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세라 씨는 170cm의 큰 키에도 단아함이 풍긴다. 알고 보니 1993년 미스코리아 출신. 전업주부로 산 기간이 길다지만 1998년까지 방송 생활과 모델 활동을 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KBS, SBS, MBC의 각종 프로그램에서 생방송 리포터를 했습니다. 백화점 전속 모델로도 활동했고 잡지 광고도 찍었어요. 1997년에는 서울모터쇼와 도로사업 기공식 때 김영삼 대통령 바로 옆에서 내레이션 진행을 봤습니다. 기관에서 하는 큰 행사에 많이 참여했죠. 목소리 톤이 좋다고들 하셔서 멘트가 있는 광고도 꽤 했습니다. 앵커 시험을 권유하는 방송사 PD도 있었는데 대학 졸업하면서 미국 유학길에 올랐어요.”
방송에 미련이 좀 있었지만,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고 싶어 미국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한국에서는 전공이 유아교육학이었는데 바꾼 거예요. 유학 시절 가끔 할리우드에서 단역배우 활동을 했고 광고도 찍었어요. 그사이 결혼도 하고 아이도 셋이에요. 양육하는 동안에는 아이들만 키웠어요. 무역업 하는 남편을 도와서 통역 업무를 하는 정도였습니다.”
긴 미국 생활을 접고 2014년 한국으로 들어왔다. TV를 틀면 꾸준하게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미스코리아 동기들이 보여 마음이 요동칠 때도 있었다.
“제가 한창 어린 나이에 활동하다가 꿈을 접어서 그런지 다시 일하고 싶었습니다. 아이들도 이제 중학생, 초등학생이고요. 세 살 막둥이도 좀 커서 활동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런데 일을 다시 시작하려면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했다. 아무리 미스코리아 출신이라고 해도 20년 경력단절 여성이었다.
“하던 일을 다시 해볼까 생각해도 아는 기획사도 없더라고요. 마침 지인이 국민대학교 평생교육원 패션모델 과정이 있다고 추천해줘서 들어가게 됐습니다. 모델 트레이닝은 그곳에서 받았고요. 6개월 공부 마치고 마침 이번 대회 날짜와 맞아서 출전하게 됐습니다. 제 인생의 큰 터닝 포인트가 됐죠. 남편도 아낌없이 지원하고 응원해주고 있어요.”
이번 ‘KMA시니어모델선발대회’를 발판 삼아 다시 한번 젊은 시절의 꿈을 펼치고 싶다는 육세라 씨. 앞으로 주어지는 대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