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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도서] 200만 여성들의 편지 속에서 찾아낸 인생의 기술 <여자가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들>의 박금선 작가
- 22년간 MBC라디오 프로그램 를 이끌어온 방송 작가 박금선의 첫 번째 에세이다. 200만 통에 이르는 청취자의 사연 가운데 일, 사랑, 결혼, 육아 문제로 방황하는 이들을 위한 인생의 교훈 50가지를 추려냈다. 그녀 역시 30년간 엄마로, 아내로, 직장인으로 살며 깨달은 점들을 딸에게 들려주듯 진솔하고 구체적으로 담았다. ◇ Interview:: 의 박금선 작가 책을 펴낸 계기 출판사의 제안을 받고 쓰게 되었는데, 제안을 받고 후배들이 어쩌다 물어오는 몇 가지 질문들을 글로 담아 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일터에서의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도 싶었고요. ‘다시 서른 살로 돌아간다면 바로잡고 싶은 것이 많다’고 했는데, 가장 돌아가고 싶은 순간은? 타임머신을 탄다면, 기왕이면 고등학생이 되면 좋겠습니다. 시키는 대로 틀에 맞춰만 살았는데, 좀 더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갖고 싶으니까요. 서른 살로 돌아간다면, ‘조바심’과 ‘후회’, ‘실망’을 조금만 하고 싶습니다. 좋은 엄마일 수 있을까, 좋은 아내일 수 있을까, 이대로 밥벌이는 계속할 수 있을까, 다른 일을 할 수는 없을까, 나는 왜 이리 못났을까, 나는 왜 능력을 키워놓지 않았을까, 그런 조바심과 후회, 실망을 내려놓고, 좀 더 즐겁게 살아볼 것을 말이죠. 후회하고 실망하느라 시간을 너무 많이 쓴 것 같아요. 중년 이후 여자로서 ‘나’를 느끼게 하는 것은? 세대를 막론하고, 모두 자신을 찾아 헤매며 평생을 산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을 찾기 위해 우리는 일도 하고, 여행도 하고, 책도 읽고, 문화센터에 가서 노래도 하고 그림도 그리는 것 아닐까요? 저 역시도 저를 찾고 있습니다. 오늘도 자아를 찾아 두리번거리는 당신과 제가 우연히 만나거든, 자아를 찾는 동지끼리 하이파이브나 한번 할까요? 내 안에는 내가 아는 것보다 더 많은 내가 있음을 믿기에, 일터와 가정에서, 거리에서, 자신을 찾아가는 여행은 계속 될 것이며, 계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딸과 또래의 독자들에게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 한 가지를 각각 꼽는다면? 제 딸에게는 ‘마음 튼튼’을 강조하는 편입니다. 또래의 독자들에게는 부탁할 게 없어요. 왜냐하면, “세상의 모든 고수는 재야에 있다”는 것을 를 통해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철학자, 진정한 작가, 진정한 봉사자 등등 여러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갖춘 분은, 분명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 중에 계실 테니까요. 는 어떤 존재인지 ‘커다란 학교’같은 존재이자 ‘세상을 향한 창’입니다. 배우고 익히고 생각하게 하고 뛰어놀게 하지요. 또 그 어느 뉴스 프로그램보다 더 생생하게 현실을 알 수 있는 시간이라 세상을 알게 하는 창이지요. 또한 다른 직장인들처럼 ‘밥벌이의 고단함을 실감하는 일터’이기도 합니다. 20여 년간 받은 편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연 기억에 남는 사연은 많지만, 몇 가지를 들기가 어렵네요. 경중을 따지기가 어렵고, 매일 비워내는 것도 저희의 일이라서요. 최근에는 취업준비생인 20대의 젊은 친구들이 부모님께 죄송해하고 좌절하는 편지가 많아서 마음이 아픕니다. 또 자영업 하는 분들이 힘들어하는 사연도 요 몇 년 사이 많이 오는 사연이라 묵직하게 다가옵니다. 청취자들과 함께 읽고 싶은 책이 있다면? 아마 독자들도 경험하셨겠지만, 저 역시 청소년 시절에 읽었던 소위 세계명작들을 나이 들어 다시 읽으면서, ‘세상에! 그게 이런 내용이었어? 이런 의미였어?’ 하고 놀라곤 합니다. 작년에는 헤르만 헤세를 다시 읽었는데, 감사하고 좋았습니다. 그리고 독자와 같이 읽고 이야기 나누고 싶은 책으로 딱 한 권을 들라면, 이 어떨까요? 읽을 때마다 새롭고도 경이롭습니다. ◁ 박금선 작가 22년째 MBC라디오 의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MBC 방송연예대상 작가상(1993)과 교양 부문 한국방송작가상(2005) 등을 수상했다.
- 2016-04-12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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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 가는 사람들] Part 6. 놀면서 배우는 평생교육의 글로벌화, 평생교육원 ‘퀘스트’
- 뉴욕 맨해튼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볼링그린공원과 월스트리트의 상징인 돌진하는 황소 동상 바로 길 건너에 위치한 뉴욕시립대학교. 아침 10시 무렵이 되자 세련된 차림새의 신중년들이 삼삼오오 즐겁게 대화를 나누며 웅장한 대리석 건물 안으로 느긋하게 들어간다. 주변에 밀집해 있는 글로벌 금융기관의 고위직 인사들처럼 보이지만 평생교육원에 등교하는 학생이자 교수들이다. 배우, 심리학자, 엔지니어, 의사, 교수, 언론인, 관료, 금융전문가, 기업인, 음악가, 미술가 등 전문직업인으로 맹활약을 했던 은퇴자들이다. 틈틈이 일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여유로우면서도 열정적인 은퇴생활을 누리고 있는 신중년들이다. 스스로 가르치며 배우는 평생교육원 ‘퀘스트(Quest)’. 학교명처럼 진리 탐구를 갈망하는 신중년들이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배움터이자 아지트다. 취미활동과 문화 탐방 여행과 친밀한 교우관계가 함께 어우러지는 종합 커뮤니티 기능을 하고 있다. 안내서에 나열된 올해 봄 강좌가 얼른 봐도 30개를 넘었다. 고대 그리스, 마음과 뇌, 시 낭송, 클래식 록 앨범, 현대 오페라, 위대한 연극, 현대 단편소설 등 웬만한 대학 강좌보다 수준이 높지만 교수가 따로 없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서는 ‘교수’와 ‘학생’의 구분이 없고 모두 ‘회원’으로 통한다. 내로라하는 전문가 출신 회원들이 직접 강의를 하고 관심 있는 회원은 강의를 신청해 수강을 하는 자급자족 방식이다. 현역 때는 배우고 싶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부득이 접어야 했던 학업과 취미와 봉사활동으로 호사를 누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 눈에 많이 띈다. 2주에 한 번은 외부 특별 강사를 초빙하여 지적 탐구심을 더 높이곤 한다. 1년 3학기제로 운영되며 가끔 숙제는 있지만 시험이나 출석 점검은 없다. 한 과목만 수강하나 전 과목을 다 수강하나(물리적으로 불가능) 1년 회비는 500달러. 등록금은 물론 없다. 강좌 개설을 포함한 퀘스트 운영의 거의 모든 사항은 협의회와 분과위원회에서 결정된다. 협의회는 회원들 중에서 선출된 임원 7명과 재정담당관 등 4명의 교직원으로 구성되고 2년 임기의 회원 대표가 회의를 주재한다. 산하 4개 위원회는 회원들로만 구성돼 강좌 개설, 교육자재 관리 및 섭외, 회원 관리, 각종 행사 기획 및 일정 조정 등을 나눠 담당하고 있다. 뉴욕시립대학은 장소와 행정적 도움만 줄 뿐이다. 오는 5월이면 개원 21돌을 맞는 퀘스트의 출범 내력을 알고 나면 이런 자율적인 운영 시스템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명성 있는 뉴욕의 은퇴자 교육기관이 은퇴자들의 생각과 입장을 배려하지 않고 입학 절차와 학사 관리를 매우 까다롭게 하면서 등록금까지 높이 책정하자 40명이 함께 탈퇴해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선 것이 1995년.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함께할 수 있는 교육기관을 백방으로 물색하던 차에 뉴욕시립대학과 뜻이 맞아 새로운 터전을 마련할 수 있었다. 자유의 여신상이 바라다보이는 아름다운 배터리파크를 여유롭게 산책할 수 있는 맨해튼 최고의 위치에 자리한 퀘스트는 자율적인 평생교육을 갈망했던 40명의 결단과 노력으로 이루어진 산물이다. 새로운 이념으로 퀘스트의 설립을 기초한 40명 가운데 로버트 하트만 회장을 비롯한 10명은 지금도 퀘스트의 열렬 회원이자 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다. 창립 회원인 샌디와 앨 고든 부부는 매년 발간하는 종합 문예지 20주년 기념 특별판 기고문에서 “퀘스트와 함께한 지난 20년은 결코 지루할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리고 “우리 은퇴자의 꿈은 따뜻한 햇볕을 쬐고 놀이와 내기나 하면서 소일하는 것이 아니라 열정적이고 모험적인 사람들과 함께 지식을 넓혀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캐롤 아브람스, 스텔라 체이스, 베버리 프란쿠스, 에버린과 러셀 굿 부부, 조 나탄 등 다른 창립 회원들도 퀘스트에 대한 자부심과 만족감이 대단하다. 멤버십 위원회의 에바 샤트킨 위원장은 퀘스트를 찾는 방문인을 일일이 안내하는 가이드 역할을 맡고 있다. 설립 때의 초심을 지키기 위해서다. 샤트킨 위원장은 한국인 학생을 수양딸로 맞이해 함께 살며 교육시켰을 정도로 한국과 깊은 인연이 있다. 수양딸은 훌륭히 성장해 지금은 뉴욕대학(NYU)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교직생활을 한 국제적인 영어 교육자인 샤트킨 위원장은 구순을 훨씬 넘겼는데도 거의 매일 배우고 봉사하고 있다. 구순을 넘긴 회원은 보통이고 백세를 넘긴 회원도 지하철로 등교하기도 해 배움이 회춘의 비결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무급으로 봉사하고 있는 마이클 웰르너 원장은 “퀘스트의 평생교육에 참여하고 싶은 은퇴(예정)자가 인터넷이나 전화로 방문신청을 하면 하루 일정으로 강의도 듣고 회원들과 자연스럽게 교류도 하면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웰르너 원장은 자택을 방문한 귀한 손님을 맞이하듯 시설과 운영방식을 친절하고 상세히 안내했다. 회원들이 가장 신나는 시간은 함께 창작활동을 할 때다. 한때 에미상 후보에까지 올랐던 유명배우인 도미니크 치아네스와 로이 클레어리 회원이 지도하는 연극 시간이면 모두 브로드웨이를 꿈꾸는 배우로 변신한다. 해마다 작품을 무대에 올릴 때면 온 가족과 친지들이 관객으로 참석하면서 흥겨운 잔치판이 벌어지고 회원은 현실에서도 주인공이 된다. 연극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도나 루벤스 회원이 건강 악화로 정기 공연을 놓쳐 몹시 안타까워하자 집을 방문해 즉석 공연을 했던 일화는 어떤 연극보다 더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날씨가 나쁘지 않은 금요일이면 이스트강변 89번가의 콩츠마켓(Conte’s Market)에서 퀘스트 회원들이 연주하는 포크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문예지 발간은 소설가와 시인을 꿈꾸었던 회원들이 주도하고 있다. 퀘스트에서는 수학여행과 현장학습이 수시로 있다. 뉴욕현대미술관(MoMA), 메트로폴리탄미술관, 익스플로러클럽 등 주변에 즐비한 미술관과 박물관은 언제 들러도 즐겁고 배울 게 많은 현장학습장이다. 나이아가라폭포, 재즈와 ‘욕망의 이름이란 전차’와 프렌치 쿼터의 도시 뉴올리언스와 미국 전통의 여름철 문화교육타운인 이리호 남단의 쇼토쿼(Chautauqua)는 단골 수학여행지다. 여행전문가인 캐롤린 맥과이어 회원은 5월로 다가온 런던 수학여행을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으면서도 8월 수학여행지를 어디로 할지 고심하고 있다. 다채로운 여름축제가 벌어지는 캐나다와 기네스맥주를 즐길 수 있는 아일랜드를 놓고 회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다. 물론 회원들이 좋다면 두 곳 모두 갈 수도 있다. 여름 내내 여행 다니기를 좋아하는 회원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회원들은 학창 시절처럼 수학여행을 고대하면서 이야기꽃을 피운다. 수학여행에는 가족도 참가할 수 있어 더 신나고 추억거리도 넘친다. 뉴욕시립대학교와 교육이념에서부터 학사와 재정 관리에 이르기까지 호흡이 척척 맞아 이제는 회원이 230명을 넘어섰다. 평생교육의 새 장을 열고 있다. 요즘 퀘스트에는 성공비결을 배우기 위해 방문하는 해외 귀빈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평생교육이 국가의 주요 이슈로 부각되면서 묘책과 대안을 찾으려는 것이다. 그저 어울려 배우고 교류하는 커뮤니티일 뿐인데 해외에서까지 관심이 쏟아지니 회원들은 어리둥절하면서도 신이 난다. 지난해 9월에는 태국 총리 부인인 나라폰 찬오차 교수를 단장으로 한 태국 사절단이 방문했고 은퇴를 앞둔 캐나다의 리차드 솔터 변호사는 4년째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어 평생교육에서도 글로벌화가 진행되고 있는 분위기다. ‘놀면서 배우는 것(Play and Learn)’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만 적용되는 교육이념이 아니다. 배움의 열정은 나이와 무관하고 호기심은 나이가 들수록 커진다는 진리를 퀘스트에서 깨닫게 된다. “배움이 없는 자유는 언제나 위험하고 자유가 없는 배움은 언제나 헛되다(Liberty without learning is always in peril and learning without liberty is always in vain)”라는 케네디 대통령이 미국인들에게 남긴 교훈을 퀘스트가 실천에 옮기고 있다.
- 2016-03-3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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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 가는 사람들] Part 4. 우아한 인생 2학기, 교양학점 올리기 ①평생교육원
- 나이 들수록 지식을 뽐내기보다는 지혜(智慧)를 나누고 덕(德)을 베풀었을 때 자연스레 교양이 묻어난다.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지혜와 덕은 하루아침에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닐뿐더러, 교과서나 시험도 없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인생의 큰 숙제와 같다. 해결하는 방법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그동안의 소양과 더불어 끊임없이 공부하며 그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체력(體力)이다. 몸이 건강해야 정신과 마음이 건강한 상태로 오랫동안 인생 공부를 해나갈 수 있겠다. 교양 있는 중·장년의 삶을 위해 ‘지덕체(智德體)’를 향상할 수 있는 배움의 장을 살펴봤다. ◇ Chapter 1. 평생교육원에서 智 학점 올리기 학점은행제, 총장 명의, 교육부 장관 명의 등의 방법으로 학점을 이수하는 학사학위과정을 비롯해 국가공인 자격증 과정, 비학위 교양 강좌 등을 등록할 수 있다. 1984년 이화여자대학교 봄 학기 개강을 시작으로 현재는 대부분의 대학이 각 학교의 특성에 맞는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중·장년에게 유익할 만한 수업 몇 가지를 소개한다. △ 이화여대 글로벌미래평생교육원 '시니어 컨설턴트' 100세 시대의 사회 상황과 변화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인생 후반기 생활 설계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의 교육을 제공한다. 자신을 위한 행복 노후 설계뿐만 아니라 나아가 타인의 삶을 지도할 수 있는 컨설턴트로서의 역할을 목표로 한다. 강의 정보 주 1회 15주 과정, 수강료 40만원 세부 커리큘럼 매력 있는 시니어 이미지 메이킹/ 행복의 느낌 찾기/ 인간관계 명품의 법칙/ 음식을 통한 건강관리 웰빙 장수 웃음법 등 △ 서울대 평생교육원 '고령사회의 웰다잉 전문가' 웰다잉(죽음 준비) 교육을 통해 죽음을 주체적으로 준비하고 대면할 수 있는 지적, 정서적, 영적 자세를 갖출 수 있도록 한다. 특히, 젊은 세대에 비해 죽음이 가깝고, 노년 세대에 비해 더 긴 시간 동안 죽음에 대해 준비할 수 있는 중·장년 세대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강의 정보 주 1회 15주 과정, 수강료 50만원 세부 커리큘럼 교양 강의 3주 + 성찰 강의 3주 + 결정 강의 8주 + 마무리 1주 △ 고려대 평생교육원 '품위 있는 글로벌 매너와 이미지 메이킹' 사회생활을 하면서 알아야 할 기본 생활 예절과 비즈니스 매너, 우아한 식사를 위한 테이블 매너, 상황별 표현법과 호칭, 해외 여행 예절 등을 학습한다. 강의 정보 주 1회 15주 과정, 수강료 30만원 세부 커리큘럼 동·서양 식사, 음주 예절, 다도(茶道)와 이미지 컨설팅/ 글로벌 여행 예절(비행기, 호텔, 팁 등)/공연장 등 공공장소 예절/ 젊은 뇌 유지 비결과 스피치 훈련 등 △ 아주대 평생교육원 '부동산경매투자비법' 노후 대비를 위해 부동산 투자에 대한 확실한 학습을 원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다. 부동산경매투자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론과 그에 필요한 전문 지식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다. 임장활동을 중심으로 입지와 공법상의 제한내용, 시가 등을 분석한다. 강의 정보 주 1회 15주 과정, 수강료 40만원 세부 커리큘럼 매수인이 꼭 알아야 할 경매절차/ 주택 임대차보호법 해설/ 좋은 물건의 선정과 임장활동방법/ 낙찰 후 사후 관리 등 △ 동국대 평생교육원 '여행 작가' 사진작가 신미식, 시인 이문재, 출판인 김산환, 음악평론가 임진모, 여행작가 유연태, 변종모, 우지경, 세계일주 여행가 안병일 등이 여행기 쓰기, 여행사진 촬영, 여행서 출간하기 등에 대해 강의한다. 수료 후에는 동기끼리 공동 사진전을 갖고 문집도 펴낼 기회가 주어진다. 강의 정보 주 1회 15주 과정, 수강료 58만원 세부 커리큘럼 사진 장비의 선택과 활용/ 나는 이렇게 취재를 한다/ 도전! 여행 파워블로거/ 내 글을 어떻게 퇴고할까?/ 길 위의 인문학 등 숙명여대 평생교육원 ‘역사문화’반 44학기 개근생 홍인숙(84)씨 “머리가 아닌 마음에 남아야 진짜 인생 공부” 숙명여대 평생교육원에 다니는 홍인숙씨는 무려 44학기를 이수하고도, 45학기째 수업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린다. 일반 4년제 대학을 졸업하려면 총 8학기를 이수해야 하는데, 그것의 5배가 훌쩍 넘는 시간을 ‘역사문화’ 공부를 해온 것. 20년 넘게 한국사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서양 역사에 대해 배웠지만 여전히 수업이 흥미롭다는 그녀다. 홍씨는 “내가 젊었을 때는 평생교육원이니 문화센터니 하는 배움터가 없었어요. 그런데 요즘에는 그런 프로그램이 참 많잖아요. 뭐든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찾아서 배울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그러니 괜히 노인정에 들락거리는 것보다 무엇이든 배우는 게 의미 있다고 생각해서 평생교육원을 다니게 됐어요”라며 공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그녀에게 공부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홍씨는 “대단한 목표를 가지고 뭔가를 이루려고 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거창한 의미는 없어요. 그저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 내가 어떠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거죠”라며 “무엇보다 이 나이에 학교에 간다고 하면 마음부터 젊어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라고 말했다. 44학기를 이수하며 그녀에게 남은 것은 무엇일지 궁금했다. 풍부한 역사적 지식도 쌓을 수 있었지만 오히려 마음에 남은 것이 더 많다는 홍씨. “나이를 많이 먹으니까 내용은 많이 잊어버려요. 남에게 가르쳐줄 수 있는 지식보다는 내가 느끼는 행복, 즐거움이 더 크게 남았기 때문에 오랜 시간 공부해온 것 같아요. 지금도 문화센터에서 수필 강의를 듣는데 컴퓨터를 다루지 못해 글을 쓰지는 않아요. 수업 듣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니까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강의를 듣는 시간만큼은 선생님의 말씀에 집중하고, 철학적인 이야기에 공감하기도 하죠.” 홍씨는 지난해 ‘민화 그리기’ 수업을 신청했다가 몸이 아픈 바람에 참여하지 못했다. 올해는 평생교육원 ‘역사문화’ 45학기를 다니며, ‘민화 그리기’에 다시 도전하고 ‘라틴 음악’에 대한 강좌도 찾아볼 예정이다. “몇 학기까지 다닐 계획이냐”는 질문에 그녀는 답한다. “건강이 허락하는 그날까지!”
- 2016-03-25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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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 가는 사람들] Part 3 신중년·꽃중년의 제2 인생설계 대학 가자 친구야! ⓵
- 100세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신중년들은 인생 2막 설계에 관한 관심이 높다. 그런 요구에 맞춰 각 대학은 발 빠르게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을 개발해 새로운 삶을 꿈꾸는 신중년세대를 불러 모으고 있다. 전 국민의 고등교육화를 꿈꿨던 한국방송통신대학교는 프라임칼리지를 개설해 신중년들의 미래 인생설계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다. 젊은 은퇴로 고민에 빠진 신중년들에게 한국폴리텍대학은 펜 대신 드라이버와 망치를 손에 쥐어 주며 실전 학습을 가르치기에 나섰다. 인터넷 발달과 함께 방송대 대항마로 떠오른 사이버대학교는 이상 실현과 재교육을 토대로 시니어들의 배움 욕구를 충족시키는 중이다. 미래 설계가 아직 좀 미흡한 신중년들이 있다면 주목하라. 더욱 나은 제2의 인생으로 인도할지니. 국립한국방송통신대학교의 40·50세대를 위한 제2 인생설계·준비과정 원격대학의 원조, 국립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이하 방송대) 안에는 또 하나의 대학이 있다. 바로 프라임칼리지다. 1997년부터 운영돼 온 방송대의 평생교육원이 2012년 프라임칼리지로 개명한 것. 이름만 바뀐 것이 아니다. 기존 평생교육원의 틀을 깨고 전 세대를 아우를 만한 다양하고 특색 있는 학습 프로그램으로 무장했다. 프라임 칼리지는 평생학습시대, 국민의 생애주기와 학습 욕구를 채워주기 위해 만들어진 맞춤형 교육프로그램이다. 특히 40·50대 신중년들을 위한 제2 인생 설계·준비과정 등을 시행하고 있다. 제2 인생 설계·준비과정은 중·장년층의 자립 의지에 힘을 실어주고, 더 나아가 사회공헌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유도해 꾸준히 수요가 늘고 있다. 2012년 제2 인생설계과정 32개 신규 교과목으로 총 2660명 수강에 이어, 2014년에는 총 1만284명이 프라임칼리지를 이용할 정도 관심이 뜨겁다. 프라임칼리지 교육과정은 제2 인생대학, 인문교양·시민문해, 귀농·귀촌, 창업, 사회적 경제, 국제개발협력 사회봉사, 전문자격, 명장교수, 평생교육 등 10가지 대분류 아래 각각에 부합한 과목을 배치했다. 영미영작 단편선, 문해 교육 이론 등은 물론, 집짓기, 창업, 다양한 국가의 어학학습 등 프라임칼리지가 아니면 찾아보기 힘든 과목들을 개설해 놓았다. 방송대 학생은 프라임칼리지에서 강의를 들으면 졸업학점으로 최대 12학점까지 인정받을 수 있어 굳이 다른 곳에서 배울 강좌가 아니라면 꼭 한번쯤 프라임칼리지 강의를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 외에 20·30세대를 위한 선취업·후진학 학위과정과 재직자 기초과정도 주목받고 있다. 인터뷰Ⅰ 박찬영 블루베리-연금나무, 게으름의 농장 수강 (서울, 방송대 농학과 15학번, 54) 귀농·귀촌을 꿈꾸는 신중년들에게 좋은 길라잡이 귀농·귀촌을 준비하면서 인터넷 강좌를 기웃거리다 공부를 제대로 해보겠다는 마음에 작년 방송대 농학과에 입학했습니다. 전공 교수이신 문원 교수님이 블루베리에 관한 얘기를 많이 하셔서 조금 더 알려 달라고 했더니 프라임칼리지 강좌를 한번 들어보라고 권유하더군요. 사실 귀농·귀촌할 생각만 있었지 어디로 갈지 또 어떤 작물을 키울지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블루베리에 관한 관심이 한창일 때 들었던 프라임칼리지 강좌는 꽤 도움이 되더군요. 적어도 블루베리가 농사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 접근하기 쉽고 수익성 좋은 작물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농업에 관련한 일을 알아 가는 데 조금씩 눈을 뜨고 있다고 생각해요. 프라임칼리지뿐만 아니라 학교 자체가 귀농·귀촌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주변에 농사짓는 사람도 없어요. 귀농·귀촌을 구체화하기 위해서 방송대에 들어왔습니다. 만약 프라임칼리지를 먼저 알았더라면 이쪽 강의를 먼저 들었겠죠. 프라임칼리지에 귀농·귀촌 프로그램이 많다는 것을 학교 입학하고 난 후에 알았거든요(웃음). 프라임칼리지도 새로운 인생 2막의 길을 찾는 방법의 하나입니다. 우선 농학과 공부에 집중한 뒤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프라임칼리지를 좀 더 이용할 계획입니다. 인터뷰Ⅱ 양봉선 제2 인생대학 마스터클래스- 마음 외 5과목 수강 (전주, 방송대 국문학과, 58) 프라임칼리지는 마력이다 동화를 쓰고 창작을 하면서 알고 싶은 것들이 많아져 방송대에 편입학해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몸에 고장이 단단히 왔다는 것을 알았어요. 동화 작가. 직장인, 주부, 엄마, 방송대 학생으로 숨 쉴 틈 없이 살아온 탓일까요. 1~2년 전 9개월 동안 병원과 집을 오가며 지냈어요. 그런데 병원을 오가다 우연히 프라임칼리지의 제2 인생설계 광고를 보게 됐어요. 홈페이지에 들어가 이곳저곳을 클릭해 보았는데 평소 관심 있던 과목들이 눈에 띄더라고요. 내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다스리는 삶을 하고 싶었는데 그런 과목도 있고요. 두 과목만 수강할까 하다 프라임칼리지에서 수업을 들으면 방송대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기에 욕심을 좀 더 냈죠(웃음). 강좌를 선택하다 보니 6개가 되더라고요. 제2 인생 설계과정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중년의 삶, 마음과 몸을 다스리는 삶 등을 공부했습니다. 내 이름을 단 아동문학관을 짓는 게 꿈이라 ‘작은집-싸게 짓고 행복하게 살기’를 즐겁게 들었습니다. ‘안전, 웰빙, 스마트 여행을 위한 건강관리’ 강의에서는 전혀 모르고 있던 다른 나라 예절, 선물로 현지인들에게 주면 좋을 것 등을 배웠습니다. 듣다 보니 3개월 단위로 끊어지는 강좌를 6개월이나 들었더라고요. 지금도 듣고 싶은 과목은 한없이 많아요. 프라임칼리지 너무 좋습니다. 글을 쓰면서 부족했던 것들, 살면서 배우지 못한 처세술도 배울 수 있었어요. 고령화시대에 남다른 감각으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공부하는 동안 행복했어요. 펜 놓고 손에 기름 묻히길 원하는 자 한국폴리텍대학으로 가라! 한국폴리텍대학(이하 폴리텍대학)은 말 그대로 실사구시(實事求是) 학문을 추구한다. 이곳에서는 언제 어디서든지 실질적으로 써먹을 수 있는 기술을 연마하고 학습한다. 1968년 국립중앙직업훈련원으로 시작해 2006년 24개의 기능대학과 19개의 직업전문학교가 합쳐져 지금의 폴리텍대학이 됐다. 폴리텍대학은 해마다 80% 이상의 높은 취업률을 보인다. 땀의 결실을 보게 해주는 알찬 대학으로 세대와 학벌 위주 사회에서도 주목받는 대학으로 성장했다. 국민 누구나 나이와 학력에 상관없이 입학할 수 있다. 학비 걱정 없이 기술을 배우고 취업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평생직업교육대학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베이비부머를 대상으로 한 베이비부머 훈련교육이 시니어들의 재취업과 제2 인생 설계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한국폴리텍대학은 학사과정 외 시니어들을 위한 베이비부머 훈련교육을 2012년부터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베이비부머 훈련교육은 3개월 단기과정으로 만 45세 이상 만 62세 이하의 실업자, 전직 예정자, 영세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체계적인 기업 맞춤형 과정으로 진행된다. 장년층의 재취업을 돕는 이 과정은 올해 전국 31개 캠퍼스에서 실시할 계획이다. 2012년 333명의 수료자를 시작으로 지난해 1868명이 베이비부머 훈련교육을 수료했다. 놀라운 사실! 3개월 교육과정이 전액 무료로 이뤄지며 수료생에게는 별도의 지원금도 지급된다. 인터뷰 송재구 (청주, 베이비부머 전기제어과정 2015년 8월 수료, 59) 노래하는 만학도에게 새 삶을 준 베이비부머 훈련과정 지난해 8월 베이비부머 전기제어과정을 수료했습니다. 30년 이상 의류업과 요식업을 하면서 살았 습니다. 아이들 다 키우고 성장했을 무렵 늦바람이 불었는지 48세에 대학수학시험을 봐서 2013년 새내기 대학생이 됐습니다. 학업과 일을 병행하다 2014년 말에 음식점 문을 닫았어요. 예전부터 전기 관련된 공부를 해보고 싶었는데 충주지역 폴리텍대학 광고를 보고 베이비부머 훈련과정을 알게 돼 훈련과정에 들어왔습니다. 기초부터 전기 에너지, 설비, 이론 등 다 가르쳐주더라고요. 일단 배우고 있었던 것, 모르고 있었던 것을 배워서 자신감도 생기고 삶에 활력이 됐습니다. 과정 수료하고 바로 아파트의 시설관리기사로 취업했습니다. 아무래도 폴리텍대학에서 훈련과정을 수료한 것이 합격에 도움이 됐습니다. 내 나이에도 그런 훈련과정을 수료하고 이력서를 내니 업체에서도 좋아하더군요. 전기 설비에 관한 한 내 손으로 다 고치고 만질 수 있어서 좋습니다. 제 나이에 기술 없으면 딱히 취업할 곳이 없어요. 미래를 위해 정말 중요한 기회를 저는 얻은 거죠. 지금 학교를 나온 이후에도 전기기능사 시험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격증은 꼭 하나 더 따고 싶어요. 앞으로 내가 행복하게 사는 것도 목표지만 나보다 힘들고 직업 없어 고생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살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경험과 노하우로 그분들을 도와가면서 사는 게 목표 중 하나죠. 건강이 허락하는 한 80세, 그 이후까지도 사회에서 일하는 열정적인 사람으로 살고 싶습니다.
- 2016-03-25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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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보가 만난 사람] 화장품을 닮은 남자, 카스인바이오 김진뢰 부사장
- 시니어들에게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일’이다. 샐러리맨 사회로 만들어진 대한민국에서 시니어가 되어 마침내 만나게 되는 ‘은퇴’라는 단어에는 인생의 패배자라는 좌절감과 괴리감을 심어주게 만드는 힘마저 담겨 있다. 수많은 시니어가 은퇴 이후의 삶을 꿈꾸면서 계속해서 일을 하고 싶어 한다. 은퇴 후 다시 일을 하는 어려움을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새로운 경영의 세계에서 인생 2막을 열어가고 있는 김진뢰(金鎭雷·63) 카스인바이오 부사장을 만나 그 열정을 찾아본다. 화려하고 성공적이었던 과거를 가진 시니어일수록 은퇴 이후의 직업 설정에서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다. 과거를 생각하면 선택폭이 줄어든 지금의 자신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것이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과 함께 두려움도 있다. 주변의 걱정 어린 얘기들이 실제로도 벌어지는 것 아닐까. 이런저런 고민들이 시니어들에게 새로운 인생 2막을 여는 것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 화장품이 2막 인생 여는 전환점 “쉬운 일이 어딨어요. 다 발품 팔아야 되는 일이지.” 20대 청년에게서 들을 수 있는 말, 그러나 이 말을 한 사람은 예순두 살의 시니어다. 바로 카스인바이오에서 부사장을 맡고 있는 김진뢰씨. 그는 인터뷰 내내 자신이 만든 2막 인생에 대해 다분히 생활인적인 감수성을 보여줬다. 그는 과거 삼성생명에서 승진을 거듭하여 상무이사까지 올라갔으며 삼성생명의 자회사였던 인피언컨설팅의 사장을 지내고 퇴직한, 성공적인 대기업형 인재였다. 그랬던 그가 근무하고 있는 카스인바이오는 사원수 20여 명 정도의 작은 회사로, 김 부사장은 화장품인 SRB 제품군을 맡고 있다. 고농도 효소 처리한 미강(현미에서 백미로 정미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쌀겨와 깔눈으로 이루어진 속껍질 가루)을 활용해 피부 자극도를 낮춘 ‘SRB(Stabilized Rice Bran)’는 사용해 본 사람들에게 호평을 받으며 매니악한 유저층을 확장시키고 있는 중이다. 종전에는 쌀겨 성분자체에서 산화가 쉽게 일어나는 특성 때문에 최근까지 화장품에 적절히 활용되지 못했다. 하지만 SRB 환한 쌀뜨물 효소 세안제는 레티놀과 감마오리자놀, 비타민 B군과 비타민 E, 비오틴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풍부한 보습과 영양공급, 브라이트닝 효과도 느낄 수 있다. 그렇지만 잘나가던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까지 했는데 갑자기 화장품 판매업으로 업종을 바꾸고 새로운 삶을 다지는 이유가 참 궁금했다. 그렇다. 아무리 호평을 받는 제품이 있다 하더라도 그가 근무했던 삼성이라는 거대한 조직과 비교하면 현재 근무하고 있는 곳은 더없이 작은 중소기업이다. 더군다나 그가 과거에 했던 보험과 현재 하는 유통은 하는 일의 양상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 많은 격차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해서 그가 자리를 옮길 수 있었는지가 궁금했다. 그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엔지니어 연구원 출신인 사장이 굉장히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에요. 차근차근 회사를 키워온 과정을 봤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품이 좋았어요. 그래서 확신이 들었죠.” 한국에서의 중소기업 경영, 정말 대단한 일 경영자와 제품에 대한 믿음이 그의 선택을 결정하게 만들었다는 우직한 답변. 그러나 조직의 사이즈가 다르고 하는 일의 종류가 다른 일이었다. 어려움이 없었을 리 없다. 김 부사장은 삼성그룹의 이사에서 중소기업의 부사장이 되어 겪은 어려움을 솔직하게 설명했다. “제가 대기업에 오래 있어서 잘 몰랐는데, 요즘은 중소기업을 경영한다는 어려움을 피부로 느낍니다. 중소기업을 경영하시는 분들은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우선 대기업의 갑질이 너무 심합니다. 상품 소개를 위해 미팅을 갔을 때 살면서 그렇게 푸대접을 받아본 적은 처음이었어요. 넥타이를 안 매고 갔더니 경비실에서부터 차단하더군요. 그나마 삼성 계열사 같은 데는 제가 전직 임원이다 보니 이름 치면 나와서 괜찮았지만…. 현직에 있다 나오면 눈높이를 최대한 낮추지 않으면 적응하기 어렵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30년간 비즈니스마인드를 가지고 살아왔으니 여기에 다른 아이템을 적용해도 될 것이란 막연한 자신감이 있었다. 어차피 고객을 끌어들여 상품을 판다는 기본적인 원리는 똑같지 않은가. 후배에게 ‘나 아직 얻어먹을 때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삶 삼성을 떠난 임원들의 친목 모임 ‘성우회’에 가서도 자신있게 화장품 설명을 하거나 기업체 사업 설명회, 공기업 바자회, 골프 모임 등 하물며 생일파티 판촉물에도 화장품이 들어갈 정도니 김 부사장의 수완과 흡인력은 탁월하다. 어느 날에는 50개들이 화장품 박스를 들고 주차장에서부터 올라가야 하는 일도 있었다. 또, 어느 날에는 물건을 싣고 하루에 200km를 이동한 적도 있었다. 김 부사장은 그날을 다시 일하기 시작한 뒤 가장 힘들었던 날로 기억했다. 하루동안 미팅 장소에 도착해서 자료 보여주고, 샘플 주고, 설명을 반복하기를 수 차례. “막노동이 따로 없더군요. 그 외에도 제품 홍보를 위해 안 가본 데가 없습니다. 아파트 부녀회, 관리사무소 등등.” 그는 인터뷰 도중 SRB에 관한 다양한 동영상을 보여줬다. 그가 제품을 설명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자료들이다. 그가 얼마나 준비된 상태에서 일을 하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힘들지 않으냐고 물어봤다. 그 말에 그는 “너무 즐겁다”라고 말했다. “‘이 제품, 좋은 제품이야’라면서 추천해주고 ‘같이 윈윈해보자’라고 말하는 거예요. 생각의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시니어가 갖고 있는 노하우가 얼마나 많아요? 그게 사장되고 있어요. 삼성 출신 임원 모임에 나가보면 일하는 분들 수는 한 10% 남짓 되는 거 같아요. 저는 그건 아니다 싶어요. 연봉 몇 억씩 받다가 여기 와선 반도 못 받고 있지만, 제 용돈은 됩니다. 후배들한테는 ‘나 아직 얻어먹을 때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죠. 지금도 후배나 친구를 만나면 제가 밥을 사요.” 그는 “솔직히 우리 세대가 직장을 나와서 요즘 하는 일이 뭐예요?”라고 되물었다. “산에 가는 거, 골프 치는 거, 당구장 가는 거. 요즘 평일에 종로에 있는 당구장에 가면 한 층을 전부 쓰고 당구대는 70개가 넘어요. 손님들을 보면 60대부터 할아버지들까지 굉장히 많아요. 그런데 사실 그런 건 주말에도 할 수 있는 것들이잖아요. 일을 하려면 대기업에 있었다는 자존심을 내려놔야 하는데, 쉽지 않죠.” 김 부사장은 조금만 둘러보면 ‘정말 할 게 많다’라고 말한다. 일을 발견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에게 해당될 수 있는 말이다. 그 부분에 있어서 김 부사장은 말할 자격이 있다. 자신의 집을 손수 지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는 삼성에 있던 시절 타워팰리스를 분양받아서 살았다. 그런데 아이들이 커서 미국에 유학을 갔고 그러다보니 가족이라곤 아내와 단 둘인데 50평이 넘는 집에 살 필요가 없어졌다. 그래서 타워팰리스는 세를 놓고 용인에 가지고 있던 땅에 전원주택을 지어서 살기로 했다. “집을 짓겠다니 제 아는 친구 열이면 열은 다 반대를 하더군요. 차라리 땅을 팔지 그러냐는 말들이었습니다. 그런데 땅을 팔려니 세금이 40%나 됐고 그렇게 세금 내고 땅을 팔자니 차라리 그냥 내가 거기에 집을 지어 사는 게 낫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설계, 감리 등등 직접 진행하여 6개월 동안 집을 지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만든 집에 들어간 부품 종류 수를 기억하고 있었다. 1029개. 견적서를 받아본 그가 한 일은 인터넷에서 각 부품의 가격을 조회한 것이었다. 비용을 줄여 실속 있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 덕분에 3.3㎡당 330만원으로 집을 지을 수 있었다. 그가 은퇴 후에도 꾸준하게 일할 수 있는 천성을 발견한 느낌이었다. 인생 마지막 목표를 걸고 하는 일 “지금도 제가 참석하는 모임은 35개입니다. 거기서 알고 지내는 지인들의 입소문이 굉장히 도움이 되고 있죠. 처음에는 고생도 많이 했지만 점점 판매가 늘어나니까 재밌어요. 주문도 솔솔 들어오고 있고.” 올해 김 부사장이 계획하고 있는 건 제품 퀄리티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 중국 시장 개척과 주부 사원 육성이다. “소비자보호원이 충북 음성에서 개원식을 할 때 저희 제품을 세트로 구매해서 손님들에게 방문 선물로 사용했어요. 그 입소문과 함께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검증이 이뤄져서 공정거래위원회 바자회에서도 활용됐죠. 저희 제품에 대한 확신을 더욱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은퇴한 시니어들에게는 용기가 필요하다. 새로운 세상에 맞닥뜨린 이라면 누구나 두려움이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남들이 무모한 일이라고 했지만 과감히 개척한 김 부사장이 갖고 있던 남다른 강점은 그런 모험심과 보다 가치 있는 삶을 추구하고자 하는 의지 아닐까. “대형 마트 입점을 거절당했을 때, 과거에 보험을 하면서 거절당하던 게 생각나고…. 하지만 보험은 안 보이는 걸 파는 일이잖아요. 지금 하는 건 눈에 보이는 물건이니 자신감이 있죠. 그래서 30년 동안 한 보험 세일즈보다 3년 동안 한 이 일이 더 맘에 들어요.” 낯선 사람과의 인터뷰는 항상 곤욕이다. 사람 만나는게 일인 기자도 이런 사람을 만나기는 흔치 않다. 의도한 것 같지는 않은데 이상하게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인터뷰 말미에 “저도 화장품 바꿔볼게요”라고 이실직고할 뻔했다. 겹겹이 쌓인 사람만남 만큼 농익은 열정으로 2막을 펼치는 그에게 꼭 이루고 싶은 소원이 하나 있다. 그의 나머지 시간을 모두 바칠 만한 가치가 있는 소원이다. “‘우리가 죽기 전에 가볼 만한 여행지 100곳’이라는 게 있잖아요. 저는 그곳들 중 30곳을 여행해 봤어요. 그 100곳에 저희 ‘SRB’ 매장을 내는 게 생의 마지막 목표입니다.” 길은 어디에나 있다. “나는 아주 작은 것에도 다른 사람보다 매우 행복해하는 사람”이라 말하는 그의 눈동자 속에서 한순간 반짝이는 별이 비친다.
- 2016-03-25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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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장휴의 Smart Aging] 추억을 편집하는 새 문화 ‘포토북’
- 유장휴 (디지털습관경영연구소 소장/전략명함 코디네이터) 사진을 찍는 이유는 다시 보기 위해서다. 나는 사진을 볼 때 손으로 한 장씩 넘겨보는 게 좋다. 기억에 남는 사진을 손으로 어루만질 때 느껴지는 감각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즐겁다. 여행을 가면 스마트폰으로 연신 사진을 찍고 클라우드에 올려서 보관하지만, 다시 보는 경우는 드물다. 가끔 보더라도 컴퓨터 화면이나 스마트폰 화면을 눈으로 한 번 훑어보는 게 전부다. 손으로 만지며 느껴지는 감성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사진을 다시 보기 위해 사진을 인화해서 앨범에 넣고 보관한다. 앨범 정리는 생각보다 불편하다. 사진을 인화하고 다시 앨범에 꽂기도 해야 하고 결정적으로 앨범의 부피를 무시하지 못한다. 어릴적 사진, 여행사진, 가족사진을 앨범으로 만들어 놓으면 이것만 해도 책장 한 부분을 차지해 버린다. 앞으로 만들 앨범까지 생각하면 앨범정리를 포기하고 디지털 공간에만 사진을 올리려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아날로그 감성을 포기할 수 없기에 아날로그 감성과 디지털 편리성을 갖춘 새로운 사진 관리 문화가 필요하다. 바로 요즘 사진을 관리하는 새로운 문화, ‘포토북’이라는 것이다. 아날로그 감성·디지털 편리성을 담다 사진 관리하는 방법도 진화하고 있다. 1단계는 기존 앨범에 사진을 꽂아 두는 것이다. 2단계는 디지털 앨범이라고 해서 사진을 인터넷 공간에 올리거나 올린 사진에 글귀를 쓰는 관리 방식이다. 다만 인터넷 공간에서만 볼 수 있다. 3단계는 디지털 앨범을 다시 출력해서 책처럼 만드는 단계다. 바로 이것을 포토북이라고 한다. 포토북은 말 그대로 사진으로 만든 책이다. 기존 앨범처럼 사진을 인화해서 한 장씩 넘겨보는 방식과 비슷하다. 기존 앨범이 사진을 인화해서 한 장씩 다시 앨범에 끼우는 방식이라면, 포토북은 사진을 맡기면 정해진 틀에 사진이 들어가고 사진 자체가 책으로 출력되는 방식이다. 앨범처럼 두껍지 않아서 보관이 편하고 사진 인화와 앨범비를 합친 금액보다 더 저렴하다. 또한 요즘처럼 사진을 많이 찍는 시대에 모든 사진을 넣을 수는 없지만 포토북은 많은 사진을 넣을 수 있다. 일반 앨범에 사진을 넣으면 사진 4장에서 많으면 6장 정도가 들어간다. 포토북은 사진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어서 사진을 작게 만들어 한 페이지에 수십 장의 사진을 넣을 수 있다. 사진 옆에 글귀도 적을 수 있어서 사진의 생생한 이야기도 남길 수 있다. 포토북은 비용도 아끼고, 부피도 줄이면서 아날로그의 감성을 느끼게 하는 새로운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나만의 자서전을 만든다 단순히 앨범을 대신해주는 도구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포토북은 추억을 관리하는 새로운 문화라고 할 수 있다. 포토북을 주로 사용하는 대상은 어린자녀를 둔 엄마들이다. 매년 아이들의 성장 사진을 찍고 포토북에 담아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아이들 키우다 느낀 순간의 감정, 생각들을 담아 매년 한 권씩을 만들기도 한다. 우리는 추억을 사진과 더불어 이야기로 남기는 방식은 배울 필요가 있다. 여행을 좋아하는 어떤 분이 이런 고민을 하셨다고 한다. 친구들과 여행을 다녀오면 사진은 많이 찍어 오는데 파일로만 되어 있으니 시간이 지나면 그때의 감흥이 잊힌다고 한다. 그렇다고 매번 앨범으로 만들자니 부담스럽고 그러던 차에 며느리가 포토북으로 아이들의 성장 앨범을 만든 것을 보고 자신도 여행 포토북을 만들었다고 한다. 풍경사진, 개인사진, 친구들 사진들을 다 넣고 여행지 이름과 먹었던 음식, 재미난 에피소드를 중간 중간에 글귀로 넣으니 한 권의 책이 되어 택배로 배송 되었다고 한다. 혼자 보기 아까워 함께 간 친구들 것까지 뽑아서 보내주었다고 한다. 비용 아끼려고 시작한 일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졌긴 해도 친구들의 놀란 반응과 극찬에 만족했다고 한다. 이렇게 여행이나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 포토북으로 만들면 사진과 글이 있는 자신만의 자서전이 될 것 같다는 이야기도 했다. 일반 앨범이 시간이 흘러가는 과정을 평범하게 나열할 것이라면 포토북은 사진을 고르고 이야기를 붙이면서 자신의 삶과 추억을 편집하는 것이라서 더 의미가 있다. 스마트폰에서 누구나 쉽게 만든다 포토북은 컴퓨터에서 만들기도 하지만 스마트폰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다. 여러 업체들이 제공하는 포토북 서비스가 있는데 그중에서 마음에 드는 어플을 다운 받아서 사용하면 된다. 디자인도 연인, 아기, 여행, 가족 네 가지 테마로 준비가 되어 있어서 여행 다녀온 사진으로 만들 경우 여행을 선택하면 여행과 어울리는 예쁜 디자인들을 고를 수 있다. 한 가지 제안을 하자면 자녀들은 부모들의 젊은 시절 사진에 대해 신기해한다. 아버지의 예전 모습이 지금 자신과 비슷하기도 하고 잘생기고 예쁜 낯선 부모의 청춘 모습에 재미있어 하기도 한다. 묵혀 두었던 예전 앨범을 꺼내 특별한 사진들을 찾고 스마트폰 사진으로 찍자. 그 다음에 포토북으로 만들어서 자녀에게 선물해주자. 지금까지 삶을 살아온 과정과 이야기를 담고 자녀들에게 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아주자. 부모의 삶의 흔적과 살아온 과정이 한 권의 사진책에 정리되면 자녀에게는 특별한 선물이 될 것이다. #1. 어플 설치하기 포토북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어플을 다운 받는 혹은 에 들어가서 ‘포토북’이라고 검색한다. 여러 업체들이 포토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니 이 중에서 하나를 선택한다. (이용방법과 가격이 비슷하기 때문에 편의상 필자가 썼던 스냅스라는 어플로 설명하려 한다.) #2. 회원 가입하기 -회원 가입하기를 눌러 기본 정보를 입력하고 가입을 한다. -회원으로 가입해 두면 연말, 연초 혹은 특별한 날짜에 이벤트가 있어서 할인된 가격에 포토북을 만들 수 있다. -사진을 꾸민 후 나중에 회원가입 절차를 밟아도 된다. #3. 디자인 선택 & 제목 입력 -포토북 주제에 맞는 디자인을 선택한다. -디자인에 따라서 사진 들어가는 개수, 레이아웃, 표지 디자인이 달라진다. -제목은‘2015년 부부동반 중국여행’,‘2016년 속초 해돋이’ 등 제목만 봐도 어떤 내용인지 찾기 쉽게 작성한다. #4. 스마트폰에서 사진 선택 -스마트폰에 있는 사진을 손가락으로 터치하면 자동으로 배치가 된다. -동일한 사진을 다시 한 번 터치하면 포토북에서 제거된다. -상단에 사진이 배치될 모습을 미리 보면서 선택하는 게 좋다. #5. 수정과 결제하기 -사진 배치가 끝나면 포토북을 미리 보면서 수정할 수 있다. -필요 없는 사진을 빼고 더 넣고 싶은 사진을 추가한다. -배송지와 결제 정보를 입력하고 결제하면 2~3일 내에 택배로 배송된다.
- 2016-03-22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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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진강 매화꽃과 함께 광양 봄 나들이 100배 즐기기
- 매화꽃은 가장 먼저 봄을 알려온다. 겨울에 피는 꽃이라 하여 ‘설중매’라고 부르기도 한다. 회색빛 도시, 겨울옷이 무겁게만 느껴질 때 오아시스처럼 섬진강변에 매화꽃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긴 겨울에 숨이 막힐 듯 답답한 사람들은 도심을 벗어나 매화꽃을 찾아 장거리 여행 채비를 서두른다. 타 지역은 아직도 썰렁한 산하지만 섬진강 주변으로는 매화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난다. 청매실 농원엔 눈이 내린 듯 흐드러지게 매화꽃이 만발하고 일기에 따라 조금 차이는 나겠지만 3월 중순쯤 섬진강가의 온 마을에는 매화꽃이 만발한다. 길거리에도, 집 뒤뜰에도, 그리고 강변 옆으로도 꽃 천지다. 허허로운 산야에 핀 흰 꽃은 군락지를 이루고 있어야 제멋이 난다. 꽃잎 하나하나 뜯어보면 예쁘지만 꽃이 작고 나무줄기가 있어서 한 그루만 모여 있으면 제빛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매화마을로 알려진 전남 광양시 다압면 도사리, 삼벅재 골짜기로도 부르는 이 마을 농가들은 산과 밭에 곡식 대신 모두 매화나무를 심었다. 봄이면 하얗게 만개한 매화꽃이 눈꽃처럼 휘날리고 하얀 꽃구름이 골짜기에 내려앉은 듯 장관을 이룬다. 꽃이 만개하면 으레 매화 축제가 열린다. 매화꽃의 대명사처럼 불리는 청매실 농원이 가장 유명하다. 수십년 묵은 매화나무 아래, 청보리가 바람을 타는 농원 중턱에 서면 굽이져 흐르는 섬진강 너머 하동 쪽 마을이 동양화처럼 내려다보인다. 매화꽃 군락을 감상하기에는 이곳만큼 좋은 곳도 없지만 해마다 몰려드는 인파 탓에 교통체증과 사람들에게 치인다. 초보 여행객들이 아니라면 이 북적거림을 피해 섬진강 하류를 기점으로 강변 드라이브 길로 나설 것이다. 그곳 또한 아름다운 여정의 풍광을 보여준다. 진월에서 신아리, 신구리, 월길리 등 낯선 이름의 마을을 지나친다. 흐드러지게 피어난 매화꽃이 도로 옆을 화사하게 장식해 인적 드문 산간지역에 아름다운 전경을 만들어냈다. 한 해의 농사를 준비하는 농민들은 소를 이용한 밭갈이에 여념 없고 산등성이에도 무심하게 하얗게 봄꽃을 피워내고 있다. 잠시 한낮의 뜨거운 열기를 식히기 위해 열어놓은 차창 밖으로 진하면서도 달콤한 매화향이 코끝을 감싸온다. 윤동주 시인의 애련한 흔적이 남은 망덕포구엔 벚굴이 한창 이어 발길을 멈추는 곳은 섬진강 물줄기가 바닷물과 조우하는 망덕포구다. 배알도라는 자그마한 섬 앞으로 띄엄띄엄 배들이 정박해 있고 횟집이 길게 이어진다. 섬진강 끝자락에 남은 포구라는 것 빼고는 딱히 볼거리가 없는 듯하다. 그런데 이곳엔 윤동주(1917~1945) 시인의 흔적이 남아 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이 포구는 매력적이다. 그저 시인의 이름만 들어도 가슴 한편이 싸하다. 측은지심에 가슴이 저려 온다. 일제 식민지의 암울한 현실 속에서 민족에 대한 사랑과 독립의 절절한 소망을 에 견주어 노래한 민족시인. 일제강점기에서 피어보지도 못한 채 사그라진 시인의 인생을 어찌 몇 줄로 표현할 수 있을까? 시리디시린 삶의 자그마한 흔적이 이 망덕포구에 있는 것이다. 윤동주 시인의 유고를 보관했던 낡은 정병욱 가옥(근대문화유산 제341호, 1925년 건립)과 시비가 있다. 횟집 즐비한 포구 앞에, 인기척 없는 가옥 한 채가 썰렁하게 있다. 굳게 닫힌 유리창 너머로 윤동주 시인과 친구의 학창 시절 얼굴이 해맑게 미소 지으며 반긴다. 마루 한쪽이 열려 있고 ‘원고가 숨겨져 있던 곳’이라는 안내 글자가 있다. 어떤 연유로 이곳에 윤동주 시인의 원고가 숨겨져 있었을까? 시인이 일본유학을 떠나기 전, 3부의 원고를 만들었다. 1부는 자신이, 1부씩은 은사 이양하 교수와 절친한 친구이자 후배였던 정병욱에게 맡겼다. 정병욱이 학병으로 끌려가면서 광양의 어머니에게 원고를 맡긴다. 어머니는 일제의 수색을 피해 집 마룻바닥 밑에 원고를 숨기고 보관해왔다. 무사히 돌아온 정병욱은 1948년 유고시집 를 발간하게 된 것이다. 주옥 같은 윤동주 시인의 시가 이렇게 알려지게 된 데 큰 기여를 한 집인 게다. 광양시에서는 윤동주, 정병욱 작은 기념관, 도서관, 문학관으로 리모델링하고 소공원을 만들 계획이다. 또 윤동주 백일장, 문학상을 추진하는 등 윤동주 시인의 제2의 고향으로 자리매김할 생각이다. 또 이 봄, 망덕포구를 찾아볼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바로 벚굴이다. 1~4월이 제철인 벚굴은 이곳이 아니고서는 먹을 수가 없다. 벚굴은 강물과 바닷물이 교차하는 곳에서 자라기 때문에 짜지 않고 굴의 비릿한 맛이 적다. 거기에 일반 굴에 비해 보통 10배 정도나 크다. 서너 개만 먹어도 배가 부를 정도다. 동백꽃 흐드러지게 핀 옥룡사지에서 즐기는 봄날의 오수 광양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백계산(505m) 자락의 옥룡사지다. 주차장에서부터 걸어가야 한다. 도로 옆, 길목(해발 403m)에는 대규모(약 2100평) 동백군락지(도지정 기념물 12호)가 있다. 온 산을 동백나무가 에둘러 감싸고 있다. 신라 경문왕 4년(864), 도선국사가 옥룡사를 창건하고 풍수지리설에 따라 보호수를 심었다는 전설이 흐른다. 절을 세울 때 땅의 기운이 약한 것을 보충하려고 꾸몄으며, 제자들의 심신수련을 위해 차밭을 일궜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이 동백군락지는 ‘아름다운 숲’으로 우수상을 받았다. 찾는 이 많지 않은 그곳에 피어난 동백꽃은 따사로운 봄날과 잘도 어울린다. 동백숲길에 폭 빠져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조금 오르면 옥룡사지(사적 제407호)다. 전설에 의하면 이 절터는 큰 연못이었는데 9마리의 용이 살면서 사람들을 괴롭혔다. 이에 도선국사가 용을 몰아냈는데 유독 백룡만이 말을 듣지 않자, 지팡이로 용의 눈을 멀게 하고 연못의 물을 끓게 하여 쫓아낸 뒤 숯으로 절터를 닦아 세웠다고 한다. 도선국사는 이 옥룡사에서 30여년 동안 홀로 앉아 말을 잊고[宴坐忘言] 지내다 입적했다. 조선 후기에 화재로 타 버려 폐사된 후 긴 세월 절터만 남아 있다. 대신 우측 언덕을 넘으면 도선국사비와 부도탑을 만날 수 있다. 일제강점기 초에 비석이 유실되었으나 2003년 본래 자리에 복원되었다. 또 이곳에서 산 길로 거슬러 오르면 동양 최대의 청동약사여래불이 서 있는 운암사를 만나게 된다. 도선국사와 고로쇠 이야기 도선국사(827~898) 하면 고로쇠 수액의 전설이 떠오른다. 오랫동안 참선하다 몸을 일으키려던 도선국사. 무릎이 금세 펴질 리 만무하다. 도선은 옆에 있는 나뭇가지를 붙잡고 몸을 일으켰는데 나무가 부러졌고, 부러진 나무에서 수액이 흘러나왔다. 그 물을 마신 도선의 다리가 펴져 ‘뼈에 이로운 물’이라 하여 ‘골리수(骨利水)’로 불렀는데, 나중에 고로쇠가 되었다는 내용이다. 해마다 경칩이면 백운산에서 고로쇠 약수제(3월 5일)와 축제를 연다. 어쨌든 옥룡사지에는 도선국사가 심었다는 동백나무, 녹차나무가 남아 옛터를 지키고 있다. 또 옥룡사지 가는 길목에서 중흥사(061-763-6655)를 찾아도 좋다. 중흥산성 3층석탑(보물 112호)과 중흥사 석조지장보살반가상(전남도 유형문화재 142호)이 있다. 근처 도선국사마을(061-762-6716, dosun.go2vil.org)도 재미가 있다. 다도, 도자기, 염색, 전통 손두부 만들기 등 계절별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전통농촌테마마을. 특히 물 맛이 좋아 원님 전용 식수로 애용되었다는 사또약수터가 있다. 이 약수를 이용해 만든 손두부를 농가에서 판다. Travel Tip! 가는 길 서울 출발 → 호남고속도로 → 익산JC → 완주JC에서 순천 광양 방향 간 고속도로 이용 → 광양IC → 광양읍에서 매천 유적지를 보고 10여분 가면 옥룡면 소재지다. 옥룡면에서 광양읍내로 다시 나와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진월IC로 나오면 망덕포구를 만나기 쉽다. 그리고 하동 쪽으로 가면 섬진강변을 만나고 근처에 청매실 농원이 있다. 청매실 농원부터 여행을 하려면 호남고속도로를 이용해 구례를 거쳐 들어오는 것이 편하다. 숙박정보 백운산 자연휴양림(061-763-8615, www.gwangyang.go.kr)은 울창하고 소나무 숲이 가히 장관이다. 특히 휴양림의 황톳길은 흙에 들어 있는 원적외선이 뿜어져 나와 맨발로 걸으면 혈액순환에 큰 도움이 된다. 읍내 덕계리(순천, 보성 가는 방면)는 모텔촌이다. 주변 연계 여행지 광양 시내에는 매천생가와 유적공원, 장도박물관(061-762-4853, www.jangdo.org)이 있다. 어치계곡, 동곡계곡, 금천계곡, 성불계곡 등은 빼어난 계곡미를 자랑한다. 별미집 광양읍내엔 불고기 특화거리가 있다. 매실한우(061-762-9178), 3대광양불고기(061-762-9250), 조선옥숯불갈비(061-792-8559), 금목서(061-761-3300) 등을 꼽는다. 봉강면의 지곡산장(061-761-3335, 닭숯불구이)이 아주 괜찮다. 고로쇠 수액이 나오는 철에는 미리 예약하면 음용이 가능하다. 그 외 이 계절에는 광양의 계곡 주변 민가 식당에서 고로쇠와 함께 닭숯불구이를 먹을 수 있다. >> 이신화 여행작가 이립(而立)에 여행작가로 시작해 어언 지천명(知天命)에 다다랐다. 그동안 ‘걸어서 상쾌한 사계절 트레킹’, ‘대한민국 100배 즐기기’, ‘on the camino’ 등 여행서 총 14권을 출간했다. ‘인생이 짧다’는 것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여 지난해 홀로 197일간 30개국의 유럽 배낭 여행을 했다. ‘살아 있을 때 떠나자’가 삶의 모토다.
- 2016-03-21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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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속으로] 2016년 새롭게 떠오르는 여행지 ‘Top 4’
- 바야흐로 봄! 강추위를 이겨낸 당신, 어디든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고 싶다면 온라인 숙박 예약 사이트 에어비앤비가 발표한 ‘2016년 새롭게 떠오르는 여행지 16곳’을 주목하라. 이 조사에 따르면 요즘 여행객들은 현지 주민과 체험할 수 있는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다. 문화예술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곳, 현지음식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맛집 지역, 특별한 야외 활동이 가능한 곳 말이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2016 새롭게 떠오르는 여행지 16곳’ 가운데 시니어 독자들이 가볼 만한 여행지 Top 4를 정리했다. 자료 제공 에어비앤비(www.airbnb.co.kr) 인정 넘치는 동네, 그리스 아테네 코우카키 ‘신들의 도시’ 아테네의 매력적인 동네 코우카키는 최근 ‘차 없는 거리’로 단장하면서 걷기 좋은 곳으로 유명해졌다. 자유로운 분위기의 코우카키에는 작은 노천카페와 빵집, 레스토랑이 모여 있다. 야외 테이블에 앉아 사람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에어비앤비 집주인 카트리나의 숙소가 바로 이곳에 있다. 작은 뜰이 딸린 집의 주인 카트리나는 건축가이자 도시 설계사로 그리스 고대 건축 양식과 아테네에 대한 숨은 이야기, 각종 정보 등을 여행자들에게 알려준다. 매주 금요일 숙소 근처에서 열리는 시장도 흥밋거리다. 현지의 신선한 과일과 야채는 물론 서민들의 인정까지 느낄 수 있다. 파르테논신전, 헤로데스 아티쿠스 음악당이 있는 고대 유적지 아크로폴리스가 도보 10분 거리에 있어 아테네 대표 관광지를 둘러보기에도 좋다. “숙소에 도착해 보니 식탁에는 쿠키와 과일이 놓여 있었고, 냉장고에는 빵, 우유, 계란, 치즈, 잼과 주스 등으로 가득 차 있었다. 예상치 못한 좋은 기분이었다.” - 리안, 프랑스 스페인 예술의 발생지, 스페인 세비야 트리아나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의 고혹적인 도시 세비야. 우리에게는 오페라 로 알려진 곳이다. 세비야 안에서도 특히 매력적이고 정열적인 동네가 바로 트리아나다. 이곳은 스페인 ‘예술의 꽃’ 플라멩코의 탄생지이자 투우의 본고장이다. 또한, 세비야의 과달키비르 강 진흙으로 빚어 만드는 타일 ‘아술레호’ 도공들이 모여 사는 곳이어서 아술레호 타일양식 건축물을 감상할 수 있다. 트리아나 동네에 자리 잡고 있는 마리아의 숙소는 두 개의 큰 창과 강변을 내려다볼 수 있는 야외 테라스가 있어 안달루시아의 화창한 햇살을 즐길 수 있다. 세비야의 명소인 트리아나 교(이사벨 2세 다리)로 걸어서 이동할 수 있으며 숙소 인근에는 현지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야시장이 열린다. “11살과 8살인 아이들과 여행하는 데 큰 불편함이 없었다. 트리아나 현지인처럼 살아 볼 수 있는 이색적인 경험이었다.” - 사라 그레이스, 미국 카네오헤의 샌드바, 미국 오아후 카네오헤 “알로하! 하와이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화려한 색감과 무늬가 하와이의 열대 바닷속을 연상케 하는 헬렌의 숙소는 와이키키 해변과 진주만이 있는 오아후 섬의 카네오헤에 있다. 근처 바닷가에서 생생하게 들려오는 파도 소리가 매력적인 공간. 카네오헤는 썰물 때 드러나는 작은 모래섬인 샌드바가 유명하다. 샌드바가 생기면 보트를 타고 나가 그 위에 올라서서 바다 안을 볼 수 있다. 샌드바가 잔잔하게 물에 잠기면 스노클링으로 열대어, 바다거북 등을 직접 볼 수 있다. 에어비앤비 집주인 헬렌은 내과 의사여서 혹시 건강상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신속하게 조언을 구할 수 있다. “두 아이와 5일간 이곳에 머물렀다. 친절한 집주인 헬렌은 우리가 해변에서 편하게 휴식할 수 있도록 비치의자, 파라솔, 스노클링 장비, 장난감 등을 준비해줬다. 지인들에게 이 숙소에 머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사라, 미국 먹거리 천국, 호주 멜버른 리치몬드 캥거루와 코알라의 땅, 호주는 이국적인 분위기와 휴양을 원하는 여행객들의 낙원이다. 특히 문화의 중심지로 알려진 멜버른의 리치몬드에는 전형적인 호주식 맥줏집부터 그리스식 선술집, 길거리에서 파는 베트남 쌀국수가게 등이 있어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멜버른 명소인 야라 강을 따라 산책을 해도 좋다. 화가들이 거리 곳곳을 그린 벽화를 감상하는 것도 멜버른을 느낄 수 있는 한 방법이다. 리치몬드에는 안드레아의 숙소가 있다. 손님들을 반기는 듯 집 대문에는 ‘어디에서 온 누구든지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평화로운 주택가에 있어 리치먼드 현지인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호스트가 정말 친절해서 좋았다. 숙소도 시내에서 가까웠다. 안락한 분위기 덕분에 지내는 동안 정말 편했고 리치몬드의 숨은 매력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영선, 한국 에어비앤비 선정 2016년 떠오르는 여행지 16곳은? 상위 1위에서 3위까지는 아시아(일본, 태국, 말레이시아), 4위부터 7위까지는 유럽(프랑스, 그리스, 스페인, 독일), 8위부터 12위까지는 아메리카지역(미국 3곳, 브라질, 멕시코)이 떠오르는 여행지로 뽑혔다. 이 외 13위 헝가리, 14위 인도네시아, 15위 호주, 16위 아르헨티나 순으로 조사됐다.
- 2016-03-11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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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보가 만난 사람] 세종기지 월동대장만 4차례, 극지 연구소 장순근 박사
- 20일 남짓한 여행. 사소한 계기였다. 스스로 계획한 여행도 아니었고, 남들 다 가는 흔한 장소도 아니었다. 운명의 사람을 만났다거나, 생사를 넘나드는 특별한 사건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한 달도 안 되는 이 기간의 여행이 한 남자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그 장소가 바로 지구의 남쪽 끝, 인간의 발걸음을 쉽사리 허락하지 않는 남극대륙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인생이 바뀐 남자는 바로 극지연구소 장순근(蔣舜槿·70) 박사다. 글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사진 이태인 기자 teinny@etoday.co.kr 남극점을 정복한 노르웨이의 로알 아문센 이후, 한국인 최초의 남극대륙 탐험가는 공식적으로 이병돈(李秉暾·1928~95) 박사가 꼽힌다. 그는 1963년 3월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아르헨티나의 에스페란사 남극기지에 상륙했다. 그런 그는 한국에 돌아와 남극 연구의 발판이 된 KIST 부설 해양개발연구소의 초대 소장을 맡게 된다. 바로 그 해양개발연구소가 해양연구소로 개편된 후 1985년 4월, 당시 연구소 책임자였던 허형택(許亨澤) 소장은 한국해양소년단연맹으로부터 연락을 받는다. 남극대륙의 최고봉 등정과 탐험에 나설 계획인데, 여기에 참여할 연구 인력을 보내달라는 요청이었다. 당시 한국해양소년단연맹은 정부의 든든한 후원 아래 청소년의 애국심 고취를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한 해 전인 1984년에는 파랑도(이어도)를 민간단체로는 최초로 탐사하기도 했다. 당시 이런 활동은 많은 호응을 불러일으켰고, 이에 자극을 받아 준비한 프로젝트가 높이 4897m로 남극대륙 최고봉인 빈슨 산괴(산맥 중에 있어서 큰 골짜기에 싸여 독립해 있는 부분) 등반과 남극 탐험이었다. 외무부의 이러한 요청에 총 17명으로 구성된 남극 탐험대에 참여한 두 명의 해양연구소 소속 연구원 중 한 명이 바로 장순근 박사였다. 해양연구소 입장에선 보르도 제1대학교 대학원 미고(微古)생물학 박사학위까지 취득한 후, 미국에서 연구를 마치고 귀국한 장순근 박사가 연구능력이나 언어능력에서 적임자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해양연구소 입장에선 그 탐험에 참가하는 것이 예산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더 컸던 것 같아요. 이때만 하더라도 남극탐험대 참가가 인생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못했죠.” 당시 전두환(全斗煥) 대통령이 한국해양소년단연맹 윤석순(尹碩淳) 총재에게 “임자, 살아서 돌아와”라고 한 말은 한국의 남극 개척사에서 유명한 일화가 됐다. “현지에서 활동한 것은 약 20일 정도 됩니다. 남극에 도착하고 나서는 텐트 생활을 하며 본격적인 연구활동을 했죠. 일부는 중국과 칠레의 남극기지를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탐험대에는 MBC 기자 2명이 동행해 남극의 모습을 생생히 담아갔는데, 이 방송은 국가적으로 반향을 일으켜 한국 최초의 남극연구 기지인 세종기지 설립의 마중물이 됐다. 이때 동행한 MBC 김재철(金在哲) 기자는 훗날 MBC의 사장이 된다. 탐험대 활동 이후 남극에 대한 국가적 관심이 높아져, 1986년 11월 남극조약 가입이 이뤄지면서 기지 건설은 급물살을 타게 된다. 올해로 꼭 30년이 됐다. “남극에 가능한 한 빨리 기지를 지으라”는 전두환 대통령의 지시도 있었고, 그의 임기 또한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기지 건설에는 가속도가 붙었다. 처음엔 그저 귀한 경험 정도로 여겼던 장순근 박사와 남극과의 인연은 이를 통해 이어진다. 1987년 4월 장순근 박사는 기지 건설 후보지 답사단에 선발돼 세종기지가 세워진 킹조지 섬에 급파됐다. “칠레 기지에 머물면서 헬리콥터를 타고 주변을 관찰하고, 독립지역은 러시아의 설상차를 빌려 둘러봤죠. 1987년 남극의 여름에 맞춰 공사가 진행돼 1988년 2월 17일 준공식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기지 건설단은 귀국하면서 기지 주변에 있던 높이 2m 정도의 삼각형 바위 하나를 우리나라로 갖고 돌아왔다. 후에 그 바위에는 ‘남극의 한국, 세계의 평화’라는 전두환 대통령의 휘호를 새겼는데, 현재 그 바위는 인천 송도의 극지연구소에 자리 잡고 있다. 그만큼 전두환 대통령은 남극과 인연이 많았다. 그가 후에 정리한 남극 월동기를 살펴보면 세종 기지가 설립된 1988년 7월 14일의 기록에 “연구소에서 보낸 물자가 칠레 기지에 도착했고, 함께 도착한 서울 소식에는 ‘5공 청산 청문회’라는 처음 들어보는 말도 나온다. 세상이 많이 바뀌나 보다”라고 적혀 있다. 남극기지의 준공이 가까워지면서, 누가 월동(越冬)대장을 맡을 것인가에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선정은 싱겁게 끝났다. 두 번의 남극 경험을 쌓은 장순근 박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남극에서의 월동은 우리가 생각하는 월동과 다르다. 보통은 ‘겨울을 지내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세종기지의 월동연구대는 기지에서 1년을 꼬박 보낸다. 이름에 월동이 붙는 이유는 남극에서 겨울을 넘긴다는 의미가 포함된 것으로, 그만큼 남극에서 월동은 위험하고, 어려운 과정이다. 반면에 여름에 한두 달 가서 연구하는 탐사단은 하계연구대라고 부른다. 악명 높은 남극의 겨울을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단원들을 이끌고, 기지의 신뢰성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세종기지는 여름엔 영상까지 올라갈 정도로 남극에서는 따뜻한 곳에 속하지만, 한겨울에는 영하 26℃까지 떨어지고 이때의 체감온도는 영하 50℃에 육박한다. “월동대장의 주 업무는 활동 기간에 사고나 화재가 없도록 책임을 지는 일이었기 때문에 늘 입에 잔소리를 달고 살았던 기억이 납니다. 외출은 두 명 이상, 무전기는 필수지참 같은 이야기들이었죠. 외부활동이 있는 날에는 불안해서 책상에 앉아 있지도 못했죠.” 당시만 하더라도 인터넷은 상상도 못 했고, 가족 소식은 편지에 의존했다. 그래서 우편물을 배달해주는 칠레 공군의 헬리콥터를 대원들은 ‘까치’라고 불렀다. “1999년 2월에 인터넷이 설치되면서 기지 단원들의 생활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가장 큰 의식변화는 고립되어 있다는 기분이 사라졌다는 것이죠. 고국의 소식을 실시간으로 접하면서 문명 세계에서 떨어져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게 되었지만, 한편으론 남극만의 특별한 요소가 사라졌다는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인공위성 수신 안테나가 설치돼 한국 방송 시청도 가능하고, 인천 지역번호를 가진 국내 전화도 설치됐습니다.” 아무도 도전하지 못했던 첫 월동. 어떻게 버텨낼 수 있었을까. 그 비결에 대한 질문에 그는 책임감이라고 대답했다. “부족한 것도 많고, 국내 소식도 들리지 않고, 칠레 TV는 재미도 없고, 음식도 맘에 들지 않으니 긴장상태가 흐르기도 했고, 서로를 위해 조심하려 노력했죠. 그래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책임감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나라를 대표한다는 자긍심, 각 분야의 전문가라는 자존심으로 버틸 수 있었죠.” 월동했던 당시엔 음식 때문에 많은 어려움도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한국에서 싣고 가는 짐을 줄이기 위해 쌀과 고기, 채소 등은 가장 가까운 도시인 칠레의 푼타 아레나스에서 사거든요. 김치는 중동 근로자들을 위해 고안된 푹 익힌 김치를 담은 통조림뿐이었어요. 쌀과 김치는 입맛에 맞지 않고, 장기 보관을 하다보니 냉동한 고기는 퍽퍽해졌고, 채소는 구경조차 하기 힘들었죠.” 그런 단원들의 희생과 노력으로 세종기지의 생활은 많이 개선되었고, 이제 채소는 기지에 채소 공장이 설립돼 몇 가지는 자체적으로 키워 조달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2009년 말에 쇄빙선 아라온호가 취항하면서 칠레 쌀과 해외에서 담근 김치와도 이별을 고했다. 이제는 경기미와 국산 김치가 보급된다. 그렇게 그는 초대 월동대장을 맡았고, 이어 4차, 8차, 14차 월동대장으로 활동했다. 여름에 방문한 22차례의 체류를 더하면 꼬박 7년간 남극에 있었던 셈이다. 한 번은 스페인 남극 연구대원들이 느닷없이 세종기지로 들이닥친 적이 있다. 1989년 1월 5일의 일이었다. 당시 시각은 자정을 갓 넘긴 무렵. 자고 있던 장 박사는 일정상 그 시간에 방문할 수밖에 없었던 그들을 맞이했다. 그 상황을 그는 “그런 곳이 남극입니다. 예의를 몰라서가 아니라 예의를 갖출 수 없는 곳이니까요”라고 설명했다. 물론 그 중책을 헤쳐나가는 과정에서 난관도 많았다. 첫 월동에서는 화재를 직접 진화해 큰불을 막기도 했고, 1991년 2월에는 칠레 기지에서 돌아오다 눈보라에 밀려 우루과이 기지로 피난하기도 했다. 또 아르헨티나 생물학자와 스키두(설상 스쿠터)에 올랐다가 그의 경고에 크레바스(빙하의 좁고 깊은 틈)를 간신히 피할 수 있었다. 14년 후 그 생물학자는 크레바스에 빠지는 사고를 당해 동사했다. 4번의 월동을 마치고 귀국한 이후에는 각종 교육기관이나 관련 단체를 순회하며 세종기지 단원의 활약상과 남극의 자연환경에 대한 홍보, 교육활동에 주력했다. 또한, 남극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세종기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저서 을 펴내는 등 저술활동에도 전념했다. 그가 펴낸 책은 번역서를 포함해 31권이나 된다. 그렇게 오랜 기간 가족의 볼멘소리에도 남극행에 주저함이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다른 젊은이들에게도 남극으로 도전을 추천할까? “대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입니다. 대자연에 대한 애정과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대한 열정이 있다면 젊은이들에게 남극은 멋진 장소입니다. 자연에 대한 사랑이 있다면 하루하루 변해가는 남극의 환경, 생물들의 모습은 기쁨의 연속이죠. 대신 찬란한 오로라나 거대한 빙하 등에 대한 막연한 환상은 버려야 합니다. 세종기지에선 오로라는 보이지도 않습니다.”
- 2016-03-08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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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동경은] 액티브 시니어 세대에게 필요한 것들
- 이태문 동경 통신원 gounsege@gmail.com 일반적으로 65세 이상의 노인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서면 초고령사회라고 부른다. 일본은 이미 2005년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일본은 지난해 80세 이상 인구가 총 1002만명으로 1000만명을 돌파했다.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총 3384만명으로 전체 인구 1억 2683만명의 26.7%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는 줄고 노인 복지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늘고 있는 가운데, 늘어난 수명만큼 연장된 삶을 효과적으로 즐길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에서 흔히 쓰고 있는 ‘액티브 시니어’의 뜻과 함께 이들 세대가 갖춰야 하는 요소, 그리고 필요 항목들을 살펴 보자. 1. 액티브 시니어란? 먼저 일반 사단법인 일본액티브시니어협회(www.nihon-asa.org)의 정의에 따르면, 액티브 시니어란 65~75세의 사람들을 가리킨다. 정년퇴직 후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있으며, 노인으로 취급하기에는 좀 이른 세대를 말한다.주위를 둘러보면 젊은 사람 못지않게 활동적이고 의욕 넘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에 해당하는 사람들 중에는 우리의 베이비부머 세대와 비슷한 1946~1949년에 베이비붐으로 태어난 이른바 ‘단카이 세대(団塊世代)’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액티브 시니어는 대체로 단카이 세대의 특징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그 특징은 평생 현역을 지향하며, 활기차고 일과 취미에도 의욕적이고 자기 나름대로의 가치관과 라이브 스타일 등을 갖고 소비 의욕도 높다. 지난해 일본 전체에서 취업 상태로 등록된 노인은 681만명으로 11년 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65~69세 남성 가운데 50.5%, 여성 가운데 30.5%가 여전히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년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65세 이후에도 여전히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살려 일하는 노인들이 늘고 있다. 생계를 위한 취업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65세 이후에도 의욕적으로 활동하는 세대임을 입증한다고 하겠다. 이 새로운 액티브 시니어 세대는 아마도 ‘나이 먹음’ 혹은 ‘늙음’의 일반적인 상식을 깨거나 뒤집는 당당한 세대가 될 것이다. 2. 액티브 시니어 세대에게 요구되는 다섯 가지 앞서 밝힌 것처럼 현대사회에서는 액티브 시니어 세대라고 불리는 것이 곧바로 은퇴를 의미하지 않는다. 은퇴라는 이미지는 이미 구시대의 산물로 남아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액티브 시니어 세대에게 요구되는 것들은 무엇일까? 1) 건강한 몸 먼저 몸의 건강, 이것은 두말할 필요 없이 언제까지나 튼튼한 몸이 요구된다. 예를 들면, 일하는 노인이 아니더라도 친구와 가족 등 주위 사람들과 쇼핑을 하거나 여행을 떠나기 위해서는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아가 궁극적으로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고, 자립해 자유로운 생활을 이어나가고 싶다면 65~75세의 10년을 가볍게 여기면 안 된다. 건강한 몸은 자신의 이로 맛있는 음식물을 섭취하고, 자신의 발로 가고 싶은 곳을 찾아 즐기고, 만나고 싶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면서 노후 생활을 자신의 힘으로 꾸려나갈 수 있는 생활력까지 포함한다고 하겠다. 2) 마음의 건강 건강한 몸은 유지하고 있어도 마음이 늙으면 안 된다. 어렵게 손에 넣은 여유있는 자유로운 시간에 뭐든지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일에 쫓기고 자식들 키우느라 바삐 살아온 끝에 겨우 얻은 자유 시간이므로 여러 분야와 많은 것에 흥미를 갖고 즐겁게 살아가려는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새로운 것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 그리고 65년 이상 살아온 삶에서 얻은 지혜와 지식이 주는 여유를 맘껏 이용해 젊은 세대보다 몇 배 더 유용하게 즐길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3) 자기 관리·자립 ‘너무 힘이 넘쳐 버려 곧잘 벽에 부딪힌다’ ‘너무 참다 보니 몸이 안 좋은 날이 많다’와 같은 경우가 발생하지 않도록 자기 관리를 제대로 할 수 있을 정도로 자신의 몸에 대한 이해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 사실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상처와 병 치료에 시간이 그만큼 더 걸리며, 그 사이 근력도 떨어지고 만다. 또한, 인간의 면역력은 20~30대를 절정기로 저하된다고 하는데, 따라서 몸이 안 좋은 날이 이어지거나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육체에 대한 고민도 늘기 마련이다. 자신의 몸에 대해 과신도 맹신도 하지 말고, 수시로 점검하면서 그때그때 적절한 조치로 건강 유지에 각별한 신경을 쓰도록 하자. 젊었을 때처럼 웃어넘길 수 없는 경우도 많으니 현재 자신의 몸을 제대로 파악해 둘 필요가 있다. 4) 센스 앞서 세 가지만 충족해도 충분하겠지만, 여기에 한 가지 더한다면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멋지게 살아갈 수 있는 센스를 꼽을 수 있다. 사실 이 부분 역시 앞으로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욱 절실해지는 부분이다. ‘예쁘게 나이를 먹다, 곱게 나이가 들다, 나이에 어울리게 늙었다’ 등의 말이 함축하고 있는 의미도 바로 센스의 부분이다. 거창한 멋이 아닌 허리를 쭉 펴고 걸음걸이도 당당한 자세, 요즘 음악방송 1위를 차지한 걸그룹의 이름과 노래로 화제를 이끌어갈 수 있는 감각, 가방 하나와 커피 한 잔에서도 품격 있는 라이프 등등. 이는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한 상태에서 한발 더 나아가 취미와 스타일에서도 자기만의 고집이 있는 센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센스는 하루아침에 익힐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거꾸로 몸과 마음이 적응하고 변하는 재미도 더욱 새로울 수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꼭 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하겠다. 5) 풍부한 경험의 공유 끝으로 풍부한 경험에서 얻은 지혜와 지식을 공유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가정을 꾸려야 할 나이가 된 자녀가 큰일을 결정해야 할 때 주위의 조언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그때 풍부한 경험에서 얻은 견해는 참으로 대단한 설득력을 갖는다. 회사를 움직이는 것은 한창 일할 나이의 후배들일지 모르지만 역시 선배의 경험에서 얻은 감각이라는 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값진 보물이다. 나이가 들수록 기억에 불안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머리를 자주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 물론 치매 예방에도 좋지만, 주위와의 소통을 통해 고독한 노후와 외로운 최후를 예방하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풍부한 경험을 갖고서 적극적으로 사회와 교류하는 자세가 어느 세대보다도 절실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3. 액티브 시니어가 되기 위한 세 항목 1) 몸 만들기를 게을리 말라 나이가 들면 들수록 몸은 따라주지 않고 마음만으로는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그런 일이 갈수록 더욱 늘어나기 마련이다. 역시 액티브한 자유를 구가하기 위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움직일 수 있는 몸, 즉 건강이다. 그 키워드는 바로 식사와 운동이다. ① 식사 흔히들 인간의 몸은 음식으로 만들어진다고 하는데, 그만큼 식사는 건강한 삶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중요 요소이다. 따라서 식사에 신경을 쓰면서 활력이 넘치는 삶을 만끽하자. 몸의 움직임을 돕는 성분은 보통 식사로는 충분한 양을 섭취하기 어렵기 때문에 비타민제 혹은 영양제 등의 건강 보조식품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② 운동 식사를 조심하면서 동시에 근육량 유지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근육량은 연령을 더할수록 줄어드는 경향이 있으니 되도록 줄지 않도록 꾸준히 단련할 필요가 있다. 단련이라고 하지만 갑자기 격렬한 운동을 할 필요는 없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라는 것을 만들어 가벼운 체조와 스트레칭을 한다거나 보폭을 넓혀 빠르게 걷기, 계단 사용하기, 평소보다 좀 떨어진 슈퍼마켓에 가기 등 ‘지금보다 플러스 10분 운동’이 생활 속에 자리 잡도록 권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1일 40분 이상 몸을 움직이는 것이 목표이다. (64세 이하는 60분) 거창한 운동 목표나 과도한 운동은 도리어 몸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평소 생활에서 몸 움직이기에 10분을 더해 꾸준히 단련시켜 주는 게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미 체력과 근력이 떨어진 경우에는 실내에서 할 수 있는 가벼운 스쿼트나 한 쪽 다리 들고 서기 등 운동 요소를 생활 습관 속에 넣어서 적극 활용해도 좋을 것이다. 참고로 공익재단법인 일본정형외과학회는 ‘언제까지나 자신의 발로 걷기 위해(로코트레)’라는 생활 속 트레이닝 방법을 소개하고 보급하는 데 힘쓰고 있다. 2) 취미를 가져라 사실 액티브 시니어의 정의를 찾아보면 반드시 ‘취미와 일에 의욕적’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이것이야말로 액티브의 상징이라고 해도 좋겠다. 여행과 산길 걷기 등 외출도 좋고, 노래방과 예술감상 등 실내에서 즐기는 취미라도 관계없다. 물론 봉사활동 등 사회와 소통하는 적극적인 활동도 괜찮다. 꼭 취미를 갖도록 하자. 취미를 가지면 취미를 통해 생기는 교류 등이 뇌를 자극해 뇌의 활성화에도 좋다는 건 이미 밝혀진 사실이다. 따라서 취미로 삶을 더욱 풍부하게 즐기는 노후, 이는 몸과 마음의 건강으로 이어지며, 결국 건강한 삶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3) 유행에 민감하자 앞서 말했듯이 유행에 민감한 것은 액티브 시니어의 필수 조건이다. 젊었을 때부터 일본의 소비사회를 이끌어 온 지금의 액티브 시니어 세대는 유행에 민감하다고 여겨지고 있다. 정년 퇴직을 해도 여전히 안테나를 높이 세우고 독자적인 가치관을 가지면서도 유행에도 통하는 그런 자세가 필요하다. 시니어는 새로운 것에 둔감하고 생각도 고리타분하다는 상식을 뒤엎는 것, 이게 바로 지금의 액티브 시니어 세대가 갖춰야 할 요소 중의 하나이다. 머리를 쓰는 동시에 감각을 잃지 않는 것, 현재와 소통하는 의욕을 잃지 않는 것, 그것이 왜 필요한지는 젊은 세대와 소통하는 자리에서 금방 확인할 수 있을 것이며, 그것이 풍부하고 건강한 삶의 또 다른 얼굴임을 실감할 것이다. 4. 40대부터 준비하라 40대 50대라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이때부터 대책 마련을 시작해야 한다. 너무 이르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너무 빠른 것은 아니다. 인간의 근육량은 40세 전후부터 서서히 감소 경향을 보이기 시작한다. 40대부터 영양에 신경쓰고 운동 부족이 되지 않도록 조심하자. 또한 일만 해서 감성을 자극하지 않는 상태도 뇌의 활성화라는 관점에서는 좋지 않다고 한다. 취미를 갖고 유행도 체크하도록 하자. 어렵게 여유있는 시간을 손에 넣어도 머리와 몸이 생각대로 움직여주지 않아 그 시간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없다면 액티브 시니어가 될 수 없다. 건강하고 밝은 미래를 누리기 위해서 일찌감치 대책 마련에 나서고 조금씩 실천에 옮기면서 ‘액티브 시니어 세대’를 설레며 맞이하자.
- 2016-03-08 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