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봄, 결혼을 하겠다는 아들의 말에 필자의 마음은 쉬지 않고 어디론가 달려갔다. 아들은 2006년 4월에 전신 3도의 화상을 입었다. 주치의는 심한 열에 달궈진 아들의 몸과 마음이 정상으로 돌아오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불길을 온몸으로 품은 듯 아들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을 때가 많았다.
어려서는 말수가 적고 차분했는데 그렇게 조용하던 아이는 온
수만 가지의 수를 내다보고 절대 실패하지 않는 삶을 사는 알파고형 인간을 만났다. 계획적이면서도 일정하다. 돌다리는 두드려볼 생각 없이 잘 닦여진 길을 선택해왔다는 사람. 수학이나 과학자를 만나러 갔더라면 대충 짐작이라도 했을 텐데. 그의 직업은 음악 칼럼니스트다. 음악과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천국 무지크바움 대표이자 음악 칼럼니스트 유형종(劉亨鐘·56
어느 새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진 기온 때문에 겉옷을 집어들게 되었지만, 한낮에 내리쬐는 태양은 아직 그 위력을 잃지 않았다. 가을의 풍요로운 수확을 위해 쨍쨍한 햇볕은 꼭 필요한 고마운 존재이니 덥다고 불평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 뜨거운 햇볕을 양산으로 가리고 오후 3시 공연인 오페라를 보러 예술의전당에 갔다.
천재 작곡가라 불리는 모차르트의 대표
결별의 후유증은 크다. 열병을 앓는 듯하다. 그렇다고 사랑을 기피할 필요는 없다. 삶의 이유이기 때문이다. 기회가 오면 맞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언제나 결별을 각오해야 한다. 살아오면서 여러 번 결별을 겪어봤기에 제법 노하우가 쌓였다. 일단 관계가 좋을 때도 결별에 대한 준비를 한다. 그래야 충격이 적다. 또 결별로 얻어지는 장점들을 생각하며 위안을 삼는다
개 같은 놈! 또는 아주 개판이야! 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 기분이 좋지 않을 때 하는 말이다. 많은 짐승 중에 하필 사람과 가장 친근한 동물을 빗대어 욕을 하는 이유는 뭘까?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개가 다른 동물과 달리 먹이에 너무 집착한다. 여러 마리의 개에게 하나의 먹이통에 먹이를 주면 목을 길게 뽑아 다른 놈 앞의 먹이를 먼저 먹는다.
남자들이 퇴직하고 나면 두 부류로 나뉜다. 한 부류는 삼식이로 하루 세끼를 집에서 해결하고 하루 종일 TV와 논다. 그래서 아내는 때 맞춰 밥을 대령해야 하고 간식까지 제공해야 한다. 그동안 이웃과 사회 활동에 길들여진 아내는 불평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부부 싸움이 종종 일어난다. 그전에는 돈을 벌어오던 남편이라 대우를 받았지만, 이제는 그렇지 못
아침에 잠에서 깼는데 뭔가 허전함이 느껴졌다.
뭐지? 생각해 보니 그동안 눈만 뜨면 여기저기서 지천으로 들렸던 매미의 노랫소리가 뚝 끊겨 들리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
우리 집은 북한산 자락에 있어 매년 여름이면 시끄럽다고 생각될 정도로 매미가 노래를 했다.
이웃집 할머니께선 "아이구, 시끄럽다."고 불평도 하시지만, 필자는 여름이 시작되었음을 알려주는
“라디오코리아 뉴스를 말씀드리겠습니다!” 1989년 2월 1일, LA의 한인들은 눈물을 흘렸다. 라디오를 틀었는데 한국어가 나오고 한국 노래가 나왔던 거다. 이역만리 ‘미국’ 땅에서 말이다. 그렇게 수많은 한인들을 울렸던 목소리는 지금도 매일 오후 3시가 되면 어김없이 흘러나온다. 28년 동안, 그가 마이크를 놓았던 날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그저 방송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라는 꽃말을 가진 봉선화. 어린 시절, 그 기나긴 여름이면 초가집의 울밑마다 봉선화가 피었다. 그 봉선화를 나라 잃은 슬픔을 비유해 해방 전후에 태어난 우리들은 “울밑에 선 봉선화야 네 모양이 처량하다”라고 애처롭게 노래했다. 여성들은 지금의 매니큐어 대신 백반과 섞어 찧은 봉선화 꽃을 손톱에 동여매 곱게 물을 들이곤 했다. 손톱에
흔히 나이가 들면 새벽잠이 없어진다고 한다. 멀뚱멀뚱 자리에서 일어나 서성이기도 하고, 여기저기 두리번거려보지만 세상은 아직 단잠에 코골이 중이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 새벽, 일찍이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다정한 목소리가 있다. “안녕하세요. 박영주입니다.” KBS 1라디오 의 박영주(朴英珠·57) KBS 아나운서가 그 주인공이다. 매일 아침 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