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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암 이겨낸 보부상 사내와 상부위장관외과 교수의 라뽀
- 올 것이 왔다 싶었다. 화장실에서 평소와 다른 시커먼 그것을 보았을 때 말이다. 심상치 않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인과응보라고 생각했다. 그때 그가 떠올린 것은 그동안 살아온 자신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생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의사는 그의 병이 위암이라고 했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에서 만난 오성표(吳聖杓·68)씨의 이야기다. 그리
- 2017-03-30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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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짙푸른 소나무 사이 농촌계몽운동의 기억이 살아있는 곳 '심훈기념관'
- 눈 녹지 않은 시골길을 굽이굽이 지났다. 길게 늘어진 소나무의 그림자는 쓸쓸하고 차가웠다. 아무도 찾지 않는 이끼 낀 옛 유적을 찾아가는 기분. 굽이치는 소나무 숲길을 지나 만난 심훈기념관(충남 당진시 상록수길 97)에는 소설 의 주인공 박동혁과 채영신, 그리고 작가 심훈이 옛이야기를 나누 듯 서 있다. , 로 대표되는 심훈(1901~1936)은 한
- 2017-03-06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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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천 왜성 천수대에 서서
- 정유년인 올해는 정유재란(1597.1~1598.12) 발발 420주년이다. 임진왜란으로부터는 427주년. 임진왜란이 치욕의 역사였다면, 정유재란은 왜군이 충남 이북에 발도 못 붙인 구국승전의 역사다. 그 전적지는 진주, 남원, 직산 등 삼남지방 곳곳에 있지만 옛 자취는 찾기 어렵다. 뚜렷한 자취가 남아 있는 곳은 왜군이 남해안을 중심으로 농성하던 성터들이
- 2017-02-28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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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대폰 없는 세상’에서 살아본 하루
- 스마트폰 알람소리를 듣고도 이불속에서 꼼지락 거리며 늑장을 부리고 있다. 깊은 잠을 못 이루고 뒤척이다가 새벽잠이 들 때면 따끈따끈하게 데워진 방바닥에 접착제라도 발라놓은 것처럼 깊은 잠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그러니 알람소리가 달가울 리가 없다. 그러나 통근버스를 놓치는 날이면 생으로 고생할 것을 생각하면 무턱대고 늑장을 부릴 수도 없으니 주섬주섬 이불을
- 2017-02-22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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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나가는 사람에게는 이유가 있다 PART4] 철학이 있는 사람 ③ 가제트 술집 대표 겸 배우 김경범씨
- 뭐든지 척척, 생각하고 말하는 대로 잘되는 사람을 보면 ‘도대체 어떻게 살았기에 뭘 해도 저렇게 운이 잘 따르나’ 싶다. 부럽다가도 얄밉고, 성공 비법이 뭘까 궁금할 때도 있다. 막걸리 전문 주점 ‘가제트 술집’은 8년 전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 변두리 골목에 7평 남짓한 좁디좁은 공간에 문을 열었다. 개업 첫날부터 문전성시를 이루더니 맛집으로 널리 알려지면
- 2017-02-1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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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치지 못한 편지] 쓸쓸한 만추의 어느 날 떠나버린 친구에게
-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전할 수 없는 상황이 돼서 마음만 동동 구르는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문을 두드려주셔요.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의 부치지 못한 편지가 지난해 연말 편집부로 들어오게 됐습니다. 열어보니 가슴이 먹먹합니다. 독자들과 공유합니다.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 인간의 끝이 없는 탐욕의 수렁으로 인해 빚어지
- 2017-01-31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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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국남의 뉴컬처 키워드] 문화와 생활 트렌드 이끄는 ‘YOLO’
- “YOLO! You Only Live Once.” 2016년 3월 4일 방송된 tvN 프로그램 아프리카 편에서 신세대 스타 류준열이 혼자 캠핑카를 몰고 아프리카를 여행 중인 외국 여성에게 대단하다는 말을 건네자 돌아온 대답이다. 이때만 해도 많은 사람이 ‘YOLO(욜로)’의 뜻을 잘 몰랐다. 그런데 , 등 트렌드 분석서들이 올해 유행할 트렌드로 한결
- 2017-01-2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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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꼭 걷고 싶은 도성길
- 지난 주말 서울 하늘은 푸른 바다 빛이었다. SBA 희망설계재능기부연구소 (박주순 소장) 산악회원 (전창대 산악대장) 12명은 아침 10시 동대문역에 모였다. 흥인지문에서 낙산공원을 오르고 와룡공원을 지나서 말바위 안내소까지 걸었다. 잘 다니지 않는 길이지만 꼭 걷고 싶은 성곽길이다. 올겨울 제일 추운 날씨에 모두가 에스키모처럼 중무장이다. 낙산은 북악ㆍ
- 2017-01-19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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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 과천시민극장 연극 <우리읍내>
-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감격에 젖은 백전노장은 손을 번쩍 들어 객석과 무대를 향해 감사 인사를 했다. 정확히 27년 만의 커튼콜. 과천시민극장의 연극는 백발이 돼 돌아온 노배우의 재기와 시민들의 소망을 이루어준 ‘꿈의 무대’였다. 두려움을 떨치고 조명 앞에 당당하게 선 그들만의 이야기는 밤새도록 끊일 줄 몰랐다. 과천시민극장의 다섯 번째 연극 작년 12월
- 2017-01-12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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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착한 환자 좋은 의사 되기] 간암과 사투를 벌인 바닷가 사내와 암 잡는 방사선종양학 전문의의 라뽀
- 거친 바다 마을 출신의 사내라 해도 이 우주선 같은 치료기는 영 적응이 되지 않았다. 차라리 폭풍우 속 배 위가 더 속 편하지 않았을까. 돌아가는 기계 위에 누워 있으려니 좀이 쑤시고 욕지거리가 나올 것 같았다. 낮은 목소리의 소음은 조용했지만 시끄러웠다. 임재성(林在聲·56)씨는 그래도 참을 수밖에 없었다. 이 기계가 큰 병을 낫게 해주리라 믿었기 때문
- 2017-01-02 1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