떤 일이든 방법은 있는 것이다. 아까의 고민은 부질없었다. 너무 미리 걱정은 하지 말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2018-12-10 1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