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무쌍한 일상은 아니다. ‘이동식 급식소’ 관리하던 시절에야 차에 사료 한가득 챙겨 몇 시간씩 순회를 돌았다. 운영을 그만둔 지금은 아침에 일어나 집 앞 식당에 빈 밥그릇 채워놓고, 피크타임 비껴갈 즈음 손님들 노는 모습을 뷰파인더에 담으면 그만이다. 미리 보정해둔 사진과 재치 있는 문구를 곁들여 SNS에 올려두고, 사진 정리를 하거나 원고 작업을 한다.
안양시는 ‘공공예술의 도시’를 표방하며 개성과 위상을 돋우고 있다. 도시 자체를 하나의 거대한 갤러리로 가꾼다는 의도를 가지고 지역 곳곳에 예술을 흩뿌렸다. 안양예술공원은 그 센터이자 견고한 플랫폼이다. ‘지붕 없는 미술관’이라 할 만한 이 산속의 예술공원은 사실상 국내 초유의 야외 공공미술 실험장으로 등장해 선구적인 성취를 거두었다. 마음을 훌훌 털어놓기
버려진 공장에 숨결을 불어넣었다. 흉물로 나동그라진 과거의 제지공장을 볼 것 많은 문화 공간으로 되살려냈으니까. 전북 완주군 소양면 야산 아래에 있는 산속등대 복합문화공간(이하 ‘산속등대’)이다. 낡고 닳은 폐허를 딛고 일어선 공간이다. 일컬어 ‘재생건축 공간’이다. 재생건축은 요즘 건축계의 화두다. 여기저기서 유행하고 있다. 무자비한 시간의 흐름
매장이 열리면 바로 달려간다는 의미의 오픈런(Open Run) 현상이 MZ세대를 중심으로 전 세대에 퍼지고 있다. 이들은 원하는 물건을 얻기 위해 개장 전부터 문 앞에서 밤을 새우고, 몇 시간씩 줄을 선다. 명품, 디저트, 컵 등 종류도 다양하다. 클릭 한 번에 제품이 집 앞까지 배송되는 시대에 왜 이토록 특정 제품에 열광하는 걸까?
결제하기 버튼 한
긴긴 산중 살림을 정리하고 충주 시내 복판에 있는 아파트를 정처로 삼은 것도 어쩐지 그답지 않지만, 술을 자못 꺼리는 기색이야말로 이변이라면 이변이다. 마주 앉자마자 술부터 목으로 털어 넣는 게 김성동(75)의 관습이었다. 그러나 오늘은 객이 들고 간 술병을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다. 6, 7년 만에 재회한 참이다. 완연하기론 무자비한 세월이 그를 훑고 지난
이번 주말이 지나면 10월도 끝난다. 10월의 상징적인 이미지 때문일까. 이제 진짜 겨울이 찾아올 것만 같다. 그리고 더 추워지기 전에 주말 나들이를 즐기고 싶은 시니어들도 많을 터. 그런 시니어들을 위해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준비했다. 여유롭게 전시를 관람하며 힐링할 수 있는 전시회 세 곳을 추천해 본다.
월출산 국화전시회
국화꽃이 만개
마땅히 쏟아부어야 할 재능을 넘치도록 쏟아붓고서야 존립이 가능한 게 사립미술관이다. 사립미술관 운영, 이는 사실 고난의 장정이다. 열정, 인내, 감각, 혜안, 리더십은 기본이고, 무엇보다 자금력을 보유해야 한다. 극소수 사립미술관 외엔 다들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것이다. 해서 부침과 명멸이 잦다.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거나 사라질 운명에 처한 사립미술관이
한국화가 김병종(69)은 남원시에 그림 400여 점을 기증해 미술관을 출범시켰다. 어떤 뜻이 있었을까?
“내 고향 남원은 소리의 성지이자 문예적으로도 명성을 날린 고장이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 문화예술의 빛이 퇴색했다. 작은 미술관 하나쯤 필요하다는 생각이었고, 일조하고 싶었다. 그림에 재능 있는 학생들에게 미술관이 멘토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라
남원 하면 추어탕부터 떠오르나? 그럴 사람이 많겠다. 널리 이름난 향토음식이니까. 소리의 본향으로도 유명한 게 남원이다. 동편제 판소리 가왕 송흥록과 명창 박초월을 길러낸 민속국악의 옥토이자 산실이다. 광한루와 지리산도 남원의 얼굴이다. 이래저래 여간한 고장이 아니다. 보고 듣고 느끼고 즐길 게 많다. 여행자들의 기쁜 순례지다. 최근 새로운 명소로 떠올
1. 게임
명예퇴직을 하고
오십 넘어 항해사가 된
내 첫 항차의 항해는
갑작스런 출항 통보부터 심상찮았다
출항 후 이내 접어든 좁은 수로에서 세찬 조류에 밀려
세 시간 넘게 좌초의 문턱을 넘나들다가
가까스로 빠져 나와 만난 오후 한 시의 하늘은
이미 어두워지고 있었다
검은 구름 떼가 오래 잠들었던 신전의 주술이 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