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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골담길을 아시나요!
- 대부분의 여행지는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으로 사람을 유혹한다. 혹은 맛있는 음식으로 후각과 미각을 자극해 매혹적인 제안을 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최근에는 문화와 각종 체험으로 여행자를 행복하게 해주는 곳도 있다. 그렇게 대부분의 여행지는 오감의 쾌락으로 여행자를 기쁘게 해준다. 가을이 한창일 즈음 찾아간 곳은 특별한 곳이었다. 일반적인
- 2019-11-04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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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즈넉한 보은 우당 고택의 풍경
- 충북 보은군 장안면 개안길 10-2에 위치한 ‘보은 우당 고택’은 속리산 천왕봉에서 흘러내리는 삼가천의 물줄기 가운데 있는 국가민속문화제 제 134호로 지정된 99칸의 한국 전통 가옥이다. 서원계곡 끝자락 소나무가 우거진 숲길을 지나 솟을 대문을 들어서면 정면에 안담으로 둘러친 사랑채가 있다. 오른쪽에 다시 안담을 가진 안채가, 그리고 두 본채 사이를
- 2019-10-16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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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곡 건너고 솔숲 지나 찾아가는 호젓한 ‘닭실마을’
- 어느 해인가 추석 즈음 닭실마을에 간 적이 있다. 푸른 논 너머로 기와집들이 보였다. 기와지붕 뒤로는 나지막한 산이 봉긋 솟았다. 마을 앞에는 계곡이 흘렀다. 풍수지리를 몰라도 이곳이 명당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마을 아낙네들은 부녀회관에 모여 추석 한과를 만드느라 분주했다. 한 할머니가 손에 쥐여준 한과를 맛봤다. 500년 전통을 이어온 닭실한과였다.
- 2019-09-23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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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거진천(生居鎭川)! 하루쯤 호젓하게 떠나보자
- 도심을 벗어나 어느덧 국도를 달린다. 햇살 쏟아지는 시골 마을을 지나 녹음이 짙어가는 산길로 들어서자 소음조차 숨죽인다. 숲길에서는 뒤엉킨 마음을 맡겨버린다. 구불거리는 좁다란 산길 위에서 너울거리는 계절을 느낀다. 그리고 비로소 땅의 너그러움에 마음이 열리기 시작한다. 충북 진천이다. 보탑사 삼층 목탑과 꽃 정원 생거진천(生居鎭川)이라 했다
- 2019-07-30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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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사가 그린 이상향으로 가는 산길
- 추사고택에서 화암사에 이르는 용산 둘레길의 길이는 약 1.5km. 가볍게 올라 산책처럼 즐길 수 있는 숲길이다. 추사를 동행으로 삼으면 더 즐겁다. 추사고택을 둘러본 뒤, 추사기념관을 관람하고 산길을 타는 게 이상적이다. 추사가 중국에서 가져온 씨를 심어 자랐다는 백송공원의 백송도 볼 만하다. 산(山)에 산을 닮은 사람[人]이 살면 선(仙)이다.
- 2019-07-18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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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갬성 나주’에 반하다
- 요즘 감성도 아니고 ‘갬성’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감성의 신조어로 ‘감성+추억’쯤으로 해석하면 되겠다. 아날로그적 향수가 그립다면 나주여행을 떠나보자. 나주는 천년 고도인 도시다. 고샅길(시골 마을의 좁은 골목길)을 따라 나주 시내를 걸으며 갬성 나주와 마주할 수 있다. 뜨거운 국물을 여러 번 붓는 토렴이라는 과정을 거쳐 75℃의 먹기에
- 2019-06-28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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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택들이 ‘살아있는’ 경남 함양 개평마을
- 경상남도에 갈 일이 있을 때 항상 방문한다는 지인의 말이 기억 나서 ‘영남지역의 대표 선비마을’이라고 하는 경남 함양의 개평마을을 방문했다. 함양의 중심에 위치한 개평마을에는 조선시대 성리학의 대표적인 인물인 일두 정여창 선생의 고택을 비롯해 잘 보존되어 있는 크고 작은 고택들이 많다. 대부분 돌담을 담장으로 두르고 노송들이 줄지어 서
- 2019-05-22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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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동 악양면, 차향 머금은 봄바람 쐬러 갈까요?
- 4월의 찬란한 신록을 만나기 위해 하동으로 간다. 악양행 버스를 타고, 화개천 옆을 지난다. 간밤에 흩날렸을 벚꽃 잎을 상상하며 아름드리 벚나무 가로수 길을 달린다. 오른쪽 차창 밖으로 은빛 섬진강과 푸른 보리밭이 봄볕에 반짝거린다. 섬진강가 산비탈에는 야생차밭이 연둣빛 생기를 뽐낸다. 걷기 코스 화개시외버스터미널▶시내버스 타고 악양면으로 이
- 2019-04-1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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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예천 용문면 금당실 소나무 숲
- 금당실 소나무 숲은 인공림이다. 저 옛날, 마을 사람들이 일부러 꾸민 숲이다. 파란도 재앙도 많은 세사(世事). 거센 홍수가 때로 마을을 휩쓸었을 게다. 차가운 북풍이 봉창을 후려치는 세한(歲寒)을 견디기 힘들었을 게다. 해서, 소나무를 즐비하게 심었다. 그 소나무들 쑥쑥 자라 백 살 혹은 이백 살의 나이를 자셨으니 고명한 노구들이다. 늙어 오히려 굳센
- 2019-01-07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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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맛본 판소리의 매력
- 국민대학교가 주관하는 풍류나누기 ‘명인시리즈’를 알게 된 것은 우연이었다. 국민대학교에 근무하는 동생에게서 지나가듯 들었던 것인데 이번 프로그램이 마침 판소리 공연이라는 소식에 귀가 번쩍했다. 남편이 “나이가 드니 판소리 같은 우리 가락이 좋아진다”는 말을 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 이참에 나도 한번 들어보자’라는 생각에 급히 공연장으로 향했다.
- 2018-06-18 14: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