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19

"나 다치면 내 통장은 누가?" 중장년 85% 위급 상황 금융 대처 부족

입력 2026-06-19 06:00

노인돌봄 계획 없는 비율 48.9%, 장례·상속 준비도 여전히 미흡

(이미지=AI 생성)
(이미지=AI 생성)

은퇴를 앞두거나 은퇴한 중장년층 상당수가 건강 악화나 돌봄이 필요한 상황에 대비한 금융관리 계획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금과 노후자금 준비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스스로 금융 의사결정을 할 수 없게 될 경우를 대비한 준비는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중고령 소비자의 금융역량 진단과 강화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55~79세 중고령층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재정 관련 위임장 등 가족이나 제3자가 본인을 대신 금융계좌나 금융상품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 둔 비율은 16%에 그쳤다. 반대로 84%는 별도의 준비가 없는 상태였다.

이는 치매뿐 아니라 질병, 사고, 신체·정신 건강 악화 등으로 스스로 중요한 금융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려워지는 상황에 대비한 장치가 부족하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은퇴기 금융관리를 단순한 자산 증식이 아닌 돌봄과 상속, 의료비, 생애 말기 의사결정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노후 돌봄 계획도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48.9%는 향후 돌봄 서비스나 요양시설 이용이 필요한 상황에 대한 계획이 없거나 구체적으로 준비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노인돌봄 계획으로 저축이나 보험 가입, 재산 처분 방안 등을 마련한 비율은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건강 악화로 혼자 생활하기 어려워질 경우를 대비한 재무 계획이 여전히 미흡한 셈이다.

▲‘중고령 소비자의 금융역량 진단과 강화방안’ 보고서 자료(보험연구원)
▲‘중고령 소비자의 금융역량 진단과 강화방안’ 보고서 자료(보험연구원)

생애 말기 재무계획 역시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장례 비용 계획이 없다는 응답은 51.6%였으며 상속·증여 계획이 없다는 응답도 41.2%에 달했다.

반면 장례 비용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뒀다는 응답은 9.1%, 상속·증여 계획을 구체적으로 마련했다는 응답은 5.6%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결과가 금융지식 부족의 문제가 아니라고 진단했다. 노후에 직면할 수 있는 다양한 위험을 실제 계획으로 연결하지 못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는 것이다.

조사 결과 중고령층의 상당수는 자신의 금융역량에 대해 비교적 높은 자신감을 보였지만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연구진은 금융지식 수준만 높다고 금융후생이 개선되는 것은 아니며 금융행동이 함께 변화해야 재무 안정성도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금융역량 취약집단은 정보 접근성과 디지털 금융 활용 측면에서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자문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 정보 접근의 어려움을 꼽은 비율은 취약집단이 70.4%로 비취약집단보다 높았다.

또 디지털 금융서비스를 전혀 이용하지 않는 비율과 자신의 금융역량을 과신하는 비율 역시 취약집단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돌봄과 자산관리 문제가 동시에 중요해지고 있다며 건강 악화에 대비한 재산 관리 위임, 신탁 활용, 금융자문 연계 등 생애 후반부 금융관리 체계를 보다 적극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중고령층 금융정책도 교육을 포함해 실제 행동 변화를 유도하고 돌봄·상속·의사결정 공백에 대비할 수 있는 맞춤형 지원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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