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들 아직도 골프 칩니까?”
우스갯소리이지만 뼈가 있었다. 그것도 굵은 뼈가. 2013년 개리 플레이어(Gary Player)가 한 말이다. 플레이어는 1935년에 태어났다. 2013년이면 그의 나이 78세 때였다.
독자들 중 플레이어가 말한 ‘그 사람들’이 누군지 알아맞히면 진정한 골프 애호가로 인정하겠다. 잘 모르겠다고? 그러면 힌트를 주겠다. ‘그 사람들’은 플레이어가 전성기 내내 도전했지만 넘어서지 못한 벽이다. 이쯤 되면 웬만큼 골프를 아는 사람은 짐작이 될 것이다. 그렇다. ‘그 사람들’은 바로 잭 니클라우스(Jack Nicklaus)와 아놀드 파머(Arnold Palmer)다.
2013년에도 플레이어는 필드에서 강력한 드라이버 샷을 날렸다. 에이지 슈팅(자기 나이보다 더 적은 타수로 18홀을 마치는 기록)을 밥 먹듯 한 것은 물론이다. 60대 타수도 수시로 기록했다.
반면 그보다 여섯 살 많은 파머는 골프 행사에 얼굴만 내밀다시피 하는 처지였다. 참고로 파머는 2016년 세상을 떠났다. 향년 87세. 플레이어보다 나이가 더 많은 파머는 그렇다 치자. 그럼 니클라우스는? 니클라우스는 1940년생으로 플레이어보다 다섯 살 적다. 그런 니클라우스도 당시 플레이어에 비하면 기량이 훨씬 떨어졌다. 물론 파3 콘테스트 같은 이벤트 대회에 나와 샷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그렇다면 왜 플레이어는 그 사람들이 “아직도 골프를 치느냐?”고 물었을까? 세 사람의 스토리를 훑어보면 그 의미를 알 수 있다.
플레이어와 니클라우스 그리고 파머는 전성기가 상당 부분 겹쳤다. 그래서 ‘라이벌’로 불리긴 했다. 하지만 플레이어는 니클라우스와 파머를 제대로 넘어본 적이 없다. 성적이 단적으로 이를 보여준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에서 플레이어는 24승을 올렸다. 니클라우스는 73승, 파머는 62승을 거뒀다. 물론 플레이어가 다른 투어에서 우승한 것까지 합쳐서 무려 100승 이상을 기록한 걸 폄하하려는 게 절대 아니다. 그는 메이저 대회만 아홉 번이나 우승한 위대한 골퍼다. 다만, 플레이어는 동시대 두 거장에게 끊임없이 도전하고 좌절하기를 거듭했다.
“아직도 골프 치느냐?”는 말은 그가 마음속으로 꼭 꺾고 싶었던 라이벌을 나이가 들어서야 마침내 제쳤다는 ‘한풀이’성 발언 아니었을까?
플레이어가 그 말만 툭 내뱉은 건 아니었다. 말의 속뜻을 절감하게 하는 ‘다른 어떤 것’도 함께 보여줬다. 바로 ‘바디 이슈’(The Body Issue)라는 잡지에 상반신 누드 사진을 실은 것이다. 그것도 표지모델로 ‘보란 듯이’. 사진을 봤을 때 나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팔순이 다 된 몸이 그렇게나 탄탄할 수 있다니. 그는 식스 팩을 자랑했다. 아무리 운동선수 출신이라지만 대단했다. 나도 모르게 내 배를 내려다봤다. 그 해 나는 마흔이 살짝 넘은 나이였다. 플레이어 ‘영감님’ 배와 비교했을 때 내 기분이 어땠을까? 흑. 독자 상상에 맡기겠다.
잡지에는 “플레이어가 매일 1000개씩 윗몸일으키기를 한다”는 내용도 실렸다. 아침저녁에 각각 500개씩 한다는 것이다. 하루에 1000개라니! 내가 평생 한 윗몸일으키기는 그가 한 달 동안 한 숫자에도 못 미쳤다.
플레이어가 얼마나 단단한 복근을 갖고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얘기는 나중에 다른 곳에서도 들을 수 있었다.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에서 뛰는 미셸 위(Michelle Wie)가 한 말이다.
“내가 열여덟 살 때 개리 플레이어 할아버지를 만났다. 플레이어 할아버지가 자기 배를 쳐보라고 했다. 주먹으로 힘껏 배를 쳤다. 그런데 바위를 치는 느낌이었다. 주먹이 너무 아팠다.”
미셀 위는 1989년생이다. 그가 플레이어를 만났을 때가 18세였다면 2007년이다. 플레이어가 이미 칠순이 넘었을 때다. 키 182cm에 운동으로 다져진 장타자 미쉘 위가 주먹으로 내 배를 힘껏 친다면? 아! 상상만 해도….
이 정도면 플레이어의 몸은 ‘타고난 것 아닐까’ 하고 지레짐작하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전혀 그렇지 않다. 그는 키가 168cm로 단신이다. 반면 니클라우스와 파머는 장대하다. 플레이어는 작고 약한 몸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 10대 때부터 꾸준히 피트니스를 했다고 한다. 그가 평생 흘린 땀의 보상을 황혼기에 톡톡히 받고 있는 셈이다.
그는 지난해에도 84세의 나이로 여러 이벤트 대회에 참가했다. 얼굴만 비친 게 아니라 진짜 경기를 했다. 내가 PGA 시니어 투어 중계 해설을 맡으면서 그가 하루 경기를 다 소화하는 걸 봤다. ‘배스 프로샵 레전드 오브 골프대회’였다. 그는 등이 예전보다 살짝 굽기는 했다. 두어 해 전 아들이 구설수에 휘말리면서 속을 썩이더니…. 안타까웠다. 그래도 여전히 시원하게 아이언을 뿌렸다. 유머감각도 넘쳤다. 골프와 마찬가지로 인생 승부도 장갑을 벗어봐야 안다. 개리 플레이어 선생이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올해도 그가 경기하는 모습을 해설할 수 있기를 바란다.
>>김용준
한마디로 소개하면 ‘골프에 미친놈’이다.
서른여섯 살에 골프채를 처음 잡았고 독학으로 마흔네 살에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프로가 됐다. 제법 큰 사업을 하다가 아예 골프의 길로 나섰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주관하는 경기위원 교육과정 최고단계 타스(TARS, Tournament Administrators and Refree’s School)를 최우수 성적으로 수료했다. 그때 한 공부를 밑천으로 현재 KPGA 경기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평소 말이 앞선다고 욕을 먹는가 싶더니 그 재주를 살려 방송인으로도 변신했다. 골프채널코리아에서 골프 중계 해설을 맡고 있다. 골프쇼 ‘필드 위의 사냥꾼’에 출연해 예능 기질도 뽐내는 중이다.
갑자기 가슴 한편이 허전해지는 소식을 들은 것은 지난해 7월이다. 가장 존경하는 골퍼 톰 왓슨(Tom Watson·70)이 PGA 투어 챔피언스를 떠난다는 뉴스였다. 내가 태어난 해에 투어 생활을 시작한 그는 50년 가까이 선수로 활동해왔다. 그런 그가 마침내 투어를 떠난다는 소식이었다. 나는 귀를 의심했다. 뉴스가 발표되기 바로 직전에 믿을 수 없는 기록을 만들어낸 그였기에. 어떤 기록이냐고?
그는 그 주에 열린 메이저 대회에서 나흘 라운드 가운데 사흘 동안 ‘에이지 슈팅’을 기록했다. 골프를 즐기지 않더라도 에이지 슈팅이 뭔지 아는 독자는 많을 것이다. 골프에서 ‘자신의 나이보다 더 적은 타수로 18홀 경기를 마치는 것’ 아닌가? 평생 단 한 번만 기록해도 꿈같을 대기록이다. 어디 홀인원을 거기에 갖다 대랴! 그런데 한 대회에서 나흘 중 사흘이나 에이지 슈팅을 기록하다니! 그것도 ‘더 시니어 오픈’이라는 메이저 대회에서 말이다. 마법 같았다. 그는 첫날 69타를 쳤다. 그리고 이튿날 68타를 쳤고. 하루 건너뛰고 마지막 날 다시 68타를 기록했다. 최종 성적은 공동 17위. 70세 생일을 불과 한 달 남짓 남겨둔, 노장 중에서도 노장 골퍼의 기량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기록이었다.
아내 위해 골프를 내려놓다
그런데 그 대회가 끝나고 바로 은퇴 발표를 한 것이다. 앞으로 대회에 나오지 않겠다고. ‘아니, 이렇게 잘 치는데, 아직 칼날이 서 있는데 왜 벌써 은퇴를 한다는 거지?’ 뉴스를 좀 더 보고서야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내 힐러리 왓슨이 췌장암으로 투병 중이어서 그렇다는 내용이었다. “아내와 함께하기 위해 투어를 떠난다”고 그가 밝혔다는 것이다. 그랬다. 그의 아내는 2017년에 췌장암 수술을 받았다. 기적처럼 완치됐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다시 재발한 것이다.
프로 골프대회 출전을 ‘투어’라고 부르지 않는가?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경기를 하기 때문에 그렇다는 건 다 짐작할 것이다. 톰 왓슨이 에이지 슈팅을 연거푸 기록한 ‘더 시니어 오픈’은 영국에서 열렸다. 그의 집은 미국이고. 그는 ‘더 시니어 오픈’보다 한 달 앞서 일본에서 열린 ‘마스터 카드 재팬 챔피언십’에 참가할 때도 혼자였다. 미국에서 열리는 경기에 나갈 때도 집을 멀리 떠나기는 마찬가지였을 테고. 동부에서 서부로 남부에서 북부로. 그는 삶이 얼마 남지 않은 아내를 위해 인생의 전부와도 같은 골프를 내려놓기로 한 것이다. 젊은 시절 PGA 투어에서만 39승을 올린 톰 왓슨은 선수생활 마무리를 그렇게 했다. 10여 년 전 ‘2009 디 오픈’에서 59세란 나이로 우승 문턱까지 갔던 톰 왓슨. 그때 그 명승부를 잊을 수 없다. 내가 골프에 입문한 지 3년이 채 되지 않았을 때다. 그해 순수 독학으로 화이트 티에서 처음 언더파를 친 나는 골프에 더 깊이 빠져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디 오픈’ 마지막 날 중계방송을 봤다. 내게는 작은아버지뻘 되는 골퍼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 아닌가? 그가 바로 톰 왓슨이었다. 그때만 해도 그가 누구인지 잘 알지 못했다. 그는 18번 홀에서 두어 발짝짜리 퍼팅을 남겨두고 있었다. “이 퍼팅이 들어가면 디 오픈 최고령 우승이 기록된다”고 해설자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디 오픈 최고령 우승 기록을 갈아치운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 솔직히 그때는 제대로 몰랐다. 그래도 덩달아 숨을 죽였다. 그는 차분히 퍼팅 루틴을 밟았고 스트로크를 했다.
우승보다 값진 ‘명승부’
아~! 내 탄식과 함께 그 퍼팅은 빗나가고 말았다. 그는 먼저 경기를 마치고 혹시나 하고 기다리던 선수와 연장전을 치렀다. 연장전은 네 홀을 쳐서 점수를 합산했다. 그때만 해도 그랬다. 한 홀씩 승부를 겨루는 ‘서든 데스’가 아니었다. 명색이 세계 최고 권위의 골프대회 ‘디 오픈’ 아니던가. 나는 누군지도 잘 모르면서 톰 왓슨을 응원했다. 결과는? 내 바람과는 반대였다. 그는 그렇게 우승을 놓쳤다. ‘디 오픈 최고령 우승 기록 경신’도 물거품이 됐고. “너무 지쳐서 연장전에서는 걸음을 떼기조차 힘들었다”고 그는 소감을 밝혔다.
그해 ‘디 오픈’ 소식에 우승자에 대한 내용은 별로 없었다. 온통 준우승을 한 톰 왓슨 얘기뿐이었다. 당시 우승자는 이런 말을 남겼다. “훗날 사람들은 2009년 디 오픈 우승자가 누군지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오히려 준우승을 한 선수가 톰 왓슨이라는 사실만 생각할 것이다”라고. 그가 한 예언은 맞았다. 나도 그해 우승자가 누군지 기억하지 못했다. 최근에 찾아보고 나서야 스튜어트 싱크라는 대선수였음을 알게 됐다. 그 명승부를 보고 나는 톰 왓슨을 존경하게 됐다. 내게 큰 감동을 준 그가 투어를 떠난다고 하니 서운했다.
얼마 전 그의 아내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얼마나 상심이 클까. 사랑하는 배우자를 떠나보내고 인생의 전부였던 골프도 내려놓은 톰 왓슨. 이제 다시는 그가 경기하는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일까? 문득 지난해 투어를 떠나면서 그가 남긴 마지막 말이 떠올랐다. “영원히 투어를 떠나는 것은 아니다.” 나는 믿기로 했다. 그가 투어 무대로 돌아오리라는 것을. 그래서 내게 다시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줄 것임을. 톰 왓슨이여, 돌아오라!
김용준
한마디로 소개하면 ‘골프에 미친놈’이다.
서른여섯 살에 골프채를 처음 잡았고 독학으로 마흔네 살에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프로가 됐다. 제법 큰 사업을 하다가 아예 골프의 길로 나섰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주관하는 경기위원 교육과정 최고단계 타스(TARS, Tournament Administrators and Refree’s School)를 최우수 성적으로 수료했다. 그때 한 공부를 밑천으로 현재 KPGA 경기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평소 말이 앞선다고 욕을 먹는가 싶더니 그 재주를 살려 방송인으로도 변신했다. 골프채널코리아에서 골프 중계 해설을 맡고 있다. 골프쇼 ‘필드 위의 사냥꾼’에 출연해 예능 기질도 뽐내는 중이다.
이들을 회사원으로 따지자면… 사내 커플…? 동료에서 애인으로, 애인에서 부부로! 같은 일을 하기에 더욱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이들. 함께 땀 흘리며 사랑을 키워온 스포츠 선수 부부를 알아봤다.
원정식 ♥ 윤진희
2008년 베이징올림픽 여자 역도 53kg급에서 값진 은메달의 성적을 거둔 윤진희(33) 선수. 시상대에서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보는 사람의 기분까지 행복하게 만들었던 그가 8년 만에 복귀해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기에는 그의 남편의 권유와 응원이 한몫했다고.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바벨을 들어올리다 무릎힘줄이 끊어지는 부상을 겪은 원정식(29) 선수는 두 딸을 낳아 기르고 있는 윤진희 선수에게 “우리 같이 처음부터 시작해서 최정상까지 올라가 보지 않을래?”라며 다시 바벨을 잡을 것을 권유했다. 남편은 부상을 이겨내야 했고 부인은 오랜 공백을 이겨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낮엔 서로 코치 역할을 해주고 밤엔 격려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같은 종목을 하는 부부로서 가지는 장단점은 무엇일까? 윤진희 선수는 “서로 힘든 점을 이해할 수 있고 조언도 주고받을 수 있어서 좋다. 반면 예쁜 모습만 보여주고 싶은데 운동할 땐 어쩔 수 없이 제일 보여주기 싫은 모습을 보여줘야 해 안 좋다”고 말했다.
안재형 ♥ 자오즈민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탁구 남자 단체전 금메달, 1988년 서울올림픽 탁구 남자 복식에서 동메달을 따며 이름을 떨쳤던 안재형(54)과 중국의 탁구선수 자오즈민(56)의 결혼 소식은 1989년 큰 화제로 떠올랐다. 특히 그 당시 미수교국이었던 한국과 중국 간의 국제결혼이란 점에서 더욱 놀라웠다. 둘의 첫 만남은 1984년 파키스탄에서 열린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이뤄졌다. 서로를 알게 된 후 편지로 마음을 주고받으며 비밀연애를 이어나갔다는데! 중간에 둘 사이를 폭로하는 기사가 보도되면서 몇 차례 결별 위기가 있었지만 1989년 스웨덴 스톡홀름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혼인신고를 마침으로써 법적 부부가 됐다. 아들 안병훈 씨는 현재 PGA투어(미국프로골프), 유러피언투어에서 골프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김동문 ♥ 라경민
적에서 동반자가 된 커플도 있다. 바로 한국 배드민턴을 대표하는 최강 혼합복식조 김동문(44)-라경민(43) 선수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 결승전에서 만난 박주봉-라경민 조와 김동문-길영아 조. 당시 사람들은 박주봉-라경민 선수의 우승을 점쳤지만 김동문-길영아 조가 역전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후에 박주봉 선수는 “김동문 선수가 아내 될 사람한테 엄청 공격을 퍼붓더라”며 그날의 경기를 회상했다. 애틀랜타올림픽 이후 박주봉, 길영아 선수가 은퇴하면서 김동문, 라경민 선수는 자연스럽게 혼합복식 파트너가 되었고 14개 대회 연속 우승, 국제대회 70연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김동문 선수는 “같은 팀이 되어 운동을 하다 보니 눈빛만 봐도 상대방의 마음을 알 수 있는 사이가 됐다. 서로 의지하다 애정이 생겼다”고 말했다. 2003년에 본격적으로 사귀기 시작한 두 사람은 당시 김동문의 절친이자 룸메이트였던 하태권 선수도 눈치 채지 못할 만큼 비밀리에 연애를 했다고 한다. 그 당시 일화 중 하나로 김중수 대표팀 감독이 2004년 아테네올림픽을 앞두고 두 사람이 진짜 연인관계가 되면 조직력이 더 좋아질까 싶어 둘만의 시간을 만들어줬지만 별다른 효과가 나타나지 않자 “남녀관계는 인력으로 안 되는 것 같다”며 포기했다고 한다. 현재 김동문 선수는 원광대학교 교수로, 라경민 선수는 배드민턴 국가대표팀 코치로 활동 중이다.
공병민 ♥ 이신혜
선수촌에서 레슬링 유니폼을 입고 웨딩 촬영을? 이 특별한 웨딩 사진의 주인공은 레슬링 국가대표 부부 공병민(27)-이신혜(26) 선수다. 부산체육고등학교 레슬링부 선후배로 만난 두 사람은 고교 시절부터 연애를 시작해 2014년 부부의 인연을 맺었다. 일명 ‘쫄쫄이’ 레슬링 유니폼을 입고 웨딩 사진을 찍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이신혜 선수는 “처음에는 너무 과격해 보일까봐 걱정했지만 레슬링 부부로서 남들과는 조금 다른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다. 마침 남편도 같은 생각이라 진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결혼 전에는 서로를 응원하면 ‘자기 운동은 열심히 하지 않고 연애만 한다’는 안 좋은 시선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며 누구보다 남편을 열심히 응원한다는 그녀다. 국가대표 선수인 두 부부에게 선수촌은 그야말로 신혼집과도 같은 곳. 이신혜 선수가 꼽은 태릉선수촌 베스트 데이트 장소는 바로 크로스컨트리 연습장! 산악코스와 산책로로 이루어져 있어 연습시간이 아닐 땐 거의 아무도 찾지 않는 곳이라고 한다. 특히 저녁의 크로스컨트리 연습장은 데이트하기에 아주 딱이라고.
걷기 좋은 골프장이 있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카트를 타고 이동하기보다는 건강을 위해 동료와 수다를 떨며 걸어보자. 대관령의 선선한 바람과 가을의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는 골프장, 알펜시아 700 GC를 소개한다.
2016년 11월, 경기도 광주에서 강원도 원주까지 연결되는 제2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됐다. 덕분에 강원도 골프장으로의 접근이 한결 수월해졌다. 예전엔 강원도 한번 가려면 도로 위에서 보내야 하는 시간이 부담스러웠지만 이제는 서울에서 평창까지 3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대관령에 위치한 알펜시아 리조트는 동계올림픽 유치와 사계절 복합 관광단지를 조성한다는 목표로 건설됐다. 여름엔 수영, 겨울엔 스키를 즐길 수 있고 잘 관리된 골프장까지 갖추었으니 레저활동을 좋아하는 방문객에겐 안성맞춤이다. 당일치기가 무리라면 알펜시아 리조트 내의 인터컨티넨탈 호텔, 에스테이트, 리조트, 콘도 등 다양한 숙박시설을 이용해보자. 머무는 동안 창밖으로 펼쳐진 대관령의 아름다운 경치에 흠뻑 빠질 것이다.
국내 최초 레플리카(Replica) 코스
아무리 골프가 좋다고 해도 작열하는 태양 아래에서 라운딩을 즐기기란 쉽지 않다. 땀에 젖어 딱 달라붙은 옷은 스윙을 불편하게 하고 숨이 턱턱 막히는 날씨는 미간을 저절로 찌푸리게 한다. 이런 날씨에도 쾌적한 라운딩을 즐길 수 있는 골프장이 있다. 바로 대관령 해발 700m에 자리 잡은 알펜시아 700 GC. 다른 지역보다 기온이 낮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 쾌적한 라운딩을 즐길 수 있다. 한여름에도 20도를 약간 웃도는 기온과 대관령의 선선한 바람은 이따금 흘러내리는 땀을 식혀준다.
골프 마니아라면 한 번쯤 세계 곳곳의 유명 골프장에서 샷을 날리는 꿈을 꿔봤을 것이다. 알펜시아 리조트 내의 알펜시아 700 GC(72파, 6659야드)는 해외에 나가지 않고도 그 꿈을 실현해주는 특별한 골프장이다. ‘골프의 성지’라 불리는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 코스의 12번 홀, 골프 전문잡지 가 선정한 세계 1위 코스인 파인밸리의 5번 홀,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의 11번 홀 등 이름난 골프장의 시그니처 홀을 재현해 18홀을 구성했다. 이 중에는 소소한 이야깃거리가 있는 코스도 있다. 1998년 박세리가 US오픈에서 맨발 투혼을 펼치며 우승을 거머쥔 블랙울프 런의 2번 홀, 최경주가 한국인 최초 PGA(미국프로골프협회) 투어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린 잉글리시 턴 골프클럽의 10번 홀 등이다.
알펜시아 700 GC의 또 다른 매력은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경기장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골프장 관계자는 “11번 홀에선 스키점프대를 바라보며 샷을 할 수 있다”며 경치가 가장 아름다운 홀로 꼽았다. 로열 트룬 골프클럽 7번 홀에서 영감을 얻은 11번 홀은 탁 트인 그린과 알펜시아 리조트의 자랑인 스키점프대가 어우러져 알펜시아에서만 볼 수 있는 전경을 연출한다. 국내 유일의 바이애슬론 경기장과 스키점프대 등 동계올림픽 시설물을 바라보며 샷을 할 수 있는 골프장은 알펜시아 700 GC가 유일해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18홀을 모두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4시간에서 4시간 반. 큰 언덕이 없고 완만해 산책하듯 라운드하기 좋다. 4번과 14번 홀 앞의 그늘집에선 시원한 음료와 간단한 간식을 구매할 수 있으니 중간중간 체력을 충전하도록 하자.
이용 정보
주소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솔봉로 325
전화번호 033-339-3711
이용요금 주중 13만원 주말 16만원 (성수기 16만원)
캐디피 10만원/팀
카트피 8만원/대(5인승)
평일에 방문하는 여성 골퍼에게는 그린피를 25% 할인해준다.
셰프가 꼽은 골프장 대표 메뉴 - 맛과 자연을 담은 황태짬뽕
강원도 대관령의 특산물인 황태를 주재료로 한 황태짬뽕(1만3000원)은 알펜시아 700 GC의 대표 메뉴다. 낮엔 따뜻하고 밤에는 추운 대관령의 큰 일교차는 보들보들하고 고소한 황태 만들기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이곳의 황태짬뽕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말려진 대관령 황태와 쫄깃한 오징어, 새우, 홍합, 신선한 채소를 곁들여 맵지 않고 부드러운 맛을 담아냈다. 운동 후에 먹는 따끈한 황태짬뽕은 그야말로 꿀맛이다. 총주방장 윤영범씨는 “황태로 우려낸 담백한 맛이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황태는 알코올 해독 능력이 뛰어나 숙취 해소에 좋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기 때문에 시니어에게 좋은 음식”이라 소개했다. 황태짬뽕의 뒤를 잇는 메뉴는 뚝배기 오삼불고기(1만3000원). 자연송이가 들어가 향이 일품인 오삼불고기 한 상이면 허기진 배를 충분히 달랠 수 있다.
요즘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힐튼 헤드 섬(Hilton Head Island)이 은퇴자의 천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골프 애호가라면 PGA투어 RBC 헤리티지대회가 매년 열리는 아름다운 하버타운 링크스코스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힐튼 헤드 섬은 미국의 은퇴자들이 좋아할 요소를 거의 다 갖추고 있다. 겨울에도 영하로 떨어지지 않고 눈이 거의 오지 않는 온화한 기후는 한파에 시달리는 뉴욕, 보스턴 등 도회지의 은퇴자들에게는 큰 매력이다. 30도를 넘는 여름 더위가 9월까지 이어지기는 하지만 수온은 수상 스포츠에 최적이다. 저녁이면 선선해지니 휴식과 숙면을 취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고즈넉한 대서양 해변과 하얀 요트가 즐비하게 정박된 마리나와 야자수가 어우러진 항구의 전경은 숨 막히게 아름답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넓게 펼쳐진 바다, 하얀 모래와 맑고 깨끗한 습지 그리고 이끼로 뒤덮인 울창한 떡갈나무 숲은 대자연이 주는 은퇴기념 선물이며, 넉넉한 남부 인심은 은퇴자들에게 기를 불러 넣어주는 활력소다. 눈부신 햇살 아래 짭짤한 갯바람을 맞으며 160㎞에 달하는 자전거 도로를 달리고, 30여 개 골프 코스에서 라운딩을 하다보면 인생 후반기의 허무감은 어느새 충만감으로 바뀐다.
카약, 승마, 테니스, 낚시 등 갖가지 스포츠와 취미활동은 힐튼 헤드 섬의 주요 일과다. 19㎞에 걸쳐 펼쳐진 해안을 따라 무리지어 유영하는 돌고래를 유람선을 타고 관찰하며 달도 없는 깜깜한 밤에 붉은바다거북의 산란을 위해 해변의 조명을 모두 끌 때면 자연과의 일체감을 맛보게 된다. 저지대 늪지에서는 새우와 게를 쫓아다니는 푸른 왜가리와 큰 입을 딱 벌리고 햇볕을 쬐는 악어를 만나는 놀라움도 있다.
맨해튼(여의도의 30배)만한 넓이의 힐튼 헤드 섬에서는 4만여 주민이 오순도순 지내지만 해마다 250만 명의 외지인이 찾아와 한가하고 여유로운 기분이 전혀 들지 않는다. 쇼핑 환경도 맨해튼 수준이다.
특가 상품에서부터 디자이너 브랜드와 특별한 사람에게 선물할 독특한 기념품에 이르기까지 무엇이든 구할 수 있는 200여 개의 아웃렛과 상점, 그리고 6곳의 마리나 빌리지 상가는 주민뿐 아니라 관광객의 눈길과 발길을 끌고 있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자동차로 5시간, 사바나에서 45분(57㎞) 거리에 있는 힐튼 헤드 섬은 큰 다리로 내륙과 연결되어 있어 여객선이 다니지 않는 섬이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이나 사바나국제공항에서 항공편을 이용하면 이동시간을 줄일 수 있다. 미국 동부 연안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 힐튼 헤드 섬은 원래 아메리칸 인디언들이 따뜻한 기후와 야자열매, 풍부한 해산물을 즐기던 곳으로 1663년 영국의 윌리엄 힐튼 선장이 처음 이 섬을 발견하고 자신의 이름을 따 ‘힐튼 헤드’라고 명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섬의 73%가 은퇴자를 위한 주택단지
힐튼 헤드 섬의 73%는 10개의 대단위 리조트형 주택단지가 차지하고 있다. 이 주택단지 가운데 상당수는 매입 자격을 55세 이상의 신중년으로 제한하고 있다. 대부분 단지에는 관리사무소를 중심으로 실내외 수영장, 피트니스센터, 테니스장, 연회장, 식당 등이 갖추어져 있고 호수와 숲, 골프 코스와 마리나가 인접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섬에 정착한 은퇴자들은 평균 6차례 이상 방문하여 생활환경을 체험한 후 주택을 매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웃과 격이 없이 지내는 이 섬의 분위기를 느끼고 썰물 때면 90m나 밀려나 숨겼던 민낯을 드러내는 갯벌을 산책하면서 돌고래가 수영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저절로 들게 된다.
이 섬의 지난해 주택매매 가격은 단독주택의 경우 52만달러, 타운하우스와 아파트는 20만달러 수준. 침실과 화장실이 각 2개인 아파트는 20만~40만달러, 단독주택은 25만~45만달러, 그리고 침실과 화장실이 각 3개인 주택은 40만~70만달러를 호가한다. 바다 경치가 아주 좋은 주택은 150만달러를 훌쩍 넘고 700만달러를 호가하는 그림 같은 주택도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
6개월 정도만 빌려 살아볼 수 있는 아파트도 구하기 어렵지 않다. 스튜디오형은 월 평균 600달러, 침실 1개짜리는 800달러, 침실 2개짜리는 900달러 수준이다. 성수기인 여름철에는 며칠만 빌릴 경우에도 임대료가 치솟는다. 침실 1개인 주택이나 아파트도 전망이 좋으면 1주에 1200~1800달러, 해변을 걸어서 갈 수 있는 위치면 1000~1200달러 정도다. 봄과 가을에는 20% 정도 할인되고 겨울에는 50%나 싸진다. 2억달러 넘게 투입해 새 단장을 한 리조트의 하루 방 값은 일반형 기준으로 130~340달러 수준이다.
주거비가 웬만한 휴양지나 은퇴자 생활지보다 비싸지만 주거비를 포함한 생활비 총지출은 맨해튼의 50%, 워싱턴이나 보스턴의 75% 수준을 넘지 않는다. 재산세가 다른 지역의 25% 수준인 데다 소득세, 소비세 등 각종 세율이 낮고 85세 이상의 주민에게는 더 낮은 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자동차보험과 휘발유 값이 저렴한 것도 수월찮게 도움이 된다. 이 지역 주민들 가운데는 현역 시절 주택을 구입해 별장처럼 이용하다가 은퇴 후 눌러앉은 사람도 적지 않다. 세컨드 주택을 구입하면 세제 및 금융 혜택이 있는 데다 에어앤비를 비롯한 휴가용 주택 알선 사이트가 붐을 이루면서 목 좋은 곳의 별장은 재테크 수단이 되었다.
미국 남부 사람들이 테러보다 더 무서워하는 것이 허리케인이다. 힐튼 헤드 섬 주민들은 1850년 이후 섬 주변 반경 80㎞ 이내로 81차례의 허리케인이 지나갔지만 큰 피해를 입은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는 전설을 믿고 있다. 천혜의 지형 덕분인지 주민들의 후덕한 인심과 간절한 소망 덕분인지 알 수가 없다.
각양각색의 취미활동 그리고 평생교육도
힐튼 헤드 섬에서는 축제와 이벤트가 풍성하다. 해마다 열리는 다양한 뮤직 페스티벌, 해산물 축제, 고기잡이 경진대회, 카약과 보트 경주 등은 주민과 관광객의 마음이 하나가 되는 자리다.
멋을 살린 음악 카페, 길거리 밴드, 19세기와 20세기 초에 지어진 건물이 늘어선 메이 강변에 각종 포장마차와 공예품 전시판매점까지 어우러지면서 남부 특유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16㎞ 떨어진 블러프턴의 소도심에서는 이국적인 정취를 느낄 수 있고 남북전쟁 때의 화재와 파괴를 견뎌낸 대농장주의 저택과 교회는 박물관과 관광안내소로 활용되고 있다. 수백 년 된 거대한 나무와 옛 건물은 그림엽서로도 간직되고 있다.
은퇴자들의 취향은 제각각이다. 요트, 카약, 낚시 등에 빠져 있는 ‘해양스포츠파’, 생태관찰 보존과 식물 재배에 몰입한 ‘에코파’, 골프, 사이클, 테니스와 달리기 등을 주로 하는 ‘육상스포츠파’, 공예품 만들기, 독서, 해변 일광욕, 흔들의자 등을 즐기는 ‘정중동파’ 등 각양각색이다. 하지만 봉사활동과 평생교육은 이곳 은퇴 생활자들의 공통된 일과다. 해안사구와 야생동물 서식지 보호에서부터 노약자 서비스, 도서관 운영 등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에서 자원봉사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과 협력관계를 맺은 오셔평생교육원은 1600명의 은퇴 생활자들을 대상으로 400여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1년 회비 40달러에, 수업료는 과목당 15달러. 모두 다 합쳐 연간 95달러를 넘지 않게 책정되어 있다. 선생과 학생이 따로 없다. 자신의 전공분야를 가르치고 관심 분야를 배운다. 학습을 하다가도 기분이 내키면 밖으로 나가 현장학습에 들어간다.
미국의 주요 언론과 관련 전문매체의 힐튼 헤드 섬 예찬도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2015년 최고의 은퇴 생활지’, ‘인생을 바꿀 건강한 봄철 휴가지’, ‘하계 모임을 위한 남부 최고의 장소’, ‘2016년 북미지역 최고의 골프 휴가지’, ‘캐롤라이나 남부 최고의 사이클 친화지역’, ‘미국 남부 5대 하계 가족휴가지’, ‘세계 50대 테니스 휴양지’, ‘미국 최고의 섬’, ‘인터넷 검색이 가장 많은 섬’, ‘사우스캐롤라이나 최고의 해변’, ‘2015년 세계 최고의 여행목적지’ 등등. 이런 찬사 덕분에 이 지역 은퇴 생활자들의 만족감은 더 커지고 있다.
골프 핸디캡은 드라이빙 거리로 결정된다. 드라이빙 거리는 주말골퍼들의 스코어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른 드라이빙 거리의 감소는 임팩트하는 순간의 클럽헤드 스피드와 무관하지 않다.
플라이트스코프는 레이더 원리를 기반으로 공의 속도와 비행방향, 클럽헤드의 속도와 임팩트 순간의 효율성을 측정하는 런칭 모니터(launching monitor)를 제작하는 회사다. 이 회사가 측정 발표한 핸디캡 14 정도인 주말골퍼들의 연령대별 평균 클럽헤드의 스피드와 드라이빙 거리 결과를 보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클럽헤드의 스피드가 느려지고 거리도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다. 클럽헤드 스피드에 따른 날아가는 공의 거리는 시속 1마일 당 2.57야드로 측정되는데, 40대와 60대의 클럽헤드 스피드 차이는 드라이빙 거리의 차이와 직접적 상관관계가 있다. 즉 40대와 60대의 거리 차이인 15야드는 클럽헤드 스피드의 차이인 시속 6.6마일과 거의 같다(표1 참조).
골퍼의 핸디캡과 클럽헤드의 스피드가 1대 1의 상관관계라는 측정 결과도 있다. 클럽헤드 스피드가 시속 1마일(1mph) 증가할 때마다 스코어는 하나씩 줄어들어 그만큼 핸디캡도 낮아진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훈련이 요구되는 골프 경기의 특성상 어릴 때 골프를 시작한 대부분의 투어 프로들조차 40대에 접어들면 드라이빙 거리가 현저하게 줄어든다. 드라이빙 거리가 상금 획득액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거리가 줄어드는 데 따른 심리적 갈등은 매우 크다. 미국 PGA투어와 European투어, 그리고 Web.com투어와 시니어들의 Champions투어에서 활약하는 약 440명의 골퍼를 대상으로 측정한 연령대별 드라이빙 거리와 클럽헤드 스피드의 결과(표2)를 보자.
40대 이후에 겪기 시작하는 체력 저하는 투어프로든 주말골퍼든 마찬가지이다. 근력과 유연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20~40대에서는 그다지 큰 차이가 없지만 50대 이후부터는 몸의 균형감각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체형도 변화하면서 드라이빙 거리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다. 50세 이후에 정규투어에 참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는 통계라 할 수 있다. 드라이빙 거리가 약 30야드씩 차이가 난다면 상대적으로 버디를 기록할 수 있는 가능성이 그만큼 낮아지기 때문에 스코어를 줄여나가기는 무척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주말골퍼들의 골프 이력을 살펴보면 골프를 처음 접한 시기는 대부분 40대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골프가 성행하는 나라에서는 거의 같다. 40대는 사회적으로 성공을 향한 열정이 가장 높은 때이며 안정된 생활에서 삶의 여유를 가지기 시작하는 시기이다. 하지만 신체적으로는 이미 절정기를 넘어선 때이며 20대에 비해 운동능력이 크게 저하되는 시기다.
임팩트하는 순간 공에 가해지는 파워에는 근력도 영향을 미치지만 유연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근 파워를 발현하는 능력은 개인차가 크지 않아 거의 비슷한데, 유연성은 개인차가 크고 날아가는 공의 거리는 클럽헤드의 스피드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클럽헤드의 스피드는 스윙 아크의 폭과 길이로 결정된다. 스윙 아크의 폭과 길이를 완만하게 해주는 유연한 백스윙과, 중력(gravity)을 거스르지 않는 다운스윙은 클럽헤드 스피드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하면 백스윙을 하면서 축적한 에너지(potential energy)를 다운스윙하면서 물리적 에너지(kinetic energy)로 변환시키는 작용이다.
이때 엉덩이, 척추, 어깨의 회전 각도와 운동하는 순서(timing)는 좋은 스윙의 핵심 구성 요소다. 골프 스윙은 발가락 끝에서부터 그립을 쥔 손가락 끝 사이에 있는 거의 모든 관절이 끊어지지 않고 사슬처럼 연결돼야 한다(chain reaction). 백스윙을 할 때는 마치 회오리바람이 비껴 올라가듯이 관절이 연결돼야 하고 다운스윙에서 임팩트하는 순간까지는 반대로 지면을 향해 회오리바람이 비껴 내려가듯 관절이 연결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관절의 연결 순서가 깨지면 당연히 근육이 긴장하게 돼 근육 피로가 증가되며 클럽헤드 스피드가 느려지게 된다. 반복될 경우 각 관절에 엄청난 부담이 되어 부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각 관절의 가동 범위를 높여주는 유연성은 클럽헤드 스피드를 높여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표 3과 4에서 보듯이 척추, 엉덩이의 회전각과 어깨의 유연성은 클럽헤드 스피드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클럽헤드 스피드를 높이려면 척추와 엉덩이의 회전각을 높이고 백스윙을 크게 할 수 있도록 어깨 관절의 가동 범위를 높이는 스트레칭과 적절한 피트니스 트레이닝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미 유연성이 많이 떨어진 시니어 골퍼들로서는 무척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떨어진 유연성을 대체하는 스윙방법을 익히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어 소개한다.
>>글 박영민 전 고려대 교수
국내 골프칼럼니스트 1세대. 고렫대와 한국체육대에서 교수로 재직했으며 1980년대 초부터 방송해설은 물론 일간지, 스포츠지 등에 많은 칼럼을 연재했다. '골프의 이론과 실제', '골프'(체육고등학교 교재)등 저서도 다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 출전 선수를 가리기 위한 세계골프랭킹(WGR) 포인트가 지난 14일부터 시작됐다. 국제골프연맹(IGF)는 2016년 7월 11일까지 세계남녀골프랭킹을 반영해 리우올림픽 출전 골프선수 남녀 각 60명을 정한다.
세계랭킹 15위에 드는 선수들은 올림픽에 1순위로 출전한다. 다만, 1개국에서 최다 4명만이 출전할 수 있다.
현재 세계랭킹으로 올림픽 출전선수를 뽑는다면 미국 남자의 경우 15위 안에 드는 버바 왓슨, 맷 쿠처, 타이거 우즈, 조던 스피스 등 4명이다. 랭킹으로 출전 선수가 먼저 채워지면 그다음은 국가별 쿼터를 준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원국 중 출전을 신청한 나라는 최대 2명의 선수를 출전시킬 수 있다. 세계랭킹 15위내에 1명이 있다면 1명만이 더 받을 수 있다. 올림픽 개최국인 브라질은 출전권 1장을 보장받았다.
메달은 2개가 걸려 있다. 남녀 개인전 금메달 1명씩이다. 단체전은 없다. 개인전만 72홀 스트로크플레이로 열린다. 동타일 경우 3개홀 서든데스로 승자를 결정한다.
리우올림픽은 2016년 8월 5일부터 21일까지 열린다. 남자는 첫째주, 여자는 둘째주에 경기를 개최한다.
골프는 2009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7인제 럭비와 함께 정식종목으로 선택됐다. 이는 올림픽 82년만의 일이다. 독일에서 1936년에 마지막으로 골프대회가 열렸다. 독일이 우승할 것이라는 소식에 히틀러가 차를 타고 가던중 졌다는 연락을 받고 되돌아갔다고 한다. 이것에 대한 칼럼이 일본 신문에 실린 것이 있다. 그런데 재미난 사실은 올림픽에서 마지막 골프대회가 열린 것은 자료상 1904년 미국 세인트루이스로 돼 있다. 어는 것이 맞는지는 불명확하다.
그렇다면 세계골프랭킹은 어떻게 정하는 것일까. 세계골프랭킹 산정방식은 남자와 롤렉스랭킹인 여자가 같다.
선수는 출전한 대회와 순위에 의해 포인트를 받게 된다. 받은 포인트는 13주, 약 3개월간 유지된다. 이후 1주일마다 획득한 포인트는 92분의 1씩 감점된다. 1년은 52주, 2년은 104주가 된다. 104주에서 91주를 빼면 13주가 되므로 약 2년이 지나면 벌어들인 포인트가 제로(0)가 된다.
각 대회를 통해 획득한 포인트를 2년간 출전한 대회수로 나누면 평균포인트가 나온다. 이것으로 랭킹이 정해진다는 것이다. 현재 랭킹 1위 애덤 스콧(호주)은 8.857점, 7위로 밀려난 타이거 우즈는 6.3636점이다.
대회마다 배분표가 다르다. 특히 출전선수에 따라 가산점이 큰 차이가 난다. 대회는 WGR 200위이내, 자국투어 전년도 랭킹 30위까지 출전하고, 어떤 선수가 출전하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는 점이 특이하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가 아닌 코리안 투어 한국오픈에 타이거 우즈나 애덤 스콧 등이 출전하면 포인트가 확 올라간다.
대회마다 1~1000포인트가 주어지며 이는 39단계로 나눠져 포인트가 적립된다.
다만, 4대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US오픈, PGA선수권, 디 오픈 챔피언십(39단계)과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38단계)은 일반적인 평가와는 달리 포인트가 주어진다. 메이저대회는 1위 100점, 2위 60점, 3위 40점, 4위 30점, 5위 24점, 6위 20점, 7위 18점, 8위 16점, 9위 15점, 10위 10점이다.
한국남자는 최경주가 71위, 김형성이 89위에 올라 있다. PGA 투어 1승씩을 거둔 노승열이 101위, 배상문이 157위를 마크하고 있다.
여자는 박인비가 3위, 유소연이 9위에 랭크돼 있다. 하지만 앞으로 1년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어 누가 출전할는지는 아직 미지수다.
글 안성찬 골프대기자/ 골프문화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