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멀다 하고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슈퍼리치들의 이야기. 재산이 ‘얼마’라는 이슈뿐만 아니라 현재의 그들을 있게 한 삶의 양식과 태도 등을 엿봄으로써 대중은 자극받고 때론 위로받는다. 그들이 끼치는 영향력은 비단 돈의 흐름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란 얘기다. 우리가 마윈의 인터뷰, 빌 게이츠의 다큐멘터리, 스티브 잡스의 영화 등에 주목하는 이유다.
슈퍼리치, 최고에서 물러나 다시 출발점으로
“마윈, 왜 55세에 조기 은퇴를 결심했나요?” @2018 ‘다보스포럼’ 인터뷰
중국 최고 부자로 알려진 마윈은 작년 9월 55세 나이로 알리바바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더 많은 부와 명예를 쌓을 수 있었던 그가 조기 은퇴를 결심한 까닭은 무엇일까?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회사를 떠나지 못할 것 같아서요. 많은 사람이 나이를 먹을수록 회사에서 쉽게 나오지 못합니다. 은퇴 후 뭘 해야 할지 모르니까요. 이대로 55세를 넘기면 저 역시 익숙해진 이곳을 떠나고 싶지 않겠죠. 미래를 자신할 수 없기 때문이에요. 대개 정년에 가까운 분들이 ‘회사가 날 못 떠난다, 이 조직이 날 안 놔준다’ 하지만 그건 너무 자만한 생각이에요. 사실은 당신이 회사를 떠나지 못하는 것일 테니까요.”
“억만장자 빌 게이츠의 제2인생 목표는?” @다큐멘터리 ‘인사이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의 창립자 빌 게이츠는 은퇴 후 아내 멜린다 게이츠와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설립해 방대한 자선활동을 펼치고 있다. 새로운 문제들과 맞서며 또다시 자신의 한계를 시험 중인 그의 제2인생을 그린 다큐멘터리 ‘인사이드 빌 게이츠’(넷플릭스)에는 미래를 향한 그의 고민과 삶의 방향이 담겨 있다.
“살면서 이 세상에 중요한 게 뭔지 판단해야죠. 전 에너지 문제와 기후 변화를 해결하고 질병을 없애고 싶습니다. 효율적인 해결 방안을 찾고 신속하게 적용하는 게 중요해요. 주어진 시간이 얼마 없어요. 결국 무엇을 얻는지가 아니라, 어떤 사람이 되는지가 관건입니다.”
슈퍼리치, 슈퍼 스케일
“죽기 전에 화성에 도시를 건설한다고?” ” @TED 일론 머스크 인터뷰
영화 ‘아이언맨’의 토니 스타크는 억만장자일 뿐만 아니라 천재적인 두뇌와 재능까지 겸비했다. 영화 속 주인공의 실제 모델로도 알려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구를 넘어 ‘우주’를 상대로 사업을 펼친다. 그런 그의 목표는 ‘죽기 전 화성에 100만 명을 보내 도시를 건설하는 것’이라고. 단순히 이슈메이커에 그칠지, 영화처럼 히어로가 될지는 그의 손에 달린 듯하다.
“영감을 주고 끌리는 미래를 꿈꾸는 게 중요합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그 사람을 살게 하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왜 살려고 하나요? 목적은 뭐죠? 영감을 주는 건요? 어떤 미래를 꿈꾸나요? 저에겐 만약 이 우주가 지구밖에 없다면, 미래에 우리가 다른 행성에서 살 수 있는 종족이 아니라면, 산다는 게 꽤 실망스러울 거 같아요.”
“순응하며 사는 삶은 너무 제한적이야!” @영화 ‘잡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잡스’. 청년 시절부터 엉뚱하면서도 대범했던 그는 주변으로부터 환영과 환멸을 받으며 롤러코스터 같은 삶을 산다. 영화 후반부에서 스티브 잡스는 ‘심플 디자인’, ‘심플 경영’ 등을 강조하며 세상을 변화시킨 자신의 심플한 아이디어를 들려준다.
“어른이 되면 세상은 원래 그런 거니까, 그냥 순응하면서 맞춰 살라는 얘길 귀 따갑게 듣는데, 그건 너무 제한된 삶이죠. 굉장히 간단한 사실 하나가 삶의 시야를 넓혀줄 거예요. 그건 바로 당신보다 덜 똑똑한 사람들이 당신이 사용하는 삶의 모든 걸 만들어냈다는 거죠. 물론 당신도 바꿀 수 있어요. 당신이 직접 만든 걸 다른 사람이 사용하게 하는 겁니다. 삶이란 그저 순응하고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변화시키고, 발전시키며 당신의 자취를 남기는 거죠. 그 사실을 깨달으면 삶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다 쓰지도 못하고 죽을 만큼의 재산
“내게 필요 없는 돈 99%는 기부하겠소” @2015년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
워런 버핏은 매년 버크셔해서웨이 연차보고서에 싣는 주주서한과 주주총회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직접 공유한다. 2016년부터는 주주총회가 인터넷으로 생중계돼 누구든 그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들을 수 있게 됐다. 다음은 2015년 주주총회 질의응답 내용이다.
“자녀들이 결코 놀고먹지는 못할 만큼만 재산을 물려준다고요?”
“맞습니다. 내 재산의 99% 이상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상속 계획은 개인적인 일입니다만, 내가 소기업 하나만 소유하고 있다면 생각이 지금과 다를 것입니다. 재산을 어떻게 할지 궁리해보면 의외로 선택지가 많지 않습니다. 나는 더 필요한 것이 없으니, 금고에 넣어둔 주식증서 역시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에게는 이 증서가 아주 유용하겠지요? 나는 그저 아주 소박한 생활이 좋습니다.”
“부자면 뭐해, 금빛 감옥에 갇힌 신세인걸” @에세이 ‘1%의 우정’, 영화 ‘언터처블: 1%의 우정’
명망 있는 가문의 백만장자 필립 포조 디 보르고는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전신마비 환자가 된다. 돈이 많아도 마음껏 쓸 수 없었던 그는, 가진 거라곤 건강한 몸뿐인 무일푼 백수 ‘압델’을 간병인으로 들인다. 서로에 대한 편견을 뒤로하고 우정을 키워간 그들의 특별한 이야기는 필립의 저서 ‘1%의 우정’과 영화 ‘언터처블: 1%의 우정’으로 그려졌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와 행복에 대한 메시지로 대중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나로 말하자면 파리의 특급 호텔을 둘러싸고 있는 높은 벽들의 보호를 받는, 재산에 관한 한 적어도 궁핍함이라고는 모르는 특별한 종족에 속한다. 압델은 내 집을 ‘금빛 감옥’이라고 불렀다. 나를 둘러싼 높은 벽들로 인해 그 어떤 것도 내게 다가올 수 없으니(언터처블!) 감옥이 아니면 뭐냐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어떻게 하면 내 재산을 후대에 잘 이양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봤다. 이번에는 돈을 어마어마하게 벌어놓은 세계 부호들이 준비하는 인생 마무리에 대해 풀어볼까 한다. 세상 돈 많기로 소문난 부자들 미담 대부분 역시 돈. 똑똑하게 굴려놓은 재산을 내 자손뿐만 아니라 사회 모두가 쓸 수 있도록 물려주는 부자 이야기를 한 번 들여다보자.
죽기 얼마 전 유언장 다시 쓴 리처드 커즌스 회장
작년 12월 31일. 호주 시드니 근교에서 관광용 수상 비행기가 추락해 조종사 포함 6명이 전원 사망했다. 비행기에 타고 있던 이들은 세계 최대 식음료 출장 서비스 업체 영국 컴퍼스 그룹의 리처드 커즌스(58) 회장 일가족이었다. 두 아들은 물론 커즌스의 약혼녀, 약혼녀의 딸까지 한날한시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했다. 기업 회생 전문가였던 커즌스. 그는 생전 기울어가는 회사들을 살리고 고용 안정을 이끌어내던 탁월한 전문 경영인으로 평가받아왔다. 사고 후 잊히는가 싶었던 커즌스 회장의 이야기가 8월 말 해외토픽을 타고 날아들었다. 그가 남긴 유산 4100만 파운드(약 600억 원)가 영국에 근거지를 둔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에 기부됐다는 소식이었다. 당초 커즌스는 두 아들에게 재산을 물려주기로 했다. 그러나 죽기 1년 전 혹시 두 아들과 자신이 모두 죽게 될 경우 재산 대부분을 옥스팜에 기부하겠다는 ‘공동비극조항’을 유언장에 삽입했던 것. 사고만 없었더라면 훗날 두 아들이 받을 유산이었다. 그렇다면 왜 커즌스는 옥스팜을 굳이 지목했을까? 한국에도 지부가 있는 옥스팜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활동하는 국제구호기구다. 그러나 2011년 아이티 대지진 이후 구호 현장에서 벌어진 옥스팜 활동가의 성 매수 파문으로 도덕적 치명타는 물론 국제적 망신을 당했다. 이로써 7000여 명의 정기후원자가 집단 탈퇴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그러나 뜻하지 않았던 고인의 유언 덕에 기적적으로 구호 중단 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 유언에 따른 커즌스 회장의 기부 소식과 함께 옥스팜 이름이 거론되면서 스캔들 때문에 잠시 잊었던 구호의 중요성을 전 세계 사람들에게 알린 것은 아니었을까.
내 재산은 미래를 위한 것이다
작년 7월 미국 CNBC의 에미 마틴 기자가 CNBC 인터넷 판에 쓴 ‘자식에게 유산을 남기지 않기로 한 7명의 억만장자’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흥미로운 통계를 발견할 수 있었다. 자녀의 68%가 상속을 기대하고 있는 반면 부모는 40%만이 자식에게 유산 상속 용의가 있다고 했던 것.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와 투자 왕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재산을 후손에게 물려주지 않기로 선언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들은 자식에게 유산을 물려주는 것에 대해 우려섞인 말을 했다. 게이츠는 “부모가 남긴 돈을 자식들이 온전하게 지킬 수 없을 뿐더러 그들의 인생을 제대로 걸을 수 없게 한다”고 했다. 버핏 또한 1986년 경제전문지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자식들이 무엇이든 할 수 있게 충분한 돈을 남기고 싶은 심정이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기 싫을 정도의 유산을 남기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게이츠 부부는 2011년 영국 ‘데일리메일’을 통해 “재산 810억 달러 중 자녀 3명에게 각각 소량의 돈을 상속할 것”이라고 했다. 버핏 또한 3명의 자녀에게 각각 20억 달러만 남겨줄 계획이라고. ‘포브스’에 따르면 버핏의 개인 재산은 올해 기준 840억 달러다. 게이츠 부부는 2000년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을 설립해 개발도상국 사람들이 질병과 가난, 굶주림에서 해방될 수 있도록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 이후 버핏도 막대한 재산을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과 죽은 부인의 이름을 딴 ‘수잔톰슨버핏재단’ 등 5개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올해 기부액만도 34억 달러다.
유산을 자식에게 남기지 않겠다는 또 다른 이가 있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크다. 2015년 첫딸 맥스가 태어났을 때, 그와 아내 프리실라 저커버그는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딸이 살아갈 세상이 더 나은 세상이기를 원하기에 재산의 99%를 기부하겠다고 말이다. 딸만을 위한 세상이 아닌 모든 미래세대를 위한 준비를 하고 싶다는 것이 이 젊은 부호 부부의 생각이었다.
영국의 인기 셰프 고든 램지 또한 순순히 남매들에게 재산을 남기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4남매는 각자 일을 해서 교통비와 전화사용료를 낸다고. 단, 남매들이 각자 자립할 때 아파트 보증금의 25%는 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레스토랑에서 자녀들이 밥 먹는 일도 흔하지 않은 일이고 여행할 때 일등석에 태우는 일도 결코 없다고 영국 신문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를 통해 알린 바 있다. 이외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과 ‘캐츠’의 유명 작곡가인 앤드류 로이드 웨버 또한 2008년 영국 일간지 ‘미러’와의 인터뷰에서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했다. 대신 그가 벌어들인 돈을 극장에 투자하고 음악가를 돕는 데 쓰고 싶다고 했다. 영화 ‘스타워즈’의 조지 루카스 감독, 영국 가수 스팅 또한 상속 대신 기부를 선택한 인물로 꼽힌다.
알리바바 창업주 마윈 회장의 은퇴 계획
중국 IT업계 거물이자 세계적인 유통 사이트 ‘알리바바’ 창업주인 마윈(馬雲·54) 회장이 내년 9월 10일 은퇴하겠다고 발표했다. 마윈의 쉰다섯 살 생일이자 친구 17명과 함께 중국 항저우의 작은 아파트에서 알리바바를 창업한 지 20년이 되는 날이다. 연매출 41조 원, 지난해만 3300명이 훨씬 넘는 일자리를 창출해낸 마윈은 종종 은퇴에 관한 얘기를 해왔다. 구체적인 날짜와 시기를 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은퇴와 맞물려 그가 꺼낸 카드는 교육을 기반으로 한 자선사업이다. 최근 알리바바가 공식 웨이보에 공개한 마윈의 새 명함에는 ‘회장’이라는 직함 대신 그 자리에 ‘교사’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중국 저장성 ‘항저우 사나이’라는 문구와 함께 ‘알리바바 탈빈곤펀드 주석’, ‘마윈 공익펀드 창업자’, ‘농촌교사대변인’ 등 자선사업 관련 약력이 눈에 띈다. 마윈은 이미 2014년도부터 마윈재단을 설립해 농촌의 교육 환경 개선과 자선사업에 불을 지피고 있다. 평소 롤모델을 빌 게이츠라고 말해왔던 마윈이기에 자선사업과 관련한 은퇴 계획에 귀추가 주목되는 것이다. 2017년 기준 ‘포브스’가 집계한 마윈의 재산은 43조 원에 달한다.
한국 부자들은 어떻습니까?
상속이 기부로 이어지는 사례 혹은 은퇴 후 재단을 설립해 자선사업가로 변신한 사례는 흔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18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상속과 승계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사회 환원에 대한 고민이 전년에 비해 높아졌다고 한다. 상속과 관련해 ‘재산의 일부 또는 전부를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의견은 지난해 1.5%에서 8.7%로 7.2%포인트 증가했다. 금융자산 50억 원 이상 보유자는 사회 환원 의향이 17.4%에 달했다. 자식이 아닌 사회를 위한 기부에 자산가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기부금액은 OECD 회원국 36개국 가운데 23위다. 자산가들의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한국에서도 기부왕이 나왔으면 한다.
브라보 마이라이프 동년기자 홍재기씨가 책을 냈다. 인생 100세 시대에 40대에 판을 바꿀 준비를 하라는 내용이다.
스팀 청소기를 발명한 한경희씨를 비롯해서 쿡방 스타 백종원, 알리바바의 마윈, 기자 출신 유명 방송인 유인경, 책 1만권을 읽고 나니 일주일이면 책 한권을 쓸 수 있게 되었다는 김병완 등 유명 인사들 얘기는 물론 아인슈타인 같은 세계적인 석학들의 예도 많이 나와서 읽을거리가 풍부하다.
책을 낸다는 것은 대단한 의미가 있다. 저자는 벌써 이 책을 내기 위해 오래 전부터 연구하고 준비했던 것 같다. 필자 나이는 벌써 60대 중반이지만 여러 가지 예문이 우리세대와 겹치는 부분이 많아 거리감이 덜 하다.
필자가 ‘인생 이모작’ 강의를 하면서 꼭 권하는 것이 독서이다. 1만5천원 내외의 책을 사 보기가 아깝거나 독서 자체를 별로 안 좋아한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몇 백억 원을 투자해서 만든 블록버스터 영화를 단돈 1만원에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싼 값에 영화 감상을 하는 것이냐고 하면 대부분 동감한다. 책도 마찬가지이다. 저자가 오랫동안 몸으로 겪으며 다듬은 글을 책으로 냈는데 단돈 1만 5천원에 사 볼 수 있다면 역시 크게 남는 장사인 것이다.
우리가 겪었듯이 미래는 미리 준비해야 한다. 한창 직장생활에서 피크를 향해 달릴 때 주인의식을 생각하게 된다. 그런 사람들이 승진도 빠르다. 평생직장으로 생각할 때이니 직장에 올인한다. 가정보다 직장 우선인 사람들이 많았다. 그때가 대력 40대인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현재 직장을 평생직장으로 생각하고 다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워낙 빠른 변화에 회사도 어떻게 될지 모르며 자신의 입지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하는데 까지 해보지만, 회사를 나와야 할 일이 생기면 나와야 한다는 것을 안다. 회사가 난파선인 지경인데 의리를 지킨다고 눌러 있어 봐야 회사에도 도움이 안 되고 본인도 손해이다.
내 또래 사람들은 IMF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퇴직한 사람들이 많다. 그때는 전혀 대비가 없었다. 정말 막막한 일이었다. 미래를 미리 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타의로 자리를 물러나야 했으니 충격이었다. 사람에 따라 그대로 주저앉은 사람도 있고 머리만 복잡하지 풀어나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준비 없이 이것저것 엉겁결에 손댔다가 낭패를 보거나 실패한 사람들이 많았다. 필자의 경우에는 퇴직 후 비교적 방황의 기간이 짧았다. 마침 초기 직장생활 때부터 과연 이 직업이 내가 퇴직했을 때 활용할 수 있는 직업인지 늘 생각했었다. 대기업에 다닐 때는 내 존재가 큰 조직의 나사못 정도임을 깨닫고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중소기업으로 전직했다. 거기서는 나름대로 탄탄대로를 걸었지만 그 때문에 안주하려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 뜨끔했었다. 안주는 발전이 아니라 제자리인데 제자리는 곧 퇴보를 의미했다. 나 말고도 그 자리를 차고 들어 올 사람들이 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면 등줄기에 땀이 흐른다. IMF 금융위기가 닥치고 나서는 회사에서는 나를 붙잡았지만, 이미 필자에게는 경영책임을 지고 언제고 떠나라면 떠나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마음의 준비를 몇 년간 했었다.
인생 2모작에서 새로운 역사를 쓴다는 것은 반드시 무엇을 어떻게 해서 돈을 어떻게 벌어야 한다는 것만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여생 전반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준비를 하라는 것이다. 물론 직업도 주요하지만, 그 외에도 자기계발, 참여, 건강, 취미, 스마트, 재무 설계까지 두루 재설계를 해 놓으라는 얘기이다. 여러 실례에서 볼 수 있듯이 미리 준비된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차이는 엄청나게 크다.
이 책의 제목은 ‘40대, 판을 바꾼다’이지만, 40대가 지난 사람들은 해당 사항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인생 100세 시대이므로 독자가 50대이든, 60대 이든 판을 바꿔야 한다는 사고방식은 같다고 보는 것이다.
2016년 1월 지구촌에 10억 달러(약 1조1천억 원)이상을 가진 ‘억만장자’는 1810명이다. 그중에 한국인 억만장자는 총 31명이다.
세계 최고 부호는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 750억 달러(약 82조 원)로 1위이고, 스페인 패션업체 자라의 오르테가가 670억 달러로 2위, 워런 버핏이 608억 달러로 3위이다. 멕시코의 재벌 카를로스 슬림은 500억 달러로 4위,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는 452억 달러, 페이스북 마크 저커버그는 446억 달러, 오라클의 래리 앨리슨는 436억 달러로 나란히 5∼7위에 랭크됐다.
미국 대통령 공화당 경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45억 달러의 자산가로 세계부자순위 324위에 올랐다. 한국에선 상성그룹 이건희 회장 96억 달러로 112위,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77억 달러로 148위,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 3억 달러로 351위, 스마일게이트 권혁빈 회장 37억 달러로 421위다. 한미약품의 임성기 회장은 22억 달러로 810위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재벌 이야기로 서론이 길었는데 각설하고.직업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일상적으로 종사하는 일을 말한다.
쉽게 이야기 하면 생계를 꾸리기 위해 직장(취업. 창업)을 갖는데 그때 직업을 가졌다고 이야기 하며, 직업이 두 개가 있으면 투잡이라고 한다.
직업은 신성하고 존엄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직업은 그 일을 통해 물질적 생활을 유지해 나갈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안정을 얻는 주축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사회 비평가 러스킨은 ‘모든 사람은 다 같이 일하고, 또 생계를 세울 권리를 갖는다. 법률가도 이발사도 일의 가치에 있어서는 아무 차이가 없다.’고 했다. 오늘날 직업은 사농공상 관념은 없어지고 그 대신 모든 직업의 사회적 가치가 강조되고 있다. 직업은 우리의 모든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빌게이츠, 주크 버그, 마윈, 손정의’를 성공한 기업가라고 하지만 끈임없이 성장하지 않으면 그들도 불안하기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 누구보다 자기 직업에 충실한다.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새로운 기술에 대규모 투자를 한다. 엄청난 연봉으로 인재를 스카웃하기도 하고, 사업 비전이 없으면 과감히 정리를 한다. 보통사람들보다 머리 아픈 일이 수백 배는 될 것이다. 소송, 노동조합, 종업원 복지, 상속과 사회기여 등 어디 쉬운 것이 하나도 없다.
직업의 목적은 생계유지를 위한 돈벌이 뿐만이 아니고, 자아실현을 하고, 사회적 구성원으로 사회적 역할수행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적인 재벌도 모두 똑같다.
노후 준비에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경제력을 갖추고 있거나, 충분한 재테크를 해서 먹고사는 걱정은 없더라도 집밖에 나갈 일이 없거나, 어느 단체나 조직의 일원으로 함께 밥 먹고, 차 마시고, 소맥 한잔을 할 수 없다면 삶이 무기력해 지고 건강도 나빠진다. 노후는 이런 일상적인 것을 전제로 해서 재무적인 문제를 접근하는 것이 좋다.
일을 통해 자존감이나 정체성이 확립되고 타인과 상호작용하면서 사회적 관계가 유지될 때 삶의 만족도는 올라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