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고백하자면 그를 만나기 전엔 그냥 몸이 좋은 사람이겠거니 생각했다. 하지만 그를 본 순간 그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83세 보디빌더, 서영갑(徐永甲) 씨를 만났다.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민소매를 입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뿐이었을까. 민소매 밖으로 마중을 나온 근육을 보니 가히 83세의 몸매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서
겨울의 절정이다. 게다가 미세먼지의 공습이 재난 수준이다. 온화한 기온의 남프랑스에서 긴 겨울을 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일탈하듯 단 일주일 정도의 여행이어도 몸과 마음을 녹일 수 있다. 지중해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편안한 휴식이 될 일주일은 엄동설한을 잊게 해줄 것이다.
하루 한 군데에서 느릿하게 놀기
남프랑스의 항만도시 니스는 지중해 연안에 위치
얼어버린 호수에서 찬바람을 맞으며 의연하게 서 있는 연밥 하나가 시선을 끈다. 마지막 꽃잎을 떨어뜨리고 벌집 같은 얼굴을 내밀고 소곤소곤 이야기하던 연밥이다. 마른 줄기 하나에 의지한 채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사색에 잠겨 있다. 한 점 조각품이다. 카메라 뷰파인더에 들어온 연밥의 모습을 보며 일흔 살에 접어든 내 얼굴을 떠올려본다.
40세 이후에는 자
"아버지! 이렇게 아버지를 찾아와 문안드리고 모시는 것도 이젠 우리 세대가 끝이에요."
"그럴 게다!"
환갑을 넘긴 아들이 여든 중반을 넘긴 아버지를 매주 일요일이면 찾아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눈다. 의사인 아들이 환자들을 치료하느라 바쁠 텐데도 이렇게 찾아와 주니 아버지는 내심 기쁘고 고맙다.
"아버지! 저희는 자식에게 기댈 생각 전혀 하지 않고 있
용돈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부부간에도 서로 말 못할 용돈 사용처가 있고 학생도 부모에게 설명할 수 없는 돈이 필요할 때가 있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였다. 붕어빵을 사 먹는 친구가 부러워 부모님께 용돈을 달라고 말씀드렸다. 하지만 반응이 차가웠다. 집에서 해주는 밥 먹고, 책과 학용품도 다 사주고, 학교도 집에서 가까워 걸어 다니면 되는데 무슨 용돈이 필요
요즘 먹방이 유행이다. TV 채널 어디를 돌려도 먹거리 방송이 빠지질 않는다. ‘맛집’으로 소문이라도 나면 줄이 길게 늘어서고 손님들이 몰려든다. 사람들이 먹거리에 대해 그만큼 관심이 많다는 증거다. 유명한 맛집 골목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남산기슭 장충동 족발집이 유명하다 보니 저마다 ‘원조 할머니 족발집’이라는 간판을 달고 있다. 신당동에 가면 ‘떡
국민배우 김수미(70)를 모르는 대중이 있을까? 그러나 우리에게 익숙한 그 이름이 예명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지킬 수(守), 아름다울 미(美). 사람의 도리를 지키고 늙을 때까지 아름답게 살자는 결심으로 직접 지은 이름이란다(본명은 영옥). 그 이름에 반하지 않는 삶을 살아왔노라 자부하는 김수미는 최근 ‘한국의 맛을 지키는[守味]’ 문
“절에 가서 젓국 달라고 한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원하는 것이라 해도 그것이 있을 리 없는 엉뚱한 곳에 가서 찾는 황당한 경우를 이르는 말이다. 하지만 “눈치가 있으면 절에서도 젓국을 얻어먹는다”는 상반된 속담에는 눈치가 생존의 기본이 될 만큼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게 해준다.
눈치란 ‘일의 정황이나 남의 마음 따위를 상황으로부터 미루어 알아내는
공기업. 안정된 직장의 표본처럼 취급받는 일터. 그곳에서 29년을 일했다. 평생 큰 굴곡 없이 살아오다 은퇴 직전에 느닷없이 찾아온 위기. 그래서 느꼈을 충격은 더 컸을지 모르겠다. “계획이 어긋나는 순간 눈앞이 깜깜하더라고요.” 그는 그때를 이렇게 회고했다. 하지만 주저앉지도 포기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평생 천직이라 생각하고 살아온 일보다 자신에게 더 맞
지금으로부터 4년 전, 50대 중반의 대기업 임원 출신들이 모였다. 그들은 앞으로 계속 퇴직하는 이들이 늘어날 텐데, 함께 의미 있는 활동을 해보자고 의기투합했다. 그렇게 40명이 뜻을 같이하기로 했고, 이름을 ‘엔슬(ENSL)’이라고 지었다. ‘Executive Network for Second Life’의 약자다. 그리고 법적 실체가 있는 게 좋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