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식물을 들이기 전에는 생육 조건이 집 안 환경과 맞는지, 제때 적절한 관리가 가능한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올봄에는 우리 집과 나에게 맞는 반려식물을 들여 보자.
*공통조건: 실내 공간이며 겨울철 최저온도가 10~15℃ 이상인 곳
하루 6시간 이상 충분한 빛+통풍 원활+적절한 물주기 가능
올리브나무 환경에 적응력이 뛰어나, 햇빛이 충분하다면 비교적 관리가 수월하다. 단 실내에서 기를 경우에는 올리브 열매 수확은 기대하기 어렵다.
유칼립투스 빨리 자라는 ‘속성수’로 난이도가 높다. 물주는 때를 놓치면 상태가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 잎이 넓은 품종으로, 작은 화분부터 시작하자.
하루 6시간 이상 충분한 빛+통풍 불량+적절한 물주기 불가능
유포르비아 상당수가 다육이며, 선인장과 흡사하다. 햇빛을 좋아하고 건조에 강한 편. 성장세가 좋으니 첫 출발은 목대가 좋은 중소형 사이즈를 권한다.
괴근식물 덩이줄기나 뿌리가 특이하고 다양한 형태를 띠는 것이 매력이다. 파키포디움, 아데니움, 디오스코레아, 스테파니아 등이 있다.
하루 3~6시간의 빛+통풍 불량+적절한 물주기 불가능
립살리스 양지와 반양지를 가리지 않는 착생식물. 베란다뿐 아니라 밝은 거실에서도 잘 적응한다. 물은 줄기가 쭈글쭈글해질 때쯤 듬뿍 주면 된다.
호야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꽃을 피워낼 정도로 키우기 쉽고 생명력이 강하다. 밝은 곳을 좋아하는 편이며, 건조한 환경에서도 잘 자란다.
키만 자랐지 영 부실하고 어딘가 비뚤어진 식물을 가리켜 ‘웃자랐다’고 말한다. 부족한 일조량이나 통풍, 지나치게 높거나 낮은 온도, 필요 이상으로 많이 줘버린 물 등 원인은 다양하다. 지나치게 다양한 나머지 ‘식물 좀 키워봤다’는 경력 ‘식집사’(식물+집사)까지 비뚜름하게 자란 식물을 보며 시름한다. 웃자람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 정녕 없을까?
식집사도 ‘장비빨’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옛말이 있다. 식집사 ‘만렙’(최고 수준)까지의 여정도 마찬가지다. 기술의 발전은 반려식물에게도 유의미한 장비를 남겼다. 어화둥둥 우리 집 식물, 웃자람 없이 튼튼하도록 도와줄 장비를 정리해봤다.
참고 책 ‘식물 상담’, ‘식물과 같이 살고 있습니다’
제품 사진 각 사 홈페이지
빛 - 식물생장등
빛은 식물을 키우는 데 필요한 3대 요소 중 하나다. 빛이 없어도 잘 ‘버티는’ 식물은 있지만 빛이 없어도 살 수 있는 식물은 없다. 식물의 영양 상태는 일조량이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므로, 공간별 일조량과 키우는 식물의 적정 일조량을 파악해 맞춰주면 좋다.
실외 정원이나 옥상에는 유리에 통과되지 않은 햇빛이 들어온다. 집이 저층이고 남향이 아니거나, 다른 건물에 가로막혀 있다면 일조량이 적어진다. 전망이 좋아도 유리창을 통과한다면 햇빛을 온전히 받을 수 없다. 하물며 유리를 통과한 직사광선조차 받지 못하는 그늘에 있다면? 식물이 웃자랄 수밖에 없다.
식물생장등
이제 채광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식집사 생활을 청산하지 않아도 된다. 형태는 전구형, 바(Bar)형, 우산형 등이 있다. 보통의 식물 생장용 LED는 자주색 빛을 낸다. 광합성 및 생육을 촉진하는 빨간빛(개화용)과 잎 형태를 형성하고 웃자람을 막는 파란빛(성장용)을 동시에 공급하기 때문이다. 진한 자줏빛 조명이 인테리어나 미관을 망친다는 이유로 기피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최근에는 백색광을 내는 LED 생장등도 출시되고 있다. 또한 탁상 스탠드와 유사한 인테리어 겸용 생장등도 판매되고 있다.
식물과 생장등 사이는 30cm 이내 거리가 좋다. 너무 멀거나 가까우면 효과가 미비하거나, 엽록소 손상으로 잎이 검거나 하얗게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밤보다는 낮에, 해가 뜨고 지는 시간에 맞춰 사용하도록 하자.
[TIP] 식물생장등 잘 고르려면?
식물생장등을 구매하기 전 ‘PPFD’(Photosynthetic Photon Flux Density)를 확인하자. 광합성을 할 수 있는 광량자의 양을 나타내는 수치로, 같은 조건이면 PPFD 수치가 높은 생장등이 식물 생장을 수월하게 한다.
물 – 수분측정기, 분무기
식물을 떠올렸을 때 가장 연상하기 쉽고, 그만큼 중요한 요소다. 물을 제때 적절하게 주는 일은 매우 중요하지만, 초보 식집사가 가장 어려워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물의 양이나 때를 조금만 혼동해도 마르거나(건조) 물러버리는(과습) 불상사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겉흙이 파이고 물이 고루 퍼지지 않기 때문에 한 번에 부어서도 안 된다. 이런 고질적인 어려움을 해소하는 도구가 식집사들 사이에 알음알음 퍼지고 있다. 속흙이 말랐는지 확인하기 위해 손가락이나 나무젓가락을 찔러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던 나날은 이제 안녕이다.
수분측정기(토양수분계)
작동 방식에 따라 건전지가 없어도 쓸 수 있는 무동력 측정기와 배터리‧필터를 갈아줘야 하는 디지털 기기로 나뉜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뿌리를 피해 절반 이상 흙에 파묻히도록 곧게 꽂으면 된다. 막대나 막대 끝에 달린 금속으로 흙의 수분 정도를 측정하고, 건조‧적당‧축축(과습) 단계별로 안내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화분별로 하나씩 꽂아야 하니 화분이 많은 경우 비용이 부담되는 단점도 있다. 또 식물에 따라 꼭 필요로 하는 물의 양이 다르므로, ‘건조’가 무조건 좋지 않거나 ‘적당’을 유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키우는 식물에게 맞는 적정 상태가 어느 단계인지 미리 체크해두자.
전동분무기
물뿌리개 혹은 분무기를 들 때 손목이 시큰거린다면 구매를 고려해봄직한 장비다. 농사를 짓거나 텃밭을 가꿀 때 사용하는 스프링클러의 가정용인 셈이다. 일직선으로 물이 분사되는 직분사, 안개처럼 물이 퍼지는 안개분사 등 분사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영양제나 병충해 방지 약품을 희석해 방제용으로 쓰는 경우도 많다. 자동 분사 모드를 사용하면 일일이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설정한 만큼 물이 분사된다. USB 포트로 충전해 무선으로 사용한다.
온·습도 – 가습기, 에어포트 화분
일반적으로 실내에서 자라는 식물의 적정 온도는 23~25℃ 수준이다. 하지만 모든 식물이 같은 온도를 반기지는 않는다. 식물을 탈 없이 키우고 싶다면 자생지의 기후를 확인해보자. 온습도계를 마련하고, 아래 소개하는 장비를 이용해 자생지와 비슷한 수준으로 온도와 습도를 맞춰주면 식물도 화답하듯 쑥쑥 자랄 것이다.
식물용 가습기
촉촉한 공기를 좋아하는 어린 식물과 관엽식물을 위한 장비다. 대기가 건조한 겨울에는 식물 겉 테두리가 갈변하는 일이 흔한데, 이를 방지해준다.
에어포트 화분
과습으로 죽어가는 식물도 살린다 하여 ‘마술화분’, ‘도깨비화분’ 등의 별명을 얻었다. 화분 전체에 숨구멍이 나 있어, 무르기 쉬운 뿌리가 건강하게 자라도록 한다. 뿌리를 차가운 공기에 접촉시켜 뿌리와 식물 전체의 생장을 촉진하는 ‘공기단근’(Root Air Pruning)이 일어난 덕분이다. 다소 못생긴 외관에 비해 효과가 탁월하고 분갈이가 간편한 장점이 있어 식집사들 사이에서 입소문 난 장비다. 상당수 후기가 몬스테라 알보와 궁합이 좋다고 증언하고 있다.
통풍(바람) - 서큘레이터
바람도 식물에게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고로 통풍을 돕는 서큘레이터나 선풍기는 식물 키우는 데 필수 장비다. 통풍이 원활하지 않으면 식물이 배출한 산소의 농도가 높아지고 이산화탄소 농도가 낮아져 광합성 작용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과습을 유발하거나 해충이 생기기도 한다. 이럴 때 필요한 장비가 선풍기 혹은 서큘레이터다. 경우에 따라서는 캠핑용 실링팬을 사용하기도 한다.
서큘레이터를 이용해 약풍 혹은 미풍으로 약한 바람을 지속적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 8시간 이상 약풍이나 미풍 단계로 틀어주면 좋다. 미세먼지가 심하거나 장마철이라 환기하기 어려울 때 특히 요긴하게 쓰일 것이다.
‘가급적 정직하게!’ 귀농 농부 박인성(48, ‘준삼이네 작은농장’ 운영)의 모토다. 아귀다툼과 꿍꿍이로 소란한 속세에서 삶을 통째 정직성으로 채우긴 어렵다. 그의 뜻인즉 농사만큼은 부끄럽지 않게 짓고 싶다는 것이다. 과욕과 과속을 자제해서. 그러나 알 만한 사람은 다 알다시피 농사란 믿기 어려운 사업이다. 변수와 장벽이 많아서다. 난다 긴다 하는 재간꾼들도 나가떨어지기 십상이다. 초보 농부에겐 더 버겁다. 희한한 방식으로 치르는 고행에 가깝다.
올해로 귀농 5년 차. 큰 산은 몰라도 나직한 산정쯤엔 올랐을 법한 이력이다. 그러나 박인성은 아직 산 중턱에서 비지땀을 쏟는다. 이마저 장족의 발전이다. 초기엔 산 아래를 맴돌며 물에 빠진 듯 허우적거렸다. 이는 귀농 준비가 부족한 탓? 아니다. 그는 준비 자체가 성공인 양 면밀하게 준비했다. 정보를 수집하고, 귀농 교육을 받았으며, 농사 실습도 해뒀다. 천안에 있는 회사를 퇴직하기 2년 전부터 치밀한 대비를 했던 것. 그럼에도 뭐 하나 술술 풀리는 게 없더란다. 귀농, 이건 참 호락호락하지 않다. 만만하게 보고 덤볐다가는 큰코다친다.
박인성은 고추농사를 한다. 관행 농업에 비해 한층 난해한 유기농법으로. 유기농이야말로 정직한 농사의 첩경이라고 그는 믿는다. 농약으로 칵테일을 하다시피 한 생산물을 팔아먹는 건 도리와 사리에 어긋난다고 본다. 유기농을 하더라도 딱 부러지게 하고 싶다. 대충 술렁술렁 할 경우엔 신농씨(神農氏, 농사의 신)의 저주를 면치 못할 거라는 신념을 가진 양 충실을 기해온 것 같다. 그런데 1500평 고추밭으로 거둔 5년간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처음 두 해 동안은 매출이 제로였다. 기술력도 부족했지만 판로가 막막했다. 3년 차엔 500만 원, 4년 차엔 25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5년 차인 올해엔 1000만 원을 넘어서 이제야 서광이 비치는가 싶다.”
통과 의례적 수련기임을 감안하더라도 너무 저조한 실적 같다. 원인이 무엇에 있다고 보나?
“생산과 마케팅 면에서 부족했던 나의 책임이 우선 크다. 유기농산물을 불신하는 시장의 경향도 요인이다. 이는 과거 한때 일부 유기농 농가들이 장난을 친 탓이다. 품질의 차별화는 별로이면서 비싼 가격을 받았기 때문이지. 요즘은 일반 농산물과 가격 차가 크지 않다. 그러나 외면한다. 1000~2000원 차이에도 민감한 게 소비자더라.”
많고 많은 작물 가운데 고추를 선택한 이유가 있겠지?
“대표적인 환금성 작물이기 때문에 호감을 가졌다. 고추농사가 괜찮다는 귀농 교육기관의 홍보를 고려한 선택이기도 했다.”
기관의 홍보와 실상이 일치하지 않은 셈인가?
“1000평 규모 고추농사면 대략 5000근의 건고추가 나온다고 했다. 근당 2만 원을 친다면 연간 매출 1억 원이 된다고, 충분히 먹고살 만하다고 가르쳤다. 이는 상당히 매력적이지 않은가? 그러나 지나친 과장에 불과했다. 관의 홍보를 곧이곧대로 믿을 일 아니다. 냉엄한 현실을 파악해야 한다.”
결국 작목 선택의 오류?
“후회가 없지 않았지만 다 지나간 일이다. 고추든 뭐든 농사치고 어렵지 않은 게 단 하나도 없다는 걸 주변 농가들의 실상을 통해서도 뼈저리게 깨닫고 있다.”
성공 사례에서 배우는 게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매체에 등장하는 이른바 성공 사례 중 과연 몇이나 진실일까? 팩트를 담은 정보에 접근하기조차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 본다. 게다가 남의 성공 사례를 내게 적용한다고 승산이 높아지는 것도 아니다. 이런 얘기 들어봤나? ‘농민이 백 명이면 농법도 백 가지다.’ 농민 개개인의 실력은 물론이고, 지역의 기후와 토질 등 환경 조건에 따라 최적화된 방식을 구사해야 살아남는다는 얘기다.”
고추보다 매운 근성으로
농사에 정답이 없다는 것. 농사라는 바다에 순탄한 항로는 없다는 것. 귀농 5년간 그가 배운 게 이렇다. 딴엔 사력을 다해 몸과 마음을 쏟아 고추농사와 맞붙어 얻은 결론치고는 다소 허무하다. 하지만 고진감래가 인생의 속성인 바에야 과히 낙심할 게 없다. 그는 그리 여기는 것 같다. 오히려 농업의 현실을 또렷이 인식할 수 있게 돼 값진 경험으로 삼는다. 이제 관점을 쇄신하면 되는 거다.
그렇다면 무엇을 쇄신할 것인가. 일단은 SNS를 통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더 중요한 건 지난 5년간 흠뻑 두들겨 맞은 듯 얼얼한 정신과 구겨진 자존심을 부양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러기 위한 단 하나의 방법은, 뚝심과 고집으로 밀고 온 5년간의 근면과 근로의 행진을 여기서 멈추지 않는 데 있다는 게 그의 결론이다. 다시 말해 박인성은 농사로 끝내 성공하고 싶다. 고추보다 매운 근성을 발동해 고추농사에 가일층 피땀을 쏟을 참이다. 그럴 만한 자신감도 얻었단다.
“농사에 서툴렀던 초기엔 고추 품질에 문제가 없지 않았다. 그러나 5년 차인 올가을엔 기대치 이상의 품질을 보유한 고추를 생산했다. 이쯤이면 됐다는 판단을 내리고 만족스러웠다. 여느 해와 다른 방법을 동원한 덕분이다.”
어떤 방법이지?
“퇴비를 직접 만들어 농약 대신 투입하는 게 유기농인데 이를 심화했다. 바닷물엔 유익한 미량원소가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여기에 착안, 이를테면 아미노산을 보충해주기 위해 생선 국물이나 새우가루 등을 투입했다. 그러자 생육과 맛, 결실이 좋아지더라.”
남들의 객관적 평가는 어떤가?
“유기농 고추를 한다고 쓴웃음을 짓던 마을분들의 태도가 달라졌다. 얼마 전엔 우리 농장의 건고추를 사간 어르신도 있었다. 그분 역시 팔기 위한 고추농사를 짓는다. 하지만 식구들에겐 우리 농장의 고추를 먹이고 싶었던 것이다.”
햐! 놀라운 ‘인증’이다. 그런데 당신의 블로그가 썰렁하더라. SNS의 다이내믹한 힘을 아직 모르시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떤 귀농인은 농사에 5할, 블로그에 5할, 이렇게 에너지를 배분하는 전략적 실천으로 판매에 날개를 달았던데….
“그 문제를 요즘에야 고민한다. 그간 농사일에 정신 팔려 블로그에 신경 쓰지 못했다. 채워 넣을 콘텐츠도 막연했고. 블로그 마케팅의 효과를 알면서도 방치했던 거다. 쇄신할 참이다.”
그의 농장은 충북 보은군 외진 산속에 있다. 2년여 동안 고르고 골라 마련한 터전이다. 임야 1만 평을 사들여 깎고 밀고 다듬어 만들어낸 농장이다. 산 절반, 하늘 절반인 산골짝이다. 풍경은 순수하고 분위기는 아늑하다. 야생의 나무들과 골짜기와 능선이 보기 좋게 어우러졌다. 오두막 하나 짓고 새소리, 바람 소리, 피고 지는 꽃들, 그 덧없는 것들을 벗 삼아 살기 딱 좋은 산중이다. 어떻게 이곳을 찾아냈을까?
“충북권에 나온 임야 매물 거의 전부를 2년간 섭렵했다. 떼어본 매물의 등기부등본이 박스로 두 개였다. 자동차 기름값으로 2000만 원쯤 썼고.(웃음) 임야 매입이 쉽지 않은 거다. 좋다고 해 확인해보면 토지 이용률이 현저하게 낮거나 개발제한에 묶인 곳이 대부분이었다. 도로에 접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맹지인 산도 흔했고. 이래저래 열심히 돌아다닐 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이 땅을 용케 만난 셈이다.”
귀농 목적 달성한 것과 다름없어
박인성은 농장의 적막 속에서 혼자 산다. 아내와 자녀 둘은 청주에 있다. 이래서야 무슨 재미? 그러나 그는 고독이나 불편에 아랑곳할 겨를이 없다. 이미 호랑이 등에 올라탔으니 말이다. 농사 수익은 저조하고, 매달 갚아야 할 대출이자 부담에도 폭폭 한숨이 나오지만 여하튼 질주해야만 하는 거다. 비유컨대 그는 폭풍의 난바다를 항해 중이다. 당장 멈춰라, 아무리 명령해도 멈추지 않는 거친 파도 너울거리는 바다를. 눈물인들 아니 흘렀으랴.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처럼 엉엉 목 놓아 울곤 했다. 여긴 맘 놓고 울 수 있는 산속이지 않은가?(웃음) 이마저 나쁜 기억은 아니다. 나를 진지하게 성찰할 수 있는 기회였으니까. 이건 귀농으로 얻은 선물에 가까운 것 같다.”
농사의 애환이 내면을 북돋우는 선한 기회였다? 그렇더라도 5년 내내 부부가 떨어져 살다니. 이게 왜 이런가?
“아내는 애초 귀농을 격하게 반대했다. 좀 더 나중에 귀농해도 늦지 않다는 게 아내의 의견이었다. 그걸 묵살하고 내가 밀어붙였다.”
세상의 아내 대부분이 귀농엔 일단 반기를 들게 마련이다. 머리를 쥐어짠 회유와 설득의 과정을 거치고서야 겨우 남편의 뜻이 관철되는 경우가 흔하더라.
“부부가 함께 귀농하는 게 두말할 것 없이 이상적이다. 나는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조용히 기다려주기로 했다. 농장을 성실하게 꾸려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마음을 열고 공감하겠지, 그 생각 하나를 품고 농장에 홀로 묻혀 살았다. 아내의 인정을 받기 위해 부족하나마 최선을 다했다. 그러자 1년쯤 지나서야 처음 농장을 방문한 아내에게서 반응이 왔다. 막막하고 캄캄했던 임야를 번듯한 농장으로 변모시켰다며 몹시 놀라더라고. 존경스럽다는 말까지 해 감격스러웠다.”
비로소 아내의 마음을 사게 된 셈이었겠다. 그럼에도 여전히 떨어져 사는 건 왜지?
“아이들이 아직 미성년이다. 아내의 보살핌이 필요하다. 부부가 동행하기까지 기다림의 시간을 더 가져야 한다. 하지만 간간이 농장에 와서 일손을 거드는 아내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귀농의 목적을 이미 달성한 것과 다름없기에.”
귀농 목적이 아내와의 동행이라는 건가?
“내가 아내를 사랑해 결혼했다. 그런데 중년에 이르러 부부 사이에 어려운 문제들이 생기더라고. 이걸 해소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길이 귀농에 있다는 게 내 생각이었다. 부부가 자연 속에서 농사를 지으며 오순도순 해로하는 삶. 이게 내게는 간절한 꿈이자 유토피아다. 아직은 농사 상황이 열악하지만 꿈의 절반은 이미 이룬 셈이다.”
농사로 고생하는 그의 손은 두꺼비 등딱지처럼 울퉁불퉁하다. 잠자리조차 편치 않다. 창고에 텐트를 치고 집 삼아 사니까. 그러나 끄떡없다. 농사에선 코피를 쏟았을망정 ‘간절한 꿈’이 이루어지고 있어서다.
박인성 씨가 주는 귀촌 Tip
•귀농은 실로 가시밭길이다. 충분히 숙고한 뒤 결정하자.
•지자체마다 귀농정책이나 정착지원금 규모가 다르다. 미리 세밀하게 파악하자.
•가급적 귀농 지역의 특산물을 재배하는 게 유리하다. 재배 기술과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어서다.
•귀농 전에, 또는 귀농 초기에 남의 농장에서 미리 농사 경험을 쌓아라. 물정을 모르고 농사에 돌입하면 시행착오가 더 많다.
•집이나 농토 마련에 무리한 자금 동원은 금물이다. 자금을 비축하지 않으면 차후 곤경에 빠질 수 있다.
인테리어 효과는 물론 힐링까지 선사하는 플랜테리어가 요즘 주목받고 있다. 누구든 차근차근 도전해본다면 자연이 깃든 아늑한 공간을 꾸밀 수 있다. 김해란 힐링 플랜테리어 전문가를 통해 플랜테리어를 시작하려는 이들을 위한 정보를 담아봤다.
도움말 김해란 힐링 플랜테리어 전문가 자료 제공 및 발췌 ‘식물처럼, 살다’(김해란 저, 파피에)
[STEP 1] 플랜테리어 입문, 이것은 알고 시작하자
Q1 | 식물 키워본 적 없는 초보자라면?
초록의 싱그러움을 간직한 작은 식물 하나부터 키워보면 좋다. 산호수, 아이비 등은 냉·난방으로 환기가 어려운 밀폐 공간에서도 병충해 없이 잘 자라며, 공기정화는 물론 미적 기능까지 뛰어나 플랜테리어 초보자에게 제격이다. 특히 테이블야자나 스파티필룸은 그늘에서도 잘 자라고, 흙 없이 물만으로 키우는 수경재배도 가능하다. 공기정화 실내식물 기르기는 힐링 플랜테리어의 첫걸음이다.
Q2 | 무엇부터 사야 하고, 비용은 얼마나 들까?
초보자용 식물 중 한 가지를 골라 구입한다. 집 근처 화원도 좋고, 화훼단지나 온라인 쇼핑몰을 둘러봐도 괜찮다. 작은 식물 화분의 경우 5000원~1만 원 정도면 충분히 살 수 있다. 여기에 분무기만 더하면 기본적인 준비는 마친 셈이다. 만약 씨앗으로 식물을 키우려면 모종삽과 화분 이동 받침대도 필요하다. 차차 가지치기가 필요해지면 원예용 가위를, 텃밭 정도 규모가 되면 압축 분무기를 더한다. 흙은 아무 데서나 퍼오면 벌레 알이나 유충이 있을 수 있으니, 꼭 분갈이용 흙이나 원예용 상토를 구입한다. 플랜테리어라고 해서 너무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적은 비용과 준비물로 소박하게 시작해 차츰 식물 가족을 늘려가면 된다.
Q3 | 어떤 화분을 골라야 할까?
플라스틱, 세라믹, 시멘트 등 다양한 소재의 화분이 있지만, 식물에겐 토분이 가장 좋다. 화분 자체가 숨을 쉬기 때문인데, 토분의 습도를 보고 물 줘야 할 시기를 구분할 수 있다. 초보자라면 여러 화분에 욕심내지 말고 우선 페트병이나 유리병, 깨진 컵 등을 활용해보자. 플랜테리어 효과를 주고 싶을 땐 한 가지 톤으로 화분을 통일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가령 모양은 같고 크기가 다른 흰색 화분을 놓아두면 단정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Q4 | 어디에 놓아야 어울리고, 잘 자랄까?
플랜테리어는 집 안의 식물 인테리어다. 식물마다 특성이 있어 더 잘 어울리는 장소가 있다.
[STEP 2] 플랜테리어 실전, 식물이 보내는 SOS 솔루션
Q5 | 플랜테리어 초보자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무엇일까?
초보자의 경우 플랜테리어의 미적인 기능을 먼저 생각하는 이가 많다. 애초에 밖에서 더 잘 자라는 식물이지만 생육 조건이 맞아 실내에서도 키울 수 있어 플랜테리어 작품으로 이용되는 것이다. 미적 기능에만 집중하다 보면 재배 관리가 소홀해지거나, 자칫 플랜테리어도 실패할 수 있다. 아름다운 식물을 곁에 오래 두고 감상하려면 물 주기와 햇빛, 통풍 등 생육 환경을 고려한 가꾸기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길 바란다.
Q6 | 가을, 겨울과 같은 추운 계절에 특별히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온도 저하로 인한 냉해에 신경 써야 한다. 혹여 저온에 방치돼 식물 줄기 아랫부분이 얼었다면 안타깝지만 회복이 불가능하다. 억지로 따뜻하게 녹인다 해도 이미 식물의 조직까지 손상이 된 상태이기 때문에 살아나긴 어렵다. 실내 식물은 대부분 열대성 식물들이다. 생육 적정온도는 25℃, 적정 습도는 40~50%이니, 가을, 겨울에도 가급적 환경을 맞춰준다.
Q7 | 반려식물과 반려동물, 함께해도 괜찮을까?
해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약간의 독성을 가진 식물들이 있다. 가령 추억의 만화 ‘개구리 왕눈이’에서 왕눈이가 우산처럼 썼던 ‘알로카시아’는 아침에 보면 잎에 물방울이 맺혀 있는데, 이 물방울에 독성이 있어 애완동물을 키우는 집에서는 피해야 한다. 스파티필룸이나 앙수리움 등 대부분 천남성과 식물이 그러하다. 반려동물뿐만 아니라 어린 손주가 함께 지낼 때도 마찬가지다. 이런 환경에서는 손에 잘 닿지 않는 행잉 플랜테리어나 벽장식 플랜테리어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STEP 3] 플랜테리어 심화편, ‘녹색손’들을 위한 이야기
Q8 | 플랜테리어 고수가 도전해볼 식물은?
허브식물인 ‘율마’에 도전해보자. 보기만 해도 마음이 부드러워지는 연초록의 피톤치드 향 가득한 측백나뭇과 침엽식물이다. 곧게 뻗은 선이 아름답지만 ‘까다로운 연인’이라 불릴 만큼 통풍과 습기에 아주 민감하다. 관심을 조금이라도 덜 주면 토라지는 연인처럼, 물 주기를 조금이라도 소홀히 하면 시들시들해지거나 죽어버린다. 뿌리가 습기에 아주 민감해 한 번이라도 마르면 회생하기가 매우 어렵다. 초보자들은 감히 도전하기 힘들지만 ‘녹색손’을 가졌다 자부하는 고수라면 꼭 한 번 도전해볼 만한 식물이다.
Q9 | 넘쳐나는 식물, 이사까지 생각한다면?
플랜테리어에 심취하다 보면 어느새 집 안이 식물로 가득해진다. 온라인 등을 통해 분양을 해도 되자만 주변 지인들에게 나눠주면 경험도 같이 나눌 수 있고 보람도 있다. 식물을 나누는 일은 건강한 환경을 선물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갖고 있는 식물 그대로 플랜테리어 영역을 확장하고픈 이들은 이사도 생각해봤을 터. 아파트를 고려한다면 가급적 1층이나 저층을 추천한다. 햇볕 못지않게 땅에서 가까운 것도 중요한 조건이다. 또 플랜테리어 공간은 집 안을 넘어 건물의 외벽과 옥상까지도 포함하므로, 자연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작은 마당이 있는 주택이면 더욱 좋다.
Q10 | 플랜테리어 전문가가 되려면?
식물원이나 화원을 자주 찾아 많이 들여다봐야 한다. 예쁜 꽃이 피는 작은 화분 하나씩이라도 늘려가면서 공부를 하면 좋다. 좀 더 지식을 쌓고 싶다면 관련 학교를 찾아보면 된다. 단, 벌레를 너무 무서워하거나 심하게 싫어한다면 플랜테리어 전문가가 되기 힘들다. 식물에 끼기 쉬운 응애나 진드기, 지렁이 등을 처리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식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하며 꾸준히 관심을 갖고 시간을 투자하는 것도 중요하다.
세종특별자치시에는 모두가 잊고 있는 ‘개헌’이 살아 숨 쉬고 있다. ‘행정수도 세종, 개헌으로 완성’이라고 써진 현수막과 세워 놓는 간판이 곳곳에 설치되어있다. 옹골차다. 젊은 인구가 가장 많은 곳, 성장이 제일 빠른 곳으로 이미 이름을 날리고 있다. 광역지자체이지만 인구는 서울의 구청 하나 규모다.
세종의 남산 원수산
세종 신도심에서 등산할 수 있는 곳이 나지막한 원수산(251m)이다. 원수산은 도담동에서 걸어서도 접근할 수 있다. 등산로 입구에는 세종둘레길 안내판이 있어 각자의 체력에 따라 맞는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가장 기본은 이곳에서 출발해서 정상으로 가는 2코스다. 길지 않는 구간이며 한 시간 남짓이면 즐겁게 산행할 수 있다.
원수산 정상은 서울의 남산처럼 세종의 전망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이다. 동쪽과 북쪽으로 대단지 주택공사가 한창이고, 남쪽으로는 금강변에 수목원 조성공사가 바쁘게 진행되고 있다. 세종으로 이사하면 이곳에서 시가지를 한 번쯤 조망해보라고 권한다.
원수산 습지생태원
원수산 습지생태원은 산 중턱의 기존 골짜기에 있는 묵은 논에 다양한 습지를 조성하고 생태적 기능을 향상해 도시에 사는 아이들에게 소중한 생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 수생식물습지, 건생습지, 둠벙 등 생육조건에 적합한 수생 화초류가 식재돼 있다. 주변에는 어린이 모험놀이터, 야외피크닉장, 숲속 쉼터 등 시설이 마련돼 있어 가족과 연인이 함께 가벼운 소풍을 즐길 수 있다. 습지생태원을 가려면 원수산 근린공원 입구 덕성 광장 주차장에 차량을 주차하고, 왼쪽 등산로를 따라 도보로 10분 정도 걸어 오르면 습지생태원을 찾을 수 있다.
수문 개방한 세종보
수문개방 6개월 만에 '맑은 금강'이 돌아오고 있다는 세종보다. 강바닥은 옛날 우기를 맞은 아프리카 초원처럼 푸른 식물로 가득하다. 세종보 수력발전소는 멎은 지 오래고, 배수 문을 흐르는 물줄기는 푸르기만 하다. 남는 것은 세종보의 시멘트 잔재물과 녹슨 발전소, 인적이 뜸해진 어두컴컴한 관리사무소다. 무엇에게 홀려서 그렇게 빨리 만들었다가 금방 부수는가. 한 가지 위안이라면 시민이 금강변 따라 쾌적한 환경을 다시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남녘의 바다는 분주했다. 그도 그럴 것이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1월 말부터 2월 경까지가 매생이의 수확철이기 때문이다. 매생이는 가난했던 시절 김 양식장에 버려진 것을 뜯어와 끓여먹은 추운 겨울의 아침 국이었다. 이제는 웰빙 음식으로 거듭난 건강한 겨울 밥상의 메뉴가 되었다.
매생이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전남 장흥의 내저마을에 갔을 때는 겨울바람이 매섭던 날이었다. 시린 바람 속의 바다 입구에는 매생이를 채취하는 어민들의 움직임으로 활기가 넘쳤다. 이미 새벽에 채취해온 매생이를 선착장에 설치된 세척장에서 바삐 손질되고 있었다. 그리고 선별장으로 옮겨져 깐깐한 이물질 제거작업이 이어진다. 마을 실내 공동작업장에는 숙련된 마을 부녀자들이 재빠른 손놀림으로 400g 내외의 어른 주먹만 한 매생이 '재기'를 만들어 담고 있었다.
매생이는 생생한 이끼를 바로 뜯는다는 뜻의 순우리말이다. 추워지기 시작하는 11월 말쯤이 되면 채취를 시작한다. 작은 배를 타고 나가 갑판에 엎드린 채 발에 붙은 매생이를 뜯어내느라 어민들의 허리가 뻐근하지만 매생이는 추운 겨울 내저마을 어민들의 삶에 중요한 몫을 한다.
이런 작업 과정으로 우리의 밥상 위에 오르는데 양식이 매우 까탈스러운 해조류다. 깊은 심연이 아닌 가까운 물 위에 매생이를 붙게 하는 대나무발을 설치해 놓아야 한다. 특히 환경오염에 민감해서 오염된 바다에서는 생육이 불가능하다. 다행히도 장흥 대저마을의 앞바다는 최적의 조건을 가진 곳이다. 청정한 갯벌의 내해에서 자라기 때문에 맑고 푸른 남해의 건강한 안심 먹거리로는 최고의 무공해 식품이다.
이렇게 바다향기 가득한 매생이를 먹을 수 있는 시기는 그동안 겨울 한 철뿐이었다. 이제는 수산물 가공법이 발달해서 취급과 보관이 용이한 급속냉동 건조한 블럭스타일이 나와서 영양소 파괴없이 건강하게 사계절 먹을 수 있다. 칼로리가 적고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맛이 뛰어나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좋다. 특히 여행용으로도 요긴할 것 같다.
요리법이 간편해서 매생이굴국밥, 매생이전, 매생이죽, 매생이 파스타, 매생이 달걀말이... 등 다양하게 요리해서 먹을 수가 있다. 무엇보다도 그 부드러운 목넘김이 환상이다. 김도 미역도 파래도 아닌 것이 매생이는 펄펄 끓여도 부글거리거나 김이 나지 않아 방심하고 냉큼 후루룩 먹었다가는 입천장이 요절날 수 있다. 그래서 예전엔 미운 사위 매생이국이라는 재미있는 해학이 깃든 이야기가 회자되고 있다.
겨울바람이 세차던 전남 장흥의 내저마을에서 먹었던 매생이는 겨울이 깊어질수록 맛이 더해진다고 한다. 역시 제철에 먹는 것이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인 듯하다. 수확이 한창이던 장흥 내저마을의 겨울바다는 활기찼다.
한국인의 커피사랑은 어느 정도일까? 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 발간한 시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은 1년 동안 413잔의 커피를 마셨다. 매일 한 잔 이상의 커피를 마신 셈이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2014년에 비해 30% 이상 성장한 6조441억원 규모다. 이렇게 시장이 매년 성장을 거듭하면서 자연스럽게 시니어들도 커피를 기호식품이 아닌 사업수단으로 바라보기 시작했고, 시니어를 위한 다양한 교육 과정도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내심 걱정도 된다. 주변을 살펴보면 카페가 즐비한데 인생 후반전의 또 다른 직업이 될 수 있을까?
“이 커피는 신맛이 나면서 약간 과일 향도 느껴지네요. 먼저 마신 것과 완전히 달라요.”
서울시어르신취업훈련센터 내일행복학교의 바리스타교육 현장. 한 참가자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커피를 평가한다. 같은 원두로 내린 커피인데 로스팅(수확한 커피콩의 맛을 내기 위해 열을 가하는 과정)과 분쇄에 따라 달라진 맛을 보고 감탄한다. 이들은 바리스타가 되기 위해 막 첫발을 내딛은 사람들이다.
내일행복학교의 바리스타교육은 최초의 시니어 대상 커피교육 과정으로 꼽힌다. 2010년 6월에 문을 열었고, 지금은 이 교육과정을 통해 배출된 시니어 바리스타들이 활동하는 카페가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 운영되고 있다.
시니어 일자리의 첨병 역할
이 교육을 시작으로 현재는 다양한 기관에서 여러 가지 형태의 시니어 커피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시니어 교육기관인 50플러스센터는 물론이고 사회복지관이나 지자체 차원에서의 교육도 진행 중이다. 우리가 잘 아는 스타벅스도 시니어 대상의 커피교실을 개최한 적이 있다.
시니어들의 이 뜨거운 커피 열기를 어떻게 봐라봐야 할까? 관계자들은 청년들의 관심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고 설명한다. 바리스타 단기 교육과정을 운영 중인 서울남부기술교육원 관계자는 이 현상을 이렇게 설명한다.
“시니어 입장에서 바리스타라는 직업은 여러모로 유용하다고 판단할 수 있으니까요. 워낙 카페들이 많이 생기니까 자리가 나면 취업을 생각해볼 수도 있고,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직접 카페를 창업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어요. 또 반드시 직업이 아니더라도 모임이 많은 노후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도 있죠.”
시니어 대상 커피 교육이 활성화된 데에는 지자체나 정부기관이 커피를 유용한 노인 일자리 대책의 한 분야로 판단한 것도 영향을 줬다. 커피를 내리는 일이 육체적으로 강한 근력을 요구하지도 않고, 비교적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시니어에게 적합하다는 인식이 많다. 실제로 부산시나 인천시 등 일부 지자체 공공기관에는 시니어 바리스타를 고용한 ‘실버 카페’의 설립이 붐을 이루고 있다. 공공기관에도 커피를 마시려는 수요가 존재하고 카페는 큰 예산 마련 없이도 어렵지 않게 설치가 가능하기 때문. 지역 내 사회복지관 등 교육기관과 연계해 시니어 바리스타를 수급하는 모델이 일반적이다. 최근에는 공공기관 건물뿐만 아니라 활용 가능한 문화재 시설에까지 그 영역을 넓혀가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카페 창업 전망은 어떨까
시니어에게 카페 창업은 취미와 직업이 결합된 로망 중 하나로 꼽힌다. 매장이 클 필요도 없다. 가져가는 손님만 상대로 하면 그만이다. 꼭 대로변 임대료가 비싼 곳일 필요도 없다. 동네 단골이 생기면 그럭저럭 운영이 가능해보인다. 최근엔 장비 값도 내려가 쉽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고, 식당이나 술집에 비해 노동 강도도 낮아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그럴까?
전문가들은 “결코 그렇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경쟁력 있는 카페를 유지해나가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고 설명한다. 미국과 유럽의 바리스타 교육관이자 시험 감독관인 신림 마티스커피 심병준 대표는 두 번 세 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충고한다.
“많은 시니어에게 카페 컨설팅 의뢰를 받는데 대부분 쉽게 생각하고 찾아와요. 커피는 진입장벽이 매우 낮은 시장입니다. 기계를 다루는 데도 노하우가 필요하지 않죠. 처음에 익히는 것이 힘들지, 알고 나면 커피를 내리는 과정은 매우 쉬워요. 하지만 그만큼 경쟁이 치열한 곳이고, 이미 시장에서 커피 가격이 내려간 상태이기 때문에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게 되었어요. 함부로 뛰어들었다가는 창업 자본을 까먹기에 딱 좋죠.”
커피가 시니어들에게 어려운 부분 중 하나는 고객층에 있다고 그는 분석한다. 카페는 요즘 유행하는 인형뽑기방이나 빨래방처럼 장비만 놓으면 그만인 분야와는 다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곳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시니어들도 커피를 많이 즐기지만, 카페의 실질적인 고객층은 20~30대예요. 그런데 이들 입장에서 접객인이 나이가 많으면 불편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어요. 실제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 바리스타를 고용할 때 청년들을 선호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고, 시니어가 운영하는 카페가 경쟁력을 갖기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에요. 따라서 ‘내가 어른인데’ 하는 권위의식을 버리고 시니어가 가진 강점을 개발해 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해요. 특히 커피에 대한 공부가 부족한 경우가 많은데, 카페만의 특화된 경쟁력을 가지려면 철저한 사전 준비와 공부가 필요해요.”
그렇다고 커피시장이 시니어에게 틈새 없는 레드오션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커피시장이 만들어낸 일자리가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만 있는 것이 아니다. 만약 퇴직 전 근무하던 분야가 무역과 관계되는 일이었다면 커피를 거래하는 일에 뛰어들어도 된다. 커피는 원유와 함께 선물시장에서 취급되는 주요 상품 중 하나다. 또 해외에서는 커피머신을 전문적으로 세척, 수리, 세팅하는 엔지니어가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받는 추세다. 커피머신의 조정 값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아예 커피콩을 직접 키워볼 수도 있다. 온난화하는 기후 탓에 국내에서도 커피콩 생육을 시도해보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커피, 어떻게 배워야 할까
커피를 배우는 과정은 워낙 다양해 꼭 집어 무엇이 옳다 말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커피시장을 이끌었던 유명 바리스타들의 학원식 교육과정도 있고, 대학 교육과정도 있다. 가톨릭관동대학교, 나사렛대학교, 충북대학교 등의 평생교육원을 통해 커피를 배울 수도 있다. 단국대학교에는 문화예술대학원 커피학과가 운영 중이다. 학교가 부담스럽다면 앞서 설명한 각 지역 50플러스센터나 기술교육원, 사회복지관에서 하는 강의를 찾아 들어도 된다. 일부 문화센터도 바리스타 교육을 하고 있다.
커피 관련 자격증 중 국내 자격증은 모두 민간 자격증이기 때문에 필수조건은 아니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이야기한다. 취업을 하거나 카페를 창업하는 데 필수도 아닌 데다, 업계에서도 자격증에 따라 크게 대우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젊은 바리스타를 중심으로 바리스타 대회가 인기를 끌고 있다. 커피 추출 실력이나 자신만의 원두를 혼합한 블랜딩에 대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또 이를 계기로 업계의 동향을 파악할 수도 있고, 인맥을 쌓을 수도 있다. 이런 대회는 시니어 바리스타 상대로도 열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서 노인고용 주간을 맞아 ‘시니어 바리스타 경연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커피를 어디서 배우느냐보다는 커피를 대하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단순히 기계가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가는 큰코다치기 쉽고, 커피에 대한 공부뿐만 아니라 커피와 함께 고객을 유인할 상품이나 공간에 대한 고민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치열한 대한민국의 커피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조언한다.
불[火]의 계절 여름입니다. 붉은 태양이 땅 위의 모든 것을 태울 듯 이글거리는, 사계절 중 불의 기운이 가장 성한 시기입니다. 그런 화기(火氣)를 달래려는 듯 사람들은 너나없이 물가를 찾습니다. 계곡으로, 강으로, 바다로 갑니다. 장맛비는 물론 소낙비라도 내리면 금세 사위를 삼킬 듯 사납게 질주하는 계곡물과 흰 이빨을 드러내며 달려오는 성난 파도….
여름이면 만나곤 하는 성난 물의 모습은 여름이 곧 불과 물이 정면으로 맞서는 계절임을 일깨워줍니다. 그런 7~8월 불과 물이 상극(相剋)하는 틈새에서 피는 각별한 꽃이 있습니다. 태양의 열기를 온몸으로 받아 식히려는 듯 그늘 한 점 없는 연못, 흐르지 않는 저수지에 커다란 이파리를 잔뜩 깔고 보랏빛 영롱한 꽃을 피우는 물풀이 있습니다. 바로 100년 만에 꽃을 피운다는 가시연꽃입니다.
2m에 이르는 거대한 이파리로 1년 중 가장 강한 여름 불의 기운을 받고, 뿌리로는 강 대 강(强 對 强)으로 맞서는 물의 기운을 흡입해서인지, 생김새는 물론 꽃이 피는 과정 등 모든 것이 예사롭게 않습니다. 먼저 그 이름은 온몸에 가득 가시가 박혀 있어 함부로 다가가 멋대로 휘저을 수 없는 존재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이파리(앞면뿐 아니라 물에 잠기는 뒷면까지)는 물론 줄기와 뿌리, 꽃받침까지 식물체 전체에 길게는 1cm쯤 되는 가시가 촘촘히 나 있습니다. 전초에서 가시가 없는 부분은 꽃잎과, 가시가 송송 돋은 열매 안에 든 완두콩 모양의 씨앗뿐입니다.
가시만큼 위압적인 것은 커다란 이파리입니다. 보통 가시연꽃이 자라는 수면은 그 잎으로 뒤덮일 정도로 개체마다 여러 개가 달릴 뿐 아니라, 타원형의 잎 하나가 어른 한 사람을 휘감을 만한 크기까지 자라납니다. 한해살이 물풀이 한두 달 만에, 줄기는 어른 엄지손가락보다 굵고 잎은 2m까지 크려면 하루에 무려 20cm씩 자라야 하기에 그 과정이 눈에 보인단 말이 나올 법합니다.
이렇듯 까칠한 가시연꽃이지만, 그 꽃은 모두를 단숨에 사로잡을 만큼 매력적입니다. 물론 꽃이 피는 과정도 촘촘한 가시나 넓은 잎에 못지않게 기이합니다. 생살을 찢는 고통 속에 새 생명을 낳듯, 가시연꽃도 가시가 촘촘히 박힌 봉오리로 역시 가시투성이의 두꺼운 잎을 뚫고 올라와 지름 4cm 안팎의 꽃을 피웁니다. 꽃은 오전에 열었다가 저녁이면 오므리기를 사나흘 되풀이하다 물속으로 들어가 씨앗을 생성하는데, 꽃봉오리가 맺혔다고 해도 수온과 수심, 기후와 일조량 등이 맞아야 열리기 때문에 활짝 핀 모습을 보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까다롭기로 치면 개화(開花)보다 씨앗의 발아(發芽)가 훨씬 정도가 심합니다. 계명대 김종원 교수에 따르면 ‘자연 상태에서 가시연꽃의 종자 발아율은 4% 이하’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바로 이런 낮은 발아율이 역설적으로 가시연꽃의 기적을 만들어냅니다. 즉 발아가 안 된 씨앗이 수년이든 수십 년이든 발아력을 유지하다가 수온과 기후 등이 최적의 조건이 되면 발아해서 뿌리를 내리고 커다란 잎을 펼치고 마침내 꽃을 피우는 것이지요. 휴면 상태의 씨앗 속에 내재된 생명이 되살아나며 ‘백 년 만에 피는 꽃’이라는 신화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실제 2010년 강원도 경포호에서 가시연꽃이 나타나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는데, 연원을 추적한즉 1960년대 농경지 개간 이후 휴면 상태에 있던 가시연꽃의 종자가 습지 복원 사업으로 생육 조건이 맞자 반세기 만에 다시 발아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Where is it?
가시연꽃은 발아도, 개화도 까다롭지만 그렇다고 1급수 청정지역에서 자라는 것은 아니다. 큰 잎에서 알 수 있듯 영양분이 풍부한 수질, 즉 적당히 부영양화(富營養化)된 연못에서 잘 자란다. 최대 자생지로는 경남 창원의 우포늪이 꼽힌다. 우포늪을 둘러싸고 있는 마을 이름이 아예 가시연꽃마을인데, 가시연꽃 등 우포늪의 수생식물을 그대로 재현해놓은 생태체험장도 있다. 수도권에선 경기도 시흥의 관곡지가 유명하다, 충남 홍성의 역재방죽공원과 부여의 궁남지, 강원도 강릉의 경포호 등 전국적으로 20여 곳에서 자란다. 진못(사진) 등 오래된 연못이 많은 경북 경산과 영천에도 자생지가 여럿 있다.
경북 울진군 하면 한손을 허리 등쪽으로 올리고 또 한손은 머리 아래쪽으로 내렸을 때 등 뒤에서 닿지 않는 곳이라고 한다. 지리적 위치가 도시와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어서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문화 혜택을 거의 받지 못 하는 곳이 기도 하다. 그러나 넓고 깨끗한 바다와 해수욕장, 깊은 계곡과 병풍처럼 둘러싸인 높은 산, 전국에서 물 좋기로 유명한 온천, 바다에서 싱싱하게 잡히는 울진대게, 가을이면 소나무 밑에서 자라는 자연산 송이버섯, 지방색을 갖춘 지역축제 등 아직도 때묻지 않고 공기 좋고 물 맑은 곳이고 노후에 살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점점 셀프가구나 DIY 제품이 나오면서 집안가구나 인테리어 등을 내손으로 만들어 보자고 하시는 분들이 많으시죠. 하지만 혼자 배우기엔 매일 만들 것도 아닌데 공구도 사야하고, 재료도 구해야 되고 번거로운 건 사실이고 만들면 뿌듯하지만 필자가 그런 분들을 위해 목공예 배우는 곳을 소개시켜 드립니다.
이곳에서는 도시에서도 배우기 힘든 목공예 체험장을 남중학 소장 부부가 운영하는 유아 단체반, 초등 저학년반, 초등 고학년반, 자연생태공예 지도교사반, 이번에 새로 생긴 시니어반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중에서도 시니어반의 활동이 가장 왕성하고 적극적이라고 한다. 엑스포 공원내에 위치하고 있어서 아쿠아룸, 솔밭 산책로, 도자기 체험장 등 다양한 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서 스트레스 해소와 휴식 공간 할용에도 안성 맞춤이다.
처음 입교하면 목재의 성질에 대해서 배우게 되는데 목재는 나무에서 얻는 천연재료 이기 때문에 일정하지 않고 각기 다르다고 한다. 바람, 양지, 음지, 토양, 입지, 강우, 나무 사이의 경쟁 등으로 인해서 각 나무는 색상, 밀도, 나뭇결의 형상, 생산 목재의 기능적 특징 등이 다르다고 한다. 목재를 이용해서 가구를 만들면 각 판재는 사용 공구를 통해서 각기 독특하게 표현할 수 있다고 한다. 나무의 생물학적 측면과 자라는 과정에서 생기는 변수를 이해 하려는 노력이 목공의 출발점이라 한다.
그리고 울진에서 목공자재로 유명한 것은 금강소나무라고 한다. 금강소나무의 특성은 생육조건이 좋지 않은 척박지나 암반지역에서 더디게 자라고 껍질은 박피로 병충해에 강하며 나이테가 일반소나무에 비해 3배 가량 촘촘하고 뒤틀림이 적고 송진의 함유량이 많아 강도가 높고 쉽게 썩지 않는다고 한다. 400년이 지난 조선시대 무덤에서 발견된 황장목관의 나이테가 그대로 보였고 600년이 넘은 봉정사 극락전이나 경복궁에 사용된 금강소나무를 다시 재활용 자재로 쓸 정도로 그 보존성이 뛰어나다고 한다. 이러한 금강소나무가 금강송이다. 금강송의 가치는 탁월한 목재, 우수한 산림유전자원, 풍부한 산림문화자원으로 그 가치는 무궁무진하다고 한다.
필자도 목공에 관심이 있어서 배워보기로 했는데 우선 안전수칙에 대하여 교육을 받은 후 수공구 및 전동공구 사용법을 설명들은 후 공구박스를 제작해보기로 했다. 목재를 자르는 방법, 다듬는 방법, 목재 핀으로 고정 하는 방법을 교육받은 것과 같이 시행 해본 결과 시간가는 줄 모르고 조금 미흡하지만 멋진 작품이 탄생되어 신기하기만 하였고 나무에서 내뿜는 피톤치드 향은 향수보다 좋은 냄새를 풍겼다. 목공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기회가 있으면 이용해 보시기를 적극 추천한다.