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초록이 완연하다. 탁 트인 세상을 보러 가볍게 훌쩍 떠나 자연 속에 파묻히고 싶어진다. 시골 마을에 스며들듯 이루어진 '이원 아트빌리지'는 반짝이는 초여름빛을 받으며 자연과 잘 어우러져 있었다. 충북 진천군 이월면 미잠리에 위치한 친환경 복합문화공간 이원 아트빌리지의 하루는 충분한 여유와 쉼을 주는 시간이다.
미잠리(美蠶里). 이곳 지형이 누에머
"엄마, 카네이션보다 화초가 좋을 것 같아서."
딸들은 가끔 화초를 사 들고 온다. 화초 기르기에 대해선 거의 똥 손(화초를 잘 키우지 못하는 손)이라 불안한 내 맘은 안중에 없다. 기왕 있는 식물에 공들이는 걸 보고 화초 기르기에 취미가 있다고 생각한 듯하다. 받을 때마다 기쁘다는 표현을 과하게 했는지 몇 년 전부터는 아예 어버이날에도 카네이션
‘프랑스에서 자가 격리가 길어짐에 따라 정신과 문의가 많아지는데, 자가 격리 중에 벽이나 식물에 말을 건네는 정도는 괜찮다고……. 그런데 말을 걸었을 때 벽이나 식물이 대답하면 진료하러 오라고 했다고 함’
프랑스에서 딸이 보낸 위의 내용을 친구에게 보냈더니, 아래와 같은 답이 왔다.
“ 난 벽하고 대화한 지 오래 되었고, 요즘은 아예 껴안고
나이가 들면 꽃이 좋아진다.
친구 중에 한 명이 이런 말을 한다. “난 뿌리 있는 꽃은 안 좋아” 그에 답하듯 다른 친구가 말한다. “넌 아직 젊었네”
공원에, 산과 들에 피는 꽃이 좋아지면 나이 드는 거란다. 그렇게 따지면 내가 꽃을 좋아하기 시작한 때는 30대 후반부터니 그때부터 이미 나이가 든 것이란 말이다. 어느 정도는 수긍이 간다. 내가 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2주 연장되자 답답하고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한 각종 취미활동이 소개되고 있다. 게임, 나홀로 산책, 홈 트레이닝, 드라마와 영화 보기, 심지어 수백 번 저어야 먹을 수 있다는 달고나 커피 만들기 등 자신만의 시간 보내기 노하우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속속 올리고 있다.
집 안에
구좌읍 세화리 바닷가를 걷는데 ‘호오이 호오이’ 휘파람 같은 소리가 들렸다. 사람이 내는 소리라고 하기엔 기이했다. 물고기가 그런 소리를 낼 리는 없고. 바닷가에 새만 있으니 새소리려니 생각했다. 몇 년이 지난 뒤에야 그 소리가 해녀의 숨비소리임을 알게 됐다. ‘호오이’ 소리를 내며 수면 위로 얼굴을 내민 해녀를 두 눈으로 확인한 것이다.
무엇이든 처음 도전하는 일은 경이로운 일인가 보다. 어렸을 적 시골에서 농사일을 도왔지만 벌써 50년 전 일이다. 그땐 시키는 일만 따라 했기에 신비로움도 없었다. 생계를 위한 노동의 일이니 고되고 힘들 뿐이었다. 도시에 살면서 모든 것을 시장에서 사 먹어야 했다. 얼마 전 은퇴하면서 주말농장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찾아보니 도보로 30분 거리에 주말
겨울이 채 물러나기도 전 얼음장을 뚫고 복수초와 변산바람꽃, 너도바람꽃이 서둘러 피더니 순식간에 온 숲에 연둣빛이 차고 넘칩니다. 산비탈과 계곡에 나뒹굴던 칙칙한 갈잎은 어느새 저만치 물러나고, 생기발랄한 신록의 이파리들이 오가는 이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사실 이즈음의 신록에는, 우리의 마음에 참다운 기쁨과 위안을 주는 이상한 힘이 있는
쓸쓸한 폐교였다. 마을 아이들이 재잘거리던 초등학교였으나, 시간의 물살이 굽이쳐 교사(校舍)와 운동장만 남기고 다 쓸어갔다. 적막과 먼지 속에서 낡아가다가 철거되는 게 폐교의 운명. 그러나 다행스레 회생했다. 미술관으로. 시골 외진 곳에 자리한 미술관이지만 1000명 이상이 관람하는 날도 많다 하니 이게 웬일? 이곳에서 관람할 게 미술 작품만은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