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24절기 중 세 번째 절기이자 봄의 시작을 알려주는 경칩(驚蟄)이 임박했다. 경칩은 ‘숨어서 겨울잠을 자는 벌레, 개구리’(蟄) 등이 ‘놀라 깨어나는’(驚) 날을 뜻한다. ‘동의보감’에서도 동면하던 동물들이 활동을 시작하는 기간으로 경칩을 언급하고 있다.
겨우내 굳었던 몸을 풀어내는 건 동물만이 아니다. 사람들도 3월이면 봄을 맞이할 준비를 하며 활동량이 증가한다. 문제는 오랜 기간 잘 사용하지 않았던 신체를 갑자기 많이 사용할 경우 관절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일교차가 큰 요즘 갑작스런 외부 활동으로 추위에 노출되면 우리 몸의 혈관은 수축하게 되며, 이에 따라 관절 내부 압력이 높아진다. 동시에 관절액 분비가 더뎌지면 윤활 기능이 떨어져 관절 사이 마찰을 줄이지 못하고 염증이 발생하기 쉬운 상태가 된다.
관절에 염증이 생기며 통증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오십견이 있다. 오십견의 정확한 명칭은 유착성 관절낭염이지만, 50대 이상에서 주로 발생하는 어깨 질환이라는 의미로 오십견으로 불리고 있다. 또한 어깨가 얼어붙듯이 굳는다 하여 동결견이라고도 한다.
오십견은 어깨 관절을 주머니처럼 감싸고 있는 관절막이 퇴행 등으로 인해 변화하면서 발생한다. 정상적인 관절낭은 윤활액 덕분에 일정한 부피를 유지하지만 퇴행이 진행되면 주변 힘줄과 인대가 달라붙으면서 염증이 발생하고 부피가 감소한다. 이에 통증 또한 증가하고 팔을 들어 올리기 어려울 정도로 가동 범위도 줄어든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2022년 전체 오십견 환자 중 50대 이상이 약 80%를 차지했다. 특히 3월 환자 수는 약 14만 명으로 연중 가장 많은 모습을 보였다. 종종 오십견을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오는 질환’ 정도로 가볍게 여겨 관리에 소홀한 환자들이 있다. 하지만 앞선 통계에 따르면 비교적 젊은 층에 속하는 40대 환자 비중도 13%에 달한다. 오십견은 방치할 경우 환자에 따라 수년 동안 통증이 지속되고, 심할 경우 줄어든 어깨 가동 범위가 충분히 회복되지 못할 수 있어 조기에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심각한 중증의 경우 수술 등 침습적인 치료를 실시하기도 하지만, 오십견은 보존 치료로도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는 특징이 있다. 한의학에서는 침 치료 등 보존 치료에 특화된 한방 통합 치료를 활용해 오십견을 치료한다.
견우혈(肩髃穴)등 어깨 관련 주요 혈자리에 실시하는 침 치료는 근육 등 조직의 긴장을 풀어내 통증을 완화한다. 한약재 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 치료는 빠른 염증 제거에 효과적이다. 더불어 환자의 체질에 맞춘 한약 처방을 병행하면 근육 및 인대 강화에 도움을 준다.
특히 어깨 움직임이 어려운 중증 환자에게는 응급 침술인 동작침법(MSAT)으로 통증을 완화하고 운동 기능을 회복시킨다. 동작침법은 어깨 주요 혈자리에 침을 놓은 채 한의사가 환자의 어깨 움직임을 유도하는 치료법이다. 동작침법과 한방 통합 치료의 효과성은 SCI(E)급 국제학술지 ‘탐구’(EXPLORE)에 소개된 바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의 논문에 따르면 동작침법과 한방 통합 치료를 병행한 환자의 어깨 가동 범위 개선 효과가 한방 통합 치료만 받은 환자에 비해 두 배 이상 뛰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갑작스러운 어깨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평소 관리가 중요하다. 겨우내 움직임이 적었다면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조금씩 깨워주는 것이 안전하다. 만물이 태동하는 계절이 오고 있으니 내 어깨도 세심하게 관리하고 건강에 관심을 기울여보자.
2025년 10월 입주 예정인 ‘VL르웨스트’는 롯데에서 선보이는 실버타운이다. 목동에 마련된 모델하우스를 찾아 VL르웨스트를 미리 느껴봤다. 이 곳은 상위 1%의 소비자를 목표로 만들어진 만큼 최고급 시설이 감탄을 자아낸다.
◇서울 도심 최대 규모 자랑
‘VL르웨스트’는 지하 6층~지상 15층, 4개 동, 총 810세대로 서울 실버타운 중 가장 규모가 크며, 서울 마곡지구에 들어선다. 마곡지구에는 상암 월드컵경기장 9배 규모인 마이스(MICE: 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복합단지가 조성된다. VL르웨스트 도보권에 마곡역과 마곡나루역이 위치하고, 백화점과 대형 쇼핑몰 등이 인접해 있다. 특히 시니어에게는 녹지 환경이 중요한데, 단지 내 지하 보행통로를 이용하면 축구장 70개에 달하는 규모의 ‘서울식물원’을 오갈 수 있다.
VL르웨스트 상품 기획부터 마케팅까지 맡은 태원씨아이앤디의 추민석 전무는 “서울에서 800세대 이상의 규모에 기반시설을 갖춘 노인복지주택은 앞으로도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위 1% 어반 시니어를 위한 곳
가정과 자녀에게서 벗어나 자신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며 제2의 전성기를 사는 ‘어반 시니어’를 위한 VL르웨스트는 수준 높은 시설과 서비스를 자랑한다. 모델하우스만 둘러봐도 여기가 실버타운인지 호텔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다.
호텔 셰프의 다이닝 서비스가 제공되며,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에는 스크린골프, GX룸, 피트니스, 사우나, AV룸, 북라운지 등이 들어선다. 이 가운데 스크린골프, GX룸, 피트니스, 사우나 등은 부대시설 이용료가 별도다. 연간 이용료가 340만 원인데, 입주자는 50% 할인된 170만 원에 시설을 이용 가능하다. 한 달 14만 원 정도로 시세 대비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VL르웨스트에는 게스트룸도 별도로 존재한다. 부모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자녀는 게스트룸에서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주거 공간도 시니어 맞춤형으로 설계됐는데, 특히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활용할 수 있는 ‘비스포크 발코니’에 힘을 썼다. 가든형, 헬스형, PET(반려동물)형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가장 인기가 많은 비스포크 발코니는 가든형이다. 쾌적한 공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반려식물 키우기가 취미인 시니어가 많아졌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눈길을 끄는 점은 반려동물을 위한 공간이 형성됐다는 점이다. 그동안 반려동물이 허용된 실버타운이 없었는데, VL르웨스트는 국내에서 최초로 반려동물 동반 입주 시스템을 도입했다.
추민석 전무에 따르면, 입주자들은 ‘난 여기 살러 오는 게 아니다. 서비스를 받으러 오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가정주부는 가사 노동에서 해방되고 싶고, 열심히 일한 가장은 노년에 편하게 쉬면서 여가생활을 즐기고 싶어 한다. 이에 따라 VL르웨스트는 질 좋은 시설과 서비스 제공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차별화된 건강·의료 서비스
VL르웨스트는 무엇보다 건강·의료 서비스 강화로 노후에 대한 두려움을 덜어줄 계획이다. 입주 시 건강검진과 함께 유전자 검사를 진행한다. 개인 컨디션에 맞게 식단을 제공하고 재활 운동을 돕는다. 주거 공간 내에는 실시간으로 건강 컨디션을 확인할 수 있는 센서, 위급상황 발생 시 신속한 대처를 위한 비상콜 시스템을 도입했다. 또한 간이 승강기도 설치해 비상 시 탈출이 용이하도록 했다.
또한 단지 내에서 유명 재활 요양병원인 ‘보바스기념병원 건강관리센터’를 운영해 맞춤형 건강관리를 제공한다. 도보로 이동 가능한 ‘이대서울병원’에서는 전용 창구를 통해 대기 없이 즉각적인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주식계의 개그맨’ 박민수(50) 씨는 순수한 광기를 지닌 유쾌한 인물로 보이지만 실은 그 반대에 가깝다. “돈 벌어야겠다고 생각하면 못 할 게 없다”고 대놓고 말하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이성적인 이 땅의 아버지다. 쌍둥이 아들을 위해 은퇴도 미뤘다. 그는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절실하게 하는 중이다.
여의도 증권 유관기관 24년 차 직장인이자 주식투자 1타 강사. 샌드타이거샤크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베스트셀러 작가. 그리고 구독자 225만 명을 자랑하는 이말년 작가의 유튜브 채널 ‘침착맨’에서 인지도까지 쌓아 올린 사나이. 박민수 씨와 마주하기 전에는 능력 있는 직장인의 흔한 성공 스토리로 보였다. 주식투자에 성공하면서 업계에 이름을 알린 뒤 실타래 풀리듯 각종 섭외 대상이 되는, 우리네에겐 무척 어렵지만 그 동네에서는 가능한 이야기의 주인공인 줄 알았다. 그래서 50대에도 해맑은 미소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만나보면 다르다는 말을 자주 들어요. 어쩌다 보니 재미를 주는 캐릭터가 됐는데, 사실 평소에 저는 굉장히 침착해요.”
차분한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 그가 들려준 이야기는 더 의외였다. 그들만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운이라고 여겼던 영역마다 박민수 씨의 의도와 숨은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들을 위해서, 쓸모를 찾아서
직장인은 사표를 가슴속에 품고 다닌다는 말이 있다. 박민수 씨도 그렇다. ‘쓸모’라는 말을 유독 좋아하는 그에게 나이 들어 쓸모없어질 수 있다는 건 실체적 불안 그 이상이었다. “쉰 살이 되기 6~7년 전부터 회사에서의 내 쓸모가 줄어들겠다는 느낌이 왔어요. 회사 밖에서의 쓸모가 비자발적으로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고요. 쉽게 말해 나가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거죠. 언젠가 생길 일을 미리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가족을 어떻게 먹여살릴까’ 생각하면 엄청나게 절실해지는 거죠. 굶기면 안 되잖아요?”
박민수 씨는 고3처럼 살아가고 있다. 새벽 6시에 일어나 주식투자 뉴스를 정리해서 네이버 카페에 올리고, 직장으로 가 오전 9시부터 오후 6~7시까지 업무를 본다. 운동 삼아 가급적 목동 집까지 1시간 30여 분 걸어서 퇴근하고, 오후 9시부터 새벽 2시까지 글쓰기 등 자기계발을 한다. 라디오나 유튜브 촬영이 있을 때면 꼬박 며칠을 준비에 매달리기도 한다. 체력의 한계를 느끼지만 루틴에 변함은 없다. “절실함이 원동력인 것 같아요. 가족이 있잖아요. 책임감인지 의무감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가족이라는 존재가 굉장히 에너지를 올려줘요.”
40대 초반까지 그는 쓸모를 회사 안에서만 찾았다. 밤샘 야근을 마다하지 않았고, 술은 마시지도 못하면서 회식 자리는 꼭 참석했다. 그렇게 ‘에이스’라 불리며 승진이 동기보다 2년 이상 빨랐지만, 몸은 정직했다. 버텨내지 못한 것이다. “2018년에 협심증으로 쓰러졌어요. 그때 또 한 번 이런 일이 있으면 큰일 난다는 의사 소견을 들었습니다. 당시 쌍둥이가 초등학생이었어요. 중환자실에 누워서 본 두 아이의 눈빛이 아직도 잊히지 않아요. 내가 이 아이들을 두고 떠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니까 해야 할 게 있더라고요.”
박민수 씨는 무작정 글을 쓰기 시작했다. 서른여섯에 “넌 뭘 잘하니?”라는 어머니의 말을 듣고 불현듯 ‘주식을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그는 이후 점심도 굶어가며 주식 공부에 매달려 7년 만에 종잣돈 3000만 원을 8억 원으로 불렸다. 그 노하우를 아이들에게 남겨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내가 죽으면 아이들이 물려받을 텐데, 아직 어리잖아요. 쓸데없는 짓 해서 다 까먹을까 봐 걱정되는 거죠. 아빠만의 투자 방법과 원칙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그렇게 하루에 3시간 자면서 3주 동안 쓰니 책 한 권 분량이 됐어요.”
2018년 9월 출간돼 현재까지 10만 부 이상 팔린 ‘주식 공부 5일 완성’은 이렇게 완성됐다. “인쇄소 가서 그럴듯하게 포장하려 했는데, 사장님이 그러더라고요. ‘내용이 좋으니까 책을 내보라’고요. 그래서 진짜 투고를 해봤어요. 당연히 안 되죠. 그런데 임프린트(한 출판사에 속한 별도의 하위 브랜드)에 원고가 흘러갔나 봐요. 마침 대표가 증권사 경험이 있는 분이라 가치를 알아봤고 출간이 이뤄졌어요.”
책은 2020년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대형 재테크 유튜브 채널 ‘신사임당’ 출연이 결정적이었다. 그 계기는 한 통의 메일에서 시작됐다. “제가 먼저 출연 요청을 했습니다. 답변은 2개월 후에 받았어요. 촬영 후 업로드까지 다시 2개월이 걸렸고요. 그리고 다음 날부터 소위 말해 빵 터졌죠. 인생 역전이었습니다.” 또 다른 유명 재테크 유튜브 채널 ‘김작가TV’ 출연도 마찬가지였다. 먼저 문의했고, 정중히 고사하자 재차 어필해 출연 기회를 얻었다. 그 6개월 사이 책 7만여 권이 팔렸다.
최고민수, 침착맨을 만나다
쓸모를 증명하기 위해 애썼던 시간은 의외의 보상을 줬다. ‘침착맨’ 이말년 작가와의 인연이다. 박민수 씨는 2021년 초 MBC 웹예능 전문 유튜브 채널 ‘M드로메다 스튜디오’의 기획 시리즈 ‘말년을 행복하게’에 일일 주식투자 강사로 출연하며 ‘침착맨’과 안면을 텄다. ‘최고민수’라는 애칭도 그때 생겼다. ‘주식계 박찬호’라는 설명이 붙을 만큼 지치지 않는 열강에 ‘침착맨’이 “최고네요, 선생님. 닉네임도 바꾸세요, 최고민수”라고 하면서다.
인연은 ‘침착맨’ 채널까지 이어졌다. 7번 정도 출연했고, 그중 한 콘텐츠는 100만 뷰가 넘었다. “본인 채널에 와서 주식 강의를 1~2시간만 해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실수를 했어요. 주식 강사로 섭외된 자리에서 쓸데없는 이야기만 한 거예요. 군대 이야기, 축구 이야기, 군대에서 축구 한 이야기 등등 걷잡을 수 없이 말이 새버렸어요. 6시간 방송을 했는데 정작 주식 강의는 20~30분에 불과했죠. 집에 가면서 무지 걱정했어요. 욕먹을 각오를 했는데, 감사하게도 신선하게 봐주셨어요.”
콘텐츠에 대한 열의와 쉬지 않는 입은 이제 박민수 씨의 캐릭터가 됐다. 경제사 특강, 주식 종목 고르는 10단계 특강, 주식 ETF 투자법 7단계 특강 등 평균 6시간에 달하는 장시간 방송은 그 이미지를 굳혔다. 10시간 42분짜리 일본 기타큐슈 여행 브이로그는 그 정수로 꼽힌다. 박민수 씨는 한시도 말을 쉬지 않았고, 구독자는 그 모습을 오롯이 즐겼다. 영상은 90만 뷰를 기록 중이다.
“기타큐슈 여행 브이로그로 인지도가 굉장히 올라갔어요. 어쩌다 보니 재미를 주는 캐릭터가 됐는데, 사실 굉장히 열심히 준비해 가는 사람이에요. 말했잖아요, 저는 ‘쓸모’가 중요한 사람이라고요. 출연 전 일주일 정도 준비에 매달려요. 기타큐슈 여행도 정말 많이 준비했어요. 실은 항일 투어로 계획한 거라 일본 역사까지 속속들이 공부했죠. 내 밥값을 다하기 위해, 내 쓸모를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거예요.”
앞으로 3년, 은퇴 후는 내 마음대로
박민수 씨는 3년 뒤 은퇴를 꿈꾸고 있다. 그때가 되면 가장의 부담을 다소 내려놓아도 괜찮을 시점이기 때문이다. “3년 뒤면 아이들이 스무 살이 됩니다. 고등학교 다닐 때까지는 직장인 신분을 유지할 생각이에요. 아빠 이야기가 나왔는데 제가 집에서 쉬고 있는 상황이면 아이들이 움츠러들지 않을까 해서요. 지금은 월급이 소중한 상황이기도 하고요. 은퇴하면 2년 정도 저도 질풍노도의 시기가 될 수 있다고 봐요. 또 다른 일을 할 텐데 그게 잘 될지 안 될지 모르는 거잖아요. 그래서 3년 정도 여유를 두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때까지 준비를 잘 해야죠.”
앞으로 3년, 그는 망가질 준비가 돼 있다. 내성적이지만 가장이라는 무게는 개인 성향을 뛰어넘는다고 말한다. 그는 아예 스스로를 ‘주식계 개그맨’으로 포지셔닝할 정도다. “다들 그래요. 얼굴 내놓고는 못 하겠다고요. 그런데 가장은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고서 내가 하고 싶은 걸 해야 하는 거예요. 너무 직설적인 표현인지 모르겠지만, 가족을 위해 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하면 저는 어떤 것도 할 수 있어요. 카메라 앞에서 웃고 떠드는 일이 쉽지 않아요. 그런데 절실하면 부끄러운 거 없습니다. 일단 하는 거예요. 은퇴를 꿈꾼다면 더욱더요.”
은퇴 후 박민수 씨는 ‘침착맨’ 같은 삶을 꿈꾼다. 예능 PD를 꿈꾸며 방송국 최종 면접까지 본 경험이 있는 그다. 제2의 인생은 보다 즐겁고 자유로운 나날로 채워지길 바라고 있다. 그가 기획하는 프로그램은 ‘최고민수의 중2병’. 박민수 씨는 3년 뒤 유쾌한 방황을 예고했다. “진짜 하고 싶은 일은 여행 유튜버예요. 지난해 빠니보틀(구독자 190만 명의 여행 유튜버)님도 만났어요. 회사를 그만두면, 그때는 진짜 내 맘대로 막 삐뚤어져보고 싶어요.”
100세 시대 시니어에게도 생애주기에 따른 예방, 인지교육, 돌봄 서비스가 필요하지 않을까? 10년 전부터 인지교육 콘텐츠를 만들어온 대교가 시니어 케어서비스 ‘대교 뉴이프’를 통해 어르신을 위한 세계에서 가장 큰 학교를 만들어가고 있다.
시니어 뉴 라이프 솔루션 대교 뉴이프는 ‘눈높이’ 학습지로 잘 알려진 대교의 자회사다. 지난해 1월 대교의 사업부서에서 시작해 올해 7월 독립법인으로 출범했으며, 고령화 시대에 달라진 시니어의 생애주기에 맞춘 서비스들을 하나씩 선보이고 있다. 주요 서비스는 노인 장기요양사업, 시니어 전문인력 양성, 시니어 라이프 토털 케어서비스, 대교 뉴이프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크게 네 가지다.
대교 뉴이프의 시니어 라이프 토털 케어서비스의 강점은 ‘인지 케어’다. 태블릿 같은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콘텐츠가 많아지는 시점에, 여전히 지류형 교재와 방문케어를 고집하는 것에도 대교의 철학이 녹아 있다. 한지훈 라이프솔루션사업부 부장은 “인지 관련 교육이 필요한 65세 이상 어르신들은 베이비붐 세대로 종이가 더 익숙하다. 지역에 따라 인터넷이 없는 가정도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디지털 콘텐츠도 개발하겠지만 현재로서는 더 많은 어르신을 만나기에 지류가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전국에 대교의 인프라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더불어 기존 학습지 교사와 서비스 인력의 시니어 전문성 강화를 위해 요양보호사 교육원과 민간자격증(시니어 인지놀이 지도사, 시니어 브레인 트레이닝 지도사, 신체활동 지도사) 과정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어르신의 학교, 데이케어센터
대교 뉴이프의 데이케어센터는 어르신의 학교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가장 큰 특징은 ‘자기 선택권 존중 운영 체계’다. 데이케어센터를 구상하는 과정에서 일본의 ‘꿈의 호수촌’ 모델을 유심히 살폈다. 일본의 요양 시설은 대부분 ‘자립 지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대교 뉴이프 데이케어센터는 인지케어에 더 중점을 두었다. 배정혁 장기요양사업부 부장은 “대부분의 요양시설에서는 획일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해 어르신들이 일방적으로 따라가야 한다면, 대교 뉴이프 데이케어센터는 대학교 수강 신청하듯이 하고 싶은 프로그램을 선택한다. 같은 시간을 있더라도 어르신들이 더 즐겁게 보내실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케어센터는 서울시 공식 유니버설 디자인 가이드에 맞춰 설계됐다. 광명, 분당, 목동, 울산, 해운대점이 있으며, 최근 가맹점으로 분당에 1개소가 추가로 개원했다. 분당 1호점의 경우 오픈 4개월 만에 정원이 다 찼으며 대기자가 50명가량 된다.
방문요양센터도 대교 뉴이프의 인지케어에 중점을 둔 것이 특징이다. 대부분의 방문요양 서비스는 어르신의 건강을 확인하고 가사를 돕는 것에 집중되어 있는데, 대교 뉴이프는 직접 개발한 콘텐츠를 활용해 신체·인지 등을 강화해주는 데 집중한다.
인지 강화 콘텐츠로 신뢰성 높여
대교 뉴이프가 직접 개발한 ‘브레인 트레이닝 키트’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지 활동 교육 서비스다. 키트 하나가 한 달 과정으로 교구 1개와 교재 4권으로 이뤄져 있다. 1, 3호는 인지 위주, 2, 4호는 정서 위주로 되어 있다. 인지 콘텐츠는 김기웅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자기 주도형 기억증진학습법(MESL-E)’을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설계했다. 정서 콘텐츠는 작업치료사협회의 감수를 받아 콘텐츠 신뢰성을 높였다. 교구의 경우 소근육 자극을 통해 인지 기능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훈련을 할 수 있다.
현재 개발된 키트는 경도인지장애가 있는 분들에게 효과적인 난이도다. 그 외에도 경증 치매 어르신에게 적합한 난이도의 ‘브레인 트레이닝 워크북’을 개발했으며, 경도인지장애 이전 단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마이 시니어 다이어리’ 교재도 만들었다. 액티브 시니어가 두뇌 강화 활동을 할 수 있는 ‘30일 30종 두뇌트레이닝700’도 있다. 기업에서 실시하는 인·적성 검사와 비슷한 수준의 난이도 높은 교재로 기존에 보지 못했던 문제 유형들이 수록됐다. 이 책은 일본에서 ‘매일 뇌활’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된 것을 대교에서 독점으로 1권을 들여와 선보인 것이다.
콘텐츠는 30일을 기준으로 하루에 두 페이지씩 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다연 라이프솔루션사업부 대리는 “30일이라는 숫자와 하루에 정해진 분량은 목표를 달성했다는 뿌듯함을 준다”면서 “오늘 하루 두 페이지를 완성했다거나 작품 하나를 만들었다는 데서 오는 정서적 성취감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오는 8월부터는 브레인 트레이닝 키트를 사용한 방문 인지케어 서비스를 론칭한다. 정식 서비스 출시 전 광명시와 MOU를 맺고 치매안심센터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가정방문을 먼저 시작했는데 반응이 뜨거웠다. 전화보다 방문 서비스를 더 선호해 40~50명의 대기자가 서비스 오픈을 기다리고 있다. 방문 인지케어 서비스는 대교 뉴이프 홈페이지에서 월 8만 원으로 신청 가능하다.
한지훈 부장은 “아직 시니어 라이프 관련 시장은 시작 단계”라면서 “더 많은 기업이 뛰어들어 인지케어 시장이 더 커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오래 사는 시대를 넘어 건강하게 잘 늙어가며 살고자 하는 ‘웰 에이징’ 시대가 다가왔다.
이와 같은 트렌드는 노후의 삶에 대한 지향점을 조금씩 바꿔 놓고 있다. 대표적으로 고급화되어 가고 있는 ‘실버 타운’이 이 변화의 중심에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과거의 실버 타운은 간단한 일상 케어를 받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면 요즘의 실버 타운은 기본적인 보살핌 이상으로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노후에도 오롯이 내 일상에 집중하며 삶의 질을 한 차원 더 높일 수 있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실버 타운은 주거의 개념을 넘어 식사, 건강, 여가, 문화, 사회활동 등 일상에서 필요한 모든 요소들을 더욱 세분화하고 전문적인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실버타운에서는 여생을 즐기며 만족스럽게 사는 것이 가능해지고 바로 ‘웰 에이징’을 실현시킬 수 있는 주거지인 셈이다.
국내의 한 논문 연구에 따르면, 한 지역 내에서 65세 이상 거주 노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일반 주거지에 거주하는 노인보다 노인복지주택의 거주 노인들의 생활만족도가 더욱 높은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실제로도 실버타운에서의 주거만족도는 꽤 높다. 국내의 한 실버타운 입주민은 “실버타운에서 직접 생활해 보니 잘 짜여진 식단을 통해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입주민끼리 관계를 맺으며 친구를 사귀고, 다양한 프로그램 활동으로 즐겁게 살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내가 가장 싫어했던 집안 일에서 해방되어 편안한 일상을 보낼 정도로 고급 호텔이나 마찬가지인 케어를 받고 있어 실버 타운에 늦게 들어오는 것은 낭비다.”라는 말을 전했다.
이에 맞춰 실버타운이 주목을 받으면서, 3월 중 서울 마곡지구 마이스 복합단지에 들어서는 프리미엄 시니어 레지던스 ‘VL르웨스트’가 시선을 끈다.
‘VL르웨스트’는 지하 6층~지상 15층, 4개동, 총 810실 규모로 조성되며 특히, 시니어 수요자 특성을 고려한 의료 케어, 입주민 서비스, 특화 설계와 다양한 커뮤니티 및 프로그램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단지는 차별화된 의료 서비스를 갖출 예정으로 시니어 입주민의 특성과 편의를 고려한 건강관리시스템을 제공한다. 먼저, ‘보바스기념병원’과의 업무 협약을 통한 세분화되고 체계적인 건강관리센터를 운영 지원한다. 개인별 맞춤 건강도 체크, 질환별 특별관리 등과 ‘실시간 생체 신호 모니터링’을 통해 국내 노인복지주택 최초로 ‘선제적 대응’이 가능한 긴급SOS 알람 서비스가 제공된다.
‘이대 서울병원’과의 협약을 통해서도 입주자 대상으로 전문의 진료 및 건강검진이 가능하다. 해당 병원 이용 시에는 입주민 전용 창구를 통해 장시간 대기 없이 신속한 의료 케어가 가능하고 할인 혜택도 마련될 예정이다.
특히, 단지는 ‘강서 미라클메디특구’에 해당돼 고품격 의료 인프라도 함께 누린다. 이 특구에는 서울 시내 2위에 달하는 병원급 이상 전문 의료 시설이 집적되어 있고 척추 및 불임에 특화된 고품질 의료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다.
단지 내 지하 보행 통로를 통해 보다 편리한 생활 인프라도 누릴 수 있다. 단지 인근에는 지하철 5호선 마곡역, 지하철 9호선 및 공항철도 마곡나루역까지 있어 트리플 역세권을 갖추고 있다. 특히, 단지 내 지하 보행통로와 지하철 역이 직통으로 연결되어 있어 역세권 이상으로 더욱 편리하게 이용 가능하다.
도심 속에서도 대규모 자연 환경을 이 단지 내 지하 보행통로를 통해 마음껏 편리하게 누릴 수 있다. 약 15만평 규모의 ‘서울식물원’과 약 50만㎡ 규모의 생태공원 ‘서울 보타닉 공원’이 모두 연결되어 있다. 특히, 서울식물원은 공원과 연계한 다양한 산책 프로그램이 마련될 예정으로 다양한 여가 시간도 보낼 수 있다.
다채로운 문화, 쇼핑, 생활 인프라도 눈에 띈다. 롯데몰, 롯데시네마, 대규모 공연장 LG아트센터 서울 등 대형 쇼핑몰 및 문화 시설이 단지 가까이에 있어 쉽게 이용이 가능하고 다양한 사회 활동도 누릴 수 있다.
호텔급 입주민 서비스로 편리하고 여유로운 일상도 보낼 수 있다. 롯데호텔이 운영 지원하는 프리미엄 시니어 브랜드 ‘VL’을 통해 예약대행, 비즈니스 업무지원, 우편물관리 등 ‘호텔식 컨시어지 서비스’, 세대 내 각종 청소가 가능(주 2회 60분)한 ‘하우스키핑 서비스’, 호텔 레스토랑 운영 노하우가 담긴 ‘호텔 셰프 관리 식단’, 각종 문의 및 요청을 하나의 창구에서 운영하는 ‘원스탑 서비스’ 등을 누릴 수 있다.
시니어 맞춤형 특화 설계도 선보인다. 롯데건설이 개발한 시니어 주택 평면을 비롯해, 액티브 시니어의 독립성을 반영한 ‘원룸 원배쓰(방 하나당 화장실 하나)의 평면, 신체 및 안전을 고려한 전 세대 미닫이문 및 무단차 계획, 세대 내 순환형 동선 구조, 입주자별 취향을 고려한 ‘비스포크 발코니’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시니어 입주민들은 불필요한 동선과 이동 없이 편안하고 효율적인 일상을 누릴 수 있다.
이 외에도 세대 내에 비상콜 시스템, 동작 감시 센서, 냉방시스템, 헬스케어 시스템 등 스마트한일상을 위한 ‘IOT시스템’을 통해 편리하고 건강한 일상을 보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VL르웨스트가 갖춘 입지, 규모, 시설 등은 국내 실버타운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다”라며 “롯데건설과 롯데호텔이 함께 공을 들여 선보이는 만큼, 시니어 수요자들의 만족도가 높을 것이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견본을 보고 싶다면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전시관을 찾으면 된다. 청약 접수는 오는 21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될 계획이다.
75분의 1초. 찰나(刹那)는 이토록 짧은 시간을 의미한다. 그 찰나의 시간이 켜켜이 쌓여 우리의 삶이 된다. 최백호는 ‘낭만에 대하여’를 작사·작곡하고 노래한 가수다. 일상에서도 낭만을 품고 살았기에 그는 낭만을 노래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시간이 쌓여 최백호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낭만 가객’으로 등극했다.
최백호는 낭만의 시간과 도전의 시간을 함께 살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획앨범 ‘찰나’를 발매한 그는 젊은 가수들과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새로운 장르에 도전했다. 외적인 변신도 시도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신년호 표지를 장식하며 젊은 스타일을 멋지게 소화한 것. 변화의 준비를 마친 최백호가 수놓을 2023년이 기대된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정말 신나는 일이에요! 살아온 세월이 다 없어진 것 같지만 그냥 흘러가지 않아요. 어떤 형태로든 다 쌓여 있어요. 그 많은 것이 내 삶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요. 저는 지난해 73세의 시간이 너무 좋았어요. 74세의 시간이 기대됩니다.”
후배들과 협업한 ‘찰나’
기획앨범의 타이틀곡 역시 ‘찰나’다. ‘내 마음 갈 곳을 잃어’, ‘낭만에 대하여’를 잇는 포크송으로 누가 들어도 최백호 노래다. ‘찰나’는 빛났던 순간, 힘들었던 순간 모두 인생을 수놓은 소중한 시간이라고 말한다. 최백호의 세월을 그대로 담은 목소리가 가사와 맞물리며 깊은 울림을 안겨준다.
“제 노래가 원래 좀 그렇기는 해요. 별로 정돈되지 않고 노래가 제 박자에 들어가지 않기도 하고요. ‘찰나’에서는 특히 제 목소리가 가다듬지 않고 있는 그대로 나오죠. 나이가 느껴진다는 반응도 많고요. 기획하고 믹싱한 분들이 노래와 맞다고 판단해서 제 목소리를 그대로 살린 것이라 생각해요.”
앨범 ‘찰나’의 수록곡은 총 8곡이다. 최백호는 마지막 곡 ‘책’만 작사쪾작곡하고, 나머지 7곡은 후배들에게 맡겼다. CJ ENM의 신인 작곡가 육성·발굴 프로젝트인 ‘오펜 뮤직’ 출신 작곡가들이 노래를 만들었다. 최백호는 2018년부터 오펜 뮤직의 멘토로 참여했고, 그 인연이 ‘찰나’로 이어졌다.
최백호는 직접 노래를 쓰고 만들어 부르는 싱어송라이터로 유명하다. 때문에 그에게 ‘찰나’ 앨범 자체는 실험이고 도전이다. 최백호의 새로운 변화에 후배 가수들이 동참해 힘을 실어줬다. 지코, 타이거JK, 정승환, 정미조, 죠지, 콜드 등이 피처링에 참여했다.
노래의 장르가 달라지니 창법 또한 달라졌다. 최백호는 타이거JK와 힙합곡 ‘변화’를 불렀다. 그는 고음을 소화하며 파워풀한 창법을 보여줬다. 죠지와는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 ‘개화’를 함께했다. 최백호의 목소리에 신나는 리듬이 붙으니 가사가 주는 설렘이 더해졌다. 최백호는 후배들과의 작업에 대해 “공부도 많이 했고, 깨우친 것도 많다”고 소감을 밝혔다.
“저는 좋은 노래는 쉽고 편안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꼭 정답은 아니라는 것을 깨우쳤어요. 젊은 세대의 노래에 대해 갖고 있던 편견이 깨진 거죠. 또 제가 평생 혼자 노래 부르다 보니 하모니를 잘 못 내요. 같이 노래 부른다는 게 어렵기도 했고 공부를 많이 할 수밖에 없었어요. 이렇게 실력 있는 작곡가들과 가수들이 있어서 K-팝이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다는 사실 또한 알게 됐죠.”
이번 앨범에는 특히 ‘가요계 3대 코’ 막내 지코가 ‘찰나의 순간’ 내레이션에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최백호는 “사실 지코가 누군지도 몰랐다”고 털어놓았다. 지코 측의 요청으로 그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면서 지코라는 존재도 알게 되었고, 협업도 이뤄졌다고 한다.
이와 함께 ‘가요계 3대 코’ 최백호, 개코, 지코가 한자리에 모였다. 최백호는 발음하면 최배코가 되어 가요계 3대 코 맏형이 됐다. 세 사람은 올해 힙합곡을 내기로 약속했다. 최백호는 “진짜 부르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완전히 새로운 힙합을 해보고 싶다. 이번에 타이거JK와 함께 힙합을 처음 해봤는데 재밌었고, 노래가 들을수록 좋다. 개코, 지코와는 어떤 노래가 나올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사실 이번 앨범은 세상에 나오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여름 최백호의 건강이 악화돼 녹음이 힘든 상황이었다. 최백호는 “그때 의사가 ‘노래를 안 부르고 오래 살든지, 노래를 부르고 일찍 죽든지 둘 중 하나를 하라’고 말할 정도로 심각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대답은 “선생님, 저 노래 부를게요”였다.
최백호는 자기 몸보다 후배들의 노력을 저버릴 수 없었던 것 같다. 그는 “몸이 안 좋다 보니 녹음할 때 아주 예민했다. 후배들을 잘 챙겨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하다”면서 “지금은 많이 호전됐다.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지금 너무 행복하다”고 전했다. 최백호는 자신이 노래를 부르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천생 가수라는 사실 또한 깨달은 것으로 보인다.
나이 듦의 변화
최백호는 화가라는 직업도 갖고 있다. 59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그는 전시회도 여러 차례 열었다. 최백호는 ‘나무 그리는 화가’로 특히 유명하다. 그는 “나무밖에 그리지 못하는 것”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나무는 계절에 따라 변화할 뿐이지 배신을 하지 않는다”며 나무를 좋아하는 이유를 밝힌 그는 특별한 나무 이야기를 전했다.
“고향이 부산 기장인데 어머니께서 시골 국민학교(초등학교) 선생님이셔서 사택에서 같이 살았어요. 그 사택에 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고향에 갈 때마다 그 나무를 보고 와요. 어머니와의 추억이 가득한 나무죠. 그런데 다른 학교가 들어와서 그 나무를 뽑으려 한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때마침 거기 문화원장과 식사 자리가 생겨서 나무 얘기를 했더니 보존하기로 결정을 내렸다고 합니다. 최백호 나무라고 이름도 생겼다죠. 하하.”
최백호에게 어머니는 매우 큰 존재다. 그의 삶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최백호의 어릴 적 꿈은 어머니처럼 교사가 되는 것이었다. 미술에 소질이 많았던 터라 미술 교사를 꿈꿨다. 학창 시절 그는 미대 진학을 목표로 열심히 공부했다. 그러나 등록금이 부족해서 재수할 수밖에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그때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당장 잠잘 데가 없을 정도로 가난했던 그는 돈을 벌어야만 했다.
최백호가 선택한 방법은 생계형 가수가 되는 것이었다. 그는 부산 라이브 클럽을 3년, 서울 라이브 클럽을 1년 넘게 전전하며 돈을 벌었다. 그러다가 1976년 ‘내 마음 갈 곳을 잃어’로 가수로 정식 데뷔했다. ‘내 마음 갈 곳을 잃어’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만든 곡으로 지금도 가장 애착이 가는 노래라고 한다.
“운 좋게 데뷔 앨범이 잘됐지만, 여전히 가난했어요. 기획사에서 돈을 안 줘서 수입이 없었거든요. 28세까지는 하숙비를 못 낼 정도로 너무너무 가난했어요. 29세가 되어서야 돈을 왕창 받고 그 회사를 나와 다른 회사로 갈 수 있었어요. 그런데 그 이후 슬럼프가 찾아왔습니다.”
데뷔곡 이후 최백호는 이렇다 할 히트곡을 내지 못했다. 30대의 그는 술집을 전전하며 돈을 벌었다. 하루에 술집 일곱 군데에서 일한 적도 있다고. 최백호는 “술도 매일 마시고 정신적으로 망가져 있던 때였다”며 과거를 떠올렸다.
당시 돈은 많이 번 덕분에 최백호는 처음으로 자기 집을 마련했다. 30대 중반에 서울 목동 아파트를 샀다. 최백호는 “그 집이 터가 정말 좋다. 풍수가 좋은 집이다”라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 집에서 불후의 명곡 ‘낭만에 대하여’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낭만에 대하여’는 1994년에 나왔는데, 1995년 KBS2 ‘목욕탕집 남자들’에 나오면서 역주행 인기를 끌었다. 20년이 넘은 현재도 여전히 사랑받는 곡이다.
“그 집에서 ‘낭만에 대하여’를 만든 덕에 돈을 많이 벌어 다른 집으로 갈 수 있었죠. ‘낭만에 대하여’는 40대에 만든 곡이에요. 20대에는 만들 수 없는 노래죠. 나이가 들면서 노래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거예요. 노래가 나온 지 20년이 지났는데 사람들이 항상 새로운 노래처럼 반응해주시고 좋아해주셔서 신기하고 감사해요.”
나이에 따라 새로운 감성이 생기고 노래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생각하는 그는 70대에 ‘찰나’를 만났다. 최백호는 “80대에는 또 어떤 멋진 노래를 부를지 기대된다. 나이 먹는 것은 절대 슬픈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노년기일수록 나이 듦에 두려움을 느끼게 되는데, 이에 대해 그는 일침을 날렸다.
“행복은 선택이라고 하잖아요. 잠들기 전에 하루를 돌아보세요. 99개의 힘든 일이 있었어도 한 가지는 즐거운 일이 있었을 거예요. 오늘 이렇게 즐거운 일이 있었다고 생각하면서 하루를 마무리하면 하루가 찬란해지죠. 나이 먹는 것도 똑같이 생각하면 돼요. 신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나머지 시간을 즐기시기 바랍니다.”
2023년, 70대 중반에 접어드는 최백호. 새해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목표가 없다. 적극적으로 다가가면 다 도망가는 사주다. 그래서 가만히 기다리는 쪽이다”라고 답했다. 누구에게나 기회의 순간은 오지만, 누구나 그 기회를 누리는 것은 아니다. 최백호는 늘 준비되어 있었기에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매 순간, 매일, 매년 새로운 이야기를 쓰고 있다.
“‘낭만에 대하여’에도 탄생 비화가 있어요. ‘낭만에 대하여’를 쓰고 며칠 뒤 조용필 씨의 전 매니저가 앨범을 만들고 싶다면서 저를 찾아왔어요. 그래서 ‘낭만에 대하여’가 세상 밖에 나올 수 있었죠. 참 신기한 일이에요. 어떤 기회가 오면 잡아야 하는데, 그래서 평소에 바른 자세, 진정성을 갖추는 것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어느 정도 기본적인 자세가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좋은 기회들을 잡았고 지금의 결과를 얻은 게 아닐까요?”
고령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기술을 일컬어 실버테크(Silver Tech)라 한다. 과거엔 기술이 좋아도 사용자의 접근성이 떨어져 무용지물이 된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디지털 친화력이 강한 시니어가 늘면서 실버테크도 더욱 각광받는 추세다. 나이가 들수록 건강이 화두인 만큼, 치매를 비롯한 질병의 진단 및 치료·예방에 쓰이는 다양한 기술을 살펴봤다.
Step 01. 진단테크
◇ 치매 진단 간단하게, 알츠가드
디지털 치료제 전문기업 ‘하이’의 ‘알츠가드’(Alzguard)는 스마트 기기를 통해 초기 치매 환자를 선별하는 경도인지장애 자가진단 프로그램이다. 디지털 도구로 소비자의 생리학적 데이터를 측정하는 ‘디지털 바이오마커’ 기술이 핵심이다.
기존의 바이오마커가 특정 혈액이나 소변, DNA를 측정하듯, 디지털 바이오마커는 IT 기기로 대상자의 디지털 정보를 수집해 질환을 선별한다. 먼저 사용자가 스마트폰 앱을 받은 뒤 7가지 영역의 인지 능력 검사를 진행하면, 목소리(보이스마커), 동공 움직임(아이트래커), 심박수 변화(HRV) 등을 분석해 진단을 내린다. 알츠가드의 경우 초기 치매 환자를 88% 정확도로 선별하는데, 사례가 축적될수록 인공지능을 통한 예측도는 더욱 높아진다. 현재 순도 높은 데이터를 위해 치매안심센터나 기업을 중심으로 보급 중이며, 차후 일반 소비자를 위한 공유 체계도 마련할 계획이다.
◇ 치매 분석과 건강관리, 알츠윈
알츠하이머를 이겨내겠다는 뜻을 담은 ‘알츠윈’(Alzheimer+Win)은 디지털 헬스 케어 기업 세븐포인트원의 인공지능 비대면 치매 진단 솔루션이다.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10여 년간 3차례, 총 2000여 명에 대한 임상 연구를 진행해 그 실효성을 인정받았다. 2021년 7월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알츠윈 기반 기술의 정확도는 일반 의료진에 의한 ‘MMSE’(간이 정신 상태 검사)와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알츠윈은 인공지능 기술 기반으로 치매 초기에 저하되는 언어유창성 능력 등을 평가해 치매 위험 진단 시 지역치매안심센터나 의료기관과 연결해 선별검사와 치료를 신속하게 돕는다. 아울러 네이버와 합작해 ‘알츠윈 인지케어콜’을 개발, 인공지능을 활용한 인지 건강관리까지 폭넓게 제공하고 있다.
Step 02. 치료테크
◇ 톡으로 인지 기능 개선, 새미톡
경도인지장애로 손상된 인지 기능의 재활과 개선을 위한 디지털 치료제다. 중장년에게 친숙한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인지 훈련과 더불어 인지 기능 저하 여부도 진단받을 수 있다. 별도의 앱 설치 없이 카카오톡 채널에서 ‘새미톡’을 검색 후 ‘채널 추가’ 버튼만 누르면 된다. 특별한 장치 없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활용함으로써 디지털 표적치료제의 장점을 극대화한 모델이다. 해당 서비스는 유료로 30일 9900원, 1년 5만 9000원에 이용 가능하다. 기업용 B2B 상품도 있다.
◇ 인지 훈련 로봇, 보미
현재 치매를 근본적으로 낫게 하는 약물은 없는 상태로, 비약물적 치료에 대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이대목동병원 로봇인지치료센터에서는 치매 고위험 환자를 대상으로 로봇을 통한 인지중재치료를 제공한다. 센터에서 활용하는 일명 손자로봇 ‘보미’는 환자의 얼굴, 목소리, 동작을 인식하고, 로봇을 손자처럼 기르는 개념을 접목했다. 일상에서 필요한 인지 기능 향상을 돕는다.
실제 경도인지장애 단계 환자들이 보미를 활용한 5개 프로그램을 4주간 하루에 60분씩 이용했을 때 대조군보다 작업 기억력이 더욱 향상된 것이 입증됐다. 보미는 환자에게 좋아하는 음식을 기억해 밥을 주게끔 하고(미래 기억 훈련), 장 보러 가서 사야 할 물건을 기억하고 계산하며(기억력 및 계산 능력 훈련), 보미가 원하는 옷을 맞게 입혀주는(시공간 능력 훈련) 등의 행위를 통해 인지력 향상을 돕는다.
Step 03. 예방테크
◇ 손쉬운 인지 훈련, 슈퍼브레인
디지털 치료제 개발 기업 ‘로완’의 ‘슈퍼브레인’은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후원으로 각계 전문가들에 의해 개발된 인지 훈련 프로그램이다. 인지 중재 치료에 기반 하여 경도인지장애환자, 경도·중증도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병원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행위평가 신청 후 비급여 처방 및 실손보험 청구가 가능하다. 슈퍼브레인은 미국, 유럽 등에서 널리 사용되는 치매 예방 프로그램(Finger 프로그램)을 한국 어르신 눈높이에 맞게 기획했다. 재미있고 친숙한 생활 속 콘텐츠를 한눈에 확인하고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아울러 AI 치매 중재 시스템을 통해 인지능력 변화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실시간 맞춤형 가이드를 제공한다. 최성혜 인하대학교 교수팀이 임상에서 인지 학습과 혈관 위험인자 관리, 운동, 영양, 동기 등 5개 영역에서 다중 중재 효과를 입증했다. 현재 재가형(인터넷 기반)과 기관형으로 구분해 50여 개 병·의원, 치매안심센터, 복지관 등을 통해 서비스 중이다. 아울러 지난해 LG유플러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치매 예방 관리를 위한 각종 디지털 콘텐츠 및 솔루션 사업도 확장할 계획이다.
◇ VR 기술로 우울증 개선, 센텐츠
가상현실과 의료 기술을 융합한 스마트 케어 솔루션 ‘센텐츠’는 9단계로 조정된 인지 자극 콘텐츠가 35주 과정으로 구성됐다. 기존 가상현실 프로그램과의 차별점은 회상요법을 접목해 개발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VR 회상요법’이란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하여 노인의 기억 속 과거 환경을 구축해 젊은 시절을 회상하고 경험하게 하는 방법인데, 이를 통해 우울증 및 치매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 2018년 MIT 연구팀은 VR 회상요법이 노인의 정신 활동을 자극해 고립감을 해소하고, 인지 능력 등을 향상시킨다고 밝혔다. 센텐츠 사용자들은 머리에 VR 기기를 착용하고 고향, 계절, 풍경 등 50여 가지 스토리를 가상 경험함으로써 과거를 회상하고 기억력을 증진할 수 있다. 현재 가정방문 요양 서비스 패키지에 포함하거나, 데이케이센터 등에 그룹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실버테크 아이템
1) 스마트 기저귀
어르신이 사용하는 기저귀에 센서를 부착해 기저귀의 오염 정도를 파악하도록 설계됐다. 센서등과 스마트폰 알림을 통해 기저귀를 언제 갈아야 하는지 알려줘 욕창이나 요로감염, 발진 등 2차 질병을 예방한다.
2) 꿈의 자전거
자전거 사이클을 이용해 가상현실을 주행하며 기억력 증진 및 근력 향상과 치매 지연에 도움을 주는 기기다. 실내에서 사용해 안전하고, 주행 방향이나 속도 등의 조정이 가능하며, 훈련 데이터를 관리해 환자의 재활 능력을 수치화할 수 있다.
3) 톡톡스틱
음성 안내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 지팡이다. 넘어지거나 낙상할 경우 지팡이가 이를 감지해 내장된 스피커와 스마트폰을 통해 SOS 전송 및 음성 도움 기능을 제공한다. 또 사전 등록한 보호자에게 위치 전송이 가능해 실종 사고 등에도 대처할 수 있다.
4) 스마트 벨트
노인의 보행 속도를 확인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다. 김광일 분당서울대 노인병내과 교수가 노인의 보행 속도 저하에 따른 근감소증의 연관성을 분석하기 위한 연구에 활용했다. 보행 속도 외 사용자의 허리둘레, 과식 및 활동 습관 등도 확인 가능하다.
서울시가 12개 상급종합병원과 협력해 퇴원 후 거동이 불편하거나 일상생활을 스스로 유지하기 어려운 어르신, 장애인 등 퇴원환자에게 맞춤형 돌봄서비스인 ‘병원 퇴원환자 돌봄SOS센터 연계서비스’를 시행한다.
‘병원 퇴원환자 돌봄SOS센터 연계서비스’는 25개 전 자치구에서 8월 1일(월)부터 시행된다. 퇴원환자 본인이나 의료진이 서비스를 신청하면, 5대 돌봄서비스(△일시재가 △단기시설 △동행지원 △주거편의 △식사지원)와 5대 돌봄연계 서비스(△안부확인 △건강지원 △돌봄제도 △사례관리 △긴급지원)를 지원한다.
구체적으로 돌봄 종사자가 퇴원환자의 가정을 방문해 수발 서비스를 제공하고 필수적인 외출 활동에 동행한다. 또한 가정 내 간단한 수리·보수·청소·방역을 해주고 기본적인 식생활 유지를 위한 식사배달 서비스도 지원한다.
기존 돌봄SOS센터는 혼자 거동하거나 독립적인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워 돌봄이 필요한 시민을 대상으로 일시재가, 동행지원, 주거편의, 식사 등을 지원해왔다. 기존 돌봄SOS센터 서비스의 대상을 퇴원환자(예정자)에게까지 확대하고 전 자치구에서 시행하는 것이다. 전액 시비로 지원한다.
서울시는 돌봄이 필요한 퇴원환자를 선제적으로 발굴 지원해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퇴원 후 환자의 건강 상태와 복지서비스 수요에 맞는 돌봄 제공 필요성 증대를 위해 이번 서비스를 추진했다.
서비스 신청은 퇴원환자나 담당 의료진이 병원 내 의료사회복지사를 통해 하면 된다. 의료사회복지사가 자치구 동주민센터 돌봄SOS센터 담당자에게 서비스를 의뢰하면, 돌봄SOS센터가 병원의뢰서 검토와 퇴원 전‧후 상담을 통해 환자에게 맞춤형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동주민센터 돌봄SOS센터는 퇴원환자를 위한 돌봄 계획을 수립해 맞춤형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결과를 병원과 공유해 사업효과를 극대화한다.
지원 대상은 서울시에 거주하는 50대 이상 중장년, 65세 이상 어르신, 6세 이상 장애인이다. 기준중위소득 100%(1인가구 기준 월소득 194만 4812원) 이하일 경우 서울시가 이용금액을 전액 지원하고 그 외일 경우엔 자부담이다.
서울시는 “시 전체 퇴원환자 중 50대 이상이 36%를 차지하고, 최근 1인가구, 2인 노년가구 등 퇴원 후 돌봄이 필요한 가구 수가 급속도로 증가함에 따라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시민을 돕기 위해 퇴원환자 연계 서비스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서울시 10개 상급종합병원의 전체 퇴원환자 수는 54만 2744명이었으며 이 중 서울시 거주 50대 이상 퇴원환자 수는 19만 4020명(36%)이다. 이중 남성은 10만 1332명(52%), 여성은 9만 2688명(48%)를 차지했다.
사업에 참여하는 12개 상급종합병원은 △강북삼성병원 △건국대학교병원 △경희대학교병원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구로병원 △서울대학교병원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강남세브란스병원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부속 목동병원 △중앙대학교병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고려대학교의과대학 안암병원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 △한양대학교병원 등이다.
현재 서울시 관내에는 14개 상급종합병원이 있다. 상급종합병원은 종합병원 중에서도 중증질환에 대하여 난이도가 높은 의료행위를 전문적으로 하는 병원으로 의료법에 따라 보건복지부 장관이 3년마다 지정한다. 시는 향후 서울시 소재 종합병원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구종원 서울시 복지기획관은 “퇴원환자 돌봄SOS센터 연계서비스를 통해 돌봄이 필요한 시민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 약자와의 동행을 실천하며 돌봄 공백 없는 서울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자생의료재단은 이른 무더위에 복지 사각지대 독거 어르신들이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혹서기 물품을 지원한다고 16일 밝혔다.
자생의료재단은 전국 12개 자생한방병원(강남·대전·목동·부천·분당·안산·울산·일산·잠실·창원·청주·해운대)과 협력해 5월 한 달간 전국 각 지역의 독거 어르신에게 여름 이불세트 총 360채를 기부한다. 혹서기 위험에 노출된 50가구를 선정해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한 청소 봉사도 실시한다.
지난달 28일 청주자생한방병원은 청주자생봉사단과 함께 여름 이불세트 30채와 독거 어르신들의 외로움을 덜어주기 위한 반려식물 30개를 청주시독거노인통합지원센터에 기탁했다. 지난 3일에는 자생한방병원도 강남구청을 찾아 혹서기 물품 지원에 동참했다. 특히 지역 내 독거 어르신 뿐만 아니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한국에 입국한 고려인 가정 1가구에 대한 지원도 이뤄졌다.
이어 지난 10일 일산자생한방병원과 일산자생봉사단이 지역 독거 어르신 30가구에 이부자리를 전달하고 주거 환경 개선 활동에 나섰다. 부천·잠실·해운대자생한방병원도 지난 12일 부천희망재단과 송파실벗뜨락 구립노인복지관, 대한적십자사 부산광역지시회에 이불세트 30채씩을 각각 지원했다. 자생의료재단은 이달 안에 대전·목동·분당·안산·울산·창원자생한방병원과 함께 전국적으로 이불세트 및 기타 혹서기 물품 기부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박병오 자생의료재단 이사장은 “전국적으로 진행되는 이번 기부 활동이 때 이른 무더위로 고생하는 독거 어르신들의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자생의료재단은 불볕 더위가 예상되는 올해 여름철 복지 사각지대를 적극 발굴해 도움의 손길을 전하는 의료기관이 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자생의료재단은 혹서기 물품 지원과 더불어 의료,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봉사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척추·관절 질환 치료 전문성과 노하우를 살려 복지 취약계층의 건강을 챙기기 위해 한방의료방소에 나서는 등 활발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인플루엔자(독감) 무료 예방접종이 시작됐다. 독감 백신 접종 정책은 지난해 홍역을 치렀다. 안전성 논란이 언론을 통해 확대되면서, 접종 대상자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그러나 실제로 백신 이상반응으로 인한 사망사고는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청, “독감 백신 안전성 확인”
지난 21일부터 만 65~69세(1952~1956년 출생) 노인을 대상 독감 예방접종이 시작됐다. 70~74세 고령자는 18일, 75세 이상 고령자는 12일부터 접종에 참여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8일 특집브리핑에서 "겨울철 독감 감염으로 인한 중증, 사망을 방지하기 위해 예방접종을 반드시 받아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지난해 불거진 독감 백신 안전성 논란으로 독감 백신 접종을 주저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지난해 가을 독감 예방접종 당시 ‘상온 노출’, ‘백색 입자’ 등 백신 품질을 둘러싼 논란과 함께 100건이 넘는 사망신고가 접수돼 백신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현상이 벌어졌다.
지난 1월 질병관리청(질병청)이 발간한 ‘2020-2021절기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신고 사례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신고된 사망사고 모두 백신과의 인과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 났다. 역학조사 결과 모든 사망자에게서 사망 당시 백신 이상반응으로 추정되는 소견이 없었고, 심·뇌혈관계 질환, 당뇨, 만성 간·폐질환, 만성신부전 등 기저질환이 사망 원인으로 지목됐다. 부검에서도 대동맥박리, 급성심근경색증, 뇌출혈 등 명백한 다른 사인이 발견됐다.
백신과의 인과성이 없음에도 사망신고 건수가 늘어난 원인에 대해 질병청은 ‘불안감’을 꼽았다. 질병청은 “접종 초기에 상온 노출 문제 등이 생기면서 백신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이 높아졌고 이것이 신고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고령층, 임산부 등 독감에 취약한 고위험군은 반드시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면역력이 약한 이들 고위험군은 자칫 독감 합병증 등으로 인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질병청이 고령층의 사망 경향을 보기 위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5세 이상 연령군의 사망률을 살펴본 결과, 백신을 접종한 이들보다 미접종군의 사망률이 6.2~8.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독감 예방접종 유형은 ‘3가 백신’, ‘4가 백신’으로 구분되는데, 올해 예방접종사업에 사용하는 백신은 4가 백신이다. 독감 바이러스는 A형, B형, C형 등으로 나뉘는데, 사람한테 유행하는 바이러스는 A형과 B형이다. 3가 독감백신은 2종류의 A형 바이러스와 한 종류의 B형 바이러스를 예방하고, 4가 백신은 3가 백신에 B형 1종을 추가로 예방한다.
코로나19 백신과 동시 접종 가능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도 함께 이뤄져 일부 대상자 사이에서는 “두 가지 백신을 모두 맞아도 되나”라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백신과 독감 백신 동시 접종으로 이상반응이 생기거나 상호 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파악했다.
전문가들은 “동시에 맞아도 문제가 없을뿐더러 위드 코로나가 시행되는 11월부터는 코로나19에 독감까지 유행하는 트윈데믹(비슷한 두 개 질환 동시 유행) 가능성도 커지니 두 가지 모두 접종하는 게 좋다”라며 접종을 권고했다.
두 종류의 백신 접종 시 일정한 접종 간격을 두어야 할 필요는 없다. 지난 8월,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코로나19와 독감 백신을 접종할 때 백신 간 접종 간격을 두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이전까지는 코로나19 백신과 독감을 비롯한 여타 백신의 접종 간격을 최소 14일간 둘 것을 권고해왔는데 이를 변경한 것이다.
다만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 기준 변경이 ‘연달아 맞아라‘라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특정 백신 접종 후 발열, 통증 등 의미 있는 이상반응이 나타난다면 호전된 후 접종하는 등 환자 개개인이 편안하고 안정적이라고 판단되는 시점에 접종하면 된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