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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세대 여성 임원, 윤여순의 우아한 약진
- 국내 1세대 여성 임원인 윤여순 전 LG아트센터 대표는 상징적 존재가 아닌 진정한 리더가 되기 위해 분투했다. 그는 저서 ‘우아하게 이기는 여자’를 통해 여성 팀장이 드물던 1990년대에 기업의 혁신과 변화를 주도했던 선례를 전하며 후배들의 용기를 북돋웠다. 더불어 다양한 강연과 코칭을 통해 성별을 넘어 많은 직장인에게 길고 짙은 호흡의 비결을 전하고 있다. LG그룹 최초의 여성 임원이자 CEO. 어떤 조직에서든 리더에게는 막중한 책임이 따른다. 더불어 여태껏 없던 ‘최초’의 존재에게 보내는 타인의 시선과 잣대는 가볍지 않다. 윤여순 전 대표는 “여자에게 지시받고 일해야 해?”, “여성 임원은 능력과 야심을 모두 갖추면서 상냥해야 해” 등의 표현을 받아내면서도 최초의 여성 임원이라는 위치에 누가 되지 않게 끊임없이 노력했다. 그렇게 LG인화원(연수원) 부장으로 시작한 그는 능력을 인정받아 15년간 임원 생활을 이어갔고, LG아트센터 대표를 지냈다. 퇴임 후에는 기업 교육 역량을 살려 리더십 코칭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다. 늦깎이, 임산부, 대학원생 “무엇이 지금의 나로 이끌었는지 묻는다면, 아마 30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가야겠네요.” 거창한 목표는 없었다. 남편의 학업을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함께 몸을 실었을 뿐이다. 그저 미국에서 앞으로 몇 년간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할지 고민하는 ‘유학생의 아내’였다. 외국인을 위한 영어 클래스, 영어로 하는 성경 공부, 살림꾼 미국 아주머니가 여는 쿠킹 클래스 등 다양한 활동을 찾아 여기저기 기웃거렸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은 늘 채워지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미국의 주립대학에는 장학금을 받는 대학원생의 배우자에게 무료로 9학점을 이수할 수 있는 제도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수업을 듣기 시작할 즈음 임신을 했어요. 배는 점점 불러오는데 도서관에서 책을 보고 리포트도 써야 했으니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틈틈이 아기 침대, 유모차 등 육아용품도 구하러 다녔어요. 그리고 종강 후 5일 만에 딸이 태어났죠. 아이 기르는 일에만 전념해도 부족한 상황인데, 정신이 나간 게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어요. 학업을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뭔가를 고를 정도로 여유롭진 못했어요. 절박했거든요. 힘든 상황에서 영어교육학 석사, 교육공학 박사 과정을 밟을 수 있었던 건 담당 교수님의 무한한 지지 덕도 컸어요.” ‘여자 외계인’의 기업 적응기 학업과 육아 사이에서 절실히 고민하기를 수십 번, 마침내 그는 박사 학위까지 손에 쥐고 한국에 돌아왔다. 당시 한국 일부 기업에서는 ‘교육 분야에도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풍조에 따라 미국에서 공부한 젊은 박사들을 과장급으로 채용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변화와 도약을 위한 시도 속에서 그는 인연이 닿아 LG인화원 부장으로 입사하게 됐다. “밑에서부터 승진에 승진을 거듭해 올라온 부장들의 눈에는 제가 달갑지 않은 ‘외계인’이었을 거예요. 그것도 ‘여자 외계인’이요. 그때는 부장급 여성이 거의 없었어요. 어려움을 나눌 동료도 없이 참 외로웠죠. 여기저기 도움을 구했다가 ‘여성의 한계’라고 여길까봐 고민이 생겨도 혼자 곱씹은 적이 많아요. 기업에 적응하기에도 벅찼죠. 슬슬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놓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압박도 느껴졌어요. 나만이 할 수 있는 차별적인 일이 뭘까 고민하다, 교육공학 전공을 살려 온라인 교육 시스템 ‘사이버 아카데미’를 구축했어요. 지금은 당연한 온라인 교육이지만 그때는 듣도 보도 못한 일이었거든요.” 그 공로를 인정받아 윤 대표는 임원의 자리에 올랐다. 당시는 ‘21세기라면 당연히 여성 임원도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었다. 그러나 일부는 곱지 않은 태도로 그를 대하거나, 얼마나 잘하는지 두고 보자는 식의 눈길을 주기도 했다. “최초라는 타이틀 때문에라도 무례하고 지나친 일에 더욱 휘둘리지 않으려 애썼어요. 제가 내딛는 걸음이 여성들의 첫 발자국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앞장서서 새로운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니 결코 감정의 흐름대로 행동할 수 없었죠. 우리 사회는 감정적이라는 것 자체를 부정적인 뉘앙스로 받아들이잖아요.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는 것은 더 유리한 결과를 이뤄낼 지원군을 얻기 위한 단계이기도 해요. 이런 태도로 매사에 임하니 결과는 항상 좋은 쪽이었어요.” 더딘 세상, 변화를 일으킬 우리 기업 내 ‘외계인’이었던 윤 전 대표는 남성들의 사고방식과 성향, 행동하는 패턴 등을 깊게 들여다봤다. 옳고 그름을 떠나 다른 점이 많았다. 특별히 여성을 적대적으로 여기려는 게 아니라 오랜 역사 속에 관습으로 굳어진 대로 행동하다 보니 벌어지는 일들도 있었다. LG를 떠난 후 그는 이런 깨달음을 바탕으로 기업 내 불평등을 해소하고 격차를 줄이기 위해 코칭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임원 교육팀장으로만 8년을 일했기 때문에 임원, CEO들의 고민을 면면이 알고 있어요. 그들의 중압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었죠. 특히 워킹맘은 자녀의 양육과 가사노동을 병행해야 하니 어려움이 커요. 승진에서 미끄러지기도 하고요. 하지만 엄마가 최선을 다하는 모습 그 자체로 아이에게 좋은 교육이 된다고 믿어요. 그러니 자신을 믿고 인내하면서 조직을 더 큰 시각으로 바라보고 성과를 내는 게 중요해요. 기업에서도 남성 위주 사회에 여성을 받아준다는 자세가 아닌, 여성이 발휘할 수 있는 강점을 최대한 살려 화합하는 자세가 필요해요.” 유리 천장은 깨졌지만 양적·질적 변화는 여전히 해묵은 숙제다. 그는 각자 다른 시간을 지나온 소수자들이 뭉쳐 목소리를 내고 개척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물론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 많아졌어요. 하지만 완벽히 해소됐다고는 말할 수 없죠. 때문에 여성들이 모여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더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뭔가를 요구하려면 우리가 뭘 원하는지 대화하는 게 먼저잖아요.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세상이 조금씩 바뀌지 않을까요? 제 강연을 남성들이 들으며 조직의 여성 구성원들과 잘 지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해답을 구할 날이 있기를 바랍니다.”
- 2022-11-2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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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 돌봄 퍼즐을 완성하는 만능 조각 ‘황혼육아’
- 보육시설의 단위나 지원책은 나라마다 다르다. 공통점은 공보육만으로는 맞벌이 부부의 일·가정 양립을 온전히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부모가 독박육아를 하든, 어린이집을 보내든, 시터를 이용하든, 결국 예기치 못한 어려움에 대해서는 조부모의 도움을 받는다는 점 또한 일맥상통한다. 그렇게 하나의 육아 돌봄 퍼즐을 맞추기 위해, 저마다 빈 조각의 형태는 다르지만 그와 무관하게 조부모는 유연하게 빈틈을 메워준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과 더불어 독일 및 영국을 중심으로 다양한 유형의 유럽 조부모 육아 단편들을 살펴봤다. 현지 취재=독일 뮌헨·베를린, 영국 런던 런던 킹스칼리지 노인학 연구소(이하 노인학 연구소)가 발표한 ‘유럽 집중조부모 보육의 국가적 차이’에 대한 논문에 따르면, 유럽 11개국 할머니의 58%와 할아버지의 49%는 16세 미만 손주를 한 명 이상 돌본다. 논문 제목의 ‘집중조부모’(Intensive Grandparental Childcare)란 거의 매일 또는 일주일에 최소 15시간 이상 손주 한 명 이상을 돌본 조부모를 뜻한다. 평균적으로 주 3회 이상, 하루 평균 7시간 가까이 황혼육아에 가담하는 한국 조부모(본지 통계자료) 역시 집중조부모에 해당한다. 최근 독일경제연구소가 조부모를 대상으로 진행한 리포트에 따르면, 6세 미만의 독일 어린이 중 약 50%가 주당 8시간가량 조부모의 돌봄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의 경우 50세 이상 조부모 10명 중 9명(89%)이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손주를 돌봤으며, 절반 이상이 일주일에 3일 이상 황혼육아에 참여하고 있었다(Age UK 통계자료). 한국과 비교할 때 육아의 양이나 빈도가 높지는 않지만, 영국 조부모 역시 ‘맞벌이 자녀’를 위해 자신의 시간을 할애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이들 조부모는 본인의 독립된 삶을 유지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삼고, 자율적으로 시간을 운용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태도는 황혼육아에 대한 긍정적 효과에도 기여했다. 영국·독일 조부모들의 상황과 태도를 엿볼 수 있는 사례를 유형별로 담아봤다. 맞벌이 지원형 “맞벌이 딸 도우려 시작한 황혼육아, 이젠 내 일상의 활력소” 평일 오후 파트타이머로 일하는 헬레나 씨는 오전에는 손주를 보기 위해 딸의 집으로 향한다. 맞벌이 딸네 부부를 돕기 위함이다. 이들 부부는 유연근무를 통해 육아 공백을 최소화했지만, 결과적으로는 1시간가량 자녀를 돌봐줄 사람이 필요했다. 비싼 비용을 감당하며 베이비시터를 고용하려던 차, 할머니 헬레나 씨가 그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그녀는 무료한 일상을 손주와 함께 보내며 가족을 도울 수 있어, 황혼육아와 함께하는 노후에 만족을 표한다. - 60대 헬레나 씨(가명) 노인학 연구소 ELSA(English Longitudinal Study of Aging) 연구 데이터에 따르면, 영국 조부모의 64%가 자녀(손주의 부모)의 출퇴근을 돕기 위해 황혼육아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복수응답). 절반이 넘는 조부모가 자신의 젊음과 활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 응답하기도 했다. 아울러 4명 중 1명은 가족의 재정 상태를 돕기 위해, 5명 중 1명은 가족 돌봄을 선호(양육시설이나 시터 등 외부 조력자에 비해)하기 때문에 손주를 직접 돌보고 있었다. 한편 자녀가 손주 양육을 부탁했을 때 거절하기 어렵다는 반응은 20% 정도로, 대체로 자신의 삶과 의지에 따라 황혼육아를 결정하는 모습이다. 여가 지향형 “케어보다는 즐거움을 나누는 황혼육아” 세무사 출신인 캐롤라인 씨는 은퇴 후 수령하는 풍족한 연금으로 여행을 즐긴다. 그녀에겐 두 살, 다섯 살 손주들이 있는데 종종 자녀로부터 육아를 부탁받는다. 순전히 자신의 기쁨을 위해 황혼육아를 선택했다는 캐롤라인 씨는 손주와 함께하며 단순히 먹이고 씻기고 재우는 등의 보육에 그치기보다는 함께 여가를 즐기고 추억을 만들고자 한다. 그녀는 자녀의 부탁이 아니더라도 종종 자신의 여행 스케줄에 손주들을 참여시키며 긍정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 70세 캐롤라인 씨 노인학 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영국 조부모의 경우 손주와의 시간을 대체로 여가로 즐겼다(80%). 조부모와의 여가 활동 경험은 손주의 인지력과 상상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아울러 조부모가 매일 보육 위주로 시간을 보내는 경우와 비교해, 간헐적으로 색다른 경험을 제공했을 때 손주들은 여가 지향적인 이미지로 조부모를 기억할 수 있다. 또한 손주들은 조부모를 친구 또는 관대한 존재로 여겨, 장차 독립적인 사회인으로 성장하면서 조언자나 롤모델로 조부모를 찾게 된다. 물질 지원형 “직접 보육 아닌 금전적 방식이라도 황혼육아에 동참하고 싶다” 바그너 씨는 손주들을 만날 때면 꼬박꼬박 용돈을 주고 생일이 아니더라도 장난감이나 교구 등을 선물로 사가는 편이다. 노후 자금에 대한 불안이 크지 않은 그는 손주들을 위한 지출을 통해 기쁨과 행복을 얻는다고 표현한다. - 70세 바그너 씨(가명) 바이에른주는 독일 전 지역에서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특히 많은 곳에 속한다. 이들은 주로 자녀 가족과 멀리 떨어져 살며 유급 노동 활동에 적극적인 성향을 드러낸다. 때문에 비교적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반면, 손주와의 만남이 어렵다. 물질적 지원으로나마 손주 육아에 기여하고자 하는 조부모가 많은 이유다. Dr.Says “코로나로 중단된 황혼육아, 삶의 활력 잃은 英 조부모” - UCL 역학 및 공중보건 연구소 조르지오 디 게사 박사 팬데믹 시기, 영국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력했다. 이로 인해 조부모의 손주 돌봄이 불가능해지면서 맞벌이 부부가 큰 타격을 입었다. 영국 여성 단체 ‘프레그넌트 덴 스크류드’의 조사 결과 46%의 여성이 코로나 시기에 직장을 잃었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이유로 공보육시설의 폐쇄와 더불어 비공식 돌봄 조력자였던 조부모의 육아 부재를 꼽았다. 한편 고충을 겪은 건 맞벌이 부부만이 아니었다. UCL(Uiniversity College London) 연구에 따르면 팬데믹 동안 손주 돌보기를 중단한 조부모는 계속 황혼육아에 참여한 이들에 비해 우울 증상을 경험할 가능성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손주를 돌보지 못한 조부모의 3분의 1 이상(34.3%)이 슬픔을 느끼거나 불면증을 호소하는 등 높은 수준의 우울 증상을 보고했다. 아울러 일상의 질 또한 떨어졌다고 응답했다. 이는 영국 조부모들이 그동안 손주 돌보는 과정을 통해 느꼈던 정서적 만족과 스스로에 대한 유용성, 유능함이 결여되며 일어난 현상으로 읽힌다. 이렇듯 조부모의 육아 참여는 그들의 삶에도 가치와 애착을 제공하며, 이로써 정신 건강 및 세대 관계 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자율적 선택형 “선택적 도움은 가능하다. 그러나 늘 손주 돌봄을 위해 대기하진 않는다” 활동적인 삶을 사는 노이만 씨는 10대 손주 셋을 간헐적으로 돌본다. 노이만 씨 부인이 음식을 만들면 그는 차를 몰고 손주의 집으로 가 함께 식사를 하고, 아이들의 숙제를 돕거나 학원 등에 데려다준다. 물론 이러한 돌봄은 노이만 씨가 허락하는 날에만 선택적으로 가능하다. 그는 조부모로서의 삶이 행복하기는 하지만, 자신의 독립적인 삶 또한 중요하기에 무조건적인 희생은 거부하는 편이다. - 83세 노이만 씨 독일청소년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독일 황혼육아 당사자들은 조부모로서의 역할에 대한 자율성을 상당히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수치상으로는 93.3%의 조부모가 자율적으로 손주 돌봄에 가담하고 있다고 답했다. 최근 본지 조사에서 한국 조부모의 72.2%가 비자발적으로 황혼육아를 시작했다고 반응한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독일청소년연구소 알렉산드라 랑마이어 박사는 “조사를 통해 살펴본 결과 독일 조부모들이 자신의 역할에서 경험하는 자율성과 이에 대한 기쁨은 높게 나타났다. 조부모의 82%는 자신의 역할을 즐기는 동시에 노후에 제약을 느끼는 부분이 거의 없다고 응답했다. 한편 조부모로서의 기쁨이 거의 없다고 말한 비율은 4%에 불과했다”며 “아이 돌봄을 둘러싼 가족 구성원들의 자기 결정권과 상호 존중은 가족관계 성공에 기여한다. 자신의 독립적인 삶을 유지하며 황혼육아에 가담했을 때 조부모와 손주 관계의 질 역시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독일 조부모는 일반적으로 자신이 스스로 황혼육아 스케줄을 컨트롤할 수 있길 원한다. 이들은 비자발적인 의무나 책임보다는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스스로를 필요한 존재라 느끼며 자긍심을 채운다. 이러한 과정은 노후 정신 건강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일자리 우선형 & 장거리 케어형 “일 때문에 손주 못 봐 속상해. 장거리 황혼육아 하는 남편조차 부러워” 남편 슈나이더 씨는 은퇴 후 정해진 요일마다 딸의 자녀를 양육한다. 딸의 집까지는 100km 정도 거리로, 기차로 두 시간 걸린다. 그는 자녀 부부가 귀가할 때까지 유치원과 학교에서 돌아온 손주들을 보살피다 다시 자신의 집으로 돌아간다. 그의 아내는 이러한 고된 스케줄마저 질투가 날 정도로 부럽다고 말한다. 그녀는 현재 풀타임으로 근무 중이라 손주들을 자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 60대 슈나이더 부부 최근 독일경제연구소 연구 조사에 따르면, 독일 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조부모의 육아 도움을 받지 못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 ‘조부모의 고용 상태’와 ‘거주지 간 거리’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실제 현지 취재에서 만난 몇몇 조부모들은 “노후 자금을 위해 계속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손주를 볼 여력이 없다”, “자녀가 너무 멀리 살아 도움을 주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독일경제연구소 마라 바르슈케트 연구원은 “한 국가 안에서도 지역마다 황혼육아에 대한 빈도나 형태는 상이하다”며 “특히 독일은 동독과 서독의 차이도 극명하다. 동독은 서독에 비해 노인과 여성 등 모든 계층에서 전반적인 고용률이 높다. 때문에 맞벌이 부부 입장에서 조부모의 손길이 필요하지만, 조부모 역시 고용 상태인 경우가 많아 직접적인 도움을 청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같은 조사에서 손주의 집까지 거리가 10분 내외인 사람들 중 32%는 정기적인 육아에 참여하고 있었다. 거주지 간 거리가 황혼육아 빈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 테다. 주목할 점은 3시간 이상 거리에 떨어져 사는 경우에도 약 8%의 조부모가 정기적으로 손주를 돌본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라도 조부모의 도움을 받는 경우라면 자녀 입장에서 다행스럽지만, 일반적인 사례로 볼 수는 없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뮌헨시 등 몇몇 지역에서는 마더센터 등을 매개로 독거노인과 맞벌이 가정의 아이를 연결하는 등 대안적 조부모 도움을 제공하는 방식을 독려하기도 한다. Dr.Says “황혼육아는 육아의 우선책도 차선책도 아니다” - 독일경제연구소 마라 바르슈케트 연구원 보육시설의 효용성이 높은 국가의 경우 조부모 돌봄에 덜 의존하는 경향이 있으나, 그럼에도 현대사회에서 황혼육아는 필수 요소로 기능한다. 최근 독일 정부 산하 연방인구연구소와 2년여간 조부모와 관련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황혼육아는 육아의 보완재 역할로 바라봐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일반적으로 단일 공보육을 이용하는 경우에 비해 조부모 돌봄을 병행하는 경우 워킹맘의 업무 효율성이 크게 나타난다. 아울러 부모 세대는 조부모의 도움을 받을 때 자신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만족도가 올라간다고 보고했다. 다만 이러한 황혼육아의 장점을 누리기 위해 노후의 삶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몇몇 부모의 경우 조부모의 육아 참여를 당연시 여기거나, 당사자의 의견과는 별개로 도움을 강요한다. 그러나 아이 돌봄의 우선 책임은 어디까지나 (아이의) ‘부모’에게 있다. 그 다음 차선책은 국가와 사회가 마련한 보육시설과 서비스로 여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부모의 참여는 이러한 기본 토대가 마련된 뒤에 큰 부담 없이 더해지는 ‘보완책’으로 작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 부모는 조부모의 웰빙을 고려한 자율성을 존중하고, 조부모 또한 주체적으로 황혼육아를 결정하고 자신의 노후를 슬기롭게 설계해야 할 것이다. | 언론진흥재단 지원 특별기획 4부작 | 요람에 흔들리는 노후 본지는 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저출산 고령화 시대 황혼육아 문제 해법 제시를 위한 특별 기획 '요람에 흔들리는 노후'를 4개월에 걸쳐 연재로 발행합니다. 제1부 '서베이로 본 황혼육아 현주소', 제2부 'K-황혼육아 정책 어디까지 왔나?', 제3부 '독일ㆍ영국 황혼육아 선진 사례', 제4부 '금빛 황혼육아로 가는 길' 순서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해당 기사는 오프라인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온라인 '브라보 마이 라이프' 홈페이지를 통해 만날 수 있습니다.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 2022-11-2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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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 정부, 부족한 요양 인프라에 ‘프레일’ 산업 키워
- 일본의 베이비부머 세대(1947~49년생)인 단카이 세대가 모두 75세를 넘기는 시점은 2025년. 이때 일본의 고령화율은 3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보장 비용 증가, 간호 인력 부족 등으로 일본 정부는 의료비를 낮추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민 스스로 관리해 간호받는 시점을 최대한 늦추도록 예방하자며 ‘프레일’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단카이 세대가 75세를 넘는다는 건 단순히 일본 인구 중 고령자가 많아진다는 의미만 있는 게 아니다. 75세 이상을 후기 고령자로 분류하는데, 이 시기를 기점으로 신체와 정신 활동이 급격히 저하돼 의료비 지출이 늘어나고 요양이 필요한 상태에 다다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곧 사회보장 비용의 급격한 증가로 이어진다. 2022년 일본의 의료, 간호, 연금과 같은 사회보장 관련 비용은 36조 2000억 엔. 우리나라 돈으로 약 375조 4000억 원이다. 2022년 전체 예산의 30%를 차지한다. 게다가 일본은 의사, 간호사 등 의료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인구 1000명당 임상 의사 수는 2017년 기준 평균 3.5명인데, 일본은 2.4명 수준이다. 후생노동성은 2040년 일본에 필요한 보건의료 분야 종사자 수는 1070만 명이지만, 실제 인력은 974만 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의료 서비스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고령자는 갈수록 늘어나는데 의료 인력은 줄어들어 의료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의료 비용 줄이고 인력 보충하고 후생노동성은 정책적으로 의료 비용 줄이기와 부족한 의료 인력 보충, 국민 개인의 관리로 간호 필요 시점 늦추기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올해 4월부터는 ‘리필 처방전’ 제도를 시행했다. 예를 들어 당뇨가 있는 고령자라면 같은 약을 오랜 기간 복용해야 하는데, 전문의약품이라는 이유로 매번 의사의 처방전을 받기 위해 병원을 찾아야 했다. 후생노동성은 단순히 처방전만 받아가는 의료비 지출을 줄여야 한다며 2014년부터 해당 제도의 도입을 강조한 바 있다. 의료 인력 확충에도 집중하고 있다. 부족한 간호 인력은 영주권 또는 정주자 비자, 유학생 비자, 기술 실습생 비자, 특정 비자 1호를 소지한 외국인을 간호보조자로 채용해 보충하고 있다. 앞으로는 간호사·약사 등이 의사의 업무 일부를 분담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의사의 업무를 분담하는 ‘태스크 셰어’와 업무 중 일부를 간호사에게 일임하는 ‘태스크 시프트’ 등의 의료 개혁 부분을 2022년 후생노동백서에 반영할 계획이다. 현재 일본 의료법은 의사, 간호사, 약사의 업무 범위를 상세하게 규정해두어 업무 공유가 불가능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약사가 약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할 수 있고, 영국과 스웨덴은 어떤 조건에서 간호사가 약을 처방할 수도 있다”면서 의료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직종 간 다툼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일본의사회는 간호사 등이 의사의 일부 업무를 공유해야 한다 하더라도 의사의 관리 아래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셀프 관리로 간호 늦추는 ‘프레일’ 후생노동성은 간호의 대상이 되기 직전, 관리를 통해 건강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관리 대상을 ‘프레일’(フレイル)이라 정의하고 ‘개호(요양 혹은 간호) 예방’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프레일은 영어 ‘Frail’로 ‘노쇠한, 허약한’이라는 뜻이다. ① 체중 감소(6개월간 2~3kg 이상 감소) ② 악력(근력) 저하 ③ 피로감(최근 2주간 어쩔 수 없이 지치는 느낌) ④ 보행 속도 ⑤ 신체 활동 등의 평가 기준에 따라 3개 이상 항목에 해당하면 프레일이라고 본다. 일본 정부는 고령자의 10%인 약 360만 명이 프레일이라고 추정한다. 정부는 프레일 고령자를 관리함으로써 ‘개호 예방’ 효과를 얻으려 한다. 개호 예방이란 간호를 받아야 하는 상태를 가능한 한 늦추는 일이다. 후생노동성은 “단순히 노인의 운동 기능이나 영양 상태 개선만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심신 기능 개선이나 환경 조정을 통해 개별 노인의 생활 기능이나 사회 참여를 높여 생활의 질을 향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고령 인구의 건강을 관리하는 프레일 산업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적절한 영양 섭취와 근력 운동이 강조되면서 식품 시장에서는 단백질 관련 제품이 쏟아지고 있으며, 고령자 전용 헬스장, 찾아가는 이동 트럭 슈퍼마켓 등의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 2022-11-17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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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령 세대의 고충, 디지털 장벽 낮추는 디자인 해법은?
- 키오스크의 시대다. 은행의 ATM 기계, 공공기관의 무인 발급기, 영화관의 무인 발권기, 주차장 사전정산 키오스크, 쇼핑몰 내 공간 안내 키오스크 등 코로나19는 일상 곳곳에 사람 대신 기계를 놓았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디지털 정보를 얻지 못하는 소외계층이 생긴다는 점이다. 유니버설 키오스크가 등장한 배경이다. 2021년 통계청 디지털 정보 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4대 정보 취약계층(장애인·저소득층·농어민·고령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일반국민(100% 기준)의 75.4%였다. 고령층은 69.1%로 대부분을 차지하며, 일반국민과의 디지털 격차가 30%나 벌어져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율을 보이고 있다. 205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위에 달할 전망이다. 디지털 격차로 인해 소외되는 인구가 세 번째로 많은 국가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전선민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디지털 시대의 노년층 : 포용 혹은 소외’ 보고서에서 “경제적 빈곤과 디지털 활용 능력 부족 등으로 변화에서 소외된 노년층을 포함한 취약계층은 온라인 기반의 각종 서비스와 비대면 서비스에서도 제외되어 사회적으로 더욱 고립되고 있다”면서 “나이와 능력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ICT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하며, 노년층을 포함한 모든 사람의 요구와 능력을 충족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ICT 유니버설 앞당긴 비대면 시대 빠른 고령화와 비대면 시대로 인한 디지털 가속화는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을 앞당겼다. 최근 강남구청, 강남구보건소, 동대문구청, 금천구청 등 행정기관과 국립고궁박물관, 한국문화재단 등 문화시설에 ‘배리어프리 키오스크’가 설치되고 있다. 비장애인,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 고령자, 아이, 휠체어 이용자, 외국인 등 말 그대로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이 적용된 키오스크다. 이 제품은 점자를 이용한 ‘닷 워치’와 ‘닷 패드’로 시각장애인들에게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다준 소셜 벤처 ‘닷’(dot)이 개발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처음 선보인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는 주문용 키오스크, 길 안내용 키오스크, 박물관용 촉각 전시 키오스크 등으로 나뉜다. 고미숙 닷 커뮤니티 매니저는 “시각장애인뿐만 아니라 정보 격차에 따른 디지털 소외계층이 더 많다는 걸 느껴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시대가 다가오면서 유니버설 키오스크는 빛을 발했다. 닷의 배리어프리 키오스크에는 디지털 점자·촉각 패드가 있다. 음성 안내 버튼을 누르면 시각장애인도 스마트 키패드와 패드를 활용해 키오스크를 이용할 수 있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안내 서비스가 있으며, 외국인도 사용할 수 있도록 외국어를 지원한다. 키오스크와 같은 디지털 기기를 많이 이용해보지 않은 사람을 위해 한눈에 잘 보이는 UI를 설계했고, 고령자를 위해 글자 크기를 키울 수 있는 돋보기 기능이 있다. 또한 휠체어를 탄 사람, 허리가 굽은 노인, 키가 작은 아이도 사용할 수 있도록 자동 높이 조절 기능이 있다. 아래에서 위로 화면을 올려다보았을 때 빛 반사로 화면이 잘 안 보이는 경우를 고려해 각도까지 반영했다. 이용자가 가고자 하는 위치까지 가는 길을 쉽게 볼 수 있도록 화면과 함께 음성 내비게이션도 제공한다. 최근에는 부산교통공사의 의뢰를 받아 50개가 넘는 부산 역사 내에 설치할 키오스크를 설계하고 있다. 고령화 시대 꼭 필요한 디자인 유니버설 디자인 전문가들은 이 디자인을 통해 편리함을 가장 크게 느끼는 이들은 고령자라고 입을 모은다. 인구의 30%가 고령자인 세상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단지 장애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유니버설 디자인’은 다가올 고령화 시대에 꼭 필요한 것이 아닐까. 고미숙 매니저는 “키오스크 이용법을 몰라 헤매다가 뒤에 줄 선 사람들을 보고 눈치가 보여 물러나는 디지털 약자가 많다”면서 “고령자를 위해서는 음성 안내 기능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테면 음성 안내 버튼을 눌렀을 때 ‘오른쪽 위 OO 버튼을 누르세요’ 등 음성으로 이용법을 설명해주는 것이다. 음성 안내 기능이 시각장애인만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더 친절한 키오스크를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기능이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고 매니저는 “요즘에는 주변에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보려고 해도 이어폰을 꽂고 있거나 종교 권유 활동이라고 생각해 지나치는 사람이 많다”면서 “테이블에 앉아 태블릿으로 주문하는 식당도 늘어나고 있는데, ‘두 번 눌러주세요’, ‘메뉴 카테고리를 골라주세요’ 등의 안내 음성이 나오거나 누를 수 있는 키보드가 달린 터치패드 같은 형태라면 더 많은 이들을 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2022-11-16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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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뉴스] ‘2022년 어르신 지원 정책’
- 고령화 시대에 접어든 만큼 어르신들을 위한 정책이 많이 생기고 있다. 100세 시대에 발맞춰 변하는 어르신 지원 정책은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자! 【노후소득 보장 지원】 · 기초연금 22년 기준 소득 하위 70% 노인 대상 월 최대 307,500원 지급 〈신청 방법〉 - 방문 신청: 전국 읍·면·동 주민센터 또는 국민연금공단 지사에서 신청 가능 - 온라인 신청: 복지로 복지서비스 신청에서 신청 가능 · 노인 일자리 - ’22년 기준 84.5여만 개(공익활동형, 사회서비스형, 민간형) 일자리 제공 〈신청 방법〉 수행기관별 참여자 모집 시 방문 신청 또는 노인일자리여기, 복지로를 통한 온라인 신청 【노인장기요양보험】 일상생활을 혼자 수행하기 어려운 어르신께 가정이나 입소 시설에서 신체 및 가사 활동 등 지원 · 대상 : 3가지 충족 신청 가능 ① 65세 이상 또는 노인성 질병을 가진 65세 미만 ② 6개월 이상 스스로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어려운 자 ③ 장기 요양 등급자 ※ 건강보험공단 장기요양 운영센터에서 등급 판정 신청 · 지원(급여) 종류 - 재가급여 : 요양보호사가 가정을 방문하여 신체 및 가사 활동 지원 - 시설급여 : 요양 시설에 입소하여 신체활동, 심신 기능 유지 향상 지원 - 특별현금급여 : 도서 벽지·지역 등 기관 이용이 어려울 시 15만 원 지급 〈신청 방법〉 인정 신청서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제출 신청 【취약노인 돌봄】 · 노인맞춤 돌봄 서비스 방문 또는 그룹 프로그램 참여 등의 형태로 안전·안부 확인, 사회참여, 생활교육, 이동 및 가사 지원 〈신청 방법〉 ① 서비스 이용 자격이 있는 본인이나 대리인(배우자, 8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 그 밖의 이해관계인) 신청 가능 ② 주민등록상 주소지의 읍·면·동 주민센터에 방문 신청 가능 ③ 직접 방문이 불가할 경우, 전화, 우편 또는 팩스 신청 가능 · 독거노인·장애인 응급안전 안심서비스 - 가정에 ICT 기기를 설치해 안부 확인, 응급 상황 시 119 연계, 노래·뇌 운동·스트레칭 영상 등 건강·정서 지원 〈신청 방법〉 해당 읍·면·동 주민센터, 지역센터 및 수행기관 방문 신청 【봉사 사회활동 지원】 · 노인 자원봉사 : 지역사회에서 활동 중인 노인 자원봉사단 지원, 수요처 발굴 · 경로당 : 여가·건강 관리·교육 등 프로그램 보급 및 냉·난방비 등 지원 【건강관리 지원】 · 예방접종 65세 이상 보건소, 병·의원에서 폐렴구균 및 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연 1회) · 치매관리 - 치매안심센터에서 상담, 진단, 1:1 사례관리, 가족 지원 - 60세 이상 저소득(기준 중위 소득 120% 이하) 치매 노인 대상으로 약제비(월 3만 원 한도) 지원 〈신청 방법〉 주민등록 주소지 관할 치매안심센터 서비스 신청 · 틀니·임플란트 지원 65세 이상 틀니·임플란트 비용 건강보험 적용, 본인 부담률 30%
- 2022-11-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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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취업자 약 68만명 증가… 60대 이상 고령층이 이끌어
- 지난 10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67만 명 넘게 증가했다. 60대 이상이 취업자 수 증가를 이끌었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2022년 10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41만 8000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67만 7000명(2.4%) 증가했다. 같은 달 기준으로 1999년(96만 6000명) 이후 23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취업자 수 증가세는 20개월 연속 이어졌지만, 증가 폭은 5개월 연속 둔화했다. 지난 6월 84만 1000명부터 증가 폭이 줄기 시작해 7월(82만 6000명), 8월(80만 7000명), 9월(70만 7000명), 10월까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60세 이상 취업자는 46만 명으로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50대 14만 7000명, 30대 6만 1000명, 20대 2만 8000명 순으로 뒤를 이었다. 다만, 40대는 1만 1000명이 감소했다. 10월 60대 이상 취업자는 총 618만 2000명으로 지난 9월 612만 3000명보다 0.96% 늘었다. 50대도 지난 9월 665만 명보다 0.12% 늘어난 665만 8000명을 기록했다. 40대 취업자 수도 지난 9월 631만 명보다 0.09% 증가한 631만 6000명으로 집계됐다. 산업별로는 제조업(20만 1000명), 숙박 및 음식점업(15만 3000명),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2만 1000명) 등의 취업자가 증가했다. 제조업과 숙박 및 음식점업은 각각 12개월, 6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반면 도매 및 소매업(-6만 명), 금융 및 보험업(-1만 5000명). 단체 및 개인서비스업(-7000명) 등은 감소했다. 지난달 실업자는 69만 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9만 5000명(-12.1%) 줄었다.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실업률은 2.4%로 1년 전보다 0.4%p(포인트) 하락했다. 1999년 6월 관련 통계 집계 이래 동월 기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는 1619만 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2만 8000명(-2.6%) 감소해 20개월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취업자는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최근 경기의 부정적인 부분, 기저효과 등이 반영되며 증가 폭은 둔화했다”면서 “계속 이런 흐름을 이어갈지는 금리, 물가, 환율 등 외부요인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 2022-11-1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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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생의료재단, 저소득층 아동 위한 나눔 활동 전개
- 자생의료재단과 현대해상화재보험이 저소득층 아동들의 척추 건강을 위한 사회공헌기금 전달식을 9일 개최했다. 서울 강남구 자생한방병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행사에서 현대해상화재보험은 저소득층 아동들의 척추·관절 건강관리를 위한 사회공헌기금 5000만 원을 자생의료재단에 기탁했다. 전달된 사회공헌기금은 자생의료재단이 추진 중인 ‘아동척추건강지킴이 사업’에 쓰일 예정이다. 아동척추 건강지킴이 사업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동들을 위해 척추 건강 운동 프로그램과 직업 체험 프로그램, 의료지원을 병행하는 사회공헌활동으로 지난 2010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자생의료재단은 이번 사회공헌기금 전달이 의료기관과 보험사가 협력해 진행된 사회공헌활동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신민식 자생의료재단 사회공헌위원장은 “환자 권익 보호를 위해 시작된 양 기관의 협력이 발전적인 결과로 이어져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번 전달식이 좋은 선례가 되도록 현대해상화재보험의 사회공헌기금을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유용하게 사용해 관련 업계에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5월 자생한방병원과 현대해상화재보험은 교통사고 악용 보험범죄 근절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정기 협의체를 운영하는 등 협력 체제를 유지 중이다. 이를 통해 양 기관은 교통사고 보험범죄에 따른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 감축과 환자 권익 보호에 힘쓰고 있다.
- 2022-11-10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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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촌 후 산골에 출판사? 그러나 잘 돌아간다!
- 매력과 환멸이 공존하는 도시에 마냥 정을 느끼며 살기는 어렵다. 오나가나 생기를 머금고 사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밥벌이의 피로를 면제받을 수 없으니 묵묵히 견디며 산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살며 경제활동을 했던 김완중(58, ‘내일을 여는 책’ 대표) 역시 그랬던가 보다. 언젠가는 도시를 뜰 생각을 했던 것. 그러다 쉰 살을 코앞에 두었던 2013년, 마침내 도시를 벗어났다. 인파와 소음이, 꿍꿍이와 풍문이 넘실거리는 서울과 결별하고 시골로 달려갔다. 유난히 싱싱한 산수를 막대하게 보유해 차라리 이방(異邦)인 전북 장수군의 외진 산골로 귀농했다. 김완중이 처음 손을 댄 작물은 오미자였다. 농사 물정을 잘 모르는 귀농인에게 그나마 용이한 작물은 지역 특산물이다. 오미자는 사과·한우와 함께 장수군의 특산물에 꼽힌다. 김완중은 도시에 살며 이른바 ‘도시농부’를 경험한 적이 있다. 텃밭 수준의 농사를 재미 삼아 체험하며 농업과 흙을 살짝 맛보았다. 이건 귀농의 싹눈이 튼 계기였다. 그러나 농사 경험이라고 내세우기엔 소소한 것에 불과했다. 즉 오미자 재배를 통해 농사와 본격적으로 맞닥뜨린 그에게 닥쳐온 애환의 수효가 한둘이 아니었을 거라는 얘기다. 매사 신입사원처럼 서툴러 진땀을 뺐을 게 아닌가. 하지만 요상하게도 거둔 성과가 만만치 않았다. “농업 자체가 워낙 힘들다. 농가들이 흔히 애를 먹는 게 판로다. 좋은 농산물을 생산해놓고도 유통 문제의 벽에 부닥쳐 기존 농가들조차 농사를 접는 경우가 있더라. 그러나 난 오미자 판매를 잘했다. 도시 쪽에 네트워크가 있어서였지. 내가 생산한 물량이 바닥나 다른 농가의 오미자를 사다 팔기도 했다.” 귀농을 할 적에 그는 그냥 쓱 내려왔다. 마치 등을 미는 바람에 떠밀린 듯이. 그 무슨 그럴싸한 구상을 미리 해두지 않았던 것. 농사를 머릿속에 넣고 이리저리 데굴데굴 굴리며 숙고하는 식의 방식은 아마도 성향에 맞지 않았던 모양이다. 시골에서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지 가만히 두고 보는 게 흥미를 배가하는 길이라 보았다. 어떤 상황이 발생하든 무가치한 일에 얽매이지 않고 좀은 자유롭게, 좀은 태평하게, 좀은 재미있게 살면 된다는 생각으로. 그런데 군에서 임대해준 밭에 기른 오미자 판매가 뜻밖에도 잘된 게 아닌가. 본격적인 농부의 대열에 올라설 수 있는 자격증을 자신에게 수여해도 무방할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초보 귀농인으로서는 자못 웅장한 성과를 거둔 셈? 그러나 속사정은 영 달랐다. 오미자 농사를 지어 잘 팔았으나 막상 수입은 실로 보잘 게 없었으니까. 그도 그럴 것이 재배 면적이 겨우 800평에 불과했던 거다. 대규모 오미자 농가들도 수익 구조에 끙끙대는 판에 소농으로 무슨 재미를 볼 수 있으랴. 그의 농사는 소박한 미덕에 충만했으나 호구 대책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햐! 이러다 굶어 죽겠더라!(웃음) 농사에 들어가는 시간이 너무 많다는 점도 싫었다. 결국 오미자 농사를 접었다. 다 뽑아내고 손이 덜 가는 두릅과 엄나무를 심었다. 이 역시 농사다운 농사라 할 게 없다. 결국 5년 만에 농사를 포기한 셈이다. 농사로 먹고살려면 최소한 5000평 이상은 지어야 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는데 내 실력으로는 가당치 않았다.” 나의 철학을 책에 담아내는 매력 시골 생활에 관한 사전 구상보다 시골에서 과연 어떤 흥미로운 일이 벌어질 것인가에 관심을 가졌던 김완중에게 비로소 흥미로운 상황이 발생했다. 무엇으로 어떻게 먹고살 것인가? 이건 절박한 숙제라는 점에서, 상상력과 모색을 다한 궁리로 길을 찾아내야 한다는 점에서 일견 흥미로운 과목이라 할 수 있을 텐데, 그는 답을 찾았다. 1인 출판사를 차리기로 한 것. 전에 도시에서 신문사 편집기자와 출판사 직원으로 근무했던 경험을 살려 어디에도 없는 산중 독립출판사를 열기로 했다. “가만 생각해보니 내가 할 줄 아는 건 출판 일뿐이더라. 인생 후반을 시골에서 보내려고 내려온 만큼 지속 가능한 일을 찾아야 했는데 그게 출판이었다. 쉽지 않겠지만 하나하나 맞춰가며 길게 보고 달려가자는 생각이었다. 그래 집 한쪽에 작은 흙집 사무실을 지어 책을 만들기 시작했다.” 적막한 산속에 차린 1인 출판사라니. 거북이를 끌고 산책하는 장면을 보는 것처럼 생소해 오히려 흥미롭다. “사업성만 따질 경우 시골에서 출판사를 하는 건 바보짓이나 다름없다. 좋게 말하면 용감한 짓이지만, 상식적으로 보면 무모하고 미친 짓이다. 그러나 가치 있는 삶의 한 방편이 출판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사업성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도시적 습성에서 벗어나 나만의 철학을 담은 좋은 책을 만든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출판업은 사양사업이지 않나? “인터넷 세상이 되면서 책을 절대적으로 읽지 않는 풍조가 만연했다. 이를테면 유튜브 왕국에서 누가 활자 매체를 보겠나. 하지만 책의 콘텐츠가 좋을 경우엔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거라 봤다. 시장 흐름을 따라가지 않고 내 색깔을 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 자립하고자 했다.” 기획, 편집, 교정, 인쇄, 유통 등 모든 걸 혼자 처리하는 게 가능한가? “초심자라면 어려운 대목이겠지. 내겐 일련의 경력이 있어 헤쳐나갈 수 있었다. 도시에 살 때 회계사무실에서 근무했던 아내가 서류 정리 등의 일을 맡아줘 큰 도움이 되기도 했다. 부부가 함께 원하는 곳에 살며,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만족스럽다.” 출판업자들의 머리를 지배하는 생각은 한 가지로 보인다. 어떻게 해서든 팔릴 수 있는 책을 내야 한다는 강박증에서 해방되기 어려운 것이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반증이겠고. “인간이 사는 곳 어디든, 어떤 일이든 피곤하지 않은 게 있던가. 그게 운명이다. 맞부딪혀 이겨내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출판은 하나의 언론이다. 나를 표현하고, 내 철학을 표방하는 매우 매력적인 장르다. 그러니 괴로울 리가 없다. 자주 보람을 느낀다.” 어떤 분야의 책들을 출판했지? “인문사회 분야 책에 집중했으며, 아이들을 대상으로 삼은 동화책도 다수 출판했다. 혐오와 사회적 편견, 생명의 경외심에 관한 문제를 다룬 첫 동화책 ‘보신탕집 물결이의 비밀’에 지향점이 드러나 있다. 2019년에 낸 ‘가짜뉴스를 시작하겠습니다’ 역시 동화책이다. 아동들에게 가짜뉴스라는 게 과연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게 인간과 사회에 어떤 악영향을 주는지 보여주었다.” 어린이들에게 무거운 사회문제를 들려주는 이유가 있겠지? “그들은 내일의 주인공이며, 미래의 유권자이지 않은가. 그러나 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정치, 환경, 인권, 노동, 평화 문제 등을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렇다면 출판을 통해 아이들이 생각을 키울 기회를 제공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우리, 참 잘사는 것 같지?” 요즘 출판계 현실을 보면 흉년도 이런 흉년이 없다. 쓰러지고 자빠지는 출판사들이 흔하다. 그나마 승산이 있는 게 동화책 출간이다. 선하고 아름답고 몽환적인 주제를 담은 동화책 시장은 그나마 숨을 쉰다. 그런데 속세와 동떨어진 산골에 출판사를 차린 김완중은 무겁고 딱딱하고 골치 아픈 사회문제를 동화책으로도 출판한다. 이게 장사가 될까? 그는 일종의 언론 행위로 책을 만들어 세상사에 가담한다. 횃대에 올라앉은 새벽 수탉처럼 한번 호기롭게 목청을 돋워 세상의 둔감과 일탈을 일깨우고 싶은 것이다. 이런 의도에 무슨 결함이 있을까마는 책이 팔리긴 할까? 팔린다. 얼핏 물심양면의 불황이 자심할 것 같지만 나름 탄력을 가지고 굴러간다. 출판계에 만연한 부진을 고려하면 결코 적은 부수가 아닌 2만 부쯤 팔린 책이 드물지 않았다고 하니 이미 서광이 들이친 형국이다. 어쩌면 나는 오늘 출판계 변방에 잠재한 천하장사를 만난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든다. “뭔가 대단한 성과를 거둔 건 아니다. 하지만 자리는 잡혔다. 매년 10권 이상의 책을 꾸준히 출판하면서 작지만 소중한 결과를 거두었고 자신감도 얻었다.” 자극과 경쟁의 농도가 옅은 시골 환경에서 출판의 촉을 유지하기 어려운 면은 없던가? “모든 걸 혼자 움직이며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자칫 고립될 수 있는 여건이긴 하다. 소통할 수 있는 출판업자가 주변에 없다는 점이 가장 아쉽다. 그러나 장점이 많다. 무엇보다 시간의 여유가 있어 한나절을 멍때리며 지낼 수도 있는데, 이건 도시에선 누릴 수 없는 특혜가 아닐까 싶다. 마음에 여유를 부여하면 생각에도 한결 깊이가 생기는 것 같다. 따라서 서울에선 나올 수 없을 기획 아이디어가 떠오르곤 한다. 서울을 벗어난 건 여러모로 내게 좋은 선택이었다.” 제한된 환경과 자원으로 원하는 퍼포먼스를 이끌어낸다는 게 어디 쉬운가. 김완중은 기획력으로 승부한다. 부인의 말에 따르면 그는 ‘기획력의 천재’다. 지역주민들과 교류는 잦은가? 주민과 유대관계를 맺지 않을 경우 고독을 벗 삼아야 하는 게 시골 생활인데. “농촌 사회에도 정치가 있고 조직이 있으며 이슈가 있다. 부당한 상황과 맞서 싸워야 할 일이 있을 때면 난 적극 나서는 편이다. 지역 사회단체와 문제의식을 공유하면서 공동 대응한다. 어디에 살든 작은 외침일망정 외칠 땐 외쳐야 하지 않겠는가. 산골에 산다고 그마저 외면한다면 슬프지. 물론 나만의 자유를 침해당할 정도의 처신은 자제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텃세로 궁지에 몰리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외교력을 발휘하는 게 좋겠다. 나를 포장할 것 없다. 시골 생활은 시골 사람들이 박사라는 걸 인정하고 함께 묻어가면 된다.” 경제 문제에 걱정은 없나? “한때 불안했다. 가진 것 없이 내려와 빚만 잔뜩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안감에서 신속하게 벗어났다. 왜냐고? 자비로운 아내가 돈 문제에 관한 한 일언반구 불평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웃음) 여전히 근근이 살아가는 형편이지만, 부부 공히 굉장히 높은 만족도를 가지고 소복소복 살아간다. ‘우리, 참 잘사는 것 같지?’ 아내와 자주 하는 얘기가 그렇다.” 이제야 하는 얘기지만 그의 거처는 몹시 아름답다. 순수한 산릉과 녹색 언덕들이 장대한 성채를 이루고 집의 원경을 이루고 있어서다. 여기에 부부애까지 후끈하니 겹으로 절경이다. 김완중이 주는 귀농 Tip •귀농 후보지에서 미리 반년 내지 1년은 살아보고 최종 결정을 하자. 지역의 속사정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장수군에서는 ‘1년 살아보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중년 이후의 귀농엔 여유자금 확보가 필수다. 최소 3년 정도는 수입이 없어도 생활할 수 있는 기본 자금을 준비하라. •집 장만이나 수리에 큰돈을 쓰지 마라. 만약 팔아야 할 경우 쉽지 않은 게 농촌 주택이다. •남들의 귀농 성공 사례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자. 전혀 만만치 않은 게 농사다. •무리한 초기 투자는 금물이다. •도시에서 쌓은 능력과 경륜을 활용해 농외소득을 개발하라. •원주민의 간섭을 텃세로만 보지 말자. 귀농인에 대한 진정한 관심 또는 걱정으로 하는 간섭일 수 있으니까.
- 2022-11-09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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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자원공사, 댐 주변 어르신 1000명에 AI 스피커 지원
- 한국수자원공사가 롯데온과 함께 댐 주변 지역 어르신들에게 인공지능(AI) 스피커 1000대를 제공한다.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노인 돌봄 문제를 해결한다. 한국수자원공사는 8일 “롯데온과 사회공헌 사업의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 기관은 이번 협약을 통해 한국수자원공사가 운영·관리 중인 댐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AI 스피커를 활용한 민·관 협업 사회공헌 활동 ‘우리 집 복지관’ 등을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롯데온은 자체 개발한 AI 스피커 1000대를 기부하고, 한국수자원공사는 이를 활용한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댐 주변 지역에 거주하며 온라인 교육 서비스 등을 희망하는 어르신 1000명을 선정했다. 이들에게 기기를 제공하고 기기 방문 설치, 사용법 안내, 단체교육 등을 실시한다. ‘우리 집 복지관’ 사업에 참여하는 어르신들은 복지관을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AI 스피커를 활용해 다양한 교육 및 상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운동·문화·여가 등 화상 수업 프로그램을 실시간으로 참여할 수 있다. 홈 헬스 케어, 치매 예방 두뇌게임 등 다양한 온라인 영상 콘텐츠도 함께 제작·제공한다. 전문 복지사와의 화상통화를 통한 복지상담, 어르신 안부 및 건강 상태 확인 등 복지 서비스도 제공될 계획이다. 남영현 한국수자원공사 경영혁신실장은 “롯데온과의 협약으로 댐 주변 지역 거주 어르신들에게 첨단기술을 활용한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 2022-11-08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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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과 같이 판결을 업로드합니다” 유튜버 박일환 前 대법관
- “제게 주어진 숙제를 다 하고 유튜브를 운영하는 지금이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때 같아요.” ‘최초의 대법관 출신 유튜버’로 유명한 박일환(71) 변호사는 40년 넘게 법조인의 삶을 살고 있다. 그 사이 직업에는 변화가 있었다. 판사에서 대법관을 거쳐 현재는 변호사 겸 유튜버로 활동 중이다. 삶에서 법조인이었던 시간이 아니었던 시간보다 더 긴데도 여전히 법을 사랑하는 그를 만나봤다. 1973년 제15회 사법시험에 합격, 1978년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 1998년 특허법원 부장판사, 2003~2005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2005년 제주지방법원장, 2005~2006년 서울서부지방법원장, 2006~2012년 대법원 대법관. 박일환 변호사가 법조인이 됐을 당시는 사법고시에 합격하면 동네나 모교에 축하 현수막이 걸리던 때였다. 현재는 로스쿨도 생기고 많은 변호사가 양성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일환 변호사는 “장점이 많아졌다고 생각한다. 특허 담당 변호사, 등기 전문 변호사 등 전문 분야를 가진 변호사가 많아지고 있다”라고 짚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법조인도 많아졌고, 중요한 법도 달라지고 있다. 박일환 변호사의 법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대한민국의 역사가 보인다. 이는 그가 지금까지도 꾸준히 법 공부를 하고, 시대의 흐름을 읽는 통찰력을 지녔기 때문일 터. 현재 박일환 변호사가 유튜버로 활동하는 것도 시대의 흐름 속에 있는 것이 아닐까. “법이라는 것이 지루할 틈이 없어요. 옛날에 있었던 사건은 없어지고 새로운 사건이 계속 나오니 공부를 계속해야 해요. 제가 젊었을 때는 약속어음 문제, 교통사고, 산재 사고 등이 대부분이었어요. 예전에는 교통사고와 절도 사건도 굉장히 많았는데, 지금은 블랙박스와 CCTV가 있으니까 많이 줄었죠. 대신 층간 소음 같은 신종 문제가 발생하고 있죠. 또 IT 관련 저작권 사건들도 많이 일어나고요.” 법과 함께한 35년 경상북도 군위군 출신인 박일환 변호사는 고등학생 때 법조인이 되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그때는 1960년대니 직업이 별로 다양하지 않았다. 아버지가 자유직업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법조인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법학과에 재학 중이던 박 변호사는 스물세 살의 이른 나이에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대학 동기들 중에서 시험에 빨리 합격한 편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1970년대 후반이 되면서 회사가 많이 생겼는데 종합상사가 특히 인기였다. 동기들 대부분은 회사에 취직했고, 결국 법조인이 된 사람은 20% 정도밖에 안 된다”고 덧붙였다. 박일환 변호사는 연수를 받고 군법무관으로 근무한 뒤 1978년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로 임용됐다. 그때부터 판사라는 이름으로 살면서 앞서 말했듯이 화려한 이력을 남겼다. 그리고 ‘이왕 법원에 온 것 방점을 찍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대법관에 지원했다. 대법관은 최고법원인 대법원의 법관을 말한다.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하며, 대통령이 임명한다. 장관급 대우를 받는다. 특히 대법관은 청문회도 하는데, 박일환 변호사는 탈세·위장전입·표절 등 문제되는 것이 전혀 없었다. 더불어 현재 박 변호사의 유튜브 채널에서도 악플을 하나도 찾아 볼 수 없다. ‘최초의 대법관 출신 유튜버’라는 명성에 걸맞게 그의 채널은 댓글 청정 구역을 유지하고 있다. 박일환 변호사는 2006년부터 2012년까지 대법관을 지냈다. 2009년부터 2011년에는 법원행정처장도 겸임했다. 그 시기를 회상하며 그는 “1년 365일 계속 일해야 한다. 판결문, 기록물 등 봐야 할 양이 매우 많다. 대법관들은 병이 많이 생긴다”고 토로했다. 대법관으로서 느낀 책임감과 부담감이 동시에 전해졌다. 현재 대법원은 상고허가제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대법원에 사건이 과도하게 접수돼 적체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상고심에서 다툴 가치가 있는 사건은 선별한다는 취지다. 박 변호사는 “사실 대법원에서는 심판만 하고 결론을 내리는데 변론을 하지 않는 것이 제일 아쉽다”면서 상고허가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찬성했다. “현재 대법원에서 처리하는 사건이 1년에 2만 건 정도라고 해요. 아무리 우수한 사람이라도 하루에 10건 처리하기란 힘든 일이죠. 미국도 적체가 많아서 상고허가제를 도입했어요. 1년에 딱 100건 정도만 대법원에서 맡는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상고허가제를 도입해 중요한 사건을 맡고 변론도 하게 되면 재판의 질이 올라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35년을 법조인으로 살면서 수많은 판결을 내린 박일환 변호사.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무엇일까. 그의 대표적인 판결로는 ‘소리바다’의 저작권 침해 책임을 인정한 것과 ‘초코파이’ 상표와 관련해 어느 회사라도 사용할 수 있다는 판결이 꼽힌다. 또 하나 제주도지사 무죄 판결이 있는데, 박 변호사는 이를 언급했다. “2007년 김태환 전 제주도지사에게 무죄를 판결하며 압수수색 과정에서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됐다면 증거로 채택할 수 없다는 ‘위법수집 증거배제 원칙’을 적용했죠. 요즘도 그 판결이 많이 인용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정보를 수집할 때나 포렌식을 할 때 본인 확인 절차 없이 하면 위조가 가능하고 문제가 발생하는데, 그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역할을 하고 있죠.” 유튜버로 인생 제2막 박일환 변호사는 퇴직 후 약 1년의 짧은 휴식기를 갖고 2013년 법무법인 바른의 고문 변호사가 됐다. 왜 변호사를 선택했냐고 묻자 “나이가 60세 넘었는데 새로운 걸 배워서 할 수도 없고, 내가 제일 잘하는 것을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더불어 지금은 판사 때처럼 치열하게 일하지 않는다며 “지금은 일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이 상태로 있는 것이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2018년 박일환 변호사는 딸의 권유로 유튜브를 시작했다. 유튜브 채널명은 ‘차산선생법률상식’. 과거 할아버지가 지어준 호로, 한시에 나온 표현인데 ‘저 산’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박일환 변호사가 친근하게 법에 대해 말하는 영상이 쌓여가자 구독자 또한 점점 늘어났다. 2020년에는 구독자 10만 명을 달성해 실버 버튼을 받았다. 처음에는 영상 촬영을 어떻게 해야 좋은지 전혀 몰랐다. 무작정 휴대폰을 앞에 두고 영상 촬영을 했고, 시간이 지난 지금은 조금 익숙해지고 있다. 이제는 좋은 각도, 좋은 배경 등이 눈에 들어온다. 자막을 입히는 편집은 금융업계에서 일하는 딸이 맡아 하고 있다. 그는 “저도 딸이 일을 하는 데 도움을 많이 준다. 상부상조하는 셈이다. 딸과 대화도 많이 하게 되고 더 가까워진 것 같다”면서 웃었다. 박일환 변호사는 자신의 딸처럼 법을 모르는 사람도 알기 쉽게 법을 알려주겠다는 마음으로 영상을 찍어 올리고 있다. 일종의 사회공헌 활동이다. 최신 이슈나 일상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조명하고 관련 법을 알려주고자 노력한다. 그래서 주제를 정하는 데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구독자 대부분은 20·30대로 법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고 한다. “제 유튜브에서 특히 많이 본 영상은 ‘농담으로 한 ‘회사 그만둘래’ 발언 후 퇴직 발령?’이에요. 실제로 회사에서 농담으로 퇴사한다고 했다가 퇴직 발령을 받은 사건을 다룬 것인데, 사람들이 궁금해할 이야기죠. 또 부모의 빚을 자식이 갚아야 하느냐, 인터넷상 명예훼손은 어디까지인가 등의 영상도 많이 보셨더라고요. 요즘 사람들의 관심사를 알 수 있고, 반응이 좋으면 뿌듯함을 느낍니다.” 박일환 변호사는 60세가 넘어 70세인 현재까지도 일하고, 심지어 유튜버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어쨌든 자기 직업에 전문성을 갖고 30년 넘게 일하다 보니 이런 기회도 온 것 같다”고 자평했다. 박 변호사는 은퇴 후 무료한 삶을 사는 지인들에게 유튜버 활동을 추천한다. 나름대로 신념도 있다. 유튜버 활동을 일종의 창작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유튜브를 통해 즐겁고 재밌게 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업에서 완전히 은퇴하면 전문 유튜버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일반 회사에 다닌 지인들을 보면 60세까지 일한 사람이 거의 없어요. 보통 55세까지 일했죠. 그 사람들은 은퇴한 지 벌써 17년이나 지났거든요.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교육 기간을 합쳐봤자 16년인데 그에 비하면 17년이라는 세월이 얼마나 길어요. 그런데 앞으로 또 17년은 더 살아야 한다고 하는데 이제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하게 되죠. 한 80%는 그냥 건강하게 살자를 최대 목표로 두고 살아요. 어떤 새로운 도전을 해서 수익을 얻을 것인가를 생각하는 사람은 10%도 안 되죠.” 박일환 변호사를 보면서 진짜 어른을 만난 기분이 들었다. 단지 똑똑해서, 법을 잘 알아서가 아니라, 사람 자체에서 기품이 느껴졌다. 법과 함께 한평생 살아왔지만 사실 법이 필요 없는 사람이 아닐까 한다. “헌법에서 ‘인간은 존엄하다’라는 조항을 가장 좋아합니다. 우리 역사를 보면 ‘목숨 내걸고 싸워라’, ‘충신이 되어라’라고 말하는데, 사실 인간답게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이념이 인간보다 먼저일 수는 없는 거거든요. 저는 제 인생의 목표는 달성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죽을 때 편안하게 잘 죽는 일만 남았죠.”
- 2022-11-08 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