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으로 떠내려간 지식들…
1938년 출간된 박태원의 소설 『천변풍경』에서 칠성네 아주머니가 방망이를 두들기며 빨래하던 청계천은 나에게는 헌책방과 고물상이 즐비한 기억으로 새겨져 있다.
고등학교 때 조금이라도 싸게 참고서를 구입하기 위해 기웃거리던 거리를 국문과 진학 후 전공 관련 자료를 찾느라 다시 뒤졌을 때 캐캐한 책 냄새는 은은한 향기로 다가왔고, 수많은 책들이 자꾸 속삭이는 착각에 빠져들곤 했다. 책벌레보다는 수집광에 가깝다고 할까.
도쿄살이 18년에 책이 그립고 자료가 땡기면 곧잘 도쿄 진보초(神保町) 일대의 ‘간다(神田) 고서점가’를 찾는다. 아니면 자전거를 타고서 도쿄대학 근처의 헌책방을 기웃거리도 한다.
지금은 매주 화요일이 되면 대학 강의를 마치고 일부러 고서점 거리를 지나 다른 대학으로 걸어간다. 약 180개의 서점들은 이곳을 찾을 때마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 같이 생긴 꽃’처럼 늘 듬직한 미소로 반겨준다.
‘책의 거리’ 간다 진보초의 공식 사이트(http://jimbou.info)는 세계 최대 규모의 서점 거리임을 자랑하면서 176개의 고서점을 소개하고 있으며, 52군데 고서점과 6군데 신간서점의 재고를 검색할 수 있는 데이터 베이스도 공개해 이용자의 편의를 돕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역사가 제일 오래됐고 규모도 가장 큰 전국고서적상업협회(JADOB)가 운영하는 ‘일본의 고서점’ 공식 사이트(http://www.kosho.or.jp)를 통해서는 전국 2200여 개의 고서점이 등록한 약 600만 권의 고서를 검색하고 구입할 수 있으며, 고서점의 소개 및 이벤트 정보도 얻을 수 있다.
나 역시 진보초와 도쿄대 일대의 고서점에서 구할 수 없던 백화점, 박람회, 운동회 등 한국 근대사의 자료를 먼지방의 고서점으로부터 직접 구할 수 있었던 것도 이 사이트 덕분이었다.
반면에 우리 사회가 청계천을 통해 배운 건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옛것을 없애고 부수는 것은 쉽지만 이를 다시 복원하는 데는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든다는 사실. 어쩌면 헌책방이 하나 둘 사라지면서 그 속에 담긴 지식도 함께 떠내려간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버리면 쓰레기, 모으면 자료, 활용하면 가치
‘헌책방’보다는 ‘고서점’이 연구자들의 귀중한 자료라는 인상 덕분에 좀 세련된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지만 훈훈한 정겨움은 역시 전자가 더 진할지 싶다. 하긴 이 거리의 출발도 가난한 학도들의 얄팍한 주머니와 뗄래야 뗄 수 없었다.
100여년 전 메이지유신 이후 이 지역에는 도쿄대학의 전신인 도쿄카이세(開成)학교를 비롯해 메이지(明治)대학, 주오(中央)대학, 니혼(日本)대학의 전신인 각종 학교들이 연이어 설립돼 많은 학생들과 연구자가 모이는 거리로 자리 잡았다.
1913년 이 일대에 큰 화재가 발생해 잿더미로 변한 뒤 당시 고등학교 교사였던 이와나미 시게오(岩波茂雄)가 고서점을 열었고 이듬해인 1914년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의 대표작 ‘마음’을 간행하면서 출판업에도 진출해 문학 작품과 철학서 등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이것이 일본을 대표하는 출판사 이와나미서점의 시작이자 간다 고서점 거리의 출발이다.
나쓰메 소세키는 1984년부터 2004년까지 일본 화폐 1000엔권에 초상이 실릴 정도로 존경을 받는 일본의 국민작가로 이와나미의 간판도 그가 쓴 것이라고 하며, 이런 인연으로 1916년 향년 49세의 나이로 그가 세상을 떠난뒤 '나쓰메 소세키 전집'도 이와나미서점에서 발행돼 큰 인기를 누렸다.
이후 1920년 도쿄고서적상업협회(TADOB)가 설립됐으며, 1921년 문화학원이 개교되면서 음악, 미술, 무용 등 예술 관계서를 다루는 서점까지 등장해 고서점 거리는 전국적으로 알려져 유명해졌다.
지난 2001년 일본 환경성은 독특한 향기가 풍기는 이 거리를 ‘향기로운 풍경 100선’으로 뽑기도 했는데, 현재는 서점 이외에도 각종 사업시설과 수많은 식당, 멋진 분위기의 레스토랑까지 등장해 더욱 많은 사람들이 고서점 탐방을 즐기고 있다.
매년 벚꽃이 피는 봄이 오면 3월말 진보초 벚꽃거리 페스티벌로 ‘봄 헌책 축제’가 열리며, 10월 26일부터 11월 4일까지 약100군데 서점이 참가하는 ‘도쿄 명물 간다 헌책 축제’가 성대하게 개최된다.
올해로 55회째를 맞이하는 간다의 헌책 축제는 특별 전시 및 판매, 자선 경매, 각종 강연회와 좌담, 관련 영화 상영 및 토크쇼, 그리고 다양한 체험교실 등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애호가는 물론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룬다.
이 시기에 맞춰 ‘진보초 북페스티벌’도 사흘간 거리와 광장에서 총 매장 면적 5000 평의 규모로 함께 열려 300만 점의 각종 서적(총 재고수는 무려 1000만 권)이 넘쳐난다.
올해로 24회째이며 헌책 판매뿐만 아니라 낭독회, 문학상 수상, 공개 방송, 다양한 검정시험 도전, 그리고 연주회 등 각종 공연도 마련돼 찾는 이들의 눈과 귀도 즐겁게 만든다.
이처럼 이 거리의 서점 주인들은 틈만 나면 먼지를 털고 표지를 닦으면서 누구보다도 ‘헌책’의 새로운 가치를 신뢰한다. 버리면 그냥 1kg 당 60 원 선에서 거래되는 폐지에 지나지 않는 헌책. 이런 헌책들이 한자리에 모여 그 내용에 따라 분류돼 새 주인과 만나 값진 가치를 발한다.
따라서 온고지신(溫故知新)의 뜻을 실천하는 거리가 바로 이곳이며, 시니어 세대의 향수 어린 추억을 떠올리는 무대가 아니라 지금도 젊은이들이 옛것의 소중함을 느끼고 새로운 가치를 캐어내는 산 교육장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헌책 시장의 규모는 가치 창조의 시금석
일본의 출판과학연구소가 지난해 출판물의 판매액을 1조7000억 엔으로 추정했으며, 인프레스 종합연구소가 간행한 ‘전자서적 비즈니스 조사보고서 2014’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 출판물도 1013억 엔을 기록해 처음으로 1000억 엔대를 넘어서 2018년에는 3000억 엔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헌책 시장의 규모는 얼마나 될까? 시장 점유율 60% 이상을 자랑하는 일본 최대의 헌책 체인망인 '북오프(Book-off)'가 2011년에 보고한 자료를 보면 중고서적의 시장은 873억 3300만 엔 규모로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이다.
또 다른 업체가 조사한 헌책 구입 방법에서는 점포를 찾아가 직접 구입한 적이 있는 사람이 81%, 반면에 인터넷을 통해 구입한 적이 있는 사람은 49%(중복응답)였다. 그 이유로 “책 상태를 알 수 없는 게 불안”하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일본에서는 국회도서관을 비롯해 국공립도서관과 대학도서관 등 대규모 도서관을 제외한 작은 규모의 공공도서관의 경우 책을 구매한 지 5년 정도 지나면 정리해 폐기하게 되는데, 시민들에게 무료로 배포하기도 하지만 보통 많은 책들이 헌책방으로 유입된다.
또한 개인들도 나이가 들어 신변을 정리하면서 재산과 함께 골동품, 미술품, 서적 등을 상속하거나 팔며, 혹은 기부한다. 여기에 각 출판사들의 재고서적까지 가세하면 헌책방을 통해 새로운 주인을 만나길 기다리는 책들이 끊임없이 넘쳐난다고 하겠다.
‘간다 고서점가’의 산책은 서점마다 인문, 자연, 과학, 기술, 미술, 공연, 사진, 대중문화, 아동도서, 외국잡지 등 특화된 전문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잘 분류된 서가를 걷는 기분이 든다. 책의 향기 속에 흠뻑 빠져 지식의 바다를 항해하는 환상이 기다리고 있다.
최근에는 시니어 세대의 인기를 모았던 절판 서적들이 다시 복각돼 출판되는 예도 크게 늘고 있다. 수요와 공급의 시장 원리가 아니더라도 ‘잘 익은 된장맛’ 같은 헌책의 가치를 알고 아끼는 사람들이 있는 한 이 거리에서 수많은 ‘온고지신’의 향기는 계속 퍼져나갈 게 분명하다.
근현대사의 풍파 속에 복개와 복원 끝에 떠내려간 청계천의 헌책방들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라 가슴 아프며 부럽기 그지없다.
매일 지하철로 출퇴근하거나 등교하는 이들에겐혼잡한 서울 지하철은 그야말로 ’지옥철‘이다. 그러나 어떤 이들에겐 단돈 1달러면 어느 곳이든 갈 수 있는 ’판타스틱‘한 여행수단이다.
미국에서 온 두 젊은이가 지하철로 서울 구석구석을 누비며 서울의 숨겨진 아름다움을 풀어낸 책이 나왔다. 신간 ’찰리와 리즈의 서울 지하철 여행기‘(서울셀렉션 펴냄)다.
저자인 찰리 어셔는 1일 서울 종로구 서울셀렉션 북샵에서 기자들과 만나 “서울에서 사라져버리는 것들을 잡고 싶은 마음에 책을 썼다”며 “한국인이 서울을 보는 시각을 바꾸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찰리와 함께 책을 낸 사진작가 리즈 아델 그뢰쉔은 올 초 미국으로 돌아가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다.
책은 한국의 ’진짜‘ 모습을 알고 싶어 서울에 정착한 찰리와 리즈의 서울 탐방 프로젝트를 담았다. 이들은 노량진, 창신, 학동 등 지하철 140개 역 근처를 탐방한 여행기를 ’서울 지하철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블로그(seoulsuburban.com)에 올렸고, 이는 영국 가디언지와 미국 LA타임스 등에 소개됐다.
찰리는 “이탈리아, 뉴질랜드, 호주 등 많은 도시를 여행해봤지만 서울만큼 살기재미있는 도시는 없었다”며 “서울에 살면서 지루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했다.
이어 “서울은 뒷골목, 지하, 고층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숨겨진 장소들이 많다”며 “외국인과 한국인과의 큰 간격이 있는 한국사회에서 감춰진 명소를 찾아내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 탐방은 항상 기대를 넘어서는 즐거움을 선사했다고 했다.
찰리는 “외국 사람들은 서울이라고 하면 늘어서 있는 빌딩이나 아파트만 연상하는데 실제 와보니 생각보다 녹지가 많았다”며 “청계천과 같은 작은 개천도 흐르고 올림픽공원, 양재 시민의 숲 등 아름다운 공원도 많았다”고 말했다.
한국 정보기술(IT)의 발전을 상징하지만 골목시장이 더 아름다웠던 구로동과 가리봉동, 몇십 년이 멈춰진 듯해 저자를 문화적 충격에 빠뜨린 신당동 중앙시장, 기계공장과 예술 작업실이 공존하는 문래역 근처 등이 기억에 남는 장소로 꼽혔다.
찰리는 특히 송파 거여역 근처 달동네를 언급하며 “한국에 와서 노숙자나 빈민을 거의 보지 못했는데 거여역 근처에 가보니 이들이 있었다”며 “좋아하는 여자가 화장한 예쁜 얼굴만 보이다 민얼굴을 보여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장소는 없었냐는 질문에 전혀 모르는 장소를 찾아다닌 덕에 실망한 적은 별로 없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젊은이의 거리 홍대에 대해선 아쉬움을 표했다.
찰리는 “새로운 동네보다 예전에 갔던 동네를 다시 갔을 때 실망감을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홍대는 예전과 달리 대형상점과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들어서면서 그 지역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사라졌다”고 했다.
그는 책이 지하철로 여행하는 이야기를 담았지만 지하철에 관한 책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렇다면 다른 교통수단을 두고 지하철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
찰리는 “서울 지하철은 범위가 넓어 어디든 전철을 타고 갈 수 있다”며 “서울은하루가 다르게 변하는데 전철역은 변하지 않는다. 한국에 와 주소 찾기가 힘들었는데 사람들이 가까운 지하철역을 가르쳐주며 찾아오는 방법을 알려줬다”고 말했다.
또 지하철은 모든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민주적인 교통수단이라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그가 자라고 대학을 나온 미국 위스콘신주에는 지하철이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그는 지하철 여행이 더 흥미로웠다고 했다. 그렇다면 지하철이 있는 대도시 중 왜 서울을 선택했을까. 그는 지하철 여행 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몇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찰리는 “우선 지하철이 도시의 동네 어디든 갈 수 있어야 한다”며 “또 싸고 안전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영국 런던과 미국 뉴욕은 적합하지 않았다”며 웃었다.
이어 “모든 측면에서 서울은 지하철로 여행하기 최적의 도시”라며 “서울에 살다외국으로 돌아간 친구들이 고향에도 서울만큼 갖춰진 지하철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다”고 말했다.
찰리는 서울 지하철 중 오래된 동네를 지나고 노인들이 많이 타는 1호선이 가장특색있다며 인상깊었던 지하철역을 몇 개 꼽았다.
그는 “경복궁역은 근처 경복궁과 관련된 미술 전시도 하고, 잠원역은 주위 정원이 아름답게 꾸며져 있었다”며 “삼각지역은 가수 배호의 ’돌아가는 삼각지‘ 노래를 연상시키는 곳이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서울에 사는 동안 계속 새로운 동네를 탐험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그는 만약 자신이 다른 도시로 가게 될 경우 프로젝트를 이어갈 사람을 찾고 싶다고 했다.
찰리는 자신과 다른 사람의 삶을 비교하며 나를 돌아볼 수 있어 전 세계를 여행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을 탐방한 서양 여행객으로서 정부나 서울시가 한국의 문화와 전통, 역사를 보존하는 데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에 여행을 오는 사람들은 역사나 문화에 관심이 있는데 한국은 한류 홍보에만 투자하더라고요. 그것보다는 한옥과 (지금은 없어진) 피맛골 등 전통문화를 지키는 노력이 필요해요.”
서울시는 27일 봄나들이에 좋은 '서울 봄꽃길 140선'을 소개했다.
봄꽃길 140곳은 공원 내 꽃길 44곳, 가로변 꽃길 54곳, 하천변 꽃길 35곳, 녹지대 7곳 등이다.
시는 봄꽃 길을 성격에 따라 ▲봄나들이하기에 좋은 길 ▲드라이브에 좋은 길 ▲산책과 운동하기에 좋은 길 ▲색다른 꽃을 감상하는 길 ▲축제를 즐길 수 있는 길 등 5가지로 분류했다.
나들이에 좋은 길로 중랑캠핑숲, 북서울꿈의숲, 뚝섬 서울숲, 어린이대공원, 서울대공원, 보라매공원, 국립현충원, 서대문 안산, 석촌호수(송파나루공원), 서서울호수공원 등을 꼽았다. 중랑캠핑 숲은 공원으로 조성하기 전 배나무 과수원이 있던 지역이다. 산책로를 따라 하얀 배꽃이 4월 중하순 경에 장관을 이룬다.
드라이브에 좋은 길로 종로구 인왕산길, 광진구 워커힐길, 강서구 곰달래로, 금천구 벚꽃로 등이 선정됐다. 산책과 운동에 좋은 길에 안양천변, 양재천변, 남산공원 순환로, 청계천 등이 꼽혔다.
서울 창포 원에서는 개나리와 철쭉 이외에 붓꽃을 구경할 수 있고, 동작구 사당로와 송파구 로데오거리 등에서 이팝나무꽃을 감상할 수 있다.
봄꽃과 함께 축제를 즐기고 싶다면 남산공원 100만인 걷기대회, 강동구 천호공원 철쭉축제, 여의도에서 열리는 봄꽃축제 등에 참여하면 좋다.
봄꽃길 정보는 시 홈페이지(www.seoul.go.kr)와 공원 홈페이지(http://parks.seoul.go.kr/park) 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인 '스마트 서울맵'을 이용하면 모바일 기기를 통해 꽃길 위치와 주변정보 확인이 가능하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지역에서 개나리와 진달래는 다음 달 2일께 활짝 피고, 벚꽃은 15일에 만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지속적인 규제완화 의지와 부동산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서울·수도권 매매시장에 완연한 봄 기운이 감돌고 있다. 반면 전세시장은 전세매물이 갈수록 귀해지면서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어 전셋집을 구하려는 수요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13일 한국감정원 주택가격동향조사(2월)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셋값이 0.72%가 오른 가운데 상승률을 1%를 훌쩍 뛰어 넘은 지역들이 속출했다.
특히 이달 학교 개강과 함께 본격적인 봄이사철이 시작되고 있는데 앞으로 시장에 나올 입주물량도 많지 않아 전세난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전문가들은 전셋집을 구할 때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 입주 아파트를 노려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대단지 아파트는 한꺼번에 많은 물량이 입주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전셋집을 찾기 수월하다. 많은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만큼 가격 흥정도 가능해 전셋값을 다소 낮출 수도 있다. 또한 학교, 학원 등의 교육시설과 대형마트, 커뮤니티시설 등과 같은 생활 인프라가 인근에 잘 갖춰져 있는 대단지는 더욱 선호도가 높다는 것이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화건설이 대전 노은4지구에 분양한 ‘대전 노은 한화 꿈에그린’이 지난 달 말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지하1층∼지상35층 총 17개 동 1885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다. 대전지역에서도 명문학군으로 꼽히는 반석초등학교를 비롯해 지족고 등이 인근에 위치한다. 노은지구는 대전에서 둔산지구와 함께 최고의 주거 선호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대전지하철 1호선 반석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유성 IC와 북유성 IC를 통해 호남고속도로 및 당진~대전간 고속도로 접근이 편해 광역 교통망도 잘 갖춰져 있다. 주변은 매봉산과 갑하산 자락이 감싸고 있으며 아파트 단지를 앞에 두고 반석천이 흐르고 있어 전통적인 배산임수 지형이다. 헬스장, 골프연습장, 배드민턴 코트(3면)가 있는 대형 실내 체육시설, 샤워실, 독서실, 북카페, 문화강좌실, 게스트하우스, 보육시설 등의 커뮤니티 시설이 들어선다. 헬스장 등 일부 시설 운영은 일정기간 시공사에서 비용 지원을 할 예정이다. 대치동 학원 컨소시엄으로 구성된 (가칭)대치에듀센터가 4월중에 수업을 시작하고 셔틀버스 운영으로 생활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성동구 상왕십리동의 왕십리뉴타운2구역 텐즈힐이 2월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텐즈힐은 지하8층~지상25층 14개 동 규모로 총 1148가구가 들어선 대단지다. 단지에서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까지는 300~400m 떨어져 있다. 상왕십리역에서 한 정거장 거리인 왕십리역은 지하철 2·5호선과 중앙선, 분당선 등 4개 노선이 연결되는 교통의 요지다. 지하철 1·2호선 신설동역(500m), 지하철 2·6호선 신당역도 멀지 않아 종로, 광화문, 여의도, 강남 등지에 30분이면 도착한다. 일부는 집 안에서 단지 앞에 흐르는 청계천을 내려다볼 수 있다. 단지 내 대형 상가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5379가구의 배후수요를 둔 왕십리뉴타운2구역 단지 내 상가도 최근 분양률이 70%를 넘어서는 등 활성화되고 있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서는 '송도 더샵 그린스퀘어'가 이번 달 31일부터 입주를 시작한다. 전용면적 64~125㎡로 구성돼 있으며 1516가구의 대단지다. 인천지하철 1호선 지식정보단지역, 테크노파크역을 도보 15분 내로 이용할 수 있다. 송도국제대로, 제 2경인고속도로, 제 3경인고속도로 등 도로 여건이 양호하다. 축구장 2.5배 규모의 중앙 오픈공간이 조성된다. 단지의 쾌적성을 위해 처음 설계됐던 아파트 2개 동을 아예 없애고 이곳을 중앙 오픈공간으로 꾸몄다.
롯데건설이 김포한강신도시 AC-13블록에 짓는 '한강신도시 롯데캐슬'이 4월에 입주할 예정이다. 지하 3층, 지상 16∼29층, 14개 동 규모로 전용면적 84㎡ 679가구, 99㎡ 149가구 122㎡ 308가구 등 1136가구로 구성된다. AC-13블록은 김포한강로 한강신도시 나들목에서 가깝고 김포도시철도를 걸어서 이용할 수 있으며 48번 국도, 외곽순환도로 등 주변 도로의 이용도 편리하다. 단지 내 조경율이 55% 이상의 쾌적한 거주환경이 마련되고, 중앙광장과 연계한 커뮤니티 시설은 약 2350㎡의 캐슬리안 센터가 조성된다.
우리나라 최초의 수도정수장을 아시나요? 아마 매우 생소 할 것이다. 수도정수장은 현재 뚝섬 일대 뚝도수원지 제1정수장 (현재 뚝도아리수정수센터 및 수도박물관)으로 서울숲 공원에 위치하고 있다.
수도정수장이 만들어질 당시 뚝섬은 서울 시내의 청계천, 중랑천의 생활하수를 피해 오염이 적고, 유량이 풍부한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었기 때문에 맑은 물을 취수하기 적당한 곳이었다.
뚝도수원지 제1정수장은 본관과 별관 2개 완속여과지로 이루어진 수도박물관으로 탈바꿈 되어 2008년 수돗물 공급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상수도 역사와 문화, 그리고 물과 환경을 주제로 한 전시관으로 개관 하였다.
쌀쌀한 날씨로 수도 박물관을 찾은 날은 다소 한산했다. 하지만 입구에 커다란 수도꼭지가 환하게 인사를 하며 반기는 듯했고 조선 태조 이성계 때부터 100여년 동안 왕의 사냥터임을 상징하는 깃발인 독기(纛旗, 소의 꼬리나 꿩의 꽁지로 장식한 큰 깃발)도 눈에 들어왔다.
입구를 지나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물과 환경에 대한 상설 전시관이다. 생명 유지의 기본요소인 물의 소중함을 자연환경과 인간생활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특히 물과 생명체와의 관계에 있어 절대적으로 필요한 물을 아껴 쓰고 보호해야 한다는 것을 각종 시청각 매체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2개의 전시관을 보고 나오면 옛 근대식 건축양식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는 빨건 벽돌의 건물이 나타난다. 이 건물이 송수펌프실로 사용되었던 우리나라 최초의 뚝도수원지 제1정수장 수도박물관 본관 이다.
뚝도수원지 제1정수장은 1908년(융희 2년) 9월 1일부터 수돗물을 생산하여 공급하기 시작했던 곳으로 완속여과지와 함께 서울시 유형문화재 72호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다. 100여년전에 사용 되었던 펌프와 기중기 등 많은 볼거리들이 기존의 건물과 자연스럽게 잘 어우러져 전시되어 있다.
본관 오른쪽에는 새들이 노닐고 있는 잔디 밑 지하에 완속여과지가 위치해 있다. 미생물 등의 찌꺼기를 걸러내던 시설물로 준공 당시에는 5지였으나 1932년 확장공사를 통해 현재는 6지가 남아 있다.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철근콘크리트 구조물 중에서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지형적으로 주변보다 낮은 곳을 파내어 자연적으로 물이 흐르도록 하고, 바닥에 두께 약 25cm의 자갈층과 75cm의 모래층을 두어 한강물을 통과시켜 친환경적 방식으로 물을 걸러내었다. 이렇게 취수-침전-여과-정수의 과정을 거쳐 완성된 수돗물은 마지막으로 송수펌프실을 통과한 후 1908년 9월 1일부터 하루 12,500톤의 수돗물을 시민 125,000명에게 공급했다
수도박물관을 방문 통해 물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고 100년 전 우리 선조의 친환경적 물 관리에 지혜 또한 엿볼 수 있었다.
사전 예약을 하고 방문을 하면 수도박물관 옆에 위치한 뚝도아리수정수센터 관람도 가능해 과거와 현재의 수돗물의 정수과정을 한눈에 확인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