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하고 안락한 태안(泰安)이다. 지명이 이번 여정의 테마를 말해준다. 수국이 활짝 피어났다. 쏟아지는 햇살을 받아 부드러우면서도 쨍하게 다채로운 색감을 머금었다. 여름꽃과 모래 사구, 끊임없이 이어지는 숲과 해변이 오감을 깨운다. 기다렸다는 듯이 여름은 뜨겁다. 오랜 시간 파도에 침식되어 켜켜이 쌓인 해안 절벽 아래의 동굴 안에서 태평하게 바라보는 파도
남쪽 바다의 새벽, 시루섬이 잠긴 바다가 어슴푸레하다. 수평선 위로 떠오른다는 아침 해는 간데없다. 심상찮은 기후와 미세먼지 나쁨 수준도 한몫했다. 간밤에 뿌린 비로 하늘이 맑아졌으려나 했지만 새벽이 되어도 구름에 잔뜩 가린 채 신비롭다. 작은 해변가 시루섬은 고성 상족암군립공원 해안 끄트머리에 그렇게 무심히 비경을 숨기고 있었다.
경남 고성
파리에서의 1박 2일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애초에 생미쎌의 소르본느 주변에서 어슬렁 놀다가 미술관 한 군데 돌아보는 걸로 여유롭게 일정을 잡았기에 쫓기는 기분 없이 잘 보낸 1박 2일이었다. 틈새 여행으로 아쉬움 없다.
오를리 공항에서 탄 작은 비행기는 새하얀 구름 속 푸르디푸른 하늘 구경에 잠깐 정신 팔린 사이에 금방 니스 공항에 도착했다.
인생이라는 여행길에 오른 우리는 항상 또 다른 여행을 꿈꾼다. ‘한 번쯤 제주에서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미 살고 있는 곳이 아닌, 나를 환기해줄 수 있는 새로운 환경에 호기심이 향한다. 그러나 무작정 제주행 비행기에 올라탔다간 상상과는 다른 생활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진정한 제주를 느끼고, 다시 일상을 버틸 인내를 얻고 싶다면
외출이나 퇴근하고 집으로 가야 하는 순간, 집이 아닌 다른 곳으로 훌쩍 떠나고픈 마음이 들 때가 있다. 그러나 현실적인 제약이 발목을 잡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떠나기엔 체력과 힘에 부쳐서, 가족이나 반려동물이 집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어서 등등.
그러나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외출이나 퇴근 후 지친 시니어의 몸과 마음을 달래줄, 집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19로 인해 느리게 살고 있는데 웬 청산도까지 가냐는 친구를 설득해, ‘서 있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곳’ 해남으로 달렸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는 우리나라의 남쪽 기점을 해남현으로 잡고 있다. 그리고 육당 최남선의 ‘조선상식문답’에서는 해남 땅 끝에서 서울까지 천 리, 서울에서 함경북도 온성까지를 이천 리로 잡아 우리나라를 삼천리금수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렵게 되자, 이국적인 국내 여행지가 주목받고 있다. ‘바다 위의 식물 낙원’이라 불리는 경남 거제도의 외도 보타니아도 그중 한 곳이다. 사실 외도 보타니아의 인기는 새삼스럽지 않다. 1995년 개장 이래 누적 방문객 수가 2000만 명이 넘는 거제 대표 명소이니 말이다. 나만 해도 그 방문자 수에 ‘4’를 더했다. 이번 방문 때
한국관광공사 캠핑정보 사이트 ‘고캠핑’(www.gocamping.or.kr) 기준 전국 캠핑장 수는 2300여 곳에 이른다. 과거 강가나 계곡 주변에서 텐트를 치고 즐기던 것에 머무르지 않고, 요즘은 펜션이나 휴양림, 카라반 등 다양한 편의시설에 체험활동이나 액티비티 등을 운영하는 캠핑장도 늘어났다. 산, 바다, 도심 등 주변 환경뿐만 아니라 휴식, 취미,
인천 무의도에 딸린 섬, 소무의도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2012년에 소무의도 둘레길인 무의바다누리길이 완공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소무의도는 해안선 길이가 2.5km에 불과한 작은 섬이지만 섬 여행의 매력을 다 갖췄으니 가성비 좋은 섬이라고나 할까. 섬 둘레를 걸으며 고깃배가 들락거리는 아담한 포구와 정겨운 섬마을 풍경, 74m 높이의 아담한 산과 푸른 바
겨울의 절정이다. 게다가 미세먼지의 공습이 재난 수준이다. 온화한 기온의 남프랑스에서 긴 겨울을 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일탈하듯 단 일주일 정도의 여행이어도 몸과 마음을 녹일 수 있다. 지중해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편안한 휴식이 될 일주일은 엄동설한을 잊게 해줄 것이다.
하루 한 군데에서 느릿하게 놀기
남프랑스의 항만도시 니스는 지중해 연안에 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