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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후 직업으로 요양보호사 어떨까?
- OECD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우리나라의 노인부양률은 100명당 19.6명으로, 생산가능인구 5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 32위 수준이지만 문제는 지금부터다.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2050년엔 100명당 71.5명, 2075년엔 80.1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돈을 버는 사람이면 무조건 어르신 한 명을 봉양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사회 변화 속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직업 중 하나는 요양보호사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이 직업에 대한 평가는 천차만별이다. 대체 어떤 일을 하길래 그런 것일까. 지난 4월 18일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은 24회 요양보호사 자격시험을 통해 4만909명의 요양보호사가 탄생했다고 밝혔다. 전체 4만5510명이 응시해 응시자 중 89.9%가 합격했다. 응시자는 23회 시험에 비해 6891명이 늘어났다. 많은 숫자가 배출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사정을 알고 보면 그렇지 않다. ‘2016년 노인장기요양보험 통계연보’에 따르면, 현직 요양보호사는 31만3013명에 그쳤다. 그간 배출인원이 151만 명 이상임을 감안하면 적은 숫자다. 이에 반해 장기요양보험 등급을 인정받은 대상자는 2012년 34만1788명에서 2016년 51만9850명으로 증가했다. 한 명의 요양보호사가 약 2명의 노인을 돌봐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자격 취득자 많지만 일손은 부족 요양보호사는 노인복지시설에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노인 등의 신체활동 또는 가사활동지원 등의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고용해야 하는 인력을 말한다. 요양보호사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을 통해 자격시험이 관리되는 국가자격제도로,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시행되면서 도입됐다. 초기에는 일정 교육 과정만 이수하면 취득이 가능했지만, 2010년부터는 자격시험제도가 시행됐다. 요양보호사 자격증 시험은 정해진 교육기관에서 이론과 실기, 실습 교육을 각 80시간씩 총 240시간을 이수해야 응시할 수 있다. 이후 시험에선 각 60점 이상을 취득해야 합격이 된다. 요양보호사 자격 취득을 위한 교육기관은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인정된 요양보호사교육원은 2017년 기준 전국 1725개소에 달한다. 교육비는 기관마다 제각각이지만 대략 60만 원 전후로 ‘시세’가 형성되어 있다. 무료로 교육받을 수 있는 기관도 일부 있다. 요양보호사 수급에 비상이 걸린 지자체들이 대표적이다. 지난 4월 경기도 안산시는 요양보호사 자격증 무료 교육생을 모집했다. 충청북도 음성군도 비슷한 시기에 무료 교육생을 모집했다. 부산시 수영구는 일부 교육비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교육 희망자를 접수했다. 가족 돌봄에도 유리해 관심 늘어 요양보호사는 시니어의 관심을 받고 있는 직업 중 하나다. 은퇴 시기가 되면 배우자나 부모가 치매 등 질병으로 인해 보호가 필요한 상황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요양보호사 교육 과정이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데다, 가족을 돌보는 실질적인 정보와 지식을 얻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가족요양비의 존재도 가족을 돌봐야 하는 이들에겐 매력적이다. 장기요양보험 수급자가 요양보호사 자격을 가진 가족 등으로부터 방문요양에 상당하는 장기요양급여를 받을 때 등급과 관계없이 월 15만 원을 지원하는 제도다. 정부는 올 초 가족요양비와 가족인요양보호사제도도 개선해 가정에서 부모를 돌볼 수 있도록 해 시설 수요를 줄일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학력 제한이나 자격 획득이 어렵지 않은 것도 장점이다. 수요가 많아 눈높이를 낮추면 일자리를 구하기도 쉽다. 때문에 조선족이나 고령자의 지원도 적지 않다. 거동이 어려운 노인을 돕는다는 직업적 자긍심이나 보람도 요양보호사로 활동하는 데 힘이 된다. 근로환경 열악, 수입 좇으면 못해 그렇다면 실제 근무 환경은 어떨까. 현장에선 요양보호사가 전문 직업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녹록지 않다고 말한다. 요양보호사의 근무 방식은 크게 두 가지. 집으로 찾아가 돌봄서비스를 실시하는 재가요양보호사가 전체의 약 70%에 이른다. 시설요양보호사는 나머지 30%에 해당한다. 상당수의 재가요양보호사는 단시간 비정규직, 시설요양보호사는 기간제 비정규직으로 일한다. 일자리의 불안정성이 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근무 방식도 쉽지 않다. 비교적 수입이 좋은 입주요양보호사는 부가적인 요구사항이 많아 힘들다고 한다. 한 요양보호사는 “기본적으로 어르신에 대한 가사 지원이 업무 영역에 포함되지만 실제로는 5~6인 가족 전체 살림을 도맡아주기를 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부적절한 성적 요구가 성희롱으로 번지는 사례도 있다”고 설명한다. 수입이 좋은 입주 자리는 많지 않기 때문에 요양보호사 입장에선 ‘을’이 될 수밖에 없다. 근무 강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매주 토요일에 퇴근했다가 일요일에 출근하는 입주요양보호사는 월 급여를 200만~250만 원 수준으로 받는다. 그러나 주 3회 몇 시간씩 들리는 재가요양보호사의 수입은 몇십만 원 수준에 불과하다. 시설에 근무하는 요양보호사들이라고 해서 근무 환경이 속편한 건 아니다. ‘퐁당퐁당’과 ‘주주야야휴휴’가 대표적이다. 퐁당퐁당은 24시간 근무와 휴일이 반복되는 방식이고, 주주야야휴휴는 주간근무 2일, 야간근무 2일, 휴일 2일을 번갈아 반복하는 방식이다. 요양원에서 주간근무만 고집하면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 실질소득은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경우가 상당수다. 야간근무 시간 중 4~6시간을 수면을 위한 휴게시간으로 지정해 임금을 줄이는 방식은 요양보호사들이 악습으로 지적하지만 사라지지 않고 있다. 요양보호시설의 한 관계자는 “노인장기요양보험으로부터 수가를 지원받기 때문에 설립 요건부터 운영에까지 제약은 많고 수익성이 낮은 편”이라고 설명하고 “때문에 일부 시설에서는 인건비나 식비 등 절약이 가능한 부분에서 이윤을 남기려는 경향이 있다. 운영에 가족 참여가 많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열악한 조건을 반영하듯 서울시에서는 어른신돌봄종사자 종합지원센터를 설립해 이들을 위한 노동상담 등 노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임금이나 퇴직금 문제뿐만 아니라 성희롱 등도 주된 상담 분야다. 따라서 요양보호사들은 돈이 목적이 아닌, 사회에 공헌하는 마음으로 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나쁜 태도로 근무하게 되면 비인간적으로 변할 수 있는 직업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움직이지도 못하고 의사표현이 어려운 환자들을 상대하다 보면 종종 그런 일도 생긴다. 병원에 비해 보는 눈이나 관리자도 적은 사각지대에서의 근무가 잦은 만큼 스스로의 자긍심이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것이 현장 경험자들의 조언이다.
- 2018-05-0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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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퇴 전·후 시니어 재무 설계 키워드 21
- 노후의 삶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장수리스크’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준비 없이 맞이하는 긴 노년은 괴로움만 더할 뿐이다. 따라서 나이에 맞는 ‘생애자산관리’가 뒤따라야 하며, 은퇴 직전인 50대뿐만 아니라 30~40대부터 노후필요자산에 대한 적정성 점검과 자산 극대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은퇴 이후에는 노후 기간을 세분화하여 자산의 적정한 인출과 소득의 보완에 신경 써야 한다. 금융업계 전문가들이 꼽은 시니어가 알아야 할 재무 설계 키워드를 은퇴 전·후로 나눠 정리해봤다. 도움말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골든라이프연구센터 PART1. 은퇴 전 시니어 재무 설계 키워드 ◇ By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김동엽 상무·은퇴교육센터장 #1 '5565' 직장에서 정년퇴직하기 직전 5년부터 퇴직한 뒤 5년에 해당하는 55세부터 65세 사이의 시기를 말한다. 직장생활을 잘 마무리하면서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는 시기로 매우 분주한 때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에는 인간관계 중심이 회사에서 가정으로 바뀌므로 회사형 인간에서 가정형 인간으로 변화해야 한다. 아울러 노후자금 관리도 돈을 모으는 ‘적립’에서 ‘인출’ 중심으로 변화한다. #2 임금피크 ≠ 인생피크 정년이 60세로 연장되면서 55세 전후로 임금피크를 실시하는 회사가 늘고 있다. 근무연한이 늘어나면 임금도 상승하는 연공서열방식 임금제도와 달리,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 특정 연령부터 임금이 줄어든다. 임금이 줄어들면 덩달아 퇴직급여도 줄기 때문에 대응을 잘해야 한다. 기업에 따라 임금피크에 해당하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사전은퇴 교육을 시행하는 곳도 있으니 이를 계기로 본격적인 노후준비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임금피크 전후를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인생 후반전이 달라진다. 자칫 이 시기를 무의미하게 보내면 임금피크가 인생피크가 될 수도 있다. #3 이중부양 은퇴를 앞둔 50대는 자녀부양과 부모봉양이라는 두 가지 짐을 짊어진 경우가 많다. 그나마 현재 50대는 경제가 고도성장할 때 직장에 다니며 부를 축적하고 노후준비도 할 수 있었지만, 그들의 부모 세대는 제대로 된 준비 없이 노후를 맞이했다. 게다가 고도성장의 열기가 식으면서 그들의 자녀 세대 또한 제대로 된 일자리를 얻지 못해 생계를 꾸려가기 힘든 상황이다. 부모봉양과 자녀부양이라는 이중의 짐이 50대 어깨 위에 얹혀 있는 셈이다. 게다가 자신의 노후준비까지 하려면 연금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공적연금과 퇴직연금을 통해 기초생활비를 만들고, 여기에 개인연금과 주택연금을 더해 기본 생활비를 마련하자. ◇ By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조명기 수석연구원 #4 퇴직금을 지켜라 우리나라 남성 근로자의 평균 근속연수는 6.7년으로 OECD 주요국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평균 근속연수가 짧으면 이직 때마다 노후자금의 주요 축인 퇴직(연)금을 일시금으로 찾아 다른 용도로 활용해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노후자금 축적에 큰 위협 요인이 된다. 따라서 이직 시 IRP(개인형 퇴직연금, individual retirement pension) 계좌에 이관된 퇴직금은 절대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말고, 55세 이후 5년 이상 연금으로 받는 것이 좋다. 이 경우, 퇴직금을 노후자금의 목적대로 보존할 수 있으며 퇴직소득세 감면 효과(30%)까지 누릴 수 있음을 기억하자. #5 자녀 리스크 회피 자녀 지원을 아끼지 않는 우리나라 부모 세대는 오랜 기간 자녀 리스크에 노출된다. 사교육비부터 결혼자금 지원까지, 생애 지출의 상당 부분이 자녀를 위해 쓰인다. 즉 소중한 자녀가 노후준비의 걸림돌이 되는 것. 2016년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5년 내 자녀를 출가시킨 부모의 3분의 1은 결혼자금 지원을 위해 노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산(부채, 퇴직금, 개인연금 등)을 활용했다. 자녀에 대한 무분별한 지원보다는 자녀에게 부담 주지 않는 독립적인 노후를 보내는 것이 결국 자녀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임을 명심하자. #6 연금라이프 점검 평균수명 증가로 은퇴기가 길어지면서 필요한 노후생활 자금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소득이 사라지는 은퇴기에도 삶의 질 하락 없이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생활에 꼭 필요한 ‘필수생활비’를 확보해두는 것이 핵심이다. 이때 필수생활비는 살아있는 한 꾸준한 소득흐름을 보장하는 연금으로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본적인 국민연금 이외에 종신연금처럼 죽을 때까지 소득흐름을 보장하는 연금상품이 충분히 갖춰져 있는지 확인해, 필수생활비를 연금으로 충당하는 연금라이프를 누릴 수 있을지 점검해보자. ◇ By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박 진 소장 #7 집, 소유 말고 사용하자 우리나라 사람들의 자산을 보면 다른 나라에 비해 부동산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선진국의 경우 가계의 부동산 비중이 약 50%이지만, 우리나라는 70%가 넘는다. 집은 소유하는 개념이 아닌 사용하는 개념으로 바꿔 생각할 필요가 있다. 집을 사용하는 것으로 여기면 무리하게 투자해 집을 사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7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10억짜리 집을 사기 위해 3억을 대출받는 것보다, 5억짜리 집에 살면서 2억을 연금보장형 상품 등으로 넣어두는 편이 낫다. 10억짜리 집을 사면 이자를 내야 하지만, 5억짜리 집에 살면 이자를 받는 셈인데, 이는 매우 큰 차이다. 여기서 나오는 이자를 노후자산에 톡톡히 활용할 수 있다. #8 자산관리 분배 원칙 '5533' 5: 총자산의 50%를 금융자산으로! 가계의 총자산 내에서 26% 수준에 불과한 금융자산의 비중을 큰 폭으로 늘리자. 노후에 필요한 것은 정기적인 현금흐름이고, 이를 만들어내는 금융자산을 최소 50% 수준까지 확대하는 것이 좋다. 5: 금융자산의 50%를 투자형 자산으로! 저금리 시대를 맞아 금리연동형의 안전형 상품으로는 자산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없다. 40%를 훌쩍 넘는 예금자산을 줄이고, 20% 수준에 불과한 투자형 자산의 비중을 늘려보자. 3: 투자형 자산의 30% 이상은 해외자산으로! 투자형 자산에 투자할 때는 해외자산의 비중을 늘려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 우리나라 증시는 전 세계 주식시장의 2%도 안 된다. 국내 종목에만 집중투자하기보다는 글로벌 분산투자의 개념에서 해외 종목을 30% 이상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 3: 연금자산은 총자산의 30% 이상으로! 100세 시대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자산은 결국 연금자산이다. 아무리 많이 잡아야 8% 수준에 불과한 연금자산을 최소 총자산의 30%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 ◇ By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골든라이프연구센터 황원경 센터장 #9 장기보장자산 마련 장기보장자산 마련을 위한 재무 설계는, 늘어난 노년기에 경제적으로 독립된 노후생활을 고려하는 상황에서 주요 키워드가 될 것이다. 장기보장자산 마련을 위해서는 일정 소득을 제공하는 노후자금기본형성 계획과 인플레이션을 따라가면서 ‘인플레이션+α’의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자산 확대 계획이 필요하다. 노후자금기본형성을 위해 개인형 IRP, 연금보험 등에 대한 이슈가 중요하며, 노후자금자산 확대를 위해 일정 부분 위험을 감수하는 자산관리 전략의 혼용이 필요하다. *경제활동기 이후 노후생활기 증가: 1985년 13.4년, 2016년 26.8세. 단순히 ‘노후자산관리’라고 뭉뚱그려 말하기엔 은퇴 이후, 즉 #10 '1세대가구형' 생존전략 가구에 대한 개념 변화와 기대수명의 연장, 부모에 대한 부양의식의 약화, 에이징인플레이스(Aging in Place)의 개념 등으로 은퇴 후 1인가구나 부부가구 증가가 예상된다. 전통적 방식의 2세대 이상 가구 유형(부모-자녀 세대)은 감소할 것이다. 특히 재무 설계의 목적을 설정할 때 1인 또는 부부가구 중심의 노후자금준비 목적이 이뤄지도록 반영해야 한다. 이는 1세대가구 생존을 위한 노후자금준비 목표에 대한 재점검과 자산관리 재조정으로 이어진다. * 부양의식의 변화: 부모부양 부담에 대해 가족의 책임 2002년 70.7%, 2016년 30.6%. * Aging in Place: 연령, 소득, 능력 수준에 관계없이 자신이 살던 집과 공동체에서 안전하고 자립적으로 살고자 하는 욕구. PART2. 은퇴 후 시니어 재무 설계 키워드 ◇ By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김동엽 상무·은퇴교육센터장 #1 일병식재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수명이 늘어났다고 기뻐할 일만은 아니다. 일본은 75세 이상 고령자 중 30% 이상이 와병 상태에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상황도 크게 다를 것 같지 않다. 나이가 들면 밥보다 약을 더 많이 먹는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늘어난 수명을 병상에서 보내지 않으려면 건강관리에 매진해야 한다. 보통은 아무런 질병이 없을 때 건강을 돌본다는 의미로 ‘무병식재(無病息災)’라는 말이 있지만, 사실 이때는 오히려 자신의 건강을 과신해 별다른 준비를 안 하고 무리하게 된다. 건강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시기는 은퇴하고 나서 체력이 떨어지고 가벼운 질병을 하나 정도 갖게 됐을 때다. 이때부터라도 건강관리에 힘쓰면 장수할 수 있는데, 이를 두고 ‘일병식재(一病息災)’라 한다. #2 평생월급 은퇴 후 삶의 시기를 크게 3단계로 나눠 정년퇴직 후 부부가 사망할 때까지 받을 수 있는 ‘평생월급’이 얼마나 되는지 살펴야 한다. 1단계는 정년퇴직 이후부터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을 수령할 때까지다. 월급이 끊긴 뒤 공적연금을 받을 때까지의 소득공백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퇴직금과 모아둔 금융자산으로 매달 얼마의 소득을 낼 수 있는지 점검해본다. 2단계는 공적연금수령 기간이다. 부부가 받는 공적연금으로 기본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부족하다면 주택연금을 받는 방법도 고려한다. 3단계는 독거생활 기간이다. 본인이 먼저 사망했을 때와 그 반대의 경우 소득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해본다. 이런 점검을 통해 퇴직 후 부부가 사망할 때까지 소득이 얼마나 확보되어 있는지 알아보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며 평생소득을 만들어가야 한다. #3 딴 지붕 한 가족 자녀들도 나이 든 부모와 함께 살기를 원하지 않지만, 부모도 자녀와 함께 사는 것을 반기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아주 먼 곳에 떨어져 살려고도 하지 않는다. ‘방금 끓인 수프가 식지 않을’ 거리에 떨어져 살면서, 프라이버시는 지키며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부모·자식 관계가 일상화되고 있다. 한 지붕 아래서 얼굴을 맞대고 사는 전통적인 가족관계에서 벗어나, 다른 지붕 아래 살면서 보고 싶을 때만 보는 ‘딴 지붕 한 가족’이 보편화되고 있다. ◇ By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조명기 수석연구원 #4 '100세' 보장 민간 건강보험으로 탄탄한 의료비 보장을 해놓은 이가 많다. 그러나 평균수명이 연장돼 100세 시대가 눈앞에 다가오며 과거에 해둔 보장이 불충분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의료비 보장이 80세까지만 되어 있는 경우다. 특히 고령화 후기로 접어들면 간병비도 늘어난다. 이에 100세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의료비와 간병비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5 '4% 인출' 법칙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그동안 저축한 은퇴자산에서 자금을 찾아 써야 하는 은퇴자가 많아지고 있다. 은퇴자에게 가장 큰 고민거리는 평생토록 소득이 고갈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때 한정된 은퇴자산에서 매년 생활비로 인출할 수 있는 금액을 알려주는 법칙이 있다. 일명 ‘4% 법칙’이라고 하는데, 은퇴 직전 자산의 4%를 기준으로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금액을 더해 인출하면 평생토록 소득이 고갈될 우려가 없다는 법칙이다. 인출하고 남은 은퇴자산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다소 달라지겠지만 은퇴자의 생활비 인출 범위를 대략적으로 가늠하는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다. #6 버킷 전략 시니어도 젊은 시절에는 자산운용에 할애할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비교적 적극적인 투자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은퇴 이후엔 투자 실패 시 만회할 시간이 부족해 적극적 자산관리를 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자산관리를 소홀히 했다가는 보유한 자산이 생전에 고갈되는 장수 리스크에 빠지게 된다. 이럴 때 은퇴자산을 인출 시기별로 나누어 각각 달리 관리하는 이른바 ‘버킷 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 올해 당장 써야 할 자금은 현금성 자산으로, 앞으로 10년 이내에 꺼내 쓸 자금은 각각의 인출 시기까지 운용할 수 있는 상품으로 보유한다. 나머지 자산은 향후 10년 이상 운용 가능하게 되어 더 적극적인 투자관리를 할 수 있다. 이 방법을 버킷 전략이라 하는데 최근 외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 By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박 진 소장 #7 장수리스크, ‘일’로 대비하자 오래 살게 되는 상황에 대한 리스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반드시 경제적인 이유가 아니더라도 사회적 관계와 정신건강 측면에서도 ‘일’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노인 빈곤율이 전 세계 1위이고, 이 중 47%, 즉 둘 중 한 명은 절대빈곤을 겪고 있다. 먹고살기 위해 일해야 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재능기부 등의 일이라도 하면서 지내는 것이 좋다. 물론 이러한 활동이 가계에 도움이 된다면 금상첨화다. #8 발품을 팔아야 한다 대부분 금융기관에서는 매월 시장의 동향과 좋은 투자 상품 등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한다. 퇴직 후 시간이 여유로운 시니어는 이런 프로그램을 직접 찾아다니며 들어보고, 자신이 거래하고 있는 금융기관의 담당 직원에게 관심을 가져볼 만한 상품에 대해 적극적으로 묻고 정보를 얻어 활용해야 한다. 이때 투자 결정을 할 때는 한 사람에게 들은 정보만을 과신해서는 안 된다. 누군가에게 솔깃한 이야기를 들었다면 그 정보를 같은 기관의 다른 직원이나 타 기관 직원에게 반드시 크로스체크하자.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투자 종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때 담당 직원에게 “왜 올랐나요?”, “왜 떨어졌죠?” 등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물어보는 것이 좋다. 그래야 다음에 비슷한 현상이 일어났을 때 스스로 판단하고 대응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 By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골든라이프연구센터 황원경 센터장 #9 합리적 인출전략 기대수명 연장으로 늘어난 노후생활기, 에이징인플레이스의 확산 등에 따른 새로운 영역의 필요노후자금 등이 발생하면서 합리적 노후자금 인출전략 수립이 중요해졌다. 새로운 자산 증가나 소득 창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 보유한 자산으로 여생을 살아가기 위한 인출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인출전략 수립에 앞서 보유자산 진단, 예상되는 자산 유출 진단, 노후 라이프스타일 결정 등의 과제가 선행되어야 인출전략 수립이 제대로 이루어진다. #10 은퇴 후 기간 세분화 100세 시대라 할 정도로 기대수명이 증가하고, 노후생활기도 늘어나고 있다. 시니어 재무 설계에 대한 접근이 바뀌어야 하는 중요한 이유다. 지금까지는 은퇴 후 기간을 하나의 통으로 보고 재무 설계를 추진해왔으나, 이제는 개인의 자산 현황, 활동성 정도, 인생계획 등이 반영된 기간 세분화가 필요하다. 재무 설계는 이러한 분석 아래 시도해야 하며, 아울러 노후자금 인출전략을 세울 때도 주요 자료로 참고해야 한다. #11 현금 가능한 고정수입 유동화 은퇴는 고정수입 창출에 큰 변화를 발생시킨다. 근로자의 경우 근로소득이, 사업자의 경우 사업소득이 발생하다가, 은퇴 후에는 초기 연금이나 금융자산의 이자소득 등으로 수입이 창출된다. 이후에는 금융자산, 부동산자산 순으로 유동화하여 수입을 창출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가구주 연령 60세 이상 가구에서 부동산자산 비중은 80%에 이른다(2016년 3월 통계청 기준). 이를 노후자금으로 유동화하는 과정은 대부분의 가구가 거치게 될 것이다. 자산 감소와 유동화 시기 점검으로 재무 설계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 2018-03-12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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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한 시니어라면 노동에 종사하자
- 필자가 일하는 건설현장 머리위에는 고가 크레인이 빙빙 돌아가고 발아래는 흉기 같은 철근이 널려 있다. 온통 지뢰밭을 걷는 것처럼 위험물 천지다. 근로자의 안전을 지켜주는 비계(건물을 지을 때 디디고 서도록 철 파이프나 나무 따위를 종횡으로 엮어 다리처럼 걸쳐 놓은 설치물)에 머리고 몸통이고 부닥치는 일들이 수시로 일어난다. 이런 곳에서 일을 하는 나이 먹은 필자를 대단하다고 추켜세우는 친구들도 있지만 과연 제대로 일을 할까하고 의심스런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들도 많다. 그보다 한평생을 손에 물 안 묻히는 화이트칼라로 살다가 온 몸을 연장삼아 일해야 하는 블루칼라 일을 한다는 것에 의심 반 부러움 반의 주위 시선들을 느낀다. 필자는 공과 대학을 나오고 기술사라는 최고의 국가 자격을 갖고 있다. 회사에서도 일찍 간부가 되어 현장일은 제대로 배우거나 하지도 못하고 부하직원을 통솔하는 일만 한평생 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일을 입과 머리로만 했지 손과 발은 제대로 쓰지 못했다. 자동차공장에 다니면서 실제 자동차는 만들어보지 못한 꼴이었다. 머리는 많이 써서 유효기간을 지나 노후 되었지만 손발은 아직 신품에 가깝다고 자위하며 혼자 웃는다. 이런 마음가짐이 필자를 스스로 쇠뇌 시켜 현장 일을 해도 남들보다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다소 엉뚱하고 무모한 자신감은 예전부터 늘 갖고 있었다. 이런 생각 때문에 만약 퇴직하고 제2의 일을 한다면 머리만 쓰는 관리자 일보다는 두뇌로 계산하고 직접 몸으로 부딪치는 노동에 가까운 현장 일이 좋겠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해 왔다. 수명100세 시대에 길게 현역에 남아있으려면 노동자의 다른 이름인 불루칼라가 딱! 이다. 노동자는 몸이 생명이므로 무엇보다 건강해야 한다. 노동자 출신이 회사에서 노동자 몫의 임원을 역임한 후 임기가 끝나자 다시 노동현장으로 복귀하는 모습에 잔잔한 감동을 받은 적도 있다. 노동은 신성한 것이다. 불루칼라의 대부분 업종이 3D 업종이라 하여 열악한 직업이다. 힘들고(difficult), 더럽고(dirty), 위험스러운(dangerous) 일이다. 다른 쪽은 몰라도 필자가 잘 아는 건설현장에서 보면 우리나라 젊은 노동자들은 점점 줄어들고 해외 노동력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조선족이거나 동남아 인력이 없으면 현장이 돌아가지 않을 정도로 많이 변했고 점점 더 그렇게 변하고 있다. 취업난이라 하면서도 노동현장에 오지 않으려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을 무조건 탓할 수만 없는 것이 열악한 환경에 비해 보수가 턱없이 낮다는 현실에 있다. 소득 3만 불 시대에 대학을 나온 잘 교육된 젊은이들에게 미래가 불확실한 육체노동의 이런 일을 강요하기에는 솔직히 미안하다. 남들이 기피하는 일을 하면 당연히 돈이라도 많이 주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녀양육에서 해방되고 좀 경제적 여유가 있고 신체 건강한 시니어가 3D 업종에 종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많은 퇴직자들이 강사나 컨설턴트를 희망하고 잘 모르는 창업에 뛰어들어 그나마 갖고 있던 돈을 날린다. 노동은 건강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선택된 자리다. 나이 들어 육체노동에 종사할 수 있다는 것이 또 다른 이름의 진짜 엑티브 시니어다. 하는 일의 중요도에 따라 급여가 달라져야 정의로운 사회지만 자녀를 먹이고 입히고 교육을 시켜야하는 책임을 지고 있는 젊은이들에게는 그만한 보수를 줘야한다. 보람되고 가치 있는 일자리를 젊은이들에게 줘야 할 의무는 국가와 사회에 있음에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회사에 입사하여 연수가 늘고 숙련도에 따른 생산성 증가로 점차 급여가 늘어나는 것도 당연하지만 어느 시점에 도달하면 생산성과 역행하여 오히려 급여가 줄어드는 임금피크제라는 제도를 적용하는 것이 소득재분배 차원에서 공감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퇴직 후 제2의 직업에서는 수입이 적은 것이 당연시 돼야 한다. 요즘의 노동현장은 무조건 힘만 쓰는 동물의 세계가 아니다. 힘든 일은 잘 발달된 기계가 한다. 기계가 하기 어려운 틈새의 힘이 필요한 기술적인 일이 요즘의 노동현장이다. 찾아보면 자신의 체력에 맞는 그렇게 힘들지 않는 노동현장도 많이 있다. 노동현장에서 바짝 엎드려 일을 하다 보니 몸은 피곤해도 우선 마음은 편하다. 입사동기간에 서로 빨리 진급하려고 양 눈에 쌍심지 불을 켜고 경쟁하던 과거의 나를 돌아보며 웃음 짓는다. 살아보니 그렇게 경쟁하지 않아도 될 일이었다. 과장되고 부장되는 진급의 싸움에서 한발 물러서 있으니 여유롭다. 건강은 머리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몸을 움직이는 것이고 욕심을 줄인 자리에 만족을 끼워 넣으면 행복의 또 다른 이름이 된다.
- 2017-03-0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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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댓연금] 50대의 연금술
- 글 손성동 연금과 은퇴포럼 대표 ssdks@naver.com 어느 택시기사에게서 엿본 50대의 자화상 온 나라가 최순실 게이트로 들끓던 어느 날 택시를 탔다. 갑자기 불편해진 다리와 피곤한 몸에 잠깐이나마 휴식을 주기 위해서였다. 푹신한 의자에 등과 목을 기대고 편히 쉬고 있는데 기사분이 말을 걸어왔다. 눈을 감고 건성으로 대답해도 눈치 채지 못하고 계속 말을 걸어왔다. 피곤한데다 슬슬 짜증지수가 올라왔지만 어느 순간 호기심이 발동했다. 사연은 이렇다. “제가 퇴직을 하고 마땅히 할 일이 없어 택시를 몰고 있는데, 하루 12시간 일해도 한 달에 100만원 벌기가 어려워요.” “그래요?” “3년 무사고면 개인택시를 신청할 수 있는데, 그걸 기다리며 참고 있습니다. 근데 그게 만만찮아요.” 동병상련인가. 기사에게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아무리 초보 택시기사라 해도 하루 12시간 일하고 한 달에 100만원 벌기가 힘들다니…. 일주일에 12시간 강의하고 한 달에 200만원 정도 버는 나는 그에 비하면 호사스런 퇴직자가 아닌가! 이번에는 내가 먼저 질문을 던졌다. “하루에 몇 킬로미터 운전하세요?” “대략 230킬로미터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교통지옥 같은 서울 시내에서 하루 230킬로미터씩 운전하는 것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정말 힘든 노동이다. 3년 무사고가 만만찮다는 것을 처음엔 수긍하지 못했지만 고개가 끄덕여졌다. “한 달에 100만원 벌기도 힘든데 누구는 한 방에 10억, 20억, 100억을 해먹었다니 박탈감이 너무 커요.” 최순실 일당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마음의 상처가 큰 것 같았다. 3년 뒤 개인택시 신청할 날을 기다리며 힘든 나날을 참고 견뎌나가는 초보 택시기사에게 최순실 일당은 정말 못할 짓을 했구나. 저 마음의 상처는 누가 보듬어줘야 하나. 택시에서 내려 걷는 동안에도 초보 택시기사가 한 말이 내내 귓가를 맴돌았다. 무거운 발걸음 위로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고군분투하는 50대들의 자화상이 슬그머니 내려앉았다. 지금 50대는 지독한 몸살을 앓고 있다. 한창 공부할 자녀도 있는데, 구조조정의 칼바람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자신들의 노후 준비도 불확실하고, 고령의 부모님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급한 마음에 자영업에 뛰어들어보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차라리 나을 것 같은 경우가 허다하다. 100세 시대에 50대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 연령대다. 50대 10년을 잘 견뎌내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노후는 크게 달라진다. 50대 10년을 잘 견뎌낸 사람은 국민연금을 기본으로 하고 부족분을 사적연금이나 다른 자산으로 보완하면서 그럭저럭 살아갈 수 있는 반면에, 그렇지 못한 사람은 그동안 쌓아온 노후 자산에 손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진퇴양난의 길에 내몰린 50대! 연금해지의 경제학 요즘 연금의 중요성을 무시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최순실 일당에겐 연금이라는 말 자체가 낯설겠지만, 일반 서민들에게 연금은 금과옥조 그 자체다. 기나긴 노후를 안정적으로 보내느냐, 불안에 떨며 보내느냐는 연금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금과옥조 같은 연금을 깨트려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린 50대들이 많다. 필자의 이야기부터 해본다. 어느덧 1년 전의 이야기다. 갑작스레 닥친 퇴직은 나름 평온했던 필자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어버렸다. 엄청난 대지진이었다. 이로 인해 지상의 평화로운 날들은 순식간에 극도의 혼란 속으로 빠져들었고 필자의 일상도 완전히 망가져버리고 말았다. 정신은 혼미해졌고, 가슴은 불구덩이로 활활 타올랐고, 두 발은 갈 길을 잃고 방황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한줄기 빛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연금이었다. 연금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계속 유지해야 하나, 해지해야 하나. 한 달 보름 정도의 고민 끝에 아내를 대동하고 해지의 길에 올랐다. 해지의 길에서 자괴감이 몰려왔다. “당신은 연금 전문가라면서 이렇게 해지를 해도 돼요?” 아내의 말에 뜨끔했다. “나만 믿어.” 그 당시 뭘 믿고 아내에게 그렇게 큰소리를 쳤을까? 당시 내게 남은 유일한 길은 ‘배수의 진’이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은 없었으므로, 살기 위해서는 무조건 앞으로 나아가야만 했다. 우선 몸을 가볍게 만드는 게 중요했다. ‘배수의 진’을 친 장수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무거운 갑옷으로 몸을 감싼다면 행동이 굼떠 적의 포로가 되거나 몇 발짝 나가지 못하고 지쳐 쓰러지고 말 것이다. 몸을 보호하기 위해 입은 갑옷 때문에 오히려 위험에 빠지는 역설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당시 내 형편은 엄청난 무게의 갑옷을 입은 것처럼 무거웠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안게 된 수억의 빚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빚을 안고서는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 내 몸을 꽉 쪼이며 발걸음을 무겁게 만드는 이 족쇄를 떼어내지 못하면 사즉생(死則生)의 ‘배수의 진’도 별무소용일 터! 그래서 선택한 길이 ‘연금을 죽임으로써 연금을 얻는 방법’이었다. 연금을 해지해 우선 몸을 가볍게 만든 후 난관을 돌파하고, 그 과정에서 획득한 수확물로 즉시연금을 구입한 셈이다. 나는 해지가 불가능한 국민연금을 제외한 모든 연금을 해지해버렸다. 그런데 필자와 같은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 문제다. 올 상반기에만 보험 해약 환급금이 사상 최대인 14.7조원을 넘어섰고, 작년 한 해의 연금저축 해지 금액은 2.5조원에 달한다. 대부분 손해를 감수하며 해지했을 것이다. 그러나 해지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필자처럼 어쩔 수 없이 모든 사적연금을 해지해야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일부만 해지하면 되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흔히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을 합쳐 사적연금이라고 부른다. 개인연금에는 연말정산 때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 연금저축이 있고, 이런 혜택은 없지만 10년 이상 유지할 경우 발생한 이자소득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연금보험이 있다. 연금저축의 경우 5년 이상 유지하고 만 55세 이후에 연금으로 수령하면 3.3~5.5%의 연금소득세만 부담하면 되지만, 중도에 해지하면 16.5%의 기타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따라서 연금저축을 중도에 해지하면 납입 원금도 건지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연금보험은 다소 복잡하다. 연금보험을 중도에 해지하면 세제상 불이익을 보는 일은 거의 없지만 해지 환급금이 납입 원금보다 적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납입 원금 대비 해지 환급금의 비율을 의미하는 해지 환급률은 어느 보험사 상품이냐, 적용 이율이 무엇이냐에 따라 다르다. 공시이율형 연금보험의 해지 환급률이 납입 원금의 100%가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공시이율형 연금보험이 대략 7년, 최저이율보증형 연금보험이 10년 정도다. 퇴직연금은 근무기간과 최종 3개월간의 평균 임금에 의해 급여가 결정되는 확정급여형, 적립금의 운용 수익률에 따라 급여가 결정되는 확정기여형, 이직할 때 적립금을 계속 쌓아가는 계정인 개인형 퇴직연금(IRP)으로 나뉜다. 퇴직연금 적립금을 연금으로 인출할 경우에는 나이에 따라 3~5%의 연금소득세를 적용받지만, 일시금으로 인출할 경우에는 퇴직금에 해당하는 금액은 퇴직소득세를, 근로자 자신의 불입금이나 운용 수익에 해당하는 금액은 기타소득세(16.5%)를 적용받는다. 연분연승법이 적용되는 퇴직소득세는 계산이 복잡하지만 가입해 있는 퇴직연금사업자에게 문의하면 알 수 있다. 이처럼 각각의 연금은 세제가 다르고 세부 내용으로 들어가면 더욱 다르다. 따라서 개인 사정으로 연금 해지를 고려할 때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 첫째, 충분한 시간을 두고 고민하자. 일분일초가 급한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해지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 연금은 한 번 해지하면 해지 이전의 상태로 회복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둘째, 해지가 아닌 다른 방법은 없는지 살펴보자. 납입액이 부담스러워 해지를 결심한 경우라면 해지보다는 납입 중단을, 자금이 필요해 해지를 결심한 경우라면 중도인출 후 추가납입이나 담보대출 등의 방법을 먼저 생각해보자. 중도인출 후 추가납입은 연금보험 가입자가 자금 필요시 해약 환급금 범위 내에서 중도인출하고 나중에 추가납입으로 인출액을 보충할 수 있는 제도를, 담보대출은 퇴직연금 적립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제도를 말한다. 셋째, 해지를 해야 할 경우에는 손해율을 따져보고 손해율이 적은 것부터 해지하자. 개인이 손해율을 계산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각자 가입해 있는 금융회사에 문의하면 된다. 가교연금 만들기 지금까지 빚 때문에 고민이 많은 50대의 연금술에 대해 살펴봤다. 이른바 연금해지의 경제학이다. 인생 100세 시대의 50대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50대 10년의 강’을 무사히 잘 건너는 사람은 안정적인 노후를 보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50대에 연금을 무턱대고 해지해버리면 노후에 가택연금당하기 십상이다. 50대 연금술의 핵심은 죽을 때까지 연금에서 소득이 창출되도록 만드는 일이다. 어떻게 하면 될까? 빚 규모가 미미하거나 없는 50대 중에 퇴직으로 인해 생활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있다. 그동안 적지 않은 돈을 벌었지만 자녀교육과 내 집 마련, 부모님 봉양 등으로 수중에 남은 돈이 별로 없는 50대들이다.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이 나올 때까지 생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일이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소득이 적더라도 제2의 일자리를 찾고 가교연금을 만드는 것이다. 여기서는 가교연금에 대해서만 살펴보겠다. 먼저 국민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나이를 확인하고, 지금부터 그 나이까지 안정적인 소득 흐름을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가입해 있는 개인연금이 있다면 수령 방법으로 수급기간이 정해져 있는 확정연금형을 선택하면 된다. 이 방법으로도 생활비를 마련하기 힘들다면 퇴직할 때 받은 퇴직 급여를 활용해 부족한 생활비를 보충할 수 있도록 확정연금형 즉시연금이나 인출형 예금상품, 월지급식 펀드 등에 가입한다. 고정적인 수입을 보장하는 즉시연금과 인출형 예금상품과 달리 월지급식 펀드는 수입이 일정하지 못하거나 예상보다 일찍 수입이 중단되는 일이 생길수도 있지만 적극적인 운용을 통해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으므로 각자의 위험 성향이나 처한 상황에 따라 적합한 상품을 선택하면 된다. 가교연금을 구축하고도 남은 퇴직 급여가 있다면 국민연금 수급 연령에 도달했을 때 종신지급형 즉시연금에 가입해 부족한 국민연금 급여 수준을 보완하도록 해야 한다. 그동안에는 개인형 퇴직연금에 넣어두고 계속 운용할 필요가 있다. 이때는 안정적이라는 이유로 낮은 수준의 이율에 만족하지 말고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적극적인 운용을 통해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퇴직 급여를 가교연금 만들기에 다 써버린 50대라고 불안에 떨 필요는 없다. 집이 있다면 60세 이후에 주택연금을 신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종신연금 만들기 50대 중에는 생활비가 전혀 문제가 안 되는 사람들도 있다. 50대 후반의 A씨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임원까지 지내다 지금은 가교직업(bridge job) 형태로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A씨의 고민은 자녀의 결혼이다. 최근 직장에 다니는 아들이 A씨의 재산 상태에 관심을 가지며 눈치를 살피기에, 결국 A씨는 두 자녀에게 결혼자금으로 거액을 떼어주기로 결심했다. 그러고 나니 A씨 부부의 노후생활 자금이 빠듯해질 것 같더란다. 더 이상의 재산을 자식에게 빼앗길 수는 없다고 결심한 A씨는 비상자금을 제외한 금융자산은 모두 즉시연금으로, 집은 주택연금으로 활용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 손성동(孫盛東) 연금과 은퇴포럼 대표 삼성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 연구실장,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금연구실장 역임. 현재는 ‘연금과 은퇴포럼 대표’로 있으면서 1인기업가를 꿈꾸고 있다. 공식블로그 ‘꿈꾸는 은퇴와 연금’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부산 동아대와 동서대에 출강하고 있다.
- 2016-12-02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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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니자서전] 그래! 여기까지 잘 왔다
- 필자는 한국전쟁이 나던 해 자식 많은 가난한 농사꾼의 9남매의 다섯째 아들로 태어났다. 지금의 풍요로움을 느낄 때마다 돌아가신 부모 생각에 마음 한구석 애잔함이 밀려든다. 한국전쟁 이후 폐허로 변한 농촌에서는 극심한 식량부족에 시달렸다. 할아버지, 할머니를 포함한 13명의 대가족이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커다란 가마솥에 밥을 해야 할 만큼 식량이 필요했다. 봄날은 길고 보릿고개는 높았다. 봄에 장리쌀 한 가마니를 빌려오면 가을에 한 가마니 반을 갚아야 했다. 50%의 이자다. 지금의 잣대로 보면 과히 살인적인 이자요, 착취다. 부자는 점점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점점 가난하게 살아야 하는 사회 구조였다.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한 해만 보릿고개를 넘을 때 장리쌀의 고리에서 벗어나면 되었지만 굶을 수는 없으니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걸 필자가 해보리라 결심을 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 진학을 1년만 포기하기로 했다. 1년 동안 돈을 벌어보겠다는 결심을 했는데 어린 필자가 어찌 그런 생각을 했는지 지금 생각해도 놀랍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주도하는 새마을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나는 시절이었다. 필자 동네도 정부에서 구불구불한 논둑을 똑바로 펴는 경지정리 작업을 시행했다. 지금 말로 하면 공공근로다. 읍사무소 담당 공무원이 나와서 그날 할 일을 지정해주고 저녁 무렵 성과를 측정해서 실적에 따라 밀가루 티켓을 나눠 줬다. 지원자가 많지 않았던 것으로 보아 최저임금에 버금가는 적은 밀가루 지급이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농사일이 다 끝난 겨울에 하는 일이었다. 꽁꽁 얼어붙은 논둑에 한 뼘 정도 들어 올릴 만큼의 범위를 정하고 곡괭이로 논둑에 구명을 낸다. 거기에 쇠로 된 긴 지렛대를 넣고 논둑을 들어 올리면 논둑이 무너져 내렸다. 그 자리에 직선화된 새로운 논둑을 만드는 일이다. 공사가 다 되면 바둑판처럼 반듯한 직선화된 논둑과 논이 만들어진다. 경지면적도 커지고 농토가 반듯해서 농사짓기에도 편하게 된다. 요즘 같으면 포크레인 등 기계로 하겠지만 당시는 순전히 사람의 노동에 의한 작업이었다. 공공근로라는 것이 다 그렇듯 일은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하루 할당된 일의 양도 5~6시간이면 다 마칠 일이었다. 밀가루를 매일 주는 것이 아니고 며칠에 한 번씩 읍사무소에 가서 받아왔다. 이렇게 받은 밀가루가 10포대 정도 되었다. 필자가 벌어온 밀가루로 수제비도 해먹고 콩가루 넣은 칼국수도 만들어 먹었다. 늙은 호박에 팥을 넣은 호박범벅도 해먹었다. 덕분에 쌀이나 보리를 아낄 수가 있었다. 그해 장리쌀의 고리를 끊고 보릿고개를 넘었다. 이제 빚은 없어졌다. 어머니가 두고두고 필자 공을 인정해주었다. 당시는 다 가난한 시절이었다. 먹어야 사니까 흉년에는 콩죽 한 그릇 하고 논 서 마지기를 바꾼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방직공장에 취직한 나이 어린 소녀들이 봉급 받은 다음 날 우체국에 줄을 서서 고향으로 돈을 보내는 모습도 봤다. 고향 집에 보내기 위해 손에 쥔 그 돈이 달랑 3000원이었던 시절이었다. 그런 돈으로 오빠나 동생들 학교 다니게 하고 살림 밑천인 송아지도 샀다. 이런 돈들이 모여 논, 밭도 사고 고향 집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한 일등공신들이 수두룩하던 시절이었다. 땅값이나 집값이 지금처럼 비싸다면 가당치도 않은 일이었지만 그 당시는 가능한 일이었다. 필자는 다음 해 공업고등학교 전기과에 진학했다. 적성도 모르고 오직 취업이 잘되고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공고를 택한 이유라면 이유다. 당시는 공부를 못해서 실업계 고등학교에 가는 것이 아니라 가난과 빠른 취업을 위해 실업계 고등학교에 가는 시절이었다. 고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이 끝나자 동급생들이 하나둘씩 취업되어 학교를 떠났다. 필자도 학교장의 추천을 받아 전매청 연초제조창에서 일할 수 있게 됐다. 담배를 만드는 기계는 이태리 제품인데 요즘처럼 완전자동은 아니나 당시로는 획기적인 자동화 기계다. 학교에서 배운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자동화 설비에 대해 도면 보는 법을 익히고 고장 난 기계들의 점검하고 수리하면서 새로운 기술을 익혔다. 군대에서 기술을 더 배워보려고 육군 발전기술병으로 지원했다. 처음에는 대대 참모부에서 군수품을 담당하는 행정병 보직을 받았다. 그런데 전기 일을 하게 될 운명이었는지 부대 목욕탕 관리 병사가 전기 감전사고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결국 후임으로 전기를 안다는 이유로 필자가 선발됐다. 목욕탕 관리사병은 보일러를 다룰지 알아야 하지만 필자는 보일러에 대해서는 통 몰랐다. 인근 부대를 다니며 독학으로 보일러의 운전법을 배우고 무난히 목욕탕 관리사병의 임무를 마쳤다. 한 번은 목욕탕에 사성장군인 군사령관이 방문했다. 별 4개를 보는 순간 벌벌 떨었다. 35개월을 마치고 제대한 후 한국전기안전공사에 입사하게 됐다. 27세 때었다. 필자 인생에서 전기안전공사를 빼놓고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이곳에서 결혼도 하고 자식 공부도 시키고 60세 정년퇴직을 했으며 노후생활도 보장받았다. 안전공사 생활 중 가장 기억나는 것은 간부시험에 일찍이 합격한 것이다. 간부는 60세 정년이지만 직원은 58세가 정년이었고 급여에서도 차등이 있어 경쟁이 심했다. 간부시험에 응시하기 위해서는 최소 3년의 근무 경력을 바탕으로 하는 근속연수 점수와 상급자가 매기는 고과점수를 합한 기본점수가 있다, 여기에 필기시험을 쳐서 학과 점수를 보태어 성적순으로 뽑았다. 당락을 좌우하는 것은 역시 필기시험이었다. 필자는 상급자인 주임들을 제치고 간부시험에 입사 3년 만에 합격하였다. 간부로 첫 부임지가 공교롭게도 과거 근무한 적이 있는 사업소였다. 간부로 발령받고 보니 옛날 상사인 주임들이 부하로 바뀌어 있었다. 필자도 마음이 불편했지만 주임들도 필자를 대하기에 곤혹스러웠다. 이런 때일수록 필자의 상급자인 과장이 잘 컨트롤 해 줘야 하는데 상급자인 과장도 주임들과 오래 근무한 정으로 심적으로는 주임들과 더 가까운 편이었다. 공식적인 술자리에는 필자가 참석했지만 주임들과 과장 간의 사적인 술자리에는 필자를 고의로 배제했다. 마음고생이 심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직의 힘으로 간부의 위치를 찾아갔다. 두 번째 사건은 고등학교 후배가 많은 지역에 과장으로 발령이 난 것이다. 필자가 졸업한 공고는 선후배 간 위계질서가 엄격하여 동문회 야유회 때는 장난 비슷하게 선배가 후배 엉덩이를 몽둥이로 때리기도 했다. 나쁜 감정이 실려 있지 않은 매이니까 웃으며 맞았다. 부부동반으로 야유회도 다녔는데 선배들이 후배 벌주는 것을 부인들이 다 보고 있었지만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만큼 고착화된 선후배 간 전통이었다. 그런데 회사 간부인 필자를 때리기는 아무리 선배지만 버거워했다. 필자로 인해 벌씌우거나 매를 드는 것은 차츰 없어졌다. 하지만 선배들을 사적인 장소에서는 더욱 깍듯하게 모셨다. 술을 따를 때도 3년 이상 선배한테는 무릎을 꿇었다. 세 번째 사건은 기술직으로 감사반장이 된 것이다. 감사는 회계감사가 중요한데 기술회사에서는 기술을 아는 사람이 감사반장을 해야 한다는 사장의 경영방침에 의해서 필자가 선택되었다. 부서별 부장급 감사반원을 이끌고 사업소를 순회하며 실무 감사를 했다. 잘못하는 점보다 잘하는 점을 찾아서 타사업소에 전파하는 것에 역점을 두었다. 징계도 했지만 표창도 많이 했다. 올바른 비판력과 판단력이 있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기분이 좋았다. 네 번째 사건은 전문대학교에서 겸임교수를 맡은 일이다. 기술사 자격을 갖고 있고 현장 경험이 많다는 점을 들어서 대학교에서 섭외가 들어왔는데, 사장이 허락해 교수직을 겸임한 것이다. 전기응용 과목을 맡았는데 전기응용은 조명, 전동력응용, 전기철도, 전기화학 등 폭이 넓은 실무 분야다. 4년간의 겸임교수 시절은 몸은 힘들었지만 보람도 있었다. 다섯 번째 사건은 전기안전 부문에서 필자가 노력한 일들을 정리하여 공적조사로 만들어 경향신문이 주최하고 한국전력공사가 후원하는 에너지대상을 신청한 결과 국민봉사 부문 본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굵직한 상을 받는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부상으로 대만 여행을 보내주고 금 20돈의 황금 열쇠를 받았는데 지금도 보물처럼 간직하고 있다. 세월이 흘러 60세 정년퇴직을 했다. 1남 1녀의 자식도 결혼하여 필자 곁을 떠났다. 비록 나이에 의해 정년퇴직했지만 아직은 신체 건강하여 일자리를 찾았다. 급여는 적지만 필자를 필요로 하는 곳에 다니고 있다. 나이 더 들면 직장에서 완전히 은퇴해야 한다. 그때를 대비해서 취미가 있는 글쓰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글쓰기의 자산은 역시 독서이므로 도서관의 ‘책 읽기 마라톤’에 3년간 참가하여 언제나 1등을 하였다. 귀촌을 위해 도시 근교에 땅도 사두었다. 나이 들어서 버티는 힘은 경제력에서 나온다. 그래서 연금도 부었다. 체력도 중요한데 그런 의미에서 올해 동호인 테니스대회에서 30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한 것이 기쁘다. 앞으로 전국테니스대회에 노년부로 참가하려고 한다. 우승하고 못하고가 문제가 아니라 무슨 일을 하든 목표가 있어야 한다. 70세가 넘으면 봉사하는 삶을 살려고 한다. 건강한 노인이 덜 건강한 노인을 돌보는 노노케어에 매진할 것이다. 이것도 공부해야 한다. 사회봉사의 이론을 갖추기 위해 인터넷으로 사이버대학을 수강하여 사회복지사 자격을 취득했다. 말로만 하는 봉사가 아니라 육체가 따라가는 봉사를 위해 발마사지와 경락안마도 배우고 민간자격증도 취득했다, 경험을 얻기 위해 시간 날 때마다 치매센터에 치매전문 자원 봉사자의 일을 하고 있다. 세상살이는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신념을 늘 갖고 있다. 필자의 생애가 아직은 진행 중이지만 돌이켜 보니 준비하며 여기까지 잘 왔다고 자신을 칭찬해 주고 싶다.
- 2016-07-0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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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5~79세 10명 중 6명 “앞으로도 계속 일하고 싶다”
- 55~79세의 고령자 10명 중 6명은 앞으로도 계속 일을 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청년층 및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고령층(55~79) 인구는 1137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46만1000명(4.2%) 증가했다. 경제활동참가율은 55.1%, 고용률은 53.9%로 각각 작년 5월에 비해 1.1%포인트, 0.9%포인트 상승했다.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에서의 평균 근속기간은 15년4개월로 1년전보다 6개월 줄었다. 근속기간이 30년 이상인 사람의 비중은 15.4%였다.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그만둘 당시 연령은 평균 49세로 남자 52세, 여자 48세다. 일 자리를 그만둔 이유로는 ‘사업부진·조업중단·직장휴(폐)업’이 34.7%로 가장 많았다. 이를 제외하면 남자는 권고사직·명예퇴직, 여자는 가족을 돌보기 위해서가 가장 많았다. 이들 중 1년간 구직경험이 있는 사람은 15.3%로, 친구나 친지에게 소개를 부탁하는 방식으로 구직활동을 한 이들이 전체의 15.3%에 달했다. 지난 1년간 취업경험이 있는 고령층 비중은 61.9%로 1년 전에 비해 0.5%포인트 올랐다. 최근 1년간 연금 수령자 비율은 45.7%(519만8000명)로 월 평균 연금 수령액은 42만원이었다. 연금수령액은 10만~25만원 미만이 39.3%로 가장 많았다. 10만원 미만 수령자 비중은 21.2%였고 150만원 이상수령자는 7.6%였다. 앞으로 근로를 희망하는 고령층 인구는 62.0%(705만2000명)로 1년전보다 2.1%포인트 증가했다. 희망 근로연령은 평균 72세까지였다. 일하고 싶어하는 주된 이유는 ‘생활비에 보탬을 주고 싶어서’가 54.0%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일하는 즐거움’ 이 38.8%, ‘무료해서’가 3.9%를 차지했다. 희망하는 일자리 형태는 전일제가 66.5%, 시간제는 33.5%로 나타났다. 희망 월평균 임금수준은 100만~150만원이 31.9%로 가장 많았고 150만~300만원 미만 29.6%, 50만~100만원 미만 21.8% 등 순이었다. 고령층 취업자의 직업별 분포는 단순노무종사자 26.7%가 가장 많았고 기능·기계조작 종사자 21.0%, 서비스·판매종사자 20.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 2014-07-16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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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간기념 메시지]방하남 고용노동부장관 "장년층들이 신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 주세요"
- 천만명, 우리나라 50~64세 장년층 인구의 숫자입니다. 우리나라 인구 5명 중 1명이 장년층이 차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듯 우리 사회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장년층은 사회 전반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내수부문만 해도 국내의 한 유명 백화점에서‘6070 빅핸즈’라는 고객 그룹을 집중 관리한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관련 업계는 장년층을 핵심 타겟으로 마켓팅 전략을 수립하기에 분주합니다. 늘어난 기대수명과 발전한 의료 기술 덕분에 ‘60세 이후부터가 진짜 인생 시작’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리의 장년 세대가 새로워지고 있습니다. 퇴직 후에도 직업 훈련을 통해 새로운 직업에 도전하거나 꿈꾸었던 창업에 성공한 인생 제2막의 성공스토리가 심심치 않게 들리고, 헬스장에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땀 흘려 운동하는 중년의 모습도 낯설지 않습니다. 하지만‘新중년’이 인생 후반전을 보다 의미 있고 멋지게 보내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늘어난 기대 수명 만큼이나 노동시장에서 더 오래 머무르면서 저축하고 경제력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또한 그간의 노하우를 살려 다음 세대의 멘토로서 사회에 기여하고, 청년 못지않은 건강과 열정으로 보람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한 인생 후반전을 누리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중장년 여러분의 보람 있고 즐거운 일자리를 위하여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우선 주된 직장에서 더 오래 일할 수 있도록 임금피크제 지원금 등을 대폭 확대하여 60세 이상 정년제 조기정착을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장년 구직자의 신속한 재취업을 위하여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등을 통해 맞춤형 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산업 및 기술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중장년 취업아카데미 등 장년특화 훈련을 확대하여 계속하여 높은 생산성과 직무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아울러 중장년층에 적합한 다양한 일자리를 확대하기 위해 장년취업인턴제, 사회공헌 일자리 등도 지속 확대할 예정입니다. 정부의 정책이 노동시장에서 원활히 작동되고 소귀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장년고용에 대한 사회 전반의 긍정적인 인식이 중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언론의 역할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창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열정 있는 장년들의 인생 2막의 성공 이야기, 길어지는 노후를 대비하는 데 필요한 유익한 정보들, 정부의 각종 지원제도 등을 충실히 전달하여 장년고용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개선하고 장년들이 일을 통해 보람과 활력이 넘치는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기여해 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마지막으로, 장년 근로자 여러분! 여러분의 인생은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여러분의 신명나고 활력 있는 노후를 기원합니다. 브라보, 유어 라이프!
- 2014-06-16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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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임금근로자 서럽다 "10명 중 4명, 1년 미만 계약직"
- 국내 여성 임금근로자 10명 중 4명은 1년 미만의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용 근로자의 비율 상승세를 감안하면 직업 안정성이 상당히 취약한 상황이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은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를 토대로 ‘2014 년 1분기 임금근로자 수’를 분석한 결과, 전체 임금근로자 수는 1831만6000명으로 전년 동분기(1760만6000명) 대비 4% 증가했다고 6일 밝혔다. 성별로는 남성이 지난해 같은 기간(1005만명)보다 3.9%(1043만9000명) 증가했고, 여성도 전년 동기(755만6000명) 대비 4.3%(787만7000명)로 늘었다. 여성이 남성보다 더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안정적 봉급생활자로 불리는 상용근로자(고용계약기간 1년 이상) 증가율도 여성(7.9%, 410만3000명→442만 9000명)이 남성(3.8%, 727만6000명→755만6000명)의 2배에 달했다. 하지만 여성 임금근로자 가운데 고용계약기간이 1개월 이상∼1년 미만인 임시근로자(281만7000명)와 1개월 미만인 일용근로자(63만1000명)는 모두 344만8000명으로 전체의 44%를 차지했다. 여성 임시 및 일용 근로자 비율은 전년 동분기(46%)보다 줄고 있지만 여전히 2명 중 1명 꼴로 고용 안정성이 낮은 일자리에 종사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남성 임금근로자 가운데 임시근로자(201만8000명)와 일용근로자(86만5000명)는 전체의 28% 수준(288만3000명)으로, 여성 단기 계약직 비율이 남성보다 1.5배 이상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 2014-05-06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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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용률 70%'쫓다 생산성 ㆍ양질 일자리 다 놓쳤다
- 정부가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 일자리 늘리기만 급급하면서 생산성과 고용의 질 모두 놓치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정부가 올해 초단기 근로제 도입을 검토하면서 이같은 추세는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3년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2001~2007년 연평균 취업자는 32만5000명에서 39만명으로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연평균 4.9%였던 성장률은 3.9%로 떨어졌다. 지난해 하반기의 경우 취업자는 각각 42만명, 54만명으로 증가해지만 성장은 3분기 1.1%에서 4분기 0.9%로 낮아지면서 생산성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고용증가를 뚜렷히 방증했다. 고용증가를 통해 경제성장을 촉진하려던 정부정책 중 큰 축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일자리 확산을 통한 민생안정도 불안하다. 정부가 양질의 일자리 확보 대신 시간선택제 등 기존 일자리의 파이를 쪼개는데 주력하면서 질적으로 떨어지는 일자리 양산만 부추겼다는 평가다. 실제로 최근까지 우리나라 비정규직의 경우 근로자 837만 명 중 절반에 가까운 386만 명에 달한다. 정부가 주력하고 있는 여성 시간제 일자리 또한 작년 기준 임금이 남성 정규직 임금의 21% 수준에 불과했으며 비정규직 비율은 57.5%로 나타나는 등 허약한 내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 가운데 국가 생산성의 주력이 되야할 청년층(15∼29세)의 고용률은 지난해 역대 최저치(39.7%)를 기록했다. 대신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서비스업 진출, 노인일자리 확대 등이 고용률 증가의 착시현상을 가져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취약계층들이 불안한 일자리에 내몰리면서 열악한 노동환경도 양산되고 있다. 일예로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들어 청소년 아르바이트 고용사업장 939곳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여 650곳에서 법 위반사항 1492건을 적발했다. 이들 중에는 임금체불 사업장이 257곳(27.4%)이나 됐고, 그중에는 법정 최저임금도 지키지 않은 곳이 104곳(11.1%)이나 됐다. 이외에도 지난해 1인당 실질임금(5인 이상 사업체)은 전년(3.1%)보가 줄어든 2.5% 상승에 그치면서 서민경제는 더욱 팍팍해졌다. 이같은 폐해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일자리 '물타기'는 올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정부가 하루 1~2시간씩만 일하는 초단기 근로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간제 일자리가 비정규직 중에서도 고용 불안정성이 가장 높고 최저임금 수준의 저임금에다 법적 보호나 복지 혜택 또한 제대로 받기 어려운 저질일자리로 변질되고 있는 시점에서 초단기 일자리 도입은 고용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정부의 정책은 고용을 통한 생산성 향상과 서민경제 안정이라는 목표를 상실한 모양새"라고 지적하며 "70%달성의 집착을 버리고 고용정책의 전면 수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 2014-04-0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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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성·임금·현실성 갖춘 양질의 일자리 확산해야
- 우리나라에서 시간선택제의 일자리가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는 산업은 어디일까? 현대경제연구소가 통계청 데이터를 추산한 자료를 살펴보면, 2012년 기준 182만6000개 시간제 일자리에서 비중이 가장 높은 산업은 도·소매(17.5%)로 꼽혔다. 2위는 음식숙박(15.5%)이 차지했다. 이어 교육(13.9%), 보건복지(11.5%), 공공행정(9.1%), 건설(4.4%), 제조(4.0%) 순으로 나타났다. 먼저 1, 2위를 차지한 두 업종은 대부분 서비스, 판매, 관리 등 단순노무 형태로, 자영업자가 많다는 특징을 가진다. 교육, 보건복지, 공공행정 등은 정부의 행정력이 크게 미치면서 비중이 높아졌다. 반면 부가가치가 높거나 대규모 사업체가 주를 이루는 제조, 건설 부문은 저조한 상태다. 즉, 현재 우리나라의 시간제 일자리가 저부가가치 사업에 집중된 것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확산하기 위해서는 고부가가치 기업과 고숙련 근로자들이 시간제 시장에 흡수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생산성 향상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정부가 시간제 일자리를 늘리는 기업에 경영컨설팅 등 생산성 향상 대책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간제 일자리의 임금 수준 현실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이 2006년과 비교해 연평균 6.0%(9500원→1만3400원) 증가한 반면, 시간제 근로자는 2.4%(5900원→6800원)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시간제 임금 증가율이 정규직과 비교해 절반 수준에 못 미치는 것이다. 특히 국내 노동시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라는 이중구조화가 고착됐다는 점이 시간제 일자리에 대한 임금 및 근로조건의 격차를 더 심화시키는 배경이 됐다는 주장도 있다. 이 연구원은 “5년 내에 93만개에 달하는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창출하려고 무리하다 보면, 의도와는 달리 나쁜 시간제 일자리를 양산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즉, 파견, 용역, 특수고용종사자, 일일근로자 등 규제가 약한 비전형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어 “현재 여성을 위한 일-육아 양립형뿐만 아니라 학생을 위한 일-학원 양립형, 남성을 위한 장시간 직무 분할형, 베이비부머를 위한 사회참여형, 전문직 근로자를 위한 핵심업무형 등 다양한 유형이 자리잡아야 한다”며 직무 형태 다변화를 제시했다. 끝으로 이 연구원은 정부가 2010년부터 시행한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 창출 지원사업’을 통한 지원금 등이 더 확대돼 시간제 도입 기업의 부담을 완화시키도록 다양한 인센티브가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 2014-03-26 1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