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에 따라 호스피스·연명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정부는 치매, 심부전증, 신부전증 등 대상 질환을 늘리고 호스피스 전문 기관도 2028년까지 2배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가 지난 2일 밝힌 ‘제2차 호스피스·연명의료 종합계획(2024~2028년)’은 ‘누구나 삶의 존엄한 마무리를 보장받는 사회’를 비전으로 삼고 호스피스 및 연명의료 결정의 △이용자 선택권 보장 확대 △제도 이행의 기반 강화 △제도 인식 개선 및 확산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호스피스·완화의료는 말기 질환을 가진 환자와 가족에 대해 완치적 목적의 치료가 아닌 생애 말기 삶의 질에 목적을 둔 총체적 치료와 돌봄을 의미한다. 연명의료 중단 등 결정은 치료 효과 없이 임종 과정의 기간만을 연장하는 연명의료를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하는 결정을 말한다.
노인 인구 증가 추세 및 생애 말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호스피스 서비스 확대 및 연명의료결정제도 확산에 대한 국민의 요구 역시 증대되고 있다. 이에 따른 호스피스·연명의료 종합계획은 ‘호스피스·완화 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 제7조에 따라 호스피스와 완화 의료 및 연명의료 중단 등 결정의 제도적 확립을 위해 5년마다 수립하고 있다.
우선 호스피스 서비스 수요 등을 반영해 대상 질환의 단계적 확대를 추진한다.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13개) 및 학계 의견 등을 고려해 현행 5개 대상 질환(암, 후천성 면역결핍증, 만성 폐쇄성 호흡기 질환, 만성 간경화, 만성 호흡부전) 범위를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치매, 심부전증, 신부전증 등을 추가할 전망이다.
또한 연명의료결정 대상을 합리화하고 사전연명의료의향서의 관리를 강화한다. 우선, 의료진과 연명의료에 관한 의사소통을 조기에 시작할 수 있도록 연명의료계획서 작성 시기를 확대한다. 지금은 질환의 말기 진단을 받은 이후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할 수 있으나, 말기 이전에도 작성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할 예정이다.
연명의료중단 이행 시기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추진한다. 현행 연명의료 중단의 이행은 임종기로 국한되어 있어, 환자의 자기결정권 보장에 제한점이 되고 있다. 환자의 의사를 알 수 없고 결정할 수 있는 가족이 없는 경우, 연명의료 중단 결정이 불가했으나, 연명의료 중단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보완할 예정이다. 아울러, 의료기관윤리위원회 미설치 기관도 연명의료 정보 조회가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연명의료 중단 등 제도 이행의 연속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호스피스·연명의료 인프라도 대폭 늘린다. 지난해 기준 188개소인 호스피스 전문기관은 2028년까지 360개소로 확대한다. 입원형 기관은 15개소를 증가한 109개소, 자문형 기관은 116개소를 늘어난 154개소로 확대할 계획이다. 가정형 기관의 경우 5년 내 두 배 늘려 80개소를 확충한다. 연명의료 중단 가능 의료기관에 설치된 의료기관윤리위원회를 지난해 430개소에서 5년 뒤 650개소로 확대한다. 종합병원은 전체의 75%, 요양병원은 전체의 20%까지 위원회 설치를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서비스 질을 향상하기 위해 현재 제도 중심의 호스피스 전문기관 평가 지표를 의료진·환자·보호자 만족도 등 이용자 중심의 질 평가 지표를 포함해 개선한다. 호스피스 전문기관의 인력 기준을 기존 ‘병상수’에서 ‘환자수’ 기준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호스피스·연명의료중단 제도에 대한 대국민 인식 개선에도 나선다. 노인뿐만 아니라 학생, 청년, 중장년을 대상으로 연령별 교육 과정을 개설해 '어떻게 삶을 마감할 것인가’를 미리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제도를 이용하는 환자의 가족을 돌볼 시스템도 준비 중이다.
전병왕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만큼이나 존엄하고 편안하게 생애를 마무리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다”라며, “누구나 삶의 존엄한 마무리를 보장받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이번 종합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취약계층 위주로 돌봄 가사·지원 등의 사회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청년과 중장년층, 그리고 중산층으로 대상을 확대할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이에 대해 ‘사실상 민영화’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5월 31일 대통령 주재로 열린 ‘사회보장 전략회의’에서 사회서비스 고도화 추진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사회서비스 고도화의 핵심 방향은 △대상자 확대 △고품질 서비스 실현 △양질의 공급자 육성 △기반 조성 등 4가지다. 즉, 모든 국민이 사회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서비스의 양과 질을 확충하는 것이다.
사회서비스 대상 확대
먼저 ‘국민 중심 돌봄 체계’를 실현해 돌봄이 필요한 국민 누구나 원하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앞으로는 청년·중장년도 재가 돌봄과 가사 서비스, 심리·정서 지원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노인·아동·장애인 등을 중심으로 복지 서비스가 실시되면서 청년과 중장년층이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판단에서다.
청년·중장년을 대상으로 한 돌봄 서비스는 올해 상반기부터 10개 시·도에서 우선 제공하고 이후 단계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가족돌봄청년은 간병교육, 가사지원, 심리지원 등 필요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질병 등으로 인해 혼자서는 일상생활이 버거운 중장년 가구도 가사 지원, 식사·영양 관리, 건강생활 지원 등 일상생활 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갑작스러운 돌봄 공백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국민 긴급돌봄 서비스’도 추진한다. 질병이나 사고, 장애, 주돌봄자의 사망 등으로 인해 돌봄 공백이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일시적인 돌봄을 제공하는 것이다.
또 기존에 제공하던 아동·장애인에 대한 돌봄 사업도 보다 강화한다. 어린이집에 가지 않고 가정 양육하는 아동도 필요할 때 시간 단위로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있는 ‘시간제 보육 서비스’ 이용 아동 수를 2027년까지 6만 명 늘린다. 36개월 이상 아동도 시간제 보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올해부터 시범 운영한다. 취약계층 안부 확인에만 그치던 노인 돌봄의 경우 예방-재가-시설 등 '신노년층'의 눈높이를 충족할 수 있는 고품격 서비스 도입을 모색한다.
중산층도 사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확대한다. 기존에는 기준중위소득140~160%에 해당하는 사람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면, 소득 기준과 관계없이 이용 가능하도록 열어두고 소득에 따라 본인 부담금을 내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이다.
이 같은 계획은 ‘2021년 사회서비스 수요 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간 18분야 사회서비스 중 하나라도 필요했다”고 응답한 가구는 전체의 58.4%에 달했지만, 실제 하나라도 이용한 적이 있다고 답한 가구는 33.1%에 그쳤다.
또한 사회서비스 지원 대상을 '소득·자산이 낮은 취약계층'으로 응답한 비율(45%)과 '소득과 무관하게 서비스 욕구가 있거나 필요로 하는 사람'으로 응답한 비율(47.9%)이 비슷했다. 선별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에 대한 의견이 갈린 셈이다. 다만 사회서비스 비용 부담을 소득수준에 따라 차등화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78.7%가 동의했다.
민영화 우려 목소리 커져
조규홍 복지부장관은 “국민의 체감도를 높이면서 약자부터 촘촘하게 지원하고 사회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복지국가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의 이런 정책 방향과 관련해서는 공적인 영역의 사회서비스를 민영화하려는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작지 않다.
현재도 민간이 사회서비스를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인·아동 복지, 보육, 노인장기요양 등 사회서비스 공급 기관 80%가량이 개인 사업자다. 그러나 고질적인 문제로 영세한 기업이 많은 점과, 돌봄 서비스의 질이 낮다는 점이 지적돼왔다.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서비스의 시장화’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민간 공급자 간 경쟁을 유도하면, 사회서비스의 품질이 높아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정부는 사회서비스양을 늘리고 품질을 높여 산업 규모를 키우는 방식으로 ‘복지-고용-성장 선순환’ 고리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1년 기준 33%인 전 국민 사회서비스 이용률을 2027년까지 40%까지 높여 일자리 60만 개를 새로 만들겠다고도 했다. 이에 따라 사회서비스 이용자를 늘린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감당할 수 있는 재정 범위를 넘어서는 사회 보장은 우리 사회 스스로를 갉아 먹는다”면서 “사회서비스 자체가 하나의 경쟁이 되고 시장화 되면서 산업화가 되면, 우리 사회의 성장과 발전에 중요한 요인이 된다. 시장화하지 않으면 성장 동력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돌봄 공공성 확보와 돌봄권 실현을 위한 시민연대’는 “윤 정부는 약자 복지를 말하며 각자도생 조장한다”면서 “이윤 창출을 목표로 하는 기업이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면 거리가 먼 곳에 거주하는 노인이나 중증장애인에 대한 돌봄 제공은 더욱 기피하게 될 것이다. 저소득층 가구보다 중산층 가구의 돌봄 수행을 더 선호하는 현상이 벌어질 것은 불 보듯 자명하다”고 비판했다.
노인들이 안락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만족할 만한 주거 환경을 마련하는 것은 어려운 숙제다.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의 난제에 부닥쳤던 해외 여러 나라는 노인의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해 어떤 대책을 마련했을까? 지구촌의 다양한 노인 주거 형태를 살펴보자.
은퇴 후엔 거주지를 옮겨 다니기가 쉽지 않다. 질병, 노환 등 신체적으로 한계가 올수록 더욱 불편하다. 그래서 집을 고르는 기준의 변화와 새로운 거주 방식이 필요하다. 현재 병원과 시설의 상황은 만족도가 낮다. 2020년 노인 실태조사에 의하면 ‘거동이 불편해도 내 집에서 간병 관련 재가 서비스를 받으며 살고 싶다’는 응답이 56.5%로 요양 시설 31.3%, 가족 합가·근거 거주 12.1%보다 많다.
초고령사회 초입에 선 지금, 혼자 생활하는 노인 가구가 점점 늘어나고 자택에서 돌봄이 필요한 노인 수도 급증할 전망이다. 노인성 질환으로 거동이 불편해지면 이동이 쉽지 않고 식사를 챙겨 먹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가족 중 누군가가 오랫동안 간병하거나 간병인을 고용해야 하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는 새로운 주거 대안을 선보이고 있다.
네덜란드의 노인 마을
대표적으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외곽에 치매를 겪는 이들이 모여 사는 호헤베이크 마을이 있다. 중앙정부와 지역 기관들의 협조, 치매 요양 전문 간호사의 아이디어로 2009년 시작됐다. 1만 2000㎡ 규모에 영화관, 카페, 마트, 헬스장, 레스토랑, 미용실 등 웬만한 편의시설을 다 갖췄다. 거주 시설은 치매 환자 개인의 삶과 취향을 조사해 일곱 가지 인테리어로 지어 선택하도록 했다. 아기자기한 것을 좋아하는 이들을 위한 공방, 음악을 즐기는 이들을 위한 클래식 감상실도 있다.
환자의 안전을 위해 250여 명의 간병인·의사·요양보호사·직원 등이 마을 곳곳에 상주한다. 이들은 평소 슈퍼마켓 직원이나 미용사 등으로 생활하다 환자들에게 도움이 필요할 때만 나선다. 마을 주민들은 함께 모여 요리하고, 사교 행사를 열고, 장도 본다. 치매 환자의 일상생활 수행 능력은 최대화하고 간병인의 개입은 최소화하는 게 원칙이다. 정신이 흐릿하고, 손과 머리를 떨고,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고 있어도 일반 요양원처럼 종일 침대에 누워 있지 않아도 된다. 치매 등급을 받은 입소자들은 개인 형편에 따라 한 달 최소 500유로(약 64만 원), 많게는 2500유로(약 322만 원)를 정부에 내면 된다.
덴마크 코하우징·일본 컬렉티브 하우스
코하우징(Co-housing)은 1970년대 덴마크에서 시작해 스웨덴, 노르웨이, 미국, 캐나다 등으로 전파됐다. 공동생활 시설과 소규모 개인 주택으로 구성돼 사생활과 공동체 생활을 동시에 할 수 있는 협동 주거 형태다. 일반적으로 거주하게 될 입주민이 주체가 되어 그룹을 형성한 뒤 지방정부, 건축가, 은행 등과 협조해 설립한다. 그중 ‘시니어 코하우징’은 핵가족화와 고령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시니어 코하우징은 ‘미드고즈그룹펜 코하우징’이다. 코펜하겐의 공영주택회사 라이예보에서 지은 560채의 아파트 중 5층 아파트 단지 4개 열을 개조해 만들었다. 대부분 1인 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자기 집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1층에 공동 거실, 식당, 회의실, 부엌, 창고가 있는 코먼하우스를 반드시 거쳐야 해서 서로 자주 만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일본에는 코하우징과 유사하지만 약간 다른 세대 결합 주택, 컬렉티브 하우스(Collective House)가 있다. 도쿄 아리카와구에 위치한 ‘캉캉모리’는 노인 시설과 보육원이 함께 입주한 12층 건물의 2층과 3층에 있다. 이곳에는 유아부터 80대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살고 있다. 공용 주방과 식당, 게스트룸 등이 있으며, 관리하고 운영하는 일은 거주자들의 몫이다. 사람들은 일주일에 몇 번씩 공동 식사 자리에서 얼굴을 마주한다. 공동 식사는 월 1회 당번제로 거주자 몇몇이 날을 정해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독립적인 생활을 하면서도 시간과 공간의 일부를 공유하는 식이다. 아이들은 노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공동체 의식을 배우고, 노인들은 아이들 덕에 삶의 활력을 얻을 수 있어 세대 교류 효과를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주목할 만한 국내 노인 주거 형태
세 할머니의 유쾌한 동거, 노루목 향기
여주시 금사면. 이혜옥, 이경옥, 심재식 씨는 자신들이 마련한 공간에 ‘노루목 향기’라 이름 붙이고 5년째 함께 살고 있다. 젊은 시절부터 알고 지낸 직장동료, 친구 사이인 이들은 요양원이나 복지 시설이 아닌 마을형 노인 생활공동체를 꿈꾼다. 마을 노인들을 집으로 초대해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많은 이들과 즐겁게 사는 방법을 실천하고 있다.
노인과 청년이 서로 돌보는 청춘발산마을
광주광역시 서구 발산마을은 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몇몇 노인만 남아 있었지만 2015년 도시재생사업으로 청년들이 다시 거주하게 됐다. 노인과 청년이 한데 모여 골목이웃회를 열고 거리 청소, 분리배출 등 마을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며 자연스러운 이웃 문화가 만들어졌다. 또 할머니들이 폐품을 모아 마을 아이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거나, 청년들의 가게 일을 도움으로써 서로를 돌보는 공동체가 형성됐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4일 제6차 청년정책조정위원회에서 ‘가족 돌봄 청년 지원대책 수립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지원 방안은 가족을 돌보고 있는 청년을 뜻하는 ‘영 케어러(young carer)’에 대한 첫 번째 국가적 대책이다. 이로 인해 영케어러 청년으로부터 돌봄을 받는 노인도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영케어러란 장애, 정신‧신체 질병, 약물 등의 문제를 가진 가족을 돌보는 청(소)년이다. 영국, 호주, 일본 등 해외에서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의 돌봄자를 영케어러로 지칭한다.
이번에 발표된 방안에 따르면 국가는 34세까지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3월부터 전국적 현황조사를 실시해 가족 돌봄 청년의 규모와 실태를 파악한다. 조사를 통해 나타난 가족 돌봄 청년들은 기존 제도에 연계해 즉각 지원하고 간담회를 통해 신규로 필요하다고 확인된 지원 내용은 시범사업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지원 내용은 돌봄, 생계, 의료, 학습지원으로 나뉜다. 돌봄지원으로는 노인장기요양보험, 노인맞춤돌봄서비스, 가사간병방문지원사업, 긴급돌봄 등이 해당된다. 생계지원으로는 기초생활보장제도 생계급여, 긴급복지 지원제도가 포함되며, 의료지원에는 의료급여, 건강보험 수급자 및 차상위자 본인부담경감, 재난적 의료비가 제공된다. 학습지원으로는 교육급여, 학습종합클리닉센터 지원, 대학생 튜터링 사업, 학교밖 청소년 검정고시 지원 및 직업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영케어러(가족 돌봄 청년)는 각종 복지 서비스 신청의 어려움, 간병‧치료 등에 대한 정보 부재, 집안일 미숙, 상담자의 부재 등으로 인한 정신적 고립감‧우울감 등의 문제를 겪고 있다. 또한 돌봄 과정에서 겪는 생계비‧의료비‧돌봄비용 마련의 어려움은 소득 창출 능력이 부족한 청(소)년에게 생계에 대한 책임을 무겁게 지우고 있다. 이는 학업과 진로 탐색의 기회가 줄어들고, 미래에 대한 투자가 부족한 상황이 이어져 결국 청년 개인의 생애가 취약해지는 빈곤의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는다.
그간 가족 돌봄 청년에 대한 복지 정책에는 여러 한계점이 있었다. 가족 돌봄들이 기존 복지 제도에 대한 접근성이 높지 않았고, 그들에 대한 공적인 조사와 지원 체계 역시 없었다. 또한 가족 돌봄 청년은 그간 복지 지원 대상자로 분류되지 않아 정책적 지원을 위한 제도적 기반 및 전달체계 부족 등 공적인 지원을 받기까지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복지부는 가족 돌봉 청년 당사자들, 지자체 사회복지 공무원들과의 간담회를 각각 거쳐 지원 대책을 설계했다. 돌봄 대상자가 아닌 ‘돌봄 제공자’에 대한 접근이라는 점이 그간의 지원과는 다른 점이다.
권덕철 복지부 장관은 “이번 대책은 돌봄 제공자에 대한 지원으로, 특히 어린 나이에 돌봄을 제공해야 하는 가족 돌봄 청년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첫 접근으로서 그 의미가 크다”며 “가족에 대한 돌봄으로 인해 청년들이 자신의 미래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2년 새해가 코 앞에 다가왔다. 새해가 밝으면 '나이 듦'에 대해 생각하게 마련. 특히 2025년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 만큼, 노인 관련 복지 정책에 대한 관심이 절로 높아지고 있다. 이에 2022년 새해를 맞아 새롭게 바뀌는 노인 정책은 무엇이 있는지 짚어봤다. 보건복지부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서의 정책을 담았다.
먼저, 보건복지부의 '2022년도 기초연금 선정기준액' 발표에 따르면, 내달부터 기초연금 지급 대상 선정 기준액이 오른다. 노인 단독가구는 월 소득 인정액이 180만원, 부부가구는 288만원 이하면 기초연금을 받는다. 노인 단독가구는 올해 169만원에서 11만원이, 부부가구는 270만 4천원에서 17만 6천원이 오르면서 기준이 확대됐다.
기초연금 선정기준액은 65세 이상 노인 중 기초연금 수급자가 70% 수준이 되게 설정한 기준금액으로 노인의 소득·재산수준, 생활실태, 물가 상승률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산정한다. 소득평가액과 재산의 소득환산액(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한 금액)을 합산한 소득인정액이 선정기준액 이하이면 기초연금 수급자로 선정된다.
기초연금은 신청해야 받을 수 있다. 내년에 만 65세가 되는 경우에는 생일이 속한 달의 한 달 전부터 기초연금 신청이 가능하다. 주소지 관할 읍·면사무소 및 동 주민센터, 가까운 국민연금공단 지사를 방문하거나 복지로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된다.
또한 2022년 장기요양 보험료율이 오른다. 올해 11.52%보다 0.75%포인트 인상된 12.27%로 보험료율이 책정됐다. 이에 따라 가입자 세대 당 월 평균 보험료는 1만 4446원으로 올해 1만 3311원보다 1135원 증가할 전망이다.
장기요양보험료는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으로 인해 일상생활을 혼자서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 등에게 신체 활동 또는 가사 활동 지원 등을 제공하는 사회보험제도로, 2008년부터 시행됐다. 지난 2017년 6.55%에서 이번 12.27%까지 보험료율이 빠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그런가 하면, 여성가족부는 경력 단절 여성 취업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통합 서비스를 확대한다. 각 부처 전문 인력 양성 과정을 이수한 경력 단절 여성과 새 일 센터의 취업 지원을 연계하는 사업을 8개에서 11개로 늘린다. 고용 유지와 경력 사후 관리도 강화한다. 고숙련·고부가 가치 직업 훈련 과정을 59개에서 약 70개로 확대하고 취업률과 지역 일자리 연계 가능성이 높은 직종의 장기 훈련 과정을 운영한다.
또한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고독·고립감 해소를 위해 생애주기별(청년, 중장년, 노년 등) 사회관계망 지원 사업을 실시한다. 1인가구는 각 지역의 가족 센터를 통해 자기 개발 및 심리·정서 상담 등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 받을 수 있다.
청년 1인 가구는 '자기 돌봄 관계 기술과 소통·교류 모임'을, 중장년 1인가구는 일상에서의 '서로 돌봄 생활 나눔 교육'을, 노년 1인가구는 '심리상담과 건강한 노년 준비 교육' 등 생애주기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생활 사회기반시설(SOC)형 가족센터도 확충할 계획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지연금 가입 연령을 현행 만 65세에서 60세로 낮추고, 저소득 농업인과 30년 이상 장기 영농인에게는 월 지급금을 5~10% 추가하는 우대 상품을 1분기 중 도입한다. 농지연금은 주택연금처럼 농지를 소유한 경우 농지를 담보로 사망할 때까지 연금을 지급 받는 제도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실버 마이크' 사업을 신규로 추진한다. 실버 세대 문화예술인에게 공연 기회를 제공해 고령 문화예술인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만 60세 이상 문화예술인을 공모 및 오디션을 통해 선정해 '문화가 있는 날'(매달 마지막 수요일)에 공연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1~5인의 소규모 팀 100팀을 모집하고, 팀 당 5회 공연 기회를 제공한다. 1회 평균 팀 당 150만원을 지원 받을 수 있다. 60대 이상 문화예술가 지원을 통해 노년층이 문화 활동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문화를 향유할 기회를 확대하고자 하는 것이 사업의 목표다.
여느 청년과 마찬가지였다.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몰랐다. 남들 다 하는 ‘취업 준비’는 요즘 말로 ‘현타’를 불렀다. 무엇을 해도 좋은 인생을 만들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았다. 마침 머리도 짧게 깎은 김에 절에라도 들어갈까 했지만, 며칠 견디지 못할까 봐 두려웠다. 그래서 무작정 해외로 떠났다. 6개월을 계획하고 떠났지만 돌아오는 데는 3년이 걸렸다. 위험을 각오한 무전여행에서 몇 번의 고비는 그를 변화시켰다. 그리고 그가 찾아낸 것은 ‘잘사는 법’이 아닌 ‘좋은 죽음’에 관한 것이었다. 간병인 중개 플랫폼 스타트업 케어닥의 박재병(33) 대표 이야기다.
“삶의 여정은 제가 결정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잖아요. 태어나는 것도 제 의지가 아니었고. 부모를 선택할 수도 없죠. 그러나 죽음은 그렇지 않은 것 아닌가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잘 죽는 것, 죽음에 이르는 과정은 누구에게나 중요한 일이고, 개인의 의지가 반영될 수 있으니까요. 죽음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니까 오히려 삶의 무게감이 가벼워지는 느낌이었죠.”
그가 한국으로 돌아와서 찾은 곳은 저소득층 할머니들이 모여 있던 부산 범일동 쪽방촌이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일종의 ‘부채감’이라고 이야기했다. 자주 찾지도 못하고 여행 내내 감감무소식이었기 때문에 할머니와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시작한 것이 ‘원스텝모어’라는 서비스다. 할머니들을 돕기 위해 평범한 이들이 사회공헌할 수 있는 수단을 만들어보고자 시작한 사업이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였다.
“세상이 할머니들에게 좀 더 다가갈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였죠. 하지만 항구적인 서비스를 하기에는 여러 문제가 많았어요. 가장 큰 문제는 한 사람의 간병을 간단한 기부 활동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이었죠. 제가 가진 돈을 다 쓴다고 할머니들의 삶이 변화되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가족 한 사람을 돌본다는 것은 누군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치지 않고서는 쉽게 해결되지 않는 것이죠. 결국 개인의 노력이나 봉사활동 차원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는 결론을 얻었고, 국가마저 해결할 수 없는 복지의 사각지대를 메울 수 있는 시스템을 생각했죠. 그것이 케어닥 탄생의 근간이 되었어요.”
박 대표의 이러한 결정에는 개인적 경험도 밑바탕에 있었다. 농부의 아내로 유복하지 못했던 어머니가 건강도 좋지 않은 상태에서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돌본 과정은 지켜보는 사람도 견디기 힘든 경험이었다. 그는 “과연 어머니의 인생은 무엇이었는지 되묻게 됐다”고 설명했다. 간병이라는 것은 결국 한 사람의 인생을 고스란히 바치는 과정이라는 인식이 케어닥에 녹아 있는 셈이다. 단순히 내 병시중을 들 누군가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생명과 가족의 삶을 함께 구원해줄 수 있는 서비스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머니의 인생은 무엇이었나?”
“예전에는 가족이 간병하는 게 당연시되었잖아요. 특히 며느리나 딸이 그 대상이었죠. 과연 지금 사회에 그러한 체계가 맞는 것인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었죠. 설사 누군가가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간병에 전념한다고 해도, 환자에게 전문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까요? 그 가족은 벌어지는 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을까요?”
그렇게 케어닥은 2018년 탄생했다. 단순히 돌봄 인력의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는 서비스가 목표는 아니었다. 돌봄을 제공하는 간병인과 요양보호사, 그리고 노인장기요양시설과 요양병원, 요양원 등 요양기관의 정보를 돌봄이 필요한 환자와 가족에게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이를 위해서 그는 가장 먼저 넘어야 할 산을 ‘정보의 비대칭’으로 보았다.
“단지 사업적 관점에서 정보가 필요했던 것은 아니에요. 소비자 입장에서 화가 날 상황이잖아요. 터치 몇 번으로 동네 짜장면집의 리뷰나 평점은 쉽게 알 수 있는데, 부모님을 맡겨야 하는 요양기관의 정보는 제대로 알 수 없었죠. 5000원짜리 음식이 아니라 매달 수백만 원 간병비가 들어가는 일인데 말이죠. 그래서 정부에 관련 정보 제공을 요청했다가 여러 핀잔을 들었어요. 감당이 가능하겠냐는 얘기도요.”
그러다 2018년 여름 보건복지부가 열었던 보건의료 데이터 활용 공모전이 터닝 포인트가 됐다. 케어닥이 이 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으면서 공공 데이터에 접근할 권한을 확보했다. 케어닥의 ‘장기요양시설 찾기’ 서비스는 각 요양기관의 평가 결과와 함께 의료진, 돌봄 인력의 현황, 입소 인원수, 돌봄 프로그램, 수가 등 정보, 이용자들의 후기를 보여준다.
요양 서비스 핵심은 ‘인력’
창업 초기의 숙제가 ‘정보의 비대칭’이었다면 앞으로의 과제 중 하나는 ‘인력’이다. 박 대표는 요양 서비스의 수준을 높이는 데 장애물로 작용했던 ‘수가 중심’의 구조를 깨고 환자를 돌보는 인력에게 동기부여 방법을 찾으려 애쓰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지금의 장기요양보험제도에서는 더 나은 품질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어요. 정부의 인력이나 관리 방법은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을 경우 벌주는 것 정도밖에 없어요. 더 잘했을 때의 동기부여는 빠져 있죠. 그러다 보니 정부로부터 ‘수가’를 받는 데에만 최적화되어 있어요. 안 하는 것은 계속 안 하고, 해야 하는 것도 수가 수령에 지장 없으면 안 하는 것이죠. 서비스 대상은 환자지만 사실상 모두 정부만 바라보고 있어요. 환자는 정부 보조금을 받는 수단이 아니라 간병의 대상이자 소비자라는 인식이 생겨나야 더욱 전문적인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겠죠.”
그래서 케어닥에서는 간병인이라는 명칭 대신 ‘케어코디’라는 호칭을 사용한다. 요양 체계에 맞춰진 근로자가 아니라 새로운 전문 직종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 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처음에 합류하신 분들은 저희의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왜 앱에 가입해야 하는지, 면접은 왜 봐야 하는지, 보고는 왜 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했고 공감하지 못했죠. 하지만 그 과정에서 더 나은 처우가 보장되고,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중재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많은 분이 합류했죠.”
요양 서비스 업계는 지금 심한 인력난에 처해 있다. 케어닥도 예외는 아니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이러한 인력난은 배가 됐다. 고령화로 계속 수요는 늘어나는데, 간병 업무는 기피 직종이 돼버렸다. 요양기관의 집단 감염이나 코로나19 전파의 원인으로 간병인들이 지목당하면서 기존 간병인 중 업계를 떠난 이들도 많다. 박 대표는 결국 이러한 인력 공백 중 일부는 외국인 간병인들이 해결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보다 고령화를 먼저 겪은 일본도 지금 간병인 중 베트남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요. 그 자리도 원래는 한국인이 하던 것이었죠.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인데 공급이 부족하다고 해서 방치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먼저 해야 할 것은 요양 인력을 전문가로 인식 개선하고 국가적으로 돌봄 종사자를 양산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래도 결국 외국인 요양 인력은 확대될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 과정에서 좋은 인력을 어떻게 필터링하고 교육할지 고민해야죠.”
돌봄 인력에 대한 인식 변화해야
물론 요양 인력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개선도 중요한 과제다. 소비자들이 돌봄 인력을 함부로 대해 발생하는 갈등은 풀어야 할 요양업계의 오래된 과제다.
“돌봄 인력을 가정부 정도로 대하면 다행이란 얘기도 우리끼리 해요. 식모나 종으로 대하는 사람들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원래는 가족이 하던 일을 대신 하는 거잖아요. 딸이나 며느리라면 비용 없이 했을 일을 누군가에게 돈을 주고 시키려니 아깝다는 인식이 강한 것 같아요. 업무 범위에 관한 것도 마찬가지죠. 돌봄 인력이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시킬 수 있고, 어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가이드가 부족해요. 식사부터 빨래, 집안일까지 디테일한 논의가 필요하죠. 그 고민을 케어코디들과 함께 해나가고 있는데, 돌을 뚫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자리가 잡히면 쉽게 지나갈 수 있으리란 기대와 함께 말이죠.(웃음)”
그는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인생의 졸업, 마지막을 좀 더 착실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가족끼리 요양시설에 관한 이야기는 기피하는 실정이죠. 일종의 금기처럼 말이에요. 하지만 들어가기 싫다면 싫은 대로, 혹은 지내야 한다면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스스로 공부가 필요합니다. 상황이 벌어질 때를 대비해 미리 준비하는 자세가 중요해요. 막연히 버티다가는 결국 무작정 비싸고 좋은 곳만 찾거나, 그저 조건에 맞는 곳에 맡기는 선택을 해버리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두렵더라도 피하지 않고 학습해보면 막연한 공포를 이기고 더 나은 돌봄, 더 나은 황혼을 맞이할 수 있을 겁니다.”
지난해 1인 가구 비중이 전체 가구의 31.7%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령대 별 비중은 20대가 19.1%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30대(16.8%), 50대(15.6%), 60대(15.6%), 40대(13.6%), 70대(11.0%), 80세 이상(7.1%), 20세 미만(1.1%) 순이었다. '독거 노인'과 2040의 '독거 청년'이 나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고령층은 소폭 증가했다. 2019년 60세 이상 1인 가구의 비중은 33.6%였지만, 2020년에는 33.7%를 기록했다.
지난 8일 통계청이 발표한 '1인 가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인 가구는 664만 3000가구다. 이는 전체 가구의 31.7%를 차지한다. 1인 가구 비중은 2015년 27.2%, 2017년 28.6%로 증가하다가 2019년 30.2%로 30%를 넘어섰다.
1인 가구의 연소득(2019년 기준)은 2162만원으로 전년보다 2.2% 늘었다. 이는 전체 가구(5924만원)의 36.5% 수준에 해당한다. 10명 중 8명 가량(77.4%)은 연 소득이 3000만원 미만이었다. 연 소득이 1000~3000만원 미만인 경우가 46.6%로 가장 많았고, 1000만원 미만이 30.8%였다. 3000~5000만원 미만은 14.7%, 1억 원 이상은 0.8%다.
이와 함께 일하는 독거 노인의 비중 또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2018년 취업 상태인 65세 이상 1인 가구는 전체 취업 1인 가구 중에서 10.8%에 불과했지만, 2019년에는 11.6%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12.7%로 상승 폭이 커졌다.
그러나 1인 가구 10명 중 4명은 미취업 상태다. 일을 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1인 가구 중 취업 가구 비중(2020년 10월 기준)은 59.6%로 전년(60.8%)보다 떨어졌다. 취업자인 1인 가구 비중은 2016년 60.5%에서 2018년 61.1%까지 늘어난 뒤부터 꾸준히 감소 추세다.
이는 사회 전반적으로 취업이 늦어지고, 1인 가구 중 고령자(60대 이상 33.7%)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2019년 1인 가구 중 60대 이상은 33.6%였다. (60대 15.2%, 70대 11.3%, 80세 이상 7.1%) 고령자의 비중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인구 주택 총 조사에 따르면, 20대는 생활비 원천 중 부모의 도움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았다. 60세 이상은 자녀의 도움(10.7%)보다는 공적 연금(11.2%), 국가 및 지방자치 단체의 보조(11.1%)를 더욱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혼자 사는 젊은 층이 늘어난 가장 큰 이유로는 본인의 학업·직장 때문(24.4%)이 꼽힌다. 배우자의 사망(23.4%), 혼자 살고 싶어서(16.2%), 본인의 이혼(15.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 밖에 자녀의 학업·직장(4.9%), 가족과 지내는 것이 불편해서(4.1%), 부모나 자녀의 사망(4.0%), 배우자의 학업·직장(1.8%)도 원인으로 꼽혔다.
연령대에 성별까지 고려하면, 또 다른 결과가 나왔다. 남자 1인 가구는 30대(21.6%)가 가장 많고 20대(19.7%), 50대(18.0%), 40대(17.3%) 순이었다. 30~50대가 56.9%로 대다수였다.
여자 1인 가구의 경우 20대가 18.5%로 가장 많았고, 30대는 12.0%였다. 오히려 60대가 17.6%, 70대가 16.0%, 80대 이상도 11.5%나 돼 60대 이상 고령 층의 비중이 45.1%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이에 통계청은 남성 30~50대는 직업 때문에 1인 가구로 사는 경우가 많고, 여성 30~50대는 보통 자녀와 같이 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또한 60대 이후 여성 1인 가구가 많은 이유는 사별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2020 인구 주택 총 조사 결과를 보면 돌봄이 필요한 인구(60세 이상)에서 배우자가 돌보는 비중은 남성(71.4%)이 높고, 자녀 및 자녀의 배우자가 돌보는 비중은 여성(81.2%)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요양보호사(73.4%) 및 주간보호시설(71.7%)을 이용하는 비중 또한 여성이 높으며, 돌봄이 필요하나 돌볼 사람 없음도 여성(71.7%)이 남성(28.3%)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가 하면, 1인 가구의 어려움으로는 균형 잡힌 식사가 42.4%로 1위를 차지했다. 또한 30.9%는 아프거나 위급 시 대처가 어렵다고 응답했으며, 1인 가구의 25.0%는 가사 어려움을, 19.5%는 경제적 불안을, 18.3%는 고립으로 인한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실버, 액티브 시니어라는 말이 자주 귀에 들려오는 요즘이다. 초고령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시니어들의 삶은 각자의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내가 청파 윤도균 님을 만난 건 순수문학 수필작가회에서다. 팔순을 코앞에 둔 나이에 아직도 왕성하게 작품활동을 하고 인천 N방송 시민기자로도 활동한다. 어디서 그런 에너지가 나오는 걸까. 그 열정은 디지털 실버, 액티브 시니어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해 보인다. 인생 선배로서 닮고 싶은 분. 요즘은 주 3회 근처 초등학교에 나가 돌봄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한문을 가르치고 있단다. 천성적으로 아이들을 좋아하는 성격 때문이다. 그에게 시니어의 삶이란 뭘까. 그의 얘기를 들어봤다.
은퇴 전에는 어떤 일을 하였는지?
처음에는 종로 세운상가에서 전자제품 판매사업을 했다. 그런데 일할 때 양심을 속일 때가 있었다. 그것이 늘 마음에 걸렸다. 나는 아이들을 유난히 좋아했다. 판매사업 일에 회의가 들던 차에 아이들 교육과 관련된 일이 연결되어 학원 사업으로 전환을 하게 됐다. 어린 시절 내 꿈은 초등학교 선생님이었다. 아마도 그런 연장선상에서 교육과 관련된 일이 싫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학원 사업을 하며 20여 년간 독서실 운영도 했다. 하루에 100여 명 이상의 학생들을 통솔하며 아침 9시부터 새벽 2시까지 근무를 했다. 그 일도 판매 사업 못지않게 힘들었다. 하지만 해맑은 청소년들을 바라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학생들이 꿈을 잃지 않도록 조언도 해주고 예뻐하니까 아이들도 나를 따랐다.
교육 사업은 7년 전에 접었다. 시대의 큰 흐름이 있는 것 같다. 그동안 정성들여 운영해오던 사업을 접을 때는 마음에 다소 서운한 감도 있었지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은퇴 결정 과정은 어떠했는지?
20여 년간 일궈온 사업을 접을 때의 감정은 누구나 다 똑같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순리를 따라야 한다고 판단했다. 물론 일을 그만두는 것에 대한 초조함도 있었고 욕심 같아서는 더 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사업자는 전망 흐름을 보고 빨리 현명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나는 마음을 내려놨고 한편으로는 편했다. 제2의 인생, 은퇴 후의 꿈을 설계하며 접었다.
이모작 인생은 계획한 대로 잘 이루어졌는지?
하던 일(직업)이 없어졌으니 당연히 처음엔 헛헛했다. 그러나 오래전부터 ‘내가 만약 어느 날 갑자기 퇴직했을 때’라는 가상 시나리오를 마음속에 써두고 적응 훈련을 했다. 대안도 미리 생각해놔서 크게 흔들리지는 않았다.
사업할 때는 늘 바쁘다는 핑계로 이 세상 그 무엇보다도 더 소중한 ‘내 건강’에 대해 신경을 쓰지 못하고 살았다. 퇴직과 함께 잡념을 없애기 위해 먼저 운동(등산, 헬스)을 시작했다. 사실, 직장에서의 퇴직이 아니라 내 일을 하다가 일을 놓은 것이기 때문에 일반 은퇴자들보다 나는 나이가 많았다. 어느새 70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건강밖에 달리 선택의 여지도 없었다.
평소 내 성격이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 간에 ‘있으나 마나 한 인간’으로 취급되는 걸 가장 싫어한다. 취미로 시작한 운동이지만 남들보다 몇 배 더 노력해 땀 흘려 운동했다. 그러자 사업할 때와 비교해 건강이 몰라보게 향상됐다. 스스로 느낄 정도였고 마치 회춘하는 것 같았다. 자랑이 아니다. 몸이 달라지는 걸 실질적으로 체험했다. 건강하니까 매사가 기쁘고 즐겁고 행복했다. 그리고 무슨 일을 해도 긍정적이고 의욕적이었다.
은퇴 전과 후의 생활은 어떤 차이가 있나?
금전적인 면에서 보면 은퇴 후의 생활이 많이 불편한 것도 사실이다. 퇴직 후 줄어든 수입으로 인해 생활이 척박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인간의 욕망이란 한도 끝도 없는 것, 생각하기에 따라 행복의 척도가 달라진다고 스스로 최면을 걸었다. 세월 따라 사람이든 자연이든 영원하지 못할 것이기에 내가 있어야 할 자리를 깨달으려고 했다. 작은 욕심조차 내려놓으면 편했다. 그렇게 즐거운 나의 ‘인생 이모작’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퇴직 전에는 내면에서 꿈틀거리던 ‘꿈, 소망’ 같은 것을 생각하다가도 돈 생각으로 이어지면 애써 잊으며 살게 되더라. 그런데 이제 은퇴자가 되니 청년 시절 꿈꿔왔던 글쓰기, 사진, 컴퓨터, 운동, 여행, 친목모임, 봉사활동, 취재, 기타 등을 마음껏 하고 배울 수 있어 좋다.
우연한 기회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선발되어 13년에 걸쳐 약 300여 편의 기사도 썼다. 인천 N방송 시민기자로 영상뉴스 제작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또 그토록 해보고 싶었던 글쓰기를 통해 수필작가로 정식 등단도 했다. 꾸준히 작품활동을 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행복한 일이 어디 있을까?
지금의 삶은 어떠한지 궁금하다
내 나이 일흔일곱이다. 더 이상 무슨 욕심이 있겠는가? 그래도 십몇 년째 계속해온 새벽운동은 빼먹지 않는다. 아침 5시에 어김없이 일어나 동네 단골 헬스장으로 향한다. 스트레칭을 시작으로 한 시간에 걸친 근력운동과 유산소 운동으로 2시간을 보내고 나면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그렇게 하루를 열고 집으로 돌아와 개인 블로그 ‘청파의 사람 사는 이야기’에 새 글을 쓰고 댓글도 읽고 답장을 쓴다(그는 블로그 운영을 17년째 하고 있다. 요즘도 하루에 800~1000여 명이 다녀간다. 블로그 활동은 손자인 도영이를 돌보면서 시작했는데, 도영이는 어느새 훌쩍 커버렸다).
은퇴를 앞둔 시니어에게 어떤 조언을 하고 싶으신지?
조언이랄 것은 못 되고, 은퇴는 누구나 다 하는 것이다. 마음가짐을 바로 잡아야 한다. 사람마다 환경, 조건이 다르지만 인생 이모작 시대를 새로 개척해 살아야 하는 은퇴자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첫째 : 자신의 현실에 맞는 소박한 은퇴 설계를 하라.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이 무엇이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고 은퇴 설계에 포함하라.
둘째 : 가족과 시간을 많이 가져라. 지금까지 가정에 충실하지 못했다면 이제부터라도 가족들과 적극적으로 어울리는 삶을 살아라(가사분담 등).
셋째 : 꾸준히 운동하고 자신에게 맞는 공부를 하라(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은퇴는 삶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꿈으로만 간직했던 것들을 하나씩 해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을 만들 수도 있겠구나… 하는 여운이 남았다. 아울러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노병은 죽지 않고 다만 사라질 뿐이다”라는 유명한 말도 떠올랐다.
그는 칠순 때, 북한산 인수봉 암벽등반을 하고 그 후 2년에 한 번씩 암벽등반을 꾸준히 하고 있다. 팔순에는 북한 암벽등반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니어에게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이 굉장히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