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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왕처럼 군림하는 의사
- 환자는 의사의 봉인가? 필자는 60대 초반까지도 좌우 시력이 1.0에서 1.2 정도로 양호한 편이었다. 그러나 4~5년 전부터 점차 시력이 약해지기 시작해 삼성동에 있는 S병원 안과에서 6개월에 한 번씩 검진을 받아왔다. 담당 의사는 백내장 증세가 약간 있으나 심하지 않다면서 매번 좀 더 두고 보자고 하였다. 그러나 시력이 0.4~0.6 정도로 나빠지면서 책을 보거나 핸드폰, 컴퓨터를 볼 때 돋보기를 써야 했다. 또 TV나 영화 그리고 먼 곳을 보거나 운전을 할 때는 원시 안경을 사용해야 해서 안경을 두 개나 가지고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특히 결혼식 주례를 할 때는 예식 장갑을 낀 채 안경을 번갈아 바꿔 써야 해서 그 불편함이 매우 심했다. 비슷한 나이의 주변 사람들은 백내장 수술을 받으면 수일 내에 눈이 무척 밝아져서 그런 불편함이 완전히 없어진다고 말했다. 귀가 번쩍 뜨이는 솔깃한 이야기에 올여름 마침내 백내장 수술을 받기로 마음을 정하고 다니는 안과 의사 선생님과 상의했더니 두 명의 다른 안과 선생님들에게 추가 진단을 받으라고 해서 복잡한 검사 후에 수술할 단계가 되었다는 진단이 주어졌다. 수술비용을 알아보니 35만원이었다. 그런데 수술 전, 정밀 검사가 또 필요하다 해서 105만원 정도가 추가됐다. 그동안 매년 두 차례씩 검사를 받아왔는데 왜 또다시 큰 비용을 들여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주변에 알아보니 눈 한쪽에 보통 30만원에서 50만원 정도의 수술비가 필요하다고 한다. 그래서 다른 안과를 알아보기로 하고 종로의 G안과와 강남역 근방의 G안과를 방문해보았다. 종로의 G안과는 환자도 많고 혼잡하여 일정이 맞지 않았다. 필자는 늦은 나이에도 직장생활을 하고 있어, 금요일 오후 늦은 시간이나 토요일에만 시간을 낼 수 있는 처지다. 강남역 G안과는 환자도 꽤 많지만 큰 건물의 3개 층을 사용하고 있어 여유 있는 아늑한 분위기에 검사 장비도 잘 갖추고 있고 일정 조율도 가능해 마음에 들었다. 강남역 G안과에서의 검사 결과, 필자는 백내장뿐 아니라 노안과 난시도 가지고 있었다. 원장은 한쪽 눈에 35만원인 일반 백내장 수술보다는 노안과 난시를 함께 교정할 수 있는 330만원의 고가 수술을 권유했다. 며칠 동안 고민을 하며 망설이다 가장 중요한 것이 내 몸, 특히 내 눈이라는 생각으로 고가의 수술을 받기로 했다. 드디어 지난 9월 24일 토요일 오전, 왼쪽 눈 수술을 받았다. 수술 전의 검사 절차는 상당히 복잡했으나 정작 수술은 겨우 15분 정도에 불과했다. 주의 사항이 많았다. 술과 담배는 절대 안 되고, 직사광선도 피해야 하며, 눈에 물이 들어가면 오염될 수 있으니 일주일간은 세수나 샤워를 하지 말라고 했다. 정 불편하면 수건을 빨아서 짠 후 얼굴과 몸을 씻도록 했다. 다음 날 오전, 병원에 들러 수술 경과 확인을 위한 검사를, 수술을 담당한 원장이 아닌, 당직 의사에게 받았으며 정상적으로 잘되었다는 소견을 들었다. 소염제도 복용하고 오염방지 용도의 안약도 3가지나 매일 수차례씩 눈에 투여했다. 무척 불편하였으나 며칠만 참으면 시력이 정상적으로 좋아지리라는 기대로 참을 수 있었다. 수술 후 일주일 만에 다시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는 정상이라고 했지만 실제로 시력은 조금도 좋아지지 않았다. 왜 그런지 물어보니 조금 더 지나면 좋아질 것이라고 하면서 다음에는 보름 후에 검사를 하자고 했다. 의사의 주문대로 눈 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혼자서 눈을 번갈아 감고서 시력을 자가 검사해 보았으나 매번 같은 상태로 좋아지는 것 같지 않아 점차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다시 병원에 갔더니 원장이 검진하고 수술은 이상 없이 잘되었으니 기다리면 된다고 하면서 한 달 후에 다시 오라고 했다. 한 달은 무척 길고 길었고 시력에는 역시 아무 차도가 없었다. 11월 17일, 여러 검사를 받은 후 원장의 진료 시, 자세한 설명도 없이 레이저 치료를 하자고 하여 치료를 받았다. 치료 후 접수창구로 갔더니 치료비 11만3700원을 내고 약은 약국에서 사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음 날 CT 촬영을 해야 한다는 통보를 했다. 집에 돌아와 곰곰이 생각하니 다른 사람들은 1~2주 만에 시력이 확실히 좋아진다는데 필자는 무려 두 달이 다 되어가는데도 변화가 없으니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렇다면 병원 측의 잘못일 텐데 왜 필자가 장시간 고생을 하고 추가로 비용까지 더 지급해야 하는지 속이 상했다. 다음 날 CT 촬영을 하고 6만600원을 추가로 냈다. 이번에는 3개월 후에 병원에 오라고 하였다. 병원 측에 제대로 따져 묻고 싶었으나 눈 치료에 악영향이 주어질까봐, 화를 억누르고 3개월 더 참아보기로 했다. 나이가 많아지면서 치과와 내분비 내과 등 병원을 찾는 일도 점점 더 많아진다. 그런데 의사들이 환자와 제대로 상의도 하지 않고 각종 고가의 검사와 치료 등을 임의로 결정해 이를 따르지 않을 수도 없고 그대로 따르기도 어려워 고민되는 경우가 너무 많다. 환자를 위한 의사가 아니라 병원 영리만을 위한 의사가 아닌지 의문이 많다. 눈이 좋아지지 않고 계속 현재 같은 상태가 지속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조언을 받고 싶지만 어디에서 누구한테 받아야 할지 답답하기만 하다.
- 2016-12-0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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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회가 만난 CEO 스토리] 은퇴교육 열정 전도사 윤만호 EY한영 회계법인 부회장
- 글 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 소장 ‘브라보’는 ‘잘한다’, ‘좋다’, ‘신난다’ 등의 갈채를 의미하는 이탈리아어다. ‘성공적으로 2막을 살고 있는’ 우리 사회 시니어들로부터 ‘인생 2막 설계의 지혜와 조언’을 들어보고자 한다. 리타이어(retire)는 타이어를 빼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타이어를 새로 바꿔 끼운다는 의미다. 단지 1막의 재현에 불과한 리플레이(replay)도 아니고, 1막을 완전히 지워버린 채 맨땅에서 헤딩하는 리셋(reset)도 아닌, 새로운 재생의 르네상스(renaissance)를 설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은퇴라는 용어를 은퇴시키고’ 멋진 2막의 르네상스를 설계하기 위해 ‘이어야 할 것과 끊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 본지를 통해 살아온 길의 여정에 담긴 ‘온기’뿐 아니라 살아갈 길의 이정표를 세우는 데 필요한 ‘용기’를 얻길 기대한다. 윤만호 언스트앤영 어드바이저리 부회장(62)은 한국산업은행 부행장, 산은금융지주 사장 등을 역임하며 평생 ‘경제·금융 전문가’로 살아왔다. 이런 전문가로서의 이력을 넘어 주목되는 점은 열성적 은퇴교육 전도사라는 점. 그는 2011년 금융권 퇴직자들을 재교육, 창업자들에게 금융·입지권 조사 등 컨설팅을 해주는 사회공헌자 프로그램인 ‘시니어 브리지 센터’를 만드는 등 일찍이 퇴직자 재교육에 앞장서왔다. 최근까지도 서울시 50+재단 이사장으로 재임하면서 은퇴자들을 위한 제도적 교육과 일자리를 지원해왔다. 그가 설파하는 신(新)퇴직 또는 은퇴혁명 패러다임의 핵심은 ‘당하는 퇴직을 준비하는 퇴직으로 바꾸라’이다. 과거와 오늘날의 은퇴 의미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인간의 평균수명이 짧았던 과거에는 50이 넘도록 사회생활을 하면 웬만큼 살 수 있었습니다. 반면에 요즘은, 생애주기가 바뀌면서 앞으로는 살아온 만큼 더 살아야 할 시간이 남아 있지 않습니까? 고령화 사회에서의 퇴직은 마지막 골라인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점이지요. 이제 일은 평생 하는 것입니다. 은퇴란 말을 은퇴시켜야 합니다. 평생 현역이 될 각오를 다져야지요.” 평생 현역은 오늘날 은퇴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된 것 같습니다. 말 그대로 인생의 반환점으로 보람찬 2막을 만들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미 고령화가 진행된 우리 사회에서는 80세부터를 본격적 노후 시작으로 볼 수 있습니다. 50~60대에 은퇴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적어도 80세까지 평생 현역으로 일하기 위한 키워드는 3가지입니다. 일, 배움, 나눔이지요. 책을 통해 더 많이 배우고, 사람도 더 만나고, 일을 통해 경험과 경륜을 더 나누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세상이 급변할수록 ‘과거의 경험, 인연, 경력’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됩니다. 일하면서 배우고 나누는 삶이 인생 2막의 패러다임입니다.” 영화 을 보면 대기업 부사장이 벤처기업의 인턴이 되어 젊은 여사장의 시중을 드는 내용이 나옵니다. 영화와 달리 현실에서는 ‘갑에서 을로의 갑작스런 전락’이 2막 부적응의 이유가 될 것 같은데요. “대부분의 시니어들이 퇴직 후 피부로 느끼는 것이 갑(甲)에서 을(乙)로의 입장 변화이지요. 이 변화를 약자라는 소극적 의미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도와준다, 기여한다는 적극적 의미로 재해석하는 시각 전환이 필요합니다. 예컨대 퇴직 후 자신을 대하는 세태 변화에 위축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잘나갈 때는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고 일정이 빡빡했는데, 퇴직하거나 작은 데로 옮기니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일정도 텅텅 빈다면서 우울해합니다. 이럴 때는 인심을 탓하기보다 ‘그동안은’ 만나야 할 사람만 만나느라 선택당했는데 이제는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을 선택해 만날 수 있으니 좋다’라고 시각 전환을 해야 합니다. 을(乙)적 사고야말로 창의적이고 도전적이고 적극적인 것이라고 전향적으로 해석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인생 2막은 성공 마인드보다는 성숙-섬김마인드로 임해야 합니다.” 윤 부회장의 말을 들으니 시니어가 멀리 해야 할 한자로 단단할 ‘고(固)’ 자가 떠올랐다. 고(古)의 울타리[口]에 갇혀 고착돼 있으면 고루해진다는 의미가 떠올라서다. 인생 2막이 힘든 것은 나이가 들어서가 아니라 성장이 멈추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꼰대적 사고를 그쳐야 퇴직을 종착역이 아닌 간이역으로 바꿀 수 있다는 이야기로 들렸다. 보통 사람들이 퇴직 때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재정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먼저 현역에서의 퇴직 준비부터 말씀해주시겠습니까? “현역, 퇴직 통틀어 지켜야 할 것은 ‘버는 범위 내에서 써야 한다’는 재정 원칙입니다. 현역 활동 때 현재의 수입을 모두 가처분소득이라고 생각하면 큰 착각입니다. 평생 내가 쓸 돈이 얼마나 되는지, 60세 이후 100세까지는 무슨 돈으로 살 것인지 꼼꼼히 계산해보십시오. 버는 것의 30%는 무조건 개인연금을 부어야 합니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외에 개인연금을 들어 노후에 ‘3층 연금’의 단단한 방어벽을 준비해놔야 합니다. 특히 요즘은 저금리시대 아닙니까. 10억원을 버는 것도 힘들지만, 이것보다 더 효과적인 것은 매달 100만원씩 나오게 하는 현금흐름을 만들어놓는 것입니다. 자녀 교육비도 과잉투자해선 곤란합니다. 노후를 잘 대비해놔야 자식 앞에 부모가 바로 서고 자식도 바로 세울 수 있습니다.” 이미 퇴직한 분들은 지금이라도 대비해야 할 것들이 있는지요? “있는 범위 내에서 써야 한다는 원칙은 퇴직자도 같습니다. 막연히 불안해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나의 어셋’은 어떻게 되는지 점검하고 이에 따라 할 일을 리디자인하는 게 필요합니다. 퇴직 후 가능한 일자리 형태는 사회공헌형, 봉사형, 생계형, 전문가형 등이 있습니다. 어느 형태가 되든 평생 일을 찾아서 해야 합니다. 이때 연금을 들어놨으면 선택의 폭이 넓어집니다. 퇴직 후부터는 버는 것보다 나눔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해요. 저는 flowing-흘려보내기란 말을 좋아합니다. 퇴직 후에는 아등바등 살기보다는 ‘지금까지 나에게 위탁된 것을 잘 이용하고 남에게도 흘려보낸다’는 나눔의 사고가 필요합니다.” 인생 1막과 2막, 그 분수령을 전후해 삶의 정비사항, 중점사항도 달라져야 할 것 같은데요? “삶이 변하면 사람도 바뀌어야지요. 1막에선 급한 것에 휘둘려 살았다면 2막에선 정말 중요한 것에 따라 여러 가지를 성찰하고 재조정해야 합니다. 그간 바쁘다는 핑계로 ‘사는 대로 생각’했다면 2막부터는 ‘생각하는 대로 살고 있는지’ 성찰해보고 자신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인지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에 따라 증진시킬 것은 증진시키고, 회복시킬 것은 회복시키는 등 삶의 우선순위를 재편, 재조정해야지요. 다시 말해 돈, 시간, 몸을 우선순위에 따라 써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윤 부회장은 구체적 성찰 및 재정비의 대상을 관계, 시간, 재무, 건강(정신-육체), 웰다잉의 순서로 꼽았다. 그리고 이 5가지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이 ‘관계의 리디자인’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하버드대의 조지 베일런트 교수는 하버드대학 학생 268명의 인생을 72년간 종단연구하면서 인생을 행복하게 하는 가장 큰 조건이 무엇인지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지성이나 계급이 아니라 사회적 적성, 즉 인간관계였으며, 65세에 잘살고 있는 사람의 93%는 형제·자매와 원만하게 지낸 사람들이었다. 많은 가장들이 ‘처자식 먹여살리느라’ 바쁘게 일하다 보니 가정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지요. 그런데 막상 퇴직하고 나자 ‘찬밥 신세’라며 서러움을 호소하기도 하는데요. 윤 부회장께선 가족관계 경영을 어떻게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저도 월화수목금금 일해야 하는 산업화 시대에 공직자로 살았으니 집사람, 아이들과 시간을 많이 갖진 못했습니다. 야근은 물론이고 주말에도 나가서 일해야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지요. 하지만 ‘온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을 일주일에 한 번은 꼭 갖고 대화를 나누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했습니다. 명절 때면 온 가족이 모여 ‘가위바위보게임’을 하는 등 소소한 재미 디자인을 했지요. 매년 가족사진도 찍습니다. 아이들이 자라고 가족들이 늘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큰 즐거움입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가슴에 따뜻한 가족 램프를 걸어두며 사는 것, 그것 이상 삶의 성공, 행복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의 선친은 고(故) 윤재건 전 제주체신청장이다. 윤 부회장은 “우편제도가 열악했던 시절, 지방이든 해외든 출장을 가면 ‘부인에 대한 사랑, 자녀에 대한 자상한 관심’을 담은 엽서부터 보내는 아버지를 보며 알게 모르게 가족사랑은 ‘말’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표현해야 함을 배운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일, 재물도 그렇지만 가족관계 역시 ‘공짜로 얻어지는 것은 없다’며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8월 부친상을 당하셨는데요. “(눈시울이 붉어지며) 아버님은 건강하게 사시다가 간암 선고를 받은 지 일주일 만에 돌아가셨답니다. 소천 전 일주일간 오 남매를 불러 각각 독대 면담을 하며 당부의 말씀을 일일이 남기셨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다 지키고 계획한 대로 산 삶이었다는 점에서 웰리빙, 웰다잉의 표본이셨다고나 할까요. 선친께서는 늘 ‘요행을 기대하지 마라, 노력으로 거둔 보람만이 참된 것이다. 대가를 바라지 말고 끝없이 사랑을 주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씀하셨는데 제 삶의 피가 되고 살이 된 말씀이랍니다.” 선친이 그에게 남겨준 가보 제1호는 17세 때부터 61세 노년기까지 44년간 고이 모아온 우표책 한 질이다. 체신부(지금의 정보통신부)에서 한길을 걸어온 소신과 자부심의 표상을 아들에게 담아 물려준 것이다. 그 역시 아버지의 유지를 이어 우표 수집을 이어가고 있다. 윤 부회장은 지난 1997년 부친의 고희 때 만든 가족 문집 를 가져와 필자에게 보여주었다. 문집에는 부부-부모자녀-손주 간 사랑이 듬뿍 담긴 편지글, 사진 등 3대 가족의 역사가 오롯이 담겨 있었다. 그는 자신이 팔순이 될 때 이 같은 가족 문집이 더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환하게 웃었다. 인터뷰를 진행한 회의실 8층 창문 밖으로 내려다보이는 여의도공원의 늦가을 경치가 아름다웠다. 같은 낙엽이지만 ‘추풍낙엽’의 조락의 의미로도, ‘만산홍엽’의 서정적 의미로도 묘사된다. 이는 퇴직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아닐까. 당신은 지금 미래의 계획 아래 ‘추일서정’의 퇴직을 준비하는가, 계획 없는 미래에 손 놓고 ‘추풍낙엽’의 조락을 당하고 있는가. >> 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 소장 연세대학교 졸업. 경영학 박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겸임교수. 리더십 스토리텔러. 세계일보에서 CEO 인터뷰 전문기자로 활약했다. 세계경영연구원(IGM)과 삼성경제연구소 등에서 강의했다. 저서로는 등이 있다.
- 2016-11-30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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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독한 시련이 가져다준 선물
- 58년 개띠인 필자는 사십대로 접어드는 해에 IMF를 당했다. 그때까지 잘나가는 건축설계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가 한순간에 파산 상태로 접어들었다. 가족과 빚만 남고 모든 것을 다 잃었다. 직원들 월급은 고사하고 당장 끼니를 이어갈 생활비도 없는 상태에서 카드 돌려막기를 하면서 폭음을 하고 다녔다. 대인관계도 다 끊었다. 어느 순간 고혈압, 불면증, 공황장애, 폐쇄공포, 감각마비 등 여러 가지 심각한 증세가 한꺼번에 찾아왔다. 감각이 마비되어 음식을 먹을 수가 없고 잠을 못 자는 날도 이어졌다. 가상의 공포가 밀려오고 폐쇄공포증으로 지하철도 탈 수 없었다. 건강이 심각하게 악화되는 것을 느끼면서도 술과 담배를 놓지 못했다. 포기 상태의 생활이었다. 그렇게 절망의 늪에 빠져 있을 때 아내의 권유로 세례를 받았다. 이후 정신적 안정을 취하면서 나빠졌던 몸 상태가 조금씩 호전되어갔다. 그러나 일이 없어도 쉴 수가 없었다. 일이 나를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에 매일 출근했다. 사무실에서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며 지낸 날이 많았다. 필자의 사십대는 암흑의 터널처럼 끝이 보이지 않았다. 터널을 엉금엉금 기어 나와 보니 오십대가 되어 있었다. 그동안 어느 정도 빚도 정리했고 다행히 건강도 많이 좋아졌다. 그러나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중압감은 문득문득 불면증과 공황장애 중세를 일으키곤 했다. 언제부턴가 100세 시대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베이비부머는 앞으로 30~40년을 더 살아야 하고 운 나쁘면 100세를 넘길 수도 있는데 노후 자금이 준비되어 있느냐는 우울한 질문이 여기저기서 쏟아진다. 사회 전체를 우울 모드로 끌고 들어가는 느낌이다. 문제제기만 하고 해결책은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필자는 오십대가 되면서 비로소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우선 객관적인 관점에서 보니 첨단세계에 너무 뒤떨어져 있었다. 필자는 이메일 사용법도 몰라 직원들이 대신 보내주고 받았고 강의교안도 직원들이 다 만들어줬다. 컴퓨터를 사용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으므로 소위 컴맹 상태로 살아왔던 것이다. 일 외에는 취미생활도 없었고 가족과의 소통도 거의 없었다. 100세 시대를 위한 경제적인 준비도 되어 있지 않았고 비전도 없었다. 가장 큰 문제는 속 빈 강정처럼 허전한 삶을 살고 있었다는 점이다. 만신창이가 된 몸과 마음은 치유가 필요했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나를 위해 시간을 쓰기로 결심하게 된 이유다. 오랜 세월 놓고 있던 붓을 다시 들었다. 그림을 그리면 행복해진다. 목공예도 배웠다. 몰입하는 시간은 일상을 잊게 한다. 기타를 배우면서 음악은 미술보다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노래하면 마음이 가벼워진다. 업무나 강의준비 등에 필요한 컴퓨터도 마스터했다. 필요한 것은 배우고 잊고 있던 취미생활을 하면서 마음이 풍요로워졌다. 무엇보다 사진을 가까이 하면서 많은 변화가 생겼다. 식물원이나 수목원, 고궁, 유적지 등을 찾아다니는 습관이 생겼다. 사진으로 남겨두기 위해 여행도 자주 한다. 사십대의 혹독한 시련은 나를 돌아보게 했다. 그리고 삶의 방식을 바꾸는 전환점이 되었다. 이런 시련이 없었다면 필자는 아직도 일에 파묻혀 살고 있을 것이다.
- 2016-11-2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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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를 위하는 게 결국 나를 위하는 것이다
- 필자가 잘하면 세상살이가 다 잘될 줄 알았다. 아내에게도 아이들에게도 필자가 모범을 보이고 반듯하게 살아가면 저절로 식구들이 따라오고 가정은 화목하고 만사는 형통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필자가 정한 룰(rule)대로 뚜벅뚜벅 앞으로 나아가다 어느 날 뒤를 돌아보니 필자만 외톨이가 되어 있었다. 입을 닫아버린 아내와 반항하는 아이들에게 배신감을 느꼈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젊었을 때는 몰랐다. 그러던 중 필자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후배 이야기를 들으며 알게 되었다. 건설회사에 다니던 후배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다가 큰 결심을 하고 야간 대학원에 진학했다. 주경야독으로 열심히 공부해 박사학위도 받고 공업고등학교 교사로 전직하면서 안정적인 직장도 얻었다. 야간에는 대학에서 시간강사로도 뛰었다. 후배이지만 노력하는 모습이 진정 존경스러웠다. 당연히 아내와 자식들에게도 멋진 남편이자 자랑스러운 아빠일 것이라고 믿었다. 이런 아빠를 보고 자라는 자식들은 공부도 열심히 하고 성적 또한 상위권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날 후배 부인이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지 못한다고 풀이 죽어 있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 이유를 물어보니 아이들은 눈만 뜨면 공부만 하는 아버지 모습에 질려버렸다는 것이다. 뜻밖의 대답이었다. 아내도 남편이 가족들과 외식 한 번 하지 않고 놀러가지도 않으면서 언제나 공부하는 모습에 숨이 막힐 지경이라고 했다. 남편이 존경스럽다가도 어느 날은 답답해서 책을 불살라버리고 싶은 충동도 든다고 했다. 뛰어난 선수는 훌륭한 코치가 되기가 어렵다는 말이 있다. “나는 해냈는데 너는 왜 못하느냐?” 하고 선수를 질책해서 선수들이 견디기 어렵다는 것이다. 후배도 마찬가지였다. 자기를 본받지 않는다고 아이들을 다그치기만 했다. 결국 아이들은 밖으로 나돌았고 아내는 중간에서 샌드위치가 되어 늘 노심초사했다. 후배는 공부에 흥미가 없는 자식의 마음을 못 읽었고 아내의 마음도 얻지 못했다. 결국 가정을 화목하게 만드는 데는 실패한 가장이었다. 가정이 화목하지 못하면 무슨 일을 해도 즐겁지 않다. 가정이 화목하려면 가장은 좋은 남편, 좋은 아버지가 되어야 한다. 세상의 모든 짐승들의 수컷은 씨만 뿌리지 새끼는 돌보지 않는다. 원래 좋은 아버지란 없다. 좋은 남편이 좋은 아버지다. 자식에게 잘하려 하지 말고 아내에게 잘하라는 말이 있다. 아내도 따지고 보면 남이다. 남에게 존경받으려면 남을 섬겨야 한다. ‘크려거든 남을 섬겨라(慾爲大者 當爲人役)’는 말은 만고의 진리다. 아내로부터 존경받고 대접받으려면 아내를 먼저 섬겨야 한다. 필자는 아내를 섬기기 위해 세 가지에 주안점을 두고 실천하고 있다. 이것이 가정의 화목은 물론 필자도 돌보고 있다. 첫째, 아내를 항시 앞에 내세운다. 한솥밥을 먹는 가족이라 해도 식성은 각자 다르다. 필자와 딸은 바닷고기인 회를 좋아하지만 아내와 아들은 소고기 같은 육지 고기를 좋아한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또 달라진다. 외식을 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메뉴를 통일하기가 어렵다. 이럴 때 필자가 가장이고 돈을 내니까 ‘나를 따르라’고 하지 않는다. 필자는 무조건 아내를 앞세운다. 아버지의 권위로 자식들에게 한마디 한다. “너희들은 젊다. 앞으로 좋은 것 먹을 기회는 많다. 오늘은 엄마가 좋아하는 것으로 음식을 정하자.” 필자를 따르라고 했으면 독재 운운하며 뒷말이 나왔을 테지만 아내를 앞세우니 뒷말이 없다. 그러면 아내는 미소 지으며 필자가 좋아하는 음식을 택한다. 명분과 권위는 아내가 가졌지만 실리는 필자가 챙기는 것이다. 이렇게 아내의 권위를 세워주면 아내는 필자의 배려에 화답하듯 “아버지 의사를 물어보고 결정하자”며 이번에는 필자의 권위를 세워주려고 애쓴다. 둘째, 아내의 돈 씀씀이에 대해서는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 아내는 집에 새 그릇이 넘치는데도 백화점 쇼핑 중에 예쁜 그릇을 발견하면 사고 싶어 안달한다. 예전 같으면 ‘NO'라고 단호하게 말했겠지만 지금은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 이왕에 샀다면 잘 샀다고 오히려 칭찬을 해준다. 그리고 자식들에게 선물로 주라고 조언만 한다. 좋은 물건을 갖고 싶어 하고 자식들에게 주고 싶은 것이 여자들의 본능이다. 아내는 쇼핑 중독자는 아니다. 자기 딴에는 합리적인 소비라고 생각하고 구입하는 것인 만큼 간섭하지 않는 것이 예의이고 상책이다. 필자가 못 사게 한다면 아내는 사고 싶은 것을 사고 남편에게 들키고 야단맞을까봐 숨기고 가계부를 조작할지도 모른다. 가족 구성원이 비밀이 많으면 가정은 불안해진다. 지키는 사람 열 명이 도둑 하나 못 막는다는 옛말이 있다. 이럴 바에야 아내에게 사고 싶으면 사라고 한다. 셋째, 아내의 말을 끝까지 들어준다. 부부간의 충돌은 대부분 사소한 것에서 출발한다. 말하고 싶은 여자와 듣지 않는 남자가 있다. “여보 이 옷 입고 갈까, 저 옷 입고 갈까?” 아내는 속으로는 이미 결정을 하고서도 필자의 의견을 묻는다. 이럴 때는 눈치를 봐가며 맞장구만 쳐주면 된다. 솔직히 내 눈에는 그 옷이 그 옷이다. 학교 동창회 다녀와서는 필자가 모르는 친구들 이야기를 재잘거린다. 처음에는 그런 말들을 왜 필자에게 하는지 짜증이 날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참고 들어준다. 아내가 하는 말 중간 중간에 추임새만 넣어주면 만사 오케이다. 아내가 콧노래를 부르고 말이 많아진 날은 기분이 좋다는 또 다른 표현이다. 나이 들어 두 식구만 사는 집에 한 사람이 기분 좋으면 나머지 사람의 기분도 따라서 좋아진다.
- 2016-11-2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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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 라이프] 사랑나눔을 실천하는 스타들
- 글 배국남 대중문화 평론가(knbae24@hanmail.net) “유흥업소에 안 간다. 2006년 이후로는 한 번도 안 갔다. 왜냐하면, 4만5000원씩 아이들을 후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돈이면 쓰레기더미 안에 있는 아이들을 도와줄 수 있다. 파리가 눈에 알을 낳아도 쫓을 힘이 없는 아이들이다. 그 아이를 살리면 그 아이가 변해서 사회를 살린다. 내가 번 돈이 이렇게 소중한 일에 쓰인단 걸 목격했기 때문에 큰돈을 그렇게 쓸 수 없게 됐다.” 구호단체 컴패션 홍보대사에서부터 북한 어린이 돕기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걸쳐 부인 신애라와 함께 사랑나눔 실천을 하는 스타 차인표씨의 말이 큰 울림을 준다. 자살률 1위, 노인빈곤율 1위, 사회적 관계 최하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10월 발간한 보고서 이 적시한 한국의 상황이다. 취업난, 양극화 등으로 인해 가족 해체가 급속히 진행되고 부모에게 버려지는 아이들도 급증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 사랑나눔이 절실할 때다. 하지만 후원, 기부, 봉사 등 사랑나눔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중의 사랑을 받는 연예인 스타들이 선행에 적극적으로 나서 많은 사람을 사랑나눔 실천에 참여시키는 아름다운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연예인 스타들이 사랑나눔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1981년부터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후원회장을 맡아 불우한 어린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3년 전부터는 제로캠프라는 청소년들을 위한 비영리 단체의 이사장직을 맡아 문화 예술을 통한 비행 청소년의 교화에 나서는 등 다양한 사랑나눔 실천을 펼치고 있는 최불암씨와 백혈병 어린이, 위안부 할머니, 네팔과 중국 지진 피해자 등에게 거금을 쾌척하는 등 전방위적 선행을 펼치고 있는 송중기씨 등 많은 연예인 스타가 사랑나눔 실천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최근 들어 연예인 스타들의 사랑나눔의 양태가 진화하며 선행의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있다. 그동안 불우이웃이나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성금 기부나 자선단체의 홍보대사, 방송사의 자선 프로그램 출연 등이 스타 선행의 주류를 이뤘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김혜자·한지민·유재석의 재능기부, 김정은·이영애·문근영·한혜진·박해진의 국내외 빈민지역에 학교, 병원, 도서관, 우물 등 시설 기부, 최불암·정애리·고두심·김제동의 재단을 통한 불우 청소년 지원, 이효리·송혜교·송중기의 위안부 할머니 지원 등 스타들의 사랑나눔의 스펙트럼이 크게 확장됐다. 기부 형태도 불우이웃과 시설에 대한 후원, 청소년과 학교의 장학금 쾌척,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성금기탁 위주에서 벗어나 한지민·송혜교 등 스타들의 책 인세 기부, 이승기·박해진 등 쌀 화환 기부, 최강희의 골수 및 장기기증, 차인표-신애라·정혜영-션 부부의 제3세계 어린이 후원금 지원, 김장훈·하춘화의 행사와 캠프를 통한 기부 등 매우 다양해졌다. 일회성 이벤트에 그쳤던 연예인의 사랑나눔과 선행은 수십 년 동안 지속해서 전개해나가는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다. 김혜자·최불암·고두심·하춘화·안성기·정애리·차인표·김장훈·최수종·유재석·션·장나라 등은 10~40년에 이르는 장기적 선행을 펼치고 있다. 사랑나눔을 시스템화하거나 조직화하는 스타들도 많다. 공연 등 수입원이 생기는 이벤트 수입의 일부를 계속 기부하는 김장훈을 비롯해 적지 않은 스타들이 자신의 연예활동 수입의 일정 부분을 떼어 소년 소녀 가장이나 독거노인, 장애인들을 지속해서 돕는 것을 체계화했다. 김원희·김정은 등은 ‘따뜻한 사람들의 모임’을, 최수종·오윤아·김수로 등은 ‘좋은 사회를 위한 100인 이사회’를 만들어 조직적으로 봉사활동과 기부사업을 펼치고 있다. 국내의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이웃을 대상으로 주로 이뤄지던 스타들의 사랑나눔은 아프리카, 동남아 등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안성기·김혜자·정애리·박해진·이영애·송혜교·문근영 등 많은 스타가 세계 각국의 어려운 상황에 있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나누고 있다. 이민호·장동건·이승기·장근석처럼 스타와 팬클럽이 함께 자선활동이나 선행활동에 나서는 행태도 이제는 일상적 풍경이 됐다. 스타들은 왜 사랑나눔에 나서는 걸까. “조그마한 도움이 한 아이의 생명을 살리고 삶을 변화시킨다. 그리고 도움을 받은 아이가 커서 사회와 이웃에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성장한다. 참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이다.”오랫동안 청소년들에게 장학금 기부를 하고 장애인단체 홍보대사 등 다양한 방면에서 사랑나눔을 실천하는 고두심씨의 말이다. 40여 년 동안 불우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어온 최불암씨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에 대한 관심과 투자만큼 소중한 일이 없다. 더욱이 힘들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아이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면 아이가, 사회가, 국가가 긍정적으로 변한다.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국내에 있는 고아는 물론 굶주림에 허덕이는 아프리카의 아이들까지 몸과 마음으로 포근히 감싸 안는 김혜자씨는 2019년까지 후원금을 미리 내고 이렇게 말했다. “광고를 찍거나 돈이 생기면 후원하는 아이들 것을 떼어놓는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늘 불안하다. 내가 돈이 없어 안 주면 걔네들은 굶으니까. 나야 돈이 없으면 우리 아들이 밥이라도 먹여주겠지만, 그 아이들은 안 되지 않나. 당연한 일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오랫동안 9억 원에 가까운 돈을 익명으로 기부하고 시골 지역에 청소년을 위한 공부방 등을 지원한 문근영씨는 “제가 기부 등을 하면서 더 행복하고 매우 기쁩니다. 이런저런 상황들, 사연들, 사정들이 있지만 기부할 때 ‘우리 같이 그래도 열심히 살아봐요’라는 그런 메시지 정도는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요”라고 기부 이유를 밝혔다. 루게릭병 환자 돕기에서부터 어린이 재활병원건립 후원까지 다양한 자선사업과 캠페인을 왕성하게 펼쳐 ‘선행천사’라는 별칭을 얻은 션. 그는 사랑나눔 실천 공개에 대해 “일부 사람들이 (사랑 나눔을) 조용히 할 수 있는데 왜 공개하냐고 말한다. 연예인이기에 많은 사람에게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일을 알려서 그걸 공유하면 더 빨리 이룰 수 있다. 겨울을 나는 데 필요한 연탄이 300만 장인데, 혼자서 기부할 수 없는 양이기 때문에 많은 분에게 알리면 300만 장의 기적을 쉽게 이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 2016-11-29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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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부교도소에 가보다
- 올 한 해 대한민국 정책기자단으로 활동 중인 필자는 이번에 법무부 주관으로 교도소에서의 교정교화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아볼 기회가 있었다. 살면서 한평생 나쁜 짓 하지 않아 교도소라는 단어를 모르고 살면 얼마나 좋겠는지 느껴볼 기회로 흔히 접해 볼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 같아 남부교도소 견학에 동참했다. 필자는 사람은 원래 착하다는 성선설을 더 믿는 편이지만 요즘 일어나는 흉포한 사건 사고 소식을 들을 때마다 나쁜 사람은 선량한 사람의 보호를 위해서라도 격리되어야 하고 그에 맞는 벌을 받아야 한다고 분개하기도 한다. 법무부 소속 담당자와 정책기자단 20여 명은 구로구에 있는 남부교도소를 찾았다. 어쩐지 좀 어둡고 우울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지만, 입구에 들어선 남부교도소는 매우 깨끗하고 밝았으며 한옆으로 많은 교도관 여러분이 줄지어 서서 경례를 하며 환한 웃음으로 맞아주어 마음이 놓이고 기분이 좋았다. 브리핑해 주신 교도관이나 안내해 주신 모든 교도관님이 실제 무슨 일이 생기면 잘 수습할 수 있을지 걱정될 정도로 선량한 인상이다. 브리핑 후 시설을 돌아보았다. 이곳은 1급 국가 보안시설로 죄수들의 관리뿐 아니라 교정교화에 힘쓰고 있다고 한다. 시설은 매우 깔끔했다. 기계 부품 실에서는 원하는 사람을 선정해서 공업고등학교 졸업 수준의 일을 배우게 한다는데 실제 출소 후 취업도 잘된다고 했다. 현재 수감 인원은 1.100명이다. 그들의 하루 세끼 식사준비가 궁금했는데 한 끼 1.400원이 책정되어 있다는 메뉴의 반찬은 4~5가지로 깔끔하고 맛있어 보여 어떻게 그 가격에 맞추는지 물었더니 영양사는 대량구매로 질 좋은 음식 재료를 공급받고 있어 가능하다고 했다. 실제로 이날은 고춧가루를 빻는 날이라 매콤하고 달콤한 고춧가루 냄새가 났는데 고추를 사다가 직접 빻아 쓰는 등 좋은 재료에 신경 쓰고 있다고 한다. 뭐 그렇게까지? 하는 안 좋은 생각이 잠시 들어 속으로 웃음이 났다. 나쁜 짓을 해서 잡혀 왔지만, 교도관에게는 교화시키고 잘 보살펴야 하는 사람들이라는 설명도 있었다. 조리실에서는 곧 있을 한식 조리 자격증을 대비해 실습한 수감자들이 만든 음식이 준비되어 있었다. 색색이 고운 구절판과 찰떡, 그리고 비빔국수가 있어 시식도 했는데 간도 잘 맞게 만들어서 모두 자격증에 성공하기를 기원해 주었다. 참고로 남부교도소엔 남자만 갇혀 있는 곳이다. 이곳엔 불안한 수감자를 위한 심리치료실도 운영되고 있어 남녀전문가 두 분과 10명의 수감자가 한 조가 되어 심리치료를 받는다고 하는데 그들이 만든 작은 그림카드를 보며 죄를 뉘우치고 다시는 구렁텅이에 빠지지 않기를 바랐다. 심리치료 후 재범률이 낮아지고 있다 한다. 드라마에서나 보았던 독방도 돌아보았다. 실제 독방은 곧 출소할 사람이나 모범수에게 허용되는 곳이라 한다. 좁은 1평 반 정도 되는 공간에 화장실과 씻는 공간이 있고 작은 책상에는 TV와 로션 등 화장품도 놓여있었다. 독방사람들은 아침에 일하러 나가고 저녁에 들어온다고 했다. 좁은 감방 안을 들여다보니 어디에 갇혀있다는 건 생각만 해도 참기 어려운 고통일 것이어서 정말 죄짓지 않고 살아야 하겠다는 마음이 저절로 들었다. 남부교도소에서는 사회적응프로그램과 직업훈련을 해서 사회에 나갈 준비를 단단히 잘 하는 것 같았다. 친절하고 선한 인상의 교도관들 배웅을 받으며 돌아오는데 발걸음이 그리 즐겁지만은 않았다. 남부 교도소 안에 천 명이 넘는 죄수가 있지만 그래도 세상엔 착하고 좋은 사람이 더 많다는 생각에 위안을 받는다. 죄를 짓고 벌을 받는 사람들도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해서 다시는 나쁜 길에 빠지지 않기를 바라며 범죄 없는 세상을 꿈꾸어 본다.
- 2016-11-1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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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다 싱글 PART7-2] 초고령사회와 독신 노년의 연애
- 이규현(교육학 박사, 행정학 박사) 인간은 올 때도 혼자 왔고 갈 때도 홀로 갑니다. 그러나 이 세상에 살고 있는 동안은 혼자 살 수 없는 가냘프고 나약한 것이 인간입니다. 그래서 하느님은 남자를 만들어놓고 홀로 있는 것이 보기에도 안 좋고 불안해서 남자를 재운 뒤 그의 갈비뼈 하나를 취해서 여자를 만들어 서로 돕고 의지하며 살아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왜 남자로 만들어 서로 도우며 살아가라고 하시지 않고 여자를 만들어 남녀가 서로 도우며 의지하고 살아가라고 하셨을까요? 그것은 남녀의 성 역할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동성끼리는 신이 바라는 종족 번식이 불가능하기 때문이고 또 인간은 성적인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는 위대한 사랑과 배려를 한 것입니다. 그러나 부부라는 이름으로 둘이 만나 살다 보면 어느 한쪽이 먼저 작별을 고하게 돼 있는 것이 인간의 한계입니다. 한쪽 배우자가 떠나고 나면 남은 한 사람은 밀려오는 고독과 싸우며 살아야 합니다. 물론 고독감은 고령자만 느끼는 것이 아니고 일생 동안 느끼며 사는 것이지만 특히 고령자가 되었을 때 더욱 뼈저리게 느끼게 됩니다. 사람들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외톨이가 되었을 때 깊은 고독을 느낍니다. 배우자가 살아 있을 때도 고독은 있지만 혼자가 되었을 때 가장 큰 고독을 느끼는 것입니다. 식사를 같이할 사람, 잠을 같이 잘 사람이 없으면 인생은 혼자라는 것을 실감합니다. 누군가를 필요로 하게 되는 것입니다. 흔히 노년이 되면 상실의 시기, 소멸의 시기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고령이 되어도 상실이나 소멸이 되지 않는 게 있습니다. 그것은 생리적 욕구입니다. 배가 고프면 음식이 먹고 싶고 졸리면 자고 싶고 성적 욕구가 생기면 해소하고 싶은 것이 그런 것입니다. 그런데 배가 고프거나 잠이 올 경우는 그것을 충족시키고 싶은 의사를 표명하지만 성적 욕구는 어느 누구도 드러내놓고 말하지 않습니다. 아니! 못합니다. 특히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사회가 더 두드러집니다. 유교사상이 뿌리 깊게 박혀 있기 때문입니다. 서양사회와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성적 표현이 고령자들이 해서는 안 되는 천박한 범주에 속합니다. 물론 서양사회에서도 과거에는 종교와 문화에 따라 엄격한 때가 있었지만 20세기에 들어와서부터는 급격히 달라졌습니다. 성은 종교적인 면에서만 봐서는 안 되고 인간 중심에서 봐야 한다는 것이 주된 주장이고 변화입니다. 성은 신이 인간에게 만인평등으로 주신 것이기 때문에 누구도 침해하거나 박탈할 수 없는 천부적 권리라는 것입니다. 그것을 고령이 되었다고 제한하거나 규제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인간은 똑같이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노인의 성을 빼고 노후를 말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것은 노인의 기쁨, 만족의 가능성이 간과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간이 살아 있다는 것은 단순히 숨을 쉬고 있는 생물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은 인간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 살아 있는 한 가슴 속에서 성적 욕구가 꿈틀거리는 불가사의한 존재입니다. 그것은 살아 있음을 의미하며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싶은 욕구입니다. 섹스를 통한 황홀감은 인간이 느끼는 오감 중 가장 강력한 쾌감입니다. 흔히 인간을 ‘성적 인간’이라고 합니다. ‘성적 인간’이란 따뜻한 감정으로 이성과 접촉하고, 이성과 성적 교류가 가능한 인간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따뜻함은 삶을 위한 마그마(magma)로서 젊은 시절엔 이성을 희구하고, 친구를 희구하며, 노후가 되어도 이성에 대한 따뜻한 눈길로 나타납니다. 따라서 성기 결합은 물론이거니와 그 이상으로 상대와 마음과 감정의 교류를 즐길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긴요한 것입니다. 상대와의 농밀한 마음의 교류, 그것이 있음으로써 섹스를 하는 것이 극상(極上)의 즐거움이 되는 것입니다. 마음의 교류가 없는 섹스는 단순한 점막(粘膜) 마찰에 불과한 것입니다. ‘끝이 좋아야 모든 것이 좋다(All is well that ends well).’ 셰익스피어가 한 말입니다. 과거의 삶이 아무리 고달팠든 화려했든 과거는 과거일 뿐입니다. 인간은 항상 현재가 중요합니다. 인간에게 있어 고독은 죽음 다음으로 두렵다고 합니다. 고독은 수명을 평균 8년이나 단축시킨다고 합니다. 나이와 관계없이 인간은 사랑이 필요합니다. 사랑이 없는 인생은 죽은 인생이나 마찬가지이며 사랑의 향기가 없는 인생은 꽃이 없는 사막과 같다고 했습니다. 사랑은 인간의 주성분이며, 인간은 사랑을 먹고 사는 존재입니다. 홀로 사는 이 세상에 내가 사랑할 사람이 아무도 없고, 또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을 때, 인간은 허무해지고, 고독해지고 절망에 빠지는 것입니다. 서산마루에 걸려 있는 태양을 바라보며 이제 곧 지겠지 한탄만 하지 말고 저 아름다운 태양처럼 나도 인생 말년을 멋지게 장식하겠다고 도전하십시오. 멀리 보지 마십시오. 사랑하는 사람은 70m 안에 있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섹스는 만병통치약이며 최고의 보약입니다. 모든 시니어들의 건강과 행복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 이규현 현 용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객원교수이며 저자다. 용인대학교 사회교육원장, 도서관장을 역임했다.
- 2016-11-1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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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홀로 가을 휴가를 떠나는 이유
- 맛있는 음식이 있을 때 맛난 음식부터 먹고 나서 다른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맛난 음식을 제일 나중에 먹는 사람도 있다. 필자는 후자에 속한다. 각자 음식에 대한 자기 철학이 있으니 어느 쪽이 더 낫다고 말하지는 못하겠다. 요즘 ‘휴가’라는 단어는 ‘여름 휴가’를 줄인 말처럼 사용된다. 7월 말에서 8월 초에 사람들은 메뚜기 떼가 이동하듯 도시를 떠난다. 집 떠나면 고생인 것은 다 알고 있다. 여러 가지로 불편하고 불쾌지수를 높이는 요인들이 많지만 그래도 무리를 하며 떠난다. 물론 이때 휴가를 떠나지 않으면 갈 시간이 없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필자는 사람들이 우르르 떠나는 여름 휴가를 가지 않는다. 오히려 다들 탈출해버린 도시에서 한적한 여유를 즐긴다. 이때는 마치 차량 홀짝제를 시행하는 것처럼 출퇴근길도 한산하다. 맛난 음식을 맨 나중에 먹듯 휴가도 미루고 미룬다. 그리고 가을이 깊어질 때쯤 가벼운 마음으로 휴가를 떠난다. 이미 휴가를 다녀온 사람들은 가을 휴가를 떠나는 내게 부러운 눈길을 보낸다. 필자의 가을 휴가에는 특별함이 하나 더 있다. 아내를 집에 두고 혼자 떠나는 것이다. 물론 아내는 궁합이 잘 맞는 친구나 회사 동료들과 늘 여름 휴가를 다녀오곤 한다. 경제권을 다 쥐고 있는 아내는 필자가 여행갈 때 당부의 글과 함께 용돈을 넣은 봉투를 손에 쥐어준다. 평소에 자주 즐거운 마음으로 설거지를 해주고 아내가 쇼핑을 갈 때 운전기사 노릇도 해줘서 착한 남편 마일리지를 쌓아둔 덕분이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가을 휴가를 혼자 떠날 수 있는 티켓을 손에 쥔다. 주위의 남자들은 필자의 휴가를 몹시 부러워한다. 필자는 오랜 세월 건축설계 사무소를 운영하면서 휴가를 재대로 가본 적이 없다. 여러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자리를 비우는 것이 불안하다. 현장이 늘 위험 요소를 안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도 휴식을 허락하지 않았다. 젊었을 때는 몇 년간 휴가를 못 간 사실을 대단한 경력이라도 되는 양 은근히 자랑하기도 했다. 그렇게 일에 묻혀서 살다 보니 어느덧 환갑을 목전에 두게 되었다. 몸도 점점 예전 같지 않다. 그동안 나를 너무 잊고 살았다는 생각이 들면서 비로소 휴식이 중요함을 알게 되었다. 가을은 아름다운 계절이다. 북쪽에서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에 소란스러웠던 여름이 말끔히 치워진다. 투명한 햇살을 받아 눈부신 백색으로 빛나는 억새밭에 서서 바람소리를 듣는다. 추수가 다 끝난 텅 빈 들녘도 걸어본다. 잔잔한 바람에도 미련 없이 가지를 떠나버리는 낙엽 비도 맞아본다. 갈색으로 변해가는 잔디 위에 풍성했던 잎들을 다 내려놓고 빈 몸으로 서 있는 나무 곁에도 서본다. 깊은 계곡 작은 웅덩이 옆에 앉아 작은 물고기들이 바위틈을 들락거리는 모습도 들여다본다. 바람 부는 해변을 걸으며 아주 멀리 하늘과 맞닿은 수평선을 바라본다. 아주 느리게 걷고 보이는 대로 보고 들리는 대로 듣는다. 가을은 버리고 비우는 계절이다. 그렇게 텅 비어가는 자연과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비로소 나를 돌아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얻는다. 필자가 매년 혼자만의 가을 휴가를 즐기는 이유다.
- 2016-11-0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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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려동물이야기] 강아지가 좋을까요, 고양이가 좋을까요?
-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은데 나에게 어떤 동물이 맞는지 모르겠다면 집중해보시라. 적극적인 반려견, 자기중심적인 반려묘. 성격이 저마다 다른 사람들처럼 개와 고양이에게도 성격이 있다. 알듯 말듯한 개와 고양이의 차이를 알아보고 난 뒤 나에게 맞는 반려동물을 식구로 맞아들이면 어떨까?< 편집자 주> 자료제공 웹진 눈치가 있다, 없다?끊임없이 사랑을 갈구하는 반려견. 반려인의 기분이 어떻든 무얼 하든 상관없이 놀아달라며 달라붙는다. 이런 천진스런 모습 때문에 보다 빨리 친근함을 느낄 수 있다. 고양이는 반려인의 기분이 안 좋으면 알아서 피해 다니는 등 눈치가 발달한 편. 단, 반려인이 정적인 일을 하고 있을 경우, 여유로운 상황으로 착각해 같이 놀자고 괴롭히기도 한다. 자기 몸 관리, 한다, 안 한다? 고양이의 경우 그루밍(혀로 몸 구석구석을 핥는 행동)을 하는 습성이 있어 몸이 비교적 청결하다. 따라서 2~3개월에 한 번 목욕시키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반면 강아지는 약알칼리성 피부이기 때문에 세균이나 곰팡이균 번식이 쉬워 피부병에 잘 걸린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씻겨주는 것을 권장한다. 호기심 누가 많을까? 강아지는 호기심이 있어도 위험한 돌발행동은 하지 않는 편이다. 그러나 고양이는 겁 없이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거나 낯선 물건도 거침없이 만지기 때문에 통제가 필요하다. 의사표현이 달라요 강아지와 고양이가 원수지간으로 알려진 가장 큰 이유는 두 동물의 같은 행동이 각기 다른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강아지는 ‘같이 놀자’는 뜻으로 앞발을 내밀지만 고양이는 강아지의 그런 행동을 공격태세를 취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누가 더 감정표현을 잘하나?일반적인 생각과는 다르게 강아지보다 고양이의 감정 파악이 훨씬 쉽다. 고양이는 행복할 때 여유롭게 어슬렁거리며 ‘그르릉’ 소리를 낸다. 반면 기분이 나쁠 때는 귀를 뒤로 낮추고, 털과 발톱을 곤두세우며 주변을 경계한다. 누가 반려인의 말을 더 잘 듣나? 강아지는 서열생활에 익숙해, 자신보다 서열이 높다고 생각되는 사람 말은 잘 따른다. 그러나 고양이는 사람에게 복종할 필요를 느끼지 못해 무언가를 지시해도 잘 듣지 않을 때가 많다. 고양이는 꾸짖음을 잊지 않고 잘 기억하므로 벌줄 때 신중해야 한다. 교감, 고양이가 좋아, 개가 좋아? 말을 잘 듣는 것과 마음이 잘 통하는 것은 다르다. 교감 면에서 강아지보다 고양이가 사람의 감정을 읽고 맞춰주는 데 능숙하다. 꼬리언어 대화법 cat 편안할 때 꼬리를 아래쪽으로 내리고 있을 때 꼬리 끝이 부드럽게 살짝 휘어져 내려와 있다면 아주 편안하고 안정적인 상태다. 짜증이 날 때 가끔 앉아서 꼬리로 바닥청소를 하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이때 꼬리를 빠르게 좌우로 움직이며 바닥을 쓸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 짜증이 나 있는 상태라고 보면 된다. 불만이 쌓여 있는 상황이므로 고양이가 원하는 게 뭔지 생각해봐야 한다. 흥미로울 때 간식을 주거나 이름을 불렀을 때 꼬리를 높게 치켜들고 다가올 때가 있다. 꼬리 끝은 살짝 휘어져 있고, 때로는 휘어진 꼬리 끝을 살랑살랑 흔들기도 한다. 이는 고양이가 당신에게 다정한 기분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다. 경고를 줄 때 고양이는 놀라거나 자신을 위협적으로 보이고 싶을 때 온몸의 털을 부풀린다. 이때 꼬리가 S자로 휘어져 있다면 건드리지 않는 게 좋다. 행복할 때 고양이는 자고 있어도 꼬리를 쉼 없이 움직인다. 만약 자고 있는 고양이가 꼬리 끝을 까딱거리고 있다면 방해하지 말길. 행복한 꿈을 꾸고 있거나 기분 좋게 자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고민할 때 나른한 모습으로 꼬리로 바닥을 천천히 내리치는 것은 뭘 해야 할지 고민할 때 나타나는 반응이다. 그러나 좀 더 빠르게 꼬리를 탁탁탁 내려친다면 감정의 동요가 심하다는 의미다. 처음 봤을 때 꼬리를 높이 세우고 크게 흔드는 것은 고민하고 있다는 의미다. 처음 보는 물건 앞이나 낯선 환경에서 이런 행동을 한다. dog 꼬리를 낮게 흔들 때 강아지들에게는 서열체계가 있다. 꼬리를 낮게 흔드는 것은 상대에게 복종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중간 정도의 높이에서 꼬리를 흔드는 것은 매우 반갑다는 표시다. 꼬리를 천천히 흔들 때 강아지가 꼬리를 천천히 흔들고 있다면 “나는 지금 자신감에 꽉 차 있어!”라는 표현이다. 꼬리가 축 늘어져 있을 때 꼬리를 축 늘어뜨리고 있는 강아지는 기운이 없는 상태다. 꼬리가 배 안쪽으로 말릴 때 겁을 먹고 있거나 매우 불안한 상태다. 강아지가 계속 이런 모습을 보인다면 왜 겁을 먹었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 내 성격에 어울리는 반려견은? 01 말썽꾸러기의 대명사 비글이 속한 ‘하운드(Hound) 그룹’ 활동량이 남다른 ‘하운드 그룹’은 산책이나 운동으로 왕성한 활동량을 채워줄 수 있는 주인이 딱 맞는다. 이 녀석들은 걷는 것보다는 전력질주를 좋아하기 때문에 체력이 좋고 활동적인 주인이 제격이다. 비글, 닥스훈트, 그레이하운드, 아프간하운드 등이 해당한다. 02 초보엄마가 키우기 좋은 ‘토이(Toy) 그룹’ ‘토이 그룹’은 어렸을 때는 물론이고 다 크고 나서도 변함없이 인형을 닮은 듯한 깜찍함이 장점이다. 특별한 관심과 보살핌, 스킨십을 좋아한다. 애정표현을 좋아하고 같이 있는 시간이 많은 초보엄마가 어울린다. 몸집이 작기 때문에 공간이 넓지 않은 곳에서도 키우기 좋다. 요크셔테리어, 포메라니안, 푸들, 시츄, 말티즈, 페키니즈 등이 해당한다. 03 주인을 잘 따르는 ‘스포팅(Sporting) 그룹’ 인명구조, 마약탐지견 등으로 활약하는 ‘스포팅 그룹’은 외모는 마냥 천사 같지만 사냥개의 천성 때문에 무엇이든 물어뜯고 씹는 녀석들이다.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해 유쾌하고 장난기 많은 주인이 어울린다. 유순하고 사교적이어서 훈련만 잘 시킨다면 최고의 친구가 되어줄 수 있다. 골든리트리버, 잉글리시코카스패니얼, 아메리칸코카스패니얼 등이 해당한다. 04 충직한 경비견 ‘워킹(Working) 그룹’ 강인하고 고집이 세기 때문에 통제가 어렵지만, 어려서부터 훈련을 충분히 시킨다면 가장 충직한 반려견이 될 수 있다. ‘워킹 그룹’은 교육이 필수이기 때문에 초보엄마나 교육에 많은 시간을 들이기 힘든 사람은 키우기 버거울 수 있다. 녀석들과 비슷하게 과묵하고 뚝심 있는 사람이 어울린다. 진돗개, 시베리안허스키, 알래스칸맬러뮤트 등이 해당한다. 05 시간이 흐를수록 진정한 가족 같은 ‘테리어(Terrier) 그룹’ 깜찍한 애교쟁이면서도 충성심이 강한 ‘테리어 그룹’은 나이를 먹을수록 주인과 더욱 가까워지는 녀석들이다. 주인도 녀석들처럼 활발하고 독립적인 성격의 소유자라면 서로 최고의 가족이 될 수 있다. 불테리어, 보스턴테리어, 미니어처슈나우저 등이 해당한다. 06 보디가드처럼 듬직한 ‘허딩(Herding) 그룹’ ‘허딩 그룹’은 목장에서 양을 모는 목양견 역할을 할 만큼 영리하고 책임감이 강해 차분하고 사려 깊은 주인이 어울린다. 녀석들은 주인을 위해 자신이 맡은 구역을 든든하게 지켜준다. 웰시코기, 보더콜리, 저먼셰퍼드 등이 해당한다. 11월호 // [반려동물이야기] 강아지가 좋을까요, 고양이가 좋을까요?
- 2016-11-04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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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중년@] 발레 교습소 “당신의 근육에게 말을 걸어봐요”
- 따뜻한 햇살이 드리워진 마룻바닥 위. 밝은 색 레오타드를 입은 선이 곱고 등선이 아름다운 여성들이 발레 바(bar)에 손을 살포시 얹고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한다. ‘쁠리에’, ‘앙오’, ‘아띠뜌드’, ‘아라베스끄’, ‘샤쎄’. 간질이는 듯한 발레 용어가 주문처럼 흐르면, 숨을 내쉬고 동작하는 이들의 이마와 등 위로 굵은 땀방울이 쏟아져 내린다. 발레교습소. 올망졸망 귀여운 아이들이 떠오른다면 더 이상의 상상은 잠시 접어두라.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꽃중년, 그녀는 수행하듯 선율에 답하고 거울 속에 비친 자신과 독대한다. 언젠가 지나쳤던 발레 교습소 앞에서 시니어 발레리나들이 보라색 샤 스커트를 입고 찍은 사진을 봤다. ‘아! 이 연세에도 발레를 하는구나!’ 생각해보면 예나 지금이나 발레를 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너무나 많은 피트니스클럽과 에어로빅 학원이 집 가까이에서 손을 뻗치고 있어서다. 발레를 하는 꽃중년 혹은 시니어 어디 없을까? 일반인을 대상으로 발레 강습하는 곳으로 입소문난 를 찾았다. 이곳 일반인 학원생들은 20대, 30대는 물론이고 40대부터 60대까지 나잇대도 다양하다. 취재를 위해 찾았던 날도 중년 이상으로 보이는 회원이 눈에 많이 띄었다. 이유는 뭘까? 모든 세대가 보다 대중적으로 발레를 받아들였으면 하는 나선영 원장의 철학 때문이다. 발레를 통해 근육을 조심스럽게 다스리고 비틀어진 골격을 정리하면 몸의 균형을 바로 잡을 수 있다. 발레를 한 뒤 몸이 좋아졌다고 말하는 회원들도 상당수다. 어깨 결림이 좋아졌다던가, 혈색이 좋아졌다, 본인도 모르게 투박하던 움직임이 여성적으로 변했다고 하는 말한다고. 나 원장은 발레를 통해 자세에 대한 칭찬을 듣고 자신감 넘치는 중년 여성들을 보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발레, 몸 안팎을 다스리다 사실 이번 취재를 계기로 발레 학원 수강생이 됐다. 20대 초반 전공 공부에 도움이 될까 싶어 발레를 배운 경험이 있기에 취재 내내 몸이 간질였다. 오랜만에 온 몸을 바로 세우고 기억을 더듬고 리듬에 맞춰 발레 동작을 따라했다. 들이마시고 내 쉬는 숨소리에 집중하는 시간. 티베트 승려 밍규르 린포체(Mingyur Rinpoche)가 말하는 어디서든 할 수 있는 명상을 발레를 통해 하는 셈이다. 잔잔하고 통통 튀는 피아노 소리와 내 몸에 집중하다보면 몸 속 깊은 곳에서 짜디 짠 땀이 솟구친다. 수행하듯 모든 세포에 관심을 주면 관심 받은 만큼의 땀이 흐르고 내면에 안정이 온다. 굳었던 근육이 조금씩 부드럽게 움직이고 힘이 붙는 것이 느껴지는 중. 발레는 여성적이면서도 강인하고, 아름답게 몸 안팎을 돌보게 해주는 괜찮은 무용이자 운동이다. 혹 이글을 보고 살짝이라도 마음이 동하는 꽃중년이 있으시다면 아래 미니 인터뷰를 주목해 보시라. ◆미니 인터뷰◆ “생활에 활력이 됩니다” 전금화(56)씨 어렸을 때부터 발레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데 용기가 없었어요. 어느 날 성산동 쪽을 지나는데 일반인에게도 발레를 가르치는 학원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무조건 찾아갔어요. 12년이 됐어요. 발레를 통해 처음 운동이라는 것을 하게 된 거예요. 철도공사에서 일하다 보니 야간 근무가 많았죠. 몸은 피곤하고 졸렸지만 발레를 하면 활력이 생기더라고요. 담 결림도 좋아졌어요. 아픈 데 없이 건강하고요. 주위 사람들한테 발레를 많이 권하지만 용기가 없는지 못 오시더라고요. 일단 저질러야죠. 발레는 몸을 예쁘게 만들어주면서 건강도 되찾아준답니다. “춤을 통해 몸매관리 해요” 이의경(42)씨 발레는 1년 했어요. 발레를 하게 된 이유는 평소 춤에 관심이 있었고 춤을 통해 몸매관리를 하고 싶었어요. 발레가 이렇게 땀도 많이 나고 어려운지 몰랐어요. 기본기가 없으면 안 되는 춤이니까요. 그런데 이곳은 발레를 대중화의 개념으로 가르치시기 때문에 쉬운 거 같고, 건강도 챙기게 됐어요. 보통 직장생활 오래 하면 자세가 많이 나빠지잖아요. 출산으로 골반도 틀어지고, 꾸부정하게 앉아 일하는 사람은 거북목이 되기도 하고요. 그런데 발레는 먼저 척추를 꼿꼿이 세우고 해야 하잖아요. 필요에 의한 동작이 몸을 만들어주는 것이죠. 발레는 여자한테 정말 좋은 것 같아요. “꾸준한 발레로 디스크 이겨내요” 김인영(가명·63)씨 허리 디스크가 있었는데 목까지 많이 흔들리더라고요. 어느 날 TV를 보는데 90세 남자 분이 발레를 하는 거예요. 그렇다면 나도 할 수 있겠구나. 그때가 쉰아홉 살이었어요. 고민을 많이 하다 일단 한번 해보자 해서 시작했어요. 음악이 있는 운동을 하고 싶었거든요. 그게 발레였어요. 인터넷에서 발레를 하면 초기 디스크가 치유된다는 내용을 봤어요. 정말 많이 아팠어요. 불안할 정도였는데 이제 많이 좋아졌어요. 발레한 지는 만 4년 됐어요. 발레를 시작하고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스트레칭을 할 때 속 땀이 무지 많이 나오더라고요. 노폐물이 땀으로 나오는 것이 느껴져요. 내 몸에 맞게 적응이 되고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면서 하는 운동이라 여유도 생기고 마음도 편해집니다. 그런 면에서 발레가 오랜 세월 살아오신 분들에게 공감이 되고 여러 가지로 맞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11월호에 실린 꽃중년@ 원장 인터뷰 가운데, 관절치료 관련 내용은 의학적 소견이 아닌 발레 수강생의 반응을 인용한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오해가 없길 바랍니다.」
- 2016-11-03 1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