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니 뭐니 해도 겨울은 겨울입니다. 옷깃을 파고드는 바람에서 차디찬 냉기가 느껴지는 게 엊그제 불던 가을바람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아, 정녕 봄은 아직 멀고 복수초는 눈 속에 묻혀 있는 12월입니다. 제아무리 ‘따뜻한 남쪽 나라’ 제주도라고 해도 한겨울 해변에는 세찬 바닷바람만 오갑니다. 초가을부터 서너 달 동안 바닷가를 지켜왔던 보랏빛 해국도,
두렵지 않은 암이 없겠지만, 그중 대장암은 중년 남성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암 중 하나다. 지난해 국립암센터 연구팀은 대장암, 위암, 폐암, 간암순으로 발병 순위가 결정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1위 자리를 놓친 적이 없었던 위암을 대장암이 역전한 것이다. 올해 통계청이 내놓은 암으로 인한 사망률 조사에서도 대장암은 위암을 넘어섰다. 발병률도 남성이 여성보다
외손자에게 손편지를 받았다. 지난 추석 전에 쌍둥이 손녀·손자와 외손자 세 손주에게 처음 썼던 내 손편지에 대한 답장이다.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것 같은데 생각만 머리를 맴돌아 며칠 동안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였었다. 이 녀석도 편지를 처음 쓰면서 많은 생각을 하였을 터이다.
외할아버지께
할아버지 우리 요즘 많이 못 보았죠? 저희가 서울에서
"신이 내린 목소리"
지휘하는 모습 자체가 예술인, 그러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명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은 그녀를 이렇게 극찬하였다. 지난주 목요일 밤 9시 50분 세계적인 성악가 '조수미 특집'이 방송에서 나오고 있었다. 화려한 콜로라투라 성악가인 그녀는 성공한 예술가이자 훌륭한 인품의 사람이었다. 몇 년 전 예술의 전당에서 김윤환 선생님의 오페라
북한산 백운대 산행을 위하여 새로 개통한 북한산우이선 경전철을 탔다. 좌로 흔들, 우로 뒤뚱거리면서 무인 경전철은 잘도 달렸다. 사람이 만든 꼬마 전철은 운전원도 없이 사람들을 실어 날랐다. 도선사 입구 종점이 말끔하게 새 단장을 하였다. 산행인파가 근래에 보기 드물게 많았다. 능선을 따라서 지원센터를 거쳐 하루재에 이르렀다. 가을이 조용히 지나가고 있었다
종묘는 종로 3가역과 5가역 근처에 있다. 초등학교 때 단체로 갔던 기억이 있고 그 후로는 가보지 못했다. 조선왕조의 혼백을 모신 곳이라 하여 조심스럽기도 해서 왠지 발길이 가지 않던 곳이다. 그러나 몇 해 전 종묘 앞 쪽에 광장과 공원을 마련하고 대로변에 위치하고 있어 가볼만 한 곳이 되었다.
입장료 1,000원인데 경로 우대는 무료이다. 안내서는 무
스타벅스에서 30년 만의 재회를 기다렸다. 문이 열릴 때 혹시 상대를 못 알아볼까봐 출입구가 보이는 자리에 앉았다. 잠시 후 푸근한 인상의 한 남자가 들어섰다. 그는 잠깐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망설이지 않고 우리 자매 앞으로 뚜벅뚜벅 걸어왔다.
언니가 대학생이고 필자가 중학생일 때 이문동 주택에서 월세를 산 적이 있다. 우린 별채에 살고 주인은 안채에 살
하고 싶은 말이 매우 많은 사람처럼 보였다. 교과서에서도 풍문으로도 들어본 적 없는 민족의 뿌리와 신화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남자. 탁성에 파장 깊은 목소리는 빠르게 내달렸지만, 여성 방청객이 많았던어느 날의 분위기와 맞지 않았다. 투박하고 투쟁적이었다고나 할까? 속 시원하게 이야기를 끝마치지 못한 남자에게 다가가 시간을 드릴 테니 못다 한 뒷얘기를 해
미주 한인 사회에서 지식인의 멘토로 불렸던 노부부가 있었다. 정신과 전문의로 UC데이비스 의과대학에서 35년간 교수로 근무했던 故 김익창 박사와, 데이비스 고등학교에서 25년간 교사로 일했던 그레이스 김(한국명 전경자·86)씨다.
부부는 평생 소외받는 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데 힘썼고 그들의 권익을 위해 싸웠다. 53년을 함께하는 동안 그들은 최고의
1998년 무렵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법조인 이태영 변호사가 치매를 앓는다는 사실을 알고 필자는 탄식했다.
‘여성들의 권익을 찾아주기 위해 평생 헌신하신 분에게 이런 병이 오다니… 누구보다 두뇌활동을 열심히 한 분도 피해갈 수 없는 질환이란 말인가….’
머리를 잘 안 쓰는 사람들이 치매에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었던 필자는 큰 충격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