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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위에 지친 입맛 살리는 싱그러운 샐러드
- 장마가 지나고 폭염이 시작되는 8월. 초록빛 나뭇잎은 촉촉이 영글지만, 우리네 모습은 축축 늘어지기만 한다. 뜨거운 태양 아래 입은 마르고, 후끈한 날씨에 속이 답답하다. 이럴 땐 신선한 채소가 듬뿍 들어간 샐러드로 산뜻함을 충전하는 것 어떨까? 자연의 싱그러움이 가득한 옥상 텃밭이 있는 맛집 ‘에이블(ABLE)’을 소개한다. 브런치로 시작하는 여유로운 하루 특별한 일정이 없는 날이면 조금 느긋하게 하루를 시작한다. 모처럼 늦잠도 자고 여유를 부리다 보면 아침을 챙기는 게 번거롭다. 그렇다면 한가로운 오전의 작은 활력, 브런치(brunch, 아침을 겸하는 점심)를 즐겨보는 거다. 특별히 브런치 메뉴가 무엇이라고 한정할 수는 없지만, 대개는 가벼운 한 끼 식사 정도로 즐기는 이가 많다. 또, 하루의 첫 식사인 만큼 채소와 달걀 등으로 만든 영양소를 고려한 메뉴를 선호하는 편이다. 브런치 카페 ‘에이블(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는 신선한 채소와 계절 과일 등이 곁들여진 샐러드와 재료의 영양을 그대로 살린 다양한 착즙 주스를 맛볼 수 있다. 옥상 텃밭 구경하고 가세요 가게 안으로 들어서면 따뜻함과 신선함이 공존하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천장에 매달린 작은 화분들, 조명을 감싼 나무 껍데기, 테이블 위의 꽃병, 쇼케이스를 채운 각종 과일 등. 아기자기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입구와 마주 보는 진열대에는 말린 과일, 선인장, 잼, 쿠키, 캔들 등 다양한 소재들이 어우러져 있다. 이곳의 가장 매력적인 공간은 루프톱(rooftop, 옥상)에 꾸며진 작은 텃밭이다. 토마토, 가지, 블루베리, 각종 허브 등 계절에 따라 다양한 작물들을 가게에서 직접 키운다. 모두 요리에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몇몇 메뉴의 귀한 식재료로 쓰인다.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실 수 있도록 테이블도 마련돼 있다. 옥상이라 여름에 즐기긴 덥지만, 어느 계절보다 푸른 잎사귀들이 반긴다. 실내에서 식사를 마치면, 후식으로 시원한 음료 한 잔 손에 들고 옥상 텃밭을 구경해보는 것도 좋겠다. 도심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이색적인 풍경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신선함을 먹다, 그리고 마시다 이곳에서는 리코타치즈, 비프, 연어, 퀴노아 등을 주재료로 한 샐러드를 즐길 수 있다. 촉촉하면서도 고소한 풍미를 지닌 리코타치즈에 루콜라, 비타민, 방울토마토 등 계절 과일이 들어간 리코타치즈샐러드(1만3000원)가 인기다. 건강을 생각하는 중장년이라면 슈퍼푸드로 잘 알려진 고단백 곡물 퀴노아와 루콜라, 페타치즈, 구운 치킨 등이 어우러진 퀴노아샐러드(1만6000원)도 추천한다. 샐러드를 주문하면 피타 브레드(이스트로 밀가루를 발효시켜 만든 넓적한 빵)가 함께 나온다. 채소만으로는 채우기 힘든 허기를 달랠 수 있다. 샐러드만큼 단골로 찾는 메뉴는 신선한 주스다. 사과·당근·케일이 들어간 에이블비타민(9000원), 오렌지·자몽으로 만든 레드디톡스(9000원) 등 믹서로 갈지 않고 착즙기로 짜낸 주스 메뉴가 다양하다. 채소, 과일 외에는 설탕이나 다른 첨가물을 넣지 않아 재료 본연의 맛을 그대로 살렸다. 주스 잔에는 샐러리를 꽂아내 더 신선한 느낌을 준다. 그 외에도 에그베네딕트(1만4000원), 오믈렛프리타타(1만5000원), 가지롤(1만6000원) 등 브런치 메뉴나 파니니, 피자, 파스타 등을 곁들이면 더 든든하고 풍성한 한 끼를 즐길 수 있다. 커피와 케이크를 비롯한 카페 메뉴도 인기다. 당근케이크, 바나나파운드케이크, 말차빙수, 얼그레이빙수 등 독특한 디저트가 다양하다. 선선한 날 저녁에 방문한다면 루프톱에서 와인이나 맥주 등을 곁들여보는 것도 좋겠다.
- 2017-08-03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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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코같은 소리, 자중하세요”
- 얼마 전 직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동료들은 은퇴 후 다시 다니는 직장이라 대부분 협력회사 비정규직이다. 비정규직 근무자에 대한 차별이 있지만 이것저것 가릴 처지도 못 되고 은퇴자로서 일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자위(自慰)하면서 근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과부 심정 홀아비가 알아준다는 말이 있듯이 동료들끼리 서로의 형편을 이해해주고 의지하면서 일하다 보니 마음 맞는 사람끼리 자연스럽게 자주 만나게 되었다. 그러다가 친목도 다지고 정보도 공유하면서 지내보자는 의미로 ‘요산요수(樂山樂水)’라는 모임까지 만들게 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 한 회원이 “날씨도 더운데 퇴근길에 시원한 막걸리나 한잔 합시다”라며 단체 카톡방에 글을 올렸다. 소위 번개를 친 것이다. 특별한 상황이 없다면 땀 흘려 일하고 퇴근길에 막걸리 한잔 하자는데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아홉 명의 회원 중에 네 명이 모였다. 다른 회원들은 3교대 근무라는 특수 상황 때문에 야간 근무나 오후 근무를 해야 했기에 참석할 수 없었다. 필자는 당일까지 작성 처리해야 할 기사가 있어 참석을 하지 못하고 귀가하자마자 저녁도 대충 먹고 책상에 앉아 컴퓨터 자판과 씨름했다. 잠시 후 카톡 오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궁금해서 슬며시 휴대폰을 열어보니 가관이었다. 막걸리 집에서 한상 가득 차려놓고 먹고 마시고 건배하는 장면 등을 실시간으로 찍어 올리면서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자극적인 말들을 쏟아냈다. 처음에는 그러려니 하고 ‘좋은 시간 되시라’는 댓글도 달아줬다. 하지만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자 노골적으로 미참석자들을 자극하는 멘트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흥에 겨워 그러는 거겠지 하며 이해를 했다. 그러나 도를 넘어 유치할 정도의 수준에 이르자 슬그머니 속이 뒤집어지기 시작했다. 만난 사람끼리 기분 좋게 한잔 마시고 담소를 나누면 될 일이지 근무하느라 참석 못한 사람들을 계속 자극해서 뭐하겠다는 것인가? 그중 연장자인 한 회원도 한마디 한다. “오늘 번개에 못 온 놈들 약오르지? 약오르면 지금이라도 달려오면 돼!” 이게 할 소리인가? 더운 날씨에 힘들게 근무하는 회원들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도 없는 행동이었다. 참으로 너무한다 싶어 화가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특히 ‘요산요수(樂山樂水)’의 회장직을 맡고 있는 입장에서는 더욱 참기가 힘들었다. ‘참으로 나잇값도 못하는 사람이네, 본인은 기분 좋아 지껄이는 말일지 몰라도 피치 못할 사정으로 참석 못한 회원들을 조금이라도 배려하는 마음이 있다면 이렇게 행동해서는 안 되지!’ 속에서는 금방이라도 터져 나올 것 같은 욕설이 가득했다. 그러나 가까스로 참고 내뱉은 한마디는 “개코같은 소리, 자중하세요”였다. 그러고는 휴대폰을 덮어버렸다. 카톡 들어오는 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왔지만 더 이상 대꾸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 또 한 번의 카톡 소리가 들려와 확인해 보니 사과 멘트였다. 필자 역시 죄송하다며 사과를 했다. 화가 나서 부지불식간에 내뱉은 한마디. 시간이 지나니 좀 더 참을걸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너무 심한 말을 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어 사전까지 뒤적여 ‘개코같은 소리’의 의미를 찾아봤다. (상태나 모양이) 하찮고 보잘것없다는 의미로 쓰이는 형용사였다. 필자가 회원들에게 던진 ‘개코같은 소리’에 함축되어 있는 의미는 여러 가지였다. 어쨌든 적나라하게 표현할 수 없었던 마음속 말들을 그 한 문장에 함축시켜 일갈(一喝)해버림으로써 그날의 사건은 다행스럽게 일단락되었다.
- 2017-08-03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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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년의 무기력증
- 체력 저하 때문인지, 환경 탓인지, 호르몬 작용으로 인한 우울증 때문인지, 요즘 시니어들 중에 무기력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몸이 늘어진다는 것이다. 모임에도 안 나오고, 기껏 약속을 해놓고도 막상 그날이 되면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약속을 펑크낸다. 질책을 하면 힘없는 목소리로 무기력증 같다며 용서를 구한다. 그러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무기력증의 가장 큰 증상은 체력 저하다. 날씨도 덥고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자니 기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당연히 아침에 몸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 나잇살로 군살이 여기저기 늘어나 살도 빼야 하는데 입맛이 없어 못 먹으니 에너지 공급도 빈약해진다. 움직이기 싫고 땀나는 것도 싫어 운동을 안 해 체중만 더 늘고 근력은 떨어진다. 30세가 넘으면 근육이 매년 1%씩 감소하고 여성들은 폐경 후 5년 만에 골밀도가 50%나 떨어진다는 얘기가 있다. 이래저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이다.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다. 호르몬 변화 때문이다. 신나는 일도 없고 낙도 없다. 배우자 하는 짓을 봐도 한심하고 위안도 안 된다. 밖에 나가면 저 잘났다며 설치는 사람들이 시끄럽기도 하고 보기도 싫다. 가족 중에 누군가 지병으로 누워 있거나 치매 걸린 노부모가 속 썩이면 스트레스도 쌓인다. 무엇보다 희망이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좋은 일도 없고 즐거운 일도 없으며 기대할 일도 없어서 삶이 재미없다는 것이다. 거울을 봐도 자신의 모습에서 더 이상 성적인 매력을 찾아볼 수 없다. 그것이 더욱 슬프다. 나이 든 사람들이 사진 찍기를 싫어하는 이유다. 혼자라면 무기력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 독립가구가 늘면서 혼자 사는 사람이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애완동물이라도 기르면서 살면 도움이 되는데 그것도 만만치 않다. 공동 주택이니 옆집 눈치도 봐야 하고 사료 값이며 배변 처리며 뒷바라지에도 손이 많이 간다. 어떤 사람은 아예 연락을 끊고 잠수하기도 한다. 한동안 스마트폰을 꺼버리는 것이다. 혹시 변고라도 당한 것 아닌가 한바탕 소동을 치른 후 물어보면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그랬다고 한다. 이런 무기력증에서 탈출하는 방법은 결국 혼자 찾아야 한다. 먼저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하나하나 실천에 옮긴다. 시작은 우선 잘 먹어서 에너지원을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잘 자야 한다. 그다음에는 운동 겸 기분 전환을 위해 가벼운 외출을 한다. 영화관도 좋고 경치가 좋은 야외 산책도 좋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섞여도 본다. 그렇게 지인들과 자주 어울리다 보면 조금이라도 활력을 찾을 수 있다.
- 2017-07-3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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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제문화 들여다보기
- 지난 5월 익산 관광 때 왕궁리 유적과 미륵사지 유적을 둘러본 적이 있다. 그러나 발굴 중이라 땅만 파놓았지 막상 볼 것이 없어 실망했다. 제대로 보려면 익산까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함께 지정된 공주 부여를 돌아봐야 한다고 들었다. 검색으로 공주는 볼 것이 그리 많지 않고 부여에 유적지가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부여로 향했다. 폭염의 날씨라 목적지는 실내 위주로 짤 수밖에 없었다. 첫 목적지는 부여 박물관이었다. 경로 우대를 생각하고 갔는데 무료입장이었다. 입구의 어린이박물관은 백제문화를 어린이들 눈높이에 맞게 잘 꾸며놓았다. 백제시대의 의상을 입고 사진을 찍을 수도 있는데 이 또한 무료였다. 바로 옆에서 왕흥사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다. 본관으로 들어가니 천장에서 자연광이 들어오는 스카이라이트 지붕 아래 커다란 돌그릇이 있었다.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 등 시대별로 그릇, 무기의 변화를 유적으로 잘 전시해놓았다. 이 박물관의 대표 유물은 황금대향로였다. 백제문화를 대표하는 유물이라 그런지 특별실에 따로 전시되어 있었다. 발굴 당시 얼마나 큰 감동이 있었을까 상상이 되었다. 크기로나 모양으로나 과연 대단한 보물처럼 보였다. 백제문화는 너무 오래된 역사이기 때문에 친숙하지 않다. 더구나 한성백제 500년도 있어 분산된 느낌이었다. 그러나 일본 문화가 백제의 영향을 받았고 한때는 한반도를 지배하기도 했던 백제였으므로 재조명을 해볼 필요는 있겠다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 낙화암에 갔다가 실망하고 온 적이 있다. 3천 궁녀가 신라의 침략에 강으로 투신했다는 야사만 기억에 있지, 정작 볼 것은 없다는 기억에 날씨도 더워 가지 않았다. 그 대신 동네 사람들의 추천을 받아 부여 박물관 인근에 있는 신동엽문학관을 찾아갔다. 39세에 요절한 민족 시인이란다. 대표작으로 ‘껍데기는 가라’가 있다. 범상치 않은 외관이어서 알아보니 유명한 건축가가 지은 건물이라고 했다. 바로 옆에 있는 생가에 육필 원고와 신동엽 평전 등 관련 책자 등이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었다. 다음 행선지는 궁남지였다. 7~8월이 절정이라는 연꽃을 보러 가기 위해서였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인공 연못이며 서동과 선화공주의 사랑 이야기가 전해진다고 한다. 군에서 인근 논밭을 사서 계속 궁남지를 늘려간다고 했다. 과연 사람 키보다 더 큰 연꽃잎과 탐스러운 연꽃들이 볼만했다. 인근 음식점에서는 연밥을 팔고 있었다. 잡곡밥을 연잎에 싸서 내오는 것인데 다른 반찬은 평범했다. 원래 충청도 음식은 별 특징이 없다. 백제 하면 떠오르는 것이 도자기류다. 백제요 등 도자기 굽는 가마가 근처에 있다 해서 찾아가 봤다. 거대한 가마가 공룡처럼 웅크리고 있었다.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30분마다 버스가 있고 두 시간이면 도착한다. 유적지가 많아 당일로는 좀 빡빡하다. 여름은 너무 더우니 서늘한 봄가을에 가는 것이 좋을 듯하다.
- 2017-07-26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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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프톱(Rooftop)에서 색다른 여름밤 즐기기
-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빈 공간으로 방치되었던 옥상이 요즘은 간단한 주류나 음식을 파는 ‘루프톱 바’ 또는 ‘루프톱 카페’로 변신했다.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탁 트인 경치와 도시의 야경은 루프톱의 인기 비결이다. 올여름, 에어컨 바람이 지긋지긋하다면 루프톱에서 야경과 시원한 자연바람을 벗 삼아 한여름 밤을 지내보는 건 어떨까? 스카이야드(SKYARD) 서울 광진구를 지나다 보면 우뚝 솟아 있는 건물이 눈에 쑥 들어온다. 바로 아차산 위에 자리한 비스타 워커힐 서울(구 W 호텔)이다. 나무와 식물이 공존하는 ‘스카이야드(SKYARD)’는 그 이름처럼 하늘 위의 마당 같은 느낌의 루프톱 바다. 저녁 8시부터 켜지는 조명과 잔잔한 클래식은 선베드, 그네 의자, 테라스 등 각종 휴식시설과 어울리며 이국적인 느낌을 연출한다. 한눈에 들어오는 한강과 녹색 빛으로 물든 광진교, 그리고 그 뒤로 보이는 롯데월드타워는 루프톱에서 볼 수 있는 야경의 멋을 한층 더해준다. 피로를 풀어줄 풋스파는 덤. 루프톱 이용객은 석양에 물들기 시작하는 하늘을 바라보며 무료로 족욕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스카이야드에서는 음료와 간단한 안주를 판매한다. 얼음통에 담긴 캔맥주와 주스는 여름밤의 무더위를 날려준다. 안주로는 견과류, 치즈스낵, 쿠키가 있다. 남녀노소 상관없이 모두가 편안하게 머물다 갈 수 있는 스카이야드에서 가족 또는 친구와 함께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위치 서울 광진구 워커힐로 177 (비스타 워커힐 서울 4층) 버티고 (VVertigo) 여의도 고층빌딩 숲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아름다운 야경과 라이브 밴드 음악에 취해보자. 더운 날씨와 지친 일상에 청량감을 더해줄 시원한 칵테일과 호텔 셰프가 준비한 다양한 그릴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위치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10 (콘래드 서울 9층) 파노라마 라운지 (Panorama Lounge&Bar) 이번엔 숭례문이다. 서울의 정문, 국보 1호인 숭례문은 16층에 위치한 파노라마 라운지에서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최근 새롭게 준비한 프로모션 ‘썸머 바비큐 패키지’를 통해 최상층 루프톱에서 셰프가 직접 구워주는 바비큐 플래터와 무제한 생맥주를 즐길 수 있다. 위치 서울 중구 세종대로 58 (프레이저 플레이스 남대문 호텔 16층) 더 그리핀 (The Griffin) 11층에 마련된 루프톱 테라스에선 흥인지문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 옆으로 보이는 서울성곽길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동대문의 멋진 파노라마 뷰를 완성한다. 근사한 야경을 배경으로 코리아컵 우승자인 바텐더가 제공하는 맛있는 칵테일을 맛볼 수 있다. 위치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279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11층) 호텔 카푸치노 루프톱 바 낮은 주택가에서 높이 솟은 강남의 빌딩이 도심의 밤을 환하게 비춘다. 호텔 카푸치노 루프톱만의 자랑인 20여 종의 가니쉬와 다양한 칵테일. 남산이 바라다보이는 멋진 야경을 안주 삼아 한잔 기울이기 좋다. 위치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155 (호텔 카푸치노 17층)
- 2017-07-25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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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다방, 진화하다” 8월의 핫플레이스, LA 스타벅스 리저브
- “언제 LA에 오면 스타벅스 리저브에 꼭 한번 들러봐!” 은퇴 후 목말랐던 문화생활을 원없이 즐기고 있는 한 선배가 커피 맛 좋다며 야단스럽게 추천하던 곳이었다. 안 그래도 비싼 커피를 ‘리저브’라는 이름을 붙여 더 비싸게 팔아먹는다며 삐딱선을 탔었지만, 사실 아메리카노 벤티 사이즈를 손에 쥐고 하루를 시작하는 처지라 내심 궁금하던 차였다. 날이 갈수록 무시무시해지는 5번 고속도로의 교통 체증을 뚫고 2시간 여 만에 LA에 입성한 어느 날, 일을 마치고 선배의 권유대로 스타벅스 리저브에 들러보기로 했다. 또 언제 올지 모를 일이었고 지친 심신을 달래는 데는 에스프레소만 한 것이 없기 때문이었다. 스타벅스 리저브(Starbucks Reserve)는 2014년 시애틀 1호점을 시작으로 선을 보인 스타벅스 프리미엄 브랜드다. 이곳에서는 단일 원산지에서 극소량만 재배되는 스페셜티 커피를 맛볼 수 있는데 한정된 양이다 보니 일반 스타벅스 매장에는 공급할 수가 없다. 다시 말해 리저브 매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커피다. 현재 미 전역에 21개의 매장이 있고 그중 캘리포니아에는 LA를 비롯해 세 곳에 불과하다. 그런데 놀랍게도 한국에는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이 60여 개나 된다고 하니, 오히려 본토에서 리저브 커피 마시기가 어려운 셈이다. 코리아 타운을 벗어나 라 브레아 길에 들어서자 위풍당당 LA 스타벅스 리저브가 한눈에 들어온다. 별 모양과 함께 그려진 이니셜 ‘R’은 초록색 인어 아가씨보다는 확실히 고급스럽다. 스타벅스 리저브는 클래식하면서도 감각적인 인테리어로 유명한데 LA점 역시 소문대로였다. 문을 열자마자 직사각형의 매장이 시원스럽게 뻗어 있다. 높은 천장에 달린 샹들리에가 웅장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뿜어내고 진한 오크나무와 구리가 조화를 이룬 벽면은 멋스럽기가 그지 없다. LA 메트로 지역에는 이미 900여 개의 스타벅스 매장이 있지만 리저브 매장은 남가주에서 이곳이 유일하다. 그야말로 귀하신 몸이다. 한국의 ‘스벅덕후’(스타벅스 마니아)들은 미국을 여행할 때 시애틀과 LA 리저브에는 꼭 들려 인증샷을 남긴다고 한다. 한국에 더 많은 리저브 매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마치 성지순례와 같다고나 할까. 사실 스타벅스 리저브를 이야기하는 데 시애틀이 빠질 수는 없다. 1971년 수산시장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서 탄생한 스타벅스 1호점과 함께, 2014년 탄생한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 테이스팅 룸(Starbucks Reserve Roastery and Tasting Room)’은 시애틀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약 1400㎡ 규모의 시애틀 점은 세계에서 가장 큰 스타벅스 매장이다. 이 매장은 CEO 하워드 슐츠가 구상하는 데만 10년, 공사비용으로 약 220만 달러를 투입한 것으로 유명하다. 슐츠 회장은 “스타벅스 리저브가 스타벅스의 미래”라고 선언한 바 있다. 시애틀처럼 으리으리한 규모는 아니지만 LA에서도 리저브의 맛과 멋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스타벅스 리저브의 매력은 희귀한 스페셜티 원두와 리저브만의 독특한 추출 방법이다. 원두는 그때그때 확보하는 양과 종류에 따라 달라지는데 이날 LA 매장에서는 ‘르완다 아바쿤다카와’, ‘페루 산이그나치오’, ‘말라위 사블 팜’, ‘파푸아뉴기니 루트 넘버원’ 등의 원두를 선보였다. 원두뿐 아니라 추출 방식도 선택할 수 있는데, 스타벅스 리저브에서만 사용하는 클로버 압착기(진공압착)를 비롯해 사이폰(진공여과), 케멕스(여과지추출) 등이 있다. 비주얼 면에서는 단연 사이폰이 돋보인다. 실험실 비커 모양의 진공관에 커피를 담아 끓여내는 모습은 마치 바리스타의 쇼처럼 보이기도 한다. 대체적으로 맛은 클로버와 케멕스가 좋다는 평이다. 고민 끝에 원두는 블랙티의 향을 느낄 수 있다는 아프리카 르완다의 아바쿤다카와로 결정하고 클로버 머신으로 뽑아낸 더블샷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원두를 선택하면 담당 바리스타가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바리스타는 고객이 주문한 커피에 대해 친절히 설명해주고 고객은 원두를 갈아 추출하는 전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물론 뒤로 물러나 커피를 기다려도 무방하지만 수다떨기를 좋아하는 미국인들은 이 시간을 진심으로 즐기는 듯하다. 매장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는 동안 주문한 커피가 완성됐다. 일회용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근사한 컵 또한 만족스럽다. 진한 더블샷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입에 대는 순간, 눈이 번쩍 뜨였다. 평소보다 무려 3배의 값을 치렀기 때문일까. 과연 목을 타고 넘어가는 깊은 에스프레소 향은 특별했다. 35℃를 육박하는 날씨와 교통 체증에 지친 심신에 탁월한 선택이 아닐 수 없었다. 이제는 온전히 커피만을 즐기기 위해 테이블을 찾아 앉았다. 영화배우처럼 생긴 백인 노신사가 다가와 테이블을 나눠 써도 되겠냐고 정중하게 묻는다. 흔쾌히 그러자고 했다. 그러고 보니 이곳은 할리우드가 지척이고 LA에서 가장 물 좋다는 베벌리힐스가 가까이 있는 곳, 운 좋으면 유명인을 만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주위를 살폈다. 휴대용 컴퓨터를 펴놓고 열공 중인 젊은이들 틈에는 독서 삼매경에 빠져 있는 중년 여성도 있었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시니어들도 제법 많았다. 미국에 살면서 참으로 익숙해진 것 중 하나가 인종 불문, 남녀노소 모두가 한 프레임 안에 있는 것이 무척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이곳 리저브에서 시간에 쫓기는 사람은 없어 보인다. 밖은 폭염의 날씨에 차가 막혀 짜증이 나든 말든, 이곳은 뮤지컬 영화 의 한 장면이다. 커피를 주문하는 과정, 추출하는 과정, 마시는 과정 모두를 즐기고 있다. 앞에 앉은 노신사도 휴대용 컴퓨터에 뭔가를 열심히 타이핑하고 있다. 스타벅스 리저브를 강추하던 선배도 아마 저런 모습으로 이곳에 앉아 있었을 것이다. 일상의 소소함을 즐기면서 말이다. 마시고 있는 커피 사진과 함께 선배에게 좋은 곳을 추천해줘서 고맙다고 카톡을 보냈다. 곧 답이 날아왔다. “10달러로 즐기는 최고의 사치… 마음껏 즐기시오. 곧 다시 퇴근길의 고속도로를 타야 할 테니….”
- 2017-07-25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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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蓮, 큰 가시연꽃 빅토리아
- 날씨가 더워지면서 연꽃이 피어나는 연못가에는 꽃구경하러 모여드는 사람들로 발걸음이 잦다. 서울 근교에도 연못이 여러 군데 있는데 시흥의 관곡지나 양평의 세미원 등의 연못에 연꽃이 한창이어서 무더위 속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백련과 홍련의 아름다움이 무르익고 차츰 꽃이 지는 듯하면 그 연못 속에서 또 다른 꽃을 기대하게 된다. 빅토리아 연꽃. 꽃과 잎에 가시가 있고 꽃술에도 가시가 있어서 큰 가시연꽃이라고도 불린다. 브라질의 아마존강(江) 유역이 원산지인 수생식물인데 영국의 식물학자 존 린들리가 빅토리아 여왕을 기념하여 학명을 Victoria regia로 명명했다고 한다. 밤에만 피어나는 꽃 빅토리아를 필자도 몇 번 보았다. 그동안 여러 곳의 연못을 다니며 진흙 속에서 피어났어도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고고한 연꽃의 아름다움을 즐겼다. 그렇지만 빅토리아 여왕을 눈 앞에서 보는 것은 쉽지 않았다. 빅토리아는 우리가 흔히 보던 연꽃과는 달리 연꽃 중에서 가장 큰 잎으로 쟁반처럼 물 위에 떠 있는데 그 넓이가 어린아이가 앉아도 될 만큼 크고 단단하다. 그러나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도도한 꽃. 이 꽃이 한 번 피려면 첫날엔 하얗게, 이어서 분홍색으로, 그리고 좀 더 짙어지며 왕관 모양으로 변화하며 달빛을 받아 더욱 향기롭고 탐스럽게 피어난다. 그리고는 밤이 지나고 나면 물속으로 잠겨버리며 장렬하게 그 모습이 사라진다. 이틀간의 짧은 시간 동안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피어나 화려한 대관식을 하고 생을 마감하는 모습으로 부귀영화도 덧없음을 느끼게 한다. 이 모습을 보기 위해 어두운 밤의 연못가엔 사람들이 초저녁부터 모여든다. 그리고 낮부터 자리를 잡아놓고 빅토리아를 알현하기 위해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삼각대를 세운 후 진을 치고 있는 광경도 볼 수 있다. 강력한 모기를 퇴치해 가며 그 연못가에서 들려오던 셔터 소리와 불빛이 예민한 빅토리아에게 스트레스를 주었을 것 같아 미안한 마음조차 든다. 다른 식물과는 조금 다르게 빅토리아 연꽃이 피어나는 동안 우리 인간들과 감정교류를 하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어두운 밤 연못가의 사람들도 배려를 하면서 바라본다. 한 식물의 신비로운 삶과 퇴장을 지켜보며 마치 한 여름밤의 꿈을 보는 듯하다. 부처님의 뜻을 담은 진리의 꽃이란 생각과 함께 그 아름다움을 마음껏 누리는 계절이다. 게다가 빅토리아 연까지.
- 2017-07-18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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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빛 아래 무르익는 막걸리, 그리고 우리들의 소소한 이야기
- 7월 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손님이 있으니, 바로 장마다. 꿉꿉한 날씨 탓에 기분까지 축 늘어지는 날엔 노릇하게 구운 부침개에 뽀얀 막걸리가 생각난다. 깔깔한 목구멍에 막걸리 한 사발 들이키면, 메마른 땅에 퍼붓는 빗줄기처럼 가슴속까지 시원해진다. 축축한 장마에도 싱그러운 기분으로 한잔할 수 있는 막걸리 맛집, ‘달빛술담 문자르’를 소개한다. 캐주얼하게 즐기는 막걸리 한잔 막걸리가 지닌 친근함만큼이나 옛 정취를 간직한 맛집이 많지만, 최근에는 모던한 분위기에서 즐기는 막걸릿집도 주객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그중 한 곳이 바로 ‘달빛술담 문자르(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46길 38, 이하 달빛술담)’다. 이곳의 정체성은 그 이름에서부터 드러난다. 달빛, 술, 그리고 이야기[談]를 뜻하는 ‘달빛술담’. 그리고 달(moon) 항아리(jar)를 뜻하는 ‘문자르’. 이렇게 뜻만 나열했을 때 느껴지는 분위기도 있지만, 한글과 한자, 영어가 섞인 조합이 오묘하다. 다양한 언어를 모아 만든 이름만큼이나 이곳에서는 여러 장르의 음식과 주류를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낮에는 산뜻하게, 밤에는 달빛 아래 은은한 분위기를 내는 것 또한 매력이다. 낮술도 좋고, 밤술도 좋아요 달빛술담에 도착하면 ‘술집이 이렇게 예뻐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새하얀 벽으로 둘러싸인 모던한 외관에, 작은 앞마당 테라스의 연둣빛 잔디와 알록달록 꽃들이 화사함을 더한다. 이곳에 방문했을 때 오른쪽 입구로 먼저 들어선다면 ‘술집이 아니구나!’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옹기종기 화분들과 꽃을 다듬는 여인들이 보일 테니 말이다. 달빛술담과 상생하는 꽃집 ‘먼데이 플라워’가 사용하는 공간이다. 가게 구석구석을 보면 화분과 말린 꽃다발 등이 장식돼 있는데, 모두 먼데이 플라워에서 만들어낸 것이라고 한다. 예쁜 꽃들과 더불어 많이 보이는 것 중 하나는 유리창이다. 가게 1, 2층 벽면을 둘러싼 유리창은 낮에는 따스한 햇살을 머금고 저녁에는 은은한 달빛을 가득 비춘다. 자연으로 어우러진 이곳만의 분위기는 낮에도 밤에도 술 한잔에 이야기꽃을 피우기 안성맞춤이다. 비가 오는 날에 찾게 된다면, 1층 테라스나 창가 가까운 자리에 앉을 것을 추천한다. 각양각색 막걸리와 안주를 한 번에 막걸리와 곁들이기 좋은 치즈 김치전, 파마산 치즈 감자전 자체도 퓨전 음식이지만 보쌈과 어묵탕, 샐러드와 파스타, 깐풍기와 탕수육 등 한식·양식·중식 등 각양각색 메뉴가 퓨전을 이룬다. ‘막걸리엔 빈대떡’이라는 절대공식(?)이 무색하리만큼 어느 안주에나 조화를 이루는 막걸리의 친화력을 한껏 느낄 기회다. 다양한 요리를 즐길 수 있다는 것 외에, 비장의 무기가 하나 더 있다. 바로 막걸리 샘플러다. 이곳에서는 달빛막걸리, 하얀 연꽃 막걸리, 소백산 검은콩 막걸리, 백제원 알밤 막걸리, 문경 오미자 막걸리, 송명섭 막걸리, 해창 막걸리 등 특색 있는 막걸리들을 판매하는데, 이 중 6가지를 조금씩 맛볼 수 있도록 한 메뉴다(한 종류당 100mL씩). 막걸리에 익숙하지 않거나, 새로운 맛을 경험해보고 싶을 때 맛보기식으로 부담 없이 주문하기 좋다. 마음에 드는 막걸리를 발견했다면, 통째로 양은주전자에 따라 제대로 분위기를 내보자. 사실 이곳은 막걸리만 다양한 것이 아니다. 문배술, 고소리술, 죽력고 등 우리 전통술은 물론, 연태고량주, 공부가주 등 중국 술과 맥주, 와인까지 폭넓게 마련돼 있다. 술 좀 마실 줄 아는 주당이라면 갖가지 안주와 술을 늘어놓고 꽤 오랜 시간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 2017-07-10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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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동 마니아가 된 사연
- “팬티까지 벗어야 합니까?” 20년 전 5월, 여의도 백화점 4층에 있는 헬스클럽 탈의실에서 필자가 윤 사장에게 한 말이다. 당시 필자는 몸무게가 90Kg을 막 넘어서고 있었다. 필자의 사업 파트너였던 윤 사장이 갑자기 어디 좀 가자고 하더니 데리고 간 곳이 바로 이곳이었다. “이 대표님, 몸이 망가지고 있습니다. 운동 좀 하셔야겠네요, 제가 6개월 끊어드릴 테니까 운동 열심히 하세요” IMF 이후 사회, 경제에 혼란이 왔듯이 필자의 생활에도 큰 변화가 왔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거친 광야에 홀로 서게 되었다. 앞날에 대한 불안, 가장으로서의 무게감과 책임감이 양어깨를 눌렀다. 이런 것들로 인해 필자는 방황의 길로 들어섰다. 불규칙한 생활, 폭음과 폭식 그리고 엄청난 흡연으로 몸이 갈수록 망가져갔다. 허벅지 양쪽이 쓸리면서 앉았다 일어나기도 힘들었고 낮은 층수를 걸어서 올라가는데도 헉헉거렸다. 이에 보다 못한 윤 사장이 운동을 권한 것이다. 처음에는 무슨 운동이냐고 완강하게 거부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권유에 못 이기는 척하고 따라온 것이다. 어릴 때 동네 아이들하고 뛰어논 것 외에는 운동이라고는 전혀 한 적이 없는 필자에게 운동은 매우 낯선 것이었다. 처음 헬스장에 온 사람들이 가장 당황하는 것은 시설에 대한 불편함이다. 한 번도 사용해본 적이 없어 사용법을 몰랐다. 모든 것이 익숙해지기까지는 불편함의 연속이다. 탈의실에 들어갔을 때 팬티까지 벗고 운동복을 입어야 하는지, 팬티는 입고 운동복을 입어야 하는지를 고민할 정도였다. 그런데 그날 이후 필자는 운동 마니아가 되었다. 처음에는 너무 힘들어서 러닝머신에서 30분 아니 15분 걷기도 힘들었는데 모 일간지에서 40분을 쉬지 않고 꾸준히 뛰면 몸이 제2의 탄생을 하는 것이라는 내용을 읽고 목표를 세웠다. ‘나도 40분을 쉬지 않고 뛸 수 있는 몸을 만들겠어.’ 일단 주별 계획을 세웠다. 1주일은 9분 걷고 1분 뛰고, 다음 주는 8분 걷고 2분 뛰고 하는 식으로 자신과 약속하고 결국에는 1분 걷고 9분을 뛰게 되었다. 그러고는 마침내 40분을 쉬지 않고 뛸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날의 감동과 환희를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그야말로 어매이징 스토리였다. 인간은 끝없이 욕심을 내는 동물이라고 한다. 40분을 뛰고 나니 이제 1시간을 뛰고 싶어졌다. 열심히 노력해 그것도 이루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필자의 모습을 누군가에게 자랑하고 싶어졌다. 방법을 찾았다. ‘그래, 마라톤대회에 참가해 완주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필자는 우리나라에 그렇게 많은 마라톤대회가 있는지 처음 알았다. 극한의 날씨만 빼고 전국 방방곡곡에서 열리고 있었다. 주말이면 온 가족과 함께 여행 겸 대회 참가를 위해 전국을 누볐다. 가족들에게도 필자에게도 기분 좋은 경험이었다. 갈수록 탄력을 받아 하프마라톤까지 뛰었다. 처음 도전했던 조일 마라톤 코스는 예술 그 자체였다. 가을의 아름다운 호수 풍경이 지금도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수많은 사람들이 저 마다의 사연을 갖고 목표를 향해 뛰었다. 얼마나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모습인가? “이 대표님, 더 이상 몸무게 줄지 않죠? 운동만으로는 이제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지금부터는 식단을 조절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웨이트도 병행해야 합니다.” 트레이너가 그해 12월 필자에게 한 말이다. 이제 몸무게는 70kg 위에서 놀고 있다. 60kg대로는 절대 내려가지 않는다. 7개월 사이에 약 20kg을 감량한 것이다. 솔직히 먹을 것 다 먹고 할 것 다해가면서 말이다. 필자의 욕심은 또 60kg을 꿈꾸었다. 그렇게 열심히 노력한 결과 그 목표도 다음 해 2월에 이루었다. “이 회장님 운동가시죠.” 2017년 7월 현재 필자의 모습이다.
- 2017-07-0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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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파정’산책 코스 걸어보셨나요?
- 하루해가 참 길다. 새벽 4시 반 무렵이면 훤해져 저녁 8시가 지나야 어두워진다. 하루해가 가장 길다는 절기 하지가 6월 21일이었다. 특별한 취미활동이나 소일거리가 없는 시니어는 잠을 깨는 순간부터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까를 걱정하기도 한다. 특히 날씨마저 흐리면 더 그런 생각을 한다. 이런 날이면 움츠리고 앉아 있기보다 바깥나들이를 하면 한결 기분이 상쾌해진다.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 건강을 함께 챙길 수 있는 나들이를 하면 금상첨화지 싶다. 나이 든 사람에게 많이 권하는 운동이 걷기다. 둘레길이 여러 지역에서 만들어져 많이 활용된다. 바람직한 현상이다. 삭막한 도심의 길을 걷기보다 바람과 속삭이는 숲과 물과 산새 소리 들으며 걷는 자연 속의 걸음은 한결 가볍고 여유로운 시간이 될 터이다. 아울러 문화산책도 곁들이면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 건강을 이룰 수 있어 좋지 싶다. 두 가지 목적을 성취할 수 있는 곳으로 석파정 산책 코스를 권하고 싶다. 석파정은 서울특별시 종로구 부암동에 있다. 전철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로 나와 청와대 옆길을 돌아 자하문 터널을 지나면 곧바로 좌측 언덕배기에 보인다. 석파정은 조선 말기 흥선대원군의 별장으로 쓰이던 곳이다. 보존이 잘 되어 현재 서울특별시 문화재 26호로 지정돼 있다. 이곳을 들어가기 위해서는 사립 미술관인 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석파정이 있는 지대가 미술관에 달린 사유지이기에 그렇다. 그 미술관도 여느 미술관과 다른 점이 있어 전시되거나 소장된 그림을 감상하는 문화 나들이도 되지만, 전시관 곳곳에 이벤트성 볼거리, 쉼터가 있어 관람을 여유롭게 재미를 더해준다.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장소도 예쁘게 만들어 놓았다. 영상과 함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음악감상실, 영화를 볼 수 있는 영상 상영 코너도 마련해두어 재미를 더해준다. 현재 “신사임당, 그녀의 화원”이 관람객의 관심 속에 9월 3일까지 특별 전시되고 있다. 미술관 3층 옥탑을 거쳐서 외부로 나가 만나는 석파정 일원은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해주고 쉼터와 힐링의 장소로 등장한다. 옥상 잔디정원에서 조각품을 사이에 두고 바라보는 북한산의 모습도 새롭다. 선이 아름다운 대원군의 별장 기와가 푸른 하늘과 맞닿아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룬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아름드리 소나무가 둘러 서 있는 산책로는 시간 가는 줄을 모르게 한다. 듬성듬성 만들어 둔 벤치에 앉아 중간을 흐르는 개울물 소리를 배경 음악 삼고 새소리 들으면 그곳이 낙원 같다. 가파르지 않은 산책길을 따라 느리게 느리게 걸으면 자연의 소리에 취할 수 있다. “물을 품은 길”이라 이름 붙여진 좁은 산책로 또한 정겹고 주변 곳곳에 세워진 아름다운 문구의 팻말이 인생을 배우게 한다. 그 문구 중의 하나인 기욤 뮈소의 에 나오는 구절이 가슴에 와닿았다.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날들은 우리가 아직 살지 않은 날들이다” 미술관 관람과 힐링의 산책을 하며 하루를 너끈하게 그리고 여유롭게 보낼 수 있는 곳이지 싶다. 돌아오는 길에 경복궁 옆에 있는 사람 냄새 나는 통인시장에 들러 막걸리 한 잔을 곁들이면 행복한 하루가 되지 싶다. 필자는 올봄에 고등학교 후배인 대학교수이자 화가인 고등학교 후배의 안내로 처음 이곳을 다녀왔다. 너무 좋다는 생각이 들어 안사람과 함께 친구와 가기도 했다. 며칠 전에는 필자에게 사진촬영법과 활용기술을 배우는 남녀 어르신 11분과 다녀왔다. 모두 즐거워하고 기억에 남을 수 있는 하루가 되었다고 했다.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 건강을 아우를 수 있는 서울미술관과 석파정 산책 코스를 걸어보면 어떨까?
- 2017-07-05 14: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