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취미 시작하려 했는데… “살 카메라가 없네?”

기사입력 2025-03-28 09:54 기사수정 2025-03-28 09:54

레트로 카메라 유행에 일부 기종 ‘품귀’… 중고도 ‘귀한 몸’

(어도비 스톡)
(어도비 스톡)
봄을 맞아 중장년층 사이에서 사진을 취미로 삼는 열풍이 분다. 자녀가 성장해 손이 덜 가거나, 은퇴 후 여유 시간을 활용하려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디지털카메라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카메라의 한계를 느낀 이들이 본격적으로 사진을 배우기 위해 디지털카메라를 구매하려 하지만, 최근 카메라 시장에서 품귀 현상이 발생해 구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왜일까?


디지털카메라 시장의 이 같은 품귀 현상은 스마트폰 대중화, 코로나19 팬데믹, 젊은 층의 레트로 선호 경향 등이 맞물린 결과다. 과거 스마트폰 카메라의 성능 향상으로 디지털카메라 수요가 감소했고, 제조업체들은 생산량을 줄여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레트로 감성’이 유행하며 디지털카메라 수요가 다시 증가했다. 여기에 코로나19 이후 여행 수요가 늘어나면서 카메라를 찾는 소비자가 증가했지만, 줄어든 생산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데다 반도체 공급 부족까지 더해 생산난이 심화됐다.


세대 불문, 레트로 카메라 인기

현재 카메라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은 후지필름의 X100 시리즈다. 2011년 처음 출시된 후지필름 X100 시리즈는 클래식한 디자인과 필름 카메라 감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최신 모델인 X100VI는 출시 직후부터 전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공식 출고가는 209만 원이지만,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찾아보면 신품이 315만 원에 거래될 정도다. 5년 전 출시된 이전 모델 X100VI도 출시가는 169만 원이었지만, 현재 신품은 275만 원 선에서 팔린다. 중고 제품도 200만 원이 넘는다.

니콘 역시 레트로 인기에 맞춰 1980년대 인기 필름 카메라 FM2 디자인을 계승한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Zf를 지난해 출시했다. 클래식한 외형과 최신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이 제품은 출시 직후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리코의 GR 시리즈 역시 인기가 높다. 리코 GR3와 GR3x는 가벼운 무게와 뛰어난 화질을 제공하는 APS-C 센서를 탑재한 카메라로, 휴대성과 성능을 동시에 갖춘 모델이다. 여행과 거리의 스냅 촬영을 즐기는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아지면서 출시된 지 몇 년 지났지만 아직도 인기가 많다. 두 모델 모두 출시가보다 30% 이상 인상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레트로 디자인을 적용한 올림푸스의 카메라들이 국내 시장에서 철수한 것도 선택의 폭을 좁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 올림푸스사는 2020년 카메라 사업부를 일본산업파트너스(JIP)에 매각했다. 이후 이 사업부는 OM 디지털 솔루션즈라는 회사로 출범했다. 그러나 이 회사는 공식적으로 국내에 진출하지 않고 있어, 새로 출시되는 제품들을 시장에서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지난달 이들이 발표한 신제품 OM-3는 클래식한 디자인에 첨단 기능을 갖춰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에서는 만나기 힘든 상태다.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 품귀 현상이 발생하면서 중장년층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많은 중장년층 소비자들은 “은퇴 후 사진 취미를 제대로 시작해보려고 했는데 정작 카메라를 구할 수 없어 답답하다”고 토로한다. 특히 콤팩트 카메라를 선호하는 중장년층이 많지만, 젊은 층에서도 해당 제품을 찾는 수요가 폭증하면서 원하는 제품을 구매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레트로 디자인으로 주목받고 있는 제품 중 대표주자로 손꼽히는 OM 디지털 솔루션즈의 OM-3.(OM 디지털 솔루션즈)
▲레트로 디자인으로 주목받고 있는 제품 중 대표주자로 손꼽히는 OM 디지털 솔루션즈의 OM-3.(OM 디지털 솔루션즈)

제품 품귀에 중장년 동호인 난감

카메라를 찾는 중장년층 사이에서는 무게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DSLR과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는 화질이 뛰어나지만 무겁고 부피가 커서 장시간 촬영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때문에 중장년층은 가볍고 휴대성이 뛰어난 콤팩트 카메라나 마이크로 포서드 등의 미러리스 카메라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오래된 중고 카메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신제품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기술 개발 속도가 가팔랐던 과거에는 일반 가전제품처럼 카메라도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새로운 기능과 성능이 개선되었지만, 현재는 기술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서 오래된 모델도 여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라이카 등 고유의 개성을 갖춘 모델은 10년 전 출시된 모델도 활발히 거래되는 상황이다. 마니아들 사이에선 해외 중고 거래 사이트를 뒤지는 것이 일상화되었을 정도다.

이 같은 품귀 현상이 지속되자 소비자들은 제조사에서 생산량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생산 확대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제조사들은 스마트폰 대중화로 인해 카메라 시장이 축소되면서 생산설비를 줄여왔는데, 갑자기 늘어난 수요를 단기간에 맞추기는 어렵다고 호소한다.

한편 일부 소비자들은 중고 시장이나 해외 직구 등을 통해 구매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에서도 인기 모델은 빠르게 품절되는 경우가 많고, 해외 직구는 A/S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업계 전문가들은 “디지털카메라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은 현재 시장 상황을 충분히 파악하고 구매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정 모델에 집착하기보다는 본인의 촬영 스타일과 예산에 맞는 대체 모델을 고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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