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관성(慣性)
직장 문을 나선 지 꼭 2년이 지났다. 정확히 말하면 안식년을 포함해서 만 3년의 세월이 흐른 것이다. 그동안 평소 바람대로 양지바른 곳에 앉아 햇볓을 쬐기도 하고,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그림 같은 경치 속으로 빠져들기도 했으며 자격증을 따기 위해 한 달 동안의 기숙사 생활 같은 것도 체험해봤다.
그런데 그동안 겪은
나직이 숨을 고르고는 붓에 힘을 주었다. 오늘은 왠지 붓끝이 가볍다. 이제 한 획만 쓰면 된다. 나는 호흡을 가다듬고 마지막 획을 길게 내리긋는다. 미세한 흔들림도 없이 붓끝이 전서체의 획을 마무리했다. 나는 황색 부적지에서 붓을 떼고 지긋이 글씨를 바라보았다. 집안에 두 마리의 용이 화목하게 깃들어 있는 모양새다. 마주 보는 획이 기울지 않고
지난주에 작은 우체통 하나가 놀이터에 생겼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인 은지가 좋아하는 노란색이었고 작은 집 모양의 우체통이었습니다.
‘어린이 여러분, 나는 마음 우체통이에요. 누구와도 말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말을 편지로 써서 보내주세요. 비밀도 보장해주고 답장도 해드려요.’ 라는 설명이 우체통 아래에 붙어 있었습니다. 안내문을 슬쩍 읽고 난 은지는
푹푹 찌는 더위로 몸과 마음이 지치는 여름이다. 푸른 자연과 지천에 피어난 꽃이라도 보면 좋을텐데, 가까운 뒷산 다녀오기도 쉽지 않다. 내내 집에만 있기 답답하다.
화초라도 키우며 마음을 달래고픈 시니어, 삭막한 마음을 싱그러운 꽃으로 달래고 싶은 시니어, 반려생물을 키우고 싶지만 강아지나 고양이는 부담스러운 시니어를 위해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준비
경기도 파주시 문발동(文發洞). ‘글이 피어나는 마을’이라는 뜻을 가진 이 동네는 예부터 문인을 많이 배출한 곳으로 유명했다. 이후 출판인들이 하나둘씩 모여서 하나의 도시를 이루고, 현재는 명실상부 한국 출판산업의 뿌리로 거듭났다. 파주출판도시를 기획하고, 반세기 동안 열화당의 대표이자 출판편집인으로 살아온 이기웅(82) 대표를 만나 지난 여정과 더불어 기
임립미술관으로 들어서자 대뜸 눈에 들어오는 게 봄꽃들이다. 나뭇가지마다 꽃 걸렸다. 하얀 꽃, 노란 꽃, 붉은 꽃들 소담히 만개해 살가운 눈짓을 보낸다. 산중의 4월은 통째 꽃 천지다. 저 멀리 산등성이에서도 벚꽃들이 아우성을 친다. 여길 보소! 날 좀 보소! 그렇게. 궁벽한 산골에 꽃 제전 벌어져 볼 게 둘이다. 꽃과 미술이 겹을 이룬 게 아닌가. 이런
3학년 2반 수업은 현재진행형
덕포진교육박물관 1층의 난로 옆에 앉아서 이인숙 선생님을 기다리며 남편이신 김동선 관장님과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적함이 적당히 어울리는 박물관 외부와는 달리 전시관 내부는 아주 오래전 아이들의 이야깃거리가 와글거리는 듯하다.
“박물관이 조용하지요. 코로나19 이전엔 동창회 모임이나 학생들이 단체로 많이 왔는데
승부의 세계는 냉혹하다. 승부사에게 따뜻함을 기대하는 건 어불성설인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는 가슴 따뜻한 선수가 승리하기를 바란다. 그런데 골프 월드에서 이런 내 소망이 이뤄지는 일은 드물다. 인간미 넘치는 선수가 행운까지 따라줘야 가까스로 그런 일이 일어난다. 그 반대는 허다하다. 악당이 득을 보는 일 말이다.
‘골퍼는 신사 혹은 숙녀’라고
쟁쟁한 수천 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오디션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한 시니어 모델이 있다. 바로 시니어 모델 ‘윤영주’다. 우승한 것도 대단한데, 그녀의 나이는 올해 73세. 최연장자임에도 다른 시니어 모델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고 당당하게 우승을 거머쥐었다. 더욱이 놀라운 건 종갓집 며느리라는 사실. 종갓집과 모델, 한식과 양식만큼이나 거리가 있어 보이는
왕년 전성기에 누렸던 최고의 영웅담이나 에피소드를 꺼내보는 페이지입니다. 가수 남궁옥분의 시간을 되돌려본 그 시절, ‘우리 때는 이것까지도 해봤어, 나도 그랬어, 그랬지!’라고 공감을 불러일으킬 추억 속 이야기를 넘겨보는 마당입니다. 글 사진 남궁옥분
어릴 적 동네 사람들이 저를 사과 궤짝 위에 올려놓고 노래를 시키면 곧잘 불러 뜨거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