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바다가 보인다. 썰물에 쓸린 오후의 싯누런 바다가 개펄 너머에서 굼실거린다. 쏟아지는 가랑비가 따가운 양 잔등을 실룩이며 수평선엔 오선지에 매달린 음표처럼 즐거운, 점점이 흩어진 작은 섬들. 섬에 왔으니 해안도로를 달려 해변 풍경부터 눈길에 쓸어 담지 않을 수 없다. 정작 목적지는 강화군 길상면에 있는 해든뮤지움이지만 한동안 해변에서 해찰한다
고령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기술을 일컬어 실버테크(Silver Tech)라 한다. 과거엔 기술이 좋아도 사용자의 접근성이 떨어져 무용지물이 된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디지털 친화력이 강한 시니어가 늘면서 실버테크도 더욱 각광받는 추세다. 나이가 들수록 건강이 화두인 만큼, 치매를 비롯한 질병의 진단 및 치료·예방에 쓰이는 다양한 기술을 살
강종권(67) 관장은 미술을 좋아하는 취향에 추동돼 자하미술관을 만들었다. 처음엔 그저 경치 좋은 인왕산 기슭에 살림집 한 채 짓고 싶었단다. 그러나 이내 생각을 바꿔 미술관을 지었다. 그의 전직은 회사원. 기업을 이끌기도 했다. 그러니 미리 길러둔 미술에의 조예와 경륜이 깊었을 리 없다. 뒤늦게야 미술과 미술관의 물정을 파고들었을 텐데, 평소의 공
남프랑스 니스에서 일주일 살기
어느덧 니스에서 일주일 살기도 중반을 넘어간다. 니스에서 10km 남짓 떨어져 있는 자그마한 중세마을 에즈 빌리지를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날이다. 아침부터 하늘이 유난히 눈부시게 새파랗다. 니스의 숙소 창 너머로 보이는 바다 역시 짙푸르다. 어쩐지 하루의 예감이 좋다. 작은 손가방에 머플러와 500리터 물 한 병 담아서 호
남이 찍었다는 별 사진 보다 보면 슬그머니 욕심이 생긴다. ‘나도 맨눈으로 밤하늘 수놓은 별들을 보고 싶다’, 혹은 ‘나도 별 사진 찍고 싶다’… 마음의 소리를 따라 무작정 별 보러 떠나기에는 어디로 가야 할지 정보가 부족하다. 마음만 앞설 당신을 위해, ‘별 볼 일 생길 가이드’를 준비했다.
별 헤는 언덕, 강원도 별마로천문대
천문대의 이름인
전북 정읍시 산자락으로 귀농한 송정섭(67, ‘꽃담원’ 대표)은 자칭 ‘꽃미남’이다. 아내 역시 ‘꽃미녀’로 쌍벽을 이룬단다. 외모를 내세우는 ‘자뻑’이 아니다. ‘꽃에 미친 남자’와 ‘꽃에 미친 여자’가 함께 사는 걸 빗댄 얘기니까. 못 말릴 강태공은 낚싯대 하나로 만족한다. 다인은 끽다로 세상을 건넌다. 좋아하는 일에 푹 빠져 사는 것보다 나은
소로리 볍씨와 생명문화도시
생명문화도시 청주라고 말한다. 지역마다 일컫는 상징적 수식어가 있듯 이곳은 명칭마다 생명이 함께하는 걸 본다. 청주시 청정자연의 푸르름을 뜻하는 ‘생이’와 미래창조의 빛을 머금고 있는 ‘명이’가 결합된 캐릭터로 생명과 창조의 도시 청주를 상징한다. 이렇듯 청주에서 생명을 주제로 한 콘텐츠를 쉽게 볼 수 있는 건 당연하다.
고즈넉한 정취로 포근한 골목길, 시간의 퇴적으로 빛바랜 집들, 저 너머가 궁금해지는 언덕…. 서울에서 이제는 쉬 만나기 어려운 풍경이다. 딱딱한 고층 건물은 찾아보기 어려우니 희한하다. 그래 부암동은 매혹적이다. 음미할 만한 옛날 맛이 남은 동네다. 아파트촌보다 한결 따사로웠던 옛날 동네에 관한 추억이 금빛을 머금고 살아난다. 향수겠지. 이럴 때 마
파리에서의 1박 2일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애초에 생미쎌의 소르본느 주변에서 어슬렁 놀다가 미술관 한 군데 돌아보는 걸로 여유롭게 일정을 잡았기에 쫓기는 기분 없이 잘 보낸 1박 2일이었다. 틈새 여행으로 아쉬움 없다.
오를리 공항에서 탄 작은 비행기는 새하얀 구름 속 푸르디푸른 하늘 구경에 잠깐 정신 팔린 사이에 금방 니스 공항에 도착했다.
현자가 말했다. 헌것에서 새것을 보라 했다. 쓸모없는 것의 쓸모를 찾으라 했다. 강원도 정선에 있는 삼탄아트마인은 폐허를 딛고 일어선 뮤지엄이다. 쓸모를 잃고 퇴기처럼 버려진 폐탄광(구 ‘삼척탄좌 정암광업소’)을 볼 것 많고, 놀 것 많고, 느낄 것 많은 곳으로 리뉴얼한 복합문화예술공간이다. 폐탄광의 주인은 누구인가? 오가는 사람이 있을 리 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